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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기허가 제네릭 생동은 행정 낭비기허가 제네릭의약품의 생동성시험을 놓고 제약업계가 혼란에 빠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생동성시험에서 동등성 입증에 실패할 경우 해당 제품을 회수해야 한다고 엄포를 놓았기 때문이다. 약사법에 의거해 안전성·유효성에 문제가 있는 사실이 밝혀지면 해당 의약품을 회수해야 한다는 조항을 근거삼은 것이다.제약업계는 리스크를 안고 생동성시험을 진행해야 할 지 고민에 빠졌다. 복지부는 생동성시험을 안 할 경우 약가를 인하하겠다는 입장이다.애초 기허가 제네릭의약품의 생동성시험 발상 자체가 말이 안 된다. 이들 제품이 이미 생동성시험을 통해 동등성을 확보했다는 판단 하에 식약처로부터 허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단지 판매자만 다른 위탁 제네릭이라 해서 생동성시험을 진행한 수탁 제네릭과 품질이 다른 것은 아니다. 모두 같은 공장에서 나오는 똑같은 약이다. 다만 품질의 균일성은 GMP의 문제이지, 안전성·유효성의 영역은 아니다.식약처가 이미 생동성시험을 통과한 약을 다시 심사하는 것은 분명한 '행정 낭비'이다. 심사 인력 부족으로 허가 수수료 인상을 추진 중인 식약처가 '했던 일을 또 한다'는 것 자체가 웃기는 일이다.따라서 이런 말도 안되는 정책에 힘빼지 말고, 지금이라도 기허가 제네릭의약품의 생동성시험 약가유지 방안을 재고해야 한다.차라리 제약업계가 심하게 반대하는 일괄 약가인하가 더 정당해 보일만큼 아이러니하다. 아니면 신규 제네릭의약품에만 약가를 차등 적용하길 바란다. 아무리 생각해도 기허가의약품의 생동성시험은 비정상적 발상이며, 기업과 정부 둘 다 힘 빼는 일이다.2019-07-12 06:07:10이탁순 -
[기자의눈] 약국 개설기준 마련에 거는 기대"큰 병원도 아니고, 기사거리가 되나요. 다른 지역에도 이런 사례들 많아요. 그곳들도 전부 취재하시나요. 전국적으로 몇 군데나 되는지 아세요?"편법 원내약국 논란과 관련해 모 지역의 보건소를 취재하며 약국개설 담당자에게 듣게된 답변이다.보건소 담당자의 원망섞인 답변에는 '왜 이 곳만 가지고 문제를 삼으려고 하냐'는 뜻이 담겨있었다."문제가 있다는 걸 얘기하려는 게 아니다", "단지 지적받은 사안들에 대한 검토와 판단을 확인하는 것뿐이다"라고 말하며 담당자를 진정시키려고 했으나, 보기좋게 실패했다. 담당자의 언성은 이미 높아져 있었고, 내게 전국에 있는 많고많은 사례들을 확인해보는 편이 나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결국 담당자의 '종합적 검토'를 거쳐 약국은 개설 허가됐다. 해당 약국의 불법 여부는 차치하고, 보건소 담당자의 태도를 보며 왜 편법 약국의 개설이 반복되는지 알 수 있었다.그리고 이것이 그동안 복지부가 편법 약국 개설과 관련해 '현장을 잘 파악할 수 있는 지역 보건소에서 판단하라'며 발을 빼온 결과였다.또한 복지부가 뒤늦게 재가동한 '약국개설등록업무협의체'가 난관에 봉착하리라 예상되는 지점이었다.서울 지역의 한 약사는 의약분업의 취지가 훼손되지 않게 개설기준을 마련해야겠지만, 이미 개설된 층약국과 부딪히지 않아야 하는 숙제가 있다고 말했다.보건소 담당자의 말처럼 이미 곳곳에 개설사례가 있는 상황이라면, 협의체는 가이드라인의 구체성과 명확성을 두고 고심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약사들은 편법 약국개설을 뿌리뽑을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서 명확한 기준을 마련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강제성이 없는 가이드라인만으론 이를 충족시키기엔 역부족일 것이다.또 복지부가 가이드라인을 던져놓고 다시 몸을 숨긴다면 실효성에 대한 비판도 이어질 것이다.때문에 복지부는 약사법 개정이 동시에 추진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태야 할 것이다. 아울러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들었다면, 보건소의 유권해석 및 질의에 대해 '알아서 판단하라'는 식의 답변은 더 이상 하지 말아야 한다.2019-07-09 17:33:16정흥준 -
