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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챔프' 자진회수와 행정처분은 별개[데일리팜=이혜경 기자] 동아제약이 어린이해열제 '챔프시럽'의 갈변현상을 인지하고 자진회수 조치에 나섰지만, 행정처분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언뜻보면 자진회수의 이유인 '일부 제품의 성상변화(변색)'가 행정처분 대상으로 보이지만, 식약처는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을 위반'을 가장 큰 문제로 보고 행정처분을 검토 중이다. '약사법' 제76조 및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 제95조 관련 개별기준을 보면 의약품 등의 제조업자 또는 품목허가를 받은 자가 의약품 등의 제조관리 의무 또는 생산관리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 행정처분을 받는다. 이 중 '작성된 기준서 및 지시서의 내용을 준수하지 않은 경우' 1차에서 전 제조업무정지 또는 해당 품목제조 업무정지 1개월 처분이 내려진다. 식약처는 동아제약이 민원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GMP 기준을 따르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행정처분 검토에 나선 것으로 알려진다. 챔프시럽의 갈변 민원은 지난 1월 6건을 시작으로 2월 12건, 3월 26건으로 꾸준히 제기됐다. 하지만 동아제약은 민원 제기 당시가 아닌 일부 '맘카페'를 통해 챔프시럽의 갈변현상이 이슈화 하면서 자진회수에 들어갔다. 동아제약은 자진회수가 결정된 이후부터 빠르게 움직였다. 복용하고 남은 제품이 단 1포이더라도 정상 제품 1통으로 교체해주고, 환자가 반품을 원하는 경우 약국 판매가보다 높은 6000원으로 책정했다. 하지만 식약처는 동아제약이 갈변 민원 제기 이후 자진회수에 들어갈 때 까지 명확한 원인 규명을 진행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GMP 지시서에 따르면 고객 민원이 제기됐을 때 신속하게 불만 내용을 조사하고 원인을 규명한 후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식약처는 지난 1월부터 동아제약이 이를 규명하기 위해 노력했는지에 대한 행정처분 위반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만약 민원 제기 이후 제대로 된 원인 규명이 이뤄지지 않았다면 챔프시럽의 제조 업무정지 1개월은 불가피해 보인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감기약 품귀현상이 발생하면서 조제용 아세트아미노펜 뿐 아니라 어린이용 감기약 시럽제제를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였다. 이로 인해 식약처는 감기약 제조 업체에 증산을 요청하면서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기도 했다. 동아제약의 챔프시럽 또한 증산 정책에 참여하면서 생산량을 늘렸다.지난해 매출만 보더라도 2021년 51억원보다 164% 증가한 134억원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다른 시럽제와 달리 색소와 보존제가 없어 갈변이 더욱 눈에 띄었고,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시럽제인 터라 꾸준히 민원이 제기된 것으로 보인다. 동아제약은 챔프 시럽에 있는 백당 성분이 유통과정 중 빛 또는 고온 등에 노출되면서 색상이 변하는 갈변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정부의 증산 정책에 참여하고도 유통 과정에서 발생한 갈변 현상이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해버렸다. 이미 벌어진 문제 인 만큼 동아제약은 갈변 현상의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고, GMP 기준서를 지켜 명예를 되찾는 일만 남았다.2023-04-16 16:51:49이혜경 -
