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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폐암치료제의 경쟁을 응원한다[데일리팜=손형민 기자] 경쟁을 하는 당사자들은 속이 타지만 이로 인해 이로운 결과가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유한양행의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와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오시머티닙) 이야기다. 두 약제는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을 타깃하는 3세대 타이로신 키나제 억제제(TKI)로 현재 1~2차 치료에 쓰이고 있다. 렉라자와 타그리소는 암환자 치료에 중요한 뇌전이 효과, 유효성, 안전성 등에서도 모두 유효성을 입증하고 있다. 두 약제를 개발한 유한양행과 아스트라제네카는 이에 그치지 않고 약제를 추가한 병용요법으로 경쟁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열린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2023)에서는 렉라자에 얀센의 신약 리브리반트(아미반타맙)를 병용한 MARIPOSA 임상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은 1차 평가변수로 설정된 무진행생존기간(PFS)을 개선했다. 2차 평가변수인 전체생존(OS)에서도 유리한 경향성이 관찰됐다. 타그리소는 기존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2차 치료제로 활용되는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을 앞 차수로 당겨와 PFS를 늘린 FLAURA2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두 치료제에 대해 관심이 높은 만큼 결과가 공개되자 병용요법을 서로 비교하며 어느 치료제가 더 유효성이 있는가에 대한 평가가 주를 이뤘다. 또 유한양행이 보험급여 성사 전까지 렉라자를 무상공급을 하겠다고 나서며 경쟁은 더욱 치열해진 상황이다. 이에 대해 아스트라제네카의 이의 제기 가능성이 언급됐지만 회사 측은 환자에게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며 제기하지 않겠다는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병용요법을 실시하며 환자 생존기간을 늘리고자 하는 움직임도, 환자에게 치료제를 무상공급 하겠다는 움직임도, 이에 대해 환자에게 혜택이 돌아갈 것임을 알고 이의 제기를 하지 않겠다는 움직임도 모두 환자를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두 회사의 노력이다. 이는 박수받아 마땅하다. 현재 유한양행과 아스트라제네카는 각각 렉라자와 타그리소에 대해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의 국내 보험급여 적용을 위해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약가협상 중에 있다. 어느 치료제가 우위에 있다 말하기 힘들다. 결국 두 약제의 급여가 모두 성사돼야 환자와 의료진의 선택권 측면에서도 고른 혜택이 돌아갈 것이다. 비급여로 처방되는 두 약제의 한 사이클 처방 비용은 500만원을 상회한다. 조속히 두 치료제가 급여 관문을 통과해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경제적 부담 경감에 기여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환자에게 이로운 결과를 도출시키기 위한 두 회사의 경쟁을 응원한다.2023-11-15 06:15:06손형민 -
