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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약사회 정책, 제안으로만 끝나지 않으려면[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약국이 수요·공급을 조절할 수 없고, 건강보험 재원으로 구입가격으로만 제공 가능하며 국민 건강의 필수적 재화로서 민간에 모두 맡기지 않고 국가가 허가부터 생산·유통·안전사용까지 통합 관리하고 있는 전문의약품은 공공재입니다. 전문의약품은 전 국민이 필요로 하는 때에, 적정 가격으로 필요한 양만큼 공급될 수 있도록 국가가 보장하고 있는 공공재입니다. 전문의약품의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사용환경 조성을 위해 정부와 사회의 책임 분담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대한약사회는 다음과 같은 정책·공약을 제안합니다." 2021년 2월 발간된 '약사정책건의서'에 담긴 소개글 형태의 글이다. 당시 정책건의서에는 ①불법·편법 약국 개설 근절 ②약사·한약사 역할 명확화 ③단골약국 동일성분조제 활성화 ④특허만료의약품 제품명 국제일반명(INN) 사용 원칙화 ⑤장기처방약 처방전 재사용(분할조제) 도입 ⑥제네릭 품목 수 축소 ⑦전자처방전달 서비스 표준 마련 ⑧건강제품 분류 명확화 및 안전관리 강화 ⑨불법 리베이트 약가 연동제도 개선 ⑩취약시간대 지역주민의 안전한 의약품 사용 지원 등 10개 과제가 담겼었다. 2022년 9월 약사회가 만든 약사정책건의서에는 무려 19개 과제가 포함됐다. 1년 새 건의 과제가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2022년 건의서 내용을 보면 ①국민 건강과 의약품 안전을 위협하는 조제약 배달 약사법 개정 반대 ②공공심야약국 법제화 및 사업예산 편성 ③한시적 비대면 진료 및 조제 공고 폐지 ④공적 전자처방전 전달시스템 구축 ⑤약사·한약사 역할 명확화 약사법 개정 ⑥편의점 내 안전상비의약품 자동판매기 실증특례 반대 ⑦인체용의약품 동물 사용시 수의사 처방전 발행 의무화 및 동물병원 인체용의약품 직구 실증 특례 반대 ⑧보건의료분야 ICT규제 샌드박스 제도 개선 ⑨감염병 위기 대응에 지역약국 및 약사 역할 제도화 ⑩보험재정 절감과 국민의 의료이용 합리화를 위한 동일성분명조제 활성화 ⑪특허만료의약품 제품명의 국제일반명(INN) 사용 원칙화 ⑫장기처방약 처방전 재사용(분할조제) 도입 ⑬보험재정 절감과 제약산업 균형발전을 위한 일반의약품 활성화 ⑭불법·편법 약국 개설 근절 및 관리 강화 ⑮시정명령 및 경고 처분 약사법 위반행위에 대한 벌칙병과 삭제 약사법 개정 & 9327;초고령화 사회의 안전한 의약품 사용을 위한 지역사회약료(방문약료) 제도화 & 9328;약무사관 및 공중보건약사제도 법제화 & 9329;약무직 공무원 채용 및 처우 개선 & 9330;장기품절약 처방에 따른 국민 불편 해소 등이 담겼다. 물론 그사이 품절약 문제나 한시적 비대면 진료, 약배달 허용으로 인한 약사사회 이슈 등이 늘어난 탓도 있지만 '이렇게나 산적한 현안이 많은가'라는 생각이 절로 나온다. 1년 전이나 현재나 사실상 약사회가 추진하고자 하는 정책 방향은 대동소이하다. 국민이 안전하게 의약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국민이 편리하게 조제를 받을 수 있도록, 국민이 의약품시장 비효율에 따른 피해를 입지 않도록, 국민이 약국서비스 혜택을 제대로 누릴 수 있도록, 지역사회 안전망으로서 약국이 기능할 수 있도록, 국민에게 약국이 더 집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기본 전제 조건에는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별 제안서 내용으로 들어가면 정책 제안인지 버킷리스트인지 혼동되는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일반의약품 활성화가 대표적이다. 약사회는 건의사항에서 ▲의약품 표준제조기준 범위의 지속적인 확대 ▲의약품 표준제조기준 범위가 일정 부분 확대될 때까지 선진국 의약품집에 근거한 안전성 유효성 심사 면제 규정 폐지 연기 ▲상시적 전문의약품-일반의약품 스위칭 제도화 ▲식약처 내 일반의약품 인허가 관리기구 신설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상시적 스위칭을 제도화하고 전담 기구를 신설하는 등의 제안은 당연하지만 현재 약사회가 일반약 활성화를 위해 기울이고 있는 노력은 미미하다는 게 약사들의 의견이다. 또 정작 가장 중요한 부분인 조제약 배달과 한시적 비대면 진료에 대해서도 ▲국민의 건강과 의약품 안전을 위협하는 조제약 배달 허용 약사법 개정 절대 반대 ▲비대면 진료 환자 위치기반 지역약국 조제활성화와 조제약 대리인 수령체계 정비 ▲국민 건강권 보장을 위한 대면 진료 및 투약 원칙 확립 ▲보건의료의 공공성 확보를 위한 비대면 진료 및 조제 중계 공공앱 운영 ▲앱 업체의 불법 과잉 의료광고행위 단속 및 처벌 요청 ▲코로나19 확진자의 대면 진료 허용과 일상 회복이 시작됨에 따라 보건복지부의 한시적 비대면 진료 고시 중단 등 누구나 주장할 수 있는 표면적인 부분만을 건의사항으로 명시하고 있다. 