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면역항암제없는 틈새 공략...이뮨온시아 "효과·안전 확인"[싱가포르=정새임 기자] "NK·T세포 림프종은 승인 받은 면역항암제가 없는 틈새 시장입니다. 내년 2분기 임상을 마치고 최종 결과에서 좋은 성적을 받으면 빠르게 허가를 받고 적응증을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김흥태 이뮨온시아 대표김흥태 이뮨온시아 대표는 3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2022 유럽종양학회 아시아 학술대회(ESMO Asia 2022)'에서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이뮨온시아는 유한양행과 미국 바이오기업 소렌토 테라퓨틱스가 합작해 설립한 면역항암제 전문 신약 개발 기업이다. PD-L1 항체 IMC-001을 비롯해 CD47 항체 IMC-002 등 여러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국립암센터 종양내과 교수로서 폐암과 식도암 분야 권위자로 손꼽혔던 김 대표가 33년간 몸담았던 학계를 떠나 선택한 바이오벤처로 주목을 받았다.올해 ESMO Asia는 김 대표에게도 의미가 남다르다. 지난 2021년 7월 이뮨온시아 대표로 선임된 후 글로벌 학회에서 자사 임상 결과를 선보이는 첫 자리다. 국내 임상이고 모집단이 10명 남짓함에도 구두 발표 세션에 선정됐다. 이번 연구는 표준치료요법인 'L-아스파라기나제(L-asparaginase)'로 효과를 보지 못한 재발성·불응성 NK·T세포 림프종 환자 13명을 대상으로 한 국내 2상 임상 중간 분석 결과다. 혈액암 권위자로 꼽히는 김원석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가 '미니 오럴-혈액암' 세션에서 발표를 진행했다.IMC-001 2상 유효성 중간분석 결과(자료: ESMO Asia) 임상 중간 분석 결과, 평가 가능한 10명 환자 중 6명이 반응(ORR=60%)했고, 반응을 보인 환자 모두 완전관해(CR=100%)를 보였다. 이 중 4명은 1년 이상 투여를 지속해 약물 안전성과 반응 지속성 측면에서 우수한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안전성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면역항암제가 주로 보이는 사이토카인 신드롬이나 혈액학적 독성 부작용이 발견되지 않았다. 1명에서만 3등급 수준의 포도막염이 관찰됐다. 임상 중 3명이 부작용으로 인해 투약 기간을 조정했으며, 1명이 코로나19 감염으로 투약이 지연됐다. 주요 이상반응은 피로, 두통, 피부발진, 가려움 등이었으며 대부분 경증으로 관리 가능한 수준이었다.IMC-001 2상 안전성 중간분석 결과(자료: ESMO Asia) 김 교수는 "분석 환자 수가 적어 IMC-001가 월등히 우월한 치료제라 단정지을 수 없다"면서도 "적어도 (기존 면역항암제와 비교해) 비슷하거나 조금 더 우월하다고 본다. 재발성 환자의 경우 생존기간이 4~6개월 정도밖에 되지 않는데, IMC-001에 반응한 6명 중 4명은 치료 기간이 1년을 넘는 등 상당히 장기간 생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IMC-001은 PD-L1 기전의 면역항암제다. 동일 기전의 항암제로는 글로벌 판매 21조원에 달하는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와 10조원을 올린 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가 있다. IMC-001이 임상을 진행 중인 NK·T세포 림프종은 키트루다와 옵디보가 적응증을 갖고 있지 않다. 서양에서는 비교적 드문 질환이다 보니 관심에서 벗어난 것이다. 하지만 아시아에서는 비교적 흔히 발병되는 급성 림프종 중 하나로 시장이 작지 않다. 한 마디로 틈새 시장이다.김원석 삼성서울병원 교수희귀암인 NK·T세포 림프종은 엡스타인바 바이러스(EBV) 감염과 관련 있는데 동양인의 약 90%가 이 바이러스에 감염돼 있다. 일반인은 감염되더라도 문제가 없지만 면역체계가 손상돼 있으면 잠복하던 바이러스가 활성화하며 암을 유발한다. 현재 치료법은 방사선과 항암화학요법이 주를 이루는데, 2년 이내 재발률이 75%에 달한다.김 교수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남중국, 일본 등 아시아 지역에서는 가장 흔히 보이는 T세포 림프종이 바로 NK·T세포 림프종이다. 그런 면에서 시장이 작지 않은데 서양에서 관심도가 떨어지다 보니 한 번도 허가 임상이 체계적으로 이뤄진 적이 없다"며 "IMC-001으로 진행 중인 허가 임상이 상당히 빠른 편에 속한다"고 설명했다.이뮨온시아는 내년 2분기쯤 임상이 완료되고 최종 데이터를 얻으면 곧바로 허가 절차에 착수할 계획이다. 글로벌 진출을 위한 IMC-001의 기술수출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내년에는 코스닥 상장에도 속도를 높인다. 이뮨온시아는 지난 7월 기술성 평가에서 고배를 마셔 기술특례상장 일정이 지연된 바 있다. 내년 하반기 내 기술성 평가를 다시 받겠다는 계획이다.김 대표는 "국내 빠른 상용화로 틈새 시장을 선점한 후 차차 적응증을 늘리고자 한다. 환자가 많은 중국 등 아시아 지역은 기술수출을 추진할 계획이다. 기술성 평가는 내년 3분기쯤 재신청할 예정"이라고 전했다.2022-12-06 06:18:45정새임 -
