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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시선] 설명없는 천연물약 지원 약속 번복[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정부의 신약 약가 우대 대상에 천연물의약품을 제외한 배경에 제약업계의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신약 혁신가치 보상 약가 제도개선안을 담은 '약제의 결정 및 조정기준 일부개정안'을 행정예고했는데 천연물의약품은 지원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번 신약 약가 우대 정책은 지난해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보고된 ‘신약의 혁신가치 반영 및 보건안보를 위한 약가제도 개선 방안’이 배경이다. 당시 복지부는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한 신약개발 선순환 등 혁신성장을 위한 노력에 보상을 강화함으로써 지속가능한 제약·바이오 혁신 생테계 조성을 지원하겠다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보건안보 차원에서 환자 치료에 필수적인 의약품은 적정 원가 보전 등을 통해 안정적 공급유도와 국민불안 해소도 추진 배경으로 제시됐다. ‘약제의 결정 및 조정기준 일부 개정안'에는 혁신형제약사 개발한 신약으로 식약처 신속심사를 받는 제품을 약가 우대 대상으로 지정하는 등 복지부가 지난해 12월 건정심에 보고한 안건 대부분이 포함됐다. 하지만 천연물의약품의 약가 우대는 건정심에 보고됐는데도 개정안에는 제외됐다. 복지부는 건정심에 ’천연물 기반의 약물 중 우월성이 입증된 경우 약가우대‘를 보고하고 우대 기준 요건 등과 관련해 추가 논의를 거쳐 확정시 추후 별도 보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보건당국과 제약업계가 지난해부터 가동한 약가제도 개선 민관협의체에서도 혁신신약의 약가우대 등을 논의하면서 천연물의약품의 약가우대에 대해서도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협의체는 지난 1월 열린 회의에서 ‘신약 등 협상 대상 약제의 세부 평가기준’에 세포치료제 또는 천연물 기반 의약품 중 임상시험에서 대조약 대비 우월성이 입증된 의약품에 대해 약가 우대 필요성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식약처가 임상적으로 의미있는 지표를 통해 통계적으로 우월함이 입장됐다는 내용을 확인하면 약가우대 대상으로 지정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복지부는 건정심에 보고한 안건 중 천연물 의약품 지원 방안이 제외된 것에 대해서는 아무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천연물 의약품의 약가 우대 요구는 과거 특혜 논란이 있었다는 이유로 효과 좋은 약 개발을 역차별한다는 비판에서 시작됐다. 현재 국내기업이 자체 연구역량으로 개발한 천연물 의약품에 대한 허가와 약가 우대 조항이 소멸된 상태다. 천연물신약은 보건복지부가 2000년 제정한 ‘천연물신약 연구개발 촉진법’에서 용어가 시작됐다. 당시 천연물 성분을 이용한 신약연구개발과 산업화를 촉진하기 위해 이 법이 신설됐다. 식약처는 2002년 의약품 품목허가 고시인 ‘의약품 등의 안전성· 유효성 심사에 관한 규정’에 천연물신약에 대한 허가 요건과 심사 기준을 별도로 마련했다. 천연물신약은 ‘천연물 성분을 이용해 연구·개발한 의약품 중 조성성분·효능 등이 새로운 의약품’으로 규정했다. 식약처는 천연물신약의 경우 허가시 제출자료 요건과 심사기준을 다른 신약에 비해 완화하는 혜택도 부여했다. 국내 제약업계의 천연물신약을 육성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예를 들어 천연물신약은 독성에 관한 자료 12가지 중 유전독성, 생식독성, 발암성 등 10가지 자료 심사를 면제하고 동물에 대한 약리작용 등 약효시험과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도 일부 면제했다. 하지만 감사원의 지적에 따라 천연물신약 용어가 자취를 감추게 됐다. 감사원은 지난 2015년 ‘천연물신약 연구개발사업 추진실태’ 감사를 통해 천연물신약이 허가 심사 과정에서 지나친 특혜를 받고 있다고 문제삼았다. 감사원은 “기존의 한약·생약제제 등 전통적 의약품과 차별화된 글로벌 기준을 충족하는 천연물신약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신약개발 과정을 적용해 유효 성분의 연구, 독성 및 약리작용 등에 대한 과학적 검증을 강화하고 천연물신약의 안전성·유효성 심사기준도 합리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천연물신약 허가심사 기준을 신약 수준으로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감사원의 지적 이후 식약처는 지난 2017년 ‘의약품의 품목허가·신고·심사 규정’ 개정을 통해 천연물신약의 정의를 삭제했다. 약사법상 신약은 이미 허가된 의약품과는 화학구조 또는 본질조성이 전혀 새로운 의약품으로 정의된다. 생약이나 한약을 사용해 만든 천연물의약품은 신약이라는 단어 뜻과 거리가 멀다는 판단에 천연물신약이라는 용어의 사용을 금지했다. 제약사들은 ‘천연물신약’이라는 용어가 들어간 광고도 금지된다. 식약처가 의약품 허가 규정에서 천연물신약의 별도 허가 요건을 삭제하면서 기존의 천연물신약의 허가 특혜도 사라졌다. 예를 들어 한약(생약)제제 추출물은 성분프로파일 자료를 제출토록 변경했다. 성분프로파일은 한약(생약)제제에 함유된 다양한 성분의 조성, 비율 및 함량을 포괄적으로 보여주는 분석자료의 패턴을 말한다. 한약(생약)제제의 품질관리는 주성분을 구성하는 특정한 지표성분의 함량 뿐만 아니라 다양한 화합물의 조성, 비율 및 함량을 확인할 수 있는 수단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성분프로파일 자료를 제출토록 했다. 한약(생약)제제의 허가를 신청할 때 잔류·오염물질에 대한 안전성 자료를 제출하는 것도 과거에 없던 규제다. 한약(생약)제제는 기본적으로 자연에 존재하는 천연물을 원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재배과정 등에서 유해한 잔류·오염물질의 혼입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유해물질 안전관리를 강화했다. 천연물 신약에 대한 약가우대제도가 폐지되면서 연구개발 투자가 크게 줄었다. 지난 2012년 천연물의약품 R&D 파이프라인은 55개에 달했지만 2021년에는 16개로 급감했다. 물론 천연물이라는 이유로 특혜를 받을 이유는 없다. 그러나 천연물이라는 이유로 효과가 우수한 의약품에 대한 지원을 외면할 필요도 없다. 정부는 1년 전에 우월성이 입증된 천연물의약품의 약가 우대를 건강보험 최고 의결 기구에 보고했으면서도 정작 지원 대상에서는 제외했다. 아직까지 천연물의약품 지원 대상 제외에 대한 뚜렷한 설명도 내놓지 않고 있다. 정부의 지원 정책 방향을 믿었던 제약업계는 이유없는 번복에 당황스러울 수 밖에 없다. 왜 천연물의약품 지원 정책만 빠졌는지 의아해 할 뿐이다. 정부의 정책 방향이나 약속 번복은 상황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변수다. 다만 정책 방향 번복에 대한 설명을 내놓는 것도 신뢰 받는 정부의 자격이다.2024-10-28 06:17:48천승현 -
