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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엑스, 병원과 일상을 잇는 재활의 통로 될 것"[데일리팜=황병우 기자] "같은 근골격계 질환으로 수술을 해도 환자마다 기능을 회복하는 속도는 다릅니다. 치료만큼 재활 운동이 중요하지만 의료기관을 벗어나면 가장 잘 이뤄지지 않는 치료이기 때문입니다." 근골격계 질환 치료에서 재활 운동의 중요성은 수없이 강조돼 왔지만 정작 임상 현장에서는 이 핵심 치료가 제대로 제공되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가 반복됐다. 짧은 진료 시간, 낮은 수가, 인력 구조의 한계가 겹치며 재활은 늘 '중요하지만 못 하는 치료'로 남은 것이 요인 중 하나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기반으로 창업한 회사가 있다. 정형외과 전문의로 수련과 개원 경험을 거치며 재활 운동과 디지털치료기기를 접목한 윤찬 대표가 있는 에버엑스다. "정형외과 핵심 치료 '재활'…임상현장 현실선 한계" 윤 대표는 정형외과 전문의로 임상 현장을 경험하며 느낀 '재활의 공백'이 창업의 출발점이라고 밝혔다. 그는 "근골격계 질환 환자에게 재활 운동 치료는 가장 중요한 치료 중 하나지만, 병원 환경에서 제대로 받기 어렵다"며 "이 공백이 10년 넘게 바뀌지 않는다는 점이 창업의 출발점이 됐다"고 말했다. 에버엑스의 출발은 디지털치료기기(DTx)가 아니었다. 초기에는 재활을 돕는 스마트 보조기 형태의 하드웨어를 고민했다. 그러나 개발 과정에서 단가, 기능 구현, 사업성이라는 현실적 한계에 부딪혔다. 그러던 중 국내에 디지털치료기기 개념이 소개되며 방향을 틀었다. 윤 대표는 디지털치료기기를 선택한 이유를 '모달리티'가 아닌 '시스템' 관점에서 설명했다. 그는 "하드웨어냐 소프트웨어냐는 본질적인 문제가 아니었다. 환자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의료 시스템 안으로 들어올 수 있느냐, 수가화 가능성이 있느냐,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이 되느냐가 훨씬 중요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앱을 통해 재활 운동을 돕는 웰니스 형태로는 한국 의료 환경에서 한계가 명확하다고도 언급했다. 의료 접근성이 높고 진료비 부담이 낮은 국내 특성상, 의료진 처방 없이 앱에 비용을 지불할 유인은 크지 않다는 판단이다. 반면 처방을 기반으로 한 의료 행위는 환자에게도, 의료진에게도 다른 무게감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봤다. 개인 맞춤형 재활과 '보이지 않던 치료'의 병행 윤 대표가 강조한 에버엑스 기술의 핵심은 '개인 맞춤형 재활'이다. 현재도 환자들이 재활 운동영상을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이지만 환자 상태에 따라 속도와 단계를 조절할 수 있는지에 따라 차이를 만들 수 있다는 판단이다. 여기에 더해, 에버엑스는 기존 임상 현장에서 거의 다뤄지지 못했던 영역까지 포괄한다. 대표적인 예가 만성 근골격계 통증과 연관된 심리적 요인이다. 그는 "통증이 3개월 이상 지속되면 인지 왜곡과 행동 회피가 생기고, 이는 우울감과 통증 민감도를 높이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며 "현재 가이드라인에서는 심리적 중재를 병행하라고 하지만 진료현장에서 현실적으로 구현하기 어렵다는 점에 착안해 기술을 녹였다"고 밝혔다. 결국 디지털치료기기는 이러한 ‘현실과 가이드라인의 간극’을 메울 수 있는 도구라는 설명이다. 환자에게 부담 없이 자연스럽게 심리적 중재를 병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치료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처방형 재활부터 검진까지…사업 축 확장 윤 대표는 디지털치료기기의 성공 여부를 가르는 핵심 요소로 '적응증'을 꼽았다. 수술이나 시술로 더 빠르고 확실한 효과를 낼 수 있는 영역에서는 디지털치료기기가 설 자리가 좁다는 것이다. 그가 주목한 영역은 만성 비특이적 요통, 만성 전방 무릎 통증 등이다. 윤 대표는 "이들 질환은 가이드라인에서 수술과 시술을 권하지 않고, 재활 운동이 가장 근거 수준이 높은 치료로 제시돼 있다"며 "하지만 정형외과 진료 구조상 이를 충분히 제공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외래 환자의 약 90%는 수술 대상이 아니지만, 이들을 위한 치료 옵션은 교육 책자나 운동이 필요하다는 조언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물리치료 역시 수가 구조상 충분한 재활 운동을 제공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게 윤 대표의 시각이다. 즉, 현재로서는 병원도 환자도 모두 만족하지 못하는 구조인 셈이다. 그는 독일 사례를 언급하며 가능성을 짚었다. 독일에서는 국가 보험 제도 안에서 디지털치료기기가 조기에 도입됐고, 이 가운데 근골격계 질환용 디지털치료기기는 소수지만 처방량은 가장 많다. 해외에서 디지털치료기기가 점차 확장됨에 따라 윤 대표는 제도적 과제로 '별도의 재정 트랙'을 강조했다. 기존 수가 체계 안에서는 새로운 기술을 넣기 위해 반드시 다른 항목을 빼야 하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독일은 디지털치료기기를 위해 별도의 재정을 마련하고, 임시 등재 제도를 통해 초기에는 국가가 비용을 부담하며 사용을 촉진했다. 이런 투자가 있었기에 효과를 검증하고 산업을 키울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 처방형 디지털치료기기, 올해 하반기 본격 매출 가시화 에버엑스의 처방형 디지털치료기기는 사용 기간이 8~12주로 설정돼 있다. 가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시장에 출시된 다른 디지털치료기기들과 유사한 수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 윤 대표는 "너무 낮은 가격은 병원의 참여 동기를 떨어뜨릴 수 있고, 너무 높으면 환자 부담이 커져 적절한 균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업적으로는 올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매출 가시화를 기대하고 있다. 국내 처방형 디지털치료기기와 더불어, 미국에서는 이미 원격 재활 모니터링 수가를 기반으로 2등급 의료기기를 판매 중이다. 또 다른 축은 검진 시장이다. 에버엑스는 동작 분석 기술을 활용한 근골격계 스크리닝 솔루션을 출시했고, 3월부터 한국의학연구소(KMI) 건강검진센터에 도입된다. 그는 "건강검진 설문에서 60%가 근골격계 증상을 호소하지만, 실제로 제공할 검사는 거의 없다"며 "기능적 위험도를 평가하는 도구가 의미 있는 사업 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에버엑스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기회를 보고 있다. 현재 싱가포르에 솔루션이 도입돼 있고, 일본 시장에서도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윤 대표는 "아직 아시아에는 디지털 재활 분야에서 명확한 성공 사례가 없다"며 "기술, 임상 효과, 경험 측면에서 충분히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병원을 대체하는 존재가 아니라, 병원에서 시작된 치료가 일상에서 지속될 수 있도록 잇는 역할이 되기를 기대한다"며 "에버엑스가 '병원과 일상 사이에서 근골격계 환자를 연결하는 통로'로 자리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2026-03-03 06:00:42황병우 기자 -
로완 "2026년 슈퍼브레인 시리즈 수익화 원년"[데일리팜=최다은 기자] 치매 예방과 인지 기능 개선을 위한 디지털 치료제(DTx) 시장이 열리고 있다. 그 중심에 선 로완(ROWAN)은 올해를 본격적인 매출 인식의 해로 점찍었다. 치매 예방과 인지 개선을 위한 디지털 솔루션 '슈퍼브레인' 시리즈로 수익 창출의 원년으로 삼았다. 로완은 '슈퍼브레인H'의 가파른 매출 성장세에 이어, 식약처 품목 허가를 받은 '슈퍼브레인 덱스(DEX)'까지 가세하며 국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솔루션별 임상 데이터와 기술 검증에 주력했다면, 올해부터는 국내외 공급 확대로 수익화 구간에 들어서며 '돈 버는 기업' 반열에 올라섰다. 슈퍼브레인 덱스의 상반기 국내 공급, 슈퍼브레인H의 현대약품과의 국내 총판 계약, 그리고 일본 소프트뱅크와의 협업까지. 한승현 로완 대표를 만나 슈퍼브레인 시리즈의 고도화된 AI 기술력과 비전, 경도인지장애 및 치매 질환 관리 디지털 치료제(DTx)의 미래를 인터뷰로 정리했다. 로완의 핵심 솔루션인 '슈퍼브레인' 시리즈에 대해 설명해달라. 현재 상용화된 솔루션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슈퍼브레인H와 슈퍼브레인 덱스(DEX)가 대표적이다. 슈퍼브레인H는 다중중재(인지·혈관 등)프로그램으로 구성된 인지중재치료에 가장 최적화된 디지털 도구로, 신의료기술인 인지중재치료 처방 확대와 함께 그 사용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의사가 직접 환자에게 최적의 예방 프로그램을 짜주는 관리 플랫폼 성격이 강하다. 작년 11월 품목 허가를 받은 슈퍼브레인 덱스는 인지만을 전문적으로 떼어내 치료용(인지 개선)으로 허가받은 소프트웨어다. 덱스는 환자의 인지 능력을 직접 향상시키는 데 집중한다. 슈퍼브레인H와 슈퍼브레인 덱스는 모두 비급여로 제공되며, 올해 덱스가 본격 공급되면 플랫폼(H)과 치료제(DEX) 간의 강력한 시너지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한다. 슈퍼브레인H 국내 총판 파트너로 현대약품을 선택한 이유가 궁금하다. 현대약품의 의지가 매우 확고했다. 현대약품은 지난해 CNS(중추신경계) 복합제를 출시하며 관련 분야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데, 여기에 로완의 AI 플랫폼을 확보함으로써 시너지를 내려는 전략적 판단이 일치했다. 현재 현대약품과의 마케팅 및 총판 계약을 통해 국내 시장 공급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구체적인 매출 목표와 성장 전략은 어떻게 되나? 