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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은 처방전만 받는 곳이 아닙니다"…'약국 덕후'의 실험[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약국 한편 무지개 가발을 쓴 마네킹이 서 있다. 손목과 무릎에는 보호대를 착용했다. 약을 기다리는 아이들은 스티커사진을 찍고, 무더운 여름에는 얼음컵에 시원한 박카스를 마신다. 누군가는 ‘약국 같지 않은 약국’이라고 할지 모른다. 하지만 임종섭 약사(43, 영남대)에게는 이 모든 시도가 고객이 약국을 조금 더 편안하고 즐겁게 이용하도록 돕기 위한 작은 배려이자 실험이다. 최근 ‘어서 오세요 희망약국입니다’를 출간한 임 약사는 책에서도 약보다 사람을 먼저 이야기한다. 약국은 처방전을 받아 약을 조제하는 곳에 그치지 않고, 환자의 이야기를 듣고 각자에게 맞는 선택을 함께 찾아가는 공간이라는 생각에서다. 글을 쓰는 약사이자 네 곳의 약국체인에 가입한 이른바 ‘약국체인 콜렉터’, 약국 곳곳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행하는 경영 실험가. 임 약사가 꿈꾸는 동네약국은 환자가 먼저 말을 걸고, 약사 역시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공간이다. "약은 사람을 만나기 위한 수단"…동네약국 사용법 책에 담았다 ‘어서 오세요 희망약국입니다’는 임 약사가 약 1년 6개월 동안 신문에 연재한 건강칼럼을 다듬어 엮은 첫 단행본이다. 당초 책 제목으로는 연재 당시 사용했던 ‘동네약국 사용설명서’를 고려했다. 하지만 약에 대한 딱딱한 정보서보다는 수필과 에세이에 가까운 책의 성격을 살리기 위해 현재 운영 중인 약국 이름을 담아 ‘어서 오세요 희망약국입니다’로 정했다. 그가 운영하는 약국 이름도 ‘희망약국’이다. 약국을 인수한 직후 코로나19를 겪었고, 건물 내 병원이 폐업하면서 어려운 시기를 보내기도 했다. 약국 이름처럼 희망을 놓지 않고 버틴 끝에 현재는 새로운 병·의원들이 입점하면서 경영도 상당 부분 회복됐다. 임 약사는 “처음에는 현재 운영하는 약국 이름을 그대로 책 제목에 사용한 것뿐이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여러 어려움에 처한 약사들이 희망을 잃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도 담겨 있다”고 말했다. 책에는 전문적인 약학 지식을 일방적으로 전달하기보다 약국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에피소드, 상담 과정에서 배운 소통의 의미가 주로 담겼다. 약사가 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무렵 ‘진통제 두 통’을 달라는 고객의 말을 ‘두통’으로 알아듣고 머리가 어떻게 아픈지 계속 질문했던 일도 소개했다. 임신테스트기를 구매한 고객에게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란다”고 인사했다가 싸늘한 시선을 받은 경험도 담았다. 두 사례 모두 환자의 말을 정확히 듣고, 상대방이 처한 상황을 함부로 추측하지 않아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 경험이었다. 임 약사는 “약국에서 하는 일은 약 성분만 보고 약을 골라주는 것이 아니라 사람에게 맞는 약을 찾아주는 일”이라며 “같은 약이라도 연령과 성별, 생활습관, 약을 받아가는 사람의 상황에 따라 복약지도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약사는 약을 수단으로 사람을 대하는 직업”이라며 “지식을 뽐내거나 강요하기보다 고객이 올바른 약을 선택하도록 조언하고,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는 것이 약사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책의 또 다른 목적은 일반 소비자에게 동네 약국을 이용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다. 환자들은 약국에서 어느 정도까지 질문해도 되는지 몰라 말을 꺼내지 못하고, 약사 역시 먼저 대화를 시작하는 방법이 익숙하지 않은 경우가 적지 않다. 임 약사는 이 책을 통해 환자들이 약국에서 증상이나 생활 습관, 복용 중인 약 등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이야기하기를 바랐다. 그는 “약국에서 이런 것도 물어봐도 되고, 이런 이야기도 할 수 있고, 이런 도움까지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곳이 많지 않다”며 “일반 소비자들이 동네약국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이용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책을 썼다”고 설명했다. 새내기 약사와 약대생들에게도 도움이 되길 기대했다. 임 약사는 “책에 대단한 약학적 지식이 담긴 것은 아니지만, 약학적 지식을 어떻게 표현하고 환자와 대화를 이끌어가야 하는지 고민하는 약사들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약대생과 새내기 약사들이 상담과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네킹부터 스티커사진기까지…"약국은 오늘도 실험 중" 임 약사의 약국에는 책에 담긴 사람 중심의 철학이 경영 곳곳에 녹아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보호대를 착용한 마네킹이다. 보호대는 포장만 보고는 실제 두께나 착용 모습, 관절을 움직였을 때의 조임 정도를 알기 어렵다. 고객이 제품을 구입할 때마다 포장을 뜯어 보여주기도 쉽지 않고, 약사가 일일이 착용법을 설명하는 데도 한계가 있었다. 해결책을 고민하던 임 약사는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약 5만원에 마네킹을 구입했다. 마네킹의 손목과 무릎 등에 보호대를 직접 착용시켜 고객이 모양과 두께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처음에는 옷을 입히지 않은 마네킹에 보호대만 채웠다가 다소 흉물스러운 모습에 집에서 운동복을 가져와 입혔다. 사람으로 착각한 고객들이 놀라거나 아이들이 울기도 하자 동료 약사가 선물한 무지개 가발도 씌웠다. 효과는 분명했다. 고객들은 제품을 직접 보고 만져본 뒤 구매할 수 있었고, 구매 후 반품도 줄었다. 보호대 진열대로 자연스럽게 시선이 향하면서 관련 제품 매출도 늘었다. 임 약사는 “보호대는 실제 착용 모습을 봐야 어느 정도 두께인지, 몸을 움직일 때 얼마나 조이는지 알 수 있다”며 “고객들이 직접 확인하고 고를 수 있게 하니 설명하기도 편해지고 판매량도 늘었다”고 말했다. 메디폼과 밴드 등도 포장 일부를 개봉해 고객이 직접 만져볼 수 있도록 했다. 한 장에 1만~2만원에 달하는 제품을 샘플로 사용하는 것이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고객이 두께와 크기를 직접 확인하면 선택은 한층 쉬워진다. 임 약사는 고객이 약국에 머무는 시간에 대해서도 나름의 원칙을 갖고 있다. 단순 조제가 늦어져 오래 기다리게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아픈 환자의 불편은 신속히 해결하되, 고객 스스로 제품과 건강정보를 살펴보며 즐겁게 머무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약국 내 고객 동선과 제품 배치, 계절별 진열을 수시로 바꾼다. 최근에는 처방을 기다리는 어린이와 보호자가 이용할 수 있도록 스티커사진기도 설치했다. 사진에는 약국 영업시간과 함께 ‘나는 날마다 더 건강해지고 있어요’ 등의 문구가 인쇄된다. 일부 고객은 출력된 사진 가운데 한 장을 약국에 붙이고 나머지를 가져간다. 현재 사진기 주변에는 약국을 찾은 고객들의 사진이 빼곡히 붙어 있다. 여름에는 약국 전용 컵홀더와 얼음컵을 마련해 박카스 등 드링크 제품을 시원하게 마실 수 있도록 했다.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희망약국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재미를 만들기 위해서다. 임 약사는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일단 실행해 보고, 고객 반응과 매출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살펴본다”며 “반응이 좋으면 계속하고 그렇지 않으면 다른 방법을 시도한다. 이런 실험들이 약국 운영을 재미있게 만드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약국 경영에 대한 관심은 약국체인 가입에서도 드러난다. 그는 현재 온누리, 휴베이스, 참약사, 메디팜 등 네 개 약국체인에 가입해 있다. 가입 비용이 적지 않지만 각 체인이 가진 제품, 교육, 인적 네트워크와 경영 시스템의 장점을 놓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온누리 체인에서는 다양한 제품과 협업 상품, 휴베이스에서는 인테리어와 교육·인적 네트워크, 참약사에서는 젊은 약사들의 새로운 시도, 메디팜에서는 특화 제품과 학술적 강점을 활용하고 있다. 최근 확산하는 창고형 약국과 동네약국의 관계는 아울렛과 백화점에 빗대 설명하기도 했다. 아울렛은 익숙한 제품이나 이월상품을 저렴하게 구입하기 위해 찾아가는 곳이고, 백화점은 설명을 듣고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고르기 위해 방문하는 곳이란 인식을 바탕으로 동네약국 역시 가격만으로 경쟁하기보다 환자의 상황을 듣고 적절한 제품을 추천하는 상담 역량으로 차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같은 제품을 놓고 가격으로는 창고형 약국을 이길 수 없다”며 “동네약국은 제품군과 상담 서비스를 차별화하고, 각자 처한 환경에 맞게 계속 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형마트가 등장하면서 동네 쌀집과 문방구는 줄었지만, 소비자의 새로운 수요를 읽어낸 편의점은 오히려 늘어났다”며 “동네약국이 과거의 쌀집이나 문방구가 될지, 변화에 적응한 편의점이 될지는 우리 약사들의 선택과 노력에 달렸다고 본다”고 말했다. 책을 쓰고, 라디오에 출연해 건강을 이야기하고 약국 안에서는 오늘도 새로운 실험을 이어가는 임 약사. 후배 약사들에게는 자신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약국을 만들라고 조언했다. 그는 “약국장이 즐겁게 일하면 함께 일하는 약사와 직원도 즐겁고, 약국을 방문하는 고객 역시 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며 “다만 단순히 일을 하지 않고 즐기는 것이 아니라 고객을 만나고 약국에서 일하는 과정 자체가 즐거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떻게 일해야 즐거운지는 사람마다 다르다”며 “자신에게 맞는 지점을 찾고 새로운 시도를 이어간다면 약국 운영도 충분히 즐거운 일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2026-07-22 06:00:52김지은 기자 -