보건의료분야 ICT 규제 샌드박스 제도 개선에 있어서는 보건의료분야 관련 규제샌드박스 심의 안건에 한해 심사허가 주무부서를 과기부, 산업통상부 등에서 보건복지부로 변경, 보건의료분야(바이오분야 포함) 관련 규제샌드박스 안건 심의위원회에 보건의료전문가 위촉을 의무화해 줄 것을 건의하고 있다. 이 부분을 과연 정책건의서에 넣어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맞는가라는 생각도 드는 대목이다. 정책의 문제점을 짚어내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정책건의는 구체적이고, 현실화가 가능할 수록 좋다. 하지만 버킷리스트는 건의만큼 구체적이거나 현실적이지 않아도 된다는 게 통상적인 접근이다. 정책건의서는 통상 국회나 정부부처에 전달되는 경우가 많다. 건의서를 받는 사람의 입장도 고려한다면 건의사항이 주욱 열거된 '건의 폭탄' 보다는 당장 시급한 이슈부터 중장기적으로 약사회가 제시하는 비전을 한눈에 볼 수 있을 때 보다 흔쾌한 제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약사회가 산적한 현안은 회원들에게 설명하고, 정책제안서에는 핵심 요약본과 to do에 대한 길라잡이가 제시돼야 한다. 정책제안과 버킷리스트에 대한 구분과 정책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 수립,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 역시 정책제안서 만큼이나 중요해 보인다.2022-10-06 17:07:20강혜경 -
[기자의눈] POS 없는 약국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데일리팜=정흥준 기자] 약국 주문통합서비스를 제공하는 ‘바로팜’, 알약 계수 앱인 ‘필아이’가 단기간에 폭발적 성과를 기록한 건 약사들이 원하던 서비스를 기술로 실현해 줬기 때문이다. 약국 주문은 조금 더 수월해 졌고, 알약을 세는 번거로움은 크게 줄어들었다.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한 소비자 맞춤 서비스 시대가 약국에 이미 녹아 들어 있는 것이다. 발전하는 기술은 기존 서비스의 접근성을 높이거나, 소비자 맞춤형 서비스를 가능하게 만들고 있다. 또 기술을 경험한 소비자들은 서비스의 지속적인 고도화를 요구하게 된다. 보건의료계 변화는 대형병원에서도 나타난다. 병원들은 환자 진료예약 앱, AI 진료 접목, 로봇 자동화 프로세스 등 다양한 방식으로 서비스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그렇다면 약사들은 약국을 찾는 소비자에게 어떤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을까. 바꿔 말하면 서비스를 고도화할 수 있는 기술적 준비가 약국은 얼마나 돼있을까 질문해야 할 때다. 약국을 찾는 소비자들의 수준과 요구는 계속해서 올라가고 있다. 약국에만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은 모든 분야에서 언제나 더 나은 서비스를 요구한다. 코로나와 디지털 전환이 트리거가 되며 요구의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하지만 상당수 약사들은 디지털 전환이라는 표현 자체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이는 ‘비대면진료와 약 배달, 화상투약기’로만 디지털 전환이 해석되기 때문이다. 최근 한 정책간담회에서 복지부 약무정책과, 환자단체, 약사단체는 모두 한목소리로 ‘일반약 복약상담’ 서비스 고도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유일하게 약국에만 축적될 수 있는 일반약 데이터가 축적되고 있지도 않고, 소비자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활용되지도 않는다는 문제 지적도 나왔다. 조제에 집중된 약국 생태계가 OTC 상담의 고도화를 원하지 않을 수도 있고, 또 걸맞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도 않은 상황이란 지적이다. 약국의 포스 보급률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나와있지 않지만, 일부 지역약사회 집계와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30% 미만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현재로선 소비자 맞춤형은 둘째로 치고 사용자 맞춤형 서비스도 이뤄지기 힘든 환경인 것이다. 토탈 헬스케어 서비스 공급처로서의 약국에 대한 방향성은 오래 전부터 강조돼 왔고, 이제는 개인 맞춤형 서비스가 유행처럼 번지는 상황에서도 약국의 변화는 미미하다. 이번 정책좌담회에서 정현철 대한약사회 부회장은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은 오프라인 매장 경험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스타벅스 창업주의 말을 빌리면서 “기술을 통해 약국, 약사가 어떤 정체성을 드러낼 것이냐가 중요하다. 건강을 경험하는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디지털 기술을 통해 구현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전환은 약국에만 찾아온 변화나 요구가 아니다. 소비자가 달라지고 환자가 달라지고 있다. 일부 서비스에 과몰입한 기계적 배척을 하다가는 10년 뒤에도 지역 약국에 포스를 설치하자는 캠페인을 하고 있을 것이다.2022-10-05 17:32:19정흥준 -