슈퍼브레인H를 통해서만 2026년 매출 30억원 이상으로 잡았다. 전년 대비 6배 성장이 목표다. 슈퍼브레인H는 2024년 4분기 출시 이후 8000만원이었던 매출이 2025년 5억원을 넘어섰고, 올해는 현대약품과의 시너지가 본격화되면서 퀀텀 점프를 이룰 것이다. 특히 슈퍼브레인 H는 이미 국내 상급 병원의 약 40%에 공급되고 있으며, 올해는 이를 75%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슈퍼브레인 덱스' 역시 올해 상반기 자체 출시 후, 슈퍼브레인H의 판매 성과에 따라 현대약품 등 파트너사와의 협업 범위를 넓혀갈 계획이다. 일본 시장 진출도 가시권에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 소프트뱅크와의 협업 상황은? 일본은 한국보다 시장 규모가 약 10배 크다. 일본 굴지의 업체와 슈퍼브레인 일본버젼의 총판 계약을 염두에 둔 PoC(기술검증)를 진행 중이다. 올해 상반기 중 본계약 구조가 확정될 예정이며, 하반기부터 일본 후생노동성 산하 요양기관들에 공급하는 것이 목표다. 이후 병원 시장으로 확대하는 2단계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또한 내년부터 일본 내 복지용구 시장에서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본다. 현재 일본국립 연구기관과 함께 하반기부터 임상을 계획 중이다. 이를 통해 탄탄한 데이터를 확보해 일본 병원 시장(치료제 섹터)까지 진입할 계획이다. 로완이 보유한 AI(인공지능) 기술력의 핵심, 'CDLD' 모델에 대해 설명해달라. 로완의 CDLD(AI 모델)는 환자 맞춤형 인지 기능 치료 계획을 짜주는 AI 솔루션이다. 의료진의 진료 편의성을 극대화해 '휴먼 터치'가 필요한 영역에 의료진이 환자에게 시간을 더 쏟을 수 있게 돕는다. 특히 전문의가 부족한 내과나 가정의학과에서도 CDLD를 통해 중장기적인 치료 컨셉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실제로 경도 치매 단계에서는 내과 처방률이 가장 높은데, 이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현재 슈퍼브레인H에는 매달 고도화된 데이터가 업데이트되고 있으며, 덱스에도 핵심 알고리즘이 탑재되어 있다. 2027년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준비 현황은 어떠한가? 주관사로 미래에셋증권을 선정한 이유는 명확하다.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인 '뉴로핏'을 성공적으로 상장시킨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내 예비 실사를 준비 중이며, 내년 하반기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목표로 프로세스를 밟고 있다. 기술특례상장을 위해 올해 하반기 기술성 평가 심사를 받는 것이 1차 목표다. 로완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무엇인가? 단순히 솔루션을 파는 회사를 넘어, 뇌 인지 개선 분야의 '글로벌 표준화'를 이루는 것이다. 한국과 일본에서의 성공 사례와 방대한 임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인정받는 독보적인 디지털치료제 기업으로 거듭나겠다.2026-02-28 06:00:38최다은 기자 -
약업대상 받은 김대업 "이젠 AI시대 대응 고민해야"[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상은 과거에 대한 칭찬이면서 동시에 앞으로 해야 할 일에 대한 격려라고 생각합니다.” 약사사회 최고 권위 상으로 평가받는 약업대상을 수상한 김대업 전 대한약사회장이자 현 약학교육평가원 이사장(58, 성균관대)은 담담한 소감 속에서도 ‘책임’이라는 단어를 강조했다. 김대업 전 회장이 26일 서울 엘타워에서 열린 대한약사회 제72회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약업대상을 수상했다. 올해로 7회를 맞은 약업대상은 그가 대한약사회장 재임 당시 제정한 상이기도 하다. 수상 이후 김 전 회장은 “이번 수상은 개인의 성취라기보다 약사사회 건강한 발전을 위해 더 기여하라는 응원과 격려의 의미로 받아들인다”며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30년 가까이 약사회 회무를 해온 그는 약사사회 활동 중 특정 성과 하나를 꼽기는 어렵다면서도 기술 변화 속 약사사회가 주도권을 확보하려 했던 시기를 특히 의미 있게 돌아봤다. 김 전 회장은 “의약분업 시기였던 1990년대 후반 IT혁명 흐름 속에서 약사사회가 자체 시스템을 만들고 정책 방향을 가져갈 수 있는 도구를 구축하려 했다”며 PM2000 개발과 약학정보원 설립을 대표 사례로 언급했다. 그는 “기술에 종속되는 것이 아닌 방향을 만들어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며 “이 같은 유산에 대한 책임을 갖고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 의미에서 현 대한약사회 집행부를 향해 AI 흐름 속 역할을 주문하기도 했다. 김 전 회장은 권영희 회장과 유상준 약학정보원장을 언급하며 “약업계가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는 길을 만들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가 약사회 회무를 해 오며 약사사회 활동 전반에서 가장 중요하게 둔 기준은 언제나 ‘국민’이었다. 김 전 회장은 “국민 이익에 부합하는 약사회, 국민과 함께 가는 약사사회가 철학이면서 동시에 가장 현실적인 기준이었다”며 “오늘의 대한약사회와 8만 약사가 존재할 수 있었던 배경에도 국민 중심 약사정책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시기 대한약사회장으로서 공적 마스크 정책에 적극 협력했던 경험 역시 같은 맥락이라고 했다. 최근 약사사회 현안과 관련해서는 한약사 문제와 성분명처방 등 주요 과제를 언급하며 집행부의 노력을 평가했다. 다만 그는 “현안을 풀어가는 과정에서도 항상 국민을 중심에 둬야 한다”며 “지금 세계는 기술·정치·문화 전반에서 AI혁명이라는 격랑 속에 있고 약사사회 역시 흔들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당장의 현안에 쫓겨 미래 준비가 부족한 측면이 있다”며 “약사회의 철학적 지향점을 잃지 말고 AI 시대 대응을 고민해야 한다”는 쓴소리도 잊지 않았다. 이번 수상은 개인적으로도 남다른 의미가 있다. 약업대상이 김 전 회장이 재임 당시 제안해 만든 상이기 때문이다. 그는 당시 원희목 전 제약협회장, 조선혜 의약품유통협회장과 협의해 약업계 최고 권위 상을 만들자는 취지로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김 전 회장은 “만들었던 상을 받는 입장이 되니 감회가 새롭다”며 “약업계 발전을 위해 역할을 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앞으로도 책임 있게 고민하겠다”고 말했다.2026-02-27 09:08:02김지은 기자 -
"죽어라 공부하게 될 줄 몰랐죠"…박사학위만 2개 받은 약사[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사람들이 먹는 건 약일까, 약의 메시지일까? 그럼 약의 메시지를 어떻게 만들고 전달해야 왜곡없이 믿고 먹게 할 수 있을까?' 약국에서 다양한 증세의 여러 환자들을 만나며 했던 고민이 그를 약사 출신 헬스커뮤니케이션 1호 박사로 이끌었다. 이번에는 약과 관련한 사회현상에 대한 문제의식이 두 번째 박사학위 취득의 동기가 됐다. 2014년 시작한 약학박사 과정은 헬스커뮤니케이션에 밀리기도 했지만, 마침내 2026년 2관왕의 쾌거를 이루게 했다. "스물 다섯까지는 이렇게 열심히 안 살았는데..." 휴베이스 부사장을 맡고 있는 모연화 약사(48·이화여대)는 인터뷰 요청을 한사코 거절했지만, 그가 공부를 멈추지 않는 이유가 궁금했다. 병원약사 시절부터 개국을 했던 당시는 물론 현재까지도 그의 스터디 플랜은 늘 꽉꽉 짜여 있다. 약사로 취득한 2개의 박사학위는 물론 10여편의 논문연구는 20여년간 그가 얼마나 열심히 살았는지를 대변한다. "우울해서 타이레놀을 사먹었다고?" 이번 박사학위 논문은 '한국 청소년의 약물기인손상경험과 자살위험간 인과성 평가'를 주제로 하고 있다. 상대의 성향이 F(Feeling)형인지 T(Thinking)형인지 알아보는 '우울해서 빵 샀어' 테스트처럼 일부 청소년들이 우울할 때마다 타이레놀을 먹는다는 기사와 13년째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자살이 증가하고 있다는 두 포인트가 영감이 됐다. 최근 해외는 물론 국내 청소년들 사이에서 한번에 많은 약물을 복용하거나 약을 섞어 먹는 'OD(Overdose)파티'가 유행하고 있는 것과도 맥을 같이 하는 부분이다. 의약품 접근성이 높아지면 자살이나 사회적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진다는 게 연구의 가설이었다. "충동성이 높은 청소년기의 경우 호기심에, 주관적 규범에 의해 쉽게 OD를 경험할 수 있다는 거예요. 자살을 목표로 하지 않더라도, 스스로를 자해하는 손쉬운 수단 가운데 하나가 약이라는 거죠. 그래서 한 번이라도 의약품 과다 복용으로 응급실을 방문한 경험이 있는 청소년 집단과 그렇지 않은 집단을 비교해 추적 연구를 했죠." 연구 결과 지난 14년간 편의점 안전상비약 판매 같은 약국외 판매 정책으로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청소년 자살 비율은 무려 7배 높아졌다. "약의 안전한 사용을 위해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제도적으로 판매를 제한하는 등의 논의를 시작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결론을 도출하게 됐죠." '약국에서도 많은 약을 살 수 있는 거 아니야?' 혹자는 할 수 있는 질문이다. 하지만 헬스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 그의 견해는 다르다. "머뭇거림, 더듬거림, 안절부절 이런 비언어를 읽어내는 약사님들이 현장에 계십니다. 낌새를 알아채고 말을 거는 거죠. 환자가 원한다고 많은 약을 반복해 파는 약국은 극히 일부에 불과합니다." "왜 그렇게 공부를 해요? 뭘 하고 싶은가요?" 이쯤되면 빠지지 않는 질문이 '왜 이토록 공부하는 거지?'라는 부분이다. 