"아일리아, 투여 유연성 Up…황반변성 장기 치료 근거 강화"[데일리팜=손형민 기자] "황반변성 치료는 이제 단순히 투여 간격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환자 상태에 맞춰 얼마나 유연하게 치료 전략을 가져갈 수 있느냐가 중요해졌습니다. 한 치료제로 최대 24주까지 치료 간격을 늘릴 수 있으면서도, 필요하면 4주 간격으로도 치료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변화입니다." 유승영 경희대병원 안과 교수는 최근 데일리팜과 만나 신생혈관성(습성) 연령관련 황반변성(wAMD) 치료에서 '아일리아(애플리버셉트)'의 가장 큰 강점으로 투여 간격의 유연성과 치료 지속성을 꼽았다. 신생혈관성 황반변성은 비정상적인 신생혈관이 발생해 출혈과 삼출(exudation)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노인성 실명 질환으로, 시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항-혈관내피성장인자(VEGF) 치료를 장기간 지속해야 한다. 다만 반복적인 안구 주사와 잦은 병원 방문은 환자와 보호자 모두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실제 한 글로벌 조사에서는 환자 10명 가운데 6명이 치료 시작 후 2년 이내 치료를 중단한 것으로 보고될 만큼 치료 순응도는 여전히 해결 과제로 남아 있다 최근에는 반복적인 주사와 병원 방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치료 효과를 유지하면서도 투여 간격을 최대한 연장할 수 있는 장기 지속형 치료제 개발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 진료 현장에서도 환자 상태에 따라 투여 간격을 조절하며 치료를 지속하는 전략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아일리아 고용량 제제(8mg)는 지난 2월 유지요법 시 최대 24주 간격으로 투여할 수 있도록 허가사항이 변경됐다. 동시에 최소 투여 간격도 기존 8주에서 4주로 단축되면서 병변이 안정적인 환자는 주사 횟수와 병원 방문 부담을 줄이고, 반대로 질환 활성도가 높은 환자는 보다 짧은 간격으로 치료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하나의 치료제로 환자 상태에 따라 투여 간격을 넓히거나 좁힐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이 같은 허가 변경은 글로벌 임상 3상 PULSAR 연구의 156주(3년) 연장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해당 연구에서 아일리아 8mg 투여군은 시력 개선 효과와 중심망막두께(CRT) 감소 효과가 3년까지 일관되게 유지됐고 새로운 안전성 문제도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 참여자의 60%는 최종 투여 간격을 4개월 이상 유지했으며, 이 가운데 40%는 5개월 이상, 24%는 6개월 이상의 투여 간격을 달성했다. 장기 치료에서도 효과와 안전성을 유지하면서 치료 부담까지 줄일 수 있는 근거를 확보한 셈이다. 유 교수는 "한 번이라도 병원 방문 횟수를 줄일 수 있고 주사 간격을 한 달이라도 더 늘릴 수 있는 치료제에 대한 필요성이 컸었다. 고용량 등 차세대 치료제가 등장하면서 실제 임상 현장에서도 해당 치료제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고, 이러한 변화가 시장에도 반영된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Q. 아일리아 8mg의 투여 간격은 항-VEGF 치료제 중 가장 길다. 그 배경이 된 약물 특성은 무엇인가? 아일리아는 '덫(Trap)'과 같은 구조를 가지고 있어 VEGF를 양팔로 끌어안는 방식으로 완전히 감싸서 신생혈관 생성을 억제한다. 특히 아일리아 8mg은 기존 2mg보다 몰 용량을 4배 높인 고용량 제형으로, 조직에 조금 더 잘 침투할 수 있도록 설계돼 침투가 조금 더 빠르고 깊게 이뤄지며 반감기도 길다. VEGF를 완전히 감싸주기 때문에 신생혈관 억제 효과도 조금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VEGF-A, VEGF-B, PlGF 등 여러 혈관신생 인자를 동시에 표적해 신생혈관 형성을 억제시킨다. 즉, 아일리아 8mg는 특별한 약물 구조를 바탕으로 VEGF를 강력하게 잡아주는 동시에, 고용량 설계를 통해 유효 농도가 오래 유지되면서 우수한 치료 효과를 보이는 것 같다. Q. 임상 현장에서 투여 간격 연장에 따른 이점을 기대할 수 있는 환자군이 별도로 구분되는지 궁금하다. 습성 황반변성은 노폐물이 쌓여 조직이 망가지고 이를 회복하기 위해 신생혈관이 생기는 질환이다. 이러한 조직 손상이 더 많이 진행됐거나, 그 사이에 노폐물이 많이 축적됐거나, 혈관 자체가 섬유화된 경우에는 아일리아 8mg이 효과적인 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결절성 맥락막 혈관병증(PCV)이라고 하는 혈관 자체에 꽈리 모양의 병변이 있는 환자가 약 30~40% 정도를 차지하는데, 아일리아 8mg는 PCV 환자에서 신생혈관의 활성을 조금 더 잘 낮춰주는 것 같다. 효과도 더 좋은 편이고, 효과가 좋다 보니 투여 간격도 조금 더 길게 유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혈관 자체에 꽈리 모양의 병변이 있는 PCV 환자에서 치료 반응이 좋은 편이다. Q. 아일리아 8mg의 장기 임상 데이터에 대해 설명해 달라. 이번 PULSAR 연구는 3년, 156주까지 연장해서 진행한 연구다. 1, 2년 차 연구 결과를 보면, 환자들이 초기 3회 주사로 질환을 어느 정도 안정화한 이후 치료 간격을 3개월, 4개월, 나아가 6개월까지 늘릴 수 있었던 경우가 꽤 많았다. 이전에는 보통 2개월마다 주사를 맞아야 했는데, 치료 간격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일반적으로 2년 이후 치료 효과가 다소 감소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아일리아 8mg은 이번 연구를 통해 이러한 결과가 3년까지 그대로 유지됐고, 주사 횟수를 줄였음에도 불구하고 안전성도 동일하게 유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까지 나온 2세대 항-VEGF 치료제의 임상 연구 가운데서는 가장 긴 장기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되었다고 볼 수 있다. Q. 아일리아 8mg이 특히 효과적이었던 사례를 소개해 달라. 우리나라에서는 혈관 끝에 꽈리가 생기는 형태의 환자가 많다. 치료 결과를 볼 때 이 꽈리를 얼마나 잘 없애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기존 아일리아 2mg도 다른 약제보다 꽈리를 잘 없애는 편이었는데, 최근 경험으로는 아일리아 8mg이 꽈리를 더 잘 없애 주는 것 같다. 꽈리가 없어지고 나면 유지 치료 간격도 더 길어지고, 주사 횟수도 줄어들게 된다. 예전에는 꽈리를 닫기 위해 레이저 치료를 함께 시행해야 하는 경우가 70~80% 정도로 많았는데, 최근에는 아일리아 8mg만으로도 꽈리가 잘 닫히는 것을 많이 경험하고 있다. 아일리아 8mg 치료 시 레이저를 함께 시행했을 때는 80~90% 정도에서 꽈리가 닫히는 것으로 보인다. PULSAR 연구에서는 약 50~60% 정도의 결과가 보고됐지만,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그보다 조금 더 높은 비율로 꽈리가 잘 닫히는 것 같다. 특히 이런 형태는 우리나라 환자에서 많이 보이는 유형인데, 이런 환자에서는 아일리아 8mg가 기존 아일리아 2mg이나 다른 약제보다 조금 더 효과가 좋다고 생각한다. 기존 아일리아 2mg에서는 세 번 정도 주사했을 때 약 40% 정도 닫히는 것으로 봤는데,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아일리아 8mg에서는 70~80% 정도까지 좋아지는 것 같다. 물론 연구 결과에서는 약 60% 정도로 보고돼 있다. 이런 형태의 환자는 우리나라에서 약 30~40% 정도를 차지한다. 실제 사례를 보면 주사를 한 번 맞고 2주 후에는 꽈리가 줄어들기 시작하고, 세 번째 주사를 맞으러 오는 시점에는 꽈리가 거의 없어진다. 혈관 덩어리도 많이 작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고 12주 시점에는 꽈리가 완전히 없어졌다. 이렇게 되면 이후에는 주사 간격을 크게 늘릴 수 있다. 결국 이런 꽈리를 얼마나 잘 닫아주느냐가 중요한데, 그 점에서는 아일리아 8mg이 조금 더 효과적이라고 볼 수 있다. Q. 이 시장에 다양한 치료옵션들이 등장했다. 치료제 선택 기준이 궁금하다. 가장 먼저 혈관의 형태를 본다. 신생혈관의 형태가 크게 네 가지 정도 있는데, 형태에 따라 약제 반응이 조금씩 다른 것 같다. 그 다음에는 효과가 가장 좋은 약을 선택하고, 세 번째는 1년 동안 조금이라도 덜 맞을 수 있는 약을 선택한다. 오히려 그게 더 경제적이라고 생각한다. 바이오시밀러가 경제적인 장점이 있을 수 있지만 주사치료로 인한 병원 방문 등의 간접비용을 고려해 보면, 일 년에 한 번이라도 덜 맞을 수 있다면 그게 결국 더 경제적일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안전성이다. Q. 아일리아 2mg 바이오시밀러가 많이 출시됐는데, 오리지널 의약품인 '아일리아'만의 차별점은 무엇이라고 보나?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과 완전히 동일한 약은 아니다. 아일리아의 큰 장점은 가장 오랜 기간 축적된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치료를 하면서 환자들의 치료 반응을 확인하고, 치료 간격을 어떻게 늘려갈지에 대한 경험을 가장 많이 축적해 왔다. 또 안정성에 대한 데이터도 충분히 확보돼 있고 많은 환자들이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사용해 온 약이기도 하다. 이처럼 결국 가장 큰 장점은 치료 간격을 어떻게 조절해야 하는지에 대한 경험도 충분히 쌓여 있고, 약의 안정성과 치료 반응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바이오시밀러도 오리지널과의 동등성은 입증됐지만, 아직 아일리아처럼 장기간의 데이터는 가지고 있지 않다. Q. 황반변성 장기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무엇이라고 보나? 아일리아 등 2세대 항-VEGF 치료제가 나오면서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환자의 삶의 질이다. 환자 가운데 전라도에 사시는 분이 계셨는데, 혼자 병원에 올 수 없는 상황이었다. 서울에 사는 아드님이 직접 모시고 올라와 하루 주무시고 주사를 맞은 뒤 다시 내려가는 생활을 반복했다. 이에 2개월마다 치료가 필요해도 불가피하게 3개월에 한 번 방문하라고 말씀드렸다. 그래서 두 달과 세 달의 차이가 굉장히 크다고 생각한다. 치료 간격이 조금이라도 늘어나면 환자의 삶의 질도 좋아지고, 치료 결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어떤 사람들은 "2~3주 정도 늘어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냐"고 말씀하시는데, 그 차이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치료 간격을 늘리면서 저와 환자분들의 부담도 많이 줄었고, 진료하면서 그런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2026-07-22 06:00:44손형민 기자 -