[데스크 시선] 폭력적 '조태오' 리더십은 그만[데일리팜=노병철 기자] 1340만 관객 돌파로 국내 상영 영화 역대 8위를 기록한 '베테랑'. 류승완 감독, 유아인·황정민·유해진 주연의 이 영화의 장르는 '액션·느와르·코미디'에 속하고, '범죄·사회고발적' 성격을 띠고 있다. 영화 속 주인공 조태오는 세상 무서울 것 없는 안하무인 재벌 3세다. 그의 폭력적 언행과 경제범죄는 광역수사대 형사 서도철에게 덜미를 잡히고, 결국 쇠고랑을 차며 영화는 막을 내린다. 대한민국 국민 1/4은 베테랑 관람 후 어떤 점을 느꼈을까. 선이 악을 이긴다는 구태의연한 권선징악과 그에 따른 카타르시스(심리적 정화)? "어이가 없네!" 등 주인공들이 쏟아낸 유행어와 웃음? 아마 상당수의 관객들은 허구와 공상의 영화 속 이야기가 실제 현실에서도 자행되고 있을까 라는 강한 의구심이 아니었을까. 이와 관련해 국내 30대 기업 오너가들의 흑역사를 반추해 볼 때,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이름만 대면 삼척동자도 알법한 굴지의 대기업 회장의 '매값 사건' 그리고 이와는 반대로 1000억대 재산을 사회에 환원한 어느 그룹사 회장의 숭고한 정신이 이를 방증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신성장 동력의 한축을 담당하고 있는 제약바이오기업 오너가들의 '인간적 리더십'은 어떨까. 대부분 창립 1세대부터 2·3세까지 올곧은 기업가적 철학과 이념 그리고 사상으로 국민건강과 생명연장 그리고 사회·직원·기업과의 동반성을 최대 목표로 건실한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드물게 임직원에 대한 폭언폭설 심지어 폭행을 일삼는 경우도 왕왕 귀에 들어오는데,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헬스케어산업 관계자들의 전언과 보도에 따르면 A사 회장은 수행원에 대한 잦은 욕설로 구설수에 올라 한때 출·퇴근 시 외부 영업용 차량을 이용한 사례도 있다. B사 회장도 회의석상 등에서 임직원에 대한 폭언 녹취록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공식적으로는 CEO 직에서 물러난 경우도 있다. 언어폭력을 넘어 신체 부위를 가격하는 폭행은 명백한 범죄다. 피해자들은 수치심과 생계유지 등을 이유로 경찰 신고로 까지 이어진 경우는 없지만 이러한 사례는 듣는 이로부터 울분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C사의 경우가 바로 이런 경우인데, 회장인 아버지와 대표이사인 아들 모두 폭력적 행동을 보이고 있다. 이 회사 회장은 깨질 수 있는 물건을 주로 던지는데, 만약 눈이나 머리 등에 맞았을 때 큰 상처를 입을 수 있는 아찔한 순간이다. 부전자전일까. 아들 역시 자신보다 나이 많은 임직원에게 손찌검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D사의 경우 손에 꼽을 정도로 그 횟수가 적지만 약가를 비급여로 받았다는 이유로 두루말이 화장지가 얼굴로 날아왔다. 화장지는 쿠션이 있어 만약 맞았더라도 크게 아프거나 상처가 나지는 않았겠지만 다행이 잘 피했다고. E사 오너 3세도 자신보다 나이 많은 임직원을 하대하는 것은 물론 비즈니스 예절 아니 버르장머리가 없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일부 오너가들의 이러한 비신사적·비인격적·모욕적 행위는 어디에서 비롯될까. 가정교육과 개인적 성향 등을 차제하더라도 뼜 속까지 뿌리 깊게 박힌 경제적 주종관계 의식이 주일 것으로 보인다. 그들의 식으로 속되게 말하면 "내가 월급 주는 사람이니까, 까라면 까. 왜 이렇게 말이 많아. 싫으면 나가든가." 등으로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바로 잘못된 선민의식의 착각에서 비롯된 질타받고 개선돼야할 범죄에 준하는 행위로 간주될 수 있다. 과거 농경사회에서의 만석군은 지금의 대기업 오너와 비슷한 입지다. 우리나라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표상인 경주 최부자집 육훈(六訓)은 현재까지도 많은 기업인들의 경영 이정표로 자리잡고 있다. 실제 최부자집은 1천석은 과객에게, 1천석은 이웃들에게 베풀며 사람중심의 경영을 추구했다. '진사 이상의 벼슬은 금하고, 흉년엔 논밭을 늘리지 말고, 주변 백리 안에 굶어 죽는 이가 없게 하고, 며느리는 3년 간 무명옷을 입게 하라'는 육훈이 시대를 초월해 검약과 겸손 그리고 절제의 리더십으로 환영받는 이유다.2024-10-14 06:00:08노병철 -
[데스크 시선] 품절약 해소 위해 성분명 처방 해보자[데일리팜=이탁순 기자]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수급 불안정 해소 차원에서 감기약만이라도 성분명 처방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8일 열린 복지부 국정감사에서 의약품 수급 불안정 문제 해결 방안으로 특정의약품에 대한 성분명 처방을 거론했다. 유통 쏠림을 막는 해결책이라면 한번 검토해 볼 만한 제안이다. 현재 수급불안 대책으로 적용하고 있는 약가인상보다 건강보험 재정이 적게 드는데다 심평원이 진행 중인 도매 재고 확인 서비스보다 훨씬 실효성있는 대책이기 때문이다. 상품명 처방이 유지되는 한 유통조정 대책에는 한계가 있다. 복지부는 성분명 처방이 수급 불안 해소를 위한 근본적 대책이라는데는 동의하는 모습이다. 이날 조규홍 장관은 "근본적 대책 중 하나가 성분명 처방"이라면서도 "직역 간 협의가 필요하다"고 한발 물러섰다. 그러나 조 장관은 성분명 처방 이전에 우선 대체조제 제도를 활성화시킬 수 있다며 해당 논의에 개방적인 모습이다. 