-
[특별기고] 스페인 독감 100주년과 바이러스 대비책김영봉 교수매년 겨울철 철새가 움직이는 이때쯤이면 반드시 보도되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발생 철새 도래지라는 낭만과 추억의 명소가 그리 반갑지만은 않다.올해는 1918년 스페인에서 유행하여 5000만 명의 사망자를 낸 악명높은 스페인 독감 100주년이 되는 해 이다. 스페인 독감이라지만 스페인뿐만 아니라 전세계에 퍼져 팬데믹이라 부르며 알래스카 오지까지도 우편배달부에 의해 전파되어 한 마을을 전멸시키기까지 하였다.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왜 그토록 많은 사망자를 냈는지에 대한 궁금증은 미국 질병예방센타 (CDC), 국방연구소 (AFIP), Mount Sinai 의과대학 등 인플루엔자 연구팀에 의해 연구되어졌다. 즉, 100년 전 알래스카의 동토층에서 스페인 독감으로 사망한 여성의 폐조직에 동면중인 바이러스를 역유전자방식을 이용하여 부활시킨 것이다.이 시도 자체도 매우 위험한 일이 될 수 있어 많은 논쟁을 가져왔으나 이 바이러스를 부활시킴으로써 그 강력한 고병원성이 어디서 왔는지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감염되어 특히 젊은 층에서 더 많은 사망률을 보였는지 궁금증을 풀어 줄거란 기대를 가지고 진행한 것이다. 부활된 스페인독감은 H1N1 이란 혈청형에 속하며 최근 유행하는 바이러스와는 다르게 겉껍질을 구성하는 HA 단백질이 변이 되어있어 감염성이 높고, 폴리머라제 유전자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H5N1) 와 혼합된 형태로 동물실험 결과 비교적 높은 치사율을 보여 주었다.그러나 이것 자체만으로도 왜 젊은 20대에서 많은 사망률을 보였는지에 대한 답을 주지는 못하였고 미국 로버트 웨버 박사는 100년 전 젊은층을 중심으로 많은 사망자는 낸 이유를 면역학적 원인으로 해석하였다. 당시 유행하였던 바이러스는 H3형이었고, 새로운 H1 계열 인플루엔자가 나타남에 이에 대한 항체 형성이 안 된 젊은층에서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한다. 어쩌면 이 바이러스가 강해서라기보다는 상대적으로 면역이 약해서 치사율이 높은 것이다. 닭에서 H5N1 바이러스는 이삼일 만에 농장의 모든 닭을 죽이지만 원앙같은 오리종에선 특이한 증상을 안보이는 것처럼 서로가 상대적인 것이다.인플루엔자는 특이하게 8개의 RNA 조각이 하나의 주머니에 들어간 형태로 존재한다. 사람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나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모두 같은 형태를 지니고 있어 두 종류의 바이러스가 하나의 숙주 즉 돼지에 동시 감염되면 여기서 서로 혼합된 조합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다.HA는 8개 유전자중 한 개의 유전자가 만드는 단백질로 종류에 따라 A,B,C 형으로 분리되며 A형에만 16가지 혈청형이 존재한다. 8개 유전자 중 NA 유전자가 있으며 이 유전자가 만드는 뉴라미니데니즈 단백질도 중요한 항원으로 9가지 혈청형으로 구분되어 단순 HA 와 NA 조합만을 계산해도 16X9=144종의 혈청형이 A형 인플루엔자에 존재한다.우리가 맞는 계절 독감백신은 이중 A형의 H1N1, H3N2 와 한종(3가백신) 또는 두 종의 B형 바이러스 (4가백신)를 포함하고 있다. 지금 중국에서는 H5 뿐만 아니라 H7, H9 형의 조류 인플루엔자가 사람에 감염되어 높은 치사율을 보이고 있다. 백신이 최고의 예방책이지만 이 모든 조합의 백신을 생산하기는 불가능하다.최근에는 모든 혈청형을 예방할 수 있는 이상적인 유니버셜 백신 연구를 하고 있지만 설령 만들어 진다 해도 다양한 철새 내에서 인플루엔자도 꾸준히 진화를 하고 있어 완벽한 백신은 불가능해 보인다. 바이러스는 살아있는 세포내에서 증식을 하기 때문에 숙주가 없어지면 세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사람만의 일이라면 소아마비나 천연두 백신처럼 전세계 사람들에게 백신을 주사하여 바이러스가 살 수 있는 숙주를 없앰으로 이를 제어 할 수 있지만 철새를 없애지 않는 한 조류 인플루엔자는 매년 새로운 버전으로 나타날 것이다. 인간은 철새와 공존할 수밖에 없고 새로운 동물유래 인수공통전염병인 신변종 인플루엔자의 출현에 대비하기위하여 새로운 소독제, 치료제, 백신개발이 꾸준히 요구되어지고 있다.2018-10-30 06:15:45데일리팜 -
