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고] 살충제계란, 유해물질 생리대의 소비자 시각계란과 생리대 문제가 식약처 현안으로 탑뉴스로 뜨거운 현안이 되었다. 하지만 엄청난 이슈의 크기에 비하여 식약처도 소비자도 만족한 해결방안을 찾지 못한 채 갈등은 불안정한 소강국면으로 들어간 듯하다.계란 살충제의 핵심은 계란에 검출되어서는 안 되는 살충제가 검출될 때까지 이를 사전에 인지하지도 걸러내지도 못한 식약처의 무능과 허술해진 인증제도에 소비자가 화가 난 것이지만 그 핵심을 훨씬 크게 증폭시킨 소통의 문제가 잠재되어 있다.소비자는 제도의 허점도 문제지만 살충제 계란이 건강에 이상이 없다는 식약처의 해명에 더 화가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국내외에서 모두 사용이 금지 되어있고 검출된 제품을 폐기하면서도 건강엔 이상이 없다는 해명이 뒤늦은 발뺌으로 비쳐지는 것이다. 하지만 식약처 입장에서는 정부의 안전 해명을 믿지 않는 국민의 짜증이 ‘안전히스테리’로 비춰지고 있는 듯하다. 이러한 정황으로 정부해명과 축소된 생산량에도 계란 값은 계속 폭락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안전 기준은 건강유해수준보다 더 엄격하게 설정되었다는 것, 따라서 일반적으로 안전하지만 개인차가 있고 임신부와 같이 특별히 예민한 경우가 있을 수 있음이 상세히 설명되지 못하였다. 또한 소비자의 건강이슈 외에 중요한 이슈인 환경 영향 측면에서 누적되는 화학물질이 보다 엄격히 걸러져야 하는 측면역시 설명되지 못하였다. DDT문제가 즉각 대두되었지만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은 누적적이고 불가역적인 문제여서 안전기준은 이런 점이 고려되어 설정된 것임을 상세히 설명할 필요가 있었다. 계란문제가 가라앉기도 전에 터진 생리대 유해성분 문제에는 소비하는 인간의 관점에 충실하지 못한 관료화된 제도의 허점이 개재되어 있다. 정부의 입장에서 제품이 인간에게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 보다는 이것의 제도적 규제조건, 즉 분류된 제품이 공산품, 혹은 생활화학제품인지 의약외품인지 화장품인지를 먼저 전제하여 접근한다.제도와 규제는 인간의 섬세하고 다양한 사용 환경을 다 반영하지 못한다. 생리대는 의약품처럼 먹는 제품이 아니고 가습기 살균제처럼 흡입하는 제품이 아니다. 또한 기저귀나 반창고, 팬티라이너 등과 달리 취급되어야 할 제도적 이유가 없어 보인다.현대의 고도화된 제품은 주소재의 원료와 완전한 밀폐, 흡습성 등의 기능을 중심으로 개발되고 있다. 이러한 신제품은 역설적으로 유해화학물이 발생한다면 그것이 외부로 발산될 수 없도록 하고 밀폐된 내부의 습성, 혈액 환경은 마치 연고를 바른 것처럼 피부를 통해 흡수될 위험을 키웠고 인접한 생식 기관은 화학물질에 가장 민감한 곳이다. 식약처는 팩트를 드러내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국민은 식약처가 팩트를 드러내는 조사기관이나 법적 규제기관을 넘어서 인간의 제품 사용을 섬세하고 면밀히 보살피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도록, 이슈를 상세히 납득가능하게 설명하도록 요구하고 있고 사용자의 안전사용 규범을 제시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요구를 빨리 인식하고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는 식약처로 거듭나야 한다. 만일 살충제 계란과 생리대 사태를 이러한 기능을 정립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면 식약처의 대응이 아주 늦기만 한 것은 아닐 수도 있다.2017-09-15 06:14:53데일리팜 -
[기고] 오바마케어를 배워야 할 과학기술정책 3가지문재인케어가 연일 화제다.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2/3가 찬성한다고 답변할 정도로 국민의 지지도가 높은 정책이다.반면, 야당에서는 구체적 재원조달방안 마련 없이 건강보험의 보장성만 강화한다는 것은 전형적인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이 거세고, 의료계에서는 저수가 구조에서 비급여마저 없어지면 수익하락이 불가피할거라는 우려도 보이고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국민들은 내심 어차피 가야할 길이라면 잘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클 것이다.7년전 오바마케어 법안이 통과될 당시 미국의 상황은 더 혼란스러웠다. 약 100년간 의료보험제도를 개혁하려고 했지만 공화당과 이익단체들의 로비로 번번히 실패한 전국민 의료보험제도 법안이 통과됐기 때문이다.그동안 건강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던 약 4,700만명의 미국인을 건강보험에 가입시키고 보장성을 강화하는 내용이다. 미의회예산국은 오바마케어 세액공제 비용만 10년간 1조 1000억달러, 메이케이드 확대비용은 7,100억달러로 추산한 바 있어 공화당에서는 오바마케어를 ‘재난’이라고도 부르며 강하게 비판하였다.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오바마 정부는 다양한 비용 절감 메커니즘과 세수입 확대 정책을 추진하였다.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과학기술적인 측면에서도 3가지 핵심 정책을 병행하였다. 첫째, 의료정보의 디지털화이다. 2008년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대책 중 하나로 ‘건강정보기술법(Health Information Technology for Economic and Clinical Health, HITECH) Act’을 시행하면서 전자건강기록 시스템 도입으로 인한 건강정보의 상호운용성을 위해 300억달러를 투입하였다.또한, 미국의료보험관리기관(CMS)와 보건부 산하 국가의료정보화국(ONC)의 EHR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통해 의료기관의 EHR 도입을 활성화하려고 하였다. 