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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얼마나 남아있어야 품절인가요?[데일리팜=정흥준 기자] 만약 연간 유통량이 10만정이었던 의약품이 올해 1만정으로 줄었다면 품절이라고 할 수 있을까. 또는 전국 2만개 약국 중 2천개 약국이 조제를 할 수 있는 의약품이라면 품절이라고 할 수 있을까. 감기약 뿐만 아니라 변비약과 멀미약 등 여러 제품군에서 의약품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약국가에서는 품절약 처방을 중단해 달라거나,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품절약의 생산량 확보를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또한 모든 품절약을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종합관리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요구도 있다. 이처럼 정부가 공급대책을 세우기 위해서는 먼저 품절약을 분류해야 하지만, 현재로선 생산중단을 제외하고 어떤 약을 ‘품절’로 분류할 것인지 명확한 정의가 없는 상황이다. 제조사와 유통사는 재고가 있다는데 약국에선 오랜 품절이라고 말하거나, 약국에서 당장 조제는 하고 있지만 품절과 다름 없다는 약들도 있다. 모호한 기준 때문에 의약품 공급 채널별로 특정 의약품 수급과 품절에 대한 입장차가 나타나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제조와 유통, 약국이 모두 합의할 수 있는 품절 범위부터 정의하는 일을 우선해야 한다. 생산-유통량이 얼마나 감소돼야 품절인지, 몇 개 약국이 약을 얼마만큼 씩 가지고 있을 때 품절약이라고 정의할 것인지 기준이 필요하다. 그런 뒤 에야 기준에 해당하는 품절약은 처방변경 유도나 중단, 생산 지원을 할 수 있고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도 논의를 시작해 볼 수 있다. 또 단기와 중기, 장기 품절은 어느 정도의 시기로 나눌 것인지 정해 단계별 조치 방안도 논의할 수 있다. 글로벌 수급 불균형은 철강과 에너지, 곡물 등에서 모두 나타나고 있지만 의약품만큼 정부가 생산-유통량을 세부적으로 들여다 보고 있는 산업군은 없다. 의약품 공급이 공적 영역이기 때문이다. 이는 곧 다른 산업군과 달리 품절 기준과 정의를 내리는 데 의미가 있고, 이를 통한 기대 이익이 크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지금의 품절 사태는 시장 참여자들의 불안이 키우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정부가 품절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이 곧 사재기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감기약 약가인상으로 생산량 증대를 유도하는 것도 좋다. 하지만 중장기적인 수급 문제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임기응변식 정책보단 근본적 해결방안 마련을 위해 품절약 정의부터 합의를 이끌어내야 할 것이다.2022-12-04 13:20:34정흥준 -
[기자의 눈] 마그밀 품절, 대책 마련 필요하다[데일리팜=강혜경 기자] 독감 유행과 코로나 재유행을 앞두고 정부가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등 감기약의 생산, 유통, 처방, 조제 과정을 전방위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히면서 사태 해결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여전히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는 있지만 당장 급한 불은 껐다는 게 약국가 반응이다. 하지만 아세트아미노펜으로 시작된 품절약 사태는 변비약, 지사제, 멀미약, 관절약 등으로 번지면서 문제가 심각해 지고 있다. 오히려 아세트아미노펜에만 총력을 다하다 보니 빚어지는 풍선효과라는 의견도 있다. 아세트아미노펜 품귀가 길을 찾아 가면서 가장 큰 고민은 마그밀이 됐다. 로봇이 진료를 보고, 드론이 처방약을 배송하는 21세기에 정당 18원짜리 변비약이 없어 약국은 물론 소비자가 약을 찾아 헤매는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지난 8월 시작된 마그밀 품절이 수개월째 이어지는 표면상 이유는 원료다. 