'임상 성공' 렉라자, 높은 교차투여로 2차지표 부진 가능성[싱가포르=정새임 기자] 유한양행의 항암신약 '렉라자(성분명 오시머티닙)'가 글로벌 3상(LASER301) 임상에서 2차 지표인 전체생존기간(OS)을 유의하게 개선하지 못할 것으로 점쳐진다. 1차 지표인 무진행생존기간(PFS)에서 상당한 개선을 보인 것과 대조적이다. 아시안 OS로 효과에 의문이 제기됐던 '타그리소'와 비슷한 상황이 재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대조군 환자 중 내성 변이가 확인돼 3세대 치료제로 전환한 '교차투여(크로스오버)'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 글로벌 임상총책임자(PI)의 설명이다.LASER301 임상을 총괄한 조병철 연세세브란스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3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2022 유럽종양학회 아시아 학술대회(ESMO Asia 2022)' 메인세션 발표 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현 시점에서 렉라자가 OS 개선의 통계적 유의성을 맞추지 못한 건 약 40%에 달하는 높은 크로스오버 비율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타그리소 3상을 진행했을 때와 달리 지금은 내성 변이(T790M) 진단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어 상황적으로 차이가 있으며, 1차 지표 달성으로 렉라자 효과를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조병철 교수(좌)와 로스 수 교수(우)가 렉라자 3상 임상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LASER301은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1차 치료제로 렉라자를 썼을 때 1세대 치료제 '이레사' 대비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한 글로벌 연구다. 1차 평가지표는 무진행생존기간(PFS)으로 렉라자는 대조군보다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을 55% 감소시킨 20.6개월 PFS를 기록해 높은 개선효과를 입증했다.2차 지표인 전체생존기간(OS)은 데이터 성숙도 29%로 충분한 데이터가 수집되지 않은 상태다. 다만 투여 후 18개월 시점에서 렉라자의 생존율은 대조군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p=0.116). 29% 데이터가 수집된 시점에서 렉라자군은 25%(49명)가 사망에 이르렀고, 대조군은 32%(64명)가 사망했다. 이날 공개된 전체생존기간 그래프 추이를 보면 투여 후 27개월 시점부터 렉라자군과 대조군의 생존율 비율이 거의 비슷해진다. 최종 OS 데이터는 내년 말 발표될 예정이다.렉라자 3상 임상 전체생존기간 그래프(성숙도 29%). (자료: ESMO) 조 교수는 1세대 치료제를 받은 대조군에서 높은 크로스오버 비율이 렉라자 OS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크로스오버는 임상에 참여해 대조군으로 분류된 환자들이 대조약 투여 중 내성으로 치료 효과를 보지 못할 경우 윤리적 차원에서 다른 치료제 투약을 허용하는 것을 말한다.3상 임상에서 대조군 197명 중 24%(47명)가 프로토콜 내 크로스오버로 렉라자로 치료제를 변경했다. 12%(24명)는 임상을 중단하고 다른 치료제를 투여했다. 총 71명(36%)가 대조약 투여를 멈추고 3세대 치료제로 전환한 것이다.타그리소도 아시아 OS로 고통…리얼월드서 효과 입증 앞서 실시된 첫 3세대 EGFR 제제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도 3상 임상 당시 크로스오버를 허용해 OS에 영향을 받은 바 있다. 타그리소는 대조군 대비 OS 개선을 입증했지만, 아시아 서브그룹에서는 OS 개선에 실패했다(HR=0.995). 당시 임상 대조군 277명 환자 중 85명(31%)이 1·2세대 치료제 투여를 멈추고 후속 치료제로 타그리소를 투여받은게 '데이터 편향(bias)'을 일으켰다는 분석이다.하지만 이 때문에 아시아인에서 타그리소의 효과에 의문부호가 찍혔다. 아시아인에서 타그리소의 OS 이득이 불분명하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타그리소가 지금까지 국내 1차 급여에 등재되지 못한 주요 원인으로도 지목됐다.타그리소 일본 리얼월드데이터. 40.9개월에 달하는 OS로 3상 데이터로 인한 우려를 불식시켰다. (자료: ESMO) 실제 임상 현장에선 타그리소의 효과가 입증되고 있다. 최근 공개된 일본 리얼월드데이터에 따르면 타그리소는 3년이 넘는 40.9개월의 전체생존기간을 기록했다. 미국·유럽뿐 아니라 일본에서도 약 90%에 달하는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이 1차에서 타그리소로 치료를 받고 있다."실제 렉라자 OS 베네핏 더 높아…효과 우려 없을 듯"렉라자는 1·2세대 내성 변이인 T790M 변이 진단이 활발해진 임상 환경의 영향도 받았다. 조 교수는 "타그리소 3상 당시에는 T790M 변이 자체가 생소했던 시기다. 당연히 진단이 활발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후속 치료제가 등장해 T790M 검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이 때문에 40%에 가까운 환자들이 크로스오버 됐다"고 말했다. 즉, 내성 진단이 적극적으로 이뤄지면서 후속 치료로 넘어갈 수 있는 환자들이 더 많이 발견됐다는 의미다.이어 그는 "IPCW(Inverse Probability of Censoring Weights) 기법을 적용해 분석한 경우 렉라자의 더 높은 OS 효과가 관찰됐다"고 부연했다. IPCW 기법은 크로스오버된 환자 데이터를 보정해 '데이터 편향'을 최소화한 분석을 말한다.조 교수는 "OS의 통계적 유의성 확보 실패가 렉라자 효과 우려로 이어지진 않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로스 수(Ross A. Soo) 싱가포르 국립암센터 교수도 "아직 데이터 성숙이 29% 정도밖에 되지 않아 OS를 평가하긴 이르다"면서 "개별 약제의 효과는 무진행생존기간 지표로 확인할 수 있으며, OS는 후속 치료를 포함한 치료 전체를 보는 지표"라고 했다.2022-12-05 13:44:57정새임 -