연구 뿐만 아니라 성균관대 미디어문화융합대학원에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PR학개론과 헬스커뮤니케이션에 대해서도 강의도 하고 있다. "사실 대학시절에는 학교도 잘 안나가고 공부에 뜻을 가져본 적도 없어요. 그런데 약사로 사회에 나오고, 환자들을 만나 보니 숱한 문제들이 있더라고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두 가지 능력이 '축적된 이론'과 '현장 경험'이었어요." 두 가지 모두가 충족되지 않는다면 '이론 뿐인 실무', '주장 뿐인 경험'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것. 가설을 세우고 이론을 가지고 와 썰을 풀고, 데이터를 수집하고 검증하는 '논증'이 그의 삶에서 중요한 이정표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의 목표는 학위를 사회 안에 녹여내는 부분이다. "예전에는 전문직들이 전문성 하나만 있어도 살만했어요. 그런데 세상이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언제 어떻게 기회가 올지, 언제 어떻게 위기가 올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잖아요. 커지는 불확실성 속에서 끊임없이 공부하고, 사회에서 일어나는 현상에 대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는 거죠." 사회의 눈으로 바라본 약, 약국, 약사, 약의 메시지 같은 부분을 연구하는 '메시지 적합도 연구'는 그가 목표로 하는 분야다. 약, 약국, 약사가 결국 사회와 공존하고 있고, 뗄레야 뗄 수 없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최근 이슈가 되는 약물 운전, 약물 살인 역시 마찬가지다. "그간은 약의 위험성의 메시지를 읽을 일이 별로 없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약물이 치료를 목적을 벗어나 남을 죽이거나 나를 죽이는 접근성 좋은 도구로 인식될 수 있다는 거죠. 앞으로 닥칠 사회에서 약물의 적정한 사용은 더욱 대두되고 강조될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약은 신용재…약에 메시지를 담아라 헬스커뮤니케이션 박사 답게 그의 말 곳곳에는 커뮤니케이션이 녹아져 있다. "약사의 말하기 핵심은 '어떻게 해야 본의가 잘 전달될까'에 있어요. 진짜 커뮤니케이션을 잘 한다는 것은 하고 싶은 말을 왜곡되지 않게 하는 능력이고 맥락에 맞게 말하는 거거든요. 환자의 건강을 증진하는 진심이 담긴 말하기는 수용률 역시 높을 수밖에 없어요." 그가 생각하는 약은 신용재다. 약사의 진심과 신뢰, 언어적·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이 어우러진 영역이라는 것. 그런 측면에서 약사의 개입 없이 소비자가 직접 약을 쇼핑하는 형태의 창고형 약국은 신용재를 상품으로 전락시키고, 약사의 역할을 판매원으로 평가 절하한다는 지적이다. 약국에서 약을 판매하는 행위가 단순 '판매'에 그치지 않고, 진정한 '약'이 될 수 있도록 상담하고 살피는 영역까지가 약사의 역할이라는 설명이다. "스타트업 업계에서 '한 번 해봐, 아니면 다시 하지'라는 부분을 강조해요. 하지만 약에 대해서는 'To Do No Harm(Ensuring Patient Safety in Health Care Organizations)'이라는 격언이 적용돼요. 건강은 다시 없다는 거죠. 그런 관점에서 건강한 약물 사용에 관한 사회적 논의와 이슈화가 이뤄졌으면 해요."2026-02-26 06:00:42강혜경 기자 -
"아토피 치료, 표적 정밀화 가속…접근성 개선이 관건"[데일리팜=손형민 기자] 국내 아토피피부염 치료 환경이 뚜렷한 변곡점을 맞고 있다. 지난 10여 년간 보습·국소치료와 면역억제제 중심의 치료 전략이 유지돼 왔지만, 최근 생물학적제제와 JAK 억제제 등 신약들이 빠르게 진입하면서 중등도~중증 환자 관리 방식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새롭게 대한아토피피부염학회 회장으로 취임한 이양원 건국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아토피 치료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시대로 들어섰다"며 "환자군 변화와 신약 도입의 흐름을 충분히 반영해 보험·정책·임상 적용을 조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아토피피부염 환자군은 과거와 비교해 뚜렷하게 달라졌다. 유병률은 증가했으며 특히 성인 아토피 환자 비중이 크게 확대되면서 치료 전략의 재정비가 불가피해졌다. 성인 환자는 병의 경과가 길고 만성화 비중이 높아 안전성과 효과를 동시에 충족하는 장기 치료 옵션이 절실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생물학적제제가 잇따라 출시되며 새로운 대안이 됐다. 2018년 '듀피젠트(두필루맙, IL-4/IL-13 억제제)'가 첫 인터루킨 제제로 도입된 이후 레오파마의 '아트랄자(트랄로키누맙, IL-13 억제제)'를 비롯해 다양한 생물학적제제가 연이어 등장하며 치료 옵션이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확대됐다. 여기에 야누스키나제(JAK) 억제제 계열 신약까지 더해지며 중등도~중증 환자를 위한 전신치료 영역은 사실상 새로운 국면으로 진입했다. 그러나 치료 옵션의 확장에도 불구하고 환자 접근성은 여전히 제한적이라는 점은 현장의 공통된 문제의식이다. 이양원 교수는 '교차치료 제한'을 개선점으로 꼽았다. 생물학적제제에서 JAK 억제제간 교차는 조건부 허용됐지만, 동일 계열 내 교차치료는 여전히 불가해 환자의 선택 폭이 좁다는 지적이다. 이 교수는 "복잡한 병태생리를 가지는 아토피 피부염 환자 특성상 맞춤치료에 많은 제약이 되는 거 같아 아쉽다. 개선이 필요한 영역"이라고 피력했다. Q. 새 회장으로서 임기를 시작하게 된 소감과 각오가 있다면? 오랫동안 아토피피부염학회 활동을 해왔다. 특히 국내 중증 아토피피부염이라는 진단코드조차 없어 코드를 만드는 과정에도 처음부터 참여해왔다. 또 중증 아토피피부염의 산정특례 적용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왔던 일도 생각난다. 그런 일들이 엊그제 같은데 회장직을 수행하게 돼 감회가 새롭다.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의 권익 향상, 환자들이 원하는 치료 그리고 아토피피부염 연구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Q. 이번 임기 동안 학회가 중점적으로 추진할 주요 목표나 과제는 무엇인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는데 첫번째는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의 권익향상이다. 최근 생물학적제제나 JAK 억제제와 같은 아토피 피부염 신약들이 많이 출시되고 있는데 여전히 고가라 아토피피부염으로 고생하는 다수 환자들이 신약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학회는 신약에 대한 의료보험과 산정특례 적용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아토피피부염 연구 증진이다. 아토피피부염학회가 학술활동 단체인 만큼 아토피 원인 규명과 치료제 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연구자들을 지원하고 공동연구를 수행하는 등 학회 본연의 연구 업무에도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Q. 현재 우리나라 아토피피부염 환자군과 질환 양상은 과거와 비교해 어떻게 변화했다고 보나? 이러한 변화가 치료 패러다임에는 어떤 영향을 줬다고 생각하나? 첫번째 변화는 유병률이 증가했다는 점이다. 이 부분은 의료환경의 발달로 피부과를 적극적으로 찾아주는 환자들이 많아진 부분도 있지만 산업화 등으로 인한 환경적 변화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생각된다. 또 하나는 성인 아토피피부염 환자가 증가했다는 점이다. 유병률이 증가하고 성인 환자가 많아지면서 치료 패러다임도 장기 치료에 효과와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신약들이 필요하게 됐다. 이런 점에서 최근 출시되고 있는 신약들이 큰 역할을 해주고 있다. 크게 아토피피부염은 경증, 중등도, 중증 단계로 나눌 수가 있다. 경증 환자들은 보습제를 활용한 적극적인 보습과 국소치료제 등으로 치료하게 된다. 중등도와 중증의 경우 국소치료제와 전신치료제를 같이 사용하게 된다. 최근에는 생물학적제제와 JAK 억제제 등의 신약들이 나와서 치료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Q. 중등도~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를 치료하면서 기존 치료 전략의 한계나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미충족 수요는 무엇인가? 가장 큰 부분은 기존 고식적 치료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다. 중등도~중증 환자들의 경우 만성화되는 경우가 많아 장기치료를 하게 된다. 다만 기존 면역 조절제와 같은 고식적 치료제는 장기 복용 시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있다. 이런 부분은 생물학적제제나 JAK 억제제와 같은 신약들이 대부분 해소해 주고 있다. 다만 이러한 신약들도 크지는 않지만, 각 약물에 대한 부작용 내용을 숙지해 적절하게 약물을 선택해야 할 것 같다. 지금도 많은 아토피피부염 치료제가 개발되고 임상도 진행되고 있다. 주요 방향성은 더 높은 안전성과 효과를 확보할 수 있는 표적치료제의 개발이다. 즉, 병태생리를 정밀하게 타깃하는 표적치료제 개발로 부작용도 줄이고 치료효과도 높이는 방향으로 아토피피부염의 치료가 발전할 것으로 생각된다. Q. IL-13 단일 타킷 치료가 환자 관리에 어떤 변화를 줄 수 있나? 아토피피부염은 다양한 면역 경로가 관여하는 복합적인 질환이지만, 그 중심에는 IL-13 이 염증과 피부 장벽 손상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아트랄자와 같이 병태생리에 특화된 IL-13 단일 타깃 치료는 불필요한 면역 억제를 최소화하면서 핵심 염증 경로를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아트랄자는 투여 16주 이후부터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투여 주기를 조절할 수 있어 환자들의 편의성과 경제적인 부분에 있어 장점이 있다. Q. 