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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등잔 밑 숙제를 미루고 미래를 말하지 말자다시 새해 아침을 맞았다. 오늘 이 아침을 눈 앞에 두고 우리는, 모두 힘겨운 나날을 보낸 후 받은 선물로 여기고 싶어한다. 초를 치고 싶지는 않지만 그러나 분명한 것은, 오늘 아침이 비온 뒤 저 편 하늘에 근사하게 떠오르는 무지개는 아니며, 또다시 치열하게 살아내야 할 나날의 출발점이라는 점이다. 개인이든, 기업이든, 정부든 먼 미래를 꿈꾸고 말하려면 당면한 숙제가 무엇인지 살펴보고 뛰어들어 직접 풀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윤곽만 보이는 숙제와, 우리들 곁에 다가와 오랫동안 자리잡고 있는 숙제와, 한창 풀고 있는 중 느끼는 막막한 과제를 함께 다루지 않을 수 없다. 새해 아침과 희망과 함께 숙제를 동시에 꺼내본다. 작년 알파고와 프로 바둑기사간 세기의 대결은 4차 산업혁명의 진군을 뚜렷하게 알려주는 전주곡이었다. 이미 보건의약계도 4차 산업혁명의 첨병들이 펼치는 활약상들을 우리는 경험 중이다. 인공지능과 이를 탑재한 로봇들이 병원에서 당당히 한자리를 자리를 차지한 채 의사와 약사, 그리고 보건의료시스템에게 의미심장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너희들은 우리를 어쩔건데?라고 말이다. 교과서를 통채로 외웠다는 왓슨은 환자의 조직검사, 혈액검사, 유전자검사 결과를 입력하자 8초 만에 의료진이 흡족해 하는 해답을 제시했다. 병원 약제부에 근무를 시작한 조제로봇들은 인간약사들이 안전 때문에 매우 조심스럽게 다루는 항암주사제 조제를 완벽하게 해내고 있다. 이들이 만들어 낼 환경 변화는 피할 수 없는 숙제다. 신약개발과 글로벌 진출을 목표로 뛰어온 제약산업은 과제를 수행하며 중간중간 기특한 결과물을 내놓고 있지만, 진행될수록 불쑥불쑥 나타나는 장애물 때문에 막막함을 느끼며 악전고투를 벌이고 있다. 2015년 한미약품의 몰아치기식 기술수출로 희망의 불씨를 품었던 제약바이오 산업계는 일부 수출계약의 중도 해지와 일부 기업들의 프로젝트 중단을 보며 깊은 고민에 빠졌다. '가지 않은 길'로 들어섰던 기업들은 물론 관찰자들까지 시계제로 안갯속으로 들어서 행군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망설이고 있다. 이들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것은 플레이어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며 보내는 즉각적인 갈채와 비난과 야유다. 기업과 나라경제 환경을 볼 때 신약개발 외에 별다른 선택이 없다는 점을 우리는 잊어서는 안된다. 우리 모두에게 맡겨진 숙제는 인내심으로 격려하며 기다리는 것 뿐이다. 점차 첨예화되는 전문 직역간 갈등은 해묵은 과제인데, 더 큰 문제는 중압감에 짖눌려 누구도 관심있게 거들떠보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양한 사안에서 맞부딪힐 조짐을 보이고 있는 의약사들은 성분명처방 앞에서 의도적으로 숨고르기를 한다. 갈등 조정자인 정부는 성분명처방 문제가 의약사들의 이해관계보다 앞서 시민들의 편의나 건강보험 재정적 측면에서 다뤄져야 할 사안인데도 모른척하고 있다. 한의사와 약사간 갈등 과정에서 행해진 애매모호한 조정의 결과인 한약사의 미래를 진지하게 걱정하지 않고, 약사와 한약사간 갈등 역시 외면한다. 현대의료기 사용을 둘러싼 의사와 한의사간 갈등 양상은 건건이 양측이 신경전을 벌이며 확산 우려를 낳고 있다. 전문직역 사이의 갈등은 해를 묵을수록 커져 미래 값비싼 대가를 기다리고 있다. 우리 사회가 압축성장하는 과정에서 내재됐던 부작용들, 다시말해 시대적 상황적 숙제들을 그때그때 해내지 않고 방치한 '종합적인 결과'를 우리는 2016년 이 사회에서 또렷하게 지켜보았다. 새해 아침, 절망을 말하기 보다 희망을 먼저 말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편안하다. 그러나 엄중하게 놓여진 우리들의 과제를 떠올려보고 불확실성을 하나씩 제거하려는 노력은 우리 삶에 매우 직접적인 것이다.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3년 연속해 2%를 밑돌것이라는 전망과 미국 금리인상 등 우울한 경제환경 변화는 개인들에게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게 뻔하다. 그러니 어쩌겠는가. 내일은 괜찮을 것이라는 희망을 노래하며 등잔 밑 숙제도 꼬박하는 수 밖에 없다.2017-01-01 06:14:54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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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글로벌신약…두드려라, 열릴 것이다2016년 글로벌 신약개발을 향한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계의 도전은 멈추지 않았다. 암울했던 병신년 대한민국 사회에 오히려 '기쁜 일상사'를 만들어 냈다. 