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고]약사회, 과거 거울삼아 미래 100년 준비해야대한약사회는 지난 2017년 3월 8일 제63회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창립기념일을 고려약제사회가 설립된 1928년 2월 11일로 변경했다. 그동안 대한약사회는 창립기념일을 1953년 제정된 약사법에 근거해 1954년 11월 8일 개최된 총회를 기념일로 지정해왔다.대한약사회 창립기념일 변경은 백성들에게 널리 베풀고 많은 사람들을 구제(박시제중, 博施濟衆)하고 민중위생을 위해 노력한다는 고려약제사의 창립정신을 계승함으로써 보건의료직능의 역사적 정통성과 정체성을 회복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89년만이다.2018년은 대한약사회 창립 90주년이 되는 해였다. 이에 대한약사회는 90주년 선포식을 개최하기 위하여 준비위원장까지 선임해 전국 지부장회의에서 보고까지 했지만 실행되지 못했다는 점은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다가오는 2028년은 대한약사회 창립 100주년이다. 약사직능의 과거 100년을 기억하고 앞으로의 100년을 설계하고 전체 회원과 국민이 함께 기쁨을 나눌 수 있는 기념사업들을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우선 낡은 회관의 재건축을 공론화할 필요성이 있다. 지난 시기 회관 재건축 문제로 약사회가 홍역을 겪은 바 있지만 이는 그 과정이 투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회관 재건축 논의는 추진위원회를 신설하고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공개적으로 진행해야 될 것이다.대한약사회 100주년 기념책자의 발간을 비롯해 세계약학연맹(FIP) 또는 아시아약학연맹(FAPA) 총회 등 국제학술대회의 유치, 회원과 국민이 함께할 수 있는 다양한 기념행사 등 대한약사회 창립 100주년을 기념하고 축하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들에 대한 고민이 시작돼야 한다.E.H.카아는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했다. 과거 암울했던 일제 강점기부터 태동한 근대약학의 발전과 약사직능을 지키고 발전시켜온 선배약사님들의 정신을 바르게 해석하고 평가하는 작업과, 현재적 관점에서 약사직능의 위상을 정립하고 약사직능의 미래 전망을 내올 수 있다. 약사직능의 과거가 현재이자 미래인 셈이다.작금의 시대는 약사직능이 위기라고 한다. 정보통신기술의 발달과 보건의료환경의 변화에 따른 새로운 약사직능은 앞으로 닥칠 100년을 미리 준비해야 직면한 현안을 헤쳐 나갈 수 있다고 본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대한약사회 창립 100주년의 기념은 그 분기점이 될 것이라 생각하고 그 가치에 대해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2019년 기해년(己亥年)의 새 아침이 밝았다. 대한약사회, 16개 시도지부, 225개 분회에서 신임 집행부가 들어선다. 새로운 집행부에서 약사직능의 과거 100년을 돌아보고 미래 100년을 준비할 수 있는 고민들이 이뤄지기를 기대해 본다.2019-01-09 08:45:30데일리팜 -
[데스크 시선] 신약 R&D 성과? 돈이 말해준다연초부터 글로벌 시장에서 초대형 딜이 성사됐다.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이 세엘진을 깜짝 인수했다.BMS가 주식과 현금 거래를 통해 세엘진 인수에 들이는 비용은 무려 740억달러(약 83조원)에 달한다. 글로벌 제약산업 역사상 손에 꼽을 정도 규모의 ‘세기의 딜’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국내 완제의약품 전체 생산실적의 4배가 넘는 금액을 1개 기업 인수에 쏟아부은 셈이다. 심지어 세엘진의 부채 규모를 고려하면 BMS가 실제로 부담하는 금액은 훨씬 크다고 한다.BMS가 천문학적 비용 지출을 결정한 이유는 세엘진이 보유한 R&D 파이프라인의 매력이다. 세엘진은 블록버스터 약물 레블리미드 이외에도 암, 면역질환, 심혈관질환 분야에서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다수 보유 중이다.세엘진이 크론병치료제로 개발 중인 오자니모드, CAR-T 세포치료제 JCAR017와 bb2121, 적혈구성숙약물인 루스패터셉트, 골수섬유증 치료후보물질 페드라티닙 등 5종의 순현재가치가 200억달러(약 22조원)가 넘는다는 분석도 있다. 2024년 이들 5개의 제품의 매출이 5조원 이상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기도 한다.