"면역항암제, 담도암 1차치료 첫 성과...환자들에 희망"[싱가포르=정새임 기자] 담도암은 오랜 시간 신약 개발이 이뤄지지 않았던 암종이다. 표적항암제에 이어 면역항암제가 항암 치료의 눈부신 발전을 이끌었지만, 담도암은 좀처럼 신약 개발에서 소외돼 있었다. 폐암이나 위암처럼 유병률이 높지도 않을 뿐더러 신약 개발을 주도하는 서양에서는 발생 빈도가 더 낮기 때문이다.최근 아스트라제네카의 면역항암제 임핀지가 국내·외에서 담도암 1차 치료 적응증을 획득했다. 담도암 1차에 면역항암제가 오른 건 임핀지가 처음이다. 면역항암제 중에선 후발주자였던 임핀지가 키트루다, 옵디보 등을 제치고 '최초' 타이틀을 얻어낸 것이다.면역항암제의 글로벌 담도암 적응증 획득을 이끌어낸 건 국내 의료진이다. 오도연 서울대병원 종양내과 교수의 적극적인 설득이 제약사를 움직였다.지난 2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2022 유럽종양학회 아시아 학술대회(ESMO Asia 2022)'에서 만난 오 교수는 "임핀지가 면역항암제 중 처음으로 담도암 1차 치료 적응증을 획득하면서 다른 여러 면역항암제들이 담도암 연구를 시도해볼 수 있는 장이 열렸다는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본다"고 평했다.오도연 교수 오 교수는 약 10년 전 담도암에서 면역항암제가 비교적 높게 반응한다는 점을 파악하고 연구자 임상을 면역항암제 제약사들에게 제안했다. 워낙 치료 옵션이 없던 담도암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한 것이다. 하지만 당시 제약사들은 환자가 많은 암 위주로 임상을 진행하고 있었고, 담도암은 관심이 별로 없었을 뿐더러 암종에 대한 이해도도 높지 않았다.그는 "당시 면역항암제를 개발 중인 모든 제약사에 담도암 임상을 제안했다. 아스트라제네카 임상팀에게도 내가 직접 테스트를 해보겠다고 했다. 그렇게 연구자 주도 임상 2상이 시작됐다. 아스트라제네카 팀이 매우 적극적으로 임해준 덕분에 임상이 잘 이뤄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오 교수와 제약사가 긴 시간 논의를 거듭하며 치밀한 임상 디자인을 설계했다. 코호트가 2개 늘어났고 대상 환자도 더 많아졌다. 여기서 확인한 항종양 효과와 안전성을 근거로 글로벌 3상이 진행됐다. TOPAZ-1 임상으로 오 교수가 글로벌 임상의 총책임자(PI)를 맡았다.TOPAZ-1 연구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임핀지군(임핀지+젬시타빈+시스플라틴)은 위약군(위약+젬시타빈+시스플라틴) 대비 전체생존율(OS)을 20% 개선했다. 이후 추가 분석에선 24%로 OS 개선 효과가 더 높아졌다. 2년 시점에서 임핀지군 생존율은 23.6%, 위약군은 11.5%였다.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은 임핀지군 7.2개월로 위약군 5.7개월 대비 25% 개선했다. 임핀지군의 객관적 반응률은 26.7%(91건)로 이 중 2.1%(7건)에서 완전 반응을 확인했으며, 24.6%(84건)에서 부분 반응이 관찰됐다.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오 교수의 연구자 임상과 TOPAZ-1 결과를 근거로 임핀지 담도암 적응증을 승인했다. 나아가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는 진행성·전이성 담도암 1차 치료에서 임핀지를 표준치료(카테고리1)로 권고했다. 항암화학요법밖에 없었던 1차 표준치료 옵션에 처음으로 면역항암제가 이름을 올린 것이다. 한국 의료진이 시작한 연구자 임상이 글로벌 허가와 표준치료로 이어진 건 매우 이례적인 사례다.오도연 교수가 ESMO Asia 2022에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적응증 승인 이후 오 교수는 TOPAZ-1 추가 분석에 한창이다. 이번 ESMO Asia에서 오 교수는 돌연변이 유형에 따라 효과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유전자 변이에 따른 면역항암제 효과를 분석한 첫 연구 결과다. 주요 돌연변이 여부에 따라 면역항암제 효과가 큰 차이가 없다는 게 이번 연구의 결론이다.오 교수는 임핀지 등장이 담도암 치료 발전의 무대를 여는 '출발점'이라 평했다. 그동안 잘 모르고 관심이 없어서 시도하지 않았던 영역에 연구의 장을 열었다는 의미다. 그는 "TOPAZ-1 연구로 사람들이 담도암에서도 면역치료개발을 한다고 인지하게 됐다. 현재 다양한 기전의 면역항암제가 개발되고 있는데 담도암에서도 시험해볼 수 있다는 무대가 만들어졌다는 게 가장 큰 의의"라고 했다.무엇보다 그는 담도암 환자들에게도 새로운 희망이 생겼다고 기뻐했다. 오 교수는 "암에도 빈익빈 부익부가 있다. 어떤 암에 걸리느냐에 따라 치료 선택지가 많은 경우가 있고 거의 없는 경우가 있다. 담도암은 약이 없어도 너무 없는 대표적인 암이었다. 그동안 환자들이 '저는 면역항암제 못쓰나요'라고 물을 때마다 연구가 진행 중이라는 말밖에 못했었다"며 "이제 담도암에도 면역항암제 옵션이 생겼고, 앞으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면서 치료에 더 많은 발전이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전했다.2022-12-05 06:18:52정새임 -
일본 폐암 1차에 타그리소 써보니…우수 생존기간 입증[데일리팜=정새임 기자] EGFR 표적항암제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의 폐암 1차 일본 리얼월드 데이터가 공개됐다. 600여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리얼월드연구에서 20개월에 달하는 무진행생존기간과 40개월이 넘는 전체생존기간(OS)을 기록해 아시아인에서도 우수한 효과를 입증했다.타그리소 일본 리얼월드연구인 Reiwa 결과는 지난 2일(현지시간) 부터 사흘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2022 유럽종양학회 아시아 학술대회(ESMO Asia 2022)'에 포스터 발표됐다.해당 연구는 지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 660명을 대상으로 실제 임상 현상에서 타그리소의 1차 치료제 효과를 평가한 리얼월드연구다. 