일단, 디지털화한 의료정보를 빅데이터화 한다면 의료기관의 의료의 질을 측정하기 용이해질 뿐만 아니라 빅데이터 R&D를 통해 의료의 질, 안전성,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아울러, 의료의 질을 정확히 측정하고 비교해야만 오바마 케어에서 비중있게 다루고 있는 책임의료조직(ACO) 제도의 추진도 가능하다. ACO란 특정인구집단을 대상으로 의료의 질과 경제적 성과를 공동으로 책임지는 의료공급자 네트워크를 말한다.둘째, 의료기술의 최적화이다. 2010년 오바마 케어법에 근거하여 의료기술의 비교효과연구 등의 임상연구를 수행하고 감독하는 독립된 비영리조직인 환자중심성과연구소(PICORI)를 설립한다. 미 정부는 PICORI에 연간 약 5,000억원을 지원하고 있으며, 의료기술의 효과와 위험을 비교하는 근거를 생성함으로써 의료비를 절감하고 의료의 질을 높일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오바마 전대통령은 뉴욕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비교효과연구는 빨간약에 비해 같은 효과를 갖지만 저렴한 파란약을 환자가 바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라고 비교효과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셋째, 의료기술혁신의 촉진이다. 오바마 정부는 2016년 12월 21세기 치유법안을 가결시켰다. 이 법안은 정밀의료, 재생의료, 뇌연구 등에 10년간 48억달러의 R&D 지원, 바이오의약품, 혁신적 의료기기, 융합제품 등 혁신적 의료제품의 인허가 규제 개혁, 건강정보의 공유를 장려함으로써 첨단의료기술들의 혁신을 촉진하기 위한 내용을 담고 있다.오바마 정부에서는 오바마 케어로 전국민의 의료보험 보장성을 강화하려는 노력과 동시에 자칫 위축될 수 있는 혁신적인 치료법의 개발을 촉진하고 이에 대한 접근성이 높이기 위한 노력도 함께 고민하고 있었던 것이다.우리나라에서도 각기 분야에서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아직까지 정책은 파편화되어 있고 투자도 부족하며 성과도 미흡하다. 의료정보의 디지털화 분야는 민간중심으로 추진되어 데이터간 상호운용성이 어렵고, 보건의료 빅데이터를 공유하기 위한 플랫폼도 없으며, 한때 가장 앞서 있던 EHR 보급률조차도 미국에 뒤쳐지고 있다.최근, 보건의료 빅데이터의 경우 관계부처 합동으로 추진전략을 마련한 일은 고무적이다. 다만, 국민의 공감대를 바탕으로 범부처 차원의 강력한 리더십으로 추진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이다. 다음으로, 의료기술의 최적화 분야는 매년 100억원 남짓 투자되고 있는 복지부의 ‘국민건강임상연구사업’이 유일하나, 그마저도 2017년에 종료된다고 하니 안타까울 뿐이다. 후속사업이 예비타당성조사 중이라고 하니 국민의 한사람으로써 긍정적인 결과를 희망한다.마지막으로 의료기술혁신의 촉진 분야는 아직까지 기술공급차원에서 접근하고 있으며 혁신시스템 차원의 접근은 이뤄지고 있지 않다. 예를 들어, R&D 패러다임은 기초, 응용, 개발과 같은 고전적 단계별 연구방식에서 미충족 의료수요를 중심으로 한 통합적인 네트워크 연구방식으로 이미 전환되었다.하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과기정통부(기초연구), 복지부(응용연구), 산업부(개발연구)와 같은 부처별 역할분담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마크 트웨인의 말처럼 망치를 든 사람에게는 모든 게 못으로 보이기 마련이다.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 일이 무엇인지 모두 머리를 맞대고 곰곰이 생각해 볼 문제다.2017-08-23 06:14:54데일리팜 -
[기고] 대한약사회장 사퇴권고와 화용론언어학에 화용론(話用論)이란 이론이 있다. 이는 언어에는 그 본래의 이론적 의미와 다른 하나는 그 문맥이 발화된 정황을 생각하고 이해하는 방법을 말한다.예를 들어 '물'이라고 하면 개념적으로는 강물, 바닷물, 빗물 등으로 널리 분포되어 있는 액체로부터 화학적으로는 Η2Ο까지를 일컫는다. 하지만 똑 같은 말을 여름날 들판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농부가 '물!' 이라고 하면 이는 갈증을 해소하는 물을 달라는 절박한 요구이지 '물'은 Η2Ο라는 사전적 의미를 알고자 함이 결코 아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농부를 향하여 물은 Η2Ο라고만 강변한다면, 이는 사전적 의미로는 틀리지 않을지 몰라도 상황에 대한 이해나 해법으로써는 전혀 옳은 답이 아니다. 이렇듯 실제 단어의 의미보다 일상에서 더욱 중요하게 사용되는 것이 화용론이다.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약사사회의 회장사퇴에 대한 고통을 화용론으로 비유할 수 있을 듯하다.이를테면 7.18대의원총회의 결정은 정관의 규정상 불신임안은 재적대의원의 3분의 2(266명)이상 찬성으로만 가결되므로 이 안건은 규정으로는 이론의 여지가 없는 부결이다.그렇지만 당일 참석한 대의원 약 3분의 2 가량인 191명(참석대의원 301명)이 오히려 회장 사퇴권고안에 찬성했다. 민의를 대변하는 대의원들의 또 다른 강한 요구가 집약된 결과이다.상황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 불신임안이 부결되었으니 면책된 것으로 주장한다면 이는 최소한 상황에 대한 본질을 모르거나 외면하는 편협함 내지는 백보양보해서 그들의 주장을 인정하더라도 옹색하고 초라한 이른바 그들만의 독백일 뿐이다.물은 배를 띄울 수도 있고 배를 뒤집기도 한다. 새가 날고 있음은 이미 바람을 차고 올랐음을 의미한다.부디 목마른 농부가 외치는 '물!' 을 Η2Ο라고만 우기는 자폐적 해석에서 깨여나 지금 회원의 요구는 '물!'을 달라는 절박한 갈망임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무릇 약사회 임원의 지도력은 도덕적으로 철저히 무장된, 그리고 회원의 신망을 바탕으로만 확립 된다고 생각한다.여러 가지 어려움을 맞고 있는 약사회에 모두가 이기는 용기와 지혜를 찾아 줄 것을 기대 해본다. 오늘의 이 고통이 내일을 향한 족쇄가 아니라 새로운 거울이 되었으면 하는 기대를 해 본다.2017-08-08 12:11:04데일리팜 -