[기자의 눈] 씨티씨바이오 지분 이슈와 내실 확보[데일리팜=이석준 기자] 씨티씨바이오가 혼란스럽다. 최대주주가 변경된지 1년 6개월여만에 또 다시 경영권 이슈에 휩싸여서다. 최근 씨티씨바이오의 경영권 이슈은 파마리서치가 2대주주로 올라오면서다. 파마리서치는 씨티씨바이오 지분 8.05%까지 확보했다. 최대주주 이민구 씨티씨바이오 대표(9.77%)와는 불과 1.52% 차이다. 파마리서치는 앞으로 114억원 규모 씨티씨바이오 지분을 추가할 계획이다. 이 경우 최대주주 변경 가능성이 거론된다. 씨티씨바이오의 경영권 이슈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최대주주의 낮은 지분율 때문이다. 언제든 적대적 M&A에 노출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민구 대표도 2021년 9월 씨티씨바이오 최대주주로 등극하는데 불과 9.98% 지분만으로 가능했다. 기존 최대주주인 조호연 전 회장 측이 9.93%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이민구 대표는 최대주주 등극 후 21%까지 지분을 늘리겠다고 선언했지만 약속은 이행되지 않았다. 이에 현 지분율은 9.77%에 불과하다. 특수관계자 더브릿지를 포함해도 12.47%뿐이다. 최대주주 지분율이 낮다보니 적대적 M&A에 노출되고 있다. 이에 5% 주주만 등장에도 경영권 이슈에 휩싸인다. 현재 씨티씨바이오 지분은 파마리서치(9.01%) 외에도 에스디비인베스트먼트(6.46%), 조용준 동구바이오제약 대표(4.94%)도 5% 안팎으로 들고 있다. 현재까지는 우군으로 보이지만 돌아설 경우 경영권을 쉽게 뺏길 수 있는 구조다. 경영권 이슈의 진짜 문제는 직원들이다. 통상 최대주주가 바뀌면 최대주주측 사람들이 주요 보직을 차지하기 마련이다. 이민구 대표가 씨티씨바이오 최대주주에 오르는 과정에서도 회사 원년 멤버가 모두 회사를 떠났다. 조호연, 성기홍, 전홍열 등 20년 간 경영을 이끌던 인물들이다. 일반 직원들도 마찬가지다. 1년 6개월전 최대주주가 바뀌면서 많은 직원이 회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10년 이상 근무한 회사 관계자는 "최근 또 다시 경영권 이슈가 일면서 벌써부터 인사 태풍이 올까 우려스럽다. 현 최대주주 이후 많은 직원이 떠났다. 2019년부터 대표이사 교체만 5번이다.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씨티씨바이오는 지난해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다만 낮은 최대주주 지분율로 인한 적대적 M&A 이슈는 수년째 지속되고 있다. 이번에도 경영권 이슈로 직원들이 혼란스럽다. 씨티씨바이오는 실적도 중요하지만 안정적인 경영권을 바탕으로 직원 동요를 잡는 게 우선이지 않을까. 그렇지 않으면 지난해 최대 실적도 '반짝'에 그칠 수 있다.2023-04-13 06:00:01이석준 -
[기자의 눈] 제네릭 또 깎으면 신약개발도 멀어진다[데일리팜=황진중 기자] 제네릭 약가를 인하하는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는 소식에 제약바이오 업계가 뒤숭숭하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제네릭 약가 인하 정책은 사용량-약가연동 협상, 제네릭 약가재평가 등 기존 약가인하 정책 외에 추가적인 내용인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가 혁신신약·필수의약품 가격을 우대하는 정책과 함께 제네릭 약가의 조정을 위한 정책을 동시에 진행하는 '트레이드오프'에 나서고 있다는 소식이다. 트레이드오프는 한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다른 목표를 희생시키는 것을 뜻한다. 도입 의약품과 제네릭 의약품 위주인 국내 제약바이오 시장에서 제네릭 약가를 인하하면 제약사가 어떤 자금으로 신약개발에 나설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이 허가받은 신약 중에서 의미 있는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약은 유한양행 '렉라자', 보령 '카나브패밀리', LG화학 '제미글로', HK이노엔 '케이캡', 대웅제약 '펙수클루' 등 5종가량이다. 이외에 개량신약 등이 있지만 대부분은 제네릭이 산업 매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제약바이오 기업이 각종 개량신약과 복합제 개발에 나서 현금창출원을 확보했지만 여전히 국내 제약산업의 근간은 제네릭인 것으로 볼 수 있다. 국산 제네릭은 국내 제약바이오 시장은 물론 해외 시장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종근당, 대웅제약 외에도 JW중외제약, 삼진제약, 삼천당제약 등이 제네릭 수출에 성공했다. 글로벌 제네릭 시장이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음에도 제네릭 지원책이 아닌 약가 인하가 추진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시장조사기관 프리시던스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제네릭 시장은 지난해 4393억7000만 달러(약 581조원)에서 오는 2030년 6708억2000만 달러(약 887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연평균 예상 성장률은 5.4%다. 