지난해 일본의 다케다제약은 샤이어 인수를 위해 590억달러(약 67조원)의 투자를 결정했다. 샤이어 인수를 통해 희귀질환 치료제 파이프라인을 보강,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다.글로벌 기업들의 빅딜이 해피엔딩으로 끝날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신약 R&D 역량이 경쟁력을 갖춘다면 상상 이상의 돈을 가져다줄 수 있다는 교훈이다. 차별화된 경쟁력은 결국은 시장에서 평가를 해준다는 의미다.국내기업은 아직 글로벌 무대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는 못했지만 지난 몇 년간 엄청난 가능성을 보여줬다. 2015년 한미약품이 촉발시킨 초대형 기술이전 계약은 지난해 SK케미칼, JW중외제약, 유한양행 등이 바통을 이어받았다.올해는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그동안 쏟아부은 R&D 노력을 수확하는 시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SK바이오팜, 대웅제약, GC녹십자, 한미약품 등은 자체개발 의약품의 미국 허가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기존에 다국적제약사에 기술을 넘긴 신약 과제의 상업화를 위한 개발 여정도 관심이 모아진다.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개발한 바이오시밀러는 유럽과 미국에서 수많은 다국적제약사들과 전면전을 치른다.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본격적인 경쟁체제로 진입한데다 초반 성적표가 시장 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례없는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최근 국내 주식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신라젠, 바이로메드, 에이치엘비생명과학 등은 올해 R&D 역량을 판가름할 수 있는 핵심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한다. 메디톡스, 휴젤 등 국내 간판 보툴리눔독소제제 기업들도 자체 개발 제품의 미국 진출 행보에 속도를 낸다. 글로벌 신약을 표방한 수많은 바이오기업들도 점차적으로 불확실성을 해소할 근거를 제시할 전망이다.다시 말하면 올해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 중 옥석을 가릴 수 있는 중요한 시기라는 뜻이기도 하다. 그동안 기업들이 제시한 비전이 과연 현실 가능성이 있는지, 예고한 것처럼 장밋빛을 띠고 있는지, 아니면 실체 없는 뻥튀기였는지 등이 검증될 수 있다는 의미다.모든 기업들의 성공을 낙관하기는 힘들다. 실패를 부르는 변수는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예상치 못한 초대형 딜이 성사될 수도 있지만 일부 기업은 쓴맛을 볼 수 밖에 없다.제약산업에서 R&D는 과학이다. 우수한 기술이 좋은 임상 데이터로 이어지고 큰 돈을 가져다준다. 과학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시장의 평가는 냉정하다. 아무리 기술이 우수해도 치명적인 한계를 노출하거나 개발 시기가 늦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외면받을 수 밖에 없다.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그동안 제시한 청사진을 결과로 입증해야 할 때다. 상업적 성공이나 글로벌 빅딜과 같은 눈에 보이는 수치가 성패 여부의 척도다. 우리나라에서도 세엘진과 같은 천문학적 규모의 몸값을 지닌 업체가 나타날 수 있길 기대해본다.2019-01-07 06:10:07천승현 -
[기자의 눈] 정원 20명 '초미니 약대' 시대의 개막정부의 약학대학 정원 60명 증원 계획이 교육부와 약학계 간 불협화음 속에 진행되고 있다. 전국 35개 약대 모임체인 한국약학교육협의회가 600여명 약대 교수에 교육부 정원배정 심사위원단 불참 독려 공문을 전송하면서 갈등 골은 더 깊어졌다. 약대 정원증원·2개 내외 약대 신설의 정책적 절룩거림을 차치하고 냉정히 현실을 짚어보자.교육부는 약대 정원 60명을 늘리는 방법으로 2개 내지 3개 약대를 새로 만들기로 했다. 이는 결국 많게는 30명 정원의 약대 2곳, 적게는 20명 정원의 약대 3곳이 새로 탄생하는 것을 의미한다.지난 2010년, 정부는 약대 갯수를 기존 20개에서 35개로 15개 신설하는 결정을 내렸다. 당시 신설 약대에 배정된 정원은 25명~30명에 달했고 약학계는 "미니 약대 시대가 열렸다"며 우려했다.채 30명도 되지 않는 정원으로 약대를 정상 운영하기란 애로사항이 많단 게 약학 교수들의 중론이었다. 약학계 사이에선 "이럴거면 신설 약대를 제비뽑기로 뽑을 걸 그랬다"는 자조섞인 말 까지 나왔다.