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얼마나 남아있어야 품절인가요?
- 정흥준
- 2022-12-04 13: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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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약 뿐만 아니라 변비약과 멀미약 등 여러 제품군에서 의약품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약국가에서는 품절약 처방을 중단해 달라거나,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품절약의 생산량 확보를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또한 모든 품절약을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종합관리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요구도 있다.
이처럼 정부가 공급대책을 세우기 위해서는 먼저 품절약을 분류해야 하지만, 현재로선 생산중단을 제외하고 어떤 약을 ‘품절’로 분류할 것인지 명확한 정의가 없는 상황이다.
제조사와 유통사는 재고가 있다는데 약국에선 오랜 품절이라고 말하거나, 약국에서 당장 조제는 하고 있지만 품절과 다름 없다는 약들도 있다.
모호한 기준 때문에 의약품 공급 채널별로 특정 의약품 수급과 품절에 대한 입장차가 나타나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제조와 유통, 약국이 모두 합의할 수 있는 품절 범위부터 정의하는 일을 우선해야 한다.
생산-유통량이 얼마나 감소돼야 품절인지, 몇 개 약국이 약을 얼마만큼 씩 가지고 있을 때 품절약이라고 정의할 것인지 기준이 필요하다.
그런 뒤 에야 기준에 해당하는 품절약은 처방변경 유도나 중단, 생산 지원을 할 수 있고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도 논의를 시작해 볼 수 있다.
또 단기와 중기, 장기 품절은 어느 정도의 시기로 나눌 것인지 정해 단계별 조치 방안도 논의할 수 있다.
글로벌 수급 불균형은 철강과 에너지, 곡물 등에서 모두 나타나고 있지만 의약품만큼 정부가 생산-유통량을 세부적으로 들여다 보고 있는 산업군은 없다.
의약품 공급이 공적 영역이기 때문이다. 이는 곧 다른 산업군과 달리 품절 기준과 정의를 내리는 데 의미가 있고, 이를 통한 기대 이익이 크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지금의 품절 사태는 시장 참여자들의 불안이 키우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정부가 품절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이 곧 사재기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감기약 약가인상으로 생산량 증대를 유도하는 것도 좋다. 하지만 중장기적인 수급 문제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임기응변식 정책보단 근본적 해결방안 마련을 위해 품절약 정의부터 합의를 이끌어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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