"복스조고 급여 발판…희귀질환 포트폴리오 확장"[데일리팜=황병우 기자]국내 첫 소아 연골무형성증 치료제 '복스조고(보소리타이드)'의 건강보험 급여 적용은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선택지를 열었다. 동시에 삼오제약에는 20여 년간 이어온 희귀질환 사업을 한 단계 확장하는 전환점이 됐다. 복스조고의 국내 도입과 출시를 총괄한 지창덕 삼오제약 희귀전문의약품 사업부 상무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글로벌 혁신 치료제와 국내 의료환경을 연결하는 새로운 상업화 모델을 구현하고자 했다. 데일리팜은 지창덕 삼오제약 희귀전문의약품 사업부 상무(51)를 만나 복스조고 출시의 의미와 희귀질환 사업 전략, 그리고 향후 비전을 들어봤다. "복스조고는 그동안의 경험을 한 단계 발전시킨 프로젝트" 지 상무는 복스조고를 기존 희귀질환 치료제 출시와는 결이 다른 프로젝트로 평가했다. 삼오제약은 지난 20여 년간 Fabry(파브리병), Gaucher(고셔병), Pompe(폼페병), MPS(뮤코다당증), PKU(페닐케톤뇨증) 등 다양한 희귀질환 치료제를 국내에 도입·공급하며 전문성을 축적해 왔다. 복스조고 역시 이러한 흐름의 연장선에 있지만, 단순한 제품 추가를 넘어 사업 운영 방식과 상업화 역량을 한 단계 고도화한 계기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설명이다. 지 상무는 "복스조고는 하나의 신제품이라기보다 그동안 축적한 경험과 노하우를 새로운 방식으로 구현한 프로젝트이자, 희귀질환 사업이 다음 단계로 도약하는 전환점"이라고 말했다. 복스조고는 국내에서 성장판이 닫히지 않은 생후 4개월 이상 소아 연골무형성증 환자를 대상으로 허가된 최초의 약물 치료 옵션이다. CNP 유사체 기전을 통해 FGFR3 신호전달 경로를 조절하는 혁신 치료제로 평가받는다. 그는 "국내 최초 치료 옵션이라는 점도 중요하지만, 환자와 보호자에게 '치료를 선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이 더 큰 의미"라며 "연골무형성증은 저신장뿐 아니라 반복적인 수술과 다양한 합병증을 동반하는 만큼, 성장 개선을 넘어 장기적인 건강관리와 삶의 질 향상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희귀질환은 제품이 아니라 치료 환경을 만드는 일" 지 상무는 제약업계에서 25년간 경험을 쌓았으며, 이 중 15년 이상을 희귀질환 분야에 집중해 왔다. 글로벌 희귀질환 기업에서 조직 설립과 신제품 론칭을 주도하며 다양한 상업화 프로젝트를 수행했고, 복스조고 프로젝트는 이러한 경험을 국내 의료환경에 최적화해 구현한 사례다. 그는 "글로벌에서 축적된 혁신을 국내 의료환경에 맞게 연결하고, 실제 환자 치료로 이어지도록 만드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복스조고는 바이오마린과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추진됐다. 바이오마린의 연구개발 역량과 글로벌 경험, 삼오제약의 국내 실행력이 결합해 혁신 치료제를 국내 의료현장에 안착시키는 구조다. 다만 그는 희귀질환 사업의 본질은 제품 자체가 아니라 치료 환경 구축에 있다고 강조했다. 지 상무는 "희귀질환은 제품 하나를 출시한다고 시장이 형성되는 분야가 아니다. 환자 발굴, 진단, 치료 시작, 장기 관리까지 모든 과정이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치료가 환자에게 전달된다"고 언급했다. 특히 이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희귀전문의약품 사업부 내에서 의료, 마케팅, 환자지원 기능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운영 체계를 구축했다. 그는 "조직 규모보다 중요한 것은 전문성과 실행력"이라며 "작지만 강한 조직을 기반으로 의료진과 환자에게 필요한 지원을 신속하고 정교하게 제공하는 것이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복스조고는 끝이 아니라 더 큰 시작" 지 상무는 복스조고를 단일 제품의 성과를 넘어 희귀질환 사업의 방향성을 제시한 프로젝트로 평가했다. 그는 "복스조고를 통해 확인한 것은 단일 혁신 치료제의 성공 가능성이 아니라, 정교한 위험분담제도(RSA) 기반의 약가 및 급여(P&R) 과정과 실제 임상 근거(RWD) 기반의 성과 평가 체계를 구축하고, 작고 강한 조직을 바탕으로 민첩한 실행력을 확보함으로써 환자 중심의 희귀질환 상업화 모델을 현실화할 수 있었다는 점"이라고 전했다. 삼오제약은 이를 기반으로 희귀질환 분야에서 축적한 전문성을 토대로 파이프라인뿐 아니라 전문의약품 전반으로 상업화 역량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의료진, 환자, 정부, 학회, 글로벌 파트너를 연결하는 통합 협업 모델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구상이다. 지 상무는 "희귀질환 사업은 단기 성과보다 환자에게 치료 기회를 연결하는 과정 자체에 더 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글로벌 파트너와 협력해 더 많은 환자들이 혁신 치료에 접근할 수 있도록 역할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환자가 치료를 시작하는 순간이야말로 우리의 역할이 시작되는 시점"이라며 "복스조고는 하나의 프로젝트가 아니라 더 많은 희귀질환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기회를 만들어가기 위한 출발점"이라고 덧붙였다.2026-07-20 06:00:48황병우 기자 -
"로비큐아 7년 데이터가 바꾼 ALK 폐암 치료 전략"[데일리팜=손형민 기자] "이번 로비큐아의 임상 데이터는 기존 ALK 표적치료제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무진행생존기간에서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이는 순서를 고민하기보다 처음부터 가장 효과적인 치료제를 선택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 결과입니다." 조병철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최근 데일리팜과 만나 '로비큐아(롤라티닙)'의 글로벌 임상3상 CROWN 연구의 7년 장기 추적 결과를 이같이 평가했다. 그는 로비큐아가 장기간 질병 조절과 뇌전이 억제 효과를 입증하면서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치료가 '순차 치료'에서 '최적의 1차 치료'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은 전체 비소세포폐암(NSCLC)의 3~5%를 차지하는 희귀 아형이지만 비교적 젊은 연령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고, 진단 시부터 뇌전이가 흔한 것이 특징이다. 실제 환자의 약 20~40%는 진단 당시 이미 뇌전이를 동반하며, 치료 과정에서도 중추신경계(CNS) 진행이 빈번하게 발생해 생존과 삶의 질을 동시에 위협하는 대표적인 폐암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최근 ALK 비소세포폐암 치료에서는 단순히 종양을 줄이는 객관적반응률(ORR)보다 얼마나 오랫동안 질병 진행을 막고 뇌를 보호할 수 있는지가 핵심 평가 지표로 자리 잡고 있다. 뇌혈관장벽(BBB)을 효과적으로 통과하도록 설계된 3세대 ALK 억제제 로비큐아는 이러한 치료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고 있는 대표 약제로 평가된다. 실제 글로벌 3상 CROWN 연구의 7년 추적 결과 로비큐아는 무진행생존기간(PFS) 중앙값에 아직 도달하지 않았으며, 치료 시작 84개월 시점에도 환자의 55%가 질병 진행 없이 치료를 유지했다.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은 기존 1세대 ALK 억제제 ‘잴코리(크리조티닙)’ 대비 81% 감소했고, 치료 시작 후 2년 동안 질병이 조절된 환자의 약 79%는 이후 7년까지도 무진행 상태를 유지했다. 뇌전이 예방 효과도 장기간 유지됐다. 치료 시작 7년 후 두개내 질환 진행이 없었던 환자는 로비큐아군이 92%로 크리조티닙군(16%)을 크게 웃돌았으며, 기저 뇌전이가 없던 환자의 96%는 새로운 뇌전이 없이 유지됐다. 이미 뇌전이가 있었던 환자에서도 83%가 두개내 질환 진행 없이 치료를 이어갔다. 미국종합암네트워크와 미국임상종양학회, 유럽종양학회는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의 1차 치료 옵션으로 3세대 치료제인 로비큐아를 권고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로비큐아는 지난해 ALK 양성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면서 실제 진료 현장에서 활용 범위가 크게 넓어졌다. 조 교수는 "이번 7년 장기 추적 결과가 단순히 생존기간 연장을 확인한 데 그치지 않고, 초기 치료 단계에서 질병 진행과 뇌전이를 최대한 억제하는 전략의 중요성을 뒷받침하는 근거"라고 평가했다. 이어 "일부 환자에서는 장기간 질병 조절이 가능해지면서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치료 목표도 단기 반응을 넘어 장기 관리로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Q. 이번 CROWN 7년 추적 관찰 결과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무엇인가? 이번 데이터는 기존 ALK 표적치료제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치료 효과의 차이가 크다. 7년 추적 시점에도 로비큐아 투여군의 mPFS는 여전히 도달하지 않았고, 대조군은 약 9.3개월 수준으로 격차가 매우 크다. 위험도(Hazard Ratio)는 0.19로 매우 낮다. EGFR 변이 폐암에서는 1세대와 2세대, 1세대와 3세대 사이의 효과 차이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어서 치료 순서나 비용효과성 등에 대한 논의가 가능했다. 그러나 이번 데이터는 그런 논쟁 자체가 어려울 정도로 치료 효과 차이가 압도적이다. 84개월 시점에도 환자의 55%가 질병 진행 없이 치료를 유지했다는 점 역시 매우 의미 있는 결과다. 대조군은 대부분 이 시점 이전에 질병이 진행한 반면, 절반 이상이 여전히 무진행(progression-free) 상태를 유지했다. 이 정도 차이를 보이는 데이터는 종양학에서도 매우 드물며, 실제 임상 진료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결과라고 본다. Q. 7년 추적 결과에서 2년 이후 PFS 곡선이 안정기(plateau)를 형성하는 점을 어떻게 해석할 수 있는가? 이번 데이터에서 가장 인상 깊게 본 부분은 2년 랜드마크 분석이다. 어떤 치료를 사용하더라도 초기에 질병이 진행하는 고위험 환자군은 존재하며, 로비큐아에서도 약 30% 정도의 환자는 2년 이내에 질병이 진행한다. 그러나 2년을 넘긴 이후에는 질병 진행이 급격히 감소해 7년까지 추가로 진행한 환자는 약 15% 정도에 불과하며, 카플란-마이어 곡선(Kaplan-Meier Curve)이 안정기를 형성하는 양상을 보였다. 일반적인 표적 항암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PFS 곡선이 계속 감소하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이후 대부분의 환자가 장기간 질병을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이러한 패턴은 표적 항암제에서는 매우 보기 드문 결과이며, 일부 환자에서 장기 반응이 유지되는 면역항암제의 꼬리 효과(Tail Plateau)와 유사한 모습을 보였다. 다만 면역항암제와 달리 로비큐아는 치료를 지속해야 한다는 차이가 있다. 현재까지 어떤 환자가 장기 반응을 보이는지 완전히 설명할 수는 없으며, TP53 동반 변이나 다른 동반 변이가 있는 환자에서 조기 진행 위험이 높다는 정도만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2년을 넘긴 환자에서 장기간 질병 조절이 유지된다는 점이 이번 7년 데이터의 가장 큰 의미이다. Q. ORR(객관적반응률)과 CR(완전반응) 결과는 실제 임상에서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 ORR 자체는 1세대, 2세대, 3세대 ALK 억제제 간 큰 차이가 있는 지표는 아니다. 초기 종양 반응은 대부분의 ALK TKI에서 유사하게 나타나며, 로비큐아의 진정한 강점은 반응을 오래 유지하는 능력에 있다. 따라서 이번 데이터에서 더 중요하게 봐야 할 부분은 ORR이나 CR보다 mPFS, 장기 PFS, 그리고 장기간 질병 조절 효과이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모든 사전 정의된 하위군에서 일관된 치료 효과가 확인됐다. 그 중에서도 예후가 좋지 않은 기저 뇌전이 환자에서 더욱 우수한 효과를 보였으며, 뇌전이가 있는 환자의 위험도는 0.08, 없는 환자는 0.23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뇌전이가 있는 환자에서 치료 효과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결과는 오히려 반대 양상을 보여 더욱 의미가 있다. 따라서 이번 결과는 단순히 종양을 줄이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반응을 장기간 유지하고 예후가 불량한 환자에서도 일관된 치료 효과를 보였다는 점에 더 큰 의미가 있다. Q. 