교육부는 9년 전 걸었던 길을 다시 택했다. 심사위가 3곳의 약대를 뽑게 되면 30명에도 못 미치는 정원 20명의 '초미니 약대' 시대를 앞두게 됐다. 이미 정원 30명의 미니 약대는 16개에 달한다. 이달 말 신설 약대 결과가 공표되면 미니 약대 갯수는 더 는다. 교육부가 제약산업 R&D 약사와 병원약사 육성이라는 목표 외에도 초미니 약대 시대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하는 이유다.이미 미니약대 교수진은 교원, 교육공간, 기타 설비 등 교육환경 개선의 어려움과 열악함을 누차 강조해왔다. 무작정 정원을 늘리고 약대를 신설하는 것 보다 선진국 수준의 임상약사와 미래지향적 산업약사를 육성할 수 있는 교육적 인프라를 강화하는 게 해답이 될 수 있다는 제언도 뒤따랐다.교육부는 이제부터 약학계와 함께 초미니약대 시대의 올바른 약학교육 모델을 고민해야 한다. 정원 30명 미만의 약대에서 배출 될 약사들이 제대로 된 환경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현 상황을 면밀히 진단하고, 새로 선정할 약대는 산업·병원약사 육성 커리큘럼과 인프라를 꼼꼼히 따져 심사해야한다.서울의 A약대 학장은 "약대가 늘어나는 게 문제가 아니라 신설 약대 학생이 제대로 된 약학교육을 받을 가능성이 낮다는 게 진짜 문제"라고 말했다. 약대는 정원의 많고 적음과 상관없이 일정부분의 시설과 필수 커리큘럼, 교수진이 충족돼야 하는데 상식적으로 초미니 약대가 이를 갖추기 어려운 현실이라는 설명이다.교육부는 신설 약대 심사에만 매몰될 게 아니라 약학계와 협력해 소형 약대의 경영·교육 환경을 개선해 정상 수준 약학교육이 지속가능할 수 있도록 조치를 마련할 때다. 현재 교육부와 약학계는 상호 신뢰가 금 간 상태다.모 약대 학장은 "교육부가 정원 10명의 약대를 6개 늘리는 게 아니냐"며 근심어린 표정을 내비쳤다. 교육부와 약학계 간 불통 수위가 여실히 드러난 순간이었다. 교육부와 약학계 간 협치는 고품질 약학교육과 4차산업혁명 시대 국민 건강을 책임질 미래 약사 배출의 필수 조건이다.2019-01-06 14:03:37이정환 -
[사설] 2020년 글로벌 향한 멈추지 않는 마라톤경자년 (庚子年) 태양은 어김없이 떠올랐다. 국내 제약바이오산업계는 2019년 다양한 신약개발과제 꽃망울을 터트렸다. SK바이오팜이 기술수출을 주도하며 미국 시장에 2건의 신약을 허가받았다. 유한양행, JW중외제약 등 토종제약사들도 보란듯이 기술이전 계약을 성사시켰고 브릿지바이오, 알테오젠 등 바이오기업의 라이선스아웃 성과도 주목받았다. 글로벌을 목표로 구슬땀을 흘렸던 국내기업들이 미국 및 유럽 시장 진출 스토리를 만들어 내면서 하나하나 결실을 맺고 있다.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의 실패 사례도 나왔지만 국내제약바이오산업이 대표적 미래성장동력산업으로서의 가능성을 다시한번 입증한 한해였다. 정부의 강력한 규제속에서도 R&D분야에 과감한 투자를 이어가며 글로벌기업으로 우뚝서기 위한 최종 목표를 향해 마라톤을 멈추지 않고 있다.하지만 올해도 여전히 의약산업계에 걸쳐있는 그림자는 암울하다. 발사르탄에서 라니티딘, 메트포르민으로 이어진 불순물 파장으로 멍들었던 제약업계는 후유증으로 가슴을 졸이고 있다. 공동생동과 계단식 약가차등제로 대표되는 강력한 규제정책은 산업계가 극복해야할 과제다. 올해 의약분업 20주년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약사사회의 가장 큰 딜레마로 여겨지고 있는 의료기관 부지 내 약국개설 문제는 시급히 해결해야할 과제로 떠올랐다. 약사단체가 주요 입법과제로 지목했던 편법 불법약국 개설 금지법안이 복지부와 지자체 그리고 약사회와 협의를 통해 조속히 마련되기를 희망한다. 의약정협의체를 통한 의약계의 분업 20년 평가와 방향성을 설정하는 작업도 간과해서는 안된다.무엇보다 의약산업계는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는 거대한 물결속에 서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나' 보다는 '우리'라는 인식전환과 오픈이노베이션 공감대 형성은 매우 중요해졌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급변하고 있는 패러다임에 순응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것은 경자년 의약산업계에 던져진 숙제다. 의약품 품질관리 향상은 이젠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공정경쟁과 준법경영은 거부할수 없는 시대 흐름이자 국민적 요구다.올해도 산업계는 각종 규제정책과 다양한 현안들이 이슈화 될 것으로 보인다. 제도와 시장환경 변화가 예고된 만큼 여전히 힘든 한해가 될 수도 있다. 