583명이 첫 치료제로 타그리소를 투여했으며, 76명은 다른 EGFR 표적항암제를 투여했다. 실제 측정은 타그리소 투여군인 583명을 대상으로 6개월마다 이뤄졌다. 추적 기간 중앙값은 24.6개월이다.환자의 49%는 엑손19 결손 돌연변이를 보였다. 46%는 L858R 치환 변이를 지니고 있었다. 30%가량은 뇌 전이가 있는 상태였고 71%는 뇌 전이가 없었다.유전자 변이·전신수행능력에 따른 PFS(자료: ESMO Asia) 리얼월드연구 결과 타그리소를 투여한 환자들의 전체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은 20.0개월로 나타났다. 이는 타그리소의 글로벌 3상 연구 FLAURA의 mPFS 18.9개월보다 더 긴 수치다. 변이 종류별로 살펴보면 엑손19 결손군과 L858R 치환군의 mPFS는 각각 23.5개월, 17.0개월이었다.전신수행능력 평가점수(ECOG)를 기준으로 살펴본 결과, 양호한 수행능력을 지닌 PS0-1군의 mPFS는 20.2개월이었다. 비교적 수행능력이 떨어지는 PS2-4군의 경우 13.8개월로 나타났다.유전자 변이·전신수행능력에 따른 OS(자료: ESMO Asia) 타그리소군의 전체생존기간 중앙값(mOS)은 40.9개월로 역시 3상보다 더 긴 수치를 기록했다. L858R군은 36.1개월이었으며, 엑손19 결손군은 아직 중앙값에 도달하지 않았다.수행능력에 따른 OS는 PS0-1군이 아직 중앙값에 도달하지 않았으며, PS2-4군은 18.8개월이었다.안전성은 이전에 측정된 프로파일과 일치했으며, 이상반응으로 약을 중단한 비율은 PS0-1군이 19.1%, PS2-4군이 24.2%였다.일본 연구진은 "타그리소의 유효성은 변이 종류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으며, 임상 현장에서도 관리가능한 안전성 프로파일을 보여줬다"고 밝혔다.2022-12-03 16:07:02정새임 -
성공적인 글로벌 데뷔…"렉라자, 1차 새 표준치료 시사"[싱가포르=정새임 기자] "렉라자 LASER301 3상은 타그리소 이후 유일하게 글로벌 임상이 실시된 3세대 EGFR-TKI로 충분히 글로벌 허가를 받을 수 있다고 전망한다. 특히 상대적으로 효과가 낮게 나타난 L858R 변이와 아시아인에서도 일관된 효과를 보여줘 또 하나의 새로운 표준치료옵션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조병철 연세세브란스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3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2022 유럽종양학회 아시아 학술대회(ESMO Asia 2022)'에서 이같이 말했다.ESMO Asia 2022에서 발표 중인 조병철 교수 유한양행이 개발한 3세대 EGFR(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TKI(티로신키나제억제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가 글로벌 무대에서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써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다.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써 렉라자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한 LASER301 연구는 ESMO ASIA 2022의 메인 세션인 '프레지덴셜 심포지엄'에서 공개됐다. 임상을 총괄한 조 교수가 발표를 진행했다.LASER301 연구는 총 13개국 96개 사이트에서 393명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196명은 렉라자군, 197명은 대조군으로 분류됐다. 대조군의 경우 투약 이후에도 질병이 진행되고 T790M 변이를 보이는 환자들은 렉라자로 크로스오버(Cross over)를 허용했다.1차 평가지표는 무진행생존기간(PFS)이다. 그 외 2차 평가지표로 객관적 반응률(ORR), 반응지속기간(DoR), 질병통제율(DCR), 전체생존기간(OS) 등이 설정됐다.렉라자 전체 PFS(자료: ESMO Asia) 연구 결과, 렉라자는 20.6개월의 무진행생존기간(mPFS)을 기록하며 대조군 9.7개월 대비 우수한 개선을 보였다. 렉라자는 대조군 대비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을 55% 감소시켰다(HR=0.45).조 교수는 렉라자가 ▲뇌전이 ▲L858R ▲아시아인에서도 일관되게 좋은 효과를 보여준 점을 강조했다. 특히 엑손21 L858R 치환 변이는 EGFR 변이 환자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주요 변이다. 내성과 관련된 변이가 더 많아 기존 치료제 효과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변이 종류에 따른 PFS(자료: ESMO Asia) 렉라자는 L858R 치환 변이군에서도 대조군 대비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을 59% 줄였다. 렉라자와 대조군의 mPFS는 각각 17.8개월, 9.6개월로 나타났다.렉라자는 뇌 전이 환자에서도 높은 효과를 유지했다. CNS 전이 환자군 분석 결과 렉라자 mPFS는 16.4개월로 대조군 9.5개월 대비 유의하게 길었다(HR=0.42).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은 뇌 전이가 빈번하게 일어나는데, 이 경우 5년 생존율이 10%로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뇌 전이가 없는 환자군에서 렉라자의 mPFS는 20.8개월로 나타났다(대조군 10.9개월).변이 종류에 따른 PFS(자료: ESMO Asia) 인종에 따른 효과도 일관됐다. 이번 연구에서 약 60%를 차지한 아시아인에서 렉라자는 20.6개월 mPFS를 기록하며 질병 질행 및 사망 위험을 54% 줄였다. 비아시아인에서는 중앙값에 도달하지 않아 더 좋은 결과가 예상된다. 대조군은 9.7개월을 기록했다.렉라자군에서 특이적으로 높게 나타난 이상반응은 감각이상이었다. 하지만 대부분 경증으로 관리가능한 수준이라는 것이 조 교수의 설명이다.조 교수는 "렉라자는 3세대 EGFR TKI 중 타그리소 이후 글로벌 임상을 진행한 유일한 약제"라며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에서 또 하나의 표준치료옵션이 되리라 기대한다"고 전했다.2022-12-03 14:13:49정새임 -