뇌전이 억제 효과와 장기 추적 결과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은 진단 시 약 40%의 환자에서 이미 뇌전이가 있을 정도로 뇌전이가 매우 흔한 질환이며, 기존 1세대 ALK 억제제를 사용할 경우 치료 중 상당수의 환자에서 새로운 뇌전이가 발생했다. 따라서 뇌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보호하느냐가 치료의 가장 중요한 목표 중 하나다. CROWN 연구는 기저 뇌전이 유무와 관계없이 모든 환자에서 정기적으로 뇌 MRI를 시행한 최초의 연구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5년 동안 8주마다, 이후에는 16주마다 뇌 MRI를 시행해 두개내 질환을 매우 체계적으로 추적했기 때문에 두개내(Intracranial) PFS와 두개내 객관적 ORR을 신뢰성 있게 평가할 수 있었다. 이번 7년 데이터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뇌 보호 효과가 장기간 유지됐다는 점이다. 기저 뇌전이가 없던 환자는 2년 시점에 약 96%가 두개내 질병 진행 없이 유지됐고, 7년 시점에도 96%를 유지해 5년 동안 추가로 새로운 뇌전이가 발생한 환자가 거의 없었다. 기저 뇌전이가 있던 환자에서도 2년 이후 추가 진행이 적었으며, 이는 로비큐아가 장기간 뇌를 보호하는 능력이 매우 뛰어난 약제임을 보여주는 결과이다. Q. 로비큐아의 안전성 프로파일은 어떻게 평가할 수 있는가? 로비큐아의 대표적인 이상반응은 부종, 고지혈증, 인지기능 저하이다. 인지기능 저하는 기분 변화나 우울감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으며, 드물게 정신과적 증상이 보고되기도 한다. 다만 실제 임상에서는 심한 정신과적 이상반응은 거의 경험하지 못했으며, 대부분은 1~2등급의 경미한 이상반응으로 충분히 관리 가능했다. 고지혈증 역시 혈액검사에서 확인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현재는 치료제가 잘 갖춰져 있어 일반적인 고지혈증 치료만으로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 실제 진료에서도 환자들이 가까운 내과에서 약을 처방받아 치료를 이어가는 경우가 많았으며, 특별히 문제가 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이상반응으로 인해 용량을 감량하더라도 치료 효과가 크게 감소하지 않는다는 점도 이번 데이터에서 확인됐다. 따라서 3등급 이상 이상반응이 발생한 환자에서도 필요 시 안심하고 용량을 조절하면서 치료를 지속할 수 있으며, 전반적으로 장기 치료가 가능한 약제라고 본다. Q. 로비큐아의 1차 치료 급여 이후 실제 임상 현장에서 치료 선택과 의사결정 과정이 어떻게 변화했고, 기존 ALK TKI의 치료 순서 개념이 여전히 의미가 있다고 보는가? 1차 치료 급여 이후 로비큐아는 실제 임상에서 초기 치료 옵션으로 자연스럽게 이동했으며, 과거처럼 비용이나 접근성 때문에 일부 환자에서만 제한적으로 고려되던 상황이 크게 줄어들었다. 현재는 더 넓은 범위의 환자에서 1차 치료로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형성되면서, 치료 의사결정이 ‘사용 가능한 약 중 선택’이 아니라 처음부터 어떤 약으로 질병을 가장 효과적으로 억제할 것인가로 변화하고 있다.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에서는 재발 이후 환자 상태가 급격히 악화되거나 뇌전이 등으로 치료 선택지가 제한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임상 현장에서는 다음 치료를 계획하는 것보다 초기 치료에서 질병 진행 자체를 최대한 늦추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는 인식이 강조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기존의 1세대 → 2세대 → 3세대로 이어지는 단계적 순차 치료 전략은 실제 생존 이득 측면에서 한계를 가진다는 관점이 강해지고 있다. 특히 2차 치료 이후 PFS가 평균적으로 길지 않고(약 6~8개월 수준), 재발 이후에는 환자 상태와 치료 가능성이 급격히 제한될 수 있기 때문에 전체 치료 전략은 점점 ‘순서를 설계하는 방식’에서 ‘초기부터 강하게 억제하는 방식’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평가된다. 이러한 변화가 로비큐아의 1차 치료 위치를 더욱 강화시키는 핵심 배경이라고 본다. Q. 이번 7년 장기 추적 데이터를 고려할 때,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을 일부 환자에서는 ‘만성질환처럼 장기간 관리 가능한 질환’으로 볼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7년 추적 데이터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일부 환자군에서 초기 일정 시점 이후 질병 진행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평탄화 현상이 관찰된다는 점이다. 초기 2년 구간에서는 일정 비율의 환자에서 진행이 발생하지만, 그 이후에는 대부분의 환자가 장기간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양상이 나타난다. 이러한 패턴은 기존 항암치료처럼 시간이 지날수록 지속적으로 악화되는 구조와는 다르며, 일부 환자에서는 질병이 장기간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형태로 변화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모든 환자에게 해당되는 것은 아니지만, 특정 환자군에서는 장기 조절이 가능한 만성질환 형태로 접근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결국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에서 중요한 변화는 생존 기간 자체의 연장이 아니라 일부 환자에서 질병의 진행 패턴 자체가 바뀌는 현상이며, 이러한 점이 로비큐아의 장기 데이터가 가지는 가장 큰 임상적 의미라고 본다.2026-07-14 06:00:50손형민 기자 -
현대인의 면역 딜레마, 기능의학과도 주목한 'PGA-K'[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코로나19, 감기, 독감, 환절기 알레르기 같은 질환을 떠올릴 때 연상되는 단어가 '면역'이다. 면역 비타민, 면역 유산균 같이 면역을 강조하는 건강기능식품도 시장에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본인의 상태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임의로 복용하는 경우 필요 이상의 용량을 복용하는 등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최근에는 질병을 중심으로 한 접근이 아닌, 개인별 진단·평가를 통해 기능을 정상화하는 기능의학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유전·환경·생활요인을 통합 평가해 질병의 근본 원인을 찾고 맞춤형 관리 계획을 세우는 환자 중심 접근에 대한 이해와 수요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미학성형외과 HM Cellex 롱제 항노화센터 의학박사로 근무하고 있는 김동환 한국영양의학회장 역시 질병 단계가 아닌 예방적 차원에서의 관리를 강조한다. 같은 감기라는 질환이 단순 감기로 넘어갈지, 폐렴 등으로 악화될지는 개인의 면역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기능의학에서 면역적인 부분은 어떻게 평가되나 장 마이크로바이옴과 스트레스 호르몬, 백혈구, 미네랄, 피로도 등 면역과 관련된 다양한 연구인자들을 대상으로 검사를 진행한다. 기능의학의 핵심은 부족한 영양소를 넣어줌으로써 잘 먹고, 잘 자고, 잘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 즉, 외부 바이러스나 암 같은 돌연변이 세포가 침입했을 때 가장 먼저 최전선에서 싸우는 '선천 면역 세포'가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부스팅하고 보완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면역에 좋다는 제품들이 많은데 수많은 면역 건강 기능식품과 영양제가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정작 우리 몸의 선천 면역을 안전하고 확실하게 깨워줄 열쇠는 뜻밖에도 전통 발효식품에 있다. 청국장을 숟가락으로 떴을 때 끈적하게 늘어나는 실 형태의 점액질 성분으로부터 분리 배양 정제한 기능성분인 '폴리감마글루탐산칼륨(PGA-K)'이다. 전통 청국장균(Bacillus subtilis)에 있는 콩의 단백질을 발효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고분자 아미노산 성분을 별도의 기술로 분리 정제과정을 거쳐 만들어낸 물질인 PGA-K는 자연살해세포(Natueal Killer Cell, NK세포)를 자극하고 깨우는 데 탁월한 효능을 지니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도 '면역기능 증진에 도움을 줄 수 있음'으로 그 기능성과 안전성을 인정한 개별인정형 원료이기도 하다. 아무리 몸에 좋은 영양소를 많이 섭취하더라도 이 NK세포의 활성도가 떨어져 있다면 전반적인 면역 체계는 무용지물에 가깝기 때문에, 관심있게 보는 성분이기도 하다. -임상 등 에비던스가 확보돼 있나. PGA-K의 면역 증진 효과는 단순 민간요법의 영역을 넘어 세계적인 학술지와 임상시험을 통해 과학적으로 검증됐다. 가톨릭대학교 서울 성모병원 임상 연구팀에서 진행한 인체적용시험에 따르면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PGA-K를 8주간 꾸준히 섭취하게 한 결과, 섭취하지 않은 대조군에 비해 NK세포 활성도가 무려 52.3%나 증가했다. 이는 신체 내부의 방어벽이 1.5배 이상 견고해졌음을 뜻한다. 또한 면역 세포들이 유기적으로 신호를 주고받으며 면역 반응을 조절하는 핵심 물질인 인터페론 감마(IFN-γ) 등 사이토카인의 분비 역시 유의미하게 촉진됨이 확인됐다. 최근에는 국제 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 등을 통해 PGA-K가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특정 세포(호염구)의 사멸을 유도해 항알레르기 및 아토피 개선에도 기여한다는 면역조절 매커니즘이 규명되기도 했다. 과도하게 흥분된 면역은 가라앉히고, 약해진 면역은 끌어올리는 이른바 '면역 밸런스'로서의 가치를 입증한 셈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 몸 면역 세포의 70% 이상이 집중돼 있는 장내 유익균 증식 환경을 최적화하는 역할도 한다. 소장 내에서 칼슘이 가라앉아 배설되지 않도록 용해된 상태를 유지함으로써 체내 칼슘 흡수율을 높여주는 이중의 기능성까지 발휘한다. 장 건강과 뼈 건강, 전신 면역력이 하나의 성분으로 긴밀하게 연결되는 구조다. -식품과 건기식, 어떻게 복용하는 게 용이한가. 청국장이나 낫토는 기본적으로 몸에 좋은 전통음식이지만 식품 상태로서 면역기능성분인 PGA-K를 섭취하는 것이 쉽지 않다. 일반 식품인 낫토나 청국장을 섭취한다고 해도 별도의 배양정제 등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기능성 화합물인 PGA-K를 섭취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게다가 전통 방식으로 조리된 청국장은 찌개 등으로 가열하는 과정에서 유익균과 열에 취약한 유효 성분들이 일부 손실될 수 있고 과도한 나트륨 섭취로 이어질 우려도 존재한다. 따라서 면역력을 높이고 유지하는 효과를 온전히 누리기 위해서는 낫토나 청국장을 식품으로 섭취하기 보다는 청국장에서 유효 성분만을 고농도로 안전하게 분리·정제해 낸 건강기능식품 형태의 PGA-K 추출물을 활용하는 것이 훨씬 현명하고 효율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2026-07-13 06:00:44강혜경 기자 -