"우리약국도 하는데…주민 봉사, 결코 어렵지 않다"나홀로 약국을 운영하며 이달부터 지역 약국이 참여 할 수 있는 사회봉사 프로그램을 진행하려고 계획 중입니다. 계획을 짜며 약국이 지역 사회를 위해 이렇게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다는 점에 동료 약사님들과 공유하고 싶어 글을 남기게 됐습니다.먼저 우리 약국은 7월부터 중·고등학교 자유학기제에 따른 직업체험 현장교육을 시행하려고 합니다. 알기로는 우리 약국이 위치한 경기도 부천에선 처음으로 시도하는 것으로 아는데, 지역 내에서 약사가 장래희망이거나 약국에 관심 있는 중, 고등학생들에 실습 기회를 주는 방식으로 운영할 예정입니다.서울에서는 노원구약사회가 주축이 돼 수년째 약사 직업체험 교육을 시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이번 교육에 대한 메뉴얼은 대한약사회에서 보내준 ‘약국이 교실이다’를 참고해 진행하려고 계획 중인데 매뉴얼에 따르면 중학생은 1일 4시간, 고등학생은 3일간, 하루 4시간씩 진행합니다. 참여하는 학생들이 약사, 약국과 관련해 최대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도록 교육할 생각입니다.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지역 약국은 학생들이 직업 체험을 하는 교육기관 역할도 수행할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듭니다.또 이달부터 진행하려는 봉사 프로그램 중 하나는 매주 토요일 오후 3시부터 6시 사이 저소득층 어르신들의 댁을 직접 방문해 복약지도하는 방문약료사업에 동참하는 것입니다. 이번 사업은 부천시약사회와 부천시보건소가 연합해 시행하는 것입니다.대한민국 약국 중 77%가 나홀로약국인 것으로 알고, 물론 저 역시 나홀로약국을 운영 중입니다.사실 방문약료사업에 참여하려면 지역 봉사를 위해 약국문을 잠시 닫고 3시간 정도 외출 하는 게 전부입니다. 제가 참여 할수있다면 다른 약국들도 충분히 참여가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개국 약사들이 하는 많은 일이 국민에게 유익하다는 것을 지경을 넓혀가며 알릴 때, 약국이 단순조제와 약 판매만 하는곳이 아닌 함께 울며 함께 웃는 마을공동체 중심에서 건강과 관련한 모든 상담이 이뤄지는 사랑방이란 것을 알릴 수 있을 것입니다.위로와 공감이 있는 약국들이 국민들에 꼭 필요한 존재가 될 때, 약사라는 직업군이 사라지는 직업군에서 제외될 것입니다.2017-07-19 12:14:56데일리팜 -
[기고] 정도(正道)와 권도(權道), 조찬휘 회장에 고함討 찬휘 격문(檄文)옳고 바른 길을 정도(正道)라 하고, 위험할 때 임기응변으로 피하는 것을 권도(權道)라 한다. 슬기로운 자는 정도에 입각, 이치에 순응하므로 성공하고, 어리석은 자는 권도를 함부로 행하다 패망하는 것이다.인간이 평생을 사는 동안 살고 죽는 것을 예측할 수 없지만, 양심에 따라 모든 일을 하여야 올바르게 판단할 수 있다. 우리는 8만약사의 울분과 염원을 담아 그대를 물러나게 하려는 것이지, 당신과 싸우려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사퇴할 수 있는 마지막 길을 열어 주려는 것이지만, 그대가 이를 듣지않으면 부득이 그 죄를 물어 사직당국에 고발할 수밖에 없음을 고(告) 한다.그대를 설득하여 사퇴하도록 하는 것이 정도이고 당신을 위한 유일한 방법이니 심각하게 들어 주기 바란다. 지난 선거때 전국의 약사들에게 보낸 유인물에서 그대가 밝혔지만 당신은 충청북도 시골에 살던 먹기를 좋아하는 겁 많은 소년이었다.하지만 종국(終局)에는 부정한 돈 일억원을 꿀꺽하려다 체하고 말았으니, 지금의 사태가 터졌기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으면 얼마나 더 많은 금액을 착복했을지 가늠이나 할수있을까? 부디 티끌만큼의 양심이라도 있다면 스스로 물러나주기를 바란다.[통일신라 최치원의 글 토황소격문(討黃巢檄文) 인용]조찬휘 회장의 은밀한 금품 수수(收受)는 대한약사회 정관을 위배한 것이라고 감사에서 밝혀진 이상, 국가로 치면 헌법을 위반한 것과 동일한 사안이므로 본인의 요구대로 대약 대의원 총회를 소집하여 탄핵을 당하든 스스로 사퇴를 하든 둘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조회장이 대의원 총회를 요구하는 것은 자신을 지지하는 세력이 탄핵저지선을 넘는 다는 확신이 있어 부리는 꼼수이고, 전국약사대회와 FIP총회개최가 코앞에 닥쳤으므로 그때까지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것 또한 얄팍한 기만전술에 불과하다.무슨 낯으로 전국약사들에게 얼굴을 내밀고, 독직(瀆職)사건에 연루된 이가 어떻게 우리를 대표해서 세계의 약사들을 대(對)할 수있나? 이미 매약노(賣藥奴)와 진배없지만, 제발 약격(藥格), 국격(國格) 떨어뜨리는 짓 좀 더는 안했으면 좋겠다.2017-06-29 12:14:54데일리팜 -
[기고] "바코딩 기술 혁신, 보건의료 현장 바꾼다"의료 혁신을 위한 IoT 처방전조지 페페스 지브라 테크놀로지스 APAC 헬스케어 솔루션 마케팅 총괄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이하 IoT)은 다양한 분야의 업무 형태를 변화시킬 것이다. 헬스케어 분야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영국의 공공 의료 서비스인 NHS(National Health Service)는 이미 지난 2016년 IoT를 도입했다.'테스트베드(Test Bed)' 프로그램으로 명명된 NHS의 서비스 혁신 프로젝트에 따르면, 의료서비스 종사자들은 IoT 디바이스를 사용하여 환자들이 집안에서도 그들의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할 수 있게 돕는다.헬스케어 분야에 있어서의 IoT는 바코드나 RFID 태그와 같은 스마트 라벨과 센서가 인터넷에 연결되어 사물에 디지털 목소리를 부여해 주는 환경을 의미한다.