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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획기신약 특별법, 국민지지 위에 세우려면식품의약품안전처의 '획기적의약품 허가·심사 지원 특별법' 제정안이 연내(10월 예정) 국회에 제출된다. 신설 법안의 타당성을 국민들로부터 평가받고 내년께 정식 운영에 나서기 위한 초석이다. 획기신약 특별법을 정식 예고한 날로부터 식약처는 농번기 가득 찬 물 양동이를 두 어깨에 짊어진 물지게꾼이 됐다. 오른쪽 양동이에는 환자 치료기회 확대·국산신약 개발 촉진이란 명제가, 왼쪽에는 신속허가 등 특례에 기인한 의약품 안전성과 국민신뢰 제고라는 물이 빈틈없이 무겁게 채워졌다. 식약처는 두 양동이에 담긴 물을 흘리지 않고 특별법 정식 통과를 위해 무게중심을 잡고 걸어나가야 한다. 둘중 한 양동이라도 다량 물을 흘리거나 엎지른다면, 균형을 잃고 넘어질 수 밖에 없는 형국이다. 특별법에 담긴 국민안전과 국민신뢰에서부터 제약산업발전에 이르기까지 모두 가져 가야하는 식약처 입장에서는 적잖은 부담이다. 하지만 식약처는 부담을 극복해야 한다. 보건복지부 외청에서 처로 승격된 후 최대 영향력·규모로 평가되는 신설 법안이다. 입법 타당성을 국회(국민)와 산업, 사회 전반에 설득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려야 한다. 특별법은 선명하다. 미국FDA의 '브레이크 쓰루 테라피 데지그네이션(BTD)', 유럽EMA의 '프라이오러티 메디슨', '일본의 사키가케' 등 의약 선진국이 운영중인 혁신신약 신속허가 제도를 본따 '한국형 BTD'를 만들겠다는 목표다. 국민을 메르스·지카 바이러스 공포와 생물테러 위협으로부터 보위하고 초기1상 임상단계에서 기존 약제 대비 혁신적인 치료효과·안전성을 나타낸 획기신약의 허가를 앞당기기 위한 특례조항을 법으로 명문화한다는 취지다. 혁신신약은 차세대 신성장동력·미래먹거리로 불리는 산업이다. 선진 제약국가를 빠르게 뒤?아 나가야하는 한국의 입장에서 특별법의 의미는 크고 또 중하다. 이같은 제도를 식약처가 마련했더라도 국민과 사회가 받아들이지 못하면 응당 폐기돼야한다. 다만 특별법과 같은 토종 신속허가(패스트트랙) 정책 부재로 국산신약이 해외 식약당국 허가심사를 받기위해 한국을 떠나는 오늘날 모습은 특별법 제정 필요성의 단면을 여실히 드러내는 것으로도 보인다. 또 신약 기술력을 보유한 바이오벤처 등이 한국에서의 가능성을 저평가해 개발의지를 꺽고, 제약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부정적 현상도 상정해 볼 수 있는 현실이다. 물론 특별법을 튼튼히 운영키 위해 식약처가 해결해야 할 일들도 많다. 식약처는 미국·유럽·일본으로부터 보고되는 의약품 약효·안전성 문제를 수동적으로 가져와 후속조치하는 데 그칠 게 아니라 능동적 약물 부작용 감시시스템을 강화·구축하는데 더 속도를 내야한다. 식약처는 산하 의약품안전평가원과 의약품안전관리원과 긴밀한 협업으로 '한국형 의약품 안전관리 감시체계'를 완비하기 위한 대내외적 노력을 더 기울여야 한다. 법과 제도는 국민여론의 신뢰 위에 서야 제대로 된 빛을 발한다. 태생적으로 약효와 부작용이 공존할 수 밖에 없는 의약품 관련 법이라면 더욱 그렇다. 획기신약 특별법이 땅 속 깊숙히 뿌리를 박고 국민안전과 제약산업 발전이라는 두 축을 모두 세우려면 법 취지와 효과성, 안전관리 정책을 더 강화하고 또 홍보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획기신약 특별법을 여론과 언론 등 소음없이 국민의 지지 위에 세우는 일. 오롯이 식약처의 몫이다.2016-06-13 12:14:52이정환 -
