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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해마다 계속되는 '희귀질환' 개선 목소리[데일리팜=어윤호 기자] 환자가 적어 목소리도 작다. 매년 개선의 필요성이 대두되지만, 희귀질환 환자들의 "여전히 힘들다"는 목소리는 사그라들지 않는다.특히 약이 있어도 워낙 환자수가 적어, 비용효과성 입증과 재정소모 예측이 어려워 보험급여 등재 과정이 험난한 경우가 많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공개한 '중증질환 산정특례적용 진료현황'에 따르면 2022년 중증질환별 진료실 인원∙진료비∙급여비 분포 중 희귀난치성질환은 각각 37%, 32%, 33%를 차지한다. 2012년부터 2019년까지 중증질환 산정특례 대상 중 희귀난치성질환 급여비의 상대 비율은 33% 내외다.하지만 정부 측의 얘긴 다르다. 심평원은 희귀질환치료제의 평균 급여율을 85.3%(2016년~2020년), 2020년 100%의 급여율을 기록했다고 했다. 이대로라면 희귀질환치료제에 대한 환자의 접근성이 완벽하다고 여겨질 수 있는 대목이다.그렇다면 왜 현실은 달리 보이는 것일까. 심평원이 발표한 결과는 심사평가과정을 거친 의약품에 대한 급여율로 실제 허가된 희귀질환의약품을 기준으로 한 급여율과 차이가 있다. 즉, 중도탈락, 자진취하 등 다양한 요인들을 배재한 것이다.희귀질환 치료제의 진정한 급여율이 상승하려면 결국 위험분담제와 경제성평가 특례제의 활용이 늘어야 한다. 희귀질환은 유병인구가 2만명 이하이거나, 진단이 어려워 환자 수를 알기 어려운 질환이다. 대상 환자 수가 적어 임상시험 자체가 어려운 경우도 허다하다.환자 수가 적다 보니 시장에서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려워 신약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기도 어려울 뿐더러, 어렵게 신약개발에 성공해도, 경평을 통한 비용효과성 입증이 어려운 것이다.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업계는 경평면제제도 확대를 주장해 왔다. 대체약제가 없는 경우 위약 대조군 자료로 허가를 받은 경우에도 경평면제 제도를 적용한다거나, 대상 환자 수를 산정특례 기준과 부합하게 적용하는 등 제도 시행에 있어서 유연함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하지만 재정을 관리하는 정부 입장에서 마냥 주머니를 개방하기도 어렵다. 오히려 정부는 경평면제제도 적용 약물이 늘어나면서, 이들 약물을 추가로 관리하는 시스템 도입을 고려중이다. 현재 주어지던 약가 보다는 인하되는 약들이 생긴다는 얘기다.위험요소를 줄였다면 사각지대를 들춰 볼 생각도 필요하다. 말그대로 환자가 적고 약이 없는 영역이다. 이들의 목소리는 청취에도 노력이 중요하다.2025-01-17 06:00:00어윤호 -
[기자의 눈] 독감 진단키트 불법거래의 위험성[데일리팜=이혜경 기자] 연초부터 독감환자의 증가세가 심상치 않은 모습이다. 지난 10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의원급 300개소를 대상으로 표본감시를 진행한 결과 지난 12월 29일부터 1월 4일까지 의원급 외래환자 1000명 당 99.8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표본감시체계가 구축된 2016년 86.2명 이후 8년 만에 최대치다.여기에 중국 등을 중심으로 '사람 메타뉴모바이러스(HMPV) 감염증'이 유행하는 것으로 알려지며, HMPV와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코로나19, 독감 등 4개의 감염병이 동시에 유행하는 이른바 '쿼드데믹'에 대한 공포 또한 커지고 있다.다양한 감염병이 동시에 유행하면서 병원 마다 대기 인원에 북새통을 이루고 있고, '병원 오픈런'을 해도 대기 마감으로 진료를 볼 수 없었다는 사람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독감의 경우 코로나19 진단시약 처럼 자가진단을 할 수 있는 키트를 허가해야 한다는데 힘이 실리고 있다.지난 1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안상훈 의원은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질병관리청에 독감 자가진단키트 허가의 필요성을 촉구했다. 일선 약국에서도 최근 독감 진단키트 구입여부를 묻는 환자들이 늘었다는 목소리도 내고 있다.독감 자가진단키트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는 현재 온라인 상에서 손쉽게 독감 키트를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온라인 상에서 판매되는 독감 키트는 체외진단의료기기로 전문가만 사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온라인몰에서도 판매글 게시 내용에 '전문가용으로 병원 또는 간호사 상주 공기관, 의료기기 판매업체만 구입할 수 있다'고 명시해놨다.