[특별기고] 온난화가 몰고 올수 있는 바이러스 재앙김영봉 교수온난화와 더불어 녹아드는 빙하는 우리 지구에 단순 이상 기후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유령처럼 사라진 수백년 수천년 전 바이러스를 깨우고 있다.바이러스는 살아있는 세포에서만 증식이 되는 특성을 지니고 숙주와 함께 운명을 같이 하여 빙하 속에서 잠들고 있다. 공룡과 맘모스를 죽인 우리가 모르는 수많은 바이러스들은 아직도 알라딘의 요술램프처럼 그 안에서 갇혀있는지도 모른다.평생 바이러스를 전공하였지만 처음 들어보는 바이러스가 아직도 많다. 메르스, 지카, 헨니파, 치쿤구니아 등등 배우지 않았던 새로운 신변종 바이러스 뿐만 아니라 예전에 관심사지 않았던 바이러스들이 나타난다. 바이러스는 언제부터 존재했을까?살아있는 세포가 있어야만 증식되지만 생명체 이전엔 RNA 형태로 존재하고 생명체가 만들어짐에 그 속으로 들어와 존재한다고 보고 있다. 1990년대 사람 게놈 프로젝트가 전체 유전자 염기 서열을 밝혔으며 사람유전자의 56% 이상이 바이러스 유전자로 구성되어있고 정작 형태를 만드는데 필요한 유전자는 2%에 불과하다. 즉 인간이 만들어진 후 바이러스가 들어왔는지 바이러스가 인간을 만들었는지는 모르지만 바이러스는 사람 유전자의 일부로 구성되어 있음에 이들 존재의 이유 또한 궁금하다.미국 노스웨스턴 대학의 Thomas Stoeger 교수 논문에 의하면 1만9000개에 이르는 사람유전자 조차 2000개만 연구되는 상황이니 아직도 바이러스유래 유전자까지 연구는 묘연할 수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우리 유전체 속엔 조상으로부터 수많은 이름 모를 바이러스가 들어온 흔적을 지니고 있다. 여기에 흔적을 남기지 않은 바이러스는 아마도 강력한 치사율을 보여 감염자를 모두 죽였기에 그 후손이 없어 우리 유전체엔 흔적이 없을 수도 있다.이러한 바이러스가 오랜 동면중에 깨어난다면 우리면역체계가 이를 준비 못한 상태라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마치 동물 유래 바이러스가 사람에 감염되는 경우 사람의 면역체계가 이에 대한 경험이 없어 동물에서는 강력하지 않아도 사람에게는 치명적으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바이러스의 전염성과 독성은 숙주의 면역과 매우 밀접하게 작용하여 아무리 약한 바이러스도 면역이 결핍된 숙주에서는 무서운 바이러스로 작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스페인 헤르난도 코르테스에 의해 남미 아즈텍제국을 멸망시킨건 총이 아닌 이들과 함께 들어온 천연두 바이러스(smallpox virus)였다. 천연두 바이러스에 대한 경험이 전혀 없는 아메리카에 전염되자 이 바이러스는 면역력이 전혀 없는 아메리카원주민에게 매우 치명적으로 증식 전파되어 아즈텍 과 잉카제국의 사람들 90-95%가 이로 인해 사망한 예다.이러한 천연두 바이러스는 에드워드 제너 박사가 도입한 우두바이러스(cowpox virus) 백신 집단접종을 통해 지구상에서 사라졌다. 현존하지 않는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은 필요없게 되었고 90년대 이후 출생한 사람들은 백신접종을 안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남미 대륙의 원주민처럼 천연두에 대한 경험이 전혀 없는 상태와 같은 환경에 갑자기 빙하타고 천연두 걸린 둘리가 나타난다면 걷잡을 수 없는 혼란을 초래할 것이다.온난화와 더불어 수천년 전 빙하 속 맘모스가 발견되고 천연두로 사망한 냉동시신이 발견됨에 따라 그동안 사라진 것으로 알려진 천연두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맘모스 또는 어느 동물을 죽게 만드는 우리가 모르는 바이러스가 잠에서 깨어나 인류 대재앙이 일어 날수가 있는 것이다.2018-10-29 12:20:07데일리팜 -