치료 접근성, 보험 정책, 교육 측면에서 개선해야 할 점이 있다면? 교차치료에 대한 부분을 이야기하고 싶다, 지난 2024년 12월부터 생물학적제제와 JAK 억제제 사이에 일정요건이 충족되는 경우 교차치료가 허용되며 치료 선택 폭이 확대됐다. 다만 아직까지 생물학적제제에서 생물학적제제로 또는 JAK 억제제에서 JAK 억제제로는 교차치료가 허용되지 않아 이 부분이 개선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부분은 다양한 복잡한 병태생리를 갖는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맞춤치료에 많은 제약이 되는 것 같아 아쉽다. Q. 아토피피부염을 앓고 있는 환자와 가족들에게 전하고 싶은 희망이나 조언이 있다면? 아직도 많은 환자들과 보호자들이 아토피피부염 치료제는 독하다, 부신피질 호르몬제만 쓴다 등의 많은 불신을 갖고 있다. 최근 생물학적제제와 JAK 억제제 등 신약들이 개발되고 출시되면서 아토피피부염의 치료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획기적인 발전이 이뤄졌다. 그 발전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아토피피부염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이 과거의 부정적인 인식으로 주저하지 말고 가까운 피부과 전문의를 찾으셔서 적극적으로 치료받길 바란다.2026-02-26 06:00:40손형민 기자 -
"한국-덴마크 협력 가교...레오파마가 잇는 환자 중심 혁신"[데일리팜=손형민 기자] 우리나라와 덴마크는 닮아 있다. 전 국민 의료보장 체계를 운영하는 두 국가는 혁신 치료제 도입과 재정의 지속 가능성이라는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 공공성을 유지하면서도 연구개발을 촉진해야 하는 고민은 두 나라 모두가 마주한 정책 환경이다. 공통분모를 기반으로 양국은 감염병 대응, 고령화, 디지털 헬스, 만성질환 관리 등 다양한 보건의료 분야에서 정부·기업·연구기관이 참여하는 다층적 파트너십을 확대해 왔다. 2011년 설립된 레오파마 한국법인은 한-덴 헬스케어 협력 구도 속에서 피부질환 분야를 잇는 가교 역할을 수행해 왔다. 국내 의료진과의 긴밀한 협력,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의학 연구를 토대로 환자 중심 혁신 전략을 실행해 왔으며 이를 덴마크 시장과 연결하는 거점으로 기능하고 있다. 이 같은 맥락에서 레오파마 국제사업 총괄 부회장으로 지난해 6월 취임한 프레데릭 키어(Frederik Kier) 부회장이 한국을 찾았다. 그의 방한은 한국 법인의 전략을 점검하는 동시에 미카엘 헴니티 빈터(Mikael Hemniti Winther) 주한 덴마크 대사와 한-덴 제약·바이오 협력의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데일리팜은 최근 서울 성북동 덴마크 대사관저에서 빈터 대사와 키어 부회장을 만나 한-덴 보건의료 협력의 접점과 한국 시장에서의 전략 그리고 환자 중심 혁신의 구체적인 실행 방안에 대해 들었다. "공공성과 혁신을 함께 설계"…한-덴 보건의료 협력 강조 빈터 대사는 한국과 덴마크의 공통점을 제도보다 가치에서 찾았다. 그는 양국이 민주주의 체제를 공유하며 복지와 공공성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기반으로 보건의료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빈터 대사는 "덴마크 정부는 환자를 고객이 아닌 책임의 대상으로 인식한다. 정부는 국민에게 책임을 지고 정책을 설계한다"고 말했다. 덴마크는 전 국민 의료보장 체계를 일찍 구축했고 국공립 병원 중심의 의료 인프라를 운영해 왔다. 이 과정에서 제약사는 단순한 의약품 공급자를 넘어 공공 연구에서 창출된 성과를 실제 치료제로 구현하는 연결 고리로 역할해 왔다. 빈터 대사는 "덴마크는 비교적 이른 시기부터 복지 사회를 지향해 왔다. 건강보험과 의료 시스템은 그 핵심 축"이라며 "환자에게 제공되는 치료제가 우수해야 시스템이 작동한다. 이를 위해 정부와 제약기업은 공통의 목표 아래 협력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복지 시스템은 막대한 비용을 수반한다. 경쟁과 투명성을 유지하면서도 혁신을 장려할 인센티브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가 핵심 과제"라고 덧붙였다. 그는 정부와 제약기업 간 협력 문화도 강조했다. 덴마크에서는 공공 연구기관·대학·병원·기업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으며 제도 설계 과정에서도 산업계의 의견이 일정 부분 반영된다. 한국과 덴마크의 협력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양국은 감염병 대응, 고령화, 디지털 헬스 등 다양한 영역에서 정책 교류를 이어가고 있으며 대사관은 한국에 진출한 덴마크 기업들과 정기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빈터 대사는 "현재 덴마크 기업들은 제약 분야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업에서 덴마크가 지향하는 기본 가치를 공유하며 활발한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앞으로도 추가적인 협업 기회가 매우 많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메디컬 더마톨로지' 리더십 확보…레오파마의 실행 전략 키어 부회장은 산업적 관점에서 한국 시장의 의미를 설명했다. 그는 레오파마가 115년 이상 피부질환 치료에 집중해 온 기업이라고 소개하며 이를 '메디컬 더마톨로지(Medical Dermatology)' 리더십으로 정의했다. 키어 부회장은 "레오파마는 피부질환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피부질환 환자들을 위해 폭넓은 치료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라며 "기존 포트폴리오에는 여드름 치료제부터 건선,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군이 포함돼 있다"라고 말했다. 한국 법인 설립 15주년을 맞은 레오파마는 최근 몇 년간 국내에서 존재감을 확대했다. 2023년 국내 허가를 받고 2024년 급여 적용된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아트랄자(트랄로키누맙)'가 대표 사례다. 아트랄자는 두경부와 손 등 노출 부위 병변 개선에서 차별화된 데이터를 확보하며 임상 현장에서 의미 있는 선택지로 자리 잡았다는 게 키어 부회장의 설명이다. 키어 부회장은 "한국 시장에는 이미 다양한 아토피 치료제가 존재한다. 그럼에도 아트랄자는 두경부와 손과 같은 노출 부위에서 우수한 효능을 보인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부위들은 치료가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바로 이러한 부분에서 아트랄자가 한국 환자들에게 실질적이고 의미 있는 혜택을 제공한다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레오파마는 최근 만성 손 습진 치료제 '앤줍고 크림(델고시티닙)'의 국내 허가도 획득하며 피부 질환 신약 포트폴리오를 추가했다. 앤줍고는 JAK1·2·3과 TYK2를 억제하는 국소 제제로 기존 치료에 충분히 반응하지 않는 환자군을 겨냥한다. 키어 부회장은 "손 습진은 3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반복 재발하는 염증성 질환으로, 기존 국소 치료에 충분히 반응하지 않는 환자군이 적지 않다. 명확한 미충족 의료 수요 영역"이라며 "앤줍고 크림은 임상에서 강력한 효능을 입증했으며 여러 습진 증상을 개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한국 공식 출시를 위한 최종 준비 단계에 돌입한 상태"라고 전했다. 또 레오파마는 전신 농포성 건선(GPP) 급성 악화 치료제 '스페비고(스페솔리맙)'의 국내 도입 및 향후 급여 등재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레오파마는 베링거인겔하임과 스페비고 관련 라이선스 이전 및 국내 판매권 확보를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키어 부회장은 이를 통해 경증 국소질환부터 중증·희귀 피부질환까지 아우르는 '엔드-투-엔드(End-to-End) 포트폴리오'를 완성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키어 부회장은 한국 시장을 아시아 전략의 핵심이라고 평가했다. 단순 판매 시장이 아니라, 한국인 대상 임상시험을 통해 데이터를 생성하고 의료진과 장기 치료 인식 확산을 함께 추진하는 실행 거점이라는 게 키어 부회장의 생각이다. 키어 부회장은 "만성 피부질환은 단기 처방으로 끝나는 질환이 아니다. 장기적 관리라는 인식이 의료진과 환자 모두에게 공유돼야 한다"라고 피력했다. 이어 "레오파마는 미충족 수요가 큰 질환에 적합한 의약품을 제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기여라고 보고 있다. 또 피부질환 치료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해당 질환 영역에서 새로운 후보물질과 치료제를 지속적으로 개발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헬스케어는 산업이자 외교'…정부-민간 협력 강화 필요성 제기 이번 대담의 의미는 단순히 덴마크 제약사의 사업 전략을 소개하는 데 있지 않았다. 한국과 덴마크가 공공 보건의료 체계를 운영하는 복지 국가라는 공통 기반 위에서 보건의료를 국가 전략의 한 축으로 어떻게 설계하고 실행할 것인지에 대한 인식을 공유했다는 점에 무게가 실렸다. 빈터 대사는 "한국의 보건의료 시스템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고령화와 재정 부담이라는 공통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앞으로는 정부와 민간의 협력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며 "보건의료는 단순한 산업이 아니라 국가가 책임져야 할 정책 영역이다. 