의료계 반대로 성분명 처방이 어렵다면 대체조제 제도 간소화도 괜찮은 선택지로 보인다. 현재는 약사가 대체조제를 하기 위해서는 의사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다만 일정 범위 내에서 사후통보도 가능하긴 하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사후통보가 어렵기 때문에 심평원에 대체조제 사실을 통보하는 등의 간단한 방법으로 제도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감기약은 동일성분 제제가 많기 때문에 품절된 약을 쉽게 대체할 수 있다. 남 의원이 제시한 감기약 성분명 처방이 직역 간 협의 문제로 어렵다면 감기약 대체조제 간소화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제도를 정식 도입하기 어렵다면 효과를 검증해 볼 수 있는 '시범사업'부터 진행하면 된다. 시범사업을 통해 효과를 검증한다면 반대 쪽을 설득할 수 있는 충분한 근거가 될 것이다. 관건은 정부의 의지다. 과연 의대 정원 문제만큼 정부가 의지를 갖고 관철해 나갈지는 미지수다. 다만, 국민의 의료 접근성을 위한 것인 만큼 여론 만큼은 정부에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높다. 목표를 오로지 수급불안 의약품 해소에 두고 직역 간 협의를 차근차근 해나간다면 어쩌면 모범적인 의료개혁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2024-10-09 16:52:50이탁순 -
[데스크 시선] 국세청도 놀랐다는 의사-제약 카르텔[데일리팜=강신국 기자] 국세청이 제약사 16곳을 대상으로 리베이트 세무조사를 진행했다. 의사들의 결혼식, 신혼여행, 호텔 비용 대납은 물론 수천만원 상당의 명품소파 등 고급가구와 대형가전을 의사 집으로 배송한 사실이 드러났다. 여기에 병원장에게 1000만원 상당의 상품권 제공, 병원장 가족들을 의약품 업체의 주주로 올린 후 수십억원의 배당금도 지급했다. 왜 이렇게 큰돈을 의사들에게 지불하는 것일까? 근본적인 원인은 제품에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경쟁사와 같은 제네릭 제품인데 제품의 특징도, 가격 경쟁력 없다. 단순히 제품 디테일만 만 갖고는 의사들이 자사 제품 처방을 낼 리 없다. 수십 개의 동일성분, 동일함량, 동일제형의 제품이 경쟁하다 보니, 리베이트 외에는 처방의사를 확보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의약품, 특히 전문약은 고객이 명확하다. 환자도 약사도 아닌 의사다. 의사가 처방을 시작해야 매출이 발생하기 때문인데 국세청이 의사와 제약사 카르텔이 너무 경고하다고 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리베이트 세무 조사에 참여했던 국세청 관계자는 "조사 과정에서 의약품 업체 영업 담당자들은 리베이트를 수수한 의료인을 밝히느니 그들의 세금까지 본인들이 부담하겠다고 하소연하는 모습을 보여줘 의료계의 카르텔이 얼마나 강고한지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즉 제약사 직원들이 리베이트를 받은 의사들을 공개할 경우, 향후 의사들을 상대로 한 영업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국세청 조사국장도 "제약업체에 있어서 의료인들은 완전한 갑이기 때문에 어떤 제약업체가 리베이트 증거를 다 실토 했다더라라는 사실이 알려지면 그 제약업체는 우리나라에서 영업할 수가 없다. 그래서 의료계 카르텔이라는 말까지 썼다. 그 정도로 심각한 상태"라고 언급했다. 길고 깊은 제약사와 의사들의 카르텔을 끊어내려면 제품명이 아닌 성분명 처방을 강제화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 INN(국제일반명)을 도입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러면 제약사들이 의사들을 상대로 리베이트 영업을 할 이유가 없어진다. 문제는 성분명처방 이후 약국에서 동일성분 내에서 특정 제품을 선택해 조제하게 되는데 여기서 발생할 수 있는 또 다른 리베이트에 대한 우려다. 약국은 리베이트를 받지 않는다는 구체적인 방안과 약사들의 실천이 담보돼야만 성분명처방의 첫 단추를 끼울 수 있고 국민들의 동의를 얻을 수 있다. 또한 국제일반명을 도입한다면, 환자에게도 제품 선택권을 보장할 수 있다. 한미아세트아미노펜, 대웅아세트아미노펜으로 제품들이 명명되면 환자도 알기 쉽고, 약사도 약을 설명하기에 용이하다. 단속과 내부 고발만으로 국세청도 인정한 심각한 상태라는 의사-제약사 카르텔을 끊어내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쌍벌제를 도입해도 의약품 리베이트는 지금도 계속 진행 중이다. 복지부,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 등 의약품 리베이트 단속 주체들도 이제 생각을 바꿀 필요가 있다.2024-09-29 19:44:12강신국 -
[데스크 시선] 리스크 헤지 초격차 전략은[데일리팜=노병철 기자] "창업보다 수성이 어렵다."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명예회장이 자서전을 통해 밝힌 경영 금언이다. 창업의 성공조건은 시대를 간파하는 혜안과 용기가 필요하고, 지속 가능한 100년 기업을 위해서는 다양한 리스크 대응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숨은 의미를 담은 말로 해석된다. 아울러 불확실성이 높은 사회·경영 환경에서 기업의 리스크 관리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기업경영 필수불가결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국민건강보험 재정 영향권에 속한 제약바이오산업은 리스크 발생 시, 국민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어 체계적인 리스크 관리에 대한 공감대의 확산과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분야다. 일반적 관점에서의 기업 리스크는 조직의 성과와 목표 달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미래 발생 가능한 사건으로 정의된다. 과거에는 리스크 관리가 위험을 의미하는 부정적 개념이었다면 지금은 전사적 통합관리 관점으로 패러다임이 변화됐다. 통상의 기업 리스크 유형으로는 임직원의 '배임·횡령, 손익구조, 법적 소송, 보안, 평판 리스크' 등으로 나뉠 수 있다. 