치명적 급성골수성백혈병, 새 치료옵션 속속 등장[데일리팜=어윤호 기자] 급성골수성백혈병 영역에 새로운 치료옵션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올해는 지난 3월 아스텔라스제약 '조스파타(길테리티닙)'의 보험급여 적용이 이뤄졌으며, 4월 BMS 경구제 '오뉴렉(아자시티딘)'과 최근 한독 도입신약 '빅시오스(다우노루비신·시타라빈)'가 국내 허가를 획득했다.2020년 3월 국내 승인된 조스파타는 기존 치료에 불응성이거나 재발된 FLT3 변이 양성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 중 동종 조혈모세포 이식이 가능한 환자에게 관해 유도요법으로 2주기에 대한 급여 처방이 가능하다.다만 동종 조혈모세포 이식 준비기간을 고려해 2주기 투약 후 부분관해 이상의 반응을 보이면서 동종 조혈모세포 이식 사전승인을 받은 경우(또는 이에 준하는 입증자료를 제시한 경우)에 한해 2주기 추가 투여를 인정하도록 하고 있다. 즉 조스파타의 투약을 최대 4주기로 제한하고 있어, 현장에선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먹는 급성골수성백혈병치료제 오뉴렉은 현재 급여 절차를 진행중이다. 오뉴렉은 급성골수성백혈병의 유일한 경구용 유지요법제로, 공고요법 시행 유무와 관계 없이 유도요법 이후 완전관해(CR) 또는 불완전한 혈액학적 회복을 동반한 완전관해(CRi)를 달성하고 조혈모세포 이식(HSCT)이 적합하지 않은 급성골수성백혈병 성인 환자의 치료제로 지난 3월 국내 허가됐다.오뉴렉은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 472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QUAZAR AML-001 3상 연구를 통해 유효성을 입증했다. 연구 결과 오뉴렉을 복용한 환자군의 전체생존기간 중앙값(mOS)은 24.7개월로 위약군의 14.8개월보다 생존기간을 10개월 연장시키며 사망위험을 31% 낮췄다.한독이 아일랜드 재즈파마슈티컬로부터 국내 판권을 획득한 빅시오스는 성인에서 새로 진단 받은 치료 관련 급성골수성백혈병 또는 골수이형성증 관련 변화를 동반하는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 치료를 위해 사용 가능하다. 이 환자군 대상 허가를 받은 치료제로는 빅시오스가 최초다.해당 적응증은 특히 예후가 좋지 않은 영역이다. 기존에 집중 항암화학요법(intensive chemotherapy)인 시타라빈과 다우노루비신의 7+3 요법이 존재하지만 한계가 있었던 상황이다.빅시오스의 3상 결과에 따르면 빅시오스 투여군의 전체 생존기간(OS, Overall survival) 중앙값은 9.6개월로, 7+3 요법 투여군의 6개월에 비해 길게 나타났다.한편 급성골수성백혈병은 백혈병 중에서도 가장 흔한 동시에 치명적이다. 치료를 받지 않으면 1년 이내 90%가 사망한다. 완전 관해됐다 하더라도 최대 1억개의 잔존 백혈병세포가 남아있을 수 있기 때문에 재발위험이 높다. 완전 관해 이후 적절한 치료가 동반되지 않으면 1년 이내 재발률이 최대 50%에 달하는데 재발 시 전체생존기간(OS) 중앙값은 8개월에 불과하다.2022-12-03 06:00:32어윤호 -
막 오른 아시아 최대 종양학 월드컵…3천명 인파 '북적'ESMO Asia 2022가 2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개최됐다. [싱가포르=정새임 기자] '2022 유럽종양학회 아시아 학술대회(ESMO Asia 2022)'가 2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개막했다.이날 ESMO Asia 2022가 열리는 선텍(Suntec) 싱가포르 컨벤션&전시 센터는 전시장을 찾은 사람들로 가득했다.주최 측에 따르면 온라인과 현장등록을 포함해 전 세계 70개국 3000여 명이 등록을 마쳤다. 행사는 오전 9시 45분 개막식을 시작으로 사흘간 다양한 임상 데이터를 소개할 예정이다.ESMO Asia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대표하는 글로벌 종양학회다. 세계 3대 암학회인 유럽종양학회(ESMO)의 자매 행사로 매년 글로벌과 아시아 암 전문의들이 모여 최신 임상연구와 치료 전략을 공유한다.ESMO Asia 2022 행사에 온·오프라인으로 전세계 70개국 총 3000명이 등록했다. 참관자들이 전시회를 둘러보고 있다. 코로나19로 온라인으로 전환됐던 행사가 3년 만에 대면 개최되며 암젠,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베이진, 로슈, 베링거인겔하임 등이 현장 부스를 꾸렸다.싱가포르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를 해제함에 따라 전시장 내에는 핑거푸드를 먹으며 담소를 나눌 수 있는 미니 바도 마련됐다.특히 이번 행사의 메인 스폰서인 아스트라제네카는 한국 법인에서도 마케팅 등 관련 사업부가 현장에 총 출동했다.양미선 한국아스트라제네카 항암제사업부 전무는 "타그리소, 임핀지, 엔허투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에 대한 소식이 ESMO Asia에서 전해질 예정이다"라며 "폐암을 포함해 항암 분야에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아스트라제네카가 이러한 최신 연구 결과들을 기반으로 한국 환자들에게도 치료 희망을 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아스트라제네카는 이번 행사에서 타그리소 장기 추적 데이터와 리얼월드연구 결과, 임핀지 3상 하위 분석 결과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ESMO Asia 2022 개막식 3일 열리는 ESMO Asia 2022의 메인 세션인 '프레지덴셜 심포지엄'에서는 국산 신약 '렉라자' 3상 임상 발표가 예정돼 이목을 끌었다.EGFR 표적항암제인 렉라자는 유한양행이 개발한 국산 31호 신약이다. 