[기자의 눈] 제약업계, 상호비방 난무…언제까지?하나의 약을 출시하고 시장에 안착시키기 위해 제약회사들은 그야말로 온갖 힘을 짜낸다. 특히 해당 품목의 마케팅을 총괄하는 PM(Product Manager)들은 고강도의 업무와 스트레스를 견디며 제품(약)의 성공에 사활을 건다. 하지만 제약업계의 마케팅 전략을 지켜보고 있자면 안쓰럽고 눈살이 찌푸려 질때가 있다. 당장의 위기의식, 혹은 세일즈 퍼포먼스에 대한 '조바심'으로 인해 상호 비방이 난무하는 모습이다. 1:1 직접 비교 임상시험이 없음에도 맞수 제품의 임상시험을 놓고 내성, 부작용, 효능 면의 부족함을 암시한다. 경쟁품목의 안전성 이슈가 생기면 기다렸다는 듯이 처방현장에 정보를 뿌린다. MR(영업사원)들에게 교육되는 자극적인 키메세지는 증권가 찌라시를 방불케 한다. 적응증에 없는 오프라인 처방 유도, 급여기준과 맞지 않는 처방 권유 등 MR들의 일상은 일그러져 있다. 이간질을 통해 교수들간 마찰을 종용하고 판매 제휴사를 종 부리듯 대하며 실적 압박을 가하는 PM들 역지 적지 않다. 불공정한 대외 활동을 지적, 서로 내용증명을 주고 받는 제약사들의 사례를 이젠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진입하는 후발품목들이 줄을 서고, 광고·홍보 채널에 제한이 많고, 배테랑 MR들에 치이고, 마케팅 부서내 경쟁으로 인한 스트레스까지 감안해야 하는 PM들의 노고는 잘 알겠다. 또 분명 정도를 지키는 PM들도 존재한다. 많은 전문의들이 말하듯이, 이세상에 완벽한 약은 없다. 조바심을 버리고 한발 물러서서 자신이 맡은 제품에 대해 고찰해야 한다. 경쟁품목의 장점을 인정하고 맡은 품목의 단점을 감추려 해서는 안된다 스스로를 낮추지 말자. 그 어느때보다 윤리경영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리베이트와의 이별을 외치는 지금이다. 업계의 마케팅 풍토도 이제 성숙이 필요하다.2016-06-07 06:14:50어윤호 -
[기자의 눈] 논란과 갈등만 남긴 피임약 재분류식약처가 현행 피임약 분류체계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2012년 피임약 전면 재분류안을 유보한 이후 4년만에 내린 결론이다. 현상유지 결정이 지금 상황에서는 어쩌면 최선의 판단일 수도 있다. 사전피임약이 일반약에서 전문약으로 전환됐으면 약사회나 여성단체의 비판이 불가피하고, 또 사후피임약이 전문약에서 일반약으로 전환됐어도 의사단체의 비난을 감수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피임약 재분류는 내용이 어떻든 논란을 피할 수 없었다. 문제는 식약처가 이 문제를 풀면서 노출한 원칙과 신념의 부재다. 2012년 식약처는 피임약 재분류안을 발표하면서 이렇게 설명했다. 사전피임약은 피임효과를 위해 장기간 복용해야 하며, 여성 호르몬 수치에 영향을 미치고 투여금기 및 신중투여 대상이 넓은데다 심근경색, 뇌출형 등 심각한 부작용이 우려됨에 따라 전문약으로 전환됐다는 것. 또한 재분류시 참고했던 미국, 일본 등 8개 선진국 모두 전문약으로 분류돼 있다는 것이 전환의 근거가 됐다는 설명이다. 사후피임약은 부작용 발현양상 등에 특이사항이 없고 배란 억제 또는 수정 억제이며, 일단 수정란이 착상된 이후에는 임신에 영향이 없다는 점에서 일반약으로 분류됐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3년여간의 연구를 거쳐 지난 20일 당초 재분류안을 보류하고 현행 유지를 결정하겠고 했을 때는 ▲응급 피임제의 오남용 우려 상존 ▲피임제 관련 인식 부족 ▲중대한 피임제 부작용 보고 감소 등을 고려했다고 전했다. 특히 3년간 연구에서 중대한 피임제 부작용 보고 건수가 감소하고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그러나 응급피임제는 1개월 내 재처방률이 3%에 달해 고용량 피임제 반복사용 및 오남용에 따른 안전성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사후피임제의 중대한 부작용 보고는 2014년과 2015년 2년 연속 한 건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2012년에는 약물 작용원리와 특성에 따른 부작용을 근거로 삼았다면 올해 발표내용은 오남용 우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비록 2012년과 달리 올해 발표는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의 조사가 기반이 됐으나 어찌된지 분류의 기준이 변화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과학적 기반의 판단과 사회적 합의 사이에서 식약처가 어정쩡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현행 분류체계에서도 모순이 있다. 