동아에스티는 28일 면역항암제 신약후보 물질을 글로벌 제약회사 애브비에게 계약금 483억원을 받는 조건으로 기술 수출하는데 성공했다. 이는 다소 흔들렸던 세밑 제약바이오 산업계 기업과 연구자들의 가슴에 불같은 도전정신을 다시한번 불러 일으키는 계기를 만들었다. 되돌아 보면, 올 한해는 제약바이오산업계에 시련과 연단(鍊鍛)의 시간이었다. 2015년 한미약품이 대규모 기술수출로 쇠잔해가는 대한민국 산업 전반에 연구개발(R&D)의 가치를 전도하며 무한 긍정과 희망을 심어줬다면, 올해는 그렇게 높아졌던 기대감들이 '오해와 이해부족'으로 다같이 실망했던 시기였다. 직접적 계기는 한미약품과 베링거인겔하임간 기술수출 계약 파기였다. 글로벌에선 흔한 일이었으나, 신약개발 경험이 적은 국내에선 과도하게 한숨짓는 일이 되고 말았다. 실제 한미약품에겐 계약파기라는 악재도 있었지만, 대단한 호재도 있었다. 9월 얀센에게 계약금 878억원을 받는 큰 규모의 기술을 수출했다. 몇몇 굵직한 제약회사들은 심혈을 기울였던 신약 프로젝트를 포기하거나 일정을 변경하기도 했다. 신약개발은 원래 성공보다 실패 확률이 훨씬 높은 분야다. 그렇다고 한다면 우리사회는 계약금과 마일스톤이 포함된 총 계약규모만 보고 장미꽃을 샀다가 쓰레기 통에 버리는 잘못을 반복해서는 안된다. 지켜보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기업들이 증권시장만 바라보며, 이슈를 관리하는데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게 된다. 그 보다 실패를 성공의 어머니 삼아 끊임없이 도전할 수 있도록 R&D에 집중하는 기업들을 격려해야 한다. 우리 다같이 머지않아 글로벌의 문이 열릴 것이라는 희망으로 세밑 인사를 하고, 도전하는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하자.2016-12-29 06:14:55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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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쇼윈도마네킹 한미약품과 신약개발 테마주대표적 신약개발 테마주인 한미약품이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쇼윈도의 으뜸 마네킹'이 됐다. 작년 8조원대 기술수출이 불러온 자연스러운 결과다. 모든 이의 시선을 끌어모으는 '쇼윈도 마네킹의 운명'이란 연예·스포츠계 스타만큼이나 평탄할 수 없다. 늘 세세한 관찰의 대상이되는 탓이다. 박수와 갈채, 비판과 원망도 숙명처럼 예비되어 있다. 한미약품의 일거수일투족이 대규모 기술수출 이후 훨씬 무겁고 신중해야 하는 이유다. 별탈없던 예전의 행위들도 이젠 큰 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 기술수출 릴레이가 박수를 유발시켰다면, 신약기술수출계약 파기 지연공시는 비판과 원망을 야기했다. 2015년 이후 한미를 바라보는 눈들은 셀 수 없이 많아졌다. 검찰은 최근 '한미약품 신약 기술수출계약 파기 미공개정보이용 사건'의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주식시장 개장 후 29분 지연공시에서 회사의 고의성은 확인되지 않았다는 게 한 줄기다. 하지만 고의성이 없었다고 해서, 자율공시 규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해서 기업의 사회적 책무로부터 마냥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계약파기 정보를 유출해 특정투자자들만 이득을 보게하거나, 손해를 회피하도록 한 임직원 10여명이 기소되었기 때문이다. 계약파기 정보를 몰라 손해를 본 투자자들의 눈에 법인과 직원은 뚜렷하게 분리되지 않은 채 한몸으로 보일 따름이다. 검찰 발표 직후 회사는 "부끄럽다"고 사과했다. 한미약품은 신약개발 테마주 가운데 대장주로 손 꼽히는 쇼윈도의 '으뜸 마네킹'이다. 해서 한미의 선전은 다른 제약바이오 기업의 평가에도 곧장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한미의 호재나 악재는 모두 시장을 출렁이게 만든다. 이같은 점에 비춰 최근 얀센에 수출한 항암신약 기술 논란도 아쉬움을 남긴다. '임상중단 논란'이란 오해가 한창 증폭되고 나서야 '임상지연'이라는 해명을 내보냈다. 요즘 투자자들의 정보 취득 경로가 국내에 한정되지 않고, 미국국립보건원(NIH)이 운영하는 임상시험 데이터베이스까지 촉수를 뻗치고 있는 이 현실마저 관리했어야 했다. 지나친가? 그런데 이게 현실이다. 신약개발 투자는 로또가 아니다, 과학이다 대장주로서 한미는 '신약개발이나 투자는 로또가 아니라 과학'이라는 점을 꾸준히 설득해 나가야 한다. 신약개발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벤트를 투자자들에게 선제적으로 설명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이야기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8조원대 기술 수출이 한껏 올려놓은 높은 기대치는 신약개발 과정에서 일어나는 사안마다 언제든 깊은 실망으로 되돌아올 것이다. 함정은 '8조원'에 비롯됐는지 모른다. 