센서와 바코드는 의사, 환자, 운송수단, 장비, 의약품 등 거의 모든 종류의 사람과 사물에 부착 가능하며, 위치 정보와 같은 데이터를 전송함으로써 병원 내 곳곳에 대한 실시간 가시성을 제공한다.병원 구내에서 이뤄지던 자산 추적은 RFID나 실시간 위치 정보 시스템(Real-time locating system, RTLS)과 같은 위치 정보 기술들의 발달에 힘입어 병원 부지 전반에 대한 추적 기술로 확대될 것이다. 그리고 이는 병원이 기업과 같이 자산 전반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게 됨을 의미한다.IoT는 모든 운영 프로세스 전반에 걸쳐 데이터를 수집하며, 수집된 데이터는 운영 프로세스 개선을 위해 활용된다. 즉, 빅데이터 시스템을 활용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을 포착하면, 의료전문가는 이를 기반으로 운영 프로세스의 개선 방안은 물론 진단과 치료 등 의료 서비스 품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을 파악할 수 있다.업무 방식의 개선이러한 변화는 헬스케어 환경에서의 업무 방식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해준다. 많은 의료 프로세스들이 종이 서류에 기록을 남기거나 키보드로 데이터를 입력하는 수동(手動) 워크플로우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하지만 고강도의 업무 환경에서 이는 실수와 착오를 야기하기 마련이다. 이로 인해 미국에서만 약 9만 8000건의 의료 투약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IoT는 보다 안전하고 개선된 업무 방식을 제공한다.IoT 기술은 환자 침상 곁에서 치료를 제공할 수 있게 하고, 궁극적으로 환자 상태를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이는 환자를 오인하거나 잘못된 치료를 제공하는 일을 방지함으로써 의료 사고를 줄인다. 또한, 의사들의 이동 시간과 환자관리와 관련된 행정업무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이고 환자를 치료하는데 집중할 수 있게 돕는다.환자에게 약을 투여하는 간호사의 경우, 환자의 침상 곁에서 모바일 컴퓨터를 활용해 환자의 ID 손목밴드를 스캔하여 환자의 이름과 생년월일을 확인하고 의료 기록을 가져온다.모바일 컴퓨터는 모든 종류의 투약 지침에 대한 안내 워크플로우를 제공함으로써 투약의 5원칙을 지키도록 지원한다. 간호사는 약물 패킷의 바코드를 스캔함으로써 환자에게 약품에 대한 알러지가 있는지 여부 또한 교차 검사할 수 있다. 컴퓨터는 환자의 전자 건강 기록(Electronic Health Record)에 약품명, 시간, 날짜, ID 등의 정보를 자동으로 메모를 남김으로써 약물 복용이 이뤄졌는지 확인하는데 사용된다.혈관성형술과 같은 중대한 수술의 경우 특정 시간 이내에 수술을 완료하는 것이 중요하다.환자에게 ID를 확인할 수 있는 바코드 태그가 부착된 손목밴드를 제공함으로써, 환자가 치료 단계를 거칠 때마다 손목밴드를 스캔하여 진행 상황을 체크한다. 수술 진행이 지체될 경우에는 프로세스에 개입할 수 있는 수석 임상의에게 자동적으로 알람을 보내어 경고할 수 있다.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번잡한 병실에서는 실수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모바일 컴퓨터와 프린터의 사용은 이러한 치명적인 오류들을 예방하도록 돕는다. 간호사들은 모바일 컴퓨터를 사용하여 환자의 손목밴드를 스캔해 ID를 확인하고, 채혈 과정을 안내 받으며, 샘플에 할당된 바코드 라벨을 즉석에서 인쇄할 수 있다.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병실 내 환자 곁에서 즉석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오류 발생을 방지할 수 있다. 또한, 출력된 바코드는 바이알이 정확하게 식별됐는지 확인하고 병실에서부터 실험실까지의 워크플로우 전반에 걸친 추적을 가능하게 한다. 1명의 환자와 1개의 샘플에 1개의 라벨을 부여함으로써 실수를 방지할 수 있다.미래IoT는 보다 직관적인 기술로 의사들을 지원하고 환자 케어 개선을 위해 필수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최고의 처방이다.앞으로 IoT는 위급한 환자에게 신속하게 도달할 수 있도록 스태프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것부터 모든 장비를 추적하고 적절한 의약품 재고를 유지하는 것까지 다양한 측면에서 의료서비스를 개선하고 운영 효율성을 향상시킬 것이다.새로운 기술이 등장했을 때 이에 대한 도입이 가장 더딘 영역 중 하나가 의료업계이다. 좁게는 병원 운영 효율성 개선을 위해서, 좀 더 넓게는 의료서비스의 품질을 제고하고 환자들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서, 의료업계의 적극적인 신기술 도입이 이뤄지길 바란다.2017-06-29 06:14:54데일리팜 -
심평원은 제약 '미끼상품 마케팅' 부채질하지 마라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행위는 그 자체가 도움을 받는 자는 고마움을, 그것을 보는 주변인에게는 인간에 대한 따듯함을 느끼게 하는 법이다. 하지만 이런 행위가 뒤로는 돈을 받고 겉으로는 도움을 주는 척 하는 행위라면 그건 위선이고 경멸의 대상이 된다. 그런데 이런 행위를 아예 공공기관이 발 벗고 나서서 조장하고 있다.최근 심평원이 ‘신약 등 협상대상 약제의 세부평가기준’ 일부개정(안)과 ‘약제의 요양급여대상여부 등의 평가 기준 및 절차 등에 관한 규정’ 일부개정(안)을 공고한 게 그것이다. 이 개정안은 ‘글로벌 혁신신약 약가제도 개선방안(’16.7.7)에 따른 글로벌 혁신 신약 우대정책의 세부 기준을 신설하는 것이다. 이미 언급한 각각의 규정 이름조차 우리 국민과 환자들에게는 생소한 단어들뿐이고, 사실 읽어도 이게 어떤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지 잘 알지 못하는 것들이다. 그래서 필자가 개정안의 내용과 의미를 뜯어 봤다.