[기자의 눈]사노피의 노림수는 부적절했다환자는 자신의 고통을 이루 말할 수 없다는 듯 울분을 토해냈다. 객석 여기저기서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 울림은 기자에게도 전해졌다. 지난 4일 국회에서 열린 '2019 중증 아토피피부염 국가지원 토론회' 자리였다.환자들은 한 목소리로 사노피의 중증 아토피피부염 신약 '듀피젠트(성분명 두필루맙)'를 하루 속히 건강보험 급여로 적용해달라고 촉구했다. 한 달 200만~300만원에 달하는 약값이 너무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의료계도 급여화 촉구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곧이어 모든 시선이 한 사람에게 쏠렸다. 보건복지부를 대표해 토론회에 참석한 이중규 보험급여과장이 마이크를 잡았다. 작은 토론회장 안에서 그는 유일한 악역이었다.원론적인 답변이 이어졌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약제 급여를 담당하는 보험약제과장은 다른 일정으로 참석을 못했다.보험약제과장이 참석했다면 속 시원한 답변이 나왔을까. 그렇지 않다. 한정된 재원으로 정해진 원칙에 따라 급여 우선순위를 정하고 그 일을 집행하는 정부 입장에서, 할 수 있는 답변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그저 '급여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정도의 답변이다.여기서 잠시 최근 급여 등재에 성공한 다른 약의 사례를 보자. 바이오젠의 척수성근위축증 치료제 스핀라자의 사례다. 적응증은 다르지만 듀피젠트와 마찬가지로 대체 불가능한 약제이면서도 오히려 비급여 약가는 훨씬 비싸다. 국내 허가 시점도 작년 1월과 3월로 거의 비슷하다.그러나 한 약제는 급여화에 성공한 반면, 다른 약제는 여전히 급여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한 상태다. 이유가 무엇일까. 한 정부 관계자는 "진정성"을 이유로 꼽았다.스핀라자의 경우 정부와의 급여 협상 이전에 환자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가동했다. 국내 환자수가 150~200명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20명 이상의 적지 않은 환자가 이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았다. 환자 프로그램 역시 기업의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이지만, 적어도 정부에 진정성을 전달하기엔 충분했다. 협상 과정 역시 순탄치 않았지만 결과적으론 급여 적용에 성공했다.사노피에 묻고 싶다. 진짜 악역은 누구인가. 애초에 한 달 약값을 보통 직장인의 월급 수준으로 책정한 것은 누구인가. 고통 받는 환자를 위해 급여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도, 환자 프로그램 하나 없이 진정성을 보이지 않는 것은 또 누구인가.두 시간여의 토론회가 진행되는 동안 정부는 적잖은 부담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눈앞에서 울며 호소하는 환자를 외면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마음이 편했을 리가 없다. 이런 점에서 사노피의 전략은 효과적이었다고 볼 수도 있다.그러나 반대로 사노피의 진정성은 더 흐릿해지는 결과를 낳았다고 생각한다. 아무렴 환자를 앞세워 정부를 압박하는 모양새가 불편한 것은 기자보다 당사자인 정부가 훨씬 심할 것이란 판단이다.환자의 딱한 사정을 모르는 바가 아니다. 듀피젠트가 하루라도 빨리 급여목록에 이름을 올리기 위해선 정부만큼이나 제약사의 역할도 중요하다. 사노피는 급여 적용을 위해 지금까지 어떤 노력을 했는지 진지하게 반성해야 한다.2019-07-08 06:17:17김진구 -
[칼럼] 일반의약품 시장을 살려야한다사실 필자는 '일반의약품'이라는 명칭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전문의약품'이라는 명칭도 마찬가지다.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용어는 '비처방의약품'과 '처방의약품'이다. 이러한 명칭이 의약분업 당시 도입돼 유독 우리나라만 이런 말을 쓰게 됐다. 결과적으로 의사가 처방내는 약은 특별하고 고급스러운 약이고 약국에서 약사와 대면해 구입하는 약은 평범하고 격이 낮은 약이라는 뉘앙스가 담기게 됐으니 애석한 일이다.자가치료(일반약) 시장에 대한 정부 정책을 살펴보면 합리성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우선 경질환조차도 자가치료보다는 병의원 진료를 선호하도록 제도가 짜여 있다. 우리나라는 환자 한 명이 병의원을 방문하는 연간 횟수가 17회인데(2016년 기준) 이는 OECD 최고 수준이며 통합의료의 일종인 인두제를 실시하는 영국에 비해 3-4배에 달한다. 