현재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2차 치료제 적응증을 갖고 있다. 유한양행은 1차 치료제로 적응증을 확대하기 위해 독자적으로 글로벌 임상 'LASER301' 연구를 진행했다.발표에 앞서 지난 1일 공개된 LASER301 초록에 따르면 렉라자는 기존 치료제 '게피티닙(제품명 이레사)'보다 약 11개월 개선된 20.6개월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을 기록하며 1차평가지표를 달성했다. PFS 개선은 사전 정의된 모든 하위그룹(아시안과 비아시안, Exon 19 결실과 L858R 변이 등)에서 일관되게 나타났다.LASER301 발표는 해당 연구를 이끈 조병철 연세세브란스병원 종양내과 교수가 맡는다.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도 현장에 참석한다.국내 바이오텍들의 초기 임상 결과에 대한 발표도 이어진다. 유한양행 자회사 이뮨온시아가 개발 중인 면역항암제 후보 물질 'IMC-001'의 비강형 NK/T세포 림프종 2상 임상의 중간 결과가 구두 발표된다. 큐로셀이 개발 중인 CAR-T 치료제 'CRC01'의 1상 업데이트 결과 발표도 이뤄질 예정이다.2022-12-02 15:27:12정새임 -
이번엔 성공?…릴리, 치매 신약 후보물질 기대감 상승[데일리팜=어윤호 기자] 빅파마들이 개발에 난항을 겪고 있는 알츠하이머 신약이 탄생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릴리는 지난 30일 개발 중인 베타 아밀로이드 표적치료제 '도나네맙'의 3상 임상 'TRAILBLAZER-ALZ 4(LY3002813)' 연구의 톱라인 결과를 제15회 알츠하이머병 임상시험컨퍼런스(CTAD 2022)에서 발표했다.도나네맙은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뇌 베타 아밀로이드반의 감소 효과에 대한 아두카누맙과의 우월성 비교를 진행한 결과, 치료 6개월차 분석 시점에서 연구의 일차 및 이차 평가변수 모두를 충족시킨 것으로 나타났다.동일계열 선발품목인 '아두헬름(아두카누맙)'과 직접 비교 임상을 통해 유효성 평가에 있어 '우월성' 판정을 받은 약물은 도나네맙이 유일하다.릴리가 개발한 도나네맙은 베타 아밀로이드 표적약 중에서도 'N3pG'라고 불리는 변형된 형태의 베타 아밀로이드반을 타깃으로 설계됐다.오픈라벨 방식의 무작위대조군임상(RCT)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를 살펴보면, 임상에는 초기 증상성 알츠하이머병을 진단받은 50세~85세 환자 148명이 등록됐다. 이들은 치매의 중등도를 평가하는 임상치매척도(Clinical Dementia Rating–Sum of Boxes, CDR-SB)가 0.5점 또는 1점에 해당되는 인원으로 전반적인 기억 기능에 진행성 변화가 포착된 경우였다.연구는 아두카누맙 또는 도나네맙을 4주 간격으로 정맥주사해 최대 18개월까지 평가가 이뤄졌다. 치료제의 유효성 비교는 PET 영상검사를 통한 아밀로이드반의 제거율을 기준으로 잡았으며, 치료 6개월 및 12개월, 18개월차 시점에서 각각의 결과값을 비교 분석했다.그 결과, 복합 일차 평가변수로 설정된 치료 6개월차 뇌내 아밀로이드반 제거율(아밀로이드 평균 수치 24.1 센틸로이드(Centiloids) 미만 달성)의 경우, 도나네맙 치료군에서는 37.9%(66명 중 25명)의 인원이 달성한 것으로 집계됐으나 대조군으로 잡힌 아두카누맙 치료군에선 1.6%(64명 중 1명)만이 조건을 충족시키며 혜택 차이를 보였다.한편 릴리는 도나네맙에 대한 미국식품의약국(FDA) 신속승인 신청을 준비중이다.2022-12-02 12:21:09어윤호 -
2년 새 국내개발 신약 6개 배출...상업적 성과 기대감[데일리팜=천승현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올해 들어 2개의 신약을 배출했다. 지난해부터 2년 간 6개의 신약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항암제, 항궤양제,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당뇨치료제 등 다양한 영역에서 신약의 상업화 단계에 도달했다. 국내외 상업적 성과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대웅 엔블로 국산신약 36호 허가...올해 국내개발 신약 두 번째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달 30일 대웅제약 ‘엔블로정’의 품목허가를 승인했다. 국내 개발 36번째 신약이다. 엔블로는 제2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조절을 향상시키기 위한 식사·운동요법의 보조제로 허가 받았다. 단독요법, 메트포르민 병용요법, 메트포르민과 제미글립틴 병용요법 등으로 사용할 수 있다.엔블로는 국내에서 개발된 첫 번째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다. 이 약물은 신장에서 포도당이 재흡수되는 것을 억제하고 소변으로 포도당이 배출되도록 해 혈당을 낮추는 기전이다.대웅제약은 지난 4월 식약처에 엔블로의 허가를 신청한 지 7개월 만에 허가 받았다. 지난 10월 대웅제약은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3상 결과 발표를 통해 엔블로정의 우수한 혈당강하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했다. 대웅제약 측은 “엔블로는 기존 SGLT-2 억제제의 30분의 1 이하에 불과한 0.3mg만으로 동등한 약효를 증명했다”라면서 “혈당 조절이 불충분했던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전망했다.엔블로는 녹십자가 개발을 시작했고 지난 2016년 대웅제약이 전용실시권을 넘겨받은 제품이다. 