하지만, 전문가용이라고 하더라도 일반인도 손쉽게 구매할 수 있다는데 문제가 있다. 온라인몰에서는 의료인과 비의료인을 식별할 수 있는 장치가 없을 뿐더러, 판매업체 측에 비전문가 구입여부를 물어보니 '전문가용으로 참고하여 판단하시면 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문맥상으로 보면 전문가용이지만 비전문가도 구매가 가능하다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해당 온라인몰 후기에는 일반인들로 보이는 사람들의 후기가 대부분이었다.전문가용 독감키트를 비전문가가 구매하면 엄연히 불법이 된다. 식약처도 독감은 바이러스 특성 상 비인두에서 채취해야 하는 점을 고려할 때 개인이 자가 채취하는 경우 정확도 담보가 어렵다면서 독감키트의 자가사용을 금하고 있다. 자가 검사를 통해 개인이 자칫 잘못된 판단을 하게 되는 경우 치료 지연, 질병 악화 등의 우려로 의료기관을 방문해 정확한 진단과 처방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독감키트의 자가사용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는데 반해, 일반인들은 너무 손쉽게 전문가용 독감키트를 구할 수 있다. 정확히 진단되지 않으면 치료의 기회를 늦출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도, 식약처는 일반인들이 전문가용 진단키트를 구매할 수 있도록 방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의료기기법이나 체외진단의료기기법상 판매업자는 의료기기를 전문가들에게 판매해야 하지만, 일반인에게 판매해도 처벌받을 수 있는 근거가 없다. 일반인들 또한 의료기기를 구매해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구매 시 처벌 기준이 없는 상황에서 '전문가용', '일반인용' 진단키트를 구분하는데 무슨 의미가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비인두 채취로 인해 일반인들이 사용할 경우 정확도가 담보되지 않는다면 코로나19 진단키트 당시 전문가용을 일반인에게 판매를 금지했던 것 처럼, 전문가용 독감 키트의 판매를 제한하고 일반인용 독감키트의 허가 기준을 새롭게 마련하는 등의 프로세스를 거쳐야 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2025-01-15 15:49:53이혜경 -
[기자의 눈] 뷰노의 영구채 승부수와 아쉬운 소통[데일리팜=차지현 기자] 자금 조달은 곧 기업의 능력이다. 뚜렷한 매출원 없이 막대한 비용을 연구개발(R&D)에 쏟는 바이오 기업에 있어 자금 확보는 '생명줄'과도 같다. 자체적으로 현금을 창출하기 어려운 바이오 기업이 투자를 유치하지 못하는 건 사망선고와 다름없다.이런 측면에서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뷰노의 영구 전환사채(CB) 발행은 고무적이다. 뷰노는 최근 만기 30년짜리 '영구' CB를 발행했다. CB는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붙은 채권이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간 영구 CB는 발행회사가 만기를 무제한 연장 가능하다. 회사 마음먹기에 따라 영원히 원금을 갚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된다.해당 영구 CB에는 뷰노에 유리한 조건이 다수 담겨 있다. 먼저 표면 이자율이 0%다. 뷰노가 무이자로 자금을 융통한다는 뜻이다. 1주당 전환가액 역시 CB 발행 결정 당시 주가보다 더 높게 책정했다. 투자자로부터 뷰노의 미래 성장성을 높게 평가받았다는 의미다. 떨어진 주가에 맞춰 전환가액을 낮추는 리픽싱 조항도 빠져 있다.뷰노는 이번 CB 발행으로 유동성 확보에 더해 재무구조 개선 효과까지 얻게 됐다. 뷰노는 상장 이래 매년 자기자본 대비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법차손) 비율이 50%를 초과했다. 최근 3년간 2회 이상 법차손이 자본의 50%를 넘으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뷰노는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할 수 있는 영구 CB를 발행함으로써 관리종목 지정 우려를 해소했다.다만 뷰노가 CB 발행 소식을 알리는 과정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투자 유치는 기업 생존에 필수적이지만, 조달 규모나 계약 조건에 따라 기존 주주의 주식 가치를 희석시킬 수 있다. 뷰노는 이번 CB 발행 결정 내용을 크리스마스 이브에 공시했다. 연휴 직전에 공시를 띄우는 이른바 '올빼미 공시'다.특히 이번 영구 CB의 세부 조건을 보면 우려할만한 지점도 많다. 뷰노가 발행한 영구 CB에는 시간이 갈수록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는 스텝업 조항이 존재한다. 