"신약 이름도 전략 자산…상표·허가·안전성까지 검증"[데일리팜=황병우 기자]제약바이오 기업의 글로벌 진출이 늘면서 의약품 네이밍(Naming) 전략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성분명, 플랫폼 기술명, 임상시험명, 브랜드명까지 개발 단계마다 요구되는 이름이 있고, 글로벌 시장에서는 상표뿐 아니라 규제기관의 안전성 검토까지 통과해야 하기 때문이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등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의약품 네이밍 과정을 지원해 온 브랜드인스티튜트 코리아도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역할이 커지고 있다. 데일리팜은 윤규필·송주한 브랜드인스티튜트 코리아 대표를 만나 의약품 네이밍의 중요성과 전략을 들어봤다. 성분명부터 브랜드명까지…신약 이름도 전문 영역 브랜드인스티튜트는 미국에 본사를 둔 헬스케어 전문 네이밍 컨설팅 기업이다. 국내에서는 윤규필·송주한 대표가 브랜드인스티튜트 코리아를 이끌며 국내 및 중화권 제약바이오 기업의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다. 윤 대표는 뉴질랜드 약대 졸업 후 뉴질랜드와 호주 약사 자격을 취득했으며, 국내 제약사 개발부와 대웅제약 글로벌 RA팀을 거쳐 2016년 브랜드인스티튜트에 합류했다. 송 대표는 미국 유콘(UConn) 약대와 서울대 임상약학 석사를 거쳐 대웅제약 임상팀에서 근무한 뒤 브랜드인스티튜트에 합류했다. 윤 대표는 의약품 네이밍이 브랜드명 하나에 그치지 않는다고 짚었다. 그는 "제약산업에서 네이밍은 단계별로 필요하다"며 "전임상 단계에서는 플랫폼 기술명, 임상 초기에는 성분명, 주요 임상 단계에서는 임상시험명, 허가 단계에서는 브랜드명까지 각각의 이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여기서 성분명은 국제일반명(INN·International Nonproprietary Name)을 뜻한다. INN은 세계보건기구(WHO)가 관리하는 의약품 성분명으로, 같은 성분을 전 세계에서 통일된 이름으로 식별하기 위한 비독점 명칭이다. 송 대표는 "INN은 WHO가 관할하는 과학적 이름이고, 구조나 작용기전 등을 반영해 의약품의 과학적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 하는 이름"이라고 설명했다. 상표만으로는 부족…허가 문턱 넘어야 일반 소비재 브랜드와 의약품 이름의 가장 큰 차이는 허가와 안전성이다. 상표권을 확보했더라도 미국 식품의약국(FDA)이나 유럽 의약품청(EMA) 등 규제기관이 이름을 승인하지 않으면 해당 시장에서 사용할 수 없다. 송 대표는 "회사가 어떤 이름의 상표를 갖고 있더라도 FDA나 EMA가 승인하지 않으면 미국이나 유럽 시장에서 그 이름으로 판매할 수 없다"며 "상표의 허들과 허가의 허들을 모두 넘어야 하는 것이 소비재와 가장 큰 차이"라고 강조했다. 의약품명 심사의 핵심은 환자 안전이다. 이름이 비슷하게 보이거나 들릴 경우 처방·조제·투약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송 대표는 "초콜릿은 이름이 비슷해 다른 제품을 먹어도 생명에 영향을 주지 않지만, 약은 잘못 투약되면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이름 자체가 심사 대상이 된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국내 기업들이 이러한 규제 체계를 충분히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진단했다. 그는 "국내에서는 상표를 출원·등록하면 이름을 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미국과 유럽은 별도 명칭 심사 규정이 있고, 왜 거절되는지까지 이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송 대표도 "미국이나 유럽에서 직접 판매해 본 경험이 많지 않다 보니 규정 자체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바이오시밀러를 오래 해온 일부 기업들은 필요성을 잘 이해하지만, 전통 제약사나 초기 바이오텍은 아직 인식 차이가 있다"고 봤다. 후보 1000개서 6~8개로…처방 시뮬레이션까지 실제 네이밍 작업은 후보 몇 개를 제안하는 방식이 아니다. 제품 프로파일과 개발 전략을 분석하고, 이름 후보를 대량으로 도출한 뒤 상표·규제·언어학·시장성 검토를 거쳐 최종 후보를 좁힌다. 송 대표에 따르면 프로젝트가 시작되면 제품 프로파일과 이름에 담고 싶은 키워드를 바탕으로 전략 미팅을 진행한다. 이후 본사에서 약 1000개 이름을 만들고, 자체 알고리즘과 1차 검토를 거쳐 약 75개 후보로 줄인다. 고객사가 후보군을 선정하면 글로벌 상표 검토가 이어진다. 이후 허가 검토와 안전성 조사, 시장조사, 언어학 검토를 거쳐 최종적으로 6~8개 후보를 추천하는 구조다. 허가 검토에는 실제 의료현장을 가정한 시뮬레이션도 포함된다. 의사·약사·간호사 등 보건의료전문가를 대상으로 손글씨 처방, 음성 처방, 유사 발음 가능성 등을 평가한다. 윤 대표는 "실제 의사, 약사, 간호사에게 발음 녹음을 들려주고 손으로 쓴 처방을 보여주며 다른 의약품과 혼동될 가능성을 테스트한다"며 "이름으로 인해 처방이나 투약 오류가 발생할 수 있는지를 실제 시뮬레이션으로 검증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름 선점, 라이선스 아웃 이후도 고려해야 브랜드인스티튜트가 국내 기업들에 강조하는 대목은 이름의 소유권이다. 라이선스 아웃을 하더라도 개발사가 성분명과 브랜드명 전략을 먼저 확보하면 원개발사로서의 흔적과 주도권을 남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윤 대표는 "작은 바이오텍은 라이선스 아웃을 사업모델로 삼는 경우가 많지만, 성분명은 원개발사로서 직접 진행하는 것을 추천한다"며 "직접 신청하고 등록하면 글로벌 데이터베이스에 해당 물질의 오리지네이터로 기록되는 효과가 있다"고 언급했다. 송 대표는 삼성바이오에피스 사례를 들었다. 그는 "과거에는 파트너사가 이름을 짓다 보니 파트너십이 종료되면 해당 이름을 사용할 수 없는 문제가 있었다"며 "이후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직접 브랜드를 만들기 시작했고, 파트너십을 하더라도 브랜드 오너십을 가져야 한다는 인식이 커졌다"고 소개했다. 두 대표는 국내 바이오텍일수록 이름 전략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INN은 임상시험이 시작되고 한 명이라도 투약되면 신청할 수 있는 만큼, 임상 1상 중후반부터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윤 대표는 "작은 바이오텍일수록 홍보할 수 있는 도구가 많지 않다"며 "임상 1상 중후반에 안전성이 어느 정도 확인되면 바로 준비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했다. 브랜드명도 허가 직전이 아니라 임상 2상 무렵부터 준비가 필요하다. FDA는 임상 2상 종료 회의(EOP2·End-of-Phase 2 meeting) 단계부터 브랜드명 사전 검토를 받을 수 있으며, EMA는 허가 신청 약 18개월 전부터 브랜드명 사전 검토가 가능하다. 같은 이름을 글로벌 시장에서 쓰려면 상표와 허가 양쪽의 불확실성을 줄이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브랜드인스티튜트 코리아의 목표는 국내 기업들이 의약품 네이밍을 개발과 허가 전략의 일부로 인식하도록 돕는 것이다. 단순히 이름을 대신 짓는 회사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통용될 수 있는 이름 전략을 함께 설계하는 파트너가 되겠다는 구상이다. 송 대표는 "한국 기업들이 이름을 나중에 해도 되는 일로 보지 않고, 자신들의 무기로 활용했으면 한다"며 "이름과 스토리가 있어야 마케팅도 가능하고, 허가와 파트너십에서도 주도권을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 대표는 한국발 글로벌 신약 브랜드에 대한 기대도 드러냈다. 그는 "아직 바이오시밀러 외에 국내 신약이 한국과 해외에서 같은 이름으로 쓰이는 사례는 많지 않다"며 "한국에서 시작된 블록버스터 제품이 전 세계에서 같은 이름으로 팔리는 사례가 나오기를 바란다"고 밝혔다.2026-07-10 06:00:46황병우 기자 -
"케렌디아, 심장·콩팥 통합관리 중심으로…치료 전략 진화"[데일리팜=손형민 기자] "당뇨병 동반 만성콩팥병은 단백뇨가 확인되는 단계부터 치료를 시작해야 합니다. 콩팥 기능이 충분히 남아 있을 때 개입할수록 환자의 평생 예후에 훨씬 큰 차이를 만들 수 있습니다." 브렌든 뉴엔(Brendon Neuen) 호주 로열 노스쇼어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최근 데일리팜과 만나 만성콩팥병(CKD) 치료가 심장과 콩팥을 함께 관리하는 방향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케렌디아(피네레논)'를 비롯한 새로운 치료 옵션의 등장으로, 치료 목표가 단순히 콩팥 기능 저하를 늦추는 것뿐만 아니라 심혈관 위험까지 함께 관리하는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앞으로는 환자 위험도에 따라 치료 강도를 조절하는 맞춤형 전략이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했다. 만성콩팥병 치료 환경은 최근 몇 년 사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레닌-안지오텐신계(RAS) 억제제를 중심으로 혈압과 단백뇨를 조절하는 치료가 주를 이뤘지만, 이후 SGLT-2 억제제가 등장하며 콩팥 보호와 심혈관 위험 감소라는 새로운 치료 목표가 제시됐다. 여기에 비스테로이드성 무기질코르티코이드 수용체 길항제(MRA)인 케렌디아가 추가되면서 염증과 섬유화까지 동시에 조절하는 치료 전략이 가능해졌다. 무기질 코르티코이드 수용체가 과활성화되면 심장과 혈관, 콩팥 모두에 악영향을 미치는데, 케렌디아는 이러한 과정에서 핵심적으로 작용하는 염증과 섬유화를 줄여주는 효과가 특히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당뇨병성 만성콩팥병의 높은 질환 부담이 있다. 당뇨병은 전 세계 만성콩팥병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꼽히며, 문제는 콩팥 기능 저하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당뇨병과 만성콩팥병을 동반한 환자는 말기신부전뿐 아니라 심부전과 심근경색 등 심혈관질환 위험도 크게 높아지며, 상당수는 투석 단계에 이르기 전 심혈관질환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콩팥 기능 저하뿐 아니라 심혈관 위험까지 함께 관리하는 심혈관-신장-대사(Cardiovascular-Kidney-Metabolic, CKM) 치료 전략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고 있다. 당뇨병과 만성콩팥병, 심부전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질환의 진행과 사망 위험을 높이는 만큼 장기별 치료가 아닌 통합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주요 국제 진료지침 역시 심장과 콩팥을 함께 보호하고 환자 위험도에 맞춰 치료 강도를 조절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케렌디아도 임상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당뇨병 동반 만성콩팥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FIDELIO-DKD와 FIGARO-DKD 연구를 통해 콩팥 기능 저하와 심혈관 사건 위험 감소 효과를 입증한 데 이어 FIDELITY 통합분석으로 일관된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 최근에는 FINEARTS-HF와 FIND-CKD, CONFIDENCE 등 후속 연구를 통해 심부전과 비당뇨병성 만성콩팥병, 병용 치료 전략까지 임상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뉴엔 교수는 CKM 분야를 대표하는 연구자로 케렌디아 핵심 임상인 FIDELIO-DKD와 FIGARO-DKD, FIDELITY 연구의 공동 저자이자 FIND-CKD 연구 운영위원회(Steering Committee) 위원으로 참여했다. 