[기자의 눈] 코로나 끝나고 '진짜 위기' 찾아온다[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코로나 사태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드는 조짐을 보이니, 이번엔 고환율·고금리·고물가로 정리되는 이른바 '3고(高)'가 찾아왔다. 이제야 겨우 봄이 찾아오는가 싶었는데 더 극심한 한파 앞에 서게 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1997년 IMF 외환위기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 혹은 그 이상의 충격파를 예고한다. 대외적으로는 환율과 무역수지, 경상수지가 동시에 휘청거리고 있다. 대내적으로는 성장률과 물가, 금리에서 경고등이 켜졌다. 향후 전망도 어둡기만 하다. 저성장 상태가 당분간 지속되며 일자리가 줄고 투자가 위축될 것이란 부정적 전망이 쏟아진다. 고물가와 경기 침체가 동시에 닥치는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에 이미 접어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거시 경제의 흐름에 국내 제약바이오업계라고 예외일 수 없다. 고환율·고금리·고물가가 사방에서 제약바이오업체들을 옥죈다. 불안감은 점점 더 커지고, 불안감이 커지는 만큼 기업은 움츠러든다. 장기간 투자의 결실이 이제 막 맺어지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K-제약바이오산업이 잠재력을 터뜨리지 못한 채 불완전 연소할 것이란 우려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다. 국내 제약바이오업계는 지난 3년여 코로나 위기에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히려 몇몇 업체는 팬데믹 위기를 기회로 삼아 큰 폭으로 성장하거나 대대적인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제약바이오업계의 부단한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냉정히 말해 코로나 위기를 오롯이 제약바이오업계의 실력만으로 극복했다고 보긴 어렵다. 의약품은 필수소비재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확진자 급증이나 거리두기 강화의 영향을 많이 받지 않았다. 각국의 경쟁적 양적 완화 과정에서 풀린 현금의 상당액이 제약바이오업계로 흘러 들었다. 다른 산업과 비교하면 코로나로 인한 충격파의 강도가 낮았던 게 사실이다. 정부는 내년 초 코로나 바이러스가 완전히 토착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3년여 만에 드디어 팬데믹 사태가 종식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엔데믹 선언이 가시권에 들어온 현재 제약바이오기업들은 시험대에 올라 있다. 각 기업은 그간 기초 체력을 얼마나 내실 있게 쌓았는지 '3고' 시대에 평가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벌써부터 고금리·고환율로 인한 파열음이 곳곳에서 들려온다. 이른바 '킹달러'에 의한 원료의약품·부자재 등 원가상승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금융기관의 대출 금리는 1년 새 1%대에서 최대 5%대까지 치솟았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제약바이오산업에 대한 투자도 크게 줄었다. 이래저래 기업 부담이 커지는 형국이다. '3고'로 대표되는 불안 요인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전문가마다 전망이 다르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장기 불황에 대한 대비가 필수라는 점이다. 냉철한 상황 판단과 이를 통한 적절한 방향 설정이 각 기업 경영진에 요구되는 시점이다. 진짜 위기는 이제부터다.2022-10-05 06:04:05김진구 -