사전피임약은 일반약, 사후피임약 전문약 원칙이지만, 나중에 나온 바이엘의 사전피임약 '야즈'와 '야스민'은 전문약으로 돼 있다. 더구나 야즈와 야스민은 가장 많이 팔리는 사전피임약이기도 하다. 식약처는 야즈와 야스민의 경우 중대한 부작용이 더 발견돼 전문약으로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야즈, 야스민같은 드로스피레논이 성분이 함유된 피임약은 혈전발생 위험이 다른 피임약보다 높게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고 다른 사전피임약들이 혈전발생 위험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더 보수적으로 안전성에 초점을 맞췄다면 사전피임약이 일반약으로 살아남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예전과 바뀐 건 없다. 이럴거면 2011년 재분류 당시 피임약은 대상으로 삼지 말았어야 했다. 5년동안 이해관계자들의 갈등만 부추긴 꼴이 됐다.2016-05-30 06:14:48이탁순 -
[기자의 눈] 의협 조직개편, 말 뿐인 홍보 강화대한의사협회가 최근 기존 5국 16팀을 6국 17팀으로 확대 개편했다. 기획조직국을 독립적인 팀으로 꾸리고 기획조직국 안에 조직팀을 신설한게 핵심이다. 기획조직국은 기획팀, 조직팀, 홍보팀, 대외협력팀 등 4개의 팀으로 구성됐다. 의협은 기존의 언론 홍보를 맡았던 홍보팀 체제를 유지하면서 조직팀을 신설했다. 조직팀은 의료계 현안에 대한 산하단체 홍보 및 반모임 지원, 회원 대상 교육 프로그램 운영 등 대회원 홍보를 위한 팀이다. 하지만 이번 조직개편을 두고 뒷말이 나오는 상황이다. 지난해 회비 납부율 저하에 따른 재정상태 위기로 조직슬림화를 단행한 의협이었다. 7국 1실 25팀(총무국, 정책국, 학술국, 보험국, 홍보국, 회원지원국, 신문국, 비서실)의 조직을 4국 15팀(경영지원국, 정책보험국, 학술회원국, 신문국, 기획팀, 입법기획팀, 홍보팀)으로 조정했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곳은 홍보국이었다. 다른 국은 통합이 됐지만, 홍보국은 홍보팀으로 강등됐다. 당시 홍보국은 보궐선거로 당선된 추무진 의협회장의 '현직 프리미엄'에 가장 영향을 받은 조직이었다. 선거사무소 없이 재선에 도전하는 추 회장의 보도자료가 배포되는 곳이 홍보국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추 회장은 재선 이후 첫 조직개편을 통해 홍보국을 없앴다. 그렇게 홍보팀으로 1년이 지났고, 이번 조직개편에도 언론 홍보를 담당하고 있는 홍보팀은 그대로 남겼다. 당초 기획홍보국이라는 이름으로 홍보팀을 홍보국으로 강화하는 듯 보였지만, 결론은 기획조직국으로 마무리 됐다. 조직팀 신설과 인터넷 방송, 홍보위원회 구성 등으로 대회원 홍보를 강화하기로 한 것이다. 이번 조직개편으로 추 회장이 언론 홍보 강화 보다 대회원, 대국회 홍보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다. 말 수 없는 추 회장에게 언론은 피할 수록 좋은 곳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 조직개편이다. "홍보국을 팀으로 위상을 낮추면서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는게 말이 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김주현 의협 대변인은 "기자 브리핑 내용이 일반 회원들에게 가지 않아서 홍보위원을 새로 꾸렸다"는 '동문서답'의 대답만 되풀이했다. 이번 의협 집행부에서 수 차례 홍보 강화를 언급하고 있지만, 이번 조직개편은 전혀 홍보 강화 방안으로 보이지 않는다.2016-05-23 06:14:49이혜경 -