인구고령화로 일차의료기관의 주된 역할이 지역사회의 질병예방과 만성질환관리로 바뀌고 있는 시점에서, 대한민국은 여전히 경질환 진료가 일차의료기관의 주요한 수입원이 되고 있는 것이다.또한 선진국은 비처방의약품(우리나라의 일반약)에 대해 보험 급여를 적용해주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비해, 우리나라는 심지어 인공눈물 같은 일반약도 처방에 의해 보험 적용을 해줌으로써 자가치료 시장 위축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최근에는 경제활성화를 이유로 건기식에 더욱 다양한 원료 사용과 소분판매까지 허용하겠다고 발표했다. 많은 일반약이 약효 재평가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허가 취소되는 현실과 극명하게 대비된다.하지만 무엇보다 압권은 해열진통제를 편의점에 풀면서 ‘안전’상비의약품이라는 명칭을 붙여준 것 아닐까.고령화로 의료비 부담이 늘어나는 미래에는 정부도 결국 자가치료 활성화 쪽으로 방향을 전환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는 의약분업 이후 침체를 겪고 있는 일반약 시장에도 반가운 소식이다. 그런데 그날이 오기를 기다리기만 하면 되는 것일까? 그런 날이 오면 약국의 일반약 수익은 저절로 늘어나는 것일까?이 대목에서 잠시 일본의 사례를 살펴보자. 일본은 일반의약품을 1류 2류 3류로 분류하고 있는데, 약사가 아닌 등록판매자가 약국이 아닌 장소에서 판매할 수 있는 2류 및 3류에 해당하는 품목이 전체 일반의약품의 95%가 넘는다. 2류에는 대부분의 감기약과 해열진통제 등이 포함된다. 더욱 놀라운 것은 2류 및 3류 일반약의 약국외판매가 2009년에 시행되었으며, 2014년에는 25품목을 제외한 모든 일반약의 인터넷판매까지 허용했다는 점이다.물론 우리나라와 일본의 경우를 동일 선상에 놓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우리도 편의점에서 의약품 판매가 허용되는 등 정책 방향이 소비자 편의성 쪽으로 기울고 있으며,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약사와 대면 없이 의약품을 구입하는 데 사람들이 점점 익숙해지고 있다는 것이다.사실 일반약 시장을 빠르게 성장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 있다. 소비자의 선택권을 확대하는 것이다. 약국 경영 활성화의 수단으로 이야기되는 드럭스토어도 이 연장선상에 있다. 따지고 보면 자가치료의 주체는 환자이므로 그 선택권을 존중하는 것이 옳다.그런데 여기서 더 나아갈 수도 있다. 약국이 아닌 곳으로 유통경로를 다양화하면 소비를 더욱 늘릴 수 있다. 오남용을 우려하는 약사의 간섭 없이 약을 살 수 있도록 말이다. 거기에 각종 마케팅으로 소비자의 욕구를 자극한다면 금상첨화다. 일반약 활성화를 위해 이러한 결과도 감수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약사는 아마도 없을 것이다.약국과 약사가 중심이 되어 자가치료 시장을 활성화하는 것이 바람직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러려면 지금부터 준비와 노력이 필요하다. 그것도 되도록 빨리 말이다.첫째, 소비자의 선택권과 약사의 전문성이 모두 존중되도록 틀을 짜야 한다. 자가치료에 필요한 지식을 약사들이 다양한 통로를 통해 제공할 필요가 있다. 흔히 소비자가 많이 알수록 까다롭고 피곤하므로 정보 제공을 꺼리는 인식이 있지만, 제대로 된 지식을 갖출수록 오히려 전문인과 원활하게 대화할 수 있고 전문인과 신뢰관계를 형성하기도 쉽다.또한 자가치료가 가능하거나 오히려 병의원 진료보다 우수한 해결법이 있는데도 몰라서 약국에 문의조차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병의원은 의료광고로, 제약사는 제품광고로 소비자에게 호소해온 반면 약국은 어떤 것도 하지 못했다. 전문성을 바탕으로 소비자와 관계를 맺을 방법을 치열하게 고민하고 실천해야 한다.둘째, 자가치료에서 약사가 하는 역할이 무엇인지 정립하고 알려 나가야 한다. 약 자체의 안전성만을 따진다면 비교적 안전한 일반약에 대해서는 약국외 판매를 반대할 명분이 없다. 최근 복지부가 겔포스와 스멕타를 편의점약으로 선정하려던 것도 이 때문이다. 약사가 하는 역할을 강조해야 한다. 자가치료해도 되는지 진료가 필요한 상황인지 체계적인 질문을 통해 감별하는 작업을 트리야지 triage라 한다. 약사라면 일반약 환자를 응대하기 위해 반드시 갖춰야할 능력임에도 약학대학에서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 경우가 많다.