투자자들이 듣는다면 실망할지 모르겠으나, 이 8조원은 육상종목으로 치자면 '110미터 허들 달리기'에서 모든 장애물을 무사히 넘어 피니시 라인을 지났을 때 실현 가능한 최대치다. 기술수출의 현재가치는 계약금 뿐이다. 투자자들 역시 신약개발은 그 과정이 험난하고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고부가가치라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해서 신약개발 테마주는 미래가치를 볼 수 밖에 없다. 회사가 신약개발에 관한 신념은 뚜렷한지, 실제 최근 10년의 매출액 R&D비는 어땠는지 엄격하게 따져보고 투자해야 한다. FDA 임상시험 승인을 받았다든지, 기술수출을 했다든지하는 것은 110미터 허들 경기에서 한 두개 허들을 넘었다는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신약개발 분야에선 1+(-1)의 정답이 무엇이냐는 물음이 있다. 해답을 제로(0)로 보면 신약개발은 도저히 할 수 없는 영역이다. 실패를 성공의 어머니로 삼는 영역, 바로 신약개발이다. 신약개발은 하나하나 과정이 과학인지라 해답은 최소 '2이상'으로 보아야 추진력이 약화되지 않는다. 1을 성공으로, -1을 실패로 보는 것인데, 실패에서도 많은 것을 배우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오늘의 실패는 또다른 태양이 떠오르는 내일로 가는 지름길이다. 물론 이 길을 포기하지 않을 때야 -1은 가치가 있을 것이지만 말이다. 남극으로 가는 쇄빙선처럼 두터운 얼음을 깨고 대한민국 신약개발의 길을 개척해온 한미약품이라면, 그 도전정신 못지 않게 자본시장의 요구에 이젠 선제적으로, 적극적으로, 세련되게 호응해야 한다. 지연공시와 임직원 정보유출 사건은 경영진 가슴에 깊숙이 새겨 놓아야 할 교훈이다.2016-12-16 06:14:54조광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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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최순실 갑질도 모자라 약국갑질까지 보태나사회적 지탄을 받는 갑질이 약업계에도 존재하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월 10억원 가량 의약품을 구입하는 우월적 지위를 내세워 의약품 공급업체를 겁박하며 갑질을 한 부부약사가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조사를 받고 있다. 광주서부경찰서는 6일 공급업체에게 직원을 보내 약국 일을 도와주지 않으면 거래처를 바꾸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의무없는 일을 강요한 대형약국 부부약사를 불구속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의 갑질 행태는 사회적 공분을 불러일으켰던 다른 사건들과 한치도 다르지 않았고, 그 내용도 참으로 치사했다. 2009년 11월께부터 도매상 영업사원 2명을 출근시켜 약국문을 열고 닫게했는가하면 카페트 깔기, 화분진열, 차량주차, 개인적인 심부름, 약사 아들 통학 등 마치 개인비서나 집사처럼 부렸다. 약사 부부는 도매업체 스스로 도와준 것이라고 항변하지만,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변명으로 들릴 뿐이다. 그동안 의약품 거래와 관련한 시정기관의 불법 리베이트 조사 때마다 처방권을 손에 쥔 의사들과 의료기관의 갑질 사례가 공공연히 드러나기는 했지만 비교적 낮은 문턱이라는 약국마저 이지경인 줄은 몰랐다. 더 놀라운 장면은 유통가의 태연한 반응이다. 유통가는 "그 약국의 행태가 특히 심했을 뿐 약국과 병의원의 갑질은 일상적으로 발생한다"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점이다. 갑질이 얼마나 일상적이었으면 이처럼 당연한 현상으로 받아들일까, 애잔하다. '최순실의 갑질'을 목도하며 참담함을 지울 수 없다. 그 알량한 힘으로 서로를 윽박지르는 사회는 구성원들이 다같이 불행할 수 밖에 없다. 갑이 을을 겁박하고, 을은 병에게, 병은 정에게 화풀이하는 사회는 암담하다. 매일 생명의 소중함을 가장 가까이 지켜보는 지대에서 숨쉬는 병의원과 약국의 갑질은 그래서 더 악질이다. 대형약국이든, 대형병원이든 소위 '파견사원'이라고 불리는 의약품 등 공급업체 직원을 데려다 막부리고 있다면 지금 당장 돌려보내야 할 것이다. 타인에 대한 무도함이 통하는 사례에서 수치심 대신 자부심을 느낀다면 당신이야말로 갑질의 장본인이다.2016-12-07 12:14:50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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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ICH 가입 효과는 기업의 피눈물로 완성된다불과 몇해 전만 해도 의약품 인허가 및 생산 관련 규제분야에서 세계 변방에 머물던 우리나라가 최근 ICH(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에 가입을 계기로 새 지위를 갖게 됐다. 