그는 심장·콩팥 통합관리와 위험도 기반 치료 전략 연구를 활발히 수행하며 CKM 치료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고 있는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뉴엔 교수는 "최근 발표된 임상 결과들은 만성콩팥병 치료의 대상과 전략을 한층 넓혔다"며 "앞으로는 환자의 위험도에 맞춰 심장과 콩팥을 함께 관리하는 맞춤형 치료가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Q. 당뇨병 동반 만성콩팥병 조기 치료의 적정한 시기는? 만성콩팥병 조기 발견의 가장 이상적인 시기는 사구체여과율(eGFR) 90 이상, 적어도 60 이상으로 유지되어 콩팥 기능이 비교적 잘 보존된 단계이다. 즉 콩팥 기능은 유지되고 있으나 손상의 신호인 단백뇨가 검출되는 환자를 콩팥 기능이 보존된 초기 단계에서 발견하여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핵심이다.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수많은 환자들이 콩팥 기능이 정상임에도 단백뇨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데, 단백뇨의 증가는 콩팥 손상을 알리는 첫 번째 신호다. 콩팥 기능이 대부분 소실되어 eGFR 30 이하로 떨어진 후기 단계에 발견하면, 남아 있는 기능 자체가 적어 동일한 치료를 하더라도 얻을 수 있는 효과도 그만큼 제한적이다. Q. 심혈관-신장-대사질환 통합관리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해달라. 심혈관-신장-대사 질환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 것은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200여 년 전에 콩팥병을 가진 사람들에게서 심장 이상이 동반된다는 사실이 처음 보고된 바 있다. 이 문제가 최근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한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이들 질환 간의 연관성과 병태생리에 대한 이해가 그만큼 깊어졌기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여러 질환을 동시에 다룰 수 있는 치료제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GLP-1 수용체 작용제와 SGLT-2 억제제이며, 가장 최근에 등장한 케렌디아는 심부전과 콩팥병 위험을 줄이고 당뇨병의 신규 발병 위험까지 낮출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로 다른 영역을 교차하는 치료제가 등장하면서 환자를 보다 총체적인 관점에서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게 됐다. 이는 곧 신장내과, 심장내과, 내분비내과 모두에서 환자와 위험요인을 보다 넓은 시각에서 바라보고 통합적인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는 의미다. 더 중요한 것은 관련 장기들 간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사실이다. 즉 심부전이 악화되면 콩팥병이 진행될 위험이 높아지고, 반대로 콩팥 상태가 나빠지면 심부전 역시 악화된다. 결국 이 질환들은 공통된 위험요인을 매개로 서로를 악화시키는 악순환의 관계에 놓여 있는 셈이다. Q. 환자 선정기준이나 치료 반응평가에 있어 중요하게 보는 부분은 무엇인가? 환자 선정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보는 부분은 RAS 억제제와 SGLT-2 억제제를 투여하고 있음에도 잔류 알부민뇨나 소변 내 단백질이 지속되는지 여부다. 이는 여전히 콩팥 손상이 진행되고 있다는 징후이기 때문이다. 즉, 최적의 치료를 받고 있는데도 소변에 단백질이 검출된다면 케렌디아를 추가 병용 투여하게 된다. 병용요법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이유는 콩팥병이 복잡하고 다양한 경로에 의해 유발되는 만큼 여러 경로를 함께 차단해야 환자에게 최선의 결과를 가져다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FIND-CKD 연구 결과는 현재 치료법이 제한적인 비당뇨병성 만성콩팥병 환자에서도 병용 접근이 표준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FIND-CKD 데이터와 2형당뇨병 동반 만성콩팥병 환자 대상 임상연구(CONFIDENCE) 결과를 종합해 보면, 케렌디아와 SGLT2 억제제 병용요법은 만성콩팥병 환자의 콩팥 위험은 물론 심혈관 위험을 관리하는 데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 Q. FIND-CKD 연구에 참여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연구 결과에 대해 설명해달라. FIND-CKD 연구는 비당뇨병성 만성콩팥병 환자 1584명을 대상으로 케렌디아의 콩팥병 진행 억제 효과를 확인한 연구다. 케렌디아가 2형 당뇨병 동반 만성콩팥병 환자에서 콩팥병 진행을 늦추고 심혈관 사건을 줄인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었지만, 비당뇨병성 만성콩팥병 환자에서도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지는 그동안 확인되지 않은 상태였다. 연구 결과, 케렌디아 투여군에서는 사구체여과율(eGFR)이 매년 줄어드는 속도, 즉 연간 감소율이 4mL/min에서 3.3mL/min으로 둔화됐다. 연간 0.7mL/min이라는 차이는 작아 보일 수 있지만, 신부전 발생, eGFR 57% 이상 감소,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심혈관 원인에 의한 사망을 종합한 주요 평가지표에서는 위험이 2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러한 치료 효과가 콩팥질환의 원인이나 기존 콩팥 기능, SGLT-2 억제제 병용 여부와 관계없이 일관되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위약군에 비해 케렌디아군에서 고칼륨혈증 발생률은 높았으나, 투약을 영구적으로 중단해야 하거나 입원이 필요할 정도로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고칼륨혈증 사례는 드물었다. 24개국이 참여한 이 연구에서는 환자의 절반가량이 아시아인이었다는 점은 주목할만하다. 특히 한국 환자는 전체의 약 10%를 차지했다. 이러한 결과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의 임상 진료에 참고할 만한 상당한 가치가 있다고 본다. Q. 이 연구 결과의 임상적 가치를 평가한다면? 케렌디아가 당뇨병성 만성콩팥병에서 명확한 효과를 보였을 뿐 아니라, 그 효과가 비당뇨병 환자에게까지 이어졌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 특히 케렌디아가 높은 미충족 의료 수요를 가진 폭넓은 환자 집단을 대상으로 치료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고 FIND-CKD 연구를 포함한 기존의 모든 연구들을 바탕으로 당뇨병성 및 비당뇨병성 CKD 환자 모두에서 필수적인 치료 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콩팥 기능을 보존하는 효과는 원인이나 조건과 관계없이 일관되게 나타났으며, 안전성 측면에서도 예상했던 대로 전반적인 내약성이 우수했다. 국제학술대회에서 이번 연구 결과를 발표하던 순간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이들이 의학의 새로운 역사가 만들어지는 순간을 함께 목격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케렌디아가 콩팥병 치료의 토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모두가 함께 깨달은 날이기도 했다. Q. 향후 만성콩팥병 치료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보는가? 개인적으로 콩팥병 치료가 점차 '위험도 기반 접근(risk-based approach)'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해당 접근법은 소변 내 단백뇨 수치가 매우 높고 고위험군에 속하는 환자에게는 병용 요법을 가능한 빨리 시작해야 한다는 의미다. CONFIDENCE 연구는 RAS 억제제 투여를 기본으로 하면서 SGLT2 억제제와 케렌디아를 동시에 조기 투여하는 전략을 지지하는 명확한 데이터를 제시한다. 따라서 고위험군 환자에게는 가능한 모든 치료제를 최대한 신속히 투여해야 한다. Q. 최근 치료제의 처방 트렌드는 어떻게 변화하고 있으며, 향후 CKM 통합 관리는 어떻게 발전해 나갈 것으로 전망하는가? GLP-1 수용체 작용제, SGLT-2 억제제, 케렌디아 등의 도입이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일례로 최신 임상시험에서 SGLT-2 억제제 사용률은 50~60% 이상까지 증가했다. 2020년 FIND-CKD 연구를 시작했을 당시 사용률이 약 10~15% 수준이었던 점과 비교하면, 임상시험 환경에서의 확산 속도는 빠른 편이다. SGLT2 억제제나 케렌디아와 같은 치료제들의 잠재력을 온전히 발휘하기 위해서는 처방 확산을 가속화할 수 있는 실질적인 처방 도입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 과정에서 CKM프레임워크가 중요한 역할을 할것으로 본다. CKM 통합 프레임워크가 자리 잡는다면, 각 진료과 전문의가 주전공 분야를 넘어 동반된 합병증까지 함께 처방하고 치료하는 일이 한층 수월해질 것이다.2026-07-09 06:00:42손형민 기자 -
"대만 병원-약국 공통어로 소통…페이퍼리스 약국 실현"[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오는 12월 24일부터 시범사업 꼬리표를 뗀 비대면 진료 시행을 앞두고 전자처방전 전달시스템 도입을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플랫폼 업계는 물론 국민건강보험공단도 비대면 진료 지원시스템과 공공 전자처방 전달시스템 구축을 위한 준비에 착수하며 본격적인 속도전에 돌입할 전망이다. 비대면 진료가 모든 대상자에게 허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전자처방 전달시스템 도입 등이 약국의 변화를 가속화할 전망이다. 기존 종이 처방전 위주의 의료 인프라가 디지털로 전환되면서 적지 않은 혼선과 기술적 변화 등이 필연적으로 수반되기 때문이다. 변수현 서울시약사회 부회장(64, 성균관대)으로부터 전자처방전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대만의 사례와 시사점 등을 들어봤다. Q. 최근 타이베이시 약사회를 방문해 전자처방전 도입 사례를 직접 보고 오셨다. 환자 중심의 의약료 데이터인 NHI MediCloud 시스템에 대해서도 기고해 주셨는데, 직접 보신 소회가 궁금하다. A. 전자처방전으로의 전환이 단순히 종이를 없애는 것 이상의 거대한 패러다임 시프트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 '환자가 종이 처방전을 들고 약국을 방문한다'는 개념을 넘어 대만의 사례를 보면서 전자처방전이야 말로 환자와 의료진, 지역 약국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의료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의료 전달 체계 혁신의 마중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Q. 