그렇다면 원료 공급만 원활해 진다면 문제가 해결될까? 2004년으로 돌아가 보자. 무려 18년 전인 2004년 데일리팜에 실린 기사 가운데 '약국가 'MgO' 품귀 현상…생산중단 탓'이라는 보도가 있다. 당시 기사 내용은 동부, 반도, 한서, 한국유나이티드, 풍림, 아남, 태극약품 등 국내 업체들의 제품 생산 중단으로 산화마그네슘 제제를 구하기 힘들어져 약국가가 골머리를 앓는다는 내용이었다. 산화마그네슘 제제를 생산하던 7개 제약사가 수지타산이 맞지 않자 대거 자진 취하 및 생산 중단에 나섰고, 단 1개 업체만 제품을 출하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게 골자였다. 20년 가까이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약국가에서 같은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는 이야기다. 급격한 인플레이션으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자 제약사들이 약 생산을 포기하게 된 게 그때나 지금이나 품절의 가장 큰 이유다. 물론 마그밀의 경우 퇴장방지약으로 지정돼 일정량 이상의 생산관리가 이뤄지고는 있지만 퇴장이 되지 않을 정도로만 생산이 되고 있다는 게 함정이다. 고작 원가 보전을 받고 퇴방약을 지속 생산하는 것이 제약사로서도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이다. 정부가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처방약 18품목의 상한가격을 인상한 것처럼 마그밀 제제 가격 인상 논의는 불가피한 수순이 될 수 있다. 신약과 고가약, 항암제, 디지털 치료제와 같은 미래형 약제에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마그밀처럼 저가이지만 필수적인 의약품에 대해서도 정부가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2022-12-01 17:11:01강혜경 -
[기자의 눈] '공장 풀가동'과 '의약품 품절'의 괴리[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의약품 수급난이 1년 내내 지속되고 있다. 연초 코로나 재확산 이후 감기약·해열진통제를 중심으로 시작된 의약품 품절 사태는 이제 변비약·지사제·좌제·멀미약 등 의약품 전반으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이와 관련해 취재를 하면 제약사와 일선 약국 사이에 큰 괴리가 감지된다. 한쪽에선 연중무휴로 공장을 풀가동하고 있다고 하소연하고, 다른 한쪽에선 약이 없다고 매일 아우성이다. 수급난이 장기화하다 보니 양 쪽에선 서로를 신뢰하지 못하는 상황도 발생한다. 일각에선 정부의 독려에도 제약사들이 생산량을 늘리길 주저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말로만 공장을 풀가동한다고 하고, 실제로는 찔끔 늘린다는 주장이다. 제약사가 공급량을 조절하기 위해 생산만 해 두고 출하는 하지 않는다는 의심의 목소리도 들린다. 이 같은 의심은 사실일까. 이를 간접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통계청의 산업활동동향 자료를 살폈다. 자료에 따르면 국내 의약품 생산은 올해 들어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증가했다. 지난 1월 전년 동기 대비 의약품 생산이 11.8% 증가한 것을 시작으로, 2월 10.0%, 3월 16.1%, 4월 13.2%, 5월 23.0%, 6월 9.3%, 7월 9.1%, 8월 14.5%, 9월 17.1%, 10월 4.6% 등으로 각각 늘었다. 제약사가 생산만 늘리고 출하는 늘리지 않는 방식으로 공급량을 조절한다는 일각의 주장도 통계에선 뚜렷한 경향이 나타나지 않았다. 출하량 역시 전년 대비 10%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 의약품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9.1% 늘었다. 이어 2월 2월 6.0%, 3월 16.6%, 4월 7.9%, 5월 13.7%, 6월 9.3%, 7월 11.9%, 8월 14.5%, 9월 13.5%, 10월 6.8% 등이다. 의약품 소비가 증가한 3월과 7월의 경우 생산량보다 출하량이 더 많았다. 코로나와 독감의 동시 유행 우려가 커지던 10월에도 출하량이 더 많았다. 통계만 놓고 보면 두 가지 추론이 가능하다. 하나는 의약품 생산이 늘었지만 수요가 더 큰 폭으로 늘어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다. 