비급여 의약품 무상공급 첫 사례뭐 내용을 봐야 이런저런 말들을 너절하게 늘어놓으면서 눈속임을 하고 있지만 결국 핵심 내용은 한마디로 ‘비급여 의약품 무상공급 활동을 하는 제약사의 신약에 대해 약가를 우대한다는 것’이다. 더 쉽게 말하면 보험이 안 되는 약을 환자들에게 무상으로 공급해주는 사회공헌 활동을 하는 제약회사의 신약은 건강보험료에서 약값을 더 높게 쳐준다는 뜻이다.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제약회사가 환자들에게 비급여 의약품을 무상으로 공급하는 활동’이라는 것인데 이게 뭘까?이걸 파악하려면 일단 무상공급 프로그램의 효시인 2001년 백혈병 치료제 글리벡의 약가투쟁과정으로 다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당시 글리벡은 2001년 6월 20일 허가를 받은 이후 약값을 한 캡슐에 25,005원을 신청했었다. 하루에 4알을 먹어야 하는 환자들이 하루 약값만 10만원을 부담해야 했으니 환자들의 저항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었고, 제약사인 노바티스는 환자들의 저항을 무마하고 약가협상의 시간을 벌기 위해 한시적으로 약을 무상으로 환자들에게 공급하기 시작했다.이때 이 무상공급의 이름은 ‘동정적 프로그램’이었다. 하지만 정부가 그보다 낮은 가격을 제시하자 노바티스는 돌연 약 공급을 중단했다. 그러나 전 세계적인 비난과 환자들이 법적으로 문제 삼을 것을 피해가기 위해 공급 중단 2주만에 다시 전체 환자들에게 무상으로 약을 공급하고 2차 약가협상을 시작했다. 결국 노바티스는 자신들의 약가를 관철시켰고, 이때 환자들의 본인부담금을 다시 돌려주어 환자들이 돈을 한 푼도 안내고 약을 먹게 하는 소위 ‘환자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이게 본격적인 환자지원 프로그램의 시작이고 심평원 개정안에 언급된 비급여 의약품 무상공급활동의 첫 번째 사례다.환자위한 무상공급활동? 그냥 ‘미끼상품’이야!인생 좀 살아보신 분들은 ‘세상에 공짜란 없고, 공짜 좋아하다가 집안 거덜 낸다’고 말씀들 하신다. 뒤집어 이야기하면 제약사 무상공급 약품은 무상도 아니고 공짜도 아니라는 이야기다. 그럼 이토록 착한 표정을 짓는 제약사가 뒤에서 챙기는 것들은 어떤 것들일까?이미 심평원은 작년 신약 신속 등재제도를 만들어서 신약의 시장진입을 용이하게 했고, 덤으로 약가 협상도 제약사에 유리하게 만들어준 바 있다. 이에 이번의 개정안 역시 편의점의 2+1 마케팅처럼 제약사의 마케팅을 지원해주는 역할에 충실한 개정안일 뿐이다. 이처럼 제약사의 소위 ‘환자를 위한’ 의약품의 무상공급활동은 그야말로 ‘미끼상품’으로 작용하여 시장의 확대를 노리고 시장진입을 용이하게 할 뿐 아니라 결국 특허에 대한 지위를 공고히 해서 최종적으로 신약의 약가협상력을 높이는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100%다. 이때 덤으로 얻는 힘이 하나 있다.바로 환자의 힘이다. 무상공급을 받는 환자들은 결국 제약사와 한목소리로 신속등재 및 보험적용을 요구할 것이다. 최근 신약의 등재 및 약가결정 과정에서 제약사와 같은 목소리를 내는 환자단체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은 이를 반증하는 것들이다. 매우 위험하고 걱정스러운 일이다.시장에서의 경쟁은 말 그대로 공정하게 진행되어야 하는데 기실 이러한 미끼상품 마케팅을 통해 경쟁 제품의 시장진입과 점유율에 영향을 미친다면 이는 다른 곳에서는 몰라도 적어도 의료분야에서 만큼은 불공정거래행위이며 이는 공정거래법 위반이다. 아울러 비급여 의약품의 무상공급 행위는 약사법에서도 금지하고 있는데 만약 이를 강행할 경우 아마 시민단체들은 약사법 위반으로 심평원을 고발할 것이다. 심평원! 잘하면 적폐대상 이름 올리겠다그래도 심평원이 명분이랍시고 이야기하는 건 하나 있다. 바로 ‘제약산업 육성’이다. 이 조그만 땅덩이에는 700개가 넘는 제약사가 있다. 하지만 하나같이 복제약만 찍어내서 먹고 사는 영세업체들이 태반인 상태를 생각하면 뭐 어떻든 산업육성은 해야 하지 싶다. 근데 문제는 그걸 왜 건강보험료로 기업 육성을 하느냐 말이다. 기업을 육성하고 지원하는 것은 국가의 몫이지 국민들이 낸 사회보험료로 하는 건 아니다.요새 심평원이 하는 일을 찬찬히 보면 그 불신이 날로 깊어진다. 심평원의 약평위와 약제관리실 이 한 부서만 보더라도 작년 필자가 문제를 지적한 이후에도 계속 여러 문제들이 불거졌다. 약평위 위원들이 뇌물수수로 구속을 당하는가 하면 검찰의 압수수색까지 이어졌으니 말이다. 이 외에도 현재 심평원에 대한 외부의 각종 지적과 문제점들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많다. 이 정도면 새정부의 보건의료계 제도개혁대상 1번으로 지목될지도 모르겠다.적폐란 외부의 것보다 이렇게 내부의 것이 훨씬 더 해악적이다. 권고하건데 개정안은 다시 세단기 속으로 집어넣길 바란다. 신약의 평가요소로 다른 것도 아닌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을 하나의 기준으로 삼고 약값을 더 높게 쳐준다는 게 국민 보험료를 관리해야 할 심평원이 나서서 할 일이 아니다. 국민들이 정신 나간 조직이라고 해도 할 말이 없는 것이다.2017-06-23 06:14:53데일리팜 -
허특연계제 시행과 제약산업 특허 전략박종혁 변리사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07년 우리 사회의 가장 큰 화두는 한미 FTA 협상 타결이었다. 특히 의약품분야는 지적 재산권 강화로 제네릭 위주의 국내 제약산업에 큰 위기가 될 것으로 인식되었다. 10년이 지난 지금, 당시 많은 우려를 뒤로 하고 제약 선진국인 미국과의 FTA를 계기로 국내 제약업체는 신약 개발에 대한 투자를 과감히 증가하고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에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등 체질을 변화시켰다. FTA 결과에 따라 도입된 허가특허 연계제도로 의약품 개발 전략도 다양해 졌다.