[기자의 눈] 말 많고 탈 많던 비대면 진료는 안녕할까[데일리팜=김지은 기자] 국민 편의를 앞세운 비대면 진료가 우려와 달리 시범사업 단계에서부터 맥을 못추는 분위기다. 정부가 드라이브를 건 사업이었던 만큼 보건의료계는 물론이고 산업계 관심이 쏠렸지만 이렇다 할 성과는 드러나지 않고 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 외로 효율적이지 않은 결과가 나오면서 정부도 주춤하는 상황이 됐다는 뒷말도 나온다. 앞서 정부는 공청회에서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초기 진료 건수를 밝힌 바 있다. 결과를 보면 올해 6, 7월 2개월 간 이용자는 총 26만7000여명으로, 시범사업 전인 한시적 비대면 진료 때보다 30% 감소했다. 현장에서는 계도기간이 종료된 9월 이후로는 사실상 비대면진료가 멈췄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건수가 감소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비대면진료 플랫폼 3개 업체가 연동 중인 대한약사회 운영 처방전달시스템의 경우 계도기간 종료 이후 처방전 전송 건수가 사실상 전무한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사실 시범사업 이후 전반적인 비대면진료가 감소할 것은 예상했던 결과다. 재진 중심으로 판도가 바뀌면서 진료를 보는 의사는 물론이고 환자도 소극적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는 비대면 진료 대표 플랫폼이 줄도산 하거나 또는 신규 사업으로 눈을 돌리는 상황만 봐도 알 수 있다. 기존 한시적 비대면 진료보다 제한적인 시범사업이 시행된 이후 플랫폼 업계는 문을 닫거나 다른 길을 모색하는 양갈래 길에 놓여 있다. 기존과 같은 서비스 방식으로는 더 이상 생존할 수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대면 진료, 약 배달 선두주자였던 닥터나우조차 신규 사업으로 의사 상담 영양제 구독 서비스를 시작한 것만 봐도 업계에서는 비대면진료 시장 가능성에 물음표를 달고 있는 게 분명하다. 산업계 상황과는 별개로 제도화를 앞둔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와 그에 따른 개선안 마련은 변하지 않는 정부의 과제로 남아있다. 잠잠해진 시장을 반영하듯 이번 사업에 대한 평가와 개선책 마련도 브레이크가 걸린 것은 우려되는 지점이다. 시범사업 개선 방안 마련을 위해 정부가 마련한 자문단 회의도 멈춘지 오래다. 비대면 진료 법제화가 기정사실이라면 실효성도 개선도 없는 시범사업이 무기한 지속되는 건 분명 문제가 있다. 지난 9월 공청회에서 공언했던 대로 정부는 한시라도 빨리 현행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개선안 마련을 위해 전문가, 관련 주체들과 머리를 맞대야 할 것이다.2023-11-13 15:51:38김지은 -
[기자의 눈] 약사상담 건기식, I am 신뢰예요?[데일리팜=강혜경 기자] 바야흐로 건강기능식품 전성시대다. 건기식 전문업체나 제약회사는 물론 OEM/ODM이 쉬워지면서 개인 브랜드까지 생산처는 물론 판매처까지 엄청나게 늘고 있다. SNS를 통한 제품 홍보는 그야말로 가관이다. 다이어트 보조제 한 알로 잠자는 사이 라면 2개 분량인 900kcal를 태울 수 있고, 효소를 먹으면 다이어트가 되고, 이노시톨을 먹으면 불임이 해소된다는 식이다. 효과가 너무 좋아 운동 없이 '뼈말라족'이 되게 만든다는 제품까지 난무한다. 심지어는 건기식이 아닌 식품이, 화장품이 드라마틱한 효과가 있는 것처럼 과장돼 포장되기도 한다. 값이 싸서, 광고에 혹해서, SNS에서 입소문이 나서, 유명 연예인이 광고모델이라서 제품을 선택하는 그야말로 정보의 홍수 속에서 우리는 전문가가 필요하다. 특히 약을 복용하고 있다면, 특정 약물에 대해 알러지가 있는 경우라면 전문가의 개입은 더욱 중요하다. 한 동네 내에서 내과, 정형외과, 치과를 다녀온 환자의 처방약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약국이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대한약사회가 주축이 돼 진행하고 있는 '지역약국 약료 데이터 기반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소분 실증사업'은 민간업체의 소분 건기식 사업 보다 의미를 가진다. 몇 개 질문에 답을 하면 얻어지는 조합으로, 제대로 복용하고 있는지 등과 관계없이 매달 새로운 제품을 보내오는 구독과는 전혀 다른 개념이기 때문이다. 약사들도 관심이 많다. 