다른 하나는 생산이 늘었음에도 환자에게 공급되는 과정 어딘가에서 사재기 등의 이유로 계류하고 있을 가능성이다. 문제는 두 가능성 중 어느 쪽의 영향이 더 큰지 현재로선 알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정부는 수급난이 심각해진 이후로 의약품 유통 정보를 공개하고 있지만,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끊임없이 시달렸다. 의약품 생산부터 출하·유통·처방·조제 등 전주기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없다 보니, 수급난은 지속되고 제약업체와 약국 간 괴리는 점차 심해지고 있다. 정확한 원인 분석 없이 내놓은 대책들은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정부는 오늘(1일)부터 아세트아미노펜의 생산·유통·처방·조제 등 전주기를 모니터링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비정상적인 흐름을 파악하고 원인을 진단하겠다는 것이다. 의약품 수급난이 발생한 지 거의 1년이 지난 시점이다. 너무 늦은 조치임을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2022-12-01 06:18:41김진구 -
[기자의 눈] 논의 실종된 ‘비대면진료 약전달’[데일리팜=이정환 기자] 비대면진료 제도화를 향한 보건의료계와 정부 간 논의 결과가 차츰 윤곽을 드러내는 분위기다. 보건복지부는 수 차례에 걸쳐 비대면진료 법제화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고, 보건의료계는 일차원적인 반대 입장에서 물러나 비대면진료 시행안을 선제적으로 만드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 비대면진료를 향한 우려 섞인 시선이 해소된 것은 아니다. 비대면진료 시행으로 일선 의료생태계와 의료전달체계가 무너질 수 있다는 걱정이 여전히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이제 비대면진료는 손바닥으로 막을 수 없는 '파도와 같은 현상'이란 인식이 차츰 커지고 있다. 무작정 반대만 해서는 커지는 비대면진료 시장과 환자들의 수요를 버텨낼 수 없다는 현실인식이 우리 사회에 자리 잡히고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비대면진료 시행으로 뒤따르게 될 처방의약품 환자 전달(배송) 시스템에 대해서는 정부와 의료계, 약사회 간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복지부는 비대면진료는 추진하되 약 배송은 절대 추진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당시 이기일 복지부 제2차관(현1차관)은 국회의 비대면진료 관련 질의에 "비대면진료 제도화를 서두르고 있다. 약 배송까지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 약사법을 제외한 의료법 개정부터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답했다. 복지부의 이 같은 입장 표명에도 의료계와 약사회는 의문을 표하는 상황이다. '약 배송 없는 비대면진료 시행'이라는 명제가 애초 성립할 수 있느냐는 의구심이다. 복지부 말 대로 의약품 조제는 현행 시스템대로 운영하되 비대면진료만 제도화한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의 환자 진료 후 의약품 조제 환경이 구축될지를 복지부와 의료계, 약사회가 논의해야 할 일이다. 거동이 불편하거나 만성질환 재진환자의 편의성 등을 이유로 비대면진료를 제도화하면서 약은 배송 없이 근처 약국으로 직접 찾으러 가야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방식의 환경을 마련하겠다는 것인지 아직까지 복지부는 계획을 공개한 바 없다.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정부의 비대면진료 시행을 향한 의약계 불신이 해소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정말 비대면진료를 제도화 할 의지가 있다면 법제화 노력과 함께 구체적인 시스템 논의에 나서는 움직임이 동반돼야 한다. 