우선 제네릭 의약품 출시 과정에서 무효심판 또는 권리범위심판을 통한 특허도전이 필수적인 것으로 인식되고 경쟁사들보다 한발 앞서 연구개발에 착수하여 우선판매품목허가를 취득하려는 시도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그동안 제네릭 의약품을 준비하는 제약사들은 오리지널 의약품의 재심사 기간 만료에 맞추어 품목허가신청을 하는 것을 목표로 이를 역산하여 제제개발에 착수하는 시기를 결정해 왔기 때문에, 대부분 제제개발과 원료수배에 나서는 시기에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허가특허연계제도가 도입된 이후에는 재심사 기간 만료가 3, 4년 이상 남은 품목에 대해서 제제개발에 착수하고, 이를 기초로 등재특허권에 대한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청구함으로써 우선판매품목허가를 취득하려는 시도가 행해지고 있는 바 이로 인해 제네릭의약품의 조기 출시 가능성이 한층 높아지게 되었다.또한 허가특허연계제도가 도입된 이후에 기존에 보여지지 않던 새로운 유형의 특허도전이 나타났는데, 이러한 전략 중 성공한 사례로는 존속기간이 연장된 특허권의 효력이 제한된다는 점을 이용한 물질특허 회피전략이 있고, 이를 통해서 솔리페나신 등의 품목의 경우 물질특허가 만료되기도 전에 성공적인 제네릭 의약품 출시로 이어진 바 있다. 새로운 특허도전 전략에서의 성공을 발판으로 미국, 유럽 또는 일본에서의 특허도전을 통한 제네릭 의약품의 수출 전략을 도모할 수 있으며, 실제, 국내 대형 제약사를 중심으로 외국 특허에 도전하여 외국시장에서의 제네릭 출시 전략을 세우고 있음은 매우 바람직한 일로 평가되고 있다.대형제약사의 특허전략에 편승하던 제약사들도 다양한 특허 전략을 세우고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를 검토하기 위하여 지적재산부서를 설치하게 되었다. 이러한 성공적인 변화는 국내 허가 및 특허제도의 고유한 특성을 반영한 허가특허 연계 제도 마련과 국내 중소 제약사의 특허 대응 역량을 강화하기 위하여 실시하고 있는 ‘의약품 특허분석 컨설팅 지원사업’, 국내 의약품 수출 유망지역으로서 특허 정보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중남미 등 지역에 대한 해외 특허 정보 제공 등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다양한 정책적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10년 전 한미 FTA가 제약산업에 미치게 될 많은 우려가 있었지만 한미 FTA 결과로 도입된 허가특허연계제도는 현재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있으며, 국내 제약산업은 의약품 지적재산권분야에 있어 역량을 높이고 있다. 물론 제도의 운영에 있어서 다소 불분명한 점이 남아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제도 시행에서 축적된 내용을 잘 살펴 세부적인 운영지침을 정비한다면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큰 생각된다. 국내 제약산업의 성장에 자극을 주는 동시에 기술개발촉진 및 특허역량 강화에 도움을 준 한국형 허가특허연계제도가 앞으로도 안정적으로 운영됨으로써 토종 글로벌 제약사 탄생의 밑거름이 되기를 기대한다.2017-05-08 06:14:52데일리팜 -
글리벡 논쟁 진원지 건강세상 반론에 대한 재반론최근 논란이 되었던 한국노바티스(주)의 불법 리베이트 행정처분 관련하여 보건복지부는 지난 4월 27일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라 9개 품목의 건강보험 적용을 6개월간 정지하고, 백혈병·위장관기질종양(GIST) 치료제 글리벡 등을 포함해 33개 품목에는 총 551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행정처분을 발표했다.이러한 보건복지부의 조치에 대해 일부 시민단체는 우려를 표시하는 논평을 발표하였고, 그동안 건강보험 적용 정지처분 후보로 언급되어 마음 졸였던 질환의 환자들은 안도의 한숨을 쉬게 되었다. 글리벡을 복용하는 6천명의 암환자들도 이제 마음 편히 두발 뻗고 잘 수 있게 되었다.그런데 보건의료 시민단체인 건강세상네트워크 강주성 공동대표(이하, 강주성 대표)가 필자가 4월 27일 데일리팜에 송고해 보도된 '리베이트 투아웃제와 환자인권 침해' 제목의 기고문에 대해 반론 성격의 글을 데일리팜에 기고해 4월 28일 보도되었다.강주성 대표가 필자의 기고문에 대해 반론을 제기한 내용은 '한국백혈병환우회나 한국GIST환우회는 글리벡 복제약이 글리벡 오리지널약보다 효능이 떨어져 치료 상 불이익을 입는다고 주장하지 않았다'는 부분은 사실이 아니고, 여러 기사에서도 나와 있듯이 환자 단체가 기자회견에서 '오리지널과 제네릭은 다른 약이다'라고 이야기했을 뿐만 아니라, 그 다름의 예로 부작용 수치까지 미국 혈액학회 논문을 예로 들어 언급했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환우회는 ‘제네릭 부작용이 오리지널보다 더 심해서 환자들이 약을 바꿔 먹으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는 것이다.또한 이를 위해 내세웠던 논문은 결론부문에서 '제네릭과 글리벡의 효과와 안전은 동등하다'는 것으로 결론을 맺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그런 내용은 언급을 안 하는지 모르겠다'고 적시했고, 결론적으로 '시민단체들이 자꾸 오리지널과 제네릭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환우회의 발언으로부터 시작된 것이라는 것을 다시 확인한다'고 마무리했다.필자는 강주성 대표가 '리베이트 투아웃제와 환자인권 침해' 제목의 기고문에 대한 반박 내용이 왜 '누가 먼저 글리벡 복제약 논쟁을 촉발시켰느냐?'라는 진실 공방인지 이해가 안 된다. 글리벡을 복용하는 6천명의 암환자들의 생명과 인권보다 글리벡 복제약 논쟁을 누가 먼저 시작했는지가 그렇게 중요한지도 의문이고, 강주성 대표 본인이 최초로 글리벡 복제약 논란을 촉발시켜 놓고도 마치 환우회에서 시작한 것처럼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팩트를 하나하나 확인해 보자.첫째, 글리벡 복제약 논쟁 진원지는 강주성 대표의 개인 페이스북 글이다. 