그런데 최근 대한약사회가 SNS채널에 올린 실증특례사업 관련 카드뉴스를 놓고 일부 약사들 사이에서 '불편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개인맞춤형 건기식 실증특례 사업을 알기 쉽고 재미있게 표현했지만, '약사님이 상담해주시는 건기식이라면 I am 신뢰예요', 'Next time 약국에서 봐요~'라는 밈(Internet 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평범하지 않고, 어법에도 맞지 않아 다소 우스꽝스럽기까지 한 '전청조'식 말투는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흔히 사용됐다. 하지만 인터넷 쇼핑몰에서 밈을 마케팅에 활용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위메프가 화장지를 광고하면서 'I am 특가에요~ (광고)Ok.. Next time은 없어요~'라는 전 씨의 카카오톡 말투를 사용했다가 매출을 늘리기 위해 사기 범죄자의 말투를 마케팅에 활용했다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를 들어야만 했다. 일부 유명인들 역시 밈을 올렸다가 삭제하는 소동을 벌였다. 같은 맥락에서 약사회 카드뉴스를 놓고도 쓴소리가 나오고 있다. 아무리 밈이라도 대한약사회가 범죄자의 말투를 인용해 카드뉴스를 제작, SNS에 업로드한 행위가 올바른지에 대한 지적이다. 밈을 사용했다가 본의 아니게 논란을 맞았던 위메프와 유명인들의 사례를 거울삼아 고민해 볼 부분이 아닌가 싶다.2023-11-10 11:26:33강혜경 -
[기자의 눈] 적정보상과 우대가 전문약사를 만든다[데일리팜=정흥준 기자] 전문약사 시대가 제대로 막을 올리기 위해서는 전문성을 인정하는 적정 보상과 우대가 뒷받침돼야 한다. 제1회 전문약사 자격시험에 554명의 약사가 지원하며 국가 인증 전문약사 배출은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왔다. 소아와 정맥영양, 종양과 중환자, 노인 등 각 분야에서 더욱 전문성을 갖춘 약사들이 보건의료 현장에서 활동하게 된다는 의미다. 함께 일하는 의료진과 서비스를 받게 될 환자에게는 반갑지 않을 이유가 없다. 정부도 마찬가지다. 제도를 만들어내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약사 전문성 강화를 통한 보건의료서비스의 질적 성장이 가능해졌다. 다만 제도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전문약사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정책적 유인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병원들이 전문약사 수련교육기관으로 지정받기 위해 앞장서도록 만들고, 나아가 전문약사를 채용 우대할 수 있도록, 또 채용된 전문약사들이 각자의 전문성을 의료기관 내에서 발휘할 수 있도록 유인책을 만들어낼 필요가 있다. 복지부는 지난 9월 병원약사회 관리자 역량강화교육에서 당장 전문약사 수가 신설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환자와 병원이 필요성을 체감하면 합리적인 고려가 이뤄질 것이라는 입장이었다. 전문약사 배출과 동시에 새로운 수가를 만들어내기 어렵다면, 이들이 현장에서 활동하며 필요성을 증명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유인책은 고민해야 한다. 의료기관 평가에 전문약사 인력 기준을 고려하거나, 전문약사들을 활용할 수 있는 팀의료 사업 모델을 개발하는 것도 방안이 될 수 있다. 최소한 정부 차원에서 전문약사들이 의료기관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대국민 홍보 활동을 펼치거나, 병원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스스로 전문약사들의 활동을 환자들에게 안내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정부가 필요성에 공감하고 제도화를 추진했다면, 새롭게 배출되는 전문약사들에게만 필요성을 입증하라고 할 것이 아니라 제대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정책적인 뒷받침을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다제약물 관리사업을 통해 환자에게 돌아간 이익에 대한 연구성과들이 나오고 있는 것처럼, 전문약사를 통한 사회적 비용 절감에 대한 연구도 실현 가능할 것이다. 전문약사 자격은 갖고 있지만 어떠한 이점도 없고, 현장에서 자격을 활용하지도 못한다면 말그대로 쓸모없는 제도가 되고 만다. 열심히 만들어 놓은 제도가 쓸모 없어지지 않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애프터서비스가 필요하다.2023-11-09 17:20:16정흥준 -