의료계는 비대면진료의 제도화를 위한 법안을 선제적으로 마련하고 가상의 비대면진료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학술적으로 공유하는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복지부도 각계 전문가들에게 비대면진료 관련 의견을 다양하게 제출해 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 그렇다면 약사회도 비대면진료가 필연적으로 수반할 약 배송 시스템 관련 대응책을 선제적으로 만드는 작업에 나서야 할 것이다. 약 배송을 일절 수용할 수 없다면 수용할 수 없는 이유와 근거를 마련하고 비대면진료가 제도화됐을 때 처방 의약품의 환자 전달 시스템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는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 나아가 복지부 역시 보건의약 전문가들과 협의체 운영을 통해 약 배송 없는 비대면진료 시스템의 골격을 만들고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는 행정에 나서야 한다. 지금으로서는 의료계, 약사회는 약 배송 없는 비대면진료의 가능성을 가늠하기 어렵다. 국회에는 야당에 이어 여당이 비대면진료 제도화 법안을 대표발의한 상태다. 복지부는 의료법 개정안 심사에 적극적으로 임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기에 앞서 의약계 협의안을 마련하는 등 실무부터 나서야 하지 않을까.2022-11-30 17:07:12이정환 -
[기자의 눈] 다국적제약 희망퇴직을 둘러싼 시선들[데일리팜=어윤호 기자]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구조조정에 대한 공포심을 갖고 있다. 반대로 기업이라면 사정이 어려울 때 비용절감 차원에서 감원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올해도 다수의 다국적제약사들은 인력 감축을 단행, 혹은 진행 중이다. 이들 다국적제약사는 희망퇴직프로그램(ERP, Early Retirement Program)이라는 방식을 통해 인원을 감축하는 경우가 많다. ERP는 말 그대로 '자원'이라는 아름다운(?) 형식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정말 '자원'에 의해서만 진행되지는 않는다. 여하튼 ERP도 구조조정이기 때문에 언론에서도 다소 어두운 분위기로 다루고 있으며 심한 경우 노사갈등이 발생하기도 한다. 특히 나이 많은 영업직 종사자들은 희망퇴직의 암묵적 표적이 되는 경우도 적잖다. 그러나 국내 제약사들은 특정 보상 없이 감원을 진행하는 경우가 다수이기 때문에 다국적사의 ERP를 부러워하기도 한다. 실제 다국적사 직원 중에는 ERP 통해 목돈 마련을 노리는 이들도 존재한다. 업계 종사자 중에는 각 보직의 수요에 따라 얼마든지 타회사로 이직이 가능하다. 그들에게 희망퇴직은 일종의 행운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다국적사의 희망퇴직 보상 패키지는 항상 화두에 오른다. "2년치 월급에 얼마를 더 준다" "패키지는 000회사가 최고다" 등 이야기는 흔한 업계 술자리 안줏거리다. 회사가 사람을 내보내는 상황은 웃을 얘기가 아니다. 희망이라는 단어 뒤에 숨어 행사되는 강제성 문제는 분명 해결돼야 할 문제며 감원의 규모 역시 퍼즐처럼 맞춰 나가선 안 될 것이다. 다만 어차피 진행되는 구조조정이라면 보상이 따르는 것이 나은 것도 사실이다. 아름다운 감원은 없겠지만 희망퇴직이 차선이 되길 기대한다.2022-11-29 06:00:03어윤호 -
[기자의 눈] 코로나 키트 공급난 재현 없어야[데일리팜=이혜경 기자] 코로나19와 계절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이 현실화 되면서 자가검사키트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약국현장 데이터 분석 서비스 케어인사이트(www.careinsight.co.kr)에 따르면 올해 47주차(11/13~19) 396개 약국에서 판매된 자가키트는 1만2629개로, 약국당 일일 판매량이 약 4.56개로 나타났다. 올해 43주차 약국당 하루 평균 판매량 2.45개에서 2.87개(44주차)→3.28개(45주차)→ 3.91개(46주차)로 매주 증가하면서 일각에서는 올해 상반기 발생한 자가키트 공급난 재현을 우려하는 목소리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국내 생산량과 재고량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고 있다면서 공급난 재현까지 우려할 단계는 아니라고 못박았다. 11월 15일 기준 자가키트 재고량은 7000만명분으로 일주일 마다 4000여만명 분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게 이유다. 