사실상 녹십자와 대웅제약이 공동으로 개발한 신약인 셈이다. 지난 2017년 일동제약이 허가 받은 B형간염치료제 ‘베시보’가 국내기업의 공동개발 첫 신약으로 기록된다. 베시보는 당초 LG화학이 발굴한 신약 후보물질로 지난 2012년 임상2상시험을 마치고 일동제약에 판권을 넘겼다. 이후 일동제약은 임상3상시험을 거쳐 상업화를 완성했다.대웅제약은 지난해 말 위식도역류질환치료제 ‘펙수클루’를 국내 개발 34호 신약으로 허가받은 데 이어 2년 연속 신약을 배출했다. 대웅제약은 2001년 허가 받은 ‘이지에프외용엑’과 함께 총 3개의 신약을 허가 받으면서 동아에스티와 함께 가장 많은 3개의 신약 개발에 성공했다. 동아에스티는 2005년 발기부전치료제 자이데나를 시작으로 2015년 항생제 ‘시벡스트로’와 당뇨치료제 ‘슈가논’을 자체 개발 신약으로 승인 받았다. 올해 들어 국내 제약사는 신약 2개를 허가 받았다. 지난 6월 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로나19 예방 백신 ‘스카이코비원멀티주’가 국산신약 35호로 품목허가를 획득했다.스카이코비원멀티는 유전자 재조합 기술을 이용해 만든 항원 단백질을 투여해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코로나19 백신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유전자 재조합 기술과 워싱턴대 항원디자인연구소의 '자체 결합 나노입자'(Self Assembly Nanoparticle) 디자인 기술이 적용됐다.SK바이오사이언스는 미국 워싱턴대학 항원디자인연구소와 공동으로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을 발굴했다.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BMGF)과 감염병혁신연합(CEPI)의 펀딩을 받아 개발을 진행했고 약 2년 만에 스카이코비원의 상업화에 성공했다.◆2년간 국산신약 6개 배출...국내외 시장 상업적 성과 기대감국내 제약사들은 지난해부터 2년간 총 6개의 신약을 허가 받았다. 지난 1월 유한양행의 항암제 ‘렉라자’가 허가 받았고 2월과 3월에는 셀트리온의 코로나19치료제 ‘렉키로나’와 한미약품의 호중구감소증치료제 ‘롤론티스’가 각각 식약처 허가를 획득했다. 작년 12월에는 대웅제약의 ‘펙수클루’가 국내개발 34호 신약으로 이름을 올렸다. 국내 제약사는 2018년 HK이노엔의 ‘케이캡’ 이후 2년 동안 신약을 내놓지 못했지만 작년에만 4개의 상업화에 성공했다.국내 제약업계는 1999년 국내 개발 첫 신약 ‘선플라주’가 등장한 이후 23년 동안 36개의 신약을 내놓았다. 연 평균 1.6개의 신약을 배출했는데 최근 2년간 연 평균 3건의 신약을 내놓은 셈이다.최근 등장한 신약 제품들이 새로운 첨단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영역을 두드리고 있다는 점도 크게 눈에 띈다.렉라자는 특정 유전자(EGFR TKI)에 변이가 있는 진행성 폐암 환자 중 이전에 폐암 치료를 받은 적 있는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도록 조건부 허가를 받았다. 렉라자는 폐암 세포 성장에 관여하는 신호전달을 방해해 폐암 세포의 증식과 성장을 억제하는 표적항암제다. EGFR T790M 저항성 변이에 높은 선택성을 갖는 경구형 3세대 티로신 인산화효소 억제제다. 뇌혈관장벽(BBB, Blood-Brain-Barrier)을 통과할 수 있어 뇌전이가 발생한 폐암환자에서도 우수한 효능및 뛰어난 내약성을 보였다.렉키로나는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액에 존재하는 중화항체 유전자를 선별하고 이 유전자를 대량 생산이 가능한 숙주 세포에 삽입해 세포 배양을 통해 대량으로 생산하는 유전자재조합 중화항체치료제다.롤론티스는 재조합기술을 이용해 제조한 사람의 G-CSF 유사체에 특정 단백질을 연결해 약효지속성을 증가시킨 제품이다. 항암화학요법으로 나타날 수 있는 호중구감소증의 치료에 사용되며 과립구집락자극인자(G-CSF) 수용체에 결합해 호중구 생성을 촉진한다. 호중구감소증은 백혈구 중 40-70% 차지하는 호중구가 비정상적으로 감소하여 감염에 취약해지는 증상이다.펙수클루는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약물이다. 위벽세포에서 산분비 최종 단계에 위치하는 양성자펌프와 칼륨이온을 경쟁적으로 결합시켜 위산 분비를 저해하는 작용기전을 나타낸다. 기존 프로톤펌프억제제(PPI) 계열 제품 대비 약효가 빠르게 나타나고, 식전후 상관없는 복용과 우수한 약효 지속성 등의 장점을 갖고 있다.2021년 허가받은 국내개발 신약(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렉라자, 렉키로나, 펙수클루, 롤론티스) 업계에서는 최근 등장한 국내개발 신약의 상업적 성과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지난 2018년 허가 받은 케이캡이 이미 국내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의약품 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케이캡은 발매 첫 해 처방금액 309억원을 올렸고 출시 3년째인 지난해 1000억원을 돌파했다. 올해 3분기 누계 처방실적 922억원을 기록하며 2년 연속 1000억원 돌파를 예고했다.펙수클루는 지난 7월부터 건강보험 급여목록에 등재되면서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했는데 첫 분기에 45억원의 처방액을 기록했다. 7월 11억원의 처방실적을 냈고 8월과 9월 각각 15억원, 19억원으로 상승 폭을 키웠다.케이캡과 펙수클루는 해외시장 진출 성과도 기대된다.대웅제약은 6건의 수출 계약을 통해 북미, 중남미, 중국, 중동 등 15개국에 펙수클루 수출을 예약했다. 대웅제약은 2020년 멕시코 현지 제약사 목샤8과 브라질 제약사 이엠에스(EMS)에 각각 펙수클루의 현지 허가 및 판매권리를 넘기면서 중남미 진출 물꼬를 텄다. 