[기자의 눈] '저박사' 급여 등재가 주는 희망과 우려[데일리팜=어윤호 기자] MSD 슈퍼항생제 '저박사'가 이달부터 보험급여 혜택을 받게 됐다. 국내 허가 약 5년 만의 일이다. 국가필수의약품 중 일부에 대한 경제성평가 특례제도 적용, 특히 국제적으로 항생제 내성 문제의 심각성이 대두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정부의 유연한 대처로 항생제 신약이 급여 목록에 등재됐다.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이 아님에도 중차대한 의약품에 대한 필요성을 인정 받은 셈이다. 저박사는 2017년 4월 국내 승인됐지만 당시 제도 상으론 등재가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항생제 신약이 기존 올드드럭과 비교해 비용효과성을 입증하기 쉽지 않고 약물 특성 상 임상적 우월성 입증도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 저박사는 2018년 하반기 등재 신청을 제출하고 절차를 밟았지만 2019년 건강보험심평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후 정부가 보장성 확대 방안으로 경평면제 대상에 항생제 등 필수 약제를 포함시키는 개선안을 시행하면서 저박사는 빛을 보게 됐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아쉬움은 남는다. 정부는 항생제를 경평면제 대상으로 지정하면서 항생제의 범위를 저박사와 같은 항균제로 제한했다. 의학적 개념의 항생제는 항균제(세균감염의 치료), 항진균제(진균감염의 치료), 항바이러스제(바이러스감염의 치료)를 포괄하는 '항미생물제제(Antimicrobial medicines)'를 의미한다. 이러한 항미생물제제 내성(AMR, Antimicrobial resistance)의 지속적인 증가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한 공중보건 의제로 꼽힌다. WHO에서는 AMR의 개념을 '박테리아, 기생충, 바이러스 및 진균에 의해 발생하고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감염의 효과적인 예방 및 치료에 대한 위협'으로 정의하고 있다. AMR은 많이 알려진 슈퍼박테리아 발생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슈퍼버그(Superbugs)'라고도 불리는 항생제 내성은 세균을 포함하여 감염을 일으키는 미생물(곰팡이, 바이러스, 기생충 등)이 항생제 및 항진균제, 항바이러스제 등과 같은 항균작용을 나타내는 약물에 노출되었을 때 생겨나는 변화를 의미한다. 사실상 진정한 의미의 항생제 해방은 이뤄지지 않은 셈이다.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 다. 저박사가 첫 테이프를 끊은 지금, 우리나라 의료환경은 한 걸음 전진했다. 환영의 박수와 함께 남아있는 우려를 얹어 보낸다.2022-10-04 06:00:00어윤호 -
[기자의 눈]조규홍 후보자 약속...실천속도가 생명이다[데일리팜=이정환 기자] "우리나라가 글로벌 바이오헬스 강국으로 도약하는 것은 제 목표 중 하나입니다. 오랜 기간 기재부에서 일해온 경력으로 보건복지부 예산을 누구보다 제대로 확보할 수 있습니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27일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제약바이오산업에 대한 소신과 복지부 예산 확보 의지를 드러냈다. 제약바이오 산업 육성은 비단 국민 건강을 위해서 뿐만 아니라 고용 창출과 국가 성장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게 조 후보자가 청문회장에서 직접 밝힌 생각이었다. 보건 분야와 복지 분야 정책 수행을 위해 필요한 복지부 예산에 대해서도 조 후보자는 누구보다 잘 확보해 정책 추진력을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조 후보자의 신상을 둘러싼 의혹과 논란을 검증하기 위한 질의가 대다수였던 탓에 조 후보자의 보건복지 전문성을 확인하기 부족한 청문회였지만 국내 제약산업을 반드시 글로벌 강국으로 끌어 올리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점은 인상적으로 들렸다. 경제 관료 출신이자 재정전문가로 평가되는 조 후보자가 제약바이오· 헬스 산업이 신규 고용과 국익을 창출할 블루오션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 이유 에서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우리나라 국민들의 국산 백신, 국산 신약을 향한 관심과 기대는 한껏 커졌다. 더는 제약산업을 부강하게 만드는 게 남의 나라 일처럼 멀게 느껴지지 않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국산 백신, 국산 신약 개발 소식이 잘 들리지 않으면서 국민들의 토종 의약품을 향한 갈증은 차츰 심해지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아직 신약강국을 향한 혁신적인 발걸음을 내딛지 못하는 분위기다. 정권과 상관없이 신약· 바이오 등 제약산업을 신성장 동력이자 기간산업으로 키우겠다는 간판은 빼놓지 않고 내걸고 있지만 별다른 지원이나 정책은 보이지 않는 게 현실이다. 