사채 발행 2년 후부터 1년마다 금리가 4%씩 가산되는 조건이 포함됐다. 뷰노가 올 2분기 손익분기점을 달성하지 못하면 오는 9월부터 표면·만기이자율에 4%를 가산하는 조건도 달렸다.현실적으로 뷰노가 스텝업 조항을 이행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CB는 '무늬만 영구 CB'인 셈이다. 실적 달성을 전제로 한 스텝업 조항은 그만큼 뷰노가 영구 CB 발행이 절실했다는 걸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뷰노는 회사 입장에서 불리한 조건은 배제한 채 이번 영구 CB 발행의 의미를 담은 보도자료를 배포했다.더욱이 뷰노는 영구 CB 발행 결정을 공시한 날 기존 보유 중이던 CB 매각 계획도 함께 공시했다. 뷰노가 2년 전 발행한 CB를 되파는 게 골자인데, 해당 CB 전환가액이 현재 뷰노 주가의 4분의 1인 황금 CB였다. 공교롭게도 기존 CB 매수자는 이번 영구 CB 인수인과 동일하다. 주주가치 희석을 감내해야 하는 기존 주주로선 꼼수로 받아들일 수 있는 상황이다.뷰노는 해당 내용을 공시했으니 온전히 책임을 다했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 그러나 법적인 공시 의무를 떠나 주주와 시장에 주요 경영 상황을 올바르게 알리는 게 상장사에 주어진 책무다. 장밋빛 전망이 가득한 보도 자료를 배포하기 전에 현재 상황을 투명하게 공유하는 게 우선이었어야 한다.또 하나 이번 뷰노 사례가 주는 시사점이 있다면 바이오 투자자도 공부를 해야 한다는 점이다. 개인 투자자는 적어도 자신이 투자한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는 목적이 무엇인지, 자금 조달 규모는 어느 정도인지, 어떤 조건이 담겼는지 등을 면밀히 따져야 한다. 모든 투자의 책임은 본인에게 있다.2025-01-15 06:16:22차지현 -
[기자의 눈] K-바이오 성공요건과 인재육성[데일리팜=황병우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분야는 지난 몇 년간 빠른 성장세를 보여왔다.특히 코로나19 대유행을 기점으로 가파르게 성장한 체외진단을 비롯해 바이오시밀러, CDMO 등은 물론 신약 개발 기술이전 사례를 늘리며 여러 분야에서 입지를 다지는 중이다.다만 산업계 내부를 들여다보면 지속 가능성을 위한 고민도 존재한다. 그 중심에는 바로 인력 양성이라는 화두가 자리 잡고 있다.'개발'과 '계발'의 차이를 살펴보면, 개발은 주로 기술적‧물질적 성장을 의미하지만, 계발은 사람의 능력을 키우고 잠재력을 발현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바이오산업은 이 두 요소가 동시에 요구되는 분야이다. 기술 개발은 제품의 품질과 경쟁력을 높이는 데 필수적이며, 인재 개발은 이를 뒷받침하는 핵심 동력이기 때문이다.그러나 현재 K-바이오는 이 두 가지의 균형을 맞추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가 최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국내 바이오산업 분야 인력은 2023년 기준 약 6만4849명으로 전년 대비 6.1%(3705명) 증가했다.하지만 산업의 성장 속도를 고려하면 인력 수급은 여전히 수요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는 평가다.특히 연구개발(R&D) 인력의 부족이 심각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 바이오산업 분야 인력은 최근 3년(2021~2023) 동안 평균 6.9%로 꾸준히 증가했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증감률이 2021년 8.5%, 2022년 7.8%, 2023년 6.1%로 감소세를 보였다.여기에 바이오산업 분야 학위별 인력을 살펴보면 2023년 학사 출신 인력은 전년대비 증가했지만, 석사와 박사 출신 인력은 각각 12.7%, 22% 감소하면서 고급 인력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이런 상황은 기술 혁신을 주도해야 할 핵심 인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하며, 산업의 경쟁력을 약화하는 주요 요인이 될 수 있다.바이오 인력 문제의 실타래를 풀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단순한 인력 부족을 넘어서 질적인 문제도 함께 고민해야 하기 때문이다.업계 전문가들은 대학과 연구기관에서 배출되는 인재들이 현장 실무에 즉시 투입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학문적 지식과 실무적 기술 간의 간극이 큰 것이 이유로 꼽힌다. 산학협력 사례가 늘어나고 있지만 전체 인력양성을 고려할 때 영향력이 적은 것도 사실이다.국내 바이오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인재 양성이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은다.