[기자의 눈] 잇단 대형 기술수출, 모처럼 불어온 훈풍[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제약바이오 업계에 모처럼 훈풍이 불어오고 있다. 종근당과 오름테라퓨틱이 연이어 글로벌 제약사와 대형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종근당은 지난 6일 노바티스와 총액 13억500만 달러(약 1조70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HDAC 억제제 계열 신약 후보물질 ‘CKD-510'의 한국을 제외한 글로벌 개발·상업화 권리를 넘기는 내용이다. 같은 날 비상장 바이오벤처인 오름테라퓨틱은 BMS와 백혈병 신약 후보물질 ‘DRM-6151'의 기술을 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총 계약규모는 1억8000만 달러(약 2300억원)다. 총 계약규모보다 관심을 모으는 것은 계약금이다. 종근당은 8000만 달러(약 1000억원)를, 오름테라퓨틱은 1억 달러(약 1300억원)를 각각 계약금으로 선수령 했다. 계약금은 추후 신약개발 권리를 반환하더라도 돌려줄 필요가 없는 돈이다. 계약금은 후보물질의 가치를 객관적으로 반영하는 데 적절한 도구로 평가된다. 총 계약규모의 경우 낙관적 전망이 가득 담겨 있다. 후보물질이 개발이나 허가 등 세부 계약조건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수령하지 못한다. 대체로 총 계약규모에서 계약금 비중이 5% 이상이면 좋은 조건이라고 평가한다. 종근당은 총 계약규모의 6.1%를, 오름테라퓨틱은 55.6%를 각각 계약금으로 선수령했다. 계약금으로 보면 2019년 이후 4년여 만에 가장 큰 규모다. 2019년 2월 SK바이오팜은 1억 달러(총 계약규모 5억3000만 달러)를 수령하며 아벨테라퓨틱스와 뇌전증 신약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후로도 총 계약규모가 조 단위인 여러 기술수출 계약이 이어졌지만, 계약금액만 놓고 보면 아쉬움이 남았던 게 사실이다. 일각에선 총 계약규모와 계약금간 편차를 두고 거품 논란이 일기도 했다. 그러나 모처럼 1000억원 이상 계약금을 수령하는 계약이 연이어 체결됐다. 제약업계에선 잇달아 성사된 대형 기술수출 계약이 최근의 침체된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 제약바이오 업계는 코로나 이후로 이어진 고금리 상황으로 인해 투자절벽을 맞이한 상황이다. 특히 일정한 매출 없이 R&D에 집중했던 바이오벤처들은 외부 투자가 급감하며 위기에 내몰렸다. 이런 상황에서 분위기 반전을 이끌어내는 것은 결국 제약바이오산업의 핵심 자산인 R&D다. 또 다른 R&D 성과가 필요한 시점이다. 연이은 기술수출 계약으로 일단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데는 성공했다. 분위기를 완전히 바꾸기 위해선 멀지 않은 시점에 새로운 R&D 성과가 나와야 한다. 종근당과 오름에 이은 연타석 안타를 기대해본다.2023-11-09 06:00:00김진구 -
[기자의 눈] 환자 열명 남짓…'일라리스' 급여에 대한 걱정[데일리팜=어윤호 기자] 10명 남짓한 환자들을 위한 치료제 '일라리스'의 보험급여 논의에 진전이 생길지 관심이 모아진다. 일라리스는 현재 약제급여기준소위원회 단계에서 정부와 제약사 간 협상을 진행한 상태다. 두 번의 등재 도전 실패 후 지난 4월 소아 적응증 추가와 함께 재신청이 이뤄진 지 벌써 반년 가량이 지났다. 세번째 도전이지만 여전히 등재 과정은 험난해 보인다. 현재 일라리스 급여 논의의 초점은 경제성평가면제제도 적용 가능 유무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평면제 트랙으로 급여 평가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일라리스의 급여 등재는 더욱 어려워 질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이같은 약들은 앞으로 늘어날 것이 자명한데, 우리나라는 포용이 어려운 상태가 지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2015년 국내 허가된 일라리스는 유전성 재발열증후군 치료제로, 이는 이상 유전자에 따라 세부 질환이 나뉜다. 