의약품 시장규모 세계 10위권에 자리하면서도 규제 추종국 신세를 면치 못하다가 당당히 규제 주도국 위상으로 올라서게 된 것이다. 이는 글로벌 진출이 숙명인 국내 제약산업의 발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제약기업들의 이익단체인 한국제약협회가 수천만원의 광고비를 들여 일간신문에 'ICH 가입 환영 광고'를 발빠르게 내고, 아울러 식약처에 뜨겁게 감사를 표명한 것도 ICH 가입의 의미가 그만큼 크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의약품에 관한 세계 규제 정책을 주도하는 ICH에는 미국, EU, 일본 등 제약선진국이 정회원 국가로 활동하고 있다. 해서 ICH 가입은 그들과 대등한 위치에 서게됐다는 단선적 평가를 넘어 '세계 의약품 정책의 공동 기획자가 됐다'는 묵직한 의미도 담고 있다. 개인이든, 기업이든, 국가든 공짜 점심은 없다. 2014년 의약품실사상호협력기구(PIC/s)와 최근 ICH 가입으로 대한민국 제약산업의 국제 신뢰와 지위가 높아져 나라마다 쳐 놓은 높은 장벽을 넘기가 다소 수월해질 것은 자명하다. 그러나 이 같은 기대감을 현실로 만들려면 지위와 위상에 걸맞게 국내 규제를 끌어올려야 한다. 당연히 이를 따라가야만 하는 기업들의 노력은 힘겨울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바람직한 이상이지만, 이를 현실화시키려면 기업들의 노력이 필수적이다. 2016년 국내 의약품 규제 정책은 ICH가 요구하는 규제 정책에 완벽하게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식약처와 제약산업계는 이 간극을 가급적 빠르고, 부드럽게 줄이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ICH 정회원국가로서 발언권도 생기고, 국제 무대에서 한국 의약품의 프리미엄도 붙게될 것이다. 따라서 식약처는 기업들이 ICH 규제를 잘 수용할 수 있도록 촘촘한 프로그램을 세워 산업 현장의 어려움을 최소화하는 가운데 동참을 이끌어 내도록 해야한다.2016-11-16 12:14:53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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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식약처 허가심사 역량이 제약산업 이끈다식품의약품안전처가 합성·바이오신약 등 국내 의약품 허가심사 전문인력을 최대 100명까지 추가 증원하기로 했다고 한다. 이를 지탱하기 위한 조치로 2008년 이후 인상 요인이 반영되지 못한 의약품 등의 허가·신고 수수료를 현실에 맞춰 인상하고 조정하는 내용의 '의약품 허가 수수료 규정 일부 개정 고시안'을 행정예고했다. 만시지탄이란 말이 딱 어울릴 만큼 바람직한 조치다. 개정안에 따르면, 생물의약품을 포함한 신약 허가수수료가 현행 372만원에서 617만원으로 오르고, 희귀의약품은 현행 289만원에서 339만원으로 인상된다. 신약허가 수수료 인상 비율이 65%나 되는 등 개별기업들에게 당장 부담 요인인 것은 사실이나, 이를 뛰어 넘지 않고서는 식약처의 허가 업무가 사회적 권위를 확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점에서 오히려 이것으로 충분한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의약품 개발 및 생산 등에 관한 우리나라 규제들이 글로벌 눈높이에 어느정도 도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심사능력도 충분한가'라는 질문엔 늘 물음표가 달려있었던 게 사실이다. 기존 인력의 능력 문제가 아니라 워낙 숫적으로 취약한 까닭에 심사 인력의 과중한 업무가 심사의 속도를 늦춘다는 지적이 따랐다. 신약개발의 영역이 다양해 지는데 따라 그에 필요한 전문인력이 있느냐하는 문제제기도 꾸준히 있었다. 허가당국의 심사능력이 높아지면, 이는 신약을 개발하고 관련한 허가 서류를 제출하는 벤처나 제약기업들에게 사실상 컨설팅이 된다. 훌륭한 규제는 장벽이 아니라 그 자체로 네비게이션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전문 심사인력은 많이 확보할수록 좋다. 희귀약이나 항암제 같은 경우 신속심사라든지, 조건부 허가 같은 특수한 사례가 많은데 이는 전문인력 없이는 곤란하다. 제약산업계는 제약 선진국인 미국 FDA나 EU EMEA를 부러움의 대상으로 삼아 전문 심사인력 증원을 요구해 왔다. 전문심사 인력이 충분하다는 이야기는 곧 허가당국의 권위 확보와도 같은 말이된다. 최근 한미약품이 조건부 허가를 받아 시판하는 폐암치료제의 논란에서 보듯 신약개발 R&D가 활발해지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임상시험의 결과 해석 등에 일반의 시선은 더욱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식약처 심사 업무에 절대에 가까운 권위가 생기지 않으면, 기업도 산업도 논란의 소용돌이에 빠질 공산이 크다는 뜻이다. 