주로 제네릭 판매를 통해 현금을 창출하고 있는 중견제약사들이 신약개발을 위한 오픈이노베이션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시기에 나오고 있는 약가 인하 가능성 소식이라 더 난감한 형국이다. 삼진제약은 지난해에만 신약개발을 위한 오픈이노베이션을 진행해 바이오, 디지털헬스케어 기업 등 7곳과 협력하기로 했다. 한림제약도 지난 2017년부터 국내 바이오기업 9곳과 공동연구와 기술이전 등을 진행하고 있다. 제네릭은 단순한 복제약이 아니다. 신약개발을 위한 자금원 중 하나다. 이스라엘계 글로벌 제약사 테바는 1980년대 매출 5000만 달러(약 661억원) 규모의 제약사였지만 지난 2015년 매출 197억 달러(약 26조원)를 기록하면서 25년만에 400배 성장했다. 성장은 제네릭 판매로 가능했다. 테바는 이후 제네릭 판매를 통해 확보한 현금을 신약개발에 투자해 편두통 예방 신약 '아조비(프레마네주맙)' 개발에 성공했다. 아조비는 지난해 글로벌 매출 7500만 달러(약 992억원)를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41% 성장한 약이다. 제네릭 약가인하 철퇴보다 제약사가 제네릭 판매를 통해 안정적으로 자금을 확보하고 이를 연구개발(R&D)에 투자해 개량신약, 신약을 개발할 수 있는 선순환 모델을 구축할 수 있도록 돕는 정책이 더 절실한 것으로 보인다.2023-04-12 06:15:50황진중 -
[기자의 눈] 전문약사, 언제까지 희망고문만 할 건가[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주말인 오늘도 복지부와 전문약사제도에 대한 토의가 진행되고 있다. 어쩌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을 것 같다. 끝까지 최선을 다 하겠다.” 9일 인천시약사회가 진행한 팜페어 본행사 중 축사에 나선 최광훈 대한약사회장의 발언이다. 행사를 주관한 인천시약사회가 지역 약국 약사를 배제한 제도 시행의 문제점을 지적하자 아직 확정되지 않은 시행규칙의 변경 가능성을 언급하며 성난 약심을 달래려던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8일 제도가 시행됐음에도 불구하고 국가 공인 전문약사가 탄생하기까지는 여전히 많은 과제가 남아 있다. 무엇보다 제도의 세부 시행방법을 명기한 시행규칙은 아직 법제처와 규제심사대에도 오르지 못한 상태다. 지난 주말에도 복지부와 약사회가 논의 자리를 가졌다는 최 회장의 발언을 곱씹어 보면 사실상 규칙이 확정되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시행규칙의 확정 발표된다고 제도가 바로 시행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시험 기관, 인증기관 등의 선정부터 구체적인 시험 준비까지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하지만 약사사회를 향한 복지부의 희망고문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약사회는 전문약사제도 법제화가 결정된 후 지난 한해 협의체를 꾸려 자체적인 논의를 거쳐 제도의 초안을 만들고, 또 복지부와 협의해 왔다. 병원약사회가 10년 넘게 민간 자격의 제도를 운영해 왔던 만큼 병원약사 위주의 제도가 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판은 커졌고, 병원약사를 넘어 지역약국 약사, 산업약사도 국가 공인 전문약사 자격을 취득할 수 있을 것이라는 약사사회의 기대감도 높아졌다. 하지만 약사들의 기대는 결국 기대에만 그쳤다. 입법예고된 규정안, 시행규칙안 어디에도 지역 약국 약사, 산업약사가 진입 가능한 장치는 찾아볼 수 없었고, 결국 국가 공인 전문약사는 병원약사들만의 전유물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입법예고 이후에도 약사회는 실낱 같은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제도가 이미 시행됐음에도 불구하고 발표되지 않은 시행규칙에 마지막 기대를 걸고 있기 때문이다. 시행규칙에 일부 조정이라는 약사사회의 기대가 이번에도 희망고문으로 그칠지는 지켜볼 일이다. 전문약사제도는 이미 시행됐지만, 관련 법은 아직 반쪽짜리이며, 실질적인 제도 시행을 위해 해야 할 일들이 남아 있다. 복지부가 하루라도 빨리 현명한 결단을 내리길 기대한다.2023-04-10 20:07:55김지은 -