하지만 일선 약국에서는 트윈데믹으로 자가키트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 갑자기 공급보다 수요가 많아진다면 올해 초 있었던 공급난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자가키트 공급난 당시 매일 바뀌는 식약처 관리 제도에 약국들이 혼란을 겪었던 만큼 트윈데믹을 대비한 자가키트 재고 확보를 걱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 2월 자가키트 품귀현상이 일어났을 당시, 불과 열흘 새 여러 번 정부 방침이 바뀌었다. 2월 10일 식약처가 온라인 판매금지 방안을 발표한 데 이어 다음날 김부겸 당시 국무총리가 '최고가제 도입 검토'를 언급하면서 2월 11일 식약처는 약국과 편의점으로 판매처를 제한하고 소분 판매 허용, 구매수량 제한을 발표했다. 또 2월 14일 낱개 당 판매가 6000원 지정을 발표하고, 판매처 한 곳당 50개 쿼터제 적용을 발표했다가 16일 50개 쿼터제를 폐지한다고 말을 바꾸면서 약국들은 정부를 신뢰할 수 없는 상황이 됐었다. 문제는 지난 8월에도 한 번 더 발생했다. 지난 7월 20일부터 9월 30일까지 의료기기판매업 신고를 하지 않은 편의점에서도 자가키트를 판매할 수 있도록 하면서 약국의 불만이 높아졌다. 지금은 자가키트 공급이 충분하다고 하지만, 또 다시 품귀 조짐이 보이면 식약처는 지난 2월과 7월 사례처럼 적극적으로 개입할 모양새다. 하지만 또 다시 준비 안된 방침과 기존 체계를 무시한 방안이 발표된다면, 결국 신뢰는 깨지고 말 것으로 보인다. 식약처가 미리 전문가들과 수요를 예측해서 급한 대책이 아닌 자연스러운 해결책을 함께 만들어 현장의 혼란과 불만이 없도록 해야 한다.2022-11-28 15:37:59이혜경 -
[기자의눈] 고덱스 결정유예, 재평가 합당했나[데일리팜=이탁순 기자] 지난 23일 열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에서 고덱스캡슐과 이모튼캡슐의 급여 적정성에 대해 다음 건정심에서 추가 논의하기로 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약평위)가 급여 적정성을 인정했지만, 최종 기구인 건정심이 제동을 건 것이다. 건정심은 임상적 유용성이 불분명한 약제가 비용 효과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급여 적정성을 인정하는 게 합당한지 재논의할 계획이다. 이번 건정심 결정은 작년부터 진행해온 약제 급여 적정성 재평가가 올바르게 진행되고 있는지 돌아보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특히 우선 평가하고 있는 임상적 유용성에 대한 판단 근거가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심평원은 교과서, 임상진료지침, 임상문헌 등 근거 기반을 토대로 임상적 유용성을 우선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임상적 유용성이 애매한 품목들, 불분명한 품목들이 나오고 있다. 고덱스와 이모튼도 그런 종류의 약제였다. 그렇다면 평가의 근거가 되는 자료들이 신뢰성이 부족하거나, 근거의 문턱이 너무 낮은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급여 재평가와 달리 식약처의 효능 재평가는 훨씬 명료하다. 약효가 불분명할 경우 임상시험을 통해 근거를 마련토록 하고 있다. 임상시험 성공 여부에 따라 허가도 달라지는 것이다. 하지만 심평원의 임상적 유용성 평가는 애매하면 건너뛰게 돼 있다. 즉 임상적 유용성이 불분명할 경우 비용효과성을 따져 급여 적정성을 평가하는 것이다. 임상적 유용성이 정확히 입증되지 않더라도 급여를 유지할 수 있는 길이 있는 것이다. 어떤 면에서는 약효가 있는지 없는지 모르지만, 가격이 저렴하니 급여를 유지한다고 볼 수도 있다. 건정심도 이 지점을 지적하고, 약제비 지출 적정화 목적이 급여 적정성 재평가의 취지에 맞는지를 묻고 있다. 다음 건정심에서 고덱스, 이모튼이 약평위 결정대로 급여 적정성을 인정받는다 해도 기존 임상적 유용성 평가 부분은 수정해야 된다고 본다. 중간 없이 임상적 유용성 여부가 명확한 평가체계를 마련하든지, 아니면 임상적 유용성이 불분명할 경우 분명하게 만드는 단서를 제시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지금의 급여 적정성 평가는 확실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 임상적 유용성이 불분명한 약제는 식약처에 맡겨 임상 재평가를 진행해 보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 식약처가 검증하는 효능과 심평원이 평가하는 임상적 유용성이 달라 굳이 이중 검증을 받는게 효율적인지도 되묻고 싶다. 심평원은 건정심의 이번 결정을 일종의 딴지라고 치부하지 말고, 급여 재평가가 올바르게 진행됐는지 다시 곱씹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2022-11-25 06:34:58이탁순 -