이런 점에서 식약처의 전문 심사인력 강화에 기대는 크다.2016-10-27 06:14:50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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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한미약품은 왜, 속수무책 당했나공든 탑이 무너졌다. 43년 차곡차곡 공들여 쌓아 올린 탑이 무너지는데 14시간 밖에 걸리지 않았다. 창업주 임성기 회장이 1973년 한미약품을 세운 이래 거친 도전과 모험으로 조각해 온 글로벌 R&D 기업의 이미지와 사회적 신뢰가 최근의 늑장 공시 파동으로 적잖이 훼손됐다. 작년 대규모 기술 수출의 주역 가운데 한 명이자 유능한 연구원이기도 한 이관순 대표는 허리를 90도로 꺾어 사죄를 해야했다. 제약바이오 붐을 일으켜 투자자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됐던 한미약품은, 이제 역설적이게도 투자심리를 약화시켜 놓은 기업이라는 원성마저 사고 있다. 정부의 신약 정책에도 부정적 기류를 만들었다는 비판대에도 올랐다. 한미약품 파동은 어디서부터 꼬이고, 잘못된 것일까. 명백하게도 그것은 회사의 느슨한 위험 감수성과 안일함에서 비롯됐다. 회사가 '제넨텍에 기술수출을 했다'는 호재성 공시를 한 것은 9월29일 오후 4시 30분 무렵, 코스피(KOSPI)가 폐장한 후였다. 공교롭게도 베링거가 '폐암신약 후보 물질인 올무티닙(한국 상품명 올리타)의 개발을 중단하겠다'고 이메일을 보내온 게 이날 저녁 7시 6분이었다. 익일 새로운 장을 앞두고 호재와 악재가 겹치게 된 것이다. 운명의 장난이 아니라 리스크(Risk)였다. 정상적 '리스크 매니지먼트 프로세스'가 작동했다면, '제넨텍 호재'에 기대를 걸고 다음 날 오전 코스피 개장을 밤새 기다릴 투자자들을 무겁고 엄중하게 의식했다면, 어떤 일이 있어도 30일 장이 열리기 전 공시를 했어야 했다. '24시간 안 공시 같은 규정'을 염두에 둘 사안이 아니었다. 결과적으로 한미는 그렇게하지 못해 혼란을 자초했다. 개장되고 29분이 흐르고 나서야 악재 공시를 올렸다. 회사는 여러 정황을 앞세워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누가 이를 액면으로 믿어 주겠는가. 회사 내부의 책임 회피를 위한 설명으론 그럴듯 할지 몰라도 대외적 메시지로는 불충분했다. 만약, 회사가 '익일 개장전 공시의 절박성'을 인식해 최선을 다했다면 증권거래소가 문을 닫았거나, 담당자가 자리에 있든 없든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개장 전 공시를 했어야 옳았다. 모든 투자자들이 '호재와 악재'를 천칭 저울에 올려 투자를 결정하도록 했어야 맞다. 그게 책임있는 기업의 자세다. 작년 기술 수출을 할 때처럼 시차가 나는 외국 기업과 업무 협의를 위해 밤샘했던 것처럼 투지와 열정으로 이 문제를 다뤘다면 작금의 한미파동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한미에겐 14시간의 여유가 있었지만, 속절없이 흘려 보냈다. 베링거 악재공시, 코스피 개장전 공시했어야...안일함이 화 불러 '베링거 개발 중단 악재'를 개장 전에 공시하지 못한 것은 뼈아픈 실책이었다. 그런데 실책은 실책을 부르는 것일까. 파동이 불거진 이후 한미가 제대로된 메시지 한 줄 내놓지 못한 것은 더 한미답지 못한 실책이었다. 30일, 일반 투자자들이 '악재를 장전에 공시하지 않아 손실을 보았다'며 분노하자 언론들은 일제히 '판도라 상자'를 열어 보겠다며 달려 들었다. 언론들이 베링거 개발 중단 사유를 의심하고, 작년 기술수출액이 부풀려진 것 아니냐는 등 다양한 방향에서 문제를 던지기 시작했다. 그러다 오후 4시께 식약처가 '올리타 안전성 서한'을 배포하자 아주 다른 차원의 이야기로 확산됐다. '약을 먹고 사람이 죽었다'는 내용이 주류였다. 늑장공시, 임상시험중 사망사건 등이 한 덩어리로 묶여 한미를 통째로 휘감아 버리고 있었지만, 속수무책이었다. 그렇게 금쪽같은 금요일과 토요일은 흘러갔다. 만약, 금요일 오전부터 선제적으로 움직였으면 어땠을까? 제약 기술수출(라이센스 아웃)의 특수성은 무엇이며, 얼마나 많은 계약이 체결된 후 임상개발 과정에서 드롭(중단)되는지, 임상시험에서 부작용은 무엇을 뜻하는지, 말기 암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임상의 특성은 무엇인지 등을 제대로 알리려는 노력들 말이다. 차근차근 진행했다면 보도의 방향은 주말과 연휴를 기점으로 조금씩 변화되었을지도 모른다. 그 흔하디 흔한 보도자료조차 단 한건 밖에 내지 않던 회사는 연휴 한 중간인 10월 2일 오전 일문일답형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한데, 회견으로 논란이 수그러 들기보다, 되레 기사량 만 늘려 놓았다. 선제적이지 못했던 기자 회견은 드러난 의혹에 마지 못해 해명하는 모습으로 비쳐졌다. 그렇다 보니 기자회견으로 외부를 설득하려 한 것이었는지, 내부를 향한 제스처였는지 그 목적성이 헷갈릴 지경이었다. 일련의 사태를 설명해 줄 자료조차 마련하지 않은 채 무슨 자신감으로 기자회견을 자청했는지 의아할 정도였다. 특히 기자 회견에서 늑장공시와 관련한 담당 임원의 설명은 전형적인 내부용이었다. "공시 정정은 과거 경험에 비춰볼 때 중요한 건이어서 내용을 모르는 당직자나 당번에게 설명하고 승인 받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30일 아침 8시35분에 공시 담당자와 전화가 됐다. 8시 40분 공시 절차를 진행했다. 