한국백혈병환우회는 지난 4월 4일 보건복지부에 한국노바티스(주)의 글리벡 불법 리베이트 제공으로 인한 건강보험 적용 정지 처분 관련 의견서를 제출했다. 이 의견서 내용에는 글리벡 복제약의 효능이나 부작용에 관한 언급 자체가 없다. 글리벡 복제약 효능에 대해서는 4월 9일 강주성 대표의 개인 페이스북에서 처음 등장했다. 해당 내용은 다음과 같다.건강세상네트워크 강주성 공동대표가 4월 9일 개인 페이스북에 올린 글리벡 복제약 관련 글 캡처 강주성 대표의 개인 페이스북 글의 핵심은 '글리벡은 이미 다수의 복제약이 나와 있고, 오리지널과 제네릭은 약리적으로 동일하기 때문에 환자들이 불안할 필요가 없고, 오히려 환우회가 글리벡을 복용하는 6천명의 암환자들을 설득해 복제약을 먹게 해야 하고, 그것이 본인이 그간 누누이 말한 당사자주의를 극복하는 일이다'라는 것이다.그런데 한국백혈병환우회는 보건복지부에 의견서를 제출할 당시부터 내부 논의를 거쳐 2003년부터 자기치료 목적으로 인도 나코 사의 글리벡 복제약 ‘비낫’을 수입해 우리나라 백혈병 환자들이 치료받도록 지원해 왔고, 2013년 6월 3일 글리벡 특허만료 후 현재까지 100명 이상의 신규 백혈병 환자들이 글리벡 복제약으로 치료받고 있기 때문에 이들 암환자들이 불안하지 않도록 의견서에 글리벡 복제약의 효능이나 부작용에 관한 언급 자체를 하지 않기로 결정하였다. 해당 내용은 다음과 같다.'그러나 글리벡에 대한 요양급여 적용 정지 처분을 했을 경우 ① 글리벡 치료로 장기 생존을 하고 있는 약 3천여 명의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들에게 한국노바티스(주)의 불법 리베이트 제공에 아무런 귀책사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치료받고 있는 표적항암제인 글리벡을 다른 대체 신약이나 복제약으로 교체하도록 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습니다. ② 글리벡으로 암세포가 없는 상태를 계속 유지하고 있는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들이 글리벡 대신 성분이 동일한 복제약 보다는 성분이 다른 효능이 좀더 좋은 스프라이셀, 타시그나, 슈펙트 등의 다른 대체 신약을 선호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렇게 글리벡에서 다른 대체 신약으로 교체할 경우 돌연변이 유전자 발생으로 내성이 생기는 환자가 드물지만 발생할 우려가 있고, 글리벡 치료 시에는 없었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이는 환자의 생명을 위험하게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보건복지부는 노바티스사의 만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 글리벡 관련 불법 리베이트 제공으로 인한 행정처분으로 요양급여 적용 정지 처분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합니다.'둘째, 'ASH(미국혈액학회) 2016'에서 발표된 인도산 글리벡 복제약 비낫과 글리벡 오리지널약의 효능 및 부작용 관련 초록 내용은 4월 20일 기자간담회에서 전문을 공개했고, 이때 초록의 핵심 내용이 글리벡 오리지널약과 글리벡 복제약 비낫의 효능과 대부분의 부작용은 동등하게 나왔지만 3도 이상 피부 발진 부작용은 비낫이 2.6% 높게 나왔다는 것이고, 이를 기자간담회에서 분명히 밝혔다.환우회에서는 이 초록의 내용을 이미 알고 있었지만 강주성 대표가 글리벡 복제약 논쟁을 촉발시킨 지 11일이 경과한 후에 기자간담회에서 최초로 공개했다. 이는 강주성 대표가 글리벡 오리지널약과 글리벡 복제약은 효능이나 부작용에 있어서 똑같다고 주장하고 이로 인해 암환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었기 때문이다.한국백혈병환우회는 지난 4월 4일 보건복지부에 제출한 의견서와 4월 12일 발표한 성명에는 1)현재 우리나라에서 시판중인 13개 제약사의 글리벡 복제약 제형은 알파형인데 반해 글리벡 오리지널약 제형은 2018년 7월 16일 특허가 만료되는 베타형이고, 베타형은 약제의 흡습성과 열역학적 안정성 측면에서 알파형보다 우수하다는 내용과 2)2013년 6월 3일 글리벡 특허 만료 시 보훈병원에서 복제약으로 강제 변경했을 때 일부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들에게 부작용이 발생해 다시 글리벡 처방을 할 수 있도록 한 전례가 있었다는 내용과 3)우리나라에서도 자가 치료 목적으로 일부 환자들이 수입해 복용했던 인도의 글리벡 복제약 비낫의 경우 효능과 대부분의 부작용에는 차이가 없으나 3도 이상의 피부발진 부작용이 글리벡 오리지널약보다 높다는 발표가 있었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이 또한 현재 글리벡 복제약을 복용하고 있는 백혈병 환자들이 혹시 불안해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었다.문제는 환우회의 이러한 계획에도 불구하고 강주성 대표의 4월 9일 개인 페이스북 글 이후로 글리벡 복제약 논쟁이 확대됨에 따라 환우회는 글리벡 제형이 다름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흡습성 및 열역학적 안정성 면에서의 차이와 보훈병원에서 글리벡 복제약 강제 변경 시 발생한 일부 부작용 사례에 대해 4월 17일 한국노바티스(주) 앞 규탄 기자회견 때부터, 글리벡 복제약 비낫의 3도 이상 피부발진 부작용 근거에 대해서는 4월 20일 기자간담회 때부터 언급하였고, 이러한 내용을 종합한 의견서는 4월 19일 보건복지부에 추가 제출하였다.글리벡을 복용하는 암환자들은 글리벡 복제약보다 스프라이셀, 타시그나, 슈펙트 등 대체 신약으로 바꾸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 우려가 더 큰 걱정이었고, 이러한 우려와 함께 글리벡 치료로 적게는 수년 많게는 16년째 암세포를 없애고 부작용 관리를 잘 하면서 장기 생존하고 있는 6천명 암환자들이 한국노바티스(주)의 불법 리베이트 제공에 아무런 귀책사유가 없는데도 강제로 글리벡을 다른 대체 신약이나 복제약으로 사실상 바꾸도록 강요받게 하는 것은 이들의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고, 이는 국민건강보험법 제99조제2항 및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제70조의2 제1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건강보험 적용 정지 처분에 갈음해 과징금 처분을 해야 할 '보건복지부장관이 국민 건강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것이 예상되는 특별한 사유가 있다고 인정한 약제'에 해당한다고 환우회는 판단하였던 것이다.결론적으로 필자는 강주성 대표의 반론에 대한 재반론을 아래와 같이 하며 글을 맺고자 한다."글리벡 복제약 논쟁의 진원지는 환우회의 발언으로부터 시작된 것이 아니라 4월 9일 강주성 대표가 개인 페이스북에 남긴 글에서 시작된 것이라는 것을 다시 확인한다."2017-05-02 12:10:22데일리팜 -