[기자의 눈] 크리스탈의 팬젠 인수 승부수[데일리팜=이석준 기자] 크리스탈지노믹스는 4년 연속 적자(연결 기준) 위기다. 2019년 106억원, 2020년 101억원, 2021년 51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 3분기까지도 186억원 적자를 내고 있다. 돌파구가 필요하다. 크리스탈지노믹스의 선택은 코스닥 상장사 팬젠 인수였다. 팬젠 인수를 위해 240억원을 투입한다. 내년 1월 계약금 외 잔금을 처리하면 팬젠 최대주주가 된다. 팬젠도 적자다. 표면적으로 적자 기업이 적자 기업을 인수하는 모양새지만 크리스탈지노믹스는 당장의 적자 가중을 감수하고 사업 시너지를 선택했다. 크리스탈지노믹스는 바이오 신약 연구개발부터 생산까지 일원화하여 토탈 바이오 회사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팬젠은 생산시설을 갖추고 빈혈 치료제(EPO)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해 국내외 판매 중이다. 크리스탈지노믹스가 갖지 못했던 장점들이다. 상장사 인수로 자금조달 통로를 확대할 수도 있다. 팬젠의 가능성은 휴온스를 통해서도 확인됐다. 휴온스는 지난해 6월 팬젠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9.3%를 쥐고 있다. 크리스탈지노믹스의 팬젠 인수 절차가 마무리되면 팬젠의 1,2대 주주는 크리스탈지노믹스와 휴온스가 된다. 향후 양사의 사업 제휴 가능성도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 물론 우려의 시선도 많다. ▲적자 기업의 적자 기업 인수 ▲240억원 투입에 따른 유동성 고갈 ▲유동성 확보를 위해 유상증자 단행 등으로 낮아진 최대주주 지분율 등이 그렇다. 다만 크리스탈지노믹스는 변화를 택했다. 어떻게 보면 크리스탈지노믹스의 미래 사업 자신감으로도 생각할 수 있다. 회사는 최근 R&D 성과(췌장암신약후보 미국 1b/2상 임상 진전 등)도 다수 도출하며 본업에 대한 투자도 지속하고 있다. 실적은 부진해도 사업 확장 의지는 이어가고 있다. 크리스탈지노믹스의 팬젠 인수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적자 기업의 변화 추구는 낮아진 기업가치를 움직일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적자 늪에 빠진 크리스탈지노믹스가 기업 인수 승부수를 던졌다.2022-11-24 06:00:27이석준 -
[기자의 눈] 전문약사제, 이제 와 실익을 고민하다니[데일리팜=김지은 기자] 내년 4월 시행을 앞둔 전문약사제도가 법령 정비를 코 앞에 두고 표류하고 있다. 주관 부처인 복지부가 앞서 밝힌 전문약사제도 시행과 관련한 타임테이블에 따르면 10월 말까지 제도 관련 하위법령 초안이 마련돼 입법예고가 진행됐어야 했다. 하지만 한 달이 지나도록 복지부는 이에 대한 어떤 답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들은 최근 공개 석상에서 잇따라 세부 법령 정비가 늦어지는 이유로 전문약사 자체의 실익과 직역 갈등 등을 제시했다. 특히 지역 약국· 산업 약사의 업무 범위, 인력 관리 방법 등이 주요 고민 대상이라고 했다. 10년 넘게 자체적으로 전문약사를 배출하며 경험을 쌓아 온 병원약사와 달리 정체성부터 역할까지 모호하다는 것이다. 더불어 의료계와의 직능 갈등 역시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고 했다. 자칫 이번 제도를 통해 탄생할 국가 공인 전문약사의 서비스가 다른 직능의 범위를 침범해 갈등이 발생하는 등 문제가 잔존해 있다는 것이다. 복지부의 고민은 사실 전문약사제도 설계 전부터 제기돼 왔던 부분이다. 병원약사는 논외로 하더라도 지역 약국·산업약사가 전문약사 자격을 취득했을 때 실질적으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은 제기돼 왔던 부분이다. 이런 고민을 반영해 복지부도 법률 정비 이전에 3차례에 걸친 연구용역 절차를 거쳤다. 