[기자의 눈] 아직 못 다한 숙제, 약물 '계열 이펙트''같은 기전을 가진 약제의 기대효능을 인정한다.' 미해결 난제임은 분명하다. 전문의들 간 의견이 분분하고 제약사 별 이해관계도 다르다. 결국 결론은 '케이스 바이 케이스(Case by case)'. 꼭 모범답안이 필요한 사안은 아니다. 당연히 처방하는 의사의 경험과 의학 지식을 바탕으로 한 판단이 중요하다. 문제는 보험 급여 적용 범위에 대한 일관성이다. 어떤 계열은 허가사항과 무관하게 계열 이펙트(effect)를 인정, 동일한 급여 기준이 적용되지만 어떤 계열은 약제마다 급여 허용 범위가 다르다. 이슈가 부각되고 있는 당뇨병약제를 보자. 현재 당뇨병의 치료는 사실상의 1차약제 '메트포르민'을 시작으로 다양한 2제, 3제 요법이 트렌드다. 그런데 SGLT-2억제제인 '포시가'와 '자디앙'에 비해 같은 계열인 '슈글렛'의 병용급여 인정 범위는 좁다. GLP-1유사체도 마찬가지다. 얼마전 등재된 '트루리시티'는 '이페르잔'이나 '바이에타', '릭수미아'와 달리, 인슐린과 메트포르민을 포함한 3제요법을 급여로 인정받을 수 없다. 계열 이펙트를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여기서, 논란이 발생하는 이유는 반대 사례의 존재다. 제일 잘 나가는 당뇨병약 DPP-4억제제는 된다. 허가사항에 없는 적응증 임에도 급여는 인정된다. 이 계열 약제들은 치아졸리딘(TZD)계열 병용 급여 범위가 확대될때 적응증을 갖춘 '자누비아', '가브스'.'온글라이자' 외에도 '트라젠타'와 '제미글로'까지 급여 확대 범위에 포함시켰다. 당연히 '의문의 1패(?)'를 당한 약물 보유 제약사들 사이에선 볼 멘 소리가 터져 나온다. 복지부가 내놓은 대답은 "DPP-4억제제는 충분한 처방 경험을 갖췄다"이다. 즉 SGLT-2억제제, GLP-1유사체는 아직 국내 진입한지 얼마 안 돼 지켜 볼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다만 향후 전문가 의견 등을 취합, 기준 통일에 대한 논의 진행을 약조하고 있다. 전문의약품이다. 조심해서 나쁠 것은 없다. 정부의 신중한 입장은 되레 필요하다 볼 수 있다. 단, 어차피 계열 이펙트 인정이 수순이라면 '충분한 처방경험을 갖추는데까지 필요한 시간, 혹은 처방량'에 대한 지침 정도는 마련하자는 것이다. 현 상황은 기대는 있지만 기약이 없다. 질환의 특성이 다르다면 질환 별 계열 이펙트에 대한 매뉴얼이 필요하다. 계열 이펙트가 인정된다는 확신으로 임상 연구를 게을리하는 업계를 정부가 걱정할 필요는 없다. 풍부한 학술 데이터는 급여 기준을 넘어 처방 현장에서 힘을 발휘한다는 것을 그들도 잘 알고 있다.2016-05-19 06:14:50어윤호 -
[기자의 눈] 수가협상, 지속가능 논의할 때2017년도 요양기관 보험수가를 결정지을 수가협상이 이제 곧 닻을 올린다. 한 해 건강보험 수입과 지출을 결정짓는 중요한 '농사'이니만큼, 보험자와 요양기관 대표 의약단체들은 강한 논박의 근거들로 무장하고 협상 테이블 위에 올려놓을 준비를 마쳤을 것이다. 과거 건강보험 통합 이후 진행됐던 보험자와 공급자 간 단체 수가협상에서는 모든 요양기관이 같은 인상률로 보험수가를 계약했다. 당시 공급자들은 같은 인상률이 나타내는 수치의 '왜곡'으로 인해 유형별 득실이 극명하게 드러났고, 상대적으로 보험재정 소요 비중이 낮은 유형들은 그만큼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는 구조가 만연됐다. 이후 건강보험공단과 의약단체들은 유형별 수가협상으로 전환하는 대합의를 이뤄내고, 현재까지 유형별 수가협상은 그렇게 안착돼왔다. 그러나 추가 소요재정이 벤드로 묶여 '제로섬 게임'이 반복되면서 협상 이후 불거져 나오는 방식과 수단의 문제는 일관되게, 그리고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보험자인 건보공단은 의료기관 원가구조 수집과 비급여, 이를 협상에 오롯이 반영해야 할 명분을 주장하고 있다. 특히 병원의 경우 대형병원과 중소병원의 격차 때문에 같은 인상률로 겪는 병원 간 빈익빈 부익부를 유형 내 세분화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 보험자 측의 변함없는 주장이다. 이에 반해 공급자 측인 의약단체들은 '제로섬' 때문에 소요되는 불필요한 소모전과 공급자가 배제된 벤드 설정이 협상 평등성을 무너뜨리고 있다며 올해도 벤딩 폭 선공개를 협상의 큰 아젠다로 제시한다. 매번 반복되는 주장들은 사실, 보험자와 공급자의 이해관계에 맞물려 때로는 플러스가 되기도 하고, 그 반대가 되기도 한다. 