해서 기업들은 의약품 개발부터 사후관리까지 이를 극복하기 위해 비전을 수립하고 대응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현실에 만족하다 보면 결국 낙오자가 될수 있다는 점을 각인하고 끊임없는 도전과 벤처정신으로 무장해야 한다. 글로벌이 인정하는 기업, 국민이 신뢰하는 기업이 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정부도 모래에 집을 지으려하지 말고, 의약산업계가 뿌리를 튼튼히 다질 수 있도록 기반을 조성해줘야 한다. 신약개발 R&D 투자를 촉진시킬 수 있도록 허가 및 약가 제도를 안정적으로 운영해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예측 가능성을 갖고 적극 투자할 수 있도록 토양을 만들어 줘야 한다. 양질의 의약품이 나올 수 있도록 '품질'에 행정권력을 집중시키고 산업계 및 의약계와 소통할 수 있는 행정기관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2020년 정부와 의약산업계가 함께 호흡하며 보건의료헬스케어 산업 규모를 키워나갈 때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은 순풍에 항해를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2019-01-03 06:30:33데일리팜
-
[기자의눈] 질환 가이드라인과 학술대회의 진일보이제 학술대회가 개최되면, OO학회가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심심찮게 접할 수 있다.지난 한해 역시 춘추계 시즌을 맞아, 몇몇 학회들이 새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거나 업데이트를 예고했다. 그런데, 이는 최근 몇년간 형성된 기조다. 불과 5년전 만 하더라도 가이드라인의 업데이트 소식은 드물었다.일단 고무적인 현상이라 할 수 있겠다. '직결된다'까지는 아니지만 가이드라인의 활발한 업데이트는 우리나라 의대 교수들이 그만큼 공부도 많이 하고 해당 질환 영역에서 입지 구축에 힘쓰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가이드라인은 우리말로 '진료지침'이다. 어떤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에 대해 어떻게 진단하고 중증도에 따라 어떻게 치료해야 하는지를 최고 전문가 집단인 학회가 관련 의사들에게 전하는 '권고' 메뉴얼이다. 당연히 1차의료기관인 일선 개원가의 진료 등에 큰 영향을 미친다.그간 우리나라의 가이드라인은 미국이나 유럽의 것을 그대로 수용하는 수준이 대부분이었다. 모든 학회가 그렇다는 얘기는 아니다. 우리나라 외과 수술 실력은 세계 의사들도 인정하고 있고 약제 처방이 많은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는 영역이 있다.다만 만성질환을 중심으로 한 대중적인 질환 영역에서 어느정도 국내 학계의 게으름이 있었던 것도 맞다. 하지만 학회들이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해외 가이드라인에서 권고하고 있다 하더라도 이를 수용하지 않거나, 또 반대로 해외 가이드라인에서 권고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약제 사용을 우리가 새롭게 만드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이에 발맞춰 이제는 국내 학술대회에서 우리나라 환자들을 대상으로 약제의 효능을 살핀 임상, 메타분석 등 다양한 데이터들이 발표되는 것을 볼 수 있다.자체적인 의지를 갖고 우리나라 환자들에게 약이 유효한지, 안전성에 문제는 없는지 확인하려는 것이다. 제약사의 지원금의 투입 유무를 떠나서 이같은 연구는 긍정적인 의미가 있다.진료 가이드라인은 제약업계 뿐 아니라 정부 급여정책 등에까지 영향력을 행사한다. 앞서 언급했 듯 강제력이 없는 '권고' 사항일 뿐인데도 위력은 충분하다. 그만큼 수많은 의학적 판단의 근거가 된다는 뜻이다. 가이드라인에 따라 한 '의약품의 운명'이 결정될 수 있다.우리나라의 가이드라인이 향후 아시아를 넘어 세계 국가들의 지침 재정에 참조가 되길 바란다.추가로 이렇게나 중요한 가이드라인인 만큼 순수하게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제정이 이뤄져야 하겠다. 이득을 위해 환자의 건강을 해치는 의사는 없다고 믿지만 이득을 위해 편향적 처방을 일삼는 의사는 아직 존재하기 때문이다.2019-01-03 06:15:01어윤호 -