그러나 여전히 정부 지원 등의 방향성을 보면 인력 양성보다는 산업 전체의 크기를 키우는데 집중된 모습을 보인다. 산업 육성은 필요하지만 그 기반에 인력이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아쉬운 대목이기도 하다.최근 바이오업계는 AI신약 개발처럼 융복합 인재가 필요하다. 산업과 학계가 노력하는 것과 별개로 국가가 주도하는 인재 양성 프로젝트가 필요한 이유다.흔히 바이오산업은 고도의 전문성과 창의력을 요구하는 분야라고 말한다. 이를 위해 단기적인 성과에 집착하기보다 장기적인 관점의 인재 양성이 요구되고 있다.즉, 지속적인 지원과 인내심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이는 신약개발과도 방향성을 같이한다.업계는 국내 바이오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인재를 중심으로 한 혁신 생태계 구축을 강조하고 있다. K-바이오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산업계, 학계, 정부가 협력해야 할 시점이다.2025-01-14 05:50:00황병우 -
[기자의 눈] 국산신약, 국제무대 활약하는 한 해 되길[데일리팜=손형민 기자] 지난해 국내 제약사가 개발한 신약들이 해외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기록했다.한미약품의 롤론티스(미국 제품명 롤베돈)는 미국 시장에서 성장세를 거듭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롤론티스는 한미약품이 개발한 호중구감소증 치료제로 2021년 3월 33번째로 국내 허가된 국산신약이다. 이 치료제는 같은해 9월 미국에서도 승인됐다.롤론티스는 2022년 4분기 미국에 출시된 이후 누적 매출 1억1030만 달러(약 1550억원)를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SK바이오팜의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도 미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2020년 5월 미국 시장에 공식 출시한 엑스코프리는 2021년 매출 782억원, 2022년 1692억원, 2023년 270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엑스코프리의 매출이 4000억원을 넘어섰을 것으로 SK바이오팜은 기대하고 있다.올해는 유한양행의 항암신약 렉라자가 미국과 유럽 시장에 출격한다. 렉라자는 얀센의 표적치료제 리브리반트와 병용요법을 통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지난해 미국과 유럽에서 허가됐다. 현재 이 병용요법은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에 등재되기도 했다.렉라자는 국산 항암신약의 흑역사를 끊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된다. 그간 국산 1호 신약 SK케미칼의 선플라를 비롯해 한미약품의 올리타, 삼성제약의 리아백스 등이 외산 항암제들이 득세하는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지만 품목 취소, 자진 철수 등을 통해 시장을 떠났다. 이와 달리 렉라자는 국내 허가 이후 글로벌 승인까지 이어나가고 있다.에이치엘비의 리보세라닙도 올해 글로벌 규제기관의 허가 승인을 노린다. 지난해 5월 에이치엘비와 중국 파트너사 항서제약은 FDA로부터 보완요구서한(CRL)을 수령했지만, 최근 실사에서 보완할 사항 없음 판정을 받았다. 리보세라닙과 항서제약의 면역항암제 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은 간암 1차 치료제에서 가장 긴 생존기간 연장 혜택을 확인한 바 있다.지난해 등장한 국산신약 역시 글로벌 시장을 염두해 두고 있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자큐보의 기술이전을 진행하고 있다. 비보존제약의 비마약성진통제 어나프라도 마약성진통제의 대안으로 급부상 중이다.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내수 시장뿐만 아니라 글로벌 진출을 염두해 둬야하는 건 결국 생존과 직결된다.지난해 글로벌 제약업계 시장 규모는 1조4400억 달러(약 1901조6000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시장규모 182억 달러(약 25조5000억원)와 비교하면 약 79배가 큰 것으로 집계됐다.냉정하게 현재까지 개발된 국산신약 중 글로벌 신약으로 불릴만한 제품은 없다. 글로벌 신약이라고 하면 보통 연 매출 1조원 이상인 제품을 칭하는데, 그 정도 매출을 위해선 우선 충분한 시장이 필요하다. 작은 시장에선 매출 1조원이 나올 수 없다.