[기자의 눈] 제약사 수장 교체 바람, 변화 기대감 커진다[데일리팜=정새임 기자] 올해만 30곳에 가까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대표이사를 교체했다. 한미약품, 동화약품, 하나제약 등 전통제약사부터 유틸렉스, 헬릭스미스, 제테마 등 바이오 기업까지 제약바이오 전반에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각 사마다 대표이사를 교체한 배경은 각기 다르지만 불확실성이 커진 경제상황 속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는 의지가 짙게 깔려있다. 한미약품은 창립 50주년을 맞아 경영진 세대교체를 꾀했다. 새로운 대표를 통해 한미약품이 어떤 사업에 힘을 줄 것인지 예측해볼 수 있다. 그간 한미약품을 이끌었던 우종수·권세창 전 대표는 의약품 개발 전문가였다. 올해 신규 선임된 박재현 대표는 제조 전문가다. 박 대표 체제가 시작되면서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점쳐진다. 대웅그룹의 한올바이오파마와 코오롱그룹의 코오롱제약의 경영진 변화도 같은 맥락이다. 한올바이오파마는 박승국 대표이사가 부회장직을 맡으며 대웅제약 박수진 본부장이 신규 대표로 선임됐다. 박 신임 대표는 대웅제약 전문의약품(ETC) 영업본부장 출신의 '영업통'이다. 글로벌 신약개발에 중점을 뒀던 한올바이오파마가 내수 영업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반대로 내수 시장 위주로 의약품을 판매했던 코오롱제약은 글로벌 신약 개발로 눈을 돌렸다. 신약개발 바이오텍 플랫바이오를 흡수합병 하고 플랫바이오 창업주 김선진 대표를 코오롱제약 각자대표로 선임했다. 김 대표는 코오롱생명과학 대표직도 맡으며 코오롱그룹의 신약개발을 이끈다. 이 외에도 SK바이오팜과 유유제약은 '투자통'을 대표이사로 선임하며 투자 강화를 예고했다. 셀트리온, 진양제약처럼 창업주가 회사에 경영 일선에 복귀해 강력한 리더십을 펼치려는 모습도 엿보인다. 코로나19 팬데믹 속 제약바이오 업계는 비교적 안정적인 실적을 보여줬다. 하지만 코로나 후유증으로 높아진 글로벌 경제위기 우려가 업계에도 위기감으로 다가오고 있다. 올해 늘어난 경영진 교체 시도는 '변화가 없으면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된 변화의 신호탄이다. 타 업계가 침체 우려로 고용을 줄이고 생산을 감소하는 것과 달리 제약바이오 업계는 중장기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초석 다지기에 집중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 85곳 중 62곳은 직원 수를 확대하며 인력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10곳 중 7곳이 일자리를 확대하며 경제 위기 속에서도 성장 동력을 잃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올해 경영진 교체로 본격적인 신사업 진출, 투자 확대를 기대해 볼 수 있다. 제약바이오 업계의 진취적인 경영전략이 경제적 불확실성을 현명하게 헤쳐나가는 열쇠가 되기를 바란다.2023-04-10 06:15:53정새임 -
[기자의 눈] 공공심야약국과 화상투약기 공생시대[데일리팜=강혜경 기자] 늦은 밤과 공휴일에 약사와 상담을 통해 일반의약품을 구입할 수 있는 원격화상투약기가 지난달 30일 가동을 시작했다. 공교롭게 같은 날 공공심야약국 법제화가 포함된 약사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거시적 차원에서 국민 불편을 해소할 수 있는 화상투약기와 공공심야약국이 함께 존립하게 된 것이다. 약사사회 내에서는 여전히 화상투약기에 대한 부정 여론이 적지 않지만, 약국이 문을 닫은 심야시간대와 공휴일에도 의약품을 구입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일반인들의 반응은 나쁘지 않다. 지난 3일 KBS라디오 '조우종의 FM대행진'에서는 '지금까지는 휴일이나 늦은 시간에 급하게 약이 필요하면 공공심야약국을 찾아가거나 편의점약으로 해결해야 했는데, 기계를 통해 약사를 만나 원격으로 약을 구매할 수 있는 원격화상투약기가 수도권에서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진료에 대한 문턱이 낮아지면서 지난해 6월 정부가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화상투약기 규제특례 과제를 승인했는데, 약국 앞 화상투약기를 통해 화면 속 약사에게 증세를 얘기하면 약사가 상담 후 원격제어로 약을 골라주기 때문에 약물 오남용을 막을 수 있고 상담 내용 또한 녹화돼 6개월 간 보관되기 때문에 문제가 생겼을 때 책임소재도 가릴 수 있게 된다'고 화상투약기를 소개했다. 쓰리알코리아에 따르면 운영 일주일간 사용량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내주부터는 SNS 등 국민 홍보를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실증특례를 내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역시 각 지자체 등을 통해 '실증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서는 약사법 등에 관리감독 업무를 담당하는 보건소 등 지자체 담당부서의 협조와 지원이 필요하다'며 협조를 당부했다. 