전자처방전, 어떻게 구현되고 있나? A. 의사가 전자 처방전을 발행하고 데이터를 플랫폼에 업로드하면, 환자에게 QR코드가 전송이 된다. 환자가 약국을 방문해 QR코드를 읽히면 처방 데이터를 가져올 수 있고, 처방에 따라 조제할 수 있다. 다시 약국이 조제 정보를 플랫폼으로 전송하는 방식이다. 대북시약사회는 전자처방전을 통해 환자들의 편의성과 접근성이 향상됐다고 말한다. 우선 모바일 QR코드 인증만으로도 참여 약국 어디에서나 안심하고 약을 수령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타이중에 있는 환자가 타이베이의 의사에게 진료를 받고, 현지 타이중에서 약을 수령하는 방식이다. 가령 전남 섬마을에 거주 중인 환자가 수술을 받은 서울 빅5병원의 의료진으로부터 진료를 받고, 전남지역 약국에서 약을 수령하는 것이 가능한 셈이다. 약국의 업무도 용이해졌다. 기존 종이 체계에서는 조제 데이터가 전산에 반영되기까지 최대 24시간이 소요됐지만, 즉시 데이터가 플랫폼에 업로드되다 보니 약국에서도 환자의 약력을 살펴 중복처방이나 오남용 가능성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고 이 같은 과정이 환자 중심의 맞춤 케어로 연결된다는 게 현지 약사들의 설명이었다. Q. 전자처방전을 구현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나? 그렇지 않다. 우리나라 병의원과 약국이 각각의 EMR과 청구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는 것처럼 대만 역시 각기 다른 전산 시스템(HIS)을 사용하고 있다는 현실에 봉착했다고 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민건강보험공단 격인 중앙건강보험서(NHIA)가 정부 차원의 시스템을 구축해, 병의원과 약국이 서로 다른 전산 시스템을 사용하더라도 데이터가 원활하게 소통될 수 있도록 준비에 나섰다. 공통의 언어라고 할 수 있는 보건의료 정보교환 국제 표준 'FHIR(Fast Healthcare Interoperability Resources)'을 채택한 것이 신의 한 수이자, 제도를 정착시킬 수 있는 핵심이 됐다. 또 소규모 파일럿 형태로 적용 범위를 넓혔다고 한다. 처방 측 시스템을 먼저 안정화한 뒤 비교적 약품 구성이 단순하고 조제 난이도가 낮은 진료과부터 단계적으로 적용 범위를 넓히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했다. 이 과정에서 약사회가 단일 창구로 나서 주도적으로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수정·반영했다. Q. 우리나라도 전자처방전 시범사업을 시도했던 것으로 아는데, 다른 점은 무엇이었나? A. 국내에서도 3차례 가량 전자처방전 시범사업이 진행된 것으로 안다. 2020년 대한약사회와 농심데이터시스템(NDS)이 손을 잡고 모바일 기반의 전자처방전 약국 전송 시범 사업을 진행한 바 있으며, 건보공단이 주도해 강원도 원주 연세의료원과 인근 문전약국을 대상으로 시범 사업을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또 일산병원이 주축이 돼 경기도 고양시 전역에서 시범사업이 가동됐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다른 점을 꼽자면, 이같은 시범사업이 탑다운 방식으로 진행됐던 반면 대만은 바텀업 방식으로 사업을 풀어나갔다는 점이다. 우리 시범사업이 처방전을 전달하는 시스템에 집중했다면, 대만은 전자처방전이라는 본질을 다루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다. 처방전을 어디로 보낼 것인가, 약 배송을 어떻게 할까 같은 부수적인 문제 보다는 환자 중심의 제도 설계에서부터 논의가 시작됐다는 것이다. 환자를 중심에 두고 정부와 의약계가 연대하는 방식으로 제도가 설계됨으로써 직역간 갈등이나 주도권 싸움 등이 전부 배제됐다는 설명이다. Q. 그들의 향후 과제는 무엇인가? A. 제도를 정착시키기 위해 정비를 병행하고 있다고 한다. 종이 도장을 대체할 '전자 조제 서명' 매커니즘의 보안성을 확보하고, 마약류 의약품 처방전의 점진적 포함 등을 과제로 꼽았다. Q. 본사업까지 남은 5개월간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 A. 전자처방전 도입은 종이 문서를 모바일 화면으로 옮기는 1차원적 기술 작업이 아니라는 점을 보고, 듣고 왔다. 의료계와 약업계, IT업계, 정부 당국의 긴밀한 협력과 지속적인 제도 개선이 맞물려야 성공할 수 있는 거대한 사회적 합의 과정이라는 게 이번 방문의 소회다. 타이베이약사회의 실무경험이 보여준 연대와 단계적 접근의 지혜를 바탕으로 우리나라도 환자 중심의 안전하고 편리한 미래 의료 플랫폼 구축을 향해 보건의료계가 함께 하기를 기대한다.2026-07-07 06:00:48강혜경 기자 -
"고령층 독감백신, 접종률 넘어 보호의 질 논의할 시기"[데일리팜=손형민 기자] "현재 정책의 장점이 접종률 확대에 있다면 앞으로의 과제는 보호 효과 향상입니다. 이제는 접종률과 함께 고령층에게 어떤 백신이 더 충분한 보호를 제공할 수 있는지, 즉 '보호의 질'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최민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고령층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정책의 방향을 이같이 제시했다. 인플루엔자는 해마다 전 세계적으로 300~500만건의 중증 감염과 최대 65만명의 사망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호흡기 감염병이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층은 입원과 중증 합병증, 사망 위험이 가장 높은 고위험군으로 꼽힌다. 국내에서도 인플루엔자 입원 환자의 약 70%, 사망 환자의 약 80% 이상이 고령층에 집중돼 있으며, 이들의 의료비 부담 역시 전 연령층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문제는 높은 접종률에도 불구하고 고령층의 질병 부담이 여전히 크다는 점이다. 고령층은 면역노화(immunosenescence)로 인해 백신 접종 후 항체 형성 능력이 건강한 성인의 40~80% 수준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표준용량 백신을 접종하더라도 충분한 면역반응을 얻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미국과 영국, 호주 등 주요국은 이미 65세 이상 고령층에게 면역증강 또는 고용량 인플루엔자 백신을 표준용량 백신보다 우선 권고하고 있으며, 대한감염학회 역시 2023년 성인 예방접종 권고안을 통해 같은 방향을 제시했다. 이 같은 배경에서 최 교수는 한국과 대만의 65세 이상 고령층을 대상으로 MF59 면역증강 4가 인플루엔자 백신(aQIV)의 비용-효과성을 분석하는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 결과는 최근 국제학술지 Vaccine에 게재됐다. 고령층 백신 전략의 임상적 효과와 함께 비용-효과성까지 함께 평가한 국내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비용효과성에 건강 편익까지…경제성 분석 의미는 연구 결과 면역증강 백신은 표준용량 백신보다 접종 비용은 높았지만, 인플루엔자 관련 입원과 합병증, 사망 감소에 따른 의료비 절감 효과를 고려하면 비용-효과적인 전략으로 평가됐다. 특히 표준용량 백신에서 면역증강 백신으로 변경했을 때 ICER(점증적 비용-효과비)는 2200달러/QALY로 산출돼 국내에서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지불의향 기준인 1인당 국내총생산(GDP) 약 3만6130달러를 크게 밑돌았다. 추가 접종 비용보다 건강 편익이 더 크다는 의미다. 최 교수는 "표준용량 백신보다 접종 비용은 증가하지만 입원과 합병증, 사망 감소를 통해 추가 비용의 상당 부분을 상쇄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며 "추가 비용 대비 얻을 수 있는 건강 편익이 상당하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비용-효과성 분석은 단순히 백신 가격을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예방 가능한 감염과 합병증, 입원, 사망 감소에 따른 의료비 절감과 삶의 질 향상까지 함께 반영해 예방접종 전략의 가치를 평가하는 방법이다. 이번 연구에서도 한국과 대만의 고령층 인구 구조와 백신 접종률, 의료 이용 패턴 등이 반영됐으며, 다양한 민감도 분석과 시나리오 분석을 통해 결과의 안정성을 확인했다. 분석 결과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변수는 상대적 백신 효과(relative vaccine effectiveness, rVE)와 백신 가격이었다. 최 교수는 "민감도 분석에서도 상대적 백신 효과가 가장 영향력이 큰 변수로 나타났고, 백신 가격 역시 결과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다만 고용량 백신과의 비교에 대해서는 신중한 해석을 주문했다. 최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는 면역증강 백신이 비용 절감 전략으로 나타났지만 두 백신 간 직접 비교 근거는 아직 제한적"이라며 "고용량 백신과의 비교 결과는 탐색적 결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으며, 이번 연구의 핵심은 표준용량 백신 대비 면역증강 백신의 임상적·경제적 가치를 확인했다는 데 있다"고 밝혔다. 질병부담 넘어 경제성까지 분석 이번 분석은 최 교수가 2022년 발표한 고령층 인플루엔자 백신 전략 연구를 확장한 후속 연구다. 당시 연구에서는 국내 65세 이상 고령층을 대상으로 표준용량 4가 백신과 고용량 4가 백신, 면역증강 4가 백신 전략에 따른 감염과 합병증, 입원, 사망 등 질병 부담을 비교했다. 이를 통해 향상된 면역원성을 가진 백신 전략이 고령층 질병 부담 감소에 기여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하지만 예방접종 정책을 실제로 논의하기 위해서는 임상적 효과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새로운 백신 전략을 국가예방접종사업 등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추가 비용 대비 얼마나 건강 편익을 얻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경제성 평가가 함께 요구되기 때문이다. 최 교수는 "2022년 연구 당시에는 국내에서 면역증강 백신과 고용량 백신의 활용 경험이 제한적이었고, 경제성 평가에 중요한 변수인 백신 가격에 대한 불확실성도 컸다"며 "당시에는 비용-효과성 분석을 신뢰성 있게 수행하기 어려웠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후 국내에서도 실제 활용이 가능해지면서 가격에 대한 가정을 보다 현실적으로 설정할 수 있게 됐고, 이를 토대로 이번 연구를 수행했다"고 덧붙였다. 연구는 한국과 대만을 동시에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에서도 차별화된다. 기존 경제성 연구는 대부분 북미와 유럽 등 서구 국가를 중심으로 수행됐지만, 이번에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두 아시아 국가의 인구 구조와 의료 환경을 반영했다. 