연구가 거듭되면서 이전에 제기됐던 문제를 일정 부분 구체화하는 작업도 동반됐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대한약사회와 병원약사회, 산업약사회 대표들이 참석한 전문약사제도협의회와 각 직역별 전문약사제도 TF는 수개월에 거쳐 시행령 마련을 위해 고민하고 연구했으며, 최종 결과를 지난 9월 말에 복지부에 전달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협의회와 복지부는 수차례 정책간담회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와 제도의 실익이나 정체성을 따지기에는 그간 고민할 시간도 기회도 너무 많았다는 것이다. 지난 주말 열린 병원약사대회에서 복지부 관계자는 “지금쯤 초안을 입법예고해도 빠듯한데 아직 협의되지 않은 부분이 상당하다. 빨리 협의해 시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정부는 선수보다 심판, 조정자에 가깝다. 체계적인 분발을 하고, 다른 한편으론 정책 방향을 제시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관계자의 말 대로 4월 제도 시행은 이미 결정돼 있고 빠르면 내년, 늦어도 내후년에는 국가공인 전문약사 탄생이 기정사실화 돼 있다. 심판이 중심을 잃으면 결국 경기는 산으로 갈 수밖에 없다. 복지부가 하루 빨리 중심을 잡고 법령 정비에 속도를 내길 바란다.2022-11-22 17:27:23김지은 -
[기자의 눈] 빈약한 코로나 백신 유인책[데일리팜=정새임 기자] 엄마에게 물었다. "동절기 코로나19 백신 맞았어? 엄마 아빠 대상자야." 엄마는 대수롭지 않게 답했다. "괜찮아. 건강한 60대라 안 맞아도 돼." "무슨 소리야. 엄마 고지혈증 있잖아. 빨리 맞아." "괜찮아. 코로나 걸려도 가볍게 지나갈 거 같아." 엄마에게 잔소리 아닌 잔소리를 한 끝에 맞겠다는 대답을 들었다. 하지만 떨어져 지내는 부모님이 진짜 백신 접종을 받을지는 모르겠다. 딸의 말도 쉽사리 먹히지 않는데 정부의 말은 와 닿기나 할까. 정부가 코로나19 백신 접종률 높이기에 한창이다. 그럴 만도 한 게 최근 코로나 통계에서 위기가 감지된다. 21일 기준 코로나19로 입원 치료를 받는 위중증 환자는 전날 451명보다 14명 늘어난 465명으로 집계됐다. 9월 21일(494명) 이후 두 달 새 가장 많은 수준이다. 코로나19 누적 사망자는 3만명을 넘어섰다. 사망자가 늘면서 치명률도 0.11%로 상승했다. 7차 재유행으로 확진자도 늘면서 최근 7일간 평균 일일 신규 확진자는 5만2002명에 달했다. 결국 코로나19 취약계층을 백신으로 보호해야 하는데, 아직 60세 이상 고령층과 감염 취약시설 관련자의 동절기 부스터샷(2가) 접종률은 각각 17.3%, 17.6%에 불과하다. 고령층 10명 중 8명이 2가 백신을 맞지 않은 것이다. 방역당국은 이번 주부터 내달 18일까지를 동절기 추가접종 집중 기간으로 정하고, 고령층과 감염취약시설을 중심으로 접종 독려에 나섰다. 이 기간 내 60세 이상 고령층의 절반 이상이 2가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감염취약시설의 접종률 60%를 달성하는 게 목표다. 비장한 목표에 비해 유인책은 상당히 빈약하다. 개인에게 주는 인센티브는 템플스테이 할인, 고궁 및 능원 무료입장 등 문화체험 혜택, 지자체별 소관시설 이용 시 할인 혜택 등이다. 자식 입장에서 봐도 우리 부모님이 템플스테이나 고궁을 가기 위해 백신을 맞을 것 같지 않다. 심지어 고궁이나 능원은 이미 65세 이상에게 무료로 열려 있다. 이미 코로나에 대한 국민의 인식은 달라져도 너무 달라졌다. 코로나19에 걸려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오히려 백신 부작용을 더 무섭게 여긴다. 예방을 위해 백신을 맞는 게 아니라 필요에 의해 백신을 맞는다. 여행을 가야 하는데 부스터샷 인증이 필요하거나 백신을 맞지 않으면 불이익이 따르는 경우 등이다. 이런 상황에서 작년에나 통했던 템플스테이 무료 입장 같은 유인책을 제시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보다 실효성 있는 유인책이 필요하다. 국민이 예방을 위해 자발적으로 백신을 찾도록 다방면으로 홍보도 필요하다. 단순히 '접종해야 한다'는 당위성만 강조하는 것은 효용이 없다. 정부의 힘으로 역부족이라면 제약사의 손을 빌릴 수도 있다. 백신은 대중광고가 허용되는 만큼 코로나19 백신 개발사들의 자사 백신 홍보를 통해 전체 접종률 상승 효과를 꾀할 수 있다. 정부는 매일 브리핑에서 백신 접종을 독려한다. 이 같은 호소가 허공 속 외침으로 끝나지 않도록 대중을 설득하기 위한 심도 있는 전략이 필요할 때다.2022-11-22 06:17:03정새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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