대표적인 것이 물가연동이다. 과거 물가보다 낮은 수가인상률은 공급자들의 주요 협상 논리 중 하나였지만, 수가 인상률이 물가 상승률을 역전하면서 이 무기는 보험자의 손에 쥐어졌다. 그만큼 유형별 수가협상에서 불거진 논의거리는 많지만 대합의를 이룰만 한 아젠다를 찾기는 쉽지 않다는 얘기다. 이제 곧 수가협상의 막이 오른다. 올해 협상도 여지없이 이 문제들이 양 측 협상단의 논쟁거리가 되고 불거졌다가 묻히는 일이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보험자와 공급자는 유형별 수가협상 대합의를 위해 열기를 품고 논의했던 공동의 역사를 갖고 있다. 이번만큼은 양 측 모두 각기 인상률 높이기와 방어하기에 매몰될 것이 아니라 유형별 협상을 되짚고 지속가능하게 공동 발전시킬 수 있도록, 진지한 논의 기회를 만들길 기대해본다.2016-05-16 06:14:49김정주 -
[기자의 눈] 무너진 기업윤리, '옥시'는 결과일 뿐"(RB는) 건강과 위생을 통해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것을 기업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옥시레킷벤키저가 자사 홈페이지에서 밝히고 있는 기업 철학과 목표다. 아이러니하게도 기자는 이 문장에서 가습기 살균제 사태의 근본적인 문제를 읽었다. 기업윤리(企業倫理). 고등학교 사회 교과서에서는 기업윤리를 '기업의 경영자와 구성원들이 조직 내부에서 지켜야 할 행동의 기준' 혹은 '혁신을 추구하는 기업가 정신을 바탕으로 정당한 방법을 통해 기업을 올바르게 운영하는 기준'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렇다. 기업의 최대 목표가 이윤창출에 있음을 부인하자는 것은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모든 기업에는 도덕적 책임이 따른다. 의사, 약사, 간호사 등 보건의료직에 종사하는 이들에게 보다 엄격한 잣대가 적용되듯, 이 기업이 국민건강과 직결되는 의약품을 판매하는 제약기업이기도 하니 더 엄중한 기업윤리가 요구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검찰수사가 진행 중인 단계니, 진위 여부는 기다려봐야 한다치자. 그러나 지금까지 보여준 옥시의 태도는 가습기 살균제의 피해 당사자와 유가족은 물론 전 국민들에게 너무도 큰 실망감을 안겼다. 제약업계 전체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2일 열린 기자간담회장에서는 사고 발생시점으로부터 5년이 지난 뒤에야 공식사과에 나선 연유를 묻는 질문이 쏟아졌다. 이에 대해 아타 사프달 대표는 "충분하고 완벽한 보상안이 마련될 때까지 시간이 필요했다"고 답했다. 그런데 5년 동안 준비했다는 '포괄적 보상안'은 정작 A4 2장을 채우지 못한다. 내용 또한 실체가 없었다. 2시간 여 진행된 간담회 내내 2개월 안으로 독립적인 전문가 패널을 구성하고, 보상 계획과 지원 내용, 신청 방법 등을 알리겠다는 답변만이 반복됐을 뿐이다. "100억원이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을 위한 인도적 기금으로 사용되길 바란다"는 말은 마치 보상금으로 퉁치자는 의미로 들렸다. 정신 없이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던 순간, "가습기 살균제를 타면서 내 손으로 내 아이를 서서히 죽였다"며 좌중을 숙연하게 만든 유가족 대표의 한 마디를 잊을 수가 없다. 옥시가 대한민국에서 자진 철수한들, 어떤 형사 책임을 진들 지난 5년 멍든 가족들의 마음에 위로가 될 수 있을까. 이번 사태는 최소한의 기업윤리, 사회적 책임의식을 갖추지 못한 기업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보여주는 하나의 본보기에 불과하다. 제 2의 옥시 사태를 막으려면 업계 차원에서도 옥시로 인해 얼룩진 불명예를 회복할 수 있도록 윤리의식과 자정능력을 강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물론 기업윤리가 이 지경이 될 때까지 아무 기능을 하지 못한 제도적 허점을 보완하는 작업도 병행돼야만 한다.2016-05-12 06:14:50안경진 -