제약바이오혁신위원회도 마찬가지다.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정권 출범 이후까지 총리 직속 제약바이오혁신위 신설을 통해 제약바이오 산업 육성을 총괄하는 콘트롤타워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제약바이오 산업 육성을 위해 복지부, 식약처, 산업부, 과기부 등 유관 부처가 제각기 기능하고 있으면서도 상호 유기적인 정책 운용이 되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해결책으로 제시된 게 총리 직속 위원회다. 그럼에도 아직 제약바이오혁신위 설치를 위한 정부 차원의 움직임은 미동조차 보이지 않는다. 다행히 조 후보자는 제약산업 육성 의지와 함께 혁신위 설치에 최대한 속도를 내겠다는 약속도 했다. 식약처, 산업부, 과기부 등 타 부처와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했다. 조 후보자 말 대로 속도가 생명이다. 장관직 임명이 확정된다면 임명 즉시 실천에 옮기길 기대한다. 아울러 조 후보자가 약속한 또 한가지. 바로 복지부 예산 확보다. 조 후보자는 기재부 관료 출신이란 야당과 시민단체의 우려에 대해 오히려 누구보다 예산을 제대로 확보할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대처했다. 정춘숙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역시 조 후보자가 재정전문가로서 복지부 예산을 지키고 확보하는 역할을 더 잘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요구와 당부를 건넸다. 정춘숙 위원장은 "기재부 출신인 본인의 능력을 살려 예산을 더 확보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기재부에 오래 몸 담았으니 속성과 시스템을 잘 알 것"이라고 했다. 정 위원장 말처럼 국민 역시 조 후보자의 보건복지 예산 확보 능력을 기대하고 있다. 조 후보자 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세 번째 장관 후보자인 데다 사퇴할 정도의 흠결이 확인되지는 않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만큼 임명이 유력한 분위기다. 제약바이오 산업을 제대로 육성하고 복지부 예산을 누구보다 잘 따내겠다는 조 후보자의 약속이 빠르고 확실하게 실현되길 기대한다.2022-09-30 17:23:26이정환 -
[기자의 눈] 식약처 내 한시 조직 폐지...대책은 있나[데일리팜=이혜경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 마약안전기획관 존폐 여부가 행정안전부의 조직 평가로 결정된다. 정확한 평가 시기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과거 평가 시기를 살펴보면 행안부는 10~11월 경 한시 조직에 대한 조직 평가를 진행하고 12월 경 최종 결과를 공개한다. 마약안전기획관은 지난 2019년 4월 30일 국무회의에서 '식약처와 그 소속기관 직제 일부 개정령안'이 의결되면서 한시 조직으로 신설됐다. 당시 국내에서 프로포폴, 졸피뎀 등 의료용 마약류가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면서 안전 관리 강화의 필요성이 대두 됐고, 식약처에서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을 구축하자 콘트롤타워의 역할로 마약안전기획관을 신설하게 된 것이다. 이전까지 식약처 내 마약류 관리는 의약품안전국 산하 마약정책과 1곳에서 담당했다. 국장급 조직인 마약안전기획관이 식약처 한시 조직으로 별도 신설되자 마약정책과가 산하로 이동했고, 마약관리과가 한시 조직으로 함께 꾸려졌다. 마약안전기획관과 함께 한시 조직으로 신설됐던 마약안전과는 국내 유통 마약류 안전 관리,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 사후 관리를 위해 지난해 정규 직제로 전환됐다. 식약처 내 마약을 관리하는 부서가 마약정책과와 마약관리과 두 곳으로 편성됐지만, 정작 두 부서를 관리하는 마약안전기획관이 사라질 수도 있는 위기에 놓여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정부 초기부터 '정부의 인력과 기능을 슬림화 하겠다'고 약속한 만큼, 현재 정부 조직 개편 방향이 공무원 정원 축소와 한시 조직 폐지 등에 무게가 실리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조건적인 '작은 정부'는 지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에서 비대해진 정부 조직을 구조조정 하겠다는 의지지만, 대책은 있어야 한다. 연예인들의 잇따른 마약 투약 혐의와 의료용 마약류 처방 증가, 청소년들의 마약류 투약 등 국내 마약류 안전 이슈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또 마약류 안전 이슈는 식약처 국정감사의 해묵은 주제이다. 