결국 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더욱 더 성장하기 위해선 글로벌 진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초기 임상부터 애초에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두고 임상 사이트 등 다양한 연구기관을 고려하는 게 필요하다.국산신약이 하나 둘씩 활약한다면 후발 신약들의 성과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 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해외에서 성과를 나타낸다면 연구개발(R&D)에 대한 재투자, 유망 바이오벤처에 대한 투자의 선순환 구조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현재 케이캡, 펙수클루 등 다양한 국산신약들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임상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 제약사의 신약이 앞길을 닦아놔야 후발주자들의 진출도 조금 더 용이해질 것이다. 을사년에는 국산신약이 국내 무대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활약하는 한 해가 되길 기대해 본다.2025-01-13 06:15:53손형민 -
[기자의 눈] 권영희 당선인 인수위에 쏠리는 눈[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을사년 새해를 맞았지만 정국은 여전히 혼란스럽고 국민은 불안하다. 탄핵 정국에 대형 여객기 참사까지 겹치면서 신년의 희망 찬 분위기는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이 가운데 대한약사회는 차분한 분위기 속 새 집행부가 들어설 채비에 들어갔다.권영희 대한약사회장 당선인은 8일 인수위원회 첫 회의를 갖고 본격적인 새 집행부 출범을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권 당선인은 앞서 인수위 활동 개시와 더불어 인사위원회를 구성해 41대 집행부 임원, 기관장 추천과 공모를 진행하겠다는 계획도 밝혔었다.권 당선인이 임원 추천 과정에서 경선한 인사들과의 탕평을 공언하고 나서면서 추후 임원 인사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인력풀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던 만큼 다른 집행부에 비해 특히 새 집행부에 승선할 인사 면면에 궁금증이 증폭되는 것이다.인사는 최종 권한을 쥔 권 당선인의 몫이라지만, 회무와 임원 인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권 당선인을 비롯한 인수위가 고려해야 할 점은 무엇보다 약사사회 현 주소라는 생각이 든다.현재의 약사사회는 언제 터질지 모를 상황 속에 놓인 불안한 시국과 일정 부분 닮아 있다. 의정갈등과 탄핵 정국의 그늘에 가려진 핵폭탄급 현안들이 내재돼 있음은 약사회 관계자나 약사 현안의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주지하는 사실이기 때문이다.안전상비약 품목 확대 논의 재개 조짐에 화상투약기 실증특례 연장, 비대면진료 제도화에 따른 약 배송 추진 등 닥칠 현안들의 무게가 만만치 않다.약사의 업권을 조여 오는 한약사의 약국 개설 문제와 수년째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는 의약품 품절 사태까지 민생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사안들도 권 당선인이 취임과 동시에 당장 마주할 과제들이다. 여기에 권 당선인이 지부장으로서, 또 대한약사회장 후보로서 지속적으로 강조해온 약학정보원 등 유관기관의 업무 개선과 개혁 역시 숙제다.여느 집행부도 마찬가지였겠지만 특히 차기 집행부는 약사 정책과 대관부터 약국 민생, 보험에 이르기까지 어느 하나 소홀할 수 없다는 것이다.권 당선인은 선거 이후 공식 행사들에 참석해 줄곧 “선거 때는 잠도 잘 자고 밥도 잘 먹었었는데 당선이 된 후로 잠을 못 이룬다”는 말을 해 왔다. 취임 후 밀려올 현안들에 대한 부담이 그만큼 크다는 말이기도 하다.인사도 중요하지만 사람을 활용하고 조직의 조화를 끌어내 최상의 결과를 도출하는 것은 결국 리더의 자질과 능력에 달린 문제다.선거도, 임원 인사도 결국 나름의 승자와 패자가 남고 그 과정에서 뒷말과 일정 부분 후유증이 따를 것이다. 권 당선인의 소신 있는 선택과 그에 따른 최상의 결과 도출을 기대해 본다. 그것이 곧 권 당선인을 선택한 약사들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할 길이다.2025-01-09 11:58:31김지은 -