정부 간 정책 대화와 기업 활동이 함께 논의되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키어 부회장은 "한국은 우수하고 선진적인 보건의료 제도를 갖추고 있으며 혁신 치료제에 대한 의료진의 이해와 실행 역량도 높다"며 "레오파마는 단순히 제품을 공급하는 기업이 아니라 한국 의료진과 장기 치료 인식을 공유하는 파트너가 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담에서 또 하나의 축으로 드러난 부분은 레오파마의 국내 소통 범위 확대였다. 키어 부회장은 "과거에는 환자 단체와의 소통이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한국 의료진과의 학술 교류와 임상적 논의까지 확대되며 협업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며 "이 같은 국내 소통 확대는 보건의료 현장의 이해를 높이고 혁신 치료제의 실행 역량을 강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키어 부회장은 일부 피부질환이 환자의 사회생활과 업무 수행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이러한 질환에 대해서는 의료계와 사회 전반의 관심이 더욱 필요하다"며 "레오파마는 앞으로도 혁신적인 신약을 한국에 도입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빈터 대사는 "한국과 덴마크는 인구 구조와 경제 측면에서 중대한 과제에 직면해 있다. 보건당국과 정부, 민간 부문이 긴밀히 협력한다면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며 환자에게 더 나은 혜택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덴마크에 뿌리를 둔 기업들이 공유하는 가치가 레오파마의 치료제뿐 아니라 한국 내 덴마크 기업 운영 전반에도 반영되고 있다"며 "레오파마의 활동이 한국 사회와 국민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2026-02-19 06:00:43손형민 기자 -
"건선, 이제는 단계적 전략 재편…경구제 '소틱투' 역할 기대"[데일리팜=손형민 기자] 건선 치료 패러다임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과거에는 중증 환자 중심의 전신치료와 생물학적 제제로 이어지는 구조였다면 최근에는 경구 치료제가 등장하며 치료 전략이 보다 세분화되는 흐름이다. 특히 선택적 TYK2 억제제 BMS의 '소틱투(듀크라바시티닙)'가 도입되면서 생물학적 제제 이전 단계에서 활용 가능한 중간 영역 치료에 대한 논의도 본격화되고 있다. 데일리팜은 김동현 분당차병원 피부과 교수를 만나 건선 치료 환경의 변화와 개선 과제에 대해 들었다. 건선(Psoriasis)은 면역학적 이상으로 발생하는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이다. 붉은 발진 위에 은백색 각질(인설)이 쌓이는 것이 특징이며, 증상이 악화되면 병변이 넓게 합쳐져 판상 건선 형태를 보인다. 전체 건선 환자의 80~90%가 여기에 해당한다. 국내 유병률은 약 3%, 환자 수는 150만 명으로 추정되지만 실제 의료기관을 찾는 환자는 15%에도 미치지 못한다. 외부 노출 부위에 병변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정신적·사회적 부담이 크지만 여전히 치료 공백이 존재하는 셈이다. 건선은 피부 질환에 그치지 않는다. 건선성 관절염을 비롯해 고혈압·당뇨·고지혈증 등 대사질환과 연관성이 높으며, 전신 질환 발생 위험이 일반인 대비 1.5~2.5배 높다는 보고도 있다.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한 이유다. 최근 생물학적 제제, 소분자 치료제 등 다양한 상급 치료제(Advanced Therapy)가 도입되면서 치료 목표가 점차 상향되고 있다. 이 가운데 등장한 최초의 선택적 TYK2 억제제 소틱투는 건선 발병에 주요하게 작용하는 염증 유발 물질 경로인 TYK2 신호를 선택적으로 표적해 저해함으로써 전염증성 사이토카인과 케모카인의 방출을 억제하는 기전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소틱투는 경구 치료옵션으로서 주사제를 꺼리는 환자에게 활용도가 높을 수 있다. 김 교수는 "최근 치료 환경의 변화는 단순히 신약이 늘어난 것이 아니라, 환자별 맞춤 전략을 설계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Q. 과거와 비교해 건선 치료 환경은 어떻게 달라졌나? 과거에는 메토트렉세이트나 사이클로스포린이 1차 전신치료의 중심이었다. 하지만 간독성 등 장기 부작용 우려 때문에 충분한 용량을 유지하기 어려웠다. 그 결과 중등도 환자들은 외용제 위주로 치료하는 경향이 강했다. 최근에는 생물학적 제제와 TYK2 억제제 등 소분자 치료제가 등장하면서 장기 치료가 가능해졌다. 과거 목표가 소틱투로도 PASI 75(건선 중증도 지수 75% 개선)였다면, 지금은 PASI 90이나 100까지 기대하는 시대다. 병변이 거의 없는 상태까지 도달하는 환자도 늘었다. Q. 경구제인 소틱투의 기전적 이점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건선에서는 인터루킨(IL)-17을 과도하게 만들어내는 병적인 Th17 세포가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이 Th17 세포를 지속적으로 활성화시키는 사이토카인이 IL-23이며, 이 신호가 세포 안으로 전달되는 과정에서 TYK2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소틱투는 이러한 TYK2 신호 전달을 선택적으로 억제함으로써 병적인 염증 반응의 근원을 차단하는 기전의 치료제다. 글로벌에서는 소틱투의 출시 전 경구 상급 치료 옵션으로 아프레밀라스트군(Apremilast)이 있었다. 국내에서는 오리지널 치료제 대신 복제약들만 사용됐는데 다른 치료 옵션 대비 효과가 좋은 편이 아니라서 현장에서 많이 사용되지는 않았다. 소틱투는 아프레밀라스트군 대비 효과가 좋다는 것이 임상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Q. 건선은 질환 특성상 장기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장기 치료에서 경구제가 갖는 이점은 무엇인가? 실제 환자들은 치료 방식과 효과가 동등하다는 전제 하에 투여 간격이 길고 자주 내원하지 않아도 되는 치료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다만 경구제와 주사제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존재한다. 경구제의 가장 큰 장점은 복약 편의성이 높다는 점이다. 다만 치료 효과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꾸준히 복용해야 하고 중단 없이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 임상 현장에서 환자 연령대에 따라 치료 선호도 차이도 나타난다. 젊은 층은 취직이나 대인관계 등 사회경제활동이 활발해 매일 복용하는 것에 부담을 갖거나 빠른 치료효과를 원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연령대가 높은 환자들은 비교적 꾸준히 복약을 유지하고 경제적인 부담이 적은 치료 옵션을 선택한다. Q. 실제 치료제를 선택할 때 어떤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가? 실제 진료 현장에서는 건선의 중증도뿐 아니라 환자의 생활 방식과 치료에 대한 기대를 함께 고려해 치료제를 선택한다. 국내 컨센서스(consensus)에서도 IL-17 억제제와 IL-23 억제제 사이 우열을 가리기보다는 전반적으로 동등한 효과를 보이나 작용 속도에 차이가 있다는 정도로 평가된다. 이러한 특성이 치료제 선택의 한 요소가 되며 투여 주기나 환자의 선호도도 반영된다. 국내 건강보험 환경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생물학적 제제는 주로 고가로 대부분 산정특례가 적용된 환자에게 처방된다. 그러나 국내 건선 환자 중 산정특례 대상은 10% 미만이다. 중등도 이상이라 하더라도 의료진이 자유롭게 산정특례를 적용하기 어려운 현실을 고려할 때 환자 본인부담금 측면에서 소틱투 등 경구제가 합리적인 선택지가 되고 있다. 하루 한 알 복용하는 소틱투는 안전하게 장기 사용이 가능한 점이 특징이다. 환자 본인부담금 또한 한 달 기준 약 20~25만 원 수준이고 실비보험 적용 또한 가능해 증상이 아주 심하지 않으면서 장기적인 치료가 필요한 환자에게 산정특례 이전 단계에서 활용하기에 적절한 치료 옵션이라고 본다. Q. 소틱투 처방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게 되는 환자군은 어떤 특징을 갖고 있는가? 임상 현장에서 소틱투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게 되는 환자군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주사 치료에 대한 거부감이다. 과거에는 반적으로 1차 전신치료에 실패한 이후 바로 다음 단계로 생물학적 제제를 떠올려 왔으나 최근에는 그 사이에 선택할 수 있는 중간 단계의 치료 옵션이 생겼다고 본다. 소틱투가 전신치료에는 실패했지만 아직 생물학적 제제를 바로 사용하기에는 부담이 있는 환자들에게 적합한 선택지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아직 중간 영역 치료라는 개념이 명확히 정립된 것은 아니나 생물학적 제제를 반드시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환자군이라면 이 단계를 먼저 거치고 이후에도 반응이 부족한 경우에 생물학적 제제를 선택하는 접근이 가격적인 측면에서도 합리적일 수 있다. 또 두피 부위 치료 시 소틱투를 선호하게 되는 경향도 있다. 실제 일부 환자에서는 PASI 90에 도달하는 경우가 있어 어떤 환자에게 적용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특히 두피와 같이 국소 부위에 증상이 심하거나 체표면역(BSA)이 10%를 넘지 않으면서도 국소적으로 병변이 심한 환자들에게 시도해 볼 수 있는 옵션이라고 본다. Q. 소틱투의 아시아 환자 대상 데이터나 효과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 현재 국내에서는 병원과 의료기관별로 소틱투에 대한 리얼월드 데이터(RWD)가 조금씩 축적되고 있다. 