물론 정부의 공공심야약국과 겹치는 부분도 적지 않다. 공공심야약국 법제화를 포함한 약사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약사회는 약사 직능의 공공성이 법으로 인정된 것 같아 기쁘다며 국민의 편의를 위해 시범사업 보다 참여 약국 개수와 지역 등을 넓히겠다는 입장이다. 대한한약사회까지 나서 공공심야약국 법제화를 환영한다며 일반약 판매를 중심으로 하는 365약국·야간약국도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과기부 역시 '단, 정부의 공공심야약국 정책을 고려해 조화롭게 시행'이라는 단서를 실증특례사업에 붙여뒀다. 화상투약기가 약사법에 명시된 약사와 환자의 대면 원칙을 깨는 첫 사례이자, 약국 밖 투약기를 통해 의약품을 판매하는 첫 번째 사례라는 데서 생기는 우려들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약사가 환자의 의약품 선택을 핸들링하고, 궁극적으로는 국민의 의약품 구입 불편을 해소할 수 있다는 차원에서 편의점 안전상비약을 확대하거나 배송해 달라는 대항마로써는 충분한 논거가 있다고 본다. 남은 숙제는 홍보다. 화상투약기가 설치되고 공공심야약국이 법제화된다고 해서 산자부 실증특례 신청이 이뤄진 상비약 자판기와 배달의민족 상비약 배달이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본인이 거주하는 곳에서 가까이 위치한 화상투약기가 어느 약국에 설치돼 있는지, 가까운 공공심야약국이 어디인지 홍보와 각인이 필요하다. 무한 경쟁의 가능성도 존재하지만 화상투약기와 공공심야약국이라는 두 가지 방법을 통해 의약품 구입 불편 해소라는 측면에서 효과성을 들여다 보고, 산업계의 규제완화 요구에 대응할 만한 근거자료로 활용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2023-04-06 09:28:14강혜경 -
[기자의 눈]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이 왜 필요하죠?[데일리팜=정흥준 기자] 한시적허용 종료 시점이 오자 시범사업이라는 명목으로 비대면진료 유지를 논의한다. 국회 복지위 여야 의원들의 반대에 부딪혀 법제화에 제동이 걸리자, 국민의힘과 정부는 초법적인 방법으로 서비스를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당정협의에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의료법 개정 전이라도 보건의료기본법 아래 시범사업으로 제한적으로라도 비대면진료를 이어갈 방안이 없는지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갑작스런 서비스 중단 위기에 놓여있던 플랫폼 업체들에겐 희소식이지만, 이들 스스로도 의아하지 않을까. 지난 3년 동안 해왔던 서비스는 시범사업이 아니었냐는 질문이 나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가 진행한 비대면진료 찬반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5875명 중 58.9%가 반대 입장을 밝혔다. 국회 복지위 여야 위원들도 회의적인 입장이고, 의약단체 역시 무리한 비대면진료 추진을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비대면진료는 지난 3년 간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국회와 의약단체, 국민 중 누구도 설득하지 못한 셈이다. 최근 복지부는 비대면진료 3년 간의 데이터를 발표했다. 2020년 2월 이후 3661만건의 비대면진료가 이뤄졌고, 국민 3명 중 1명은 이용했지만 의약품 오남용과 오진 등의 부작용은 발생하지 않았다는 내용이었다. 비대면진료 관련 사고 역시 처방 과정에서의 누락·실수 등 5건에 불과해 우려했던 부작용은 없었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렇다면 정말 의약품 오남용, 오진에 따른 부작용이 단 한 건도 일어나지 않았을까. 비대면진료에 큰 비중을 차지했던 코로나 재택환자에게 적정 처방이 이뤄졌는지, 혹은 부작용이 발생했는지 파악할 보고 체계가 작동했을까. 안타깝게도 3년의 서비스는 앙상한 데이터만을 남겨 놨다. 비대면진료의 고도화는 이루지 못했고, 부작용으로 우려되는 지점들에 대한 보완책 마련도 이뤄지지 않았다. 플랫폼 업체의 환자 정보 이용 및 유출에 대한 대책도 없고, 오진이나 잘못된 약 배송에 따른 책임 소재도 불명확하다. 전자처방전 전송과 표준화의 문제, 비대면 진료와 복약상담의 질을 보장하는 것도 3년 동안 개선되지 않았다. 급박하게 시행된 한시적 허용 서비스가 무결점이었다기 보다 결점을 찾아내 보완할 의지나 능력이 없었다고 말하는 게 더 개연성이 높지 않을까. 아울러 시범사업이 다시 한번 필요하다는 이야기는 3년 간의 한시적 허용이 실패로 끝났다는 걸 얘기하는 것과 다름없다. 윤석열 정부의 비대면진료 추진과 규제 개혁에 대한 의지, 위기에 놓인 영세한 플랫폼 업체들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는 마음은 느껴진다. 하지만 코로나 위기라는 명분도 사라진 상황에서 초법적인 시범사업을 해야 하는 이유를 보건의료 종사자들과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2023-04-05 17:24:46정흥준 -