신속을 요하는 것은 거래소와 한미 모두 알고 있었다. 결국 늦게 공시하게됐다." 과연 이 발언은 조사권한을 갖고 있는 금감원이나 거래소에게 어떤 뉘앙스로 전달됐을까? 공동 책임이라는 말과 무엇이 다른가. 이관순 대표가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허리를 깊숙이 숙여 사과하고, 한편에선 의도하지 않았겠지만 거래소와 상의하는 과정에서 늦어졌다고 말하는 미숙함을 드러냈다. 얼마지나지 않자 금융 당국이 대답했다. "철저히 조사하겠다." 한미약품은 한국 제약산업사에서 R&D를 선도해온 기업이다. 1989년 국내 제약기업 최초로 3세대 항생제 세프트리악손을 600만달러를 받고 로슈에 기술을 수출했으며, IMF로 실의에 차있던 1997년에는 마이크로 에멀전 기술이 적용된 면역억제제 임플란타 기술을 스위스 노바티스에 7400만 달러(내수포함)에 수출한 기업이다. 그런가하면, 개량신약 아모디핀을 개발해 새로운 장을 열었고, 곧이어 복합신약을 개발했다. 작년에는 잇따라 기술을 다국적 제약사에게 수출한 명실상부한 신약개발 R&D 기업이다. 예기치 않게 호재와 악재가 맞물리는 상황에서 위기 관리시스템 부재로 필요이상 비난에 휩싸이게 됐지만, 다시 시스템을 정비하고 추스려 글로벌 행진을 이어나가야 할 것이다. 그러려면, 이번 파동을 면밀하게 복기해 잘잘못은 분명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2016-10-13 06:14:55조광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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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개발은 '리스크가 9할'…열광도, 실망도 냉정하게한미약품이 최근 며칠 동안 일개 기업으로선 감당하기 버거운 수난을 겪고 있다. 작년 8조원대 기술 수출을 성공시키며 일약 수퍼스타가 됐던 한미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제약바이오 산업계 안에 R&D 열풍을 불러 일으킨 주역이었다. 국내 제반 산업계에도 'R&D는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는 상식을 각성시켰다. 그랬던 한미가 지난 달 29일 호재와 30일 악재가 맞물리며 '의심스러운 기업 아니냐'는 세간의 따가운 눈총을 받으며, 코너에 몰리고 있다. 덩달아 제약바이오산업도 움츠러들었다. 전화위복이란 말처럼 이번 한미 파동은 절대금액에 가려진 기술수출의 명암을 일반인도 정확히 아는 계기로 삼아야 할것이다. 한미약품 역시 이번 사태를 통해 기업 위상에 걸맞는 '리스크 매니지먼트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지 반드시 짚고 가야한다. 언론을 통해 크게 증폭된 '한미 파동'은 냉철하게 선을 그어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기술 수출과 R&D 일환으로써 진행되는 임상시험이 한 묶음이고, 나머지가 공시와 관련한 부분이다. 공시와 관련한 의구심은 당국이 지난달 30일 오전 평소와 다른 주식거래 패턴 변화를 조사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그 결과를 지켜보면 될 것이다. 하지만 신약개발 R&D와 기술 수출에 관한 특성에 대해서는 차갑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향후 다른 기업의 기술수출에서도 얼마든 재현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기술수출 한건에 과도할 정도로 뜨겁게 달아오르는 한국적 현상도 진정시킬 필요가 있다. 기술을 사간 다국적사가 개발을 중단하게되면, 대한민국 전체가 출렁거리고 이 여파로 산업계 전반이 흔들리는 현상은 반드시 개선돼야 할 사항이다. 우선 기술 수출 금액에 대한 평가는 냉정하고 보수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계약금을 빼고 나머지는 상품화를 전제로 한 가상의 금액이기 때문이다. 베링거가 개발을 중단하기로 한 한미약품 항암제 신약 올무티닙의 작년 전체 기술 수출 금액은 계약금 5000만 달러, 단계별 마일스톤 6억8000만 달러다. 우리 돈으로 치면 계약금 552억원에다 마일스톤 6955억원이다. 계약금은 일종의 서명 보너스로 당장 수익이지만, 나머지 금액은 다 조건부다. 마일스톤은 임상단계가 높아질 때마다, 즉 상품화 가능성이 높아질 때마다 추가로 받기로 약정한 한 돈이다. 엄밀한 의미에서 기술수출은 본격적인 신약 연구의 또 다른 시작일 뿐, 그 자체로 대박의 완성은 아닌 것이다. 무엇보다 상품화 성공보다 실패 확률이 훨씬 더 크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이것이야 말로 제약바이오산업의 R&D를 올바르게 이해하는 지름길이다. 임상개발 과정에서 예기치 않게 발생하는 임상시험 대상자의 사망사고에 관한 이슈를 어떻게 바라볼 것이냐 하는 것도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숙제다. 