구체적으로 일라리스는 국내에서 ▲PFS(크리오피린 관련 주기적 증후군(CAPS), 종양괴사인자 수용체 관련 주기적 증후군(TRAPS), 고면역글로불린D증후군/메발론산 키나아제 결핍증(HIDS/MKD), 가족성 지중해 열(FMF) ▲전신성 소아 특발성 관절염(Systemic JIA)에 대해 처방이 가능하다. 이중 CAPS는 다시 ▲가족성 한냉 자가염증성 증후군(FCAS)/가족성 한냉 두드러기(FCU) ▲머클-웰스 증후군(MWS) ▲신생아 발현 다발성 염증 질환 (NOMID)/만성 영아 신경 피부 관절 증후군(CINCA)로 다시 분류된다. 워낙 대상 환자가 적고 적응증이 복잡한 만큼 급여를 위한 논의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일라리스의 여러가지 적응증에 해당하는 환자 수가 극히 적다. 일라리스의 일부 적응증은 질병코드조차 없거나 최근에 등록됐을 정도다. 실제 일라리스의 대상이 되는 국내 환자는 약 13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일라리스가 비급여인 상황에서 환자들은 대안 아닌 대안으로 가능한 치료를 받고 있다. CAPS의 경우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를 통해 들어오는 '키너렛'이라는 약물을 쓰고 있다. 국내 정식 식약처 허가를 받은 것이 아닌 센터를 통해 들어오는 약제로, 공급에 차질이 있는 경우도 있으나 국내에 공급 의무를 지닌 주체가 없기 때문에 소통 창구가 불명확하고 공급 개선에 한계가 있다. 또 FMF의 경우 콜키신이 1차 치료제로 권고되고 있는데, 이 약제는 국내에 없다. 일라리스는 콜키신이 금기이거나, 내약성이 없거나, 또는 최고 내약 용량의 콜키신에도 적절한 반응을 나타내지 않는 FMF에 사용하도록 허가돼 있다. 하지만 콜키신이 국내 도입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후 급여 적용이 이뤄져도 콜키신의 허가 및 급여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일라리스의 사용이 어렵다. 학회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콜키신의 허가초과 비급여 사용신청은 물론 해당 약제의 급여확대까지 신청한 상태다. 얼마 전 열린 국정감사에서는 일라리스의 급여 등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민건강보험공단·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정감사에서 강선우 민주당 의원은 "환자들이 약물 비급여로 연간 8000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을 치료제 구매에 소요하고 있다며 소아 삶의 질 개선과 환우 가족들의 경제적 부담 완화를 위해 급여 등재에 속도를 내달라"고 주문했다. 극소수의 환자를 위한 약물 '일라리스'가 합의점을 찾고 좋은 결과를 얻어낼 수 있을 지 지켜 볼 부분이다.2023-11-08 06:00:56어윤호 -
[기자의 눈] 혁신가치 반영 약가우대, 늑장행정 멈춰야[데일리팜=이정환 기자] 정부가 혁신가치를 반영한 의약품 가격 우대 방안 등을 담은 약가제도 개편안 공표에 뜸을 들이는 분위기다. 이미 국내외 제약사, 바이오 제약사 대표단과 여러차례 협의체 회의를 가졌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혁신가치를 평가해 약가를 우대할지 결과물을 내놓는 시점이 점점 늦어지는 상황이다. 당초 혁신가치를 반영한 신약, 개량신약과 보건안보 강화를 위해 필요한 국산 원료 사용 의약품 등에 대한 약가제도 개선안은 지난 9월 정부 발표가 예견됐었다. 올해 2월부터 6월까지 약가제도 개편 민관협의체를 5회 운영한 결과를 토대로 빠른 시일 내 확정 공표하겠다는 게 보건복지부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후 구체안이 차일피일 베일을 벗지 않더니 국정감사 등을 이유로 공개가 한층 지연돼 지금에 이르렀다. 혁신가치를 반영한 약가우대 규정 마련은 국회도 수년째 개선 필요성을 제기하며 입법안까지 발의한 사안이다. 