[데스크시선] 제약기업, 슈프림 리더 탄생 기대한다6000년 인류 역사를 놓고 보더라도 성현과 영웅으로 추앙받는 인걸은 손에 꼽을 정도다. 우리나라만 따져 봐도 마찬가지다. 수 만 명의 왕후장상이 시대를 호령했지만 뇌리를 파고드는 특출한 호걸은 흔치않다. 공인된 4대 성인, 부처·예수·공자·소크라테스를 비롯해 화폐에 얼굴을 올린 세종대왕, 이순신 장군, 율곡 이이, 퇴계 이황 등 20명 남짓의 인물 정도가 당시대와 작금의 대중들에게 호평·추앙받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배율을 높여 현미경으로 의학계를 조명하면 누가 있을까. 히포크라테스, 슈바이처, 화타, 허준 정도를 들 수 있다. 그런데 재밌는 점은 대상인(기업인)은 역사의 한 획을 긋거나 국민적 존경을 받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 왜 일까. 기업의 제1 목적은 영리를 추구하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돈을 벌여야 영속할 수 있다. 부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구성원의 희생이 따른다. 구속과 폭압도 있기 마련이다. 물질계 최고의 선(善)인 돈은 '땀과 노력' '탐욕'이라는 이중성을 가진다. 합일을 이루지 못하고 양극단에 치우치게 되면 쓰러지기 마련이고, 언제나 불협화음의 연속이다. 그곳에 존경과 사랑이 존재하기 만무하다.우리나라 제약기업의 역사는 100년 남짓이다. 대중의 귀에 익은 기업은 코스피·코스닥 상장 제약사 80곳 내외라 표현해도 무방하다. 창업자는 말할 것도 없이 바통을 이어받은 2·3세 최고경영자 모두 자사 발전과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소위 말해 술만 마시고, 놈팡이처럼 어영부영 대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다.제약기업 오너들의 리더십 스타일도 다양하다. 장비형 용장(勇將), 관우형 지장(智將), 유비형 덕장(德將) 그리고 사마의형 복장(福將)이 그것이다. 이 모두를 겸비하면이야 천하무적이겠지만 유사 이래 그런 실례를 찾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할 리더십 유형은 복장형 리더다. 이른바 하늘에서 부여받은 천복(天福)을 타고난 기업가, 정치인, 장군 등을 일컫는다. 삼국지연의나 손자병법에서도 복장을 우회적 또는 직접적으로 표현하며, 최상위 개념으로 인식하고 있다.그렇다면 무엇이 그토록 복장 그 자체를 천부적 리더로 인식시키고 있는가. 사례를 들어 보자. 제갈공명의 계책으로 사마의 삼부자는 삼방계곡에 갇혀 화공(火攻)에 의해 그대로 운명을 달리할 처지 놓였지만 마른하늘에 구름이 운집해 폭우를 내려 구사일생으로 탈출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위·촉·오 삼국을 통일한 인물은 유비도, 조조도, 손권도 아닌 사마의의 손자 사마염이다. 돈키호테는 왜 기사로 기억되지 않는가. 왕이 그에게 기사작위를 내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대통령과 재벌의 아들·딸로 태어났다고 해서 아무나 복장의 권리를 누린다고 해석하면 곤란하다. 금수저는 금수저일 뿐 여기서 말하는 존경의 대상이 아니다.서양철학사에서 슈프림 리더(Supreme Leader)란 최고의 덕망과 역량 즉 용(勇)·지(智)·덕(德)·복(福)을 고르게 갖춘 리더 중의 리더를 뜻한다. 제약산업 100년 역사 속에서 후대에 영감을 주고, 희망의 불씨를 남겨 놓은 슈프림 리더는 누가 있을까. 아마도 유한양행 창업자 고(故) 유일한 박사와 동아제약을 국민기업 반열에 올려놓은 오너 2세 강신호 회장이 아닐까.이들의 공통분모는 부의 사회 환원과 인재양성을 위한 교육사업과 장학재단 운영 그리고 직원을 배려할 줄 아는 심성의 소유자라는 점이다. 2019년 새해에는 직원의 강요된 희생과 노력보다 최고경영자들의 솔선수범과 진심어린 소통으로 제약기업을 성장시켜 나가는 '소리 소문없는 슈프림 리더'들이 더 많이 생겨나길 기대해 본다.2018-12-31 06:19:00노병철 -
[기자의 눈] 신약개발, 기다림과 인내심의 미학연휴기간 TV 채널을 돌리다 우연히 '창업 신들의 배틀, 스타트업 빅뱅'이란 제목의 프로그램을 보게 됐다. 연령대부터 경력, 창업 분야 등 천차만별인 스타트업 대표들이 출연해 경합을 펼치는 오디션 프로그램이었다. 쉽게 말해 '창업판 쇼미더머니'다.중소벤처기업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교육부, 국방부 4개 부처가 공동 개최하고 108개국, 총 5770팀이 참여하는 데다 총 상금이 18억원에 달한다는 점에서 제법 화제성을 갖춘 프로그램이었다. 43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본선에 진출한 각 스타트업 대표가 자신의 아이템을 소개하면 투자, 컨설팅, 엑셀러레이터 등 현업에 종사 중인 기업 대표들이 심사위원으로 출연해 촌철살인의 질문을 던진다.개인적으로 프로그램에 흥미를 갖게 된 건 신약개발 스타트업 메디노 주경민 대표의 오디션 장면 때문이었다. 성균관의대 교수를 겸하고 있는 주 대표는 자체 개발한 신경줄기세포치료제를 소개하기 위해 심사위원들 앞에 섰다. 치료유전자를 발현함으로써 손상된 신경조직을 재생시키고, 퇴행성 신경질환의 원인을 교정하는 혁신형 치료제가 주 대표의 창업 아이템이다.