또한 불법 문진으로 왜곡하는 의사단체의 공격으로 트리야지 수행을 꺼리는 약사들도 있다. 트리야지도 중요하지만, 환자의 자가진단이 맞는지 확인해 최선의 약물을 추천하고 사용법을 안내하고 부작용 등 주의사항을 일러주는 것도 약사의 중요한 역할이다. 일선 약국들이 이를 동일하게 실천하는 한편 약사의 이러한 역할을 꾸준히 홍보해야 한다. 그래야 자가치료는 약사와 상담을 통해 하는 것이 좋다는 인식을 확산시킬 수 있다.셋째, 약사와 약국이 중심이 되는 자가치료 활성화 방안을 정책 당국에 꾸준히 제안하고 설득해야 한다. 해외여행과 직구 그리고 편의점 상비약 등을 통해 약국외 장소에서 약을 구입하는 경험이 점점 늘고 있다. 현행법의 제한은 있지만, 법은 결국 사회 인식을 반영하게 된다. 지금부터 대비해야 한다. 편의점에 약이 풀린 이후에도 대약은 본질적인 대책 마련보다는 품목 증가를 막는 데에만 급급했다. 우리가 원하는 큰 그림을 정부와 국민에게 제시하고 설득하는 노력이 필요하다.2019-07-08 06:05:15데일리팜 -
[데스크시선]일관성 상실한 약가제도와 시대유감보건복지부의 '약제의 결정 및 조정기준' 개정안이 베일을 벗었다. 핵심 골자는 7년간 유지돼온 '제네릭 약가 가산제 폐지'에 방점이 맞춰져 있다. 개편 예고안을 보면, 합성·생물약 가산기간을 기본 1년으로 정하고, 회사 수가 3개사 이하인 경우 가산유지 기간을 2년까지 한정할 계획이다. 다만 제약사에서 가산기간 연장을 원할 경우, 약제급여평가위원회 심의를 거쳐 2년 한도 내에서 가산비율을 조정하고 가산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그동안 제도 시행에 따라 오리지널은 70%, 혁신형제약 제네릭과 원료 직접생산은 68%, 제네릭은 59.5% 수준까지 각각 가산 적용돼 혜택을 받아 왔다. 제네릭이 최초 등재되면 처음 1년 간 약가가산을 부여, 이후 동일성분 제품 생산 제약사가 3개사 이하면 4개사 이상이 될 때까지 기간 제한없이 가산을 유지할 수 있었다. 15개 제약사 40여 품목 정도가 이에 해당되며, 연간 800억원 상당의 혜택을 받아 온 것으로 추정된다.약가 가산제는 2012년 일괄약가인하제도가 시행됨과 동시에 도입된 제도다. 급격하게 약가가 인하되는 것에 대한 완충장치를 마련함으로써 의약품의 안정적 공급과 국내 제약기업의 연구개발 노력에 따른 가치 반영 등을 목적으로 탄생됐다. 이 제도는 개별 제약바이오기업으로 하여금 R&D 투자와 제제 연구의 중요성을 각인시켜 종국에는 '퍼스트 인 클래스'로 대별되는 오리지널 신약 개발을 유도해 온 순기능을 담당해 온 게 사실이다.하지만 제도 자체가 사실상 폐지 수순에 접어들면서 그동안 정부의 포지티브정책만 믿고 그 길을 걸어 온 기업 입장에서는 좌절과 실망감만 남게 됐다. 한미약품 소화성궤양용제 에소메졸과 종근당 면역억제제 타크로벨은 오리지널과 대등한 제품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들 약물은 적게는 10년 길게는 20년 넘게 거대 다국적 제약사와의 특허 전쟁에서 당당히 승소하며, 국산 제제기술력을 세계 시장에 알렸다. 그 저변에는 '연구개발만이 경쟁력'이라는 한미약품 임성기 회장과 종근당 이장한 회장의 경영철학이 자리 잡고 있다. 정부의 제약바이오산업 신성장 동력 천명과 궤를 같이하는 부분이다.약가 가산제 폐지는 국민건강보험종합계획이라는 큰 틀에서 논의되고 있다. 결국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과 직결되는 부분이다. 기존 가산제가 폐지되면 별다른 자구책없이도 800억원 만큼의 흑자를 보존받는 드라마틱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세수 확보를 위해 별도의 사업이나 세율을 높일 경우 국민적 저항과 시민단체들의 반발을 사기 쉽다. 그러나 건보재정의 영향권에 속해 있는 전문의약품의 경우 상대적으로 통제가 용이하다. 2012년 제약산업 선진화 방안으로 명명됐던 일괄약가인하가 그랬고, 올해 파문을 일으켰던 3.27 약가제도 개편안이 그 좋은 실례다. 찻잔 속 태풍일 뿐 모두 정부의 의지대로 감행됐다.정부는 '유통부조리 척결과 연구중심기업 육성'이란 대의명분 카드로 애?J은 약가만 잡아 왔다. 리베이트 적발 기업은 원스트라이크 아웃이라는 강도 높은 처벌이 적재적소의 처방일 것이다. 퍼스트 인 클래스 신약개발을 위해서는 그에 합당한 정부 차원의 대규모 투자가 병행됨이 우선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제네릭 원죄론'이 항상 발목을 잡고 있다. 제네릭이 무슨 죄란 말인가. 그렇다면 제네릭과 원료의약품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당당하게 우위를 선점하고 있는 중국과 인도의 경우는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20조원에 달하는 국내 제약바이오 외형을 그나마 이 만큼 성장시킨 주역은 바로 제네릭이다. 