서정숙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발의한 제약산업 특별법이 그것으로, 총리 직속 제약바이오 혁신위원회 신설과 함께 혁신형제약기업이 제조한 의약품의 급여 상한액을 의무적으로 가산 우대하도록 강제하는 게 법안 핵심이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혁신가치 반영 약가제도 개편안과 관련해 취임 이후 올해 초부터 꾸준히 실질적인 제도 마련과 시행을 약속해왔다. 올해 2월 전문기자협의회와 직접 만난 간담회 자리에서 박민수 차관은 "미국의 바이오 행정명령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도 필수의약품, 국산 원료 사용 의약품에 대해 국내 생산으로 전환하고 약가에 반영하는 장려 제도를 만들겠다"고 밝혔었다. 서정숙 의원안 심사 과정에서도 박 차관은 혁신형제약기업 약가 우대 조항을 의무·강행 규정으로 전환하는데 부담을 표하며 전환하지 않더라도 혁신가치를 입증한 의약품에 대한 약가우대 정책을 확실히 만들어 시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나아가 올해 국감에서도 '코리아 패싱' 방지와 국내 개발 신약의 해외진출 활성화를 위해 신약 혁신가치 적정 보상을 위한 약가제도 개선안을 검토 중이며, 국산 원료 사용 의약품의 약가우대 정책을 만들겠다는 답변을 내놨다. 결국 복지부는 혁신가치 반영 약가제도 개편안 마련을 올해 내내 공언한 셈인데, 아직까지 구체적인 외연을 살피기 어렵다는 점에서 아쉬울 따름이다. 과거 복지부는 약가제도 개편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해 WTO 통상마찰 등을 이유로 자국 산업만 우대하는 방식의 약가개편안 마련이 어렵다는 입장을 반복했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로 제약산업이 국가 안보와 직결된다는 사실을 체감하고 나서부터는 통상마찰이 없는 선에서 자국 산업을 보호하고 혁신적인 수준의 약효·안전성을 내보인 의약품에는 그만큼 보상을 하겠다는 시그널을 여러 차례 보냈다. 우리나라에서 의약품 제조·수입업을 이어나가고 있는 국내외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이런 시그널 속에서 민관협의체 회의에 참여해 왔을 테다. 복지부가 협의체 논의 결과를 기반으로 보다 촘촘하고 실질적인 약가우대 정책을 설계하는 과정에서 불가피 개편안 공개가 지연되고 있다면야 일견 이해가 되지만, 개선안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제약계 입장에서 별다른 언급 없는 복지부의 개편안 공개 지연은 희망고문이 될 수 있다. 이미 제약사들의 약가제도 개편 관련 민원은 여러 차례 회의를 거쳐 충분히 복지부에 제출됐다. 코로나19 팬데믹 종식을 이유로 약가제도 개편안 마련을 향한 정부 의지가 꺾여서는 안 된다. 제약사들의 신약, 개량신약 개발 의지를 고취해 글로벌 시장 진출 가능성을 높이고 값싼 인도와 중국 원료 대신 국산 원료를 사용해 약을 제조할 동기를 부여하는 약가제도 개편안이 가을이 끝나기 전 모습을 드러내길 기대한다.2023-11-07 06:51:06이정환 -
[기자의 눈] 실적보다는 테마주 그리고 씁쓸함[데일리팜=이석준 기자] 이번에도 실적보다는 테마다. 3분기 호실적을 달성한 제약사보다 빈대, 폐렴 등 테마주 몸값이 상승했다. 일부는 임상 1상 데이터 발표 예고에 두 번 상한가로 직행했다. 실체보다는 무언의 기대감이 주가를 좌지우지했다. 최근 대형제약사의 3분기 실적 발표가 이어졌다. 한미약품, 녹십자, 종근당, 대웅제약, HK이노엔, 보령, 동아에스티, 유한양행, 삼성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사시언스 등이다. 녹십자와 동아에스티를 제외한 대부분이 호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SK바이오사이언스(185%), 유한양행(54%), 종근당(33%), 한미약품(23%), 대웅제약(13%), 보령(11%) 등이 두 자릿수 이상 성장했다. 매출은 SK바이오사이언스(154.6%), 삼성바이오로직스(18.4%), 유한양행(11.9%), HK이노엔(8.8%), 한미약품(6.6%), 보령(5.3%), 종근당(4.1%) 등이 증가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분기 매출 첫 1조원을, 한미약품은 3분기 누계 첫 1조원을 돌파했다. 호실적은 주가에 반영됐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경우 3분기 영업이익과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각각 185%, 154.6% 증가했다. 