심사위원들은 성공할 경우 상당한 시장성이 보장되는 혁신치료제에 높은 관심을 표하면서도 장기 연구와 고액 투자를 요하고, 실패 시 위험부담이 크다는 바이오산업의 특성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스타트업에 목숨을 걸었다면 학교를 그만두셔야 하는 거 아닌가요?", "신약개발은 10년 넘게 걸리는 일이다. 불확실성도 높은데 투자자나 다른 직원들에 대해 책임질 자신이 있나"와 같은 날카로운 질문도 쏟아졌다. 주 대표는 질문세례에 진땀을 빼면서도 신약후보물질이 뇌에서 거부반응을 일으키지 않는 원리와 전임상 결과 등을 차분히 소개한 끝에 최종 입상 10팀에 선정되는 성과를 냈다.이러한 프로그램의 방영은 최근 몇년새 대한민국에 불고 있는 '스타트업 붐'을 반영한다. 2000년대 당시 IT 업종이 창업 열풍을 주도했다면, 오늘날에는 신약개발 전문의 바이오기업으로 무게중심이 옮겨졌다. 객관적 수치로도 드러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이달 초 발표한 '2017 바이오 중소·벤처 통계'에 따르면 작년 한해 동안 300개가 넘는 바이오기업이 창업한 것으로 집계됐다. 479개가 창업한 2016년의 창업 열기가 이어진 셈이다.바이오업종에 관한 투자업계의 관심도 뜨겁다. 10월 기준 올해 벤처캐피털 투자액은 7016억원으로 지난해 총 투자액(3788억원)보다 8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1월 말까지 역대 최대치인 바이오기업 13곳이 기술특례상장으로 코스닥에 진입했고,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20개 기업(10월 기준) 중 10곳이 바이오기업으로 조사됐다.제약바이오산업을 향한 관심은 분명 긍정적인 변화다. 비록 일부 계약이 파기되는 아픔은 있었지만, 2015년 한미약품을 시작으로 올해 유한양행의 폐암신약 기술수출에 이르기까지 연구개발 성과가 가시화하면서 국내 기업의 성공 가능성에 대한 꿈도 영글어가는 분위기다.하지만 여전히 갈 길은 멀다. 신약개발은 호흡이 긴 산업이다. 의약품의 효능을 미리 가늠할 수 있는 대리평가변수를 활용하고, 패스트트랙을 도입하는 등 심사절차를 간소화 하려는 보건당국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신약개발은 필연적으로 불확실성을 동반한다. 최근 10년 중 최대치였다는 2017년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신약허가건수는 46건에 불과했다. 그만큼 하나의 신약이 탄생하기 어렵다는 의미일 것이다.올 하반기 금융당국은 제약바이오기업의 연구개발비 자산화 시점을 신약에 대해서는 '임상3상 개시 승인', 바이오시밀러에 대해서는 '임상1상 개시 승인'으로 제시했다. 신약개발이 평균 15년 넘게 걸리고 성공률이 0.01%에 불과한 고위험 분야라는 이유에서다. 미국제약바이오업계 통계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임상3상 개시 승인 이후 정부의 최종 승인율은 약 50%에 그쳤다.실제 올 한해 국내사들의 글로벌 진출성적을 돌아봐도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2종이 FDA 허가를 받은 반면, 연내 허가 기대를 받아온 GC녹십자의 혈액제제와 SK바이오팜이 기술수출한 수면장애 신약 등은 심사일정이 지연돼 아쉬움을 남긴 바 있다.시청자들의 흥미를 끌었던 창업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당당하게 최종 10팀으로 선정된 바이오기업의 성과가 반가우면서도 마음 한켠 조심스러움을 지울 수 없는 이유다. 제품 개발부터 상업화까지 10년에 가까운 기다림을 요구하는 바이오업종과 짧은 순간 상품의 매력을 어필해야 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매칭이 과연 적절했을까 하는 의구심도 남는다.국내 개발 신약의 미국시장 진출 꿈을 내년으로 미루게 된 지금, 제약바이오산업을 바라보는 투자자들과 정부를 향해 던지고 싶은 주문은 인내심과 기다림이다.2018-12-31 06:15:48안경진 -
[사설] 변화의 파고를 헤쳐야 하는 제약바이오산업기해년(己亥年) 아침의 태양이 떠올랐다. 국내 제약바이오산업계는 지난해도 한미약품의 기술수출 성공스토리를 이어나갔다. 동아에스티가 당뇨병성신경병증치료 천연물의약품 DA-9801에 대한 첫 테이프를 끊은 이후 유한양행이 1조 4천억 규모의 대형 계약을 성사 시키며 글로벌 경쟁력과 대표적 미래성장동력산업으로서의 가능성을 다시한번 입증했다.의약품 연간 해외 수출도 4조원대에 달했고, '메이드인 코리아' 국산신약의 세계시장 공략은 지난해도 두드러진 성과를 올렸다.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은 정부의 잇단 규제속에서도 신약개발과 글로벌 진출이라는 목표를 향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올해 산업계에 닥친 현실은 녹록지 않다. 