[기자의눈] 일방적인 발사르탄 시험법 설명회아시아에서 전무후무한 기록인 8체급 석권 복싱 선수인 매니 파퀴아오 뒤에는 프레디 로치라는 코치가, 마이크 타이슨 뒤에는 커스 다마토가 있었다. 영화 록키 시리즈 주인공 록키 발보아 뒤에는 친구 같은 코치 폴리가 옆에 있다.이들은 선수 옆에서 엄격한 코치이자, 친구로, 아버지로 함께 했다. 뒤에서 그림자로 있는 코치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다. 선수들은 반복 훈련으로 체득한 동작을 코치의 지시에 따라 전투에서 본능적으로 만들어낸다.기업이 선수라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코치다. 그런데 최근 선수가 발사르탄이라는 '훅'을 제대로 맞았다. 선수들은 처음에 날라온 훅이 어디서, 어떻게 왔는지 알 수 없었다. 정신을 차리고 나니 코치가 찾아냈다. 식약처는 시험법을 만들었고, 문제가 되는 원료·완제의약품 회수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한 번의 훅을 맞았지만 어느 정도 선수와 코치의 합이 맞아드는 줄 알았다. 하지만 며칠 전 있었던 발사르탄 NDMA 검출 재발방지 조치 설명회에서 선수와 코치 간에 호흡이 맞지 않고 있다는 게 여실히 드러났다.식약처는 지난 9월 발사르탄 제제의 판매와 유통을 위해 새롭게 도입하는 규제에 대한 공문을 각 기업에 보냈다. 제조 공정을 검증하는 방법이었는데, 이에 대한 설명회는 한 달 뒤인 지난 25일 열렸다.현장에서 만난 제약사 관계자들은 공문만 올려놓고 적극적인 설명이나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제약사 한 관계자는 "공문만으로 보고는 구체적으로 이해하지 못 하는 부분이 있다. (의약품) 재판매는 언제부터 가능한지 등 식약처 조치를 알고 싶다"고 말했다.QC를 담당하는 한 관계자는 "보건환경연구원은 준비도 안 돼있다. 식약처와 연구원 간에 소통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발사르탄 분석 기계가 없는 제약사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등 의문과 불만을 나타냈다.이날 설명회에서 제약사 또는 원료업체 관계자들 질문에 대한 속 시원한 답변은 많지 않았다. 방법은 만들었는데 실행하기 위해선 검토해야 할 사안이 여전히 많았다. 2시간 넘게 이어진 설명회에서 많은 부분이 질의응답에 쓰인 이유다. 특히 질문 내용을 들어보면 재판매 시기와 허가 등록 삭제 유무 등 중복 분야가 많았다.제약사들은 이미 식약처가 발사르탄 대응 과정에서 강압적인 모습을 보인다고 여러차례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현재 발사르탄 파동에 대처하는 것도, 향후 있을 또 다른 불순물에 대한 예방책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설명회에 참석해보니 제약업계와 소통없이 당장 규제부터 만든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식약처는 규제를 통해 제약산업 발전을 돕고 궁극적으로 국민건강을 보호하는 기관이다. 코치와 선수의 호흡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져야 할 요즘이다.2018-10-29 06:05:22김민건
-
[데스크 시선] 시대 역행하는 SNS 선거운동 금지'카카오톡 및 네이버 밴드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의한 선거운동을 금지한다. 그러나 후보자의 문자메시지 발송은 허용한다.'대한약사회가 올해부터 적용하는 새로운 선거관리규정인데 너무 과도한 규제 아니냐는 논란에 휩싸였다.SNS라는 개념이 너무 포괄적인데다 돈 안드는 선거를 지향한다는 당초 선거관리규정 개정 취지에도 역행하기 때문이다.논란이 되는 것은 먼저 카카오톡이다. 카카오톡이라는 서비스가 선거규정에 포함되면서 1대 1 카톡대화로 선거운동을 못하는 상황이 됐다.단체 카톡방의 경우 원치 않는 약사들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단체방의 선거운동 제한은 십분 이해가 된다. 하지만 1대 1 카톡대화와 선거규정에서 허용하는 문자메시지가 다른 점이 무엇인지 이해하기 힘들다.문자메시지는 원칙상 유료다. 그러나 카카오톡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는 분명 돈 안드는 선거에 역행하는 규정이다.