지난해 3월에는 중국 상해하이니와 수출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6월에는 미국 뉴로가스트릭스와 기술이전 계약을 맺고 펙수클루의 미국과 캐나다 지역 개발, 허가 및 판매 권리를 넘겼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추가로 2건의 수출 계약을 통해 중남미와 중동 지역 10개국 진출을 약속받았다. 최근에는 필리핀에서 펙수클루의 품목허가를 받았다.케이캡이 기술 수출이나 완제품 수출 형태로 진출한 국가는 총 34개국에 달한다. HK이노엔은 지난 2015년 중국 제약사 뤄신과 케이캡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다. HK이노엔은 지난 2019년 2월 멕시코 제약사 카르놋과 중남미 17개국에 케이캡 완제의약품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2019년 9월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등에 완제의약품 공급 계약을 맺었고 2020년에는 몽골과 싱가포르에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에는 베트남, 말레이시아, 미국, 캐나다 지역을 대상으로 수출 계약을 성사시켰다.렉라자와 롤론티스도 점차적으로 영향력을 확대하는 추세다.의약품 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렉라자는 올해 3분기 누계 매출 115억원을 기록하며 발매 2년째에 연 매출 100억원을 넘어섰다. 렉라자는 지난해 7월 건강보험 급여목록 등재와 함께 본격적으로 처방 시장에 진입했다. 국내 개발 항암신약 중 연 매출 100억원을 넘어선 것은 렉라자가 처음이다.렉라자는 미국 시장 진출도 속도를 내고 있다. 유한양행은 2018년 11월 얀센바이오테크에 렉라자를 기술수출했다. 얀센은 레이저티닙 판권 도입 이후 자체 개발한 이중항암항체 '아미반타맙'과 병용을 통해 활발한 개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계약 체결 이후 가장 먼저 착수한 CHRYSALIS 연구는 렉라자+아미반타맙 병용 외에도 '카보플라틴' '페메트렉시드' 등 플래티넘계 항암제 병용요법까지 확장해 순조롭게 전개 중이다. 얀센은 이르면 연내 FDA 허가 신청도 예상된다.론론티스도 최근 국내 매출이 본격적으로 발생하기 시작했다. 롤론티스는 지난 3분기 국내 시장에서 매출 1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처음으로 매출이 발생했고 2분기 4억원어치 팔렸다.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15억원으로 집계됐다.롤론티스는 지난 9월 미국 FDA로부터 롤베돈이라는 상품명으로 최종 승인했다. 한미약품이 미국 스펙트럼파마슈티컬스에 기술수출한 지 10년 만에 미국 시장 상업화에 성공했다. 롤론티스는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 본격적인 판매를 개시했다. 미국 호중구감소증치료제 시장 규모는 연간 3조원에 달한다.2022-12-02 06:20:31천승현 -
먹는 엑손20 표적항암제 '엑스키비티' 보험급여 기대[데일리팜=어윤호 기자] 먹는 EGFR 엑손20 삽입 변이 표적항암제 '엑스키비티'가 보험급여 등재 절차에 돌입할 전망이다.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다케다제약은 최근 EGFR 엑손20 삽입 변이 비소세포폐암(NSCLC, Non-small Cell Lung Cancer)치료제 엑스키비티(모보서티닙)의 급여 신청을 준비중이다.이 약은 한국얀센의 '리브리반트(아미반타맙)'와 같은 바이오마커를 타깃하지만 경구제라는 차이점이 있다.EGFR Exon 20 삽입 변이는 최근 비소세포폐암 분야에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바이오마커다. 현재 처방이 가능한 항암제들은 EGFR 변이에서 흔히 발견되는 Exon19 결손 또는 Exon21 L858R 치환 변이에 적합하지만 EGFR Exon20은 여전히 사각지대였다.리브리반트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암질환심의위원회에서 고배를 마신 상황에서, 엑스키비티가 등재에 성공할 수 있을지 지켜 볼 부분이다.한편 엑스키비티는 이전에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을 받은 EGFR 엑손20 삽입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 114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1/2상 연구를 통해 유효성을 입증했다.임상 결과, 엑스키비티 160mg을 복용한 환자군에서 독립평가위원회(IRC)가 평가한 객관적반응률(ORR)은 28%, 반응지속기간 중앙값(mDOR)은 17.5개월이었다. 특히 엑스키비티 투여 후 반응시간 중앙값이 1.9개월로, 치료 시작 초기부터 빠르게 약제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은 7.3개월, 전체생존기간 중앙값(mOS)은 24.0개월이었다. 안전성 프로파일 또한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흔한 이상반응으로는 설사, 발진, 피로감 등이었으며, 복용 용량 조절을 통해 관리 가능하다.2022-12-02 06:00:00어윤호
오늘의 TOP 10
- 1"약가제도 개편, 제약산업 미래 포기선언...재검토 촉구"
- 2“제네릭이 나쁜가”…제약업계가 정부에 던진 반문
- 3로완-현대약품 '슈퍼브레인H' 국내 독점 판매 계약
- 4테라젠이텍스, 췌장효소제 판클리틴정 허가…국내 첫 정제 제형
- 5"이재명 대통령 유산유도제 언급, 의미있는 진전"
- 6서울시약, 마트약국 도넘은 행태에 엄중 조치 요청
- 7강서구약, 250개 회원 약국 방문해 고충 청취
- 8국제약품, 'KJ국제 자랑스러운 전문병원인상' 시상식 개최
- 9휴온스, 공정위 CP 평가 'AA등급' 획득…준법경영 확립
- 10다발골수종 치료 ADC 신약 국내 상륙…GSK 브렌랩주 허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