이번 한미파동에서도 항암제 올무티닙 임상시험에서 2명이 사망했다는 식으로 알려지면서 졸지에 사람잡는 약으로 뭇매를 맞았다. '사람이 죽었다'는 말의 힘은 너무나 강력해 한미가 "그런 게 아니다"라고 해명을 할수록 오히려 의혹이 더 증폭되는 양상을 나타냈다. 식약처가 4일 전문가 회의인 중앙약사심의위원회를 긴급히 열어 '허가를 유지한 상태서 제한적으로 사용하기'로 결론을 맺은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시중에 나와있는 거의 모든 의약품은 약효와 부작용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그런데도 이 약을 선택하는 것은 위험을 상회하는 혜택을 선택한 결과일 것이다. 해서 이는 철저히 전문가 영역이다. 그런데 이 영역에 일반의 잣대를 들여대기 시작하면 어떤 신약개발 연구도 위축될 수 밖에 없다. 부작용은 없으면서 약효만 드라마틱하게 나타낼 수 있는 의약품 개발은 가장 이상적이지만, 이것 만이 기준일 수 없는 게 신약개발의 현실이다.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통상 3단계 임상시험을 통해 의약품이 허가되지만, 이후 사용하는 과정에서도 시판후 약물사용 성적조사(PMS)를 한다. 이를 임상 4상이라고도 부르는 것은, 의약품은 의사와 약사라는 전문가를 통해 사용되면서 끊임없이 관찰돼야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의약품의 특수성이다. 작년 한미약품의 대규모 기술수출을 계기로 정부가 앞다퉈 지원정책을 내고, 사회가 신약개발 R&D와 제약바이오산업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져준 것은 산업 100년사에서 처음보는 것으로 무척이나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그러나 뜨거운 관심 못지 않게 냉철하게 관망하는 자세도 필요할 것이다. 베링거인겔하임이 사간 신약 프로젝트를 중단했다고 해서 그것이 모든 실패를 의미하는 것이 아닌데도, 이를 성공신화가 무너졌다는 식으로 해석하기 시작하면 기업이 움직일 공간은 지나치게 좁아질 것이다. 해서 임상과 같은 전문 사항은 전문가들에게 맡겨야 한다. 외국 신문들이 보는 이번 파동은 '베링거인겔하임이 도입한 물질의 개발을 중단했다. 한미는 하나를 얻고(제넨텍 기술수출), 하나를 잃었다' 정도였다. 한미약품 역시 글로벌에서 주목받는 기업으로 성장했다고 하면, 그에 걸맞는 리스크 매니지먼트 시스템도 갖춰야 할 것이다. 위상에 맞게 사안이 발생하면 정확하게 그 실상의 배경부터 소상히 밝히고 참고자료까지 다 제시해야한다. 회사의 메시지 역시 사전에 철저히 준비해 일반이 곡해를 할 수 없을 만큼 통일되게 내야할 것이다. 이번처럼 의혹이 먼저 불거진 후 그것을 해명하는 식으로 대처하다보면 어떤 진실을 말해도 곧이곧대로 들릴 확률은 크게 낮아지기 때문이다. 한미는 이번 파동을 계기로 리스크 매니지먼트 시스템을 일신해야 할 것이다. 사안이 발생한 경우 그 위험의 정도를 민감하게 알아채 내부 전문가들의 의견을 취합하고 알기쉽고 명쾌하게 상황을 설명할 능동적인 전문가가 콘트롤타워 역할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아무리 유능한 연구개발 전문가라도 긴급한 상황에서 언론과 직접 대면해 제대로 소통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2016-10-05 06:15:00데일리팜 -
[칼럼] 주연 배우로 단상에 선 '미스터 성실' 김승호그날 아담한 체구의 이 원로 배우는 국내 의료계 명사, 외국 파트너사 대표 등 300명 가까운 내빈의 뜨거운 박수를 받으며 단상에 올랐다. 우리 나이로 여든 여섯인 그는 꼿꼿한 자세로 A4 용지 한장 분량의 원고를 또박또박, 호흡 한번 흔들리지 않고 읽어 나갔다. 토씨하나 틀리지 않고 완벽하게 환영 인사를 끝 마쳤다. '미스터 성실'이라는 별칭에 어울리게 그의 모습에서는 반복된 연습의 흔적이 엿보였고, 얼굴 표정에는 글로벌 경영에 대한 근원적 그리움과 강렬한 열정이 묻어나는 듯 했다. 보령제약그룹 김승호 회장 이야기다. 김 회장이 9월27일 저녁 7시 라움 마제스티 볼룸의 단상에 선 것은 보령제약이 24일부터 29일까지 서울에서 열린 '제26차 세계고혈압학회 학술대회'의 주 후원사(이 세계에선 메인 스폰서라 통용)였기 때문이다. 보령은 학술대회 조직위원회와 함께 성공적인 학술대회를 축하하고, 보령의 글로벌 신약 '카나브'의 성과와 비전을 공유하려 '카나브 나이트'를 열었다. 후원사의 특권인데, 지금껏 이 역할은 빅파마 독차지였다. 능력이 된다해서 아무나 메인 스폰서가 될 수는 없다. 글로벌신약이 있고, 학회로부터 신뢰를 받아야 가능하다. 서울대회여서 국내 의료계의 도움을 받은 것도 사실이다. 국산신약에 관한 이해와 소통이라는 점에서 이 또한 진전이다. 국내 제약산업 연구개발사에서 카나브의 위상은 독특한 측면이 있다. CCB계 고혈압치료제가 득세하던 시절 다국적사의 관심사였던 ARB계 고혈압치료제 개발에 동참해 18년간 연구한 끝에 2011년 발매에 성공했다. 국산 신약 가운데 드물게 시장성이 제일 큰 만성질환치료제라는 점에서 잠재력을 갖췄지만, 이 계열 약물 중 9번째로 제일 늦게 나왔다는 약점도 안고 있었다. 해서 경기장 안에 뛰어들어 피흘리며 싸우는 보령제약과 달리 경기장 밖 관객들은 '너무 늦었다'며 비관적으로 평가했다. 