[기자의 눈] 동네약국, 소분 건기식 희비 갈린다[데일리팜=정흥준 기자] 전국 약국에서 곧 건강기능식품 소분 판매가 가능해지지만, 새로 열리는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는 약국은 소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약국 경영에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동네약국들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지만 그보다는 소외되는 약국의 숫자가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약사회가 500여개 약국을 대상으로 소분건기식 시범사업을 진행했지만 시장 안착은 물론이고, 소비자들에게 약국 서비스 제공에 대한 인식을 심어주는 데에도 실패했다.결국 약사들은 소분 건기식 시장을 각개전투로 쟁취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식약처가 시행규칙을 공포하는 순간 약국은 다양한 선택지 앞에 놓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크게는 약국에서 ATC나 약주걱으로 직접 소분해서 상담 판매하는 방법, 소분건기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를 이용하는 방법, 제조·소분업체에 위탁해 구독서비스를 제공하는 방법 등을 선택해야 한다.만약 직접 소분 판매할 계획이라면 소분·조합기록에 대한 서류와 거래내역을 2년간 보관해야 하고, 조합한 건기식 성분이 일일섭취량을 초과해서는 안 된다. 또 포장이나 용기에는 혼합된 제품들 중 가장 짧은 소비기한, 조합된 성분 명칭과 섭취방법, 소분일자와 보관방법 등이 모두 기재돼야 한다.각 사항을 위반할 경우 과태료가 부과되기 때문에 준비된 약국들이 먼저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SNS, 커뮤니티 플랫폼 등을 활용해 운영 약국의 소분 건기식 서비스를 홍보할 수 있느냐도 개별 약사들의 역량에 달렸다.비대면 상담툴을 갖추거나 소통채널을 확보하고 있는 약사들은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게 될 것이다.뒤처지지 않기 위해 본 사업을 준비해 온 업체 서비스를 이용하는 약사, 직접 제조·소분·배송 업체와 위탁계약을 해 구독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약사들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동일한 조건에서 시작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운영 방식과 성공 여부는 갈릴 수 있다.새로운 먹거리로 삼지 못하는 약국을 제외하고는 모두 기회를 쟁취하는 기쁨보다는 위기감을 느끼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4년 전 소분건기식 정책 윤곽이 발표될 때부터 하나의 약포지에 조합되는 건기식이 소비자들에게 약으로 오인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 바 있다. 여기에는 기존에도 의약품 영역을 넘보는 건기식이 소분 조합을 통해 더욱 경계를 희미하게 만들 것이라는 예상이 깔려있다.즉, 소분건기식이 급성장하며 활성화될 경우 약국 OTC 시장에 미칠 걱정의 시선이 있었던 것이다. 이 같은 예상은 지금도 유효하다.오래 기다리던 소분건기식 시장이 곧 열린다. 동네 약국도 희비가 나뉠 것으로 보인다. 준비된 약국에는 새로운 기회가, 또 다른 약국에는 위기가 찾아오고 있다.2025-01-08 17:04:25정흥준 -
[기자의 눈] 하루 500명씩 찾은 무안 봉사약국의 힘[데일리팜=강혜경 기자] 무안공항 참사가 발생한 지 11일이 지났다. 희생자 179명에 대한 인도 절차가 마무리 됐지만 지속적인 피해자 지원과 철저한 진상규명 등 풀어야 할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희생자 가운데는 광주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50대 개국약사도 포함돼 있어 동료, 선후배 약사들의 추모가 이어졌으며 약사사회 내 비통한 분위기 역시 이어지고 있다.1월 2일 현장을 방문한 전라남도약사회는 도청과 실무협의를 갖고 즉각 봉사약국 운영에 돌입했다.사고 직후 식음을 전폐한 채 고단한 텐트생활을 이어가고 있던 유가족과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끼니를 걸러가며 함께 봉사하고 있는 봉사자들을 위한 특단의 조치였다.전라남도약사회와 차기 대한약사회장 당선인인 권영희 서울시약사회장, 서울시약사회 임원들이 주축이 돼 스타트를 끊은 봉사약국에는 이웃해 있는 광주와 전북지부에서도 힘을 보태며 24시간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약사회에 따르면 일평균 봉사약국을 방문한 이들은 500명에 달한다.3일부터 6일까지 일평균 500여명이 약국을 찾아 청심원과 위장약, 파스, 감기약, 피로회복제 등을 받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유가족과 봉사자, 관계기관 실무 담당자 등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약사회는 합동위령제가 열리는 오는 18일까지를 우선 운영 기한으로 잡고 있다. 