때문에 약가 보존은 제약바이오산업의 존폐가 달려 있음을 망각해서는 안된다.제도와 정책은 정반합-변증법적 논리를 통해 발전을 거듭한다. 여기서 말하는 정반합은 시대적 상황에 맞는 여론에 의한 커뮤니케이션의 합일이다. 다시 말해 예측가능성과 일관성 유지는 제도와 정책을 완성시키는 기본 초석과 같다. 정권이 바뀔 때 마다 정부의 입맛에 맞게 조령모개 행태를 띠어서는 국민적 지지를 받을 수 없다. 정부는 최근 제약바이오산업을 국가 신성장 동력으로 인식하고 대대적인 지원과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헬스케어 분야는 철강/조선산업과 같이 단기적인 의지와 뚝심만으로는 상아탑을 완성할 수 없다. 산업에 대한 깊은 이해와 통찰 그리고 기다림의 철학이 절실히 요구된다. 약가인하라는 1차원적 접근이 아닌 '한국형 제네릭' 육성이라는 고차원적 제도와 정책을 다시한번 기대해 본다.2019-07-05 16:49:53노병철 -
[기자의 눈] 키오스크 해법, 정부 주도 전자처방전종합병원 내 무인정산기계(키오스크)의 처방전 약국 전송 기능이 논란이다. 병원 키오스크의 기본적이고 가장 중요한 기능은 외래환자 진료비 수납과 다음 진료일정 예약, 처방전 발행 등 일반 원무지만 발행된 처방전을 인근 문전약국으로 전송하는 역할까지 기능이 확대되면서 약사사회 균열을 유발했다.약사들은 병원 키오스크가 상용화 된지 십 여년이 지난 지금도 병원-약국 간 처방전 담합 우려를 중심으로 처방전 전송 1건 당 300원 안팍의 약국 부과되는 수수료 등 문제는 제자리 걸음이라고 비판했다. 키오스크 미가입 시 처방전·매출 하락 불이익이 초래돼 약국은 무조건 가입이 불가피한데다 단지 병원 키오스크를 거쳐 처방전이 약국 전송된다는 이유만으로 사용료를 약국에 부과하는 것은 수긍이 어렵다는 취지다.아울러 처방전 약국 전송기능으로 유발되는 '노쇼 환자(전송 약국과 다른 약국에서 조제)'나 전송 과정에서 발생한 오류로 인한 경영혼란이 전송기능이 주는 이익을 상쇄한다고 했다. 문제 해결을 위해 사기업이 아닌 정부가 전자처방전 사업에 앞장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환자 처방전이 창출하는 이익을 사기업이 키오스크 등으로 챙기는 현실을 정부가 나서 규제할 의무가 있다는 지적이다.실제 정부는 지난해 전자 처방전 발급 사업을 추진했었다. 당시 계획대로라면 시범사업을 거쳐 올해부터는 전국 어디서나 전자처방전이 일반화됐어야 한다. 그때만해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DUR시스템을 통해 병원 처방 데이터를 약국에 바로 전달하는 전자처방전이 과도한 비용과 환자 불편을 해소할 것이란 입장을 내세웠던 과기정통부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1년여가 지난 지금, 침묵 상태다.병원 키오스크의 약국 처방전 전송 기능이 재차 도마위에 오르자 약사들은 이참에 정부가 당초 계획대로 전자처방전 사업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을 재개하는 분위기다. 복지부와 심평원이 만든 시스템이라면 약국의 처방전 수수료가 사라지고 처방전을 둘러싼 사기업의 수익 쟁탈전도 자취를 감출 것이란 기대다.나아가 완벽한 정부 주도 전자처방전 사업이 완성되면 처방전 자체가 사라져 병원-약국 간 담합 위험성도 크게 줄 것으로 전망했다. 이렇게 되면 환자도 진료 후 종이 처방전이나 모바일 앱 전자처방전 없이 자기가 원하는 약국을 찾아가는 것 만으로 질환 치료에 필요한 의약품을 조제받을 수 있다.대한약사회도 이같은 견해를 참고해 처방전 수익을 중심으로 한 일부 사기업의 약국 착취 비즈니스 모델을 근절하는 정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 정부의 전자처방전 사업에 속도를 붙이는 기폭제로서 역할도 약사회 몫이다.약사회는 '전문약은 공공재'라는 대국민 홍보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펴고 있다. 약사들 사이에서는 전문약 뿐 아니라 환자 처방전도 공공재이며, 처방전을 둘러싼 지나친 수익 사업을 근절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병원 키오스크의 약국 처방전 전송 기능은 의약분업 이후 등장해 십 여년이 지나 이미 관행이자 산업으로 자리잡았다. 다수 문전약국은 울며 겨자먹는 심정으로 병원 키오스크에 가입할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기업이 아닌 정부 주도 전자처방전 사업은 이같은 부작용을 해결할 해법 중 하나다. 그게 어렵다면 병원 키오스크 부작용을 해결할 규제와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2019-07-04 19:08:57이정환 -