어닝서프라이즈다. 코로나19 특수가 사라지면서 지난 1분기와 2분기에 적자를 기록했는데 3분기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다만 주가는 실적 당일과 다음날 오히려 빠졌다. 최근 소폭 상승했지만 호실적과 발표 전후를 비교하면 사실상 제자리 상태다. 이는 호실적을 발표한 다른 제약사들도 마찬가지다. 반면 테마를 탄 제약바이오주는 줄줄이 상한가에 탑승했다. 대표적으로 국제약품은 10월 25일(종가기준 3795→4930원)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관련주, 경남제약(종가기준 1169→1519원)은 10월 31일 전국 빈대 확산에 따른 해충 기피제 관련주로 부각되면서 상한가로 직행했다. 큐리언트는 2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큐리언트는 11월 2일 미국면역항암학회(SITC)에 참가해 면역항암제 '아드릭세티닙(Q702)'의 단독 및 '키트루다' 병용 1상 결과 포스터 발표 소식이 알려지면서 상한가(종가기준 3370→4380원)를 쳤다. 다음날도 상한가(4380→5690원)를 이어갔다. SITC는 면역항암분야의 최대 규모 글로벌 학회다. 여기서 드는 의문점은 상한가로 직행한 제약바이오주가 그만큼의 몸값 상승 요인이 있었는지다. 폐렴이나 빈대 관련주는 사실 엮으려 하면 많다. 많은 곳이 관련 의약품을 판매하고 있어서다. 이에 주주 사이에서는 투자 기업을 테마주로 엮으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지라시 등을 통해서다. 큐리언트의 R&D 이슈도 1상 발표인 만큼 두 번의 상한가를 기록할 만큼의 기대 요인인지도 의문이다. '실적=시총'이 아닌 '테마주, 세력=시총'인 시장의 흐름이 여전하다. 일부 기업은 테마주 편승을 위해 빈대, 폐렴 등 제품 라인업 소개에 열중이다. 호실적, 즉 실체보다는 테마주에 편승된 기업가치 상승이 씁쓸한 이유다. 최근에는 조류독감 관련주가 형성되고 있다.2023-11-06 06:00:01이석준 -
[기자의 눈] WLA 등재...WHO 실사 면제 혜택이 관건[데일리팜=이혜경 기자] WHO는 지난 10월 26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WHO 우수규제기관 목록(WHO Listed Authorities)에 등재했다고 발표했다. 국내에 소식이 알려진 건 30일 오후였는데, WHO가 홈페이지에 WLA 등재 국가 리스트를 올렸다가 돌연 삭제했다. 세부적인 내용 조율로 인한 오류인 것으로 확인되며, 식약처가 공식적으로 WLA 등재 소식을 들은 건 31일 오후다. WHO 또한 공식적으로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한국이 WLA에 등재됐다고 발표했다. 식약처의 WLA 소식이 반가운 건 우리나라가 ICH(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 정회원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WHO의 SRA(Stringent Regulatory Authority)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하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들이 UN 산하기관의 의약품·백신 조달 입찰에서 인센티브를 받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가 유행하던 지난 2021년 홍콩이 예방접종증명서 인정국가 범위를 SRA 등재국가로 한정하면서 국내 의약품의 규제수준 신뢰도가 논란이 된 바 있다. 이는 WHO가 2015년 이후 SRA 등재 신청 절차를 운영하지 않으면서 발생한 해프닝인데, WHO는 ICH 회원요건을 기준으로 하는 SRA를 대체해 WHO가 직접 규제기관을 평가하는 WLA를 2016년부터 추진해왔다. 우리나라는 2016년부터 SRA를 대체할 평가제도를 기다릴 수 밖에 없었고 WHO가 WLA 등재의향서를 접수 받기 시작한 2021년 첫 번째로 등재의향서를 제출했다. 이번 식약처의 WLA 등재 소식은 2년 만에 들려온 쾌거다. 