과거 임상시험에 참여했던 환자들이 보험 적용 문제로 일정 기간 치료를 중단했다가 다시 치료를 재개할 때 소틱투를 선택하는 경우를 보면 이전에 반응이 좋았던 환자들은 재투여 이후에도 효과가 유지되는 경향을 보였다. 아시아권 환자는 서양권 대비 임상적 특성이 일부 다를 수 있지만 전반적으로 체중이 적고 외용제 사용을 충실히 병행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향후 RWD가 축적될수록 임상시험 결과보다 더 좋은 치료 효과가 관찰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다른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저희 병원으로 전원 된 이후 임상시험 참여를 권유해 소틱투를 복용한 환자가 있다. 당시 증상이 매우 심했던 환자인데 현재까지 5년 이상, 약 6년에 가까운 기간 동안 치료를 지속하고 있으며 효과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Q. 후발 치료제들은 건선, 건선성 관절염 외에도 적응증을 확대하고 있는 추세인데 TYK2 억제제도 적응증이 확대되면 향후 활용도가 더 커질 것으로 보는가? TYK2 억제제는 IL-23뿐 아니라 인터페론(IFN)과 같은 여러 염증 신호 전달 경로에 관여하기 때문에 현재도 적응증 확대를 목표로 한 임상 시험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적응증이 확대되면 루푸스와 같은 자가면역질환을 포함해 다양한 염증성 질환으로 활용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피부과 영역에서 현실적으로 보면 당분간은 건선과 건선성 관절염에서 가장 많이 사용될 것으로 생각한다. 이후에는 염증성 장질환이나 다양한 류마티스 질환으로 적용 범위가 넓어질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본다. Q. 건선 치료 환경에 있어 어떤 점이 개선돼야 하는가? 아직까지 소틱투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환자는 많지 않다. 해외와 달리 국내에서는 치료제 광고가 허용되지 않기에 의료진이 환자에게 직접 설명하고 알려야 할 필요성이 크다. 건선은 치료 효과가 분명한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부작용에 대한 막연한 우려로 치료를 중단하거나 효과가 충분하지 않은 치료를 반복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또 하나의 현실적인 문제는 보험 인정 과정이다. 산정특례를 유지하려면 6개월마다 PASI와 BSA를 평가해야 하는데, 차트 작성이나 사진 촬영 등 절차가 까다롭고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이 과장에 대한 별도의 수가가 없다 보니 개원의 선생님들이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는 측면도 있다. 실제로는 특별한 장비 없이도 처방이 가능한 치료제임에도 불구하고 제도적 여건이 진료 현장에서의 활용을 제한하고 있는 셈이다. 이로 인해 지난 2017년 이후 약 9년간 건선 산정특례 제도가 운영되면서 환자들이 대학병원으로 쏠리는 현상도 나타났다. 향후에는 정부 차원에서 PASI·BSA 평가와 환자 교육에 대한 수가를 마련해, 1차 의료기관과 지역 의료기관에서도 건선 환자를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고 본다.2026-02-13 06:00:38손형민 기자 -
"난소암 첫 ADC '엘라히어', 생존기간 연장 근거 제시”[데일리팜=손형민 기자] 재발률이 높고 표준치료의 효과가 제한적이었던 백금저항성 난소암(PROC) 치료 환경이 변하고 있다. 난소암 최초의 엽산수용체알파(FRα) 표적 항체약물접합체(ADC)인 '엘라히어(미르베툭시맙 소라브탄신)'가 글로벌 임상3상 연구에서 전체생존기간(OS) 개선을 입증하며 국내 허가를 획득했기 때문이다. 김기동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난소암은 재발이 잦고 백금 저항성으로 진행되면 생존 기간이 1년 미만에 그친다"며 "엘라히어의 등장으로 FRα 발현을 진단 초기부터 확인해 환자별 치료 전략을 세우는 것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난소암은 난소, 나팔관, 원발성 복막 등에서 발생하는 부인암으로 국내에서는 매년 3000~3500건가량 새로 진단된다. 출산력 감소, 빠른 초경, 늦은 폐경 등 위험요인이 누적된 영향으로 환자 수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가정·사회 활동이 가장 활발한 40~60대 환자가 전체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해 진단 자체가 환자 개인과 가족, 사회경제 전반에 주는 충격이 크다. 진단 이후 치료는 수술과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이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상당수 환자가 이 1차 치료에는 어느 정도 반응하지만, 약 80%에서 결국 재발을 경험한다. 재발이 반복될수록 종양은 백금계 항암제에 대한 내성을 획득하고 어느 시점에는 더 이상 이 치료가 의미를 갖기 어려운 백금저항성 난소암 단계로 진행하게 된다. 특히 초치료 후 6개월 이내 재발하는 경우 전형적인 백금저항성으로 분류되며 이 단계에 이르면 전신 상태는 이미 상당히 소모돼 있고 선택 가능한 후속 치료 옵션도 매우 제한적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해 12월 국내 허가를 받은 엘라히어는 백금저항성 난소암 영역에서 약 10년 만에 등장한 새로운 기전의 신약이다. 엘라히어는 암세포 표면에 발현된 FRα를 표적으로 하는 ADC로, 기존 세포독성 항암제와는 다른 형태의 정밀 치료를 구현한다. FRα는 정상 조직에서는 거의 발현되지 않지만 난소암 세포에서는 높은 수준으로 과발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에 따르면 난소암 환자의 약 35~40%가 엘라히어의 치료 기준에 해당하는 FRα 양성으로 분류된다. 더 중요한 점은 FRα 발현이 진단 시점부터 재발에 이르기까지 비교적 일관되게 유지되는 경향을 보여 질환 경과 전체에 걸친 치료 전략 설계에 유용한 바이오마커라는 것이다. 엘라히어는 FRα를 인지하는 항체에 세포독성 물질을 결합시킨 구조로, 약물이 투여되면 먼저 종양 세포 표면의 FRα에 선택적으로 결합한다. 이후 세포 내부로 유입돼 결합된 페이로드를 방출함으로써 암세포를 사멸시키고 이 과정에서 주변 암세포까지 연쇄적으로 파괴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 같은 기전 덕분에 정상 조직 손상은 최소화하면서 종양에는 보다 높은 강도로 작용하는 정밀 항암 전략이 가능해졌다. 김기동 교수는 "과거에도 백금저항성 난소암 영역에서 다양한 신약 개발 시도가 있었지만, 임상적으로 뚜렷한 성공을 거둔 사례는 많지 않았다”며 “ADC 플랫폼이 본격 도입되면서 일부 약제가 의미 있는 성과를 내기 시작했고, 엘라히어는 그 흐름을 대표하는 약제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Q. 백금 기반 치료에 반응을 보이지 않는 백금저항성 난소암 환자들의 기존 치료는 어떻게 진행됐나? 난소암 진단 후 1차 치료는 보통 백금계 항암제를 포함한 항암화학요법으로 진행한다. 이후 재발까지의 기간에 따라 다시 백금계 항암제를 사용하기도 하고 백금계 치료 후 짧은 기간 내 재발하는 경우에는 백금계 항암제를 제외하고 다른 약제를 사용한다. 백금 기반 치료 후 6개월 이내 재발한 경우 백금저항성 난소암이라고 하며, 치료 반응이 제한적이고 생존 기간이 1년 미만으로 예후가 매우 불량하다. 현재 페길화 리포좀 독소루비신, 토포테칸 등 (백금저항성난소암 치료를 위한 비-백금계 기반 요법으로) 여러 약제가 허가받아 사용되고 있다. 이들 약제의 전반적인 효과는 비슷한 수준인데, 치료 효과나 반응률이 충분하지 못해 임상 현장의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마다 차이는 있지만, 일부 연구에서는 객관적 반응률이 5%에 불과하다는 보고도 존재한다. 이는 환자 100명 중 약 5명만 종양 크기 감소가 관찰된다는 의미다. 이러한 치료에 실패하면, 이후에는 다른 항암제로 계속 변경하며 치료를 이어가는 과정을 반복하게 된다. Q. 엘라히어 허가의 기반이 된 'MIRASOL' 임상연구에 대해 설명 부탁드린다. 대상 환자들의 특성은 어떠했으며 연구 결과는 어떠했는지? 이번 연구는 백금저항성 난소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무작위배정 임상시험이다. 실험군은 엘라히어를 단독요법으로 투여 받았으며, 대조군은 기존 표준치료인 여러 비-백금계 항암제(파클리탁셀, 페길화 리포좀 독소루비신, 또는 토포테칸)를 투여받았다. 연구에 참여한 환자들의 절반가량은 3차의 치료 경험이 있는 환자들이었고, 베바시주맙이나 PARP 억제제를 사용했던 환자들도 일부 포함됐다. 연구 결과, 엘라히어 치료군은 대조군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연장된 무진행 생존기간(PFS) 개선을 확인했다. 하지만 엘라히어가 더욱 각광받았던 이유는 OS의 차이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전에도 PFS 개선을 보인 약제는 있었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한 전체 생존기간 개선을 입증한 약제는 오랜 기간 동안 부재했다. 엘라히어는 이러한 상황에서 약 4개월(mOS 16.46 vs 12.75)의 OS 개선을 최초로 입증한 약제로, 이러한 결과가 엘라히어가 큰 주목을 받게 된 배경이라 할 수 있다. Q.엘라히어 치료에는 FRα 발현 여부 확인이 필수적인데, FRα 양성 여부를 확인하는 동반진단검사는 언제 시행하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고 보는가? 이상적으로 FRα 발현 여부는 수술 당시 확보한 종양 조직을 이용해 진단 시점에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 근거는 크게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먼저, 일부 연구에 따르면 FRα는 초기 진단 시점과 재발 시점 모두에서 발현 양상이 비교적 일관되게 유지되는 경향이 있다. 일부 바이오마커는 질병의 진행에 따라 발현 수준이 변화하는 경우가 있지만, FRα는 연구에서 일관된 발현을 보였기 때문에 초기 진단 시 검사한 결과를 이후 치료 결정에도 활용할 수 있다. 