헬스케어산업만의 특유의 리스크로는 유통부조리(리베이트), GMP 위반, R&D 실패(신약개발 실패)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제약바이오산업은 연구개발, 제품 기획, 생산, 유통, 사후관리 등 폭 넓은 분야를 포괄하고 있어 관리돼야 할 리스크 범주도 여타의 산업에 비해 광범위한 편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에는 건보재정 절감을 위한 급여 리스크와 ESG경영 일환인 기후·환경 리스크가 새롭게 관리·통제해야할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따라서 기업의 리스크 관리 책임자는 위험통제자로서 다음과 같은 역량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 경영학의 정설이다. 먼저 업무 내용(영업·마케팅·연구개발·생산관리 등)에 대한 다양한 경험과 해박한 지식이 있어야 한다. 덧붙여 위험관리자로서 성공·실패 경험 모두를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재능있는 위험전문가들을 선발해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리더십도 요구된다. 현업 부서의 저항을 설득하고, 컨설팅하는 능력도 중요하다. 또한 회사의 중장기적 가치경영을 창출할 수 있는 강한 책임감도 가져야 한다. 리스크를 체계적으로 관리·운용하기 위한 조직·거버넌스를 구축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일부 제약바이오기업들은 리스크와 관련한 중요 의사결정을 위해 각종 위원회를 설치·운영하고 있지만 리스크관리를 전담하는 별도의 위원회나 기구를 가지고 있는 곳은 거의 없다. 금융업의 경우 이사회 내 위험관리위원회 설치가 의무화 돼 있지만 여타의 업종은 관련 법적 규정이 존재하지 않는다. 때문에 별도의 인력구성과 비용이 투자되는 위험관리위원회를 설치하는 제약바이오기업은 적을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상당수의 제약바이오기업들은 홍보팀, 감사팀, 경영기획팀, 법무팀 등에서 리스크관리 컨트롤타워를 맡고 있다. 이들 팀은 주로 전사적 차원에서 리스크 현황을 모니터링하며, 부서의 리스크관리 활동을 지원한다. 또한 리스크 유형별 내부 규정과 가이드라인을 수립하고, 리스크 예방관리와 함께 위기대응 활동을 주도하기도 한다. 규모가 작은 일부 기업은 개별팀 주도로 리스크를 식별하고, 리스크 유형에 따라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해당 부서에서 사전·사후 모니터링 및 대응활동까지 주먹구구식으로 수행하기도 한다. 리스크 관리시스템은 전담팀 운용뿐만 아니라 상시적으로 이를 인식하고 실행에 옮길 수 있어야 한다. 위험요소의 등록과 업데이트가 가능하고, 리스크 영향과 추세의 모니터링 등을 데이터베이스화하해 리스크의 분석이 가능하도록 함으로써 발생가능한 위험인자를 줄여야 한다. 아울러 리스크 관리시스템은 모든 임직원이 리스크 또는 위기 감지 즉시 보고체계에 따라 정보를 공유하고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이에 대응할 수 있도록 프로세스를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민건강과 생명에 직결된 제약바이오산업은 그 어떤 업종 보다 리스크 관리 필요성이 높고, 사전 예방이 강조돼야 하는 분야로 평가된다. 앞으로의 기업 리스크는 과거의 패러다임으로 관리해온 양상만으로는 극복하기 어렵다. 영속적인 기업 경영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리스크 관리 역량이 기업의 주요 프로세스와 기업 문화에 고스란히 내재돼 있고, CEO를 중심으로 전사적으로 유기적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이 마련돼야 가능한 일이다.2024-09-23 06:00:15노병철 -
[데스크 시선] 이해할 수 없는 행정처분 비밀주의[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추석 성수식품 일제점검 결과 위반업체 63곳 적발·조치', '면역력 증진, 질병치료과 감소 등 추석연휴 노린 부당광고 194건 적발', '글락소스미스클라인 부스트릭스프리필드시린지 2개 제조번호 잠정 판매·사용중지 조치, '벤조피렌 초과 검출된 향미유 회수 조치', '제조연월일을 거짓으로 표시한 샌드위치 제조업체 적발', '마약류 구입 미보고 등 55개소 조치'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최근 배포한 위반 행위 적발에 대한 보도자료다. 식약처는 식품과 의약품 분야에서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을 알리고, 관련 기업들에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위해성 적발과 처분 내용을 적극적으로 공개한다. 국민 건강과 알 권리 보호 차원에서 매우 칭찬 받을만한 행보다. 하지만 최근 식약처는 ‘제조·품질관리기준(GMP) 원스트라이크 아웃’ 처분 대상 공개에 대해서는 유독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2022년 12월부터 시행된 개정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에 따라 GMP 적합판정을 거짓·부정하게 받거나 반복적으로 의약품 제조·품질관리에 관한 기록을 거짓으로 작성해 판매한 사실이 적발된 경우 GMP 적합판정을 취소하는 일명 'GMP 원스트라이크 아웃'이 도입됐다. 식약처는 지난 2월 한국휴텍스제약에 대해 첫 GMP 적합판청 취소 처분을 내리면서 적극적으로 해당 사실을 알렸다. 휴텍스제약의 경우 지난해 7월 GMP 위반행위로 의약품 6개 제품의 제조·판매중지 조치를 발표한 이후 작년 11월 GMP 적합판정 취소 절차를 진행한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별도로 배포했다. 당시 식약처는 “이번 취소 처분을 결정하기 위해 GMP 적합판정 취소제 도입 취지를 기반으로 적합판정 취소 범위 등에 관해 내부 검토, 외부 법률 자문, 전문가 회의 등을 거쳤다”라면서 상세한 처분 결정 절차도 소개했다. 식약처는 이후 한국신텍스제약, 동구바이오제약, 삼화바이오팜 등 3개 업체에 대해 추가로 GMP 적합판정 취소 처분을 결정했다. 하지만 휴텍스제약과는 달리 다른 업체들은 위반 행위 적발 때만 보도자료를 배포했을 뿐 추가로 처분 사실은 공개하지 않았다. 