민초약사들도 페이스북 등에 선거관련 의견을 개진하거나 정보를 공유하는 것도 부담이다. 유권자들도 '경고' 처분을 받을 수 있고 후보자가 SNS 선거운동을 하면 경고와 함께 기탁금의 3분 1에 해당하는 범칙금을 내야한다.거짓정보 유포와 혼탁, 불법 선거를 원천차단하기 위한 SNS 선거 운동 금지라고 하지만 너무 과도한 규제라는 게 중론이다.모 선거 캠프 관계자는 "약사회 선거 효율화를 위해 온라인 선거를 도입한 마당에 어찌보면 상호 소통하며 가장 돈이 안드는 선거를 할 수 있는 SNS 선거운동을 통제하는 앞뒤가 안맞는 일이 벌어졌다"고 지적했다.이에 선관위 역할이 중요해졌다. 이미 정해진 선거관리규정 준수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케이스에 대한 유권해석을 통해 SNS 선거에 대한 완화된 입장 정리가 필요하다.카카오톡의 경우, 단톡방에서의 선거유세 활동은 금지하더라도 문자메시지와 다르지 않은 개인 카톡은 허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2018-10-29 01:45:06강신국 -
[기고] 2018 FAPA, 가치 창출로 헬스케어 미래 밝혀고기현 이니스트 이사2018년 FAPA(아시아약사연맹) 총회는 10월 24~27일까지 4일간 필리핀 수도 마닐라 PICC(필리핀 국제 컨벤션 센터)에서 'Pharmacists for the Global Goals: Creating Value Beyond Health'을 주제로 개최됐습니다. 우리나라 포함 아시아의 개국약사, 병원약사, 공직약사 포함 제약업계관계자 등 15개국 나라에서 5000여명이 참석했습니다.FAPA 총회장 Mr. Joseph Wang 은 최상의 헬스케어 서비스를 달성하기 위해 아시아 약사들이 높은 수준의 실력과 탁월함을 갖출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것이 FAPA의 비전이라고 역설하면서 아시아 약사들과 관련 단체들이 끈끈한 네트워크를 유지하기 위해 FAPA의 지속적인 발전이 필요함도 이야기했습니다.세인트 존스 대학의 Dr. Wenchen 은 주제발표에서 UN이 정한 지속가능발전종합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를 달성함에 있어서 헬스케어의 혁신이 가장 중요한 원동력임을 주장했습니다. 이 가운데 약사들의 역할론을 강조했습니다.FAPA 2018 공개된 라라올라액 포스터 디자인단순한 약의 전문가를 넘어 글로벌 문제인 빈곤퇴치, 양극화, 사회적불평등, 환경파괴 그리고 각국 공통의 지속가능발전 위협요인을 동시에 완화해 나아가는데 있어서 약사들의 적극적인 행동을 요구했습니다. 약사와 약사회가 하나가 되어 나무 보다는 숲을 보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입니다.아울러 저는 '아미노산 아르기닌 제제의 약국에서의 임상적 및 상업적 가치'에 대한 주제로 포스터 프리젠테이션을 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얻었습니다. 제가 몸 담고 있는 회사에서 발매한 일반의약품 '라라올라액'에 대해 지난 1년간 국내 약국에서 약국 약사들과 소비자 대상 판매를 한 경험과 주성분인 아르기닌(Arginine)에 대한 문헌고찰로 이루어진 내용으로 아시아 약사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제약회사에 있는 국제적 학술대회에서 발표 준비를 하며 글로벌 역량도 계발하고 회사가 글로벌로 도약하는 만큼 이 발표를 통해 회사의 인지도 제고에도 도움이 될 수 있어 여러모로 보람이 있었던 시간들이었습니다.2018-10-26 10:22:21데일리팜 -
[기자의 눈] 달라진 선거규정에 사퇴서 쓰는 임원들'중립의무'와 '회무 마무리'.선거운동을 지원하기 위해 직을 사퇴하는 임원들이 늘어나면서 회원들이 고개를 갸우뚱한다. 둘 다 중요하다는 데에 이견이 없지만, 어디에 무게중심을 두어야 하냐는 데에는 의견이 엇갈리기 때문이다.한 두명의 대한약사회 임원이 사퇴하는가 싶더니, 23일 하루 동안에만 경기도약사회와 서울시약사회에서 10명이 넘는 적지 않은 수의 임원이 사퇴서를 제출했다. 함께 회무를 수행한 임원의 선거운동을 돕기 위해서인데, 이번부터 달라진 선거규정에 따라, 임원은 '중립의무'를 지키거나 사퇴하거나 둘 중 하나만 선택할 수 있다.