또 다른 이유는 난소암의 특성 때문이다. 난소암은 재발이 잦고 재발 과정에서 여러 약제를 순차적으로 선택해 사용하는데, 이 과정에서 앞선 치료 선택이 재발 시 사용할 수 있는 치료 옵션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 이때 진단 초기 시점에 FRα 발현을 파악해두면, 환자를 위한 최선의 전체 치료 전략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다양한 치료 옵션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가장 효과적인 약제를 조기에 선택하는 것이 환자에게 더 유리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모든 치료 옵션이 소진된 뒤에 FRα 발현을 확인하고 해당 치료제를 사용하는 경우 이미 이전 단계에서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었던 기회를 놓쳤을 가능성도 있다. 이러한 이유로, FRα 동반진단 검사는 가능한 진단 초기 시에 시행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Q. MIRASOL 연구에서 엘라히어는 PFS 개선을 확인했다. 하지만 절대적인 수치만으로는 개선의 폭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아 보일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러한 결과가 갖는 임상적 의미는 무엇이라고 보시는지? 환자들과 치료를 논의할 때는, '과연 이 약제가 얼마만큼의 실질적인 이득을 주는가'에 대한 질문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이에 대해 고려할 수 있는 포인트는 두 가지다. 백금저항성 난소암은 치료가 매우 어려운 질환이라는 점이다. 그동안 수많은 약제가 개발되었지만 임상적으로 충분한 이점을 입증하지 못한 상황에서, 절대적인 중앙값 차이를 떠나 통계적으로 유의한 개선을 보였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 또 임상 결과는 보통 집단의 평균값으로 해석되지만, 실제 환자 개개인의 반응은 매우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MIRASOL 임상에서 엘라히어 치료군의 객관적 반응률은 42.3%였다. 일례로 두세 군데의 종양 병변을 가진 환자가 엘라히어 치료 후 두 군데의 병변은 완전히 소실되고, 한 군데만 남았다고 가정해보자. 이처럼 반응을 보인 환자에서 추가적인 방사선 치료나 수술을 통해 완치를 시도할 수 있는 가능성도 드물지만 분명히 존재한다. 즉, 무진행 생존기간이 평균적으로 약 2개월 연장되었다는 결과는 집단 간 비교의 결과일 뿐, 실제 개별 환자에게는 훨씬 더 큰 이득이 있을 수도 있다. Q. 엘라히어의 안전성 데이터는 어떻게 평가하는가? ADC 치료제는 세포독성 항암제를 항체에 결합시켜 종양세포에 전달하는 방식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고전적인 세포독성 항암제(항암화학요법)와 유사한 특성을 지닌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그 정도나 양상에는 차이가 있지만 전통적인 세포독성 항암제에서 나타나는 이상사례가 나타날 수 있으며, 이상사례 관리에 있어서도 전통적인 항암제와 유사한 접근이 필요하다. 대표적으로 안과 이상사례가 있는데, 약제가 실제로 사용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에 의료진들도 해당 약물에 의한 안과 이상사례에 대해 충분한 임상 경험을 이제 갖추어 나가는 단계임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앞으로 ADC 계열 치료제의 안과 이상사례에 대한 명확한 관리 기준과 임상적 합의가 마련되리라 생각한다 Q. 엘라히어 처방 경험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투약 사례에 대해서 설명 부탁드린다. 개인적으로는 동정적 사용 프로그램(Expanded Access Program, 이하 EAP)과 임상연구를 통해 엘라히어 치료를 받은 환자 사례를 경험한 바 있다. EAP로 치료 중인 환자는 현재 약 5사이클 정도 약물을 투여한 상태이며, 치료에 반응을 보이고 있고 특별한 이상사례 없이 치료를 이어가고 있다. 임상시험에 참여했던 한 환자는 종양 크기는 감소했으나 안과적 이상사례를 경험하기도 했다. 예전보다 데이터가 축적되고 있지만, 적절한 관리 전략과 충분한 임상적 데이터가 좀 더 축적되어야 한다. Q. 난소암 치료 환경 개선을 위한 제언이 있다면? 궁극적으로는 백금저항성 난소암에서도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치료법이 개발되기를 바라는 것이 모든 환자와 의료진의 바람일 것이다. 현존하는 치료 옵션을 통해 드물게 완치에 가까운 반응을 보인 사례가 존재하지만, 그러한 환자들이 어떻게 높은 치료 반응을 보였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이러한 작용 기전을 이해하고 더 효과적인 치료 전략을 찾기 위한 다양한 신약 개발과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와 함께 치료 효과만큼이나 실제 진료 현장에서는 이상사례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환자의 사정에 따라 외래 방문 자체가 힘든 경우, 치료에 대한 순응도가 떨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이상사례가 생기면 빠르게 치료에서 이탈하게 된다. 따라서 좋은 약제 일수록 실제 임상에서는 이상사례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치료 접근성 또한 매우 중요한 요소다. 엘라히어는 백금저항성난소암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OS 개선을 처음 입증한 치료제다. 향후 실질적 접근성이 개선된다면 더 많은 환자들이 치료 기회를 가질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2026-02-10 06:00:43손형민 기자 -
"혼자선 불가능한 일"…플러스엑스팜 통한 약사의 건기식 개발[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일반 개국 약사가 자신이 기획한 건강기능식품을 직접 개발·출시하고, 이를 통해 약국과 개인의 전문성까지 브랜딩하고 나섰다. 개국 약사가 온라인몰 운영은 물론이고 원하는 제품의 기획부터 제조, 마케팅, 유통까지의 과정을 혼자 감당하기 어려웠던 기존 구조 속 약사 중심 플랫폼 플러스엑스팜을 활용, 현실적인 대안을 찾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약학대학 졸업 후 대학원에서 미생물학을 전공하고 마이크로바이옴 분야를 연구해 온 이희태 약사(45, 강원대 약대). 경기도 동두천에서 건일약국을 운영 중인 이 약사는 최근 혈당 관리를 콘셉트로 한 낙산균 기반 건강기능식품을 플러스엑스팜과 함께 출시했다. 해당 제품은 약국 현장의 환자 니즈와 약사의 전문성을 결합해 기획됐으며, 출시 이후 약국 내 판매뿐만 아니라 온라인을 통해서도 반응을 얻고 있다. “미생물 연구, 약국 현장에 접목할 방안 고민을” 자신의 연구 분야를 운영 중인 약국에서 접목할 방안을 항상 고민해 왔던 이 약사는 우연한 기회에 플러스엑스팜 플랫폼을 알게 됐다. 그는 “미생물 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낙산균의 차별성과 효능에 대해 잘 알고 있었는데, 이를 실제 제품으로 구현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자연스럽게 관심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학부 시절부터 미생물학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서울대 보건대학원에서 마이크로바이옴을 연구하며 관련 강의와 연구 활동을 병행해 왔다.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과정에서 연구와 시장의 간극을 직접 체감한 것도 제품 개발로 이어진 계기였다. “연구는 활발히 진행되는데 실제 시장에서는 니즈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2019년부터 온라인몰을 운영하며 직접 건기식 제품을 만들어보기도 했지만 개인 약사가 제조사를 컨택하고 제품화하는 데는 분명한 한계가 있었습니다. 과정 속에서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었죠.” 이 약사는 과거 프로바이오틱스, 간 관련 제품, 캔디류 등 다양한 시도를 했지만 성과는 제한적이었다고 털어놨다. 개국 약사로서 특히 마케팅과 유통이 가장 큰 벽이었다. “도전을 해보니 약사 개인이 제품을 만들고 또 판매하는 일이 결코 쉽지는 않더라고요.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그 과정이 일종의 공부가 됐던 것 같아요. 다음에는 어떤 제품을 만들어야 할지, 어떻게 해야 실제로 팔릴 수 있을지에 대해 많은 고민도 했고, 답을 얻기도 했으니까요.” 이 과정에서 약사가 기획 단계부터 참여하고, 제조 가능성 검증과 생산·마케팅을 함께 지원하는 플러스엑스팜의 구조가 눈에 들어왔다. 그는 “기획 단계에서부터 제조 가능성을 바로 검증하고, 배합과 제형에 대한 피드백을 즉시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리스크를 크게 줄여줬다”고 말했다. 약국서 출발한 ‘혈당스파이크’ 제품…재고 부담 완화로 소규모 약국도 가능 이 약사가 단독으로 기획·출시한 제품은 혈당 관리에 초점을 맞춘 낙산균 함유 건강기능식품이다. 약국을 찾는 당뇨 환자와 혈당 관리 수요가 늘어난 현장 상황이 직접적인 출발점이 됐다. “혈당 스파이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장 환경 개선이 혈당 조절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근거도 있었습니다. 기존 제품과의 차별점으로 낙산균을 선택했고, 관련 데이터를 바탕으로 배합을 구성했습니다.” 해당 제품은 올해 6월까지 1차 생산분이 완판됐다. 그는 “온라인 판매도 있지만 약국에서 단골 고객들이 ‘약사가 직접 만든 제품’이라는 점에 큰 신뢰를 보였다”며 “60년 된 약국을 인수해 운영 중인데, 이 경험을 통해 약국 브랜딩까지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약사가 생각하는 플러스엑스팜의 또 다른 강점으로는 재고 부담을 낮춘 구조가 꼽힌다. 