지난 2021년 제약사들의 GMP 위반 행위가 연이어 적발될 때마다 해당 사실을 보도자료로 알린 것을 감안하면 의아한 행보다. 식약처는 “휴텍스제약의 처분 사실은 GMP 적합판정 취소 첫 사례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있어 처분 사실을 공개했을 뿐 행정처분 사실을 모두 공개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동일한 처분인데도 특정 업체의 처분 사실만 공개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비판이 나온다. 실제로 식약처가 대대적으로 공개한 휴텍스제약은 GMP 적합판정 취소 처분으로 막대한 손실이 현실화했다. 의약품 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휴텍스제약의 상반기 외래 처방금액은 762억원으로 전년동기 1581억원보다 51.8% 축소됐다. 휴텍스제약은 1분기 처방액이 457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770억원보다 40.6% 줄었고 2분기에는 305억원으로 전년보다 62.5% 감소했다. 휴텍스제약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실적 부진 징후가 발견됐다. 휴텍스제약은 지난해 1분기와 2분기 처방실적이 전년동기대비 각각 8.5%, 12.2% 증가했다. 하지만 작년 3분기 처방액 710억원으로 전년보다 4.3% 줄었고 4분기에는 639억원으로 19.3% 감소했다. 휴텍스제약의 GMP 적합판정서 취소 처분은 올해 한 달 가량만 효력이 발생했지만 처분이 예고된 작년 7월 이후 처방 현장에서는 처분 영향이 발생하기 시작한 셈이다. 휴텍스제약의 GMP 취소 처분 예고 이후 영업대행업체(CSO)를 적극 활용하는 업체들이 휴텍스제약의 생산 중단 의약품 시장을 잠식하기 위한 영업전략을 펼치면서 일찌감치 휴텍스제약의 손실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GMP 적합판정 취소 처분은 해당 공장을 모두 닫아야 하는 매우 위중한 행정처분이다. 동구바이오제약은 GMP 위반 의약품 2개 품목의 작년 처방액은 22억원인데 내용고형제 제조시설 행정처분에 따른 영업정지금액은 1430억원에 달했다. 국내 제약업계가 제약사들의 활발한 위수탁 관계를 맺고 있다는 특성상 특정 업체의 행정처분이 다른 업체에도 불똥이 튈 수 있어 처분 내용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것이 타당하다. ‘첫 사례’라는 이유만으로 특정 업체의 처분 사실만 공개하는 것은 공평하지 않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제약사들의 GMP 적합판정 취소 처분 사실은 식약처 홈페이지의 행정처분 공고에서도 찾을 수 없다. 식약처는 제약사들의 GMP 적합판정 취소 처분이 집행정지 인용으로 효력이 발생하지 않아 홈페이지에 처분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행정처분이 확정되면 처분 사실을 공개하고 만약 처분이 집행정지됐더라도 집행정지 사실도 함께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는다. GMP 적합판정 취소 처분은 특정 업체의 처분만으로도 제약업계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대한 처분인 만큼 처분 사실과 이유는 최대한 많이 공개해야 한다. 동일한 처분인데도 특정 업체의 처분 사실만 공개하는 것은 매우 불합리하고 이상한 행정이다.2024-09-19 06:18:17천승현 -
[데스크 시선] 건보재정 악화, 약가인하로 메꾸겠단 건가[데일리팜=이탁순 기자] 지난 6일 열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내년도 건보료율을 올해와 같은 7.09%로 동결하기로 했다. 2년 연속 건보료율이 동결된 건 역대 처음이다. 정부는 "지속되는 고물가·고금리로 인한 국민 경제의 보험료 부담 여력과 건강보험 제도 도입 이래 가장 안정적으로 운영 중인 건강보험 재정 여건을 고려했다"고 동결 배경을 전했다. 그러면서 올해 7월말 기준 건강보험 누적 준비금은 27조원으로, 올해도 2조원 흑자가 예상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건보료 동결로 수입증가 요인은 적어졌지만, 쓸 돈은 많아졌다. 정부는 필수 의료 강화를 위해 2028년까지 건보재정 10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더욱이 의료 공백 사태로 앞으로 건보 지출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 벌써 2조원 가까운 재정이 의료 공백 수습을 위해 쓰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정부의 건강보험 재정 철학은 명확하다. 지난 정부가 보장성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정부는 건전성 확보를 최우선으로 둔다. 그런데 노인 인구 증가와 의료개혁 등 건보 지출 증가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건보료율을 동결한다면 재정 건전성이 악화될 게 뻔하다. 이에 정부의 기조가 바뀌지 않았다면 다른 지출 요인을 줄일 수 밖에 없다. 이미 그런 시도들이 포착되고 있다. 해외 약가 비교 재평가 등 약가인하 기전 도입이 그것이다. 정부는 해외 약가 비교 재평가 통해 특허만료 만성질환 치료제의 약값을 낮춰 재정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결국 제약사의 주머니를 털어 건보재정을 메꾸겠다는 것이다. 이번 건보료율 동결로 재평가를 통한 약가인하 목표는 더욱 공고해졌다고 볼 수 있다. 강중구 심평원장은 내년 하반기 약가 조정을 목표로 외국 약가 비교 재평가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보재정 지속성을 위해 약값을 내리겠다는 발상은 정부의 제약바이오 산업 육성 정책과는 거리가 멀다. 수익이 떨어지면 자금력은 약해져 신약 개발은 멀어지기 마련이다. 국내 제약사에서 신약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국내 산업은 다국적 제약사에 밀려 그대로 퇴행할 것이다. 바닥난 곳간을 채우기 위해 가장 먼저 약가인하를 꺼내 들었던 과거 전례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 그보다는 의료이용 횟수를 줄이고, 불필요한 사용량 관리로 누구 하나 충격없는 재정 절감책을 찾아야 할 것이다.2024-09-12 15:14:21이탁순 -