정부는 제약기업 융단폭격에 가까운 제네릭 약가 일괄인하 카드를 꺼내들었고, 여전히 우리를 암울하게 만드는 불법 리베이트 이슈는 끊임없이 제기된다.무엇보다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은 거대한 변화의 물결속에 서 있다는 점을 적시해야한다. 무한경쟁속에 '나홀로 경영'에 대한 인식은 희미해지고 오픈이노베이션 공감대가 형성됐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새로운 신약개발 패러다임도 열렸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변화의 파고를 넘어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것은 기해년 산업계에 던져진 숙제다. 발사르탄 파동으로 본격화 된 의약품 품질관리 향상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올해는 약가규제를 포함해 주52시간제도, 일련번호 보고, 전성분 표시제도, 공동생동 등 다양한 현안들이 이슈화 될 것으로 보인다. 각종 제도와 시장환경 변화가 예상되고 있는 만큼 어느 때보다 견디기 힘든 한해가 될 수도 있다. 해서 산업계는 의약품 허가부터 사후관리까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적극적인 대응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제약바이오 주권의 마지막 보루인 국내기업들이 현재에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으로 무장해야 한다. 글로벌이 인정하는 기업, 국민이 신뢰하는 회사가 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특히 리베이트 악습을 훌훌 털어내야 하는 당사자임을 깨달아야 한다. 모두가 공정경쟁을 한다 하더라도 1곳만 불법 리베이트 이슈에 휘말리면 제약바이오 산업 전체가 흔들린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윤리경영 확립을 확실하게 정착시키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준법경영은 거부할수 없는 시대 흐름이자 국민적 요구다. 일탈행위가 발견되면 단호하고 엄정하게 대처해야 한다.정부도 꽃 송이만 꺾으려 하지말고, 뿌리를 튼튼히 다질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해줘야 한다. 신약개발 R&D 투자를 촉진시킬 수 있도록 약가 제도를 안정적으로 운영해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예측 가능성을 갖고 신약 개발과 글로벌 진출을 위해 적극 투자할 수 있도록 토양을 만들어 줘야 한다. 가격규제 직격탄을 지양하고 양질의 의약품이 나올 수 있도록 '품질'에 행정권력을 집중시켜야 한다. 제약 바이오기업들이 오랫동안 큰 돈을 투자해 연구개발한 제품에 대해 사회적으로 정당한 비용을 지급해야 한다. 2019년, 정부와 제약바이오업계가 손을 맞잡고, 함께 호흡하며 산업 파이를 키워 나가야 한다.2018-12-28 09:51:20데일리팜
-
[기고] 타미플루 복용 여중생 사망 사태의 본질타미플루 추락사 여중생 문제가 사회적으로 이슈화되고 있다. 사건 본질에 대한 규명보다는 대체로 부작용 사전 고지(복약지도)를 안 한 것에만 포커스를 맞추어, 부작용 복약지도를 안 한 약사 책임으로만 몰아가고 있다.필자가 복약지도 미비에 대한 비호나 약사 복약지도 미비에 대한 책임회피나 책임전가를 하려는 것은 아니다. 모든 약은 부작용이 있고 종류와 형태도 수를 셀 수 없을 만큼 많다.극히 예외적인 임상 부작용 사례 발현에 대한 책임을 약사만의 복약지도 미비로 몰아가는 점은, 몸통은 그대로 두고 곁가지만 처내는 모습이다. 힘 약한 약사 희생양으로 내 세워 타미플루 사태 본질을 회피하려고 하는 것이다.타미플루 처방과 사용에 있어 크게 3가지 원칙이 적용된다.첫째, 타미플루는 인플루엔자A,B 바이러스 감염의 초기증상 발현 48시간 이내에 투여를 시작해야 한다. 둘째, 주로 소아 청소년 환자에서 경련과 섬망 등 신경정신계 이상 반응이 보고되고 있음으로(특히 일본 후생성에서 이 문제를 집중 부각시키고 있음), 10세 이상의 소아 환자에 있어서 합병증이나 과거병력 등으로부터 고위험환자로 판단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원칙적으로 이 약 사용을 하지 않도록 되어 있다. 셋째, 소아 청소년 환자가 고위험환자로 판단돼 예외적으로 타미플루를 사용했을 경우에는 이상 행동 위험성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적어도 2일간 보호자 등의 보호관찰이 필요하다.타미플루 처방과 사용에 있어서 3가지 원칙 중, 첫 번째, 두 번째는 의사의 영역이고 세 번째는 약사의 영역으로 복약지도에 해당한다. 