하지만 WLA 등재가 이뤄지면 구체적으로 국내 제약 바이오업계가 체감할 수 있는 인센티브는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식약처 또한 SRA 국가가 UN 산하기관에 의약품·백신 조달에 입찰하는 경우 WHO 품질인증(Pre-qualification, PQ) 예외를 적용해 유리한 조건을 부여하고 있으며, WHO가 WLA 등재 국가에 대해서도 이와 동등한 수준의 지원책을 운영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정도로만 발표했다. 제약 바이오업계는 이번 WLA 등재로 WHO의 PQ 예외 적용을 기대하고 있다. WHO는 규제기관은 아니지만 UN 산하기관의 의약품과 백신 조달 시 PQ를 진행하는데 이는 자료 검토, 시험검사, 현장실사 등을 모두 포함한다. 결국 국내 현장에서는 WHO의 PQ를 예외적용 받을 수 있어야 식약처의 WLA 등재를 실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루 빨리 식약처가 WLA 등재로 인한 WHO의 인센티브를 구체적으로 발표할 수 있길 기대해본다.2023-11-03 06:09:39이혜경 -
[기자의 눈] 바이오혁신위, 전문인력 확보가 시급하다[데일리팜=손형민 기자] 최근 제약바이오업계가 간절히 원했던 컨트롤 타워가 구체화됐다. 정부 측은 최근 제약바이오산업 컨트롤타워인 바이오헬스혁신위원회를 신설하는 대통령 훈령을 제정했다. 위원회에는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보건복지부, 기획재정부, 교육부 등 12개 정부부처가 참여한다. 위원회 소속 정부 기관들은 보건의료기술, 디지털, 의료기기, 의약품 전주기적 지원을 위한 정책 등을 집중적으로 검토·심의할 예정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제약바이오 컨트롤타워 설치 공약을 내세운 바 있는데 취임 1년 반 만에 구체화된 모양새다. 제약바이오 컨트롤타워는 업계의 오랜 숙원이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를 비롯한 제약바이오업계는 신년행사, 새 정부 출범행사 등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제약·바이오 컨트롤타워 신설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그간 존재하지 않았던 신규 기술을 활용한 치료제들이 등장한 만큼 이를 집중적으로 들여다 볼 수 있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현재 제약바이오산업에는 디지털치료제, 인공지능(AI) 등 신기술들이 대거 진입한 상황이다. 디지털 치료제, 전자약 영역에는 상용화된 품목들도 있다. 하지만 기술 발전에 비해 관련 정책은 부실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말처럼 신기술은 기존 제도가 아닌 새로운 제도에 적용해야 하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업계에서는 이에 대해 정부 측의 전문인력 확보 필요성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왔다. 의약품의 심사나 보험급여 담당자가 신산업 시장을 잘 알아야 한다는 이유였다. 현재 불면증 치료제 에임메드의 솜즈, 웰트의 웰트-I 등은 각각 1, 2호 디지털치료제로 국내 허가됐지만 보험급여를 어떤 방식으로 적용해야 하는지, 해외 어떤 사례를 참고해야 하는지, 재정 영향은 어떤지 갑론을박이 있는 상황이다. 특히 신의료기술이 ‘예방’에 초점을 맞춘 만큼 그 비용효과성에 대해 면밀히 분석해야 할 전문가가 필요하다. 첫 사례가 후속 개발되고 있는 품목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전문인력의 정확한 판단이 더욱 더 중요해졌다. 또 신산업에 대한 업계의 지원 목소리도 높아 현장 요구도를 정확하게 이해한 전문인력이 있어야 세심한 정책 실현이 가능할 것이다. 기술의 발전 만큼 규제 기관의 인력 고도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번 위원회 이름에 혁신이 들어간 이유도 산업 고도화에 발맞춘 규제와 지원 정책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해석된다. 제약바이오혁신위의 ‘혁신’ 담당자 전문성이 신산업 발전에 큰 역할을 하길 바란다.2023-11-02 06:15:01손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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