[데스크 시선] 반복되는 감기약 수급불안과 대책[데일리팜=노병철 기자]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아직은 감염병 위기경보 최하위 수준인 관심단계지만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확산 우려가 일자 정부는 최근 코로나19 환자 증가에 따른 감기약 등 호흡기질환 치료제 부족을 대비키 위한 긴급 점검에 나서고 있다. 보건복지부·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달 23일 관련 기관·단체 등과 함께 제17차 수급 불안정 의약품 대응 민관 실무협의체를 개최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최근 코로나19 유행·동절기 감기 환자 증가 예측 등을 고려해 진해거담제, 해열제 등 호흡기 질환 치료제 전반의 수급 상황을 점검하고, 제약사들의 하반기 생산 계획 등을 확인했다. 최근 몇 년간 복용 편의성 등으로 처방 증가 추이를 보이는 시럽제의 경우 전년도 수준으로 공급된 것으로 보이나, 단기간 내 공급량 증가가 어려운 측면을 고려해 하반기 생산계획 등을 점검했다. 민관협의체를 통해 호흡기질환 치료제 수급 현황을 모니터링·DUR 알리미 등을 통해 공급 부족·중단 등 의약품 수급 정보를 공유하며, 실시간 대응시스템을 조기 구축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제약사들도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정부와 긴밀한 협조관계를 유지할 의지를 밝히고 있지만 이에 앞서 선행돼야할 요건이 산적해 있다. 바로 무조건적인 밀어부치기식 생산 강요는 안될 말이다. 아울러 팬데믹 등 특수상황에서의 약가보존에 대한 약속도 반드시 고려돼야 한다. 2022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처방량이 급증한 감기약에 대해 사용량-약가 연동 협상(PVA) 대상에서 제외해 달라는 제약계 요청에 복지부가 보정 방식을 적극 적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협상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은 아니지만, 예외 규정을 적극 적용해 약가인하 피해가 없도록 한 정부의 유연한 정책 입안으로 평가된다. 당시 보건복지부는 국무총리 주재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통해 코로나19 약제가 사용량-약가 연동 협상 대상에 선정되면 예외 규정을 적극 적용할 의지를 밝혔다. 이에 대한 보건당국의 입장 천명은 지난해 8월 건보공단의 사용량-약가 연동제 유형 다 품목 134개(40개사, 57개 동일제품군)의 상한금액 조정에서 확연히 드러났다. '유형 다'는 등재 시 협상을 거치는 '유형 가' 또는 '유형 나'에 해당하지 않은 약제로, 등재 후 4차년도부터 동일제품군의 청구액이 이전 청구액보다 60%이상 증가했거나, 또는 10% 이상·50억원 이상인 경우 건강보험공단과 약가협상을 통해 상한금액을 조정하게 된다. 건보공단은 매년 9월을 목표로 유형 다 품목의 상한금액을 조정하기 위해 협상을 진행한다. 지난해 PVA에는 특히 코로나19 치료로 사용량이 늘어난 감기약 등 36개 품목(22개 동일제품군)도 포함됐다. 공단은 코로나19 관련 약제의 경우 정부의 생산 독려로 공급을 확대해 사용량이 증가된 부분은 인하율을 보정해 협상했다. 그 결과, 36품목의 평균 인하율은 보정 전 6.8%에서 보정 후 2.1%로 내려갔다. 건보공단 역시 의약품 공급에 만전을 기해준 제약사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당시 건보공단 약제관리실은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위기에서 적극 협조해준 제약사의 어려움에 공감과 고마움을 표한다. 약품비 지출 효율화 및 필수 약제의 안정적 공급은 공단 약제관리실의 존재 이유이며, 2023년 감기약 협상안 도출 과정 및 협상 결과는 이러한 목표를 위해서 공단과 제약사의 유기적 협력 및 상시 소통이 중요함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라며 공단-제약사간 협력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수급 불안정 의약품 대응 민관 실무협의체는 지난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의약품 공급 정책과 약가산정 방식의 성공사례를 다시한번 곱씹을 필요가 있다. 매년 반복되는 정부의 공급요청에 따라 수급 불안정 의약품을 증산하게 된다면 다른 고가 의약품 생산기회를 포기하고 생산계획 변경에 따른 수익성은 악화될 수밖에 없다. 고가 의약품의 품절 대응을 위해 야근 등 노무비 증가와 유·무형의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판매량 증가에 따른 약가인하 및 환급 발생은 제약사에게는 또다른 리스크다. 이중 약가인하는 매출감소와 직결되고 비가역적이기 때문에 제약사로서는 영구적인 손실이 불가피하다. 또한 감염병의 경우 수요 예측이 어려워 자칫 과잉 생산에 따른 재고 의약품 폐기는 고스란히 제약사의 몫으로 전가될 수 있다.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약제의 사용량 증가가 감염병 대응을 위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 협상참고가격을 보정해 주는 예외 규정이 있고, 영구적 약가인하 대신 1회성 환급 제도를 운영 중에 있으나 이는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 수급 불안정 의약품에 대한 약가인상은 언감생심일지라도 이 같은 정부정책에 적극 협조했을 경우 약가인하 사태만은 막는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돼야만 매년 발생하는 의약품 부족현상이 해소될 것으로 판단된다.2024-09-06 06:00:02노병철 -