한꺼번에 10명이 넘는 임원이 사퇴서를 제출하면서 당장 회무 공백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아무리 임원 수가 많은 거대 지부라 해도, 각자의 역할이 있고 일반적인 조직이 어디나 그렇듯, 한 사람의 역할을 당장 다른 누군가가 온전히 대신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이것이 문제 없다는 쪽은 임기 막바지에 선거 운동을 지원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주장한다. 대부분의 회무는 이미 마무리했고, 감사 등 몇몇 역할의 공백만 잘 커버하면 회무 전체에 무리가 없다는 것이다.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3년의 회무를 마무리해야 할 시점에 임원들이 대거 자리를 비우는 자체가 회무를 너무 가볍게 보고 있다는 뜻이라는 비판이다.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무엇'을 선택하느냐보다 선택한 것을 '어떻게' 실현하느냐일지 모른다.임원이 대거 사퇴했어도, 사퇴하지 않은 임원들이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회무를 잘 마무리한다면 이 규정은 무리 없이 다음 선거에도 계속될 것이다.반대로 회무 공백을 우려해 사퇴하지 않고 '이번 한번만'이라며 선거운동을 지원하다 회원들에게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임원'으로 비친다면 어떨까. 또는 임원들이 모두 자리를 지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회무 공백이 발생하거나 마무리가 개운치 않은 경우도 얼마든지 있어왔으니 말이다.어떤 선택이 되든 사퇴한, 사퇴하지 않은 임원들 손에 달렸다. 이제 선거는 50일 앞으로 다가왔고 본격적인 선거운동도 시작될 참이다. 중립의무와 알찬 회무 마무리,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각 후보 캠프가 그 여느때보다 분주하길 회원들은 바라고 있다.2018-10-24 23:48:56정혜진 -
[기자의 눈] 또 불거진 건보공단·심평원 통합론수장들은 안된다는데 자꾸 통합론이 제기된다. 2000년 7월 1일 동시에 설립된 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이야기다. 여기에 건강보험 업무를 위탁한 보건복지부장관 또한 양 기관의 통합은 안된다고 선을 그었다.당사자들은 안된다고 하는데, 왜 자꾸 통합 이야기가 나오는걸까.오랜만에 통합 이야기의 화두를 던진 사람은 치과의사 출신의 더불어민주당 신동근 의원이다. 신 의원은 10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복지부 국정감사에 지난 2016년 박근혜 정부가 추진한 '정부 3.0시대 진료서비스 향상을 위한 심사체계 개편방안' 연구보고서를 공개했다.이 보고서는 기획재정부 주도로 완성됐고, 복지부는 반대했다. 정권이 바뀌면서 보고서는 폐기됐다. 관계기관은 아무도 원하지 않았던 내용이 복지부 국감에 이어 19일 열린 건보공단·심평원 국감에서도 한 차례 더 나왔다.박능후 복지부 장관, 김용익 건보공단 이사장, 김승택 심평원장. 세 사람의 공통된 의견은 통합불가다.박 장관은 보험자와 심사자를 한 곳에 묶는 것은 안된다는 근본적인 원칙을 들며 통합을 반대했다. 심평원을 '만든' 사람 중의 한 명인 김 이사장은 매번 그랬듯이 심평원의 재판기능은 독립적으로 둬야 한다는 논리를 펼쳤다. 김 원장 역시 심사기능의 약화를 우려하며 통합 반대에 섰다.양 기관의 통합불가의 이유는 의료계를 제외하고 대부분 공감한다. 그런데도 통합 이야기가 자꾸 나오는 이유는 재정 때문이다. 기재부의 연구보고서에서도 심평원 심사기능 약화와 건보공단의 방만한 재정, 진료정보 교류 미흡 등을 문제삼으면서 통합의견을 제시했다.잠잠하다가 한 번씩 통합론이 나오는데는 이유가 있다. 그렇다면 통합불가 입장을 밝히고 있는 복지부, 건보공단, 심평원은 또 다시 통합론이 제기되지 않도록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건강보험료를 징수하고, 이를 요양기관에 지급해야 하는 건보공단과 재정이 올바르게 쓰이도록 심사하고 평가하는 심평원의 역할은 분리돼야 하는게 기본적인 원칙이다.하지만, 국민의 입장에서 건강보험이라는 틀 안에서 비슷한 기능과 역할을 하는 것 같은 건보공단과 심평원을 통합하면 재정을 절감할 수 있다고 느낄 수도 있다. 비슷한 일에 두 배의 재정이 쓰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들 수 있는 중복연구, 중복홍보 등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건보공단과 심평원은 18년째 반복되는 통합론을 타파하기 위해선 의구심에 대한 해답을 명확히 내놔야 한다.2018-10-22 06:08:24이혜경 -