관심 있는 약사들이 공동으로 참여해 물량을 분산 구매할 수 있어, 소규모 약국도 부담 없이 시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약사는 “약국 규모가 작아도 단골 고객과 신뢰가 있다면 충분히 도전해볼 수 있다”며 “약국 상황과 환자 니즈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 약사인 만큼, 이를 반영한 제품은 반응이 다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약국도 변화 속도 체감해야”…“가격 경쟁 아닌 나만의 전문성으로 승부” 그는 개인 약사가 온라인몰 운영과 제품 개발, 마케팅까지 병행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변화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약국을 운영한 지 20년 가까이 됐는데, 약국이 시대 변화의 속도를 가장 따라가지 못하는 분야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손해를 보기도 했지만, 직접 경험해보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봤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동료 약사들에게 ‘차별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약사는 “자본력이나 가격 경쟁으로는 대형 유통을 이길 수 없습니다. 약사 각자가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전문 분야를 가져야 합니다. 저는 미생물이라는 무기가 있었고, 이를 약국 현장과 연결해보고 싶었습니다.” 이어 “약국과 약사의 브랜딩을 고민하는 것이 결국 직능을 지키는 길”이라며 “자신만의 강점을 살린 시도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보람을 느끼며 약사로서 역할을 이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2026-02-02 06:00:43김지은 기자 -
"선배약사들이 절대 알려주지 않는 약국 생존 비법서죠"[데일리팜=강혜경 기자]"약사라는 이름은 늘 단단해 보였지만 그 안에 서 있던 저는 생각보다 많이 흔들렸습니다. 그 무게를 안고 매일 약국을 열고, 닫았습니다. 어떤 날은 약보다 말이 더 필요해 보이는 분을 만났고, 어떤 날은 짧은 설명 한 마디에 굳어 있던 눈빛이 풀어지는 순간을 보았습니다. 약 봉투 하나에도 위로가 담길 수 있다는 사실이 저를 지금까지 이끌어 주었습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천천히 가도 됩니다. 당신의 속도로, 당신의 리듬으로 걸어가시면 됩니다." 15년차 약사로 약국을 운영하며 짬짬이 개국 자문과 제약사 신제품 개발·교육에 참여하고 있는 유선춘 약사(38, 이화여대, 경기 고양 코리아약국)가 첫 저서 '약사's 책상'을 출간했다. 약사's 책상은 어느덧 중견 축에 접어든 그가 전하는 개국과 경영에 대한 얘기다. 첫 개국시 반드시 염두에 둘 사항과 계약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팁, 개국 첫날 갖춰야 할 일반약 리스트 100가지 같은 사실기반의 객관적 정보들부터 약국을 망하게 할 뻔한 잘못된 실수들, 도돌이표 같은 삶에서 겪었던 번아웃을 극복할 수 있었던 소소한 취미와 그가 짊어지고 있는 고민들을 써내려간 부드럽지만 힘 있고, 따뜻하지만 냉철한 얘기다. Q. 책에 대해 소개해 달라. A. 현재 개국을 준비중인 약사, 또는 약국을 운영하고 있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스스로에게 물음표를 던지고 있는 약사를 타깃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진짜 개국'에 대한 얘기를 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입지를 선점하고 좋은 건물주와 의사, 직원을 만나는 개국 과정은 결코 만만치 않다. 하지만 개국이 '순한 맛'이었다면 약국을 경영해 나가는 과정은 '매운 맛', 폐업을 마주하는 과정은 '불닭 맛'에 가깝다. 실제로 개국을 선택하는 과정은 그리 길지 않다. 계약서를 작성하고 환자를 맞기까지 과정이 한 달이면 이뤄진다. 하지만 폐업은 수 개월, 길게는 몇 년까지도 시간이 소요되는 과정이다. 잘못된 선택이 그 다음 약국을 선택하고, 실행에 옮기는 단계에서 영향을 미치는 사례를 적잖이 봐왔다. 마음이 앞서는 것은 당연지사지만, 개국을 할 때는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주변 선후배, 동기, 독립을 선언한 근무약사님들의 개국을 자문하고 있지만 늘 조심스럽다. 하지만 개국을 준비하면서, 약국을 운영하면서 헷갈리는 부분들과 알고는 있지만 미처 상기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모아 책으로 엮게 됐다. 책은 총 4개 챕터로 나뉜다. 챕터1 '반짝이는 꿈, 마주한 현실: 그럼에도 약국을 선택한 우리들의 이야기', 챕터2 '개국 대작전: 망할 확률 0%의 시작점!', 챕터3 '약국 개국, 계약이 90%다: 도장 하나에 내 약국의 10년이 달려 있다', 챕터4 '약국, 흐름을 설계하다: 사람과 수익이 만나는 마케팅의 기술'로 구성돼 있다. Q. 특히 강조하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A. 이미 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선배 10인이 들려주는 고백이 담긴 챕터1과 내 약국의 10년이 좌우될 수 있는 계약 내용이 담긴 챕터3이다. '약사 선배들이 절대 알려주지 않는 약국 생존 비법'이라는 거창한 이름을 달았지만, 초보 약사 시절로 돌아간다면 두 번은 되풀이 하고 싶지 않은 실수들이 담겨 있다. 2014년, 첫 개국 당시가 그랬다. '10평 짜리 내 약국을 갖는 게 꿈'이던 당시, 머릿속은 온통 '이 약국을 어떻게 알릴까', '얼마나 매출이 나올까'하는 생각으로 가득차 있었다. 다달이 조제료가 올라가고, 단골환자들이 늘어나면서 매약매출이 늘어나는 게 성공 지표라고 생각했던 때였다. 복약지도에도 자신이 있었고, 상담에도 늘 성심을 다한다는 자신이 붙을 무렵, 어느 날 자주 찾아주시는 어르신 한 분이 조용히 말씀하셨다. "약사님, 요즘 너무 바빠 보이셔. 예전에는 하나하나 잘 설명해 주셨는데" 그 한마디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날부터 지금까지 매일 마음속으로 하는 다짐이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어떤 환자라도 잠시 손을 멈추고, 눈을 맞추고, 내 얘기를 맞게 이해했는지 확인하기. 약국의 인륜지대사라면 단연코 계약이 먼저다. '좋은 게 좋은 거'라고 넘어갔다가는 자칫 약국은 물론 사람까지 잃을 수 있다. 오히려 좋은 계약이야 말로 약국을 지키고, 좋은 관계를 지킬 수 있는 최소한의 방어전략이다. Q. '같은 나날'에 지친 약국 약사, 번아웃 극복법은? A. 매일 다른 사람들을 만나고, 다양한 역할을 수행해야 함에도 초심을 잊고 버텨야 하는 나만의 시간도 찾아온다. 계속 오를 것 같던 매출에도 정체기가 오고, 조제하고 약을 설명하고, 재고를 채우고, 녹초가 되기를 반복하다 보니 어딘가에 갇혀 있는 것 같은 기분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여느 약사고 겪는 과정일테지만 내 경우에는 일본어 공부를 시작했다. 일본여행을 위해 시작한 공부였는데, 5년 뒤에는 JLPT N1 자격증을 갖게 됐다. 한동안 잊고 있던 성취감이 차올랐다. 다음 고민은 '왜 매출은 흔들릴까', '직원 교육은 어떻게 해야 할까'하는 부분이었다. 약국 규모가 커지면서 더 이상 '나혼자 잘한다고 되는' 상황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더 약에 대해 잘 알고, 더 친절하다고 해서 해결될 부분은 아니었다. 약을 아는 약사에서 '약국을 이해하는 경영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에 MBA 과정을 시작하게 됐다. 답을 찾고자 시작한 MBA가 그에게 인생 2막이 될지 2021년에는 알지 못했다. MBA는 약국에 대한 생각을 완전히 바꾸게 했다. 약국을 운영하는 데 있어 약사의 업무가 3할이라면, 7할은 경영 업무라는 걸 깨달았다. 건기식, 의료기기, 바이오, 투자벤처 등 전혀 다른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됐고, 어쩌다 시작한 석사 과정을 지나 현재는 이화여대에서 경영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답답함만 간직한 채 버텼다면 내가 아는 세상은 할머니 약사가 물려준 의정부 코리아약국, 감으로 운영하던 고양 코리아약국에 그쳤을 수 있지만 내가 모르던 세상을 알아가고 성찰해 나가는 과정은 분명 약이 되고 앞으로 나아갈 의지가 됐다. Q. '약국'에 대한 생각은 15년새 어떻게 달라졌나? A. 새내기 시절에는 빨리 잘 되고, 빨리 성공하고 싶다는 목적의식이 강했다. 하지만 이제는 속도 보다는 방향을 쫓는 삶으로 태도를 바꾸게 됐다. 약국에 출근하지 않는 날은 약국 밖 세상을 기웃거리고, 약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한다. 그러다 책까지 쓰게 됐다. 감히 새내기 시절에는 꿈도 꾸지 못했던 일들이다. 세상이 급변하고 있고, 약사의 역할에 대한 사회의 요구도 달라지고 있음을 느낀다.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 요구에 발맞출 수 있을까, 변화를 줄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된다. 파이어 보다는 지속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고 할 수 있다. 지속 가능한 약국을 위해 간판과 바닥, ATC를 청소하고 나와의 약속을 지키고, 하루 10분 만이라도 책상에 앉아 생각을 하고 끼적여 본다. 책이 같은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누군가에게 힘이 되고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2026-01-22 06:00:45강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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