[데스크 시선] 대체 동물실험과 R&D 혁신 교두보[데일리팜=노병철 기자] 의약품·식품·화학물질을 포함한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전통적인 동물실험에 대한 생명윤리 문제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전 세계적으로 대체동물시험을 촉진하기 위한 관련 법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미국은 2022년 말 FDA 현대화법 2.0을 통해 신약 개발 과정에서 전통적인 동물실험 없이 현대적인 방법으로 전임상 시험이 가능하도록 했으며, 올해 FDA 현대화법 3.0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면서 대체동물실험 촉진을 위한 노력이 가속화되고 있다. 한국도 글로벌 흐름에 맞춰 최근 국회에 동물대체시험 개발 촉진 법안이 발의되는 등 동물실험을 줄이기 위한 노력에 동참하고 있으며, 유럽도 마찬가지로 의약품 개발 과정에서 새로운 대체 시험 방법들을 도입하고, 이를 지원하기 위한 관련 법안을 채택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렇듯 글로벌 차원에서 대체동물시험 촉진을 위한 노력이 이어지는 가운데, 현대적인 대체 시험 방법으로 손꼽히는 오가노이드 기술이 크게 주목을 받고 있다. 오가노이드(organoid)는 인간의 줄기세포나 전구세포를 사용해 특정 장기의 구조와 기능을 3차원적으로 모사한 미니어처 형태의 인공 장기다. 오가노이드는 실제 장기와 유사한 시험 환경을 연구원에게 제공하며, 세포 간 상호작용과 조직 특유의 구조를 재현할 수도 있다. 이는 2차원 세포 배양 방식에 비해 훨씬 더 정교한 연구 모델로서 활용되고 있으며, 질병 연구나 신약 개발, 독성 평가 등에서 새로운 시험 방법으로 평가받고 있는 기술이다. 대체동물시험에서 오가노이드가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전통적인 동물실험의 한계를 극복하는데 유용하기 때문이다. 기존 동물 모델 실험은 생명윤리의 문제를 넘어 인간과의 구조적, 생리적 차이로 인해 제한적인 예측력을 가지고 있다. 반면에 오가노이드 모델은 인간의 세포를 사용하기 때문에 연구 과정에서 더욱 정확한 결과 데이터를 획득하기에 유리하다. 이는 신약 개발 과정에서 시간과 연구비용을 절감시켜줄 뿐만 아니라, 실제 임상시험의 성공률을 높이는 혁신적인 모델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글로벌 제약사들은 전임상 시험 과정에서 선제적으로 오가노이드 모델을 도입해 활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글로벌 제약사인 로슈(Roche)는 간암과 같은 특정 질병 연구에서 오가노이드를 활용해 약물의 효과와 독성을 평가하고 있으며, 머크(Merck)는 종양 오가노이드 모델을 활용해 새로운 항암제를 테스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외에도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와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은 각각 폐 오가노이드 모델과 뇌 오가노이드 모델을 활용해 호흡기 질환 치료제와 신경질환 치료제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오가노이드는 단순히 동물을 대체하는 시험 방법인 것을 넘어, 신약 개발의 정확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차세대 전임상 시험 방법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JW중외제약이 선도적으로 전임상 과정에서 오가노이드 모델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활용하고 있는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JW중외제약은 최근 미국 텍사스주에서 열린 미국 피부연구학회에서 탈모치료 후보물질 JW0061에 대한 전임상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JW중외제약은 학회 참가 업체 중 유일하기 피부 오가노이드 모델을 활용한 전임상 데이터를 발표해 크게 주목 받았다. 학회에 참석한 JW중외제약은 기존 탈모치료제 대비 Wnt 표적 탈모치료제 JW0061의 모낭생성·모발성장 우위성을 입증하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JW중외제약이 공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인간의 두피에서 JW0061이 모낭을 생성하는지 예측하기 위해 피부 오가노이드 모델을 활용해 전임상 시험을 진행했으며, JW0061과 표준치료제(Standard of Care Drug)를 각각 피부 오가노이드에 각각 처리하는 시험을 진행했다. 세부적으로는 JW0061이 표준치료제에 비해 약물 처리 5일째, 10일째 기준 모낭 수가 각각 7.2배, 4.0배 많다는 모낭생성 효능 시험 데이터를 확인했다. 오가노이드 플랫폼을 활용한 국내외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선도적 노력과 글로벌 트렌드에 힘입어 우리나라 보건당국도 다양한 각도에서의 지원·육성책을 준비 중인 부분도 고무적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달 최근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동물대체시험법을 선제적으로 도입해 국제 시장에서 선구자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동안 식약처 독성평가연구부는 자체적으로 동물대체시험법을 개발하고, 이를 국제 표준시험법으로 승인 받는 등의 성과를 이뤄왔다. 이런 배경 속에서 독성평가연구부는 올해 상반기 새로운 평가법 마련을 위해 국제협력을 추진하기도 했다. 식약처 평가원은 OECD, UN ODC와 협력해 프로젝트를 추진, 그 결과 지난 4월 2개 표준 작업제안서가 OECD 신규 개발 프로젝트로 채택됐다. 하반기에는 오가노이드 국제표준화 선점을 위해 국가기술표준원과 협업해 심포지움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동물실험을 하다 보면, 동물에게는 문제가 없던 독성이 사람에게는 나타나는 경우가 있지만 오가노이드를 이용하면 실제로 몸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독성 성분들이 모두 검출되는 장점이 있다. 그렇지만 아직까지 오가노이드 실험이 동물실험을 완벽히 대체할 수 없는 만큼 동물실험에서는 전체 독성을 보고, 오가노이드는 장기별 독성을 판단하는 등 상호보완적 관점에서의 장점 활용이 주류일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식약처는 지난 21대 국회에서 마치지 못한 동물대체시험법 관련 법안 제정도 재추진할 계획이다.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오가노이드 혁신기술과 보건당국의 관련 육성법안 등 민관 공동의 노력으로 동물 생명윤리 실현과 차세대 신약 개발 효율성을 높이는 전기가 마련되길 기대해 본다.2024-09-04 06:00:07노병철 -