다만 여건에 따라 기한 연장 등도 고려하고 있다는 입장이다.사랑하는 가족과 친지, 지인을 보내야 하는 이들의 아픔이야 헤아릴 수 없지만 그들과 함께 슬픔을 나눠지는 약사들과 전국 각지에서 이어지는 온정이 작은 위안이 되길 바래본다.실제 전남약사회는 2014년 세월호 사태 때도 무려 137일간 봉사약국을 운영해 왔다.당시 상황이 기록된 세월호 봉사약국 백서에는 실종자 가족과 현장 구조요원, 자원봉사자 등 10만명이 내방하고, 전국 각지에서 680여명의 약사들이 참여한 기록이 고스란히 녹아져 있다.바쁜 일상을 제쳐두고 아픔을 나누기 위해, 도움이 되기 위해 현장을 방문하고 있는 약사회를 보면서 국민과 함께하는 약사는 입이 아닌 행동으로 완성된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분명 도민들, 국민들 역시 약사회의 봉사를 결코 쉬이 생각하지 않으리라 믿는다.황망한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의 마음을 세심히 살피며 사고수습과 유가족 지원 등 관계부처와 함께 마지막까지 모든 노력을 기울인다는 김영록 전남도지사의 약속처럼 아픈 상처가 관심과 따뜻함으로 아물길 기원한다.2025-01-07 19:41:58강혜경 -
[기자의 눈] 개미들의 이유 있는 제약바이오주 외면[데일리팜=김진구 기자] '국장(한국 주식시장) 탈출은 지능 순'이라는 비아냥이 언젠가부터 유행이 됐다.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최근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불신의 목소리가 부쩍 커진 모습이다.제약바이오·헬스케어 주식도 예외는 아니다. 오히려 다른 업종과 비교해 개인투자자들로부터 더욱 더 외면 받는 게 제약바이오·헬스케어 주식의 현주소다.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투자자들은 제약바이오·헬스케어 주식 1조5000억원 이상을 처분했다. 전체 유가증권 시장과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이 1조원 넘게 순매수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씁쓸할 따름이다.대형 종목 대부분이 개인투자자들로부터 외면 받았다. 개인투자자들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만 1조원 이상 내다 팔았다. 알테오젠과 셀트리온은 8000억원 이상, SK바이오팜·HLB·녹십자는 1000억원 이상 순매도했다. 유가증권 시장과 코스닥 시장에서 시가총액 1·2위 제약바이오기업의 주식을 대거 처분한 셈이다.다양한 원인이 지목된다.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장기 투자가 필요한 제약바이오주에 대한 관심이 크게 저하됐다는 분석이 있는가 하면, 글로벌 신약 승인과 같은 가시적 성과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여기에 더해 코리아 디스카운트도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개인투자자들은 제약바이오 기업의 미흡한 주주환원 수준, 저조한 수익성·성장성, 취약한 기업 지배구조, 회계 불투명성 등에 불만을 제기한다. 비단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제약바이오 기업에 국한되는 것은 아니지만, 유독 지배구조가 취약해 제약바이오기업의 가치가 더욱 낮게 평가된다는 지적이다.실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창업주와 오너의 입김이 유독 강한 것으로 평가된다. 전문경영인보다 오너의 한 마디에 기업의 주요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사외이사들은 거수기 역할을 할 뿐이다. 견제와 감독 기능은 작동하지 않는다. 주주의 이익에 반하는 결정이 쏟아진다.각종 꼼수도 난무한다. 지난해만 해도 이른바 '올빼미 공시'에 나선 제약바이오 기업이 수십 개에 달한다. 이들은 악재성 정보를 장 마감 후 공시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돌리려 꼼수를 부렸다. 주요 임원들의 '꼼수 블록딜'이 공분을 산 사례도 있었다. 한 의료AI 기업의 임원과 주요 주주 7인은 지난해 말 49억9900만원 상당 주식을 매도했다.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사전 공시를 피하기 위해 1인당 매도금액 한도인 50억원 미만으로 매도했다는 논란이 일었다.임상 결과를 부풀리거나 왜곡하는 공시나 보도자료도 끊임없이 이어진다. 최근엔 기술수출이 호재로 작용하다보니, 계약금은 비공개로 하는 대신 전체 계약 규모를 뻥튀기하는 사례도 쏟아진다. 회계 부정 논란이나 기존 주주의 권익을 침해하는 '쪼개기 상장' 사례도 제약업계에 적지 않다. 일부 기업의 꼼수와 일탈은 업계 전반의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진다.