지난해 국감에서 마약류 향정의약품과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의 사후 관리 부실이 지적됐는데, 큰 이유 중 하나가 마약안전기획관 조직이 신설됐지만 인력 부족 등으로 실질적인 행정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마약류 콘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마약안전기획관을 폐지한다면, 국장급이 없는 조직에서 제대로 된 마약류 안전 관리가 이뤄질 수 있을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한시 조직 신설 이후 실질적인 인력 충원이나 지원 없이 마약류 안전 관리 성과만 내놓으라고 하면 안되는 일이다. 조직 평가 이전에 마약안전기획관이 국내 마약류 안전 관리 콘트롤타워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 줘야 할 때다.2022-09-29 16:30:51이혜경 -
[기자의눈] 국민 돈 관리하면서 이렇게 허술할 줄이야[데일리팜=이탁순 기자] 진료비 46억원을 횡령한 국민건강보험공단 직원 사건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6개월에 걸쳐 46억원을 횡령할 동안 공단 그 누구도 알지 못한 데 대해 국민은 허탈감을 넘어 분노를 느끼고 있다. 특히 요양기관에 보낼 진료비 재원은 국민이 낸 건보료에서 나온다는 점에서 일반기업보다 못한 국가기관의 허술한 시스템에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다. 3급 팀장 최모(44) 씨는 공단 재정관리실에서 일하면서 채권자인 요양기관에게 돈을 보낼 계좌정보를 등록하고 승인하는 전결권자로 알려졌다. 계좌정보도 바꿀 수 있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요양기관 계좌가 아닌 본인 계좌로 셀프 송금할 수 있었던 것이다. 문제는 아무리 전결권자라도 교차 점검하거나, 이를 상시 감시할 수 있는 시스템이 부재한다는 것이다. 최씨는 지난 4월부터 7월까지는 1억원 가량만 본인 계좌로 돈을 챙겼다. 그럼에도 별일이 없자 이달 16일에는 3억원을, 21일에는 42억원을 횡령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곤 휴가를 내고 해외로 도피했다. 경찰은 최씨가 필리핀으로 출국한 것으로 보고 있다. 횡령부터 해외 도피까지 완전 범죄를 모의하는 데 공단처럼 허술한 기관이 없었던 것이다. 과연 전결권자로 자금관리를 책임지는 직원이 최씨 뿐이었을까? 이번 사건이 벌어지지 않았다면 공단에서는 맘만 먹는다면 누구든 횡령을 저지를 수 있는 시스템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았다. 공단이 뒤늦게 업무 전반에 대한 교차 점검 프로세스 누락 여부를 확인하고 고위험 리스크 관련부서 내부 통제장치를 만들기로 했지만, 말 그대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다. 시스템 점검과 함께 이번 사건이 왜 발생했는지 근본적 원인 파악에 나서야 한다. 내부 통제장치가 그동안 왜 마련되지 않았는지, 이번 사건이 발생하게 된 배경에 조직문화도 관련돼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 더불어 국민 돈을 눈먼 돈으로 만든 데 대한 책임자 문책도 이뤄져야 한다. 이미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강도태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을 직무유기 혐의로 서울지방경찰청에 고발한 상황이다. 수사기관이 나서지 않더라도 공단 상급기관인 복지부와 공단 내부에서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46억원을 되찾는 일보다 바닥으로 떨어진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려면 뼈를 깎는 쇄신이 필요한 상황이다.2022-09-28 15:34:45이탁순 -
[기자의 눈] 영진약품의 적자 승부수[데일리팜=이석준 기자] 영진약품은 적자다. 지난해 139억원에 이어 올 반기도 23억원 영업손실을 냈다. 흑자를 낸 2020년 영업이익도 4억원에 불과하다. 실적 부진 장기화다. 매출의 30% 가량을 책임졌던 해외 매출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 시장은 2020년 569억원에서 지난해 265억원으로 반토막 이상 났다. 올해도 사정은 비슷하다. 이런 영진약품이 자기자본 20% 수준인 215억원 규모 시설투자를 결정했다. 남양공장 세파항생 주사제 생산라인 구축을 위해서다. 2014년 일반제 원료의약품 시설 증설 이후 8년여 만의 시설투자 결정이다. 당시에는 150억원이 투입됐다. 투자에 인색하던 영진약품의 이번 결정을 보고 반기보고서를 펼쳐봤다. 적자 속 투자 여력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다. 