[기고] "대선 정국 속 약사사회, 전략이 필요하다"대선을 앞두고 각 후보 보건의료정책의 윤곽이 드러났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이명박근혜 정권이 지향했던 의료민영화 정책 기조에 대한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어 약사사회로서는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후보마다 차이는 있으나, 이번 대선 보건의료정책의 큰 흐름은 첫째 의료의 공공성 및 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 둘째 일차의료 강화, 셋째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수가 현실화로 요약된다. 의료 공공성 및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는 그 동안 시민단체에서 꾸준히 주장해온 바이며 일차의료 강화와 수가 현실화는 의협이 요구해온 내용이다.이러한 정책 흐름은 지금 국민이 원하는 보건의료가 무엇인지, 우리 사회의 보건의료는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급속한 고령화와 경제성장률 저하로 개개인의 미래 특히 건강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으며, 고령화에 따라 급격히 증가할 만성질환과 의료비용 문제를 해결할 방안은 3차 의료기관이 중심이 되는 원격진료 등이 아니라 1차 의료기관과 약국이 중심이 된 주민생활 밀착형 지역기반 의료라는 것이다. 이것이 한국 보건의료의 미래 방향인 셈이다.지금의 의료전달체계, 수가지불제도, 건강보험제도로는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기 어렵다. 일례로 지역주민의 만성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주민이 스스로 건강관리를 잘 하도록 교육하고 모니터링 하는 과정이 필수적인데, 행위별수가제라는 지금의 수가지불제도로는 이 같은 서비스를 적정한 비용 안에서 제공하는데 적절하지 못한 점이 많다. 보건의료 시스템의 대변혁이 불가피하다.문제는 약사사회가 이러한 큰 변화를 제대로 준비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지난 3월 대약이 각 당에 제출한 정책제안서를 보면, 성분명처방 처방전리필제 등 단편적인 사안 나열에 그치고 있으며 보건의료정책 전체를 조망하는 큰 그림은 결여되어 있다. 제안 내용에 건강관리약국이 포함되어 있긴 하나 구체성이 부족하다. 전략이 짜인 토대에서 제안된 것이 아니니 당연한 일이다. 차기 정권에서 시행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 수가현실화 문제만 하더라도, 약국 서비스의 수가를 높이거나 신설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국민을 설득할 수 있는 근거가 필요한데, 전체 보건의료 체계 안에서 약사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한 청사진이 미리 마련되지 않으면 이러한 기회에 제대로 대응하기 어렵다.분명한 점은 의약분업 이래 가장 큰 변화가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이며, 약사사회가 이를 대비하기 위한 큰 그림을 미리 연구하고 준비해야 한다는 점이다. 의약분업이 시행된 지 17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약물치료 과정에서 환자를 보호하고 알 권리를 충족한다”는 약사의 역할은 일선 약국가에서 제대로 정립되지 못했다. 의사들의 비협조 탓이 크다. 고령화로 의료비 상승이 예견되는 상황에서 약사는 일반의약품을 통한 환자의 자가치료를 도움으로써 의료비 절감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고령자의 약물 복용을 검토하고 관리함으로써 부작용으로부터 환자를 보호한다. 약국의 높은 접근성을 토대로 지역에서 각종 질환을 예방하고 환자를 교육하는 데 유리한 위치에 있기도 하다.이런 여러 가능성을 포괄해 새로운 보건의료시스템까지 염두에 둔 약사사회의 전략을 만들어야 한다. 이토록 중요한 시점에 누구보다 장기적 안목을 지니고 미래를 준비해가야 할 대약은 부적절한 인사 문제로 내홍을 치르는 중이다. 그저 대약만 믿고 있을 것이 아니라, 회원들 하나하나가 늘 깨어서 현안을 살피고 활발한 여론을 형성해야 하는 이유다.2017-04-28 12:14:50데일리팜
오늘의 TOP 10
- 1"13년 전 악몽 재현되나"…유통·CSO업계 약가개편 촉각
- 2'묻지마 청약' 규제했더니...상장 바이오 공모가 안정·주가↑
- 3의사 남편은 유령환자 처방, 약사 아내는 약제비 청구
- 4[기자의 눈] 절치부심 K-바이오의 긍정적 시그널
- 5비대면 법제화 결실…성분명·한약사 등 쟁점법 발의
- 6[팜리쿠르트] 삼진제약·HLB·퍼슨 등 부문별 채용
- 7유통협회, 대웅 거점도매 연일 비판…“약사법 위반 소지”
- 8제일약품, ESG 경영 강화…환경·사회 성과 축적
- 9희귀약 '제이퍼카-빌베이' 약평위 문턱 넘은 비결은?
- 10"실패와 절망 끝에서 찾은 나 다움, 그리고 나의 행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