올해도 많은 제약바이오기업이 현금배당·주식배당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적지 않은 기업이 올해 배당금을 전년대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많게는 수천억원 규모의 배당을 계획 중인 기업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상증자나 자사주 매입·소각 사례도 많아지는 모습이다. 그러나 몇몇 기업의 주주가치 제고 노력만으론 한계가 분명하다. 떠나간 개인투자자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선 신뢰의 밑바닥부터 다시 다지는 제약바이오업계 전반의 노력이 필요하다.2025-01-07 06:18:38김진구 -
[기자의 눈] 무제한 비대면진료 허물 벗는 새해 돼야[데일리팜=이정환 기자] 2025년 을사년 푸른 뱀 새해가 밝았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가결로 사회 전반이 혼란스럽지만, 더는 속도를 늦추거나 방치해선 안 될 입법이 있다. 코로나19의 예기치 못한 습격으로 긴급하게 허용된 비대면진료 제도화 법안이다.국민 건강과 생명을 위해 우리나라 정부가 원칙으로 고수해 온 대면진료는 2020년 2월 말부터 신종 감염병 여파로 균열이 발생했다. 그 시점 부터 2025년 새해가 될 때까지 5년 째 환자는 전화 한 통만으로 의사를 만나지 않고도 진료를 받고 의약품을 처방받을 수 있게 됐지만, 국회는 비대면진료의 정의 한 줄 조차 법제화하지 못했다.정부도 비대면진료의 시행 방안을 여러차례 수정하며 허용 범위를 좁혔다가 넓히고 다시 좁히고 또 넓히는 등 조정 절차만 반복할 뿐 명확한 법적 근거 없이 무제한 시범사업을 이행하며 규제관리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마약류 의약품이 중독, 오남용 등 전 사회적 환자 부작용을 야기하거나 비만치료 신약이 신드롬 수준 광풍을 몰아 치고 난 뒤 그제서야 비대면진료 처방 금지 품목에 문제 의약품을 추가하는 수준의 땜질식 행정이 지금까지 정부가 보인 규제 움직임이다.비대면진료 시행을 위한 법적 근거와 정의, 규제 방식이나 범위 등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전공의 이탈로 인한 의료공백 해소를 위해 전체 의료기관에 비대면진료를 허용했으니 '사후약방문'식 행정은 불가피하다.규제가 전무한 탓에 비대면진료 플랫폼이 편법성 수익 창출 서비스를 발굴·시행에 나서더라도 정부는 불법성 여부를 명확히 판단할 수 없는 처지다.특정 약국으로 특정 의료기관의 처방전이 유입될 위험성을 키우는 등 의약분업 근간을 뒤흔들고 의료기관·약국 생태계 혼란을 촉발할 여지가 농후한 중개 플랫폼 수익 모델이 만들어져도 이를 막을 적극 행정이 불가능하단 얘기다.이 같은 혼란하고 부정확한 비대면진료 플랫폼 행태와 무력한 행정을 멈추기 위해 정부와 국회는 새해 비대면진료 법안의 국회 심사에 속도를 붙여야 한다.6일 현재까지 22대 국회 제출된 비대면진료 제도화 법안은 없다.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비대면진료 플랫폼 리베이트·도매업 방지법이 있지만 이 마저도 비대면진료의 정의나 허용 대상(범위) 등 제도를 직접 법제화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비대면진료 입법과 관련해서는 소관 정부부처인 보건복지부가 여당 몇몇 보건복지위원과 입법안 발의를 위한 밑준비에 나섰다는 소문만 들려올 뿐이다.새해 복지부와 국회는 의대정원 증원을 둘러싼 의정갈등, 의료공백 사태 해결책을 빠르게 마련하는 동시에 대면진료 원칙을 깨트리고 있는 비대면진료 법안을 발의·심사하고 통과시키는 성과를 내야한다.복지부는 상급종합병원의 응급·중증·희귀 질환 타깃 구조 전환과 2차병원·동네 의원 기능 재정립을 통해 우리나랑 의료전달체계를 정상화하겠다는 목표를 거듭 강조한 바 있다. 의료전달체계 정상화가 필수·지역의료 강화, 서울 소재 상급종병 집중화 문제 해결의 필요조건이란 게 복지부 인식이다.무제한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의 중단과 제도화 입법은 의료전달체계 정상화의 동음이의어다. 거동불편환자나 장애인, 의료취약지 거주자 등을 제외한 환자의 대면진료 원칙을 복원하려는 입법 노력은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 전화 한 통으로 경증, 중증 질환 일체를 받을 수 있도록 허용중인 현 상황과 의료전달체계 정상화는 공존할 수 없다.복지부는 묵은 허물의 탈피를 통한 새 시작을 뜻하는 푸른 뱀의 지혜를 본 받아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중단을 위한 제도화 입법과 의료개혁 행정 간 균형을 확보해야 할 때다.2025-01-05 16:00:20이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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