현금및현금성자산은 반기 말 8억원 정도다. 2020년 말과 2021년 말도 4억~5억원 정도였으니 수년간 유동성 압박에 시달렸을 것으로 판단된다. 순부채도 지난해 말 108억원에서 올 반기 234억원으로 늘었다. 현금성자산으로 총차입금을 갚아도 234억원이 남는다는 소리다. 올 반기 말에는 이익잉여금도 결손금으로 전환됐다. 영업이익 부문은 물론 각종 지표도 녹록지 않다. 사실상 총체적 난국이다. 다만 영진약품은 위기 속에서도 투자를 결정했다. 올 초에는 대표이사 변경(이재준→이기수) 등 변화도 단행했다. 투자를 위한 자금 조달도 유연하게 대처한다는 계획이다. 달라진 부분이다. 영진약품의 가장 최근 자금조달은 2010년 347억원 규모 유상증자다. 전환사채(CB)는 2003년 200억원 조달이 마지막이다. 회사 관계자는 "차입 방식으로 이번 시설 자금 조달을 생각하고 있다. 다만 215억원이라는 돈이 2025년까지 순차적으로 투입되는 것이기 때문에 당장의 유동성 문제로 연결되지는 않을 것이다. 시설 투자 의지를 봐줬으면 한다"고 답했다. 영진약품의 시설투자 승부수는 언뜻 무리수로 비춰질 수도 있다. 다만 뒤집어보면 미래 성과 도출 자신감으로도 읽힐 수 있다. 투자 결정, 자금조달 유연성, 대표 교체 등 영진약품이 적자 속 변화를 통해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2022-09-27 06:00:29이석준 -
[기자의 눈] 약사회 잇단 인사 논란, 원인 돌아볼 때[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최광훈 대한약사회 집행부 출범 6개월이 채 안돼 유관기관장 2명이 해임, 사표 논란이 불거졌고, 상임이사 2명이 자진 사퇴했다. 이쯤 되면 현 임원 구성에 중추적 역할을 한 임원인사추천위원회를 비롯한 집행부에 대한 책임론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집행부는 임기 초부터 일명 ‘자리’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 선거 과정에서 현 집행부 출범에 중추적 역할을 한 인물에 대한 부회장 직 인선 잡음이 불거지더니 불과 5개월도 채 되지 않는 시점에 기관지 사장이 해임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약학정보원장이 사표를 낸 것으로 알려져 초단기에 유관기관장 2명이 사퇴하는 불명예를 떠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약정원장은 사표가 수리되지 않으면서 해프닝으로 일단락됐지만, 약사회 내부의 치부가 적나라하게 노출되는 상황이 됐다. 인사 논란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 모양새다. 부회장 직, 유관기관장들에 이어 최근에는 상임이사 2명이 소리 소문 없이 교체됐다. 한 달 사이 약국이사에 이어 학술이사까지 연이어 사임하고 새 인물이 기용됐지만 임명장이 수여되기까지 관련 발표나 공식 자료 배포 등은 이뤄지지 않았다. 약사회가 2명의 새 상임이사가 임명됐는데도 관련 내용을 대외적으로 알리지 않은 것을 두고, 잇따른 인사 논란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된다. 이번 집행부가 임기 1년도 안 된 시점에서 잇따른 인사 논란이 불거지자 애초부터 자리에 맞지 않는 임원을 기용했거나, 현 집행부 내부의 단합이나 조직 융화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임원 간, 사무국 직원들과의 유기와 협력이 필요한 약사회 조직 성격을 감안할 때 한 사람의 능력이나 열정만으로 조직에 녹아들기는 쉽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집행부는 임기 초부터 중차대한 현안들이 쏟아지며 그 어느 집행부보다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 그만큼 단결해 해결해 나가야 갈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는 것이다. 당장 비대면 진료 제도화를 위한 약 전달 방식 변화에 대한 약사법 개정, 공공심야약국 법제화를 비롯해 전자처방전, 전문약사제도 등 당면한 과제 이외에도 선거 과정에서부터 주창해 왔던 한약사 문제 등 머리를 맞대고 해결할 숙제들이 눈 앞에 쌓여 있다. 이런 시점에 잇따른 인사 논란과 임원진 교체는 조직 내부의 혼란과 인력 낭비를 유발할 수 있다. 약사회가 인사와 관련한 일련의 상황들에 대해 조직 내부 상황을 다시 한번 면밀히 돌아봐야 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2022-09-25 18:08:38김지은 -