[데스크 시선] 정부의 빅데이터 상업화, 선행 과제는정부와 산업계가 온통 '빅데이터' 사업 열풍이다.현재 보건의약계 밖의 다른 부처와 산업계는 고르지 못하고 발전이 더딘 빅데이터 정보를 플랫폼에 맞춰 허브로 연결짓는 사업에 막대한 투자와 장기적 계획을 짜는 등 사업 구축에 한창이다.금융사와 통신업체, 포털을 망라한 커뮤니티 업계는 벌써 자사 데이터 통합과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에 나서 표준화 모델을 만들기 바쁘다.보건의약계는 새삼스러운 이야기일 지 모르겠다. 국내 보건의약 빅데이터의 중요성은 일일이 열거할 필요도 없다. 전국민 단일 건강보험 20년치의 정보와 청구·심사·지급 데이터를 총 망라한 우리나라 보건의료 빅데이터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눈독을 들이기 충분할 만큼 방대하고 정교하다.일찍이 보건의약계에서는 건강보험 빅데이터의 유출과 잘못된 사용을 우려해 정부 안팎으로 감시와 통제가 많았다. 그만큼 유출의 양이 방대하고 파급의 여파가 클 것이란 예측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최근 정부는 데이터 경제활성화 규제혁신의 일환으로 정보주체 동의 없이도 기업이 개인정보를 이용할 수 있도록 파격적인 개혁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주체는 산업통상자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다.산업통상자원부는 '바이오헬스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사업'을 발표하고 대형병원이 보유한 5000만명의 환자의 가공된 데이터를 공통데이터모델(Common Data Model, CDM)로 표준화시켜 의료기관간 네트워크를 형성하도록 지원하기로 했다.또 하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하겠다고 선언한 '마이데이터 사업'이다. 마이데이터 사업은 자신의 의료정보를 자신이 내려 받아 개인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조건을 이용한 것이다. 이것으로 기업, 즉 제 3자가 동의를 강제적으로 받는 시스템을 만들어 개인이 스스로 자신의 정보를 넘길 수밖에 없도록 하는 마케팅 기법이 나오리란 건 충분히 예측 가능하다.보다 방대하고 고도화 된 보건의약 빅데이터를 보유한 보건당국도 CDM 표준화 작업에 들어가긴 마찬가지다. 아직 타 부처의 상업적 이용에 사용하겠단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시민사회단체는 정부부처 칸막이만 걷으면 얼마든지 악용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빅데이터의 활용은 지능형 소비와 편의를 누리게 한다. 중국은 이미 스마트폰 QR코드 결재가 보편화 된 지 오래로, 여기서 쌓인 빅데이터로 또 다른 시장을 창출하고 소비자가 원하는 편의를 누리고 있다. 이른바 '포노 사피엔스(Phono Sapiens)' 실현이 우리보다 훨씬 앞서고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미국은 아마존과 구글, 페이스북 등이 빅데이터를 활용한 건강, 오락, 쇼핑 등에서 문화를 바꾸고 있다.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시민사회단체가 격렬하게 반발하는 원인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 국내 여러 개의 쇼핑몰과 인터넷 사이트에 회원가입을 해놓은 기자 또한 1년에 두어번은 개인정보 유출 사과 공지성 이메일을 받는다. 