[기자의 눈] 대체조제에 쿨한 환자, 그럼 약사는?"아, 제네릭이요? 제가 병원에 전화하면 되는건가요." 처방전을 건네받은 약사는 자연스럽게 환자에게 대체조제를 이야기한다. 처방전에 기재된 약이 없어 같은 성분의 다른 약으로 대체하겠단 약사의 말을 환자는 당연하다는 듯 받아들인다. 도리어 '제네릭'에 대한 지식과 더불어 병의원에 관련 사실을 고지해야 한다는 점도 먼저 알고 적극적인 모습까지 보인다. 최근 한 약국 취재 과정에서 마주한 풍경이다. 마치 조제와 투약의 한 과정인냥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대화에 이것이 그 어렵고 까다롭다던 대체조제가 맞나 싶은 의문까지 갖게했다. 환자가 약국 문을 나선 이후 의아해하는 기자의 표정에 덧붙인 약사의 말은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약사는 지금의 반응이 대체조제를 접하는 대다수 요즘 환자들의 반응이라고 했다. 예상 외로 같은 성분 다른 약으로의 조제에 쿨한 반응을 보인다는 환자들, 약사는 환자들이 그만큼 똑똑해졌다고 했다. 단순히 처방전에 적힌 약 중 하나를 다른 이름의 약으로 바꾼다고 해 거부부터 하고보는 환자들과 분명 달라졌다는 것이다. 물론 비급여 처방전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이 약국 특성과 주변 병의원 성격이 반영된 결과라는 사실을 배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주목할 부분이 있다. 대체조제에 대한 환자들의 인식, 그리고 생각보다 환자는 더 많은 정보를 접하고 스마트해졌다는 점이다. 대체조제가 쉽지 않다며 환자에게 말하기조차 꺼리는 약사들이 적지 않다. 약사들이 그렇게 밖에 할 수 없는 데에는 물론 대체조제의 까다로운 절차와 제도 상의 문제도 배제할 수 없다. 여전히 '대체조제 불가' 도장을 처방전에 찍어 내보내는 일부 병의원의 구태도 무시할 수는 없다. 흘긴 눈으로 바라보는 병의원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약사들의 사정을 모르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이 시점에 약사가 먼저 환자, 또는 의사 눈치에 지레 포기하지는 않았는지 한번 돌아볼 일이다. 약국에서 더 자연스럽고 간편하게 대체조제가 진행되기 위해서는 아직 많은 정책적 변화와 의료계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국민을 대상으로 한 홍보 역시 무시해서는 안될 문제일 것이다. 하지만 정부와 병원, 약국, 제약사 간 이데올로기와 경제적 이득 등을 따지기 이전에 대체조제는 환자 편의와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문제란 점을 약국에서 간과하지 말았으면 한다. 최근 어느 한 시민은 국민신문고를 통해 약국에서 활발한 대체조제가 가능하게 해 달라고 민원을 제기했다. 민원인은 급하게 아내의 약을 조제해야 했는데 약국 4곳에서 약이 없다며 거절당했다고 했다. 환자는 안전하고도 편리하게 약국에서 약을 조제, 투약받을 권리가 있다. 약사는 또 그렇게 할 책임이 있다. 약사들이 제도를 탓하기 이전에, 주변 병의원의 눈치를 보기 이전에 환자의, 그리고 약사인 자신의 권리를 먼저 생각해 보기를 바란다. 환자들은 약사들의 예상보다 더 많이 스마트해져있기 때문이다.2016-05-09 06:14:50김지은 -