[기자의 눈]급변하는 항암시장과 상업화 전략의 진화[데일리팜=정새임 기자] 암 정복을 위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미국 진출 시도가 이어지면서 높은 문턱을 체감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글로벌사들의 신약 개발 타임라인이 점점 짧아지면서 항암 신약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음을 실감하게 된다. 표적치료제 개발이 활발한 폐암이 대표적이다. 무주공산이었던 KRAS 표적 시장에 두 개 신약이 비슷한 시기에 진입하면서 후발주자는 불리한 양상이 됐다. 미라티는 암젠과 비슷하게 KRAS 표적 항암제를 개발하고 있었으나 허가에서 '퍼스트 무버' 자리를 암젠에 내주는 바람에 일정이 꼬였다. 암젠이 임상부터 허가까지 3년이 채 안 되는 빠른 속도로 '루마크라스'를 선보이면서 미라티는 루마크라스와 차별화를 두는 데 중점을 둬야 했다. 허가 일정도 예상보다 약 6개월 늦어졌다. 루마크라스라는 대안이 등장하면서 미라티의 '아다그라십'은 우선 심사가 아닌 일반 심사 트랙을 밟게 됐다. 우선 심사로 3개월 만에 허가 결정을 받은 루마크라스와 달리 아다그라십은 허가 결정이 나기까지 약 10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조건부 허가 상태인 루마크라스가 최종 승인을 받으면 미라티는 더욱 불리한 상황에 빠진다. 2상으로 아다그라십 가속 승인을 받으려던 계획에 차질이 생기기 때문이다. 최근 암젠은 루마크라스 3상을 발표하며 주평가지표인 무진행생존기간(PFS)에서 유의한 개선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이 데이터를 근거로 루마크라스가 승인을 확정 짓게 되면 미라티는 내년 8월에 나올 3상 임상 결과를 기다려야 할 수 있다. 그나마 루마크라스가 기대보다 낮은 PFS 개선 효과와 전체생존기간(OS) 개선 실패, 간 독성 부작용을 보여 미라티는 차별화된 아다그라십 효능과 안전성을 강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임상 과정에서 과거보다 더 좋은 약제가 나와 데이터 허들이 높아진 사례를 국내 제약사들도 겪고 있다. 한미약품의 비소세포폐암 치료 신약 '포지오티닙'은 최근 열린 미 식품의약국(FDA) 자문위원회에서 혹평을 받았다. 독립 자문기구로 신약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는 종양약물자문위원회(ODAC)는 엔허투보다 낮은 반응률과 반응지속시간, 높은 부작용 등을 거론하며 허가에 부정적인 입장을 표했다. 엔허투는 HER2 표적 항체약물접합체(ADC)로 지난 8월 FDA로부터 HER2 변이 비소세소폐암 2차 치료제로 가속 승인을 받았다. 이전에 2차 치료에서 쓰이던 약제들이 6~23% 수준의 반응률을 보인 반면, 엔허투는 58%로 객관적 반응률(ORR)을 크게 높였다. 반응지속기간 중앙값(mDOR)은 8.7개월이었다. 물론 엔허투 역시 조건부 승인으로 추가 임상으로 데이터를 확정해야 하지만 업계 기대감은 엔허투에 더 쏠려 있다. 반면 ORR 28%, mDOR 5.1개월을 기록한 포지오티닙은 엔허투 대비 효과가 충분치 않다고 자문위는 평가했다. 여기에 포지오티닙이 보인 높은 부작용 비율, 불충분한 용량 최적화 등을 지적하며 "만약 포지오티닙이 가속 승인을 받으면 현재까지 승인된 폐암 표적치료제 중 가장 효과가 낮은 치료제가 될 것"이라고 평했다. 포지오티닙의 확증 임상이 허가 심사가 검토될 때까지 임상 설계가 합의되지 않았고, 지난 7월 28일 기준 등록된 환자도 없어 연구 결과를 얻을 때까지 너무 긴 시간이 소요돼 자칫 심각한 독성에 환자를 장기간 노출시킬 우려도 있다고도 했다. 간암 역시 신약들이 임상을 진행하는 도중 표준치료가 바뀌며 험난한 여정이 예상된다. 간암 1차 표준치료는 처음으로 넥사바 대비 우월성을 입증한 면역항암제 티쎈트릭과 표적항암제 아바스틴 병용요법으로 재편됐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1차 치료제 임상들은 과거 표준요법이었던 넥사바나 렌비마를 대조군으로 설정해 감흥이 떨어진 게 사실이다. 적어도 티쎈트릭+아바스틴을 상대로 우월성 혹은 비열등성을 입증해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임상이 성공했어도 높아진 데이터 허들로 실제 현장에서 사용률은 떨어질 것이란 예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효과가 개선된 약제가 등장하면 빠르게 허가를 받고, 신속히 표준요법으로 오르는 분위기 속에서 우리도 데이터를 더욱 엄격하고 세세하게 판단해야 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임상 성공 혹은 실패라는 이분법적 자세에서 벗어나 최근 달라진 표준요법 대비 강점이 있는지, 현 치료제의 미충족 수요를 채울 차별화 포인트가 있는지, 경쟁 약물의 개발 타임라인보다 속도가 늦어 자칫 불이익을 받을 수 없는지 등을 객관적이고 면밀하게 판단해 치밀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 갈수록 힘겨워지는 신약 문턱에서 글로벌로 진출하려는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기민하게 대응해 성공 사례를 만들 수 있길 바란다.2022-09-23 06:15:37정새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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