[데스크시선] 어느 홍보대행사의 B사감과 러브레터현진건의 단편소설 'B사감과 러브레터'는 사실주의를 표방한 작품이다. 소설 속 주인공 B사감은 기숙사로 러브 레터가 배달되는 것을 무엇보다도 싫어한다. 연예편지를 받은 학생을 불러 설교와 문초를 한 끝에 눈물까지 글썽이면서 악마에게서 어린양을 구해달라며 기도까지 한다. 두 번째로 싫어하는 것은 친부모, 친동기간을 포함한 남자가 기숙생을 면회하러 오는 일이다. 다시 말해 자신만의 왕국 기숙사에서 온갖 폭압과 전횡을 휘두르는 위선적 인간을 풍자한 소설로 압축할 수 있다.그런데 이러한 소설 속 이야기보다 더 막장 드라마같은 실화가 A홍보대행사에서 자행되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해당 회사 관계자들에 따르면 B최고경영자는 직원들의 복장과 메이크업에 대한 엄격한 가이드라인을 설정하고 있다. 이러한 가이드라인은 일종의 회사차원의 지침으로 문서화돼 직원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스캔할 정도라 한다.여성직원 품행에 대한 지침은 이렇다. 갈색톤을 벗어난 머리 염색 금지, 화려한 귀걸이 금지, 단발머리 강요, 빨간 립스틱 금지, 정장 자켓 필착용, 네일아트(페디큐어 포함) 전면 금지, 치마 길이는 무릎까지(발목까지 닿는 롱스커트도 금지), 반바지 착용 금지, 샌들형 구두 금지 등이다. 남성직원도 반팔 와이셔츠를 입어서는 안된다. 슬리퍼는 업무용 책상 반경 2m 안에서만 신을 수 있다. 슬리퍼를 신고, 화장실에 가다 B최고경영자에게 적발될 경우 불호령이 떨어진다.심지어 꽃무늬 원피스를 입고 출근한 직원에게 복장 불량이라며 귀가조치 후 옷을 갈아입고 오라는 황당한 일도 있었다. 워크샵에 반바지 차림으로 간 직원에게 자비로 인근 옷가게에서 바지를 구입해서 바꿔 입으라는 경우도 비일비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장과 스타킹 색이 맞지 않는다며 핀잔을 주는 경우도 다반사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예민한 직원의 경우 소화불량과 방광염 치료제를 달고 사는 경우가 많다.그렇다면 B최고경영자는 왜 이렇게 도를 넘어선 품행지침에 목을 맬까. 표면적 이유는 고객사 프리젠테이션이나 기자 미팅 시, 시선이 사람에게 분산됨을 막고, 업무적 용건에만 집중시키기 위함이다. 최근 몇몇 제약사와 홍보대행사에서 미스코리아/미스춘향 출신을 직원으로 채용했다 혼란(?)만 초래했던 사례 등을 종합해 볼 때, 일면 수긍이 가는 대목이다. 하지만 그 수위와 강도가 상식과 용인 수위를 넘음이 아쉽다.B최고경영자의 왜곡된 품행지침의 목적은 회사발전에 있었을 것이다. 인지했건 못했건 이유여하를 불문하고 그가 자행한 강요행위는 인간의 기본권을 심각하게 침해한 경우로 볼 수 있다. 소극적 의미의 표현/신체적 자유는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가지는 기본권이다. 특히 민주주의의 필수불가결한 가장 근원적 권리라 할 수 있다. 우리 헌법은 법률에 저촉이 되지 않는 한 신체/정신을 막론한 다양한 자유를 확약하고 있다. B사감이 A홍보대행사라는 공화국의 통수권자라 할지언정 헌법에 보장된 '인간의 존엄성' 위에 군림할 법적 권한은 주어지지 않았다.2019-07-04 06:17:50노병철 -
[기자의 눈] 유한양행 체질개선과 오픈이노베이션오랜만에 희소식이 전해졌다. 유한양행은 인보사 사태 이후 침체된 국내 제약바이오산업계의 분위기를 반전시켰다.잘 알려진대로 유한은 지난 1일 글로벌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과 1조원대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치료 신약 후보물질 YH25724 공동 개발이 계약의 골자다.YH25724는 아직 걸음마도 못 뗀 전임상 단계의 초기물질이다. 그럼에도 베링거인겔하임은 계약금으로만 400억원대를 지불하겠다고 나섰다. 계약금 중 100억원은 비임상 독성실험(GLP-Tox) 이후 유한에 꽂힌다. 그만큼 후보물질에 대한 가능성을 높게 봤다는 얘기다.여러 언론은 이번 기술수출 계약의 성공 요인으로 '오픈이노베이션'을 꼽는다. 유한은 바이오벤처기업인 제넥신과 협업을 통해 약효지속 플랫폼 기술인 'long-acting(HyFc)'을 YH25724에 접목한 것으로 전해진다.표면적으로는 오픈이노베이션이 주목을 받지만, 그에 못지 않게 유한의 NASH 치료제 개발을 향한 꾸준한 의지가 있었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얼마 전 마무리된 바이오코리아에서 유한은 신약 개발 의지를 그 어느 때보다 강조했다. 