최 교수는 "한국과 대만은 고령층 인구 구조와 인플루엔자 유행 양상, 의료 이용 패턴에는 차이가 있지만 두 국가 모두 초고령사회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며 "이번 연구는 서구 중심 근거를 보완하고 아시아 지역의 역학적 특성과 보건의료 환경을 반영한 예방접종 정책의 근거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고위험군 중심 예방접종 전략 확대 필요 최 교수는 이번 연구가 65세 이상 전체 고령층을 대상으로 진행된 만큼 특정 고위험군 만을 대상으로 한 결과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대표적인 고위험군인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이번 분석 결과는 향후 위험도 기반 예방접종 전략을 논의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최 교수는 "접종률 향상을 넘어 입원과 중증 합병증을 줄일 수 있는 예방 전략으로 정책의 무게중심이 옮겨가야 한다"며 "장기적으로는 연령과 개별 위험도를 함께 고려하는 예방접종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정책의 장점이 접종률 확대에 있다면, 앞으로의 과제는 보호 효과 향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는 얼마나 많이 접종했는지 만이 아니라, 고령층에게 어떤 백신이 더 충분한 보호를 제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피력했다. 현재까지 한국의 고령층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정책은 접종률 측면에서 큰 성과를 거두었다고 볼 수 있다. 국가예방접종사업을 통해 65세 이상 고령층의 백신 접근성이 높아졌고 실제 접종률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접종률이 높아졌다고 해서 고령층의 질병 부담이 모두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고령층은 면역노화로 인해 백신 접종 후 면역반응이 충분하지 않을 수 있고 이로 인해 접종 후에도 인플루엔자 관련 입원과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높은 접종률에도 불구하고 고령층의 중증 질환과 입원 부담은 여전히 중요한 공중보건 문제로 남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최 교수는 향후 50~64세 성인을 대상으로 예방접종 대상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 연령대는 만성질환 유병률이 증가하기 시작하는 시기로, 고령층 이전 단계부터 예방 전략을 강화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수 있다는 게 최 교수의 설명이다. 아울러 성인 예방접종을 건강보험 급여 체계 안에서 관리하는 방안도 장기 과제로 제시했다. 최 교수는 "현재는 성인 예방접종률과 실제 예방 효과를 체계적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만큼, 건강보험 청구자료 등을 활용해 예방접종 현황과 효과를 지속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축적된 근거를 바탕으로 보다 정교한 성인 예방접종 정책을 설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2026-07-07 06:00:44손형민 기자 -
"고혈압 치료전략 변화…'인다파미드' 기반 복합제 주목"[데일리팜=손형민 기자] 고혈압 치료의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 최근 발표된 2026 고혈압 진료지침은 심혈관질환 고위험군 환자의 목표혈압을 130/80mmHg 미만으로 강화하고 초기부터 병용요법을 적극 활용하도록 권고했다. 목표혈압 달성을 위한 2제·3제 치료와 단일제형복합제(SPC)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관련 치료 전략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이번 개정은 단순히 혈압 목표 수치를 조정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최근 STEP, ESPRIT, BPROAD 등 주요 임상연구에서 적극적인 혈압 조절이 심뇌혈관질환 및 사망 위험 감소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보다 적극적인 혈압 관리 전략을 반영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실제 당뇨병을 동반한 고혈압 환자의 목표혈압은 130/80mmHg 미만으로 하향 조정됐다. 만성콩팥병 환자 역시 단백뇨 여부와 관계없이 130/80mmHg 미만의 혈압 조절을 권고했으며, 견딜 수 있는 경우 수축기혈압 120mmHg 미만까지 고려할 수 있도록 했다. 뇌졸중 병력이 있는 환자 역시 수축기혈압 목표를 기존 140mmHg 미만에서 130mmHg 미만으로 강화했다. 반면 합병증이 없는 일반 고혈압 환자와 노인 고혈압 환자의 목표혈압은 기존과 동일한 140/90mmHg 미만을 유지했다. 고위험군에서는 보다 적극적인 혈압 조절의 이점이 확인된 반면, 일반 위험군에서는 강력한 혈압 강하의 추가 혜택에 대한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판단이 반영됐다. 김광일 분당서울대병원 노인병내과 교수(대한고혈압학회 이사장)는 최근 데일리팜과 만난 자리에서 "수축기혈압을 140mmHg까지 조절하는 것과 130mmHg까지 조절하는 것은 상당한 차이가 있다"며 "목표혈압이 낮아진 만큼 약제가 하나 이상 추가로 필요할 수 있어 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요구된다"고 진단했다. 이어 "고위험군 환자에서 목표혈압 강화는 단순히 숫자를 낮추기 위한 것이 아니라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줄이고 장기 예후를 개선하기 위한 접근"이라고 짚었다. 초기 2제 요법 중요성 커져 고혈압은 심근경색, 뇌졸중, 심부전, 만성콩팥병 등 주요 심혈관질환의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 중 하나다. 특히 당뇨병, 만성콩팥병, 심혈관질환 병력 등을 가진 환자는 혈압이 소폭 상승하는 것만으로도 심혈관 사건 발생 위험이 증가할 수 있어 보다 엄격한 혈압 관리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이번 진료지침은 목표혈압 강화와 함께 초기 병용요법의 중요성을 알렸다. 그동안 고혈압 치료는 단일제를 먼저 사용한 뒤 목표혈압에 도달하지 못하면 용량을 늘리거나 다른 계열 약제를 추가하는 단계적 접근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실제 진료 현장에서는 목표혈압에 도달하지 못한 환자가 적지 않음에도 치료 강도가 충분히 높아지지 않는 치료 관성이 혈압 조절률 향상의 걸림돌로 지적돼 왔다. 김 교수는 "고혈압 조절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은 환자의 복약순응도와 의료진의 치료 관성"이라며 "목표혈압에 보다 빠르게 도달하고 장기간 유지하기 위해서는 초기부터 적절한 병용요법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능하면 SPC 형태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진료지침은 SPC 활용 확대와 함께 초저용량, 저용량, 표준용량, 고용량 복합제로 구분하는 새로운 SPC 분류체계도 제시했다. 학회는 SPC가 개별 약제 병용요법보다 혈압 조절과 치료 지속성 측면에서 장점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국내는 다양한 조합과 용량의 SPC가 개발돼 있다는 강점이 있다"며 "최근에는 용량 선택 폭도 넓어지면서 치료 유연성이 크게 개선됐다"고 말했다. 난치성 고혈압 개념 도입…3제 치료 중요성 확대 이번 진료지침은 혈압 조절이 어려운 환자에 대한 접근 방식도 새롭게 정비했다. 특히 기존의 저항성 고혈압 개념을 확장한 '난치성 고혈압' 개념을 새롭게 도입했다. 난치성 고혈압은 이뇨제를 포함한 2제 이상 항고혈압제를 사용하고 있음에도 목표혈압에 도달하지 못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기존 저항성 고혈압과 불응성 고혈압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실제 임상 현장에서 보다 체계적인 진단과 치료 알고리즘을 적용하기 위해 마련됐다. 진료지침은 난치성 고혈압이 의심되는 경우 무조건 약제를 추가하기보다 먼저 복약순응도와 혈압 측정의 정확성을 확인하도록 권고했다. 가정혈압 또는 활동혈압 측정을 통해 백의고혈압 여부를 확인하고, 혈압 상승을 유발하는 생활습관과 약제 사용 여부, 이차성 고혈압 가능성도 함께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혈압이 조절되지 않는다고 해서 모든 약제가 듣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며 "복약순응도나 혈압 측정 문제, 백의효과 등으로 실제보다 혈압이 높게 평가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러한 요인을 교정한 이후에도 혈압이 조절되지 않는 환자에서는 보다 적극적인 약물 치료가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특히 진료지침은 ACE억제제 또는 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ARB), 칼슘채널차단제(CCB), 이뇨제 기반 3제 병용요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고혈압은 레닌-안지오텐신계 활성화, 혈관 수축, 체액 증가 등 다양한 기전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질환이다. 이에 따라 ARB, CCB, 이뇨제를 함께 사용하는 병용치료가 효과적인 전략으로 평가받는다. 김 교수는 "한 가지 기전만 조절해서는 충분한 혈압 강하 효과를 얻기 어렵다"며 "2제 요법으로 조절되지 않는 경우에는 3제 요법으로 넘어가는 것이 보다 효율적인 접근"이라고 전했다. 이어 "강화된 목표혈압을 달성해야 하는 고위험군에서는 추가 약제가 필요한 경우가 많아 3제 치료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인다파미드 기반 3제 복합제 관심↑ 이 같은 치료 환경 변화에 맞춰 최근 국내에서는 다양한 3제 복합제가 등장하고 있다. 안국약품의 ‘레보살탄플러스(발사르탄·S-암로디핀·인다파미드)’를 비롯한 인다파미드 기반 3제 복합제 역시 강화된 목표혈압 달성과 SPC 활용 확대 흐름 속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인다파미드는 체액 배출을 통한 이뇨 효과뿐 아니라 혈관 확장 효과도 함께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랜 기간 임상 현장에서 사용되며 혈압 강하 효과와 대사적 안전성이 확인된 대표적인 티아지드 유사 이뇨제다. 김 교수는 "고혈압 환자의 예후 개선 근거는 HYVET 연구를 비롯한 다수의 임상연구에서 인다파미드와 클로르탈리돈 등 티아지드 유사 이뇨제를 중심으로 확인됐다"며 "인다파미드는 대사 관련 부작용이 상대적으로 적은 장점도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 글로벌 가이드라인 역시 일반 티아지드계 이뇨제보다 인다파미드와 클로르탈리돈 같은 티아지드 유사 이뇨제를 우선 고려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S-암로디핀 역시 이번 진료지침과 맞물려 관심을 받고 있다. 김 교수는 CCB 복용 중 말초부종 등 부작용이 발생한 환자에서 S-암로디핀으로 변경을 고려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김 교수는 "S-암로디핀은 기존 암로디핀 대비 말초부종 발생을 줄이면서도 혈압 강하 효과를 유지할 수 있다"며 "부종으로 인해 복약순응도가 떨어지는 환자에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 "발사르탄은 예후 개선 근거가 풍부한 ARB이고 인다파미드는 임상적 근거가 확인된 티아지드 유사 이뇨제"라며 "강화된 목표혈압 달성이 필요한 고위험군 환자에서는 이러한 조합이 하나의 치료 옵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2026-07-03 06:00:44손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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