[기자의 눈] 무릎꿇은 특례상장 기업과 K-바이오의 위기[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지난달 31일 셀리버리 정기 주주총회. 조대웅 셀리버리 대표가 주주들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회사의 상장폐지 위기로 성난 주주들을 달래기 위한 행동이었다. 그는 "회사 정상화에 목숨을 걸겠다"고 호소했다. 이 회사는 지난 2018년 '성장성 특례상장 1호 기업'으로 코스닥에 입성했다. 2020·2021년 제약바이오주가 고공 행진할 때 회사의 주가는 10만원 이상으로 치솟았다. 그러나 2021년 중순부터 급락을 반복했고, 현재는 6000원대로 내려앉았다. 올해 들어선 상장폐지 사유까지 발생했다. 지난달 23일 셀리버리 외부감사인은 이 회사의 지난해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 의견으로 '의견 거절'을 제시했다. 대주회계법인은 셀리버리의 유동성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작년 말 기준 이 회사의 유동부채는 551억원으로, 유동자산 300억원보다 많아 자본 잠식이 발생했다. 개별 기업의 문제일까. 제약바이오업계 일각에선 특례상장 바이오기업의 '태생적 한계'라는 지적이 나온다. 성장성 특례상장은 말 그대로 기업의 성장 가능성에 높은 가산점을 주는 상장 제도다. 상장을 주관하는 증권사가 기술력과 성장성을 판단해 잠재력이 높다고 추천하면, 상장 요건 중 수익성과 매출 기준이 완화된다. 상장 당시에 적자를 내거나 매출이 없는 기업이라도 증권사가 일종의 보증을 하면, 상장이 가능해지는 구조다. 특례상장 기업은 상장한 해를 포함해 5년 간 관리종목 지정이 유예된다. 5년 간은 매출이 없어도, 적자가 지속돼도 치명적인 문제는 없다는 것이다. 문제는 그 이후다. 5년이 지나도 매출이 30억원 미만(별도기준)이거나, 4년 연속으로 영업손실이 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사업연도 말 또는 반기 말 자본잠식률이 50% 이상일 때도 관리종목이 된다. 이 같은 상황이 1년 더 지속되면 상장폐지 대상이 된다. 셀리버리는 약물을 세포에 전달하는 기술인 '약리물질 생체 내 전송기술(TSDT)'로 잠재력을 보증받았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 기술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임상 단계에 돌입한 셀리버리의 파이프라인은 코로나19 치료제 하나 뿐이다. 이마저도 개발 성공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유망 후보물질 발굴이 지지부진하면서 셀리버리에게 주어진 5년의 시간이 모두 흘렀다. 다급해진 회사는 당장의 매출을 위해 화장품 사업으로 눈을 돌렸지만, 이마저도 신통치 않았다. 이 과정에서 셀리버리의 적자는 누적됐다. 이 회사의 적자는 2018년 41억원에서 지난해 386억원으로 확대됐다. 제약업계에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내년 이후로 제2, 제3의 셀리버리가 나올 것이란 우려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05년 제도가 도입된 이후로 작년 말까지 171개 업체가 낮아진 문턱을 넘어 주식시장에 입성했다. 이 가운데 바이오기업의 비중은 압도적이다. 171곳 가운데 60%인 103곳이 바이오기업이다. 특례상장은 2018년 이후 본격화했다. 직전년도까지 10건 내외였던 특례상장 건수가 2018년부터 20건 이상으로 급증했다. 이로부터 관리종목 지정 유예 기간인 5년이 도래하는 시점이 내년이다. 잠재력을 인정받아 주식시장에 입성한 바이오기업들의 위기가 본격적으로 펼쳐질 것이란 우려가 고조된다. 상당수 바이오기업이 셀리버리와 비슷한 처지일 것으로 추정한다. 작년 재무제표상 매출이 30억원 이하이거나 영업손실이 지속되는 기업이 한둘이 아니라는 의미다. 위기를 겪는 기업이 늘어날수록 제약바이오업계 전반에 대한 불신은 커질 수밖에 없다. 위기가 한꺼번에 몰려오기 전에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상장주관사와 투자자들은 '성장 가능성' 혹은 '잠재력'이란 단어로 지나치게 낙관적인 미래만 내다보지 않았는지 반성할 필요도 있다. 나아가 특례상장 요건 전반에 대한 검토도 뒤따라야 한다. 아무렴 위기가 닥칠 때마다 대표가 무릎을 꿇을 순 없지 않은가.2023-04-05 06:17:44김진구 -