행사에 참여하는 국내사가 점차 줄어드는 가운데에도 유한은 메인 부스를 차지하며 글로벌 진출 전략을 중점 홍보하는 모습을 보였다.행사장에서 만난 유한 R&D 관계자에게 가장 핵심적인 파이프라인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는 "EGFR 비소세포폐암 표적항암치료제 레이저티닙(YH-25448)과 바이오신약 파이프라인 NASH치료제 후보물질"을 꼽았다. 여기에 YH25724가 포함됐음은 물론이다.작년 열렸던 바이오코리아에서도 유한은 주요 파이프라인 4개 중 하나로 YH25724를 선정한 바 있다. 당시 유한 관계자는 "YH25724는 4월 중 유럽간학회 발표가 예정돼 있다"며 해외 진출 의지를 드러냈었다.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찾아온다고 했다. 마침 베링거는 미개척 시장에서 신약 파이프라인을 강화하려 했고, 유한은 눈길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그 배경에는 오픈이노베이션뿐 아니라 유한의 오랜 준비가 있었다는 점을 주지해야 한다.이로써 유한은 인보사 사태로 신약 개발 진실성에 의구심을 받던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의 잠재력을 세간에 재확인시켰다.이제 우리가 할 일은 유한이, 나아가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이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도록 꾸준히 응원하고 지지하는 것이다.2019-07-03 17:35:07김민건 -
[기자의 눈] 약가 사후관리 RWD...관건은 공감정부가 의약품 약가에 RWD(Real-world data)를 반영하겠다고 한다. 이에 대한 제약업계의 표정은 밝지 않다.활용목적은 약제 사후관리다. 약이 보험급여 목록에 등재된 이후 RWD를 근거로 약가를 조정하겠다는 복안이다. 업계의 우려는 단순히 추가 약가인하 기전만은 아니다. 정부가 내놓는 RWD 자체의 신뢰수준, 혹은 근거기준에 대한 불안감이 적잖다.전문의약품은 식약처에서 임상연구, 즉 RCT(Randomized controlled trial)를 기반으로 시판허가를 받는다. 또 제약사들은 의약품 시판 후 자체 비용을 들여 RWD 분석 연구를 발표하기도 한다.좋은 결과를 목표로 했을때 RCT가 무조건 편하다고 보기도 어렵다. 학계에서도 RCT와 RWD의 우열을 두고는 명확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그럼 무엇이 문제일까. RWD가 신뢰할 수 있고 견고함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더 명확하고 보다 균일한 데이터 표준을 적용해야 한다.RWD는 격차, 오분류, 불일치 및 구조 부족과 같은 한계가 있다. 따라서 자료의 일관성, 정확성, 완전성 및 대표성에 대한 오류를 야기하기 쉽다. 따라서 연구목적에 적합한 고품질의 RWD를 선별할 수 있어야 하고, 자료의 형태와 연구목적에 맞는 통계적 분석방법이 개발돼야 하며 이를 위한 기준마련이 필요하다.또한 다양한 소스의 이질적인 RWD 데이터 간의 이질성은 큰 과제다. RWD는 자료의 표준화가 어렵다. 도출한 RWE의 품질 및 유용성을 손상시킬 수 있다. 이는 다른 데이터와의 연결성 결여로도 이어진다.고품질의 데이터 및 상호운용성을 위해서는 최소한의 데이터 필요요건이 갖춰져야 하고, 다양한 소스의 표준화를 통해 결합시키고 통합할 수 있는 기술과 인프라가 필요하다.물론 정부도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방면의 접근을 고려하고 있고 연구도 진행중이다. 그러나 신약을 다수 보유했고 의약품 관련 연구에 있어서 글로벌 시장을 리드하는 다국적제약사들의 불안감이 이해도 간다.사후관리에 적용하는 RWD, 제약업계의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을까?2019-07-01 06:16:12어윤호 -