캐나다와 같은 선진국은 그림과 같이 타미플루 처방이 Routine 하지 않고 아주 제한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이 번 타미플루 추락사 여중생의 경우, 해당 지역 부산시 연제구보건소의 공식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발발 확인(outbreak confirm)이 있었는지, 해당 여중생이 고위험군 환자임을 확인하고 처방을 내린 것인지에 대한 사실 확인 후에, 처방 적절성에 대한 종합적 검토가 선행되어야 하고, 만약 문제가 있었다면 이에 대한 개선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그 다음이 복약지도 미비 문제에 관한 검토와 개선책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아울러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 독감 자체 내의 문제인지, 타미플루 부작용 때문인지, 잘못된 처방의 문제인지, 복약지도 미비의 문제인지 정확하게 실체를 규명하는 것이 이 사태 해결의 본질이다.이러한 실체 규명을 통해, 제2 제3의 불행한 사태를 예방하는 길만이 아직 피어보지도 못하고 유명을 달리한 고인의 억울한 넋을 조금이나마 달랠 수 있길 바랄 뿐이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2018-12-27 16:06:25데일리팜 -
[기자의 눈]타미플루 부작용 설명은 누구의 몫인가지인이 A형 독감에 걸려 논란(?)의 타미플루를 복용했다. 그 역시 병원과 약국에서 타미플루를 받아서 나오기까지 부작용에 대한 안내를 전혀 받지 못했다고 했다.그뿐이었을까. 여중생 투신 소식이 알려지기 전까지 전국에서 타미플루를 처방받은 환자 중 과연 몇 명이나 복약지도를 '제대로' 받았을까.부산 연제구보건소는 해당 약국에 과태료를 부과하겠다고 했다. 복약지도 미준수가 이유다. 해당 약사는 부작용을 설명하지 않았다고 시인한 것으로 전해진다.약국가에선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과태료 처분을 전한 기사에서 약사로 추정되는 많은 네티즌이 댓글을 달았다. 이들은 대부분 억울함을 호소했다. 억울함은 분노의 형태로 표출됐다. 처방은 의사가 했는데 왜 약사가 책임을 지느냐고. 약사뿐 아니라 의사도 부작용을 설명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 아니냐고.이들의 심정이 짐작가지 않는 바 아니다. 복약지도 미준수가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이 아닌 것은 확실하다. 인과관계로 연결짓는 프레임에 빠져선 안된다. 해당 약사에 대한 마녀사냥은 지양해야 함이 물론이다.그렇다고 해서 복약지도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을 감쌀 수도 없는 노릇이다. 복약지도는 법에 명시된 약사의 의무이며, 복약지도료의 대가다. 그 전에 약사라는 배타적 권리(면허)를 가진 전문인이자 직능 본분의 역할이다.사람이 죽었다. 백퍼센트 정확하게 인과관계를 밝히기란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다. 그래서 누군가 하나를 콕 집어서 책임을 묻기도 힘들다. 부작용 없는 약을 만들지 못한 제약사를 탓할 수도, 약 처방 시 부작용을 설명하지 않은 의사를 탓할 수도, 그렇다고 복약지도를 제대로 하지 않은 약사를 탓할 수도 없다.그러나 '왜 나만 갖고 그래' 식으로 억울해 해선 안 된다. 약사만의 문법으로 사건을 이야기해선 안 된다. 처방은 의사가 했으니 의사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논리는, 국민에게 전문 직능인인 약사의 존재를 스스로 부정하는 말로 들린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부여된 의무와 본연의 역할이 있다면 지키는 것이 마땅하다. 아무리 억울하다한들 소중한 딸을 잃은 유족의 억울함에 비할 수 있을까.2018-12-27 06:15:39김진구
오늘의 TOP 10
- 1광동제약, 397억 자사주 처분...대웅·휴메딕스와 맞교환
- 2키트루다·듀피젠트 급여 확대...본인부담률 5% 적용
- 3HLB그룹, 학동 사옥 집결…'원팀 경영' 본격화
- 4건정심, 애엽추출물 급여 유지 안건 결정 미뤄…추후 논의
- 5신풍 "크라목신시럽, 영업자 자진 회수…요양기관 방문 수거"
- 6다산제약, 과기부 '우수 기업부설연구소'에 중앙연구소 지정
- 7세포교정의약학회, OCNT 적용 임상 사례 논문 발표
- 8주 1회 투여 혈우병 A 치료제 '알투비오주' 국내 품목허가
- 9“신뢰도·공공성 향상을”…마퇴본부, 조직역량 강화 교육
- 10강동구약 1년간 이어진 약손사랑…"지역 상생 앞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