[기자의 눈] 혁신약 약가우대, 제정시점 못박을 때[데일리팜=이정환 기자]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국회를 향해 혁신형 제약사가 만든 의약품의 약값을 다른 약 보다 우대하는 규정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2월 복지부 출입 전문기자협의회 간담회에서 박민수 차관이 혁신신약, 필수약에 대한 구체적인 약가우대를 담은 약가제도 청사진 개선 의지를 명확히 드러낸 것과 같은 맥락이다. 지난달 국회 보건복지위 법안소위에서 박 차관은 혁신 의약품 우대 정책을 확실히 만들테니, 서정숙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발의 한 혁신형 제약사 제조 의약품 약가우대 강행 입법을 통과시키지 말고 심사 보류해 줄 것을 요청했다. 당시 표현을 빌자면 박 차관은 "(제약산업육성·지원특별법 내) 대통령령을 구체화하고 건강보험 약가제도 개선 정책안을 마련하겠다. 지켜봐 달라. 강행 규정 입법은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21대 국회에서 약가우대 강행 법안을 발의한 서정숙 의원과 지난 20대 국회에서 약가우대 임의 규정 법안을 처음으로 발의한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가 집중되자 박 차관이 입법을 일단 멈추고 정책 시행을 확언한 셈이다. 박 차관의 혁신 제약사 약가우대 하위법령 제정 약속은 지금까지 복지부가 통상마찰을 이유로 하위법령 만들기에 소극적이었던 태도와 크게 상반된다는 점에서 눈여겨 볼 만 하다. 다만 박 차관이 구체적인 약가우대 정책 마련 시점을 제시하지 않은 점은 아쉽다. 이제라도 하위법령 제정이 거북이 걸음이란 비판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게 언제까지 정책을 만들어 공개하겠다는 정확한 시점을 못 박았어야 했다. 혁신형 제약사 제조 의약품의 상한금액 가산 등 약가우대 입법은 지난 2018년 11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정부 공포됐다. 그러나 이후 4년이 훌쩍 지나도록 약가우대 실효성을 뒷받침할 하위법령 제정 작업은 채 반 보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제약계의 오랜 기다림과 답답함에 공감한 서 의원이 약가우대 임의 규정을 강행 규정으로 바꾸는 법안을 낸 배경이다. 서 의원 법안에 복지위 전문위원실 역시 입법에 무리가 없고 필요성과 당위성이 인정된다는 취지로 힘을 실었다. 하위법령을 위한 물밑 움직임은 있었다. 복지부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을 통해 지난 2021년 10월 '국제통상질서에 부합하는 혁신형 제약기업의 약가 지원 정책 연구'를 용역 발주한 것이다. 그러나 이 연구마저도 2022년 5월 연구결과를 발표하겠다는 당초 계획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으면서 하위법령 공백은 지금까지 제자리 걸음을 걷고 있다. 이번에는 반드시 약가우대 규정을 만들어 법제화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박 차관에게 서 의원과 남 의원이 미심쩍은 의심을 숨기지 않은 이유다. 다행히도 이번에는 박 차관 의지 표명과 함께 복지부의 실질적인 하위법령 제정 움직임이 동반되는 분위기다. 복지부는 건강보험공단, 심사평가원, 3개 제약단체와 함께 약가제도개선 민관협의체를 주관했고, 지난달 5차례 회의를 끝마치고 최종 정책안 마무리 작업과 공표를 앞두고 있다. 박 차관은 약가우대 조항을 마련하기 위해 강행 규정으로 법을 바꾸더라도 복지부가 이를 지키지 않았을 때 아무런 문제가 없어 실효성이 없다고 했다. 정부 의지와 정책 방향만 확고하다면 법 개정 없이도 충분히 우대 방안을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복지부가 국·내외 제약사와 바이오 기업 의견을 고루 수렴하는 작업을 사실상 종료한 만큼 박 차관은 적어도 올 상반기 내 구체적인 약가우대 규정이 베일을 완전히 벗을 수 있도록 직접 소매를 걷어 올리고 진두지휘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국회 입법까지 일시정지 시킨 마당에 기약없이 하위법령 제정을 또 미룬다면 복지부가 입법부를 가벼이 여기는 게 아니냐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롭기 어려울 터다. 올해도 어김없이 상륙할 한여름 무더위에 앞서, 복지부의 하위법령 제정으로 약가우대 강행 규정의 국회 심사 필요성이 사라지길 기대한다. 아울러 제정될 하위법령이 5년째 기다리며 하소연을 반복했던 제약업계 갈증을 단박 해소할 만큼 실효성 있는 내용들로 빼곡하길 희망한다. 