[데스크 시선] AI 신약개발 강국으로의 도약[데일리팜=노병철 기자] 인공지능(AI)은 드론산업과 더불어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로 평가된다. AI는 IT를 비롯해 제조·금융·서비스업 등 전 산업군에 접목,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고 있다. 제약바이오산업도 마찬가지다. 헬스케어분야 인공지능 활용 최전방은 단연 신약개발이다. 그렇다면 제약사들이 신약 개발에 인공지능을 도입하려는 이유는 뭘까. 신약 개발에 드는 막대한 기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여주기 때문이다. AI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사고·학습·추론 등의 행동을 컴퓨터가 모방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으로 실현한 기술을 말한다. 이러한 AI의 특성을 이용한 신약 개발은 임상 데이터와 신약 개발에 적합한 AI 알고리즘을 활용해 신약을 개발하는 것을 뜻한다. 이때 AI 알고리즘은 딥러닝을 활용한 AI 플랫폼을 사용한다. 이 플랫폼은 오랜 기간 축적된 방대한 연구 자료와 병원 진료 기록 등을 기반으로 데이터를 분석, 신약 후보 물질을 찾아내 약효를 예측하는 등 신약 개발 과정을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만드는 역할을 한다. 일반적으로 신약 개발은 후보 물질을 도출하는 단계부터 시작되는데, 제약사들은 신약을 개발할 대상 질환을 정하고, 수백 개의 관련 논문을 살펴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후보물질을 탐색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자료에 따르면 이 과정을 통해 소요되는 신약 개발 기간은 평균 10년 이상, 비용은 약 2~3조원에 달한다. 하지만, 이렇게 오랜 시간과 막대한 비용을 들여도 실패 확률이 92%에 이른다. 만약 이 과정에 AI를 투입한다면 어떤 변화가 생길까. AI는 한 번에 100만 건 이상의 논문을 탐색할 수 있어 수십 명의 연구자가 1~5년간 해야 할 일을 하루 만에 진행할 수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AI가 신약 개발 전 단계에 활용될 경우 개발 주기가 15년에서 7년으로 단축되고, 개발 비용도 6000억원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다. AI 기술은 임상시험 단계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화합물 구조 정보와 생체 내 단백질 결합능력을 계산해 신약후보 물질을 제시하거나 약물 상호작용 등을 예측해 임상시험 설계 단계에서 나타날 수 있는 시행착오도 줄여준다는 이점이 있다. 그 밖에도 AI 기술은 의약품 제조 단계, 인허가 의사결정, 약물감시 등에도 사용되기도 한다. 신약 개발 과정에 드는 막대한 시간과 비용을 단축해주는 AI 기술의 특장점에 힘입어 국내외 제약사들은 AI 신약 개발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스위스 제약사 로슈나 미국의 얀센과 화이자, 독일의 바이엘 등 다수의 글로벌 빅파마들은 일찌감치 AI 플랫폼 기업과 협력해 신약 개발에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했다. 국내에서도 대웅제약을 비롯한 유한양행, 한미약품, CJ헬스케어, JW중외제약 등 많은 제약사들이 자체적으로 AI 기술을 도입하거나, AI 전문기업과 협업해 AI 신약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AI 신약 개발 시장의 규모는 앞으로 더욱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 마켓 인사이트는 AI를 활용한 신약 개발 시장 규모가 매년 40%씩 성장해 2024년 4조7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AI 신약 개발 사례가 부족한 실정이다. 많은 기업이 AI 기술 도입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전문가들은 AI 신약 개발 활성화를 위해선 무엇보다 신약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제약사와 AI 기술을 연구하는 AI 전문기업 간 협업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를 뒷받침해 줄 AI 기술에 대한 이해와 데이터 구축, 전문 인력 확보는 필수다. 이미 미국·유럽은 우리나라 보다 3~5년 먼저 엣지 컴퓨팅·클라우드와 같은 분산 컴퓨팅 기술·분산 데이터 보호·AI 데이터 활용을 가능하게 하는 연합학습 정보보호 프로그램 개발을 시작하고, 관련 분야를 리딩하고 있다.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우리나라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보건복지부·한국제약바이오협회 등이 주축이 되어 올해 초, 연합학습 기반 다기관 데이터 안전 공유 체계 구축을 위한 국가차원의 중장기전략 로드맵이 만들어지고 있는 부분은 고무적이다. 제약바이오·IT산업은 기술 선점과 직결돼 특정 국가가 먼저 신기술을 발명하면 해당 시장에 종속될 우려가 높다. 때문에 글로벌 표준을 바탕으로 한 정부 주도 한국형 연합학습 신약개발 플랫폼 구축은 필수불가결 조건이다. 더욱이 한국의 경우, 기업별로 폐쇄적 AI 운용체계만을 고집해 통합관리를 통한 업그레이드와 효과적인 결과 도출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어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복지부·과기부 등 정부 주도 한국형 연합학습 기반 신약개발 가속화 사업 당위성이 바로 여기에 있다. 이제 기획과 구상이 아닌 과감한 실행과 투자가 인공지능 신약개발 성패를 좌우하는 기로에 서 있다.2024-08-26 06:00:30노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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