업체들은 소비자에게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사과 공지 외에는 별 다른 조치 상황을 알려주지 않고, 정부 또한 이를 수수방관 해온 지 오래다. 마치 개인정보보호가 무색하리만치 관심이 없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개인정보보호와 악용 문제는 비단 개인의 문제가 아닌 우리의 문제다.정부의 빅데이터 활용 소식에 보건의료 시민사회단체와 건강보험노조, 국회에서도 우려와 반발을 하고 있다. 상업화 활용 지원 자체가 보건의료계와 의약계에서는 의료영리화와 맥이 닿아 있기 때문이다.이에 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은 지난 국정감사에서 "공공의 목적을 위해 사용하도록 용도를 제한하는 것이어서 개인정보가 노출되는 것이 아니"라며 "아산과 카카오 측에서 환자 개인정보를 사용하거나 의료법에 저촉되는 일을 한다면 단호하게 조치하겠다"고 답했다.정부는 우리나라의 방대한 빅데이터를 상업화 조력하는데 주력하기 이전에, 이에 대한 대비책은 얼마나 마련해 놨는 지 묻고 싶다. 미국만 보더라도 개인정보를 유출한 기업은 사실상 파산하고 기업가는 사회적으로 매장을 당하는 사회적·법적 구조 하에 있다. '해외에서 해보니 효과적이다', '세계를 선도하는 IT 강국이 정작 규제에 가로막혀 빅데이터 활용을 하지 못한다'는 비판 이전에, 국민 개인정보 활용에 대한 신뢰가 사회적으로 얼마나 바닥을 치고 있는 지 면밀히 진단해보고 살펴야 하는 게 먼저일 것이다.2018-10-22 06:07:31김정주 -
[기자의 눈]이연제약의 쉽지 않은 결정어쩌면 자충수가 될 수 있다. 잠잠해진 이슈를 다시 수면 위로 꺼낼 수 있다. 그만큼 부담많은 공식 행사다.이연제약이 오는 25일 기업설명회(IR)를 연다. 여느 제약사 IR과 달리 참석 희망자를 회사에 초대하는 오픈하우스 방식이다. 오너 2세 유용환 대표가 직접 참여하는 자리다.이연제약 IR이지만 바이로메드가 떠오른다. 양사 관계에 따라 두 회사 기업 가치가 요동칠 수 있기 때문이다.두 회사는 14년간 오랜 신약 개발 협력 관계였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균열이 발생하더니 최근에는 결별설까지 나돌고 있다. 두 회사간 신약후보물질 특허 문제 소송, 이연제약의 바이로메드 지분 처분 등이 잇따라 발생하면서다. 신약 개발 관련 다툼은 제약바이오 산업 특성상 기업 가치 평가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시가총액을 요동치게 할 수 있는 변수로 해당 기업은 관련 사항 언급조차 조심스럽다.이런 상황에서 이연제약의 IR 행사는 부담스러운 자리다. IR에서 바이로메드 질문이 나오는 것은 기정사실화다. 공시에 위반되지 않는 선에서 답을 하겠지만 어느정도 언급은 피할 순 없다.바이로메드와의 관계, 소송 진행 상황, 충주 공장 향후 계획 등 예민한 질문이 쏟아질 수 있다. 관련 내용이 주주 게시판 등에 도배가 될 것이 뻔하다.IR에는 유용환 대표가 직접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열린 1차 오픈하우스에서도 직접 마이크를 잡고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했다.당시 IR은 유 대표가 공식 데뷔전(2017년 3월 주총)에서 단 4명의 주주와 했던 약속을 이행하는 자리였다. 주총에서 주주들이 이연제약을 더 알고 싶다는 요청을 했고 유 대표는 그 자리에서 조만간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유 대표는 이번에도 주주들과 직접 만나 소통할 계획이다. 분명 부담스러운 자리다. 다만 이연제약에게는 객관적인 팩트 전달로 기업 가치를 제고하고 무분별한 루머를 잠재울 수 있는 기회의 IR이기도 하다.2018-10-19 06:10:47이석준 -