약가우대 방안 마련이란 국회가 낸 숙제를 꾸역꾸역 해내기 위한 형식적 행정이 아닌, 산업계가 진짜 원하는 알짜배기 우대 조항을 세심히 반영하는 게 중요하단 얘기다. 제약바이오산업 육성과 글로벌 블록버스터 국산 신약 창출 실현을 위해 산업계 목소리에 귀 기울여 진정성 있는 우대 방안을 수립할 때, 정책 목표 실현과 함께 경제적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여기까지가 2027년까지 연매출 1조원 이상 블록버스터 국산 신약 2개를 창출하고, 연매출 3조원 이상 글로벌 제약사 3개를 만들겠다는 윤석열 정부 제약바이오산업 육성 계획이 표어에 그치지 않기 위한 최소 행정이다.2023-04-03 15:58:49이정환 -
[기자의 눈] 신속급여 좋지만 여론 휘둘려선 안돼[데일리팜=이탁순 기자] 정부가 약제 신속급여를 위해 어느 때보다 팔을 걷어 붙이고 있다. 올해 1월부터는 중대질환 치료제나 소아 삶의 질 개선 약제 처리기간이 60일 단축돼 환자 접근성이 향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하반기부터는 허가신청 기간부터 급여 평가와 협상을 병행하는 허가평가협상 병행 시범사업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 사업은 식약처, 심평원, 건보공단 등 약제 등재 관련 부처가 모두 참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지난주부터 시범사업에 참여할 약제 수요조사에 나선 상황이다. 신약의 급여신청부터 등재까지 현행 법정처리기간은 7개월(210일)이다. 환자들의 기다림을 고려하면 법정처리기간도 길게 느껴진다. 하지만 여기에 자료 보완 요청이나 제약사의 평가기간 연장 요청 기간을 포함하면 법정처리기한을 훌쩍 넘기기 다반사다.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유미영 심평원 약제관리실장도 "비용효과성 검토과정에서 보완자료를 요구하는 경우가 있는데, 약제마다 진행 속도가 다른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유 실장은 "항암제의 경우 암질환심의위원회를 거치고, 희귀암은 전문가 자문회의도 진행하면서 자료보완 등이 이어진다"며 "약제에 따라 위험분담소위원회나 경제성평가소위원회 등 각종 소위원회도 거치기 때문에 시간이 더 지연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특정약이 절실한 환자들에게 불투명한 급여 소식은 절망에 가깝다. 따라서 최근엔 국민청원 등 창구를 통해 신속급여를 요청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청원에 동의하는 숫자가 5만명을 넘기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회부돼 국회가 해당 기관에 신속 급여를 권고할 수 있다. 최근 타그리소, 엔허투 등 항암제가 국민청원 4만명이 넘어 국회가 심사에 나섰다. 이에 발맞춰 두 약제는 지난달 암질환심의위원회에 상정돼 타그리소는 1차 관문을 통과했고, 엔허투는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최근 국민청원을 통해 복지위 회부된 약제들이 우선 심사되고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유미영 실장도 "예외적이지만, 신속하게 평가절차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복지부와 협의되거나 간혹 국민청원 등이 제기된 약제는 좀 더 신속히 처리할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같은 분위기는 앞으로 국민청원을 통한 신속 심사 압박이 더 증가할 것으로 우려된다. 여론전을 통한 신속심사 트랙은 자칫 원칙과 공정에도 위배될 수 있다. 그렇지 못한 다른 약제들이 심사 후순위로 밀릴 수도 있고, 그렇게 급하지 않은 약제가 여론전에 힘입어 우선순위가 될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신속급여를 노리는 제약사가 유리한 여론을 일부러 조성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따라서 신속급여도 좋지만, 여론에 휘말려 원칙을 저버려 선 안 된다. 여론전에 의한 신속심사는 정말 특별한 경우에만 한해야 한다. 그보다는 신약 급여등재 법정처리기한을 전반적으로 줄이려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국민청원에 의한 신속급여 절차도 자칫 특별대우로 비춰지지 않도록 공정한 원칙을 세워야 한다.2023-04-02 14:40:46이탁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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