다른 경쟁자들이 숟가락을 들고 이미 식사를 하고 있는데, 새 숟가락을 쥐었다지만 끼어들 틈새가 있겠냐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1957년 서울 종로의 5평 남짓한 공간에 약국을 차려 오늘의 보령제약그룹까지 키워낸 창업주 김승호 회장의 생각은 달랐다. 제3지대를 주목했다. 어려운 길이었다. 그는 멕시코 등 중남미국가로 직접 날아가 비즈니스 활동을 펼쳤다. 젊은이조차 버거운 먼 길을 실크로드를 개척하는 심경으로 달려갔다. 그 결과, 발매 5년차인 현재 41개 국가에 총3억7530만 달러 규모의 라이센스 아웃 계약을 체결하며 경영의 무대를 세계로 넓혀나가고 있다. 평생 성실을 트레이드마크로 살아온 그는 늦게 나온 약점을 바로 그 성실과 뚝심으로 극복하며 승부를 걸고 있다. '성공한 기업가보다 성실한 기업가'로 불리기를 좋아하는 그는 끊임없이 성실과 노력으로 '글로벌 대문의 빗장'을 풀며 한걸음씩 세계로 행진하고 있다. 카나브와 이뇨제 복합제를 비롯해 '카나브와 로수바스타틴(고지혈증약) 복합제' '카나브와 CCB계 고혈압 복합제' 등 빅파마 들의 궤적을 좇아 빠르게 그들을 추격하고 있다. 임상에 참여한 시험대상자만도 3만5000여명에 이른다. 이를 근간으로 보란듯 세계 최고학술대회의 메인 스폰서가 됐고, 88개국 심혈관 임상전문의 3500여명 앞에서 국산 신약의 우수성을 알렸다. 평생 성실했지만, 평생 외국 제약회사들이 만든 신약을 '을의 입장'에서 들여왔던 김승호 회장은 카나브 나이트에 카나브를 들여다 판매하는 외국 제약회사 대표단 수십명을 초청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보령제약은 앞으로도 끊임없는 연구개발과 혁신적인 제품으로 심혈관질환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환자들의 건강증진과 의료발전에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약속했다. 당당한 갑의 탄생이었다. 주어진 환경에서 그 만의 방식으로 글로벌 시장서 승부를 걸고 있는 원로의 모습, 바로 작은 거인이었다.2016-10-04 06:14:52조광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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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내 밥은 내 돈으로, 청탁 대신 떳떳하게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이 오늘(28일)부터 발효된다. 2012년 8월16일 입법예고된 이래 대략 4년 만으로, '부정청탁및 금품 등 수수에 관한 법률'이라는 원래 법률명이 보여주듯 이 법은 사회 구성원들이 아주 오랜 세월 만들어 내 너무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져온 온갖 관행들과 풍속에 대해 그것이 정당한지 혹은 위법한지 법률적 잣대를 들이대게 될 것이다. 또한 구성원들도 모든 행위에 '이건 괜찮을까?'를 자문하게 될 것이다. 보건의약계로만 한정해 볼 때 이 법의 적용을 받는 기관은 보건복지부를 필두로 식품의약품안전처, 질병본부 등 중앙 행정기관을 비롯해 의사협회, 대한약사회 등 유관단체, 데일리팜을 비롯한 전문언론, 의대를 갖고 있는 대학병원 교직원 등이다. 직접 적용되는 인원도 적지 않지만, 그동안 이들이 쌍방으로 교제하고 접촉해 왔다는 사실을 상기해 보면 사실상 보건의약계 종사자 모두에게 해당되는 법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벌써부터 민원인을 만나야 하는 행정기관 공무원들이 만남 자체를 회피하겠다고 공공연히 밝히는 상황이고, 공직자 등을 만나야하는 사람들도 당분간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이야기하는 실정이다. 그도 그럴 게 이 법은 식사 3만원, 선물 5만원, 경조사비 10만원만을 벗어나 위법과 적법의 경계선에 있는 모호한 회색지대가 아직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지나치게 경직된 해석은 금물이라는 말도 나오지만 법 시행초기 적잖은 혼선은 뒤따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법이 제정될 수 밖에 없을 정도로 부패 한 관행을 넘어서지 않고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기는 불가능한 지경이다. 우리 모두 인지하고 있는 현실이 아닌가. 그런 만큼 우리 모두 새로운 문화를 정착시키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법이 매우 포괄적이고 복잡해보이지만, 실은 간단한 문제다. 정당한 절차와 상식, 합당한 논리로 해결되어야 할 사안에 내 이익을 관철하겠다고 반칙을 하지 않으면 된다. 내 밥, 내 돈내고 먹으면 될 일이다. 이 사회 일원으로서 데일리팜은 새 법을 준수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2016-09-28 06:14:50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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