[기자의 눈] 당뇨약 급여확대, 저만 찜찜한가요기본 원칙을 깨고 예외사항이 적용되려면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명분이 필요하다. 국민이 내는 건강보험료로 운영되는 건강보험재정에 관한 영역이라면 더욱 그렇다. 그런데 최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당뇨병 치료제의 급여확대 과정에선 충분한 명분을 찾아보기 힘들다.보건당국은 올 상반기부터 SGLT-2 억제제 병용요법의 급여확대를 적극 검토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자누비아+포시가와 같이 SGLT-2 억제제와 DPP-4 억제제 계열 내 특정 성분으로 국한되던 급여기준 제한을 풀고, 전 성분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됐다.문제는 계열별로 급여기준을 통일할 경우 식약처 허가사항이 존재하지 않는 병용조합까지도 급여로 인정하게 된다는 데 있다. 의약품 허가과정에서 제출된 임상 데이터를 검토해 허가사항을 기재하는 건 복지부와 심평원이 관여할 수 없는 식약처 고유의 권한이다.복지부는 식약처 허가범위 안에서 비용효과성을 고려해 급여기준을 설정한다는 기본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의학적 근거에 기반한 의료행위만을 수행하는 당뇨병학회에게도 허가범위를 초과하는 급여기준 확대를 주장할 만한 명분은 존재하지 않는다. 오히려 식약처의 허가를 받았으면서도 보험급여를 받지 못하는 영역이 헤아릴 수 없이 많은 현실이다.당뇨병학회 내부적으로 SGLT-2 억제제의 급여확대에 관한 의견차가 심화하는 건 그러한 배경에서다. 지난주 당뇨병학회 보험법제위원회 주최로 열린 토론회는 원칙을 벗어난 급여확대 추진의 문제점을 여실히 드러내는 자리였다.SGLT-2 억제제의 급여확대는 국내 당뇨병 환자의 접근성 향상을 위해 필요한 조치다. 단 식약처가 허가하지 않은 조합까지 급여를 적용해야 할 명분은 없다. 실제 토론회 현장에 참석한 어느 누구도 뚜렷한 명분을 제시하지 못했다. 삭감이 빈번하고 진료현장의 혼란을 가중시킨다는 논리는 오프라벨 처방에 대한 급여적용을 지지하기에 설득력이 떨어진다.식약처의 당뇨병 약제 허가사항이 지나치게 복잡하기 때문에 급여기준과의 간극이 벌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됐지만 이 역시 무리한 급여확대의 이유로는 충분하지 않았다.SGLT-2 억제제 병용요법이 전면 급여화됐을 때 가장 큰 수혜를 보는 건 해당 품목을 보유한 제약사들이다. 당뇨병학회 A임원은 "SGLT-2 억제제의 급여 제한이 풀렸을 때 시장규모는 1000억~2000억원가량 늘어날 것이다. 때문에 관련 회사들도 급여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귀띔했다. 일각에서 제약사 이익을 위해 무리한 급여추진을 강행하는 것 아니냐는 비난마저 제기되는 이유다.당뇨병학회의 설명에 따르면 SGLT-2 억제제의 급여확대로 연간 220억원 가량의 재정이 더 투입된다고 한다. 전체 재정에 비해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지만 적은 금액은 아니다. 지금 이 순간 희귀질환이나 중증질환을 앓고 있는 적잖은 환자들이 치료제의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간절하게 바라지만 넉넉지 않은 재정 여건에 모두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현실이다.현 정부 들어 문케어를 표방하며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를 적극 추진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우선순위를 어디에 둘지 갑론을박이 치열하다.모두가 찜찜해 하는 상황을 감수하면서까지 당뇨병 치료제의 급여확대를 추진하는 보건당국에게 묻고 싶다. SGLT-2 억제제의 급여확대 저만 찜찜한가요?2018-10-18 06:13:50안경진
오늘의 TOP 10
- 1끝나지 않은 퇴출 위기...'국민 위염약'의 험난한 생존기
- 2신풍제약, 비용개선 가속화...의원급 CSO 준비
- 3제약업계 "약가제도 개편 시행 유예..전면 재검토해야"
- 4직듀오·엘리델 등 대형 품목 판매처 변동에 반품·정산 우려
- 5내년부터 동네의원 주도 '한국형 주치의' 시범사업 개시
- 6고덱스 판박이 애엽, 재논의 결정에 약가인하도 보류
- 7"일본·한국 약사면허 동시에"...조기입시에 일본약대 관심↑
- 8대용량 수액제 한해 무균시험 대신 다른 품질기준 적용
- 9새로운 심근병증 치료제 가세…캄지오스와 경쟁 본격화
- 10"약가제도 개편, 산업계 체질 바꿀 유예기간 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