[데스크시선] 제약바이오 옥석 가리기 시작됐다지난 한주 제약바이오 주식 시장은 한마디로 ‘곡소리’가 났다.에이치엘비와 에이치엘비생명과학은 개발 중인 항암제의 글로벌 임상3상 실패 소식으로 지난달 27일과 28일 이틀 연속 하한가를 맞으며 주가가 반토막났다. 이틀 만에 에이치엘비와 에이치엘비생명과학의 시가총액은 각각 1조4399억원, 2759억원 증발했다.발기부전치료제 ‘자이데나’로 희귀질환치료제를 개발 중인 메지온은 같은 기간에 주가가 45.2% 빠졌다. 시가총액은 이틀 만에 4492억원 사라졌다.헬릭스미스, 앱클론, 제넥신, 유틸렉스, 압타바이오, 테고사이언스, 신라젠, 올릭스 등 주목받던 바이오기업들의 주가가 큰 폭의 하락을 경험하면서 기대감이 불안감으로 바뀌는 분위기가 확연하다.마치 지난 2016년 9월말 한미약품의 베링거인겔하임 기술이전 과제 반환 소식 이후 제약바이오 업계 전반에 걸쳐 투자 심리가 꽁꽁 얼어붙었을 때가 연상된다. 당시 한미약품은 올무티닙의 권리 반환 이후 주가가 9월29일 62만원에서 두달여만에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상당수 제약바이오주도 하염없이 곤두박질쳤다.2015년부터 시작된 한미약품의 연이은 초대형 기술이전 소식에 업계 관계자나 투자자들은 마치 글로벌 성공에 근접한 듯한 착각으로 환호했다. 하지만 기술수출 과제의 반환이 실망으로 돌아오면서 제약바이오기업들에 대한 불신으로 확산됐다.기술수출 과제의 개발 중단이나 권리 반환은 충분히 예상 범주에 포함되는 변수라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게 됐고 주식 시장은 한층 성숙해졌다. 이후에도 기술이전 신약의 악재 소식이 들려왔지만 주식 시장은 예전처럼 크게 요동치지 않았다.최근 바이오기업들의 들쭉날쭉한 주가 흐름은 한편에서는 더욱 위태해보인다는 걱정이 든다.올해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는 유한양행과 SK바이오팜의 기술수출 계약 성사로 산뜻한 출발을 보였다.하지만 돌연 코오롱생명과학의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의 성분 변경 논란이라는 대형 악재가 발생했다. 국내 최초의 유전자치료제로 허가받은 인보사의 성분이 허가사항과 다르다는 어처구니 없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허가 취소가 예고됐고, 해당 업체의 주가는 폭락했다. 정부가 허가한 신약에서 심각한 결점이 드러나자 바이오기업들에 대한 거품을 제기하는 시선이 확산됐다.최근 들어 매년 수십곳의 바이오기업이 주식 시장에 상장하고 주가가 급등하면서 투자자들을 열광케 했다. 바이오기업들은 저마다 글로벌 시장 성공을 자신하면서 많은 이들에게 ‘대박의 꿈’을 품게 했다. 일반투자자들로부터 1000억원 이상의 자금도 거뜬히 수혈받기도 했다.지난 28일 기준 코스닥 시장 시가총액 순위 10위권에 제약바이오기업이 무려 6곳 포진해 있다. 이중 상당수 기업들은 아직 뚜렷한 개발성과나 실적을 보여주지 않은 상태다. 그만큼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에 대한 기대감이 뜨겁다는 방증이다.바이오기업들의 주가는 끊임없이 냉온탕을 반복했다. 새로운 임상시험에 착수한다는 소식이라도 들리면 주식 시장은 즉각 화답했다. 경쟁약물의 임상 결과에도 예민하게 반응했다. 임상 실패 소문만으로도 주가 종목창은 파란불이 커지기도 했다. 가끔 들려오는 주요주주의 주식 처분 사실은 실망으로 둔갑한 적도 있다. 일부 기업은 장 마감 후나 금요일 오후 늦게 불리한 내용을 공시하는 ‘올빼미 공시’로 투자자들을 분노케 하기도 했다.사실 신약개발은 과학의 영역이라는 점에서 일반인들은 명확한 가치를 판단하기 힘들다. 기업들이 발표하는 임상 데이터가 어느 정도의 경쟁력을 보여주는지 파악하기는 더욱 어렵다. 신약은 개발 단계마다 성공보다 실패 확률이 높지만 많은 이들은 성공에 베팅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극적으로 상업화 단계까지 도달하더라도 실제로 잘 팔릴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최근 부진한 주가 흐름은 바이오기업들이 성공에 근접해 가는 상황에서 거쳐야 하는 성장통일지도 모른다. 개발 과정에서 적잖은 불안감을 노출하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성공 사례를 배출할 가능성도 크다. 국내에서 아직까지 글로벌 무대에서 한 번도 내지 못한 성과가 머지 않은 시간내 가시화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많은 기업들이 한번도 걸어보지 못한 길을 걷고 있다. 그래서 시행착오를 겪을 수 밖에 없다. 연구개발비를 어떤 기준으로 무형자산으로 회계 처리할 수 있는지도 최근에서야 제시됐다.지난 몇 년간 많은 바이오기업들은 성공을 자신하는 청사진을 숱하게 제시했다. 모든 신약은 개발단계가 진전되면 성패가 판가름 날 수 밖에 없다. 많은 신약 후보물질들이 주요 임상시험 결과 발표를 앞두며 성패의 기로에 서 있다. 냉정해야 할 때다. 이미 옥석 가리기는 시작됐다.2019-07-01 06:15:24천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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