[기자의 눈] 제약산업 3.0 시대 완성할 초석 마련했다2000년대 들어 제약산업은 2001년 의약분업과 2006년 포지티브리스트 도입, 그리고 2012년 약가일괄인하 시행으로 3번의 변혁기를 거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0 시대로 명명할 의약분업 시행은 OTC에서 처방의약품(제네릭) 중심 제약기업으로 무게중심이 급격히 이동한 대대적인 변화였다. 전통의 일반약 중심 일부 제약기업들은 분업 시행을 기점으로 여전히 고전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2.0시대로 명명할 약가일괄인하 시행은 더 이상 처방약, 특히 제네릭 중심의 제품구조로는 생존하기 힘들다는 인식을 강하게 심어준 계기가 됐다. 일괄인하 이후 제약기업들은 비급여 시장과 신약개발에 매진하게 된다. 2016년 현재 제약기업의 관심은 혁신신약 개발과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글로벌에 포커싱돼 있다. 이른바 제약산업 3.0 시대가 비로소 열리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3.0 시대를 준비하는 제약사들은 여전히 목마르다. 노블사이언스에 기반한 신약개발과 글로벌진출이라는 과제는 질적 성장을 준비해야 하는 제약사에게 너문 많은 비용투자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혁신신약 연구개발 기간은 평균 10년 이상 소요되고, 개발 비용의 80%는 임상에서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핵심인 임상 3상은 전체 임상비용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말큼 중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경제장관회의에서 결정한 신산업 육성 신약개발 임상 3상 관련 R&D와 시설 투자의 세액공제, 육성펀드 조성 등에 대한 정부의 지원방안 발표는 제약업계에 가뭄의 단비와도 같은 결정이다. 현재 임상 1·2상만 적용하던 신약개발 R&D 세액공제 대상에 국내 수행 임상 3상을 추가하고, 희귀질환은 국내외 모두 세액공제를 적용하기로 했다. 또 신약개발 등 신산업 기술을 사업화하기 위한 시설 투자시 투자금액의 최대 10%의 세액을 공제하고, 정부가 투자 리스크를 적극 분담하는 1조원대 규모의 ‘신산업 육성펀드’도 조성해 운영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규제 프리존을 통해 신약개발 등 신산업 투자를 가로막는 핵심 규제를 철폐하고, 신산업 육성세제를 신설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방침이다. 신약조합에 따르면 정부가 우선적으로 신산업 신약개발 육성 세제항목을 신설해 세법상 최고수준의 지원에 나서겠다고 선언한 투자전략은 당장 올해부터 정부 R&D 예산의 배분, 조정에 적용될 것이라고 한다. 제약업계는 그동안 대정부 건의를 통해 임상 3상의 세액공제와 함께 연구 인력 개발비의 세액공제 항목 확대, 의약품 품질관리 개선시설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조세특례제한법 제25조의4)의 일몰기한(2016년 12월31일) 연장 등 국내 제약산업계의 R&D 투자와 글로벌 진출에 보탬이 될 수 있는 방안의 시행을 요구했었다. R&D 투자 세액공제를 위한 끊임없는 꾸준한 제약업계 노력이 비로소 결실을 맺고 있는 느낌이다. R&D 핵심은 신약개발이고, 임상 3상은 신약개발의 핵심이다. 특히 임상시험 시장은 1조원대를 넘고 있다. 이번 정부의 세액공제 확대 조치가 혁신신약 개발과 글로벌 진출에 탄력을 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3.0시대가 완성될 초석은 분명히 마련됐다.2016-05-02 06:14:50가인호 -
[기자의 눈] 옥시 위기는 기회? 씁쓸한 영업행태"옥시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보상으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RB코리아 스트렙실 대신 저희 회사 XX을 주문해주세요." 26일 서울 일부 약국 약국장들에게 전송된 문자다. 많은 약사들이 이 문자를 보고 그러려니 하고 넘겼고, 또 많은 약사들은 불쾌함을 느꼈다고 한다. 다른 회사 악재를 자기 영업의 절호의 기회로 여긴 기회주의적 행동이 좋게만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소비자들이 기업의 나쁜 행태를 꼬집으며 '불매운동'을 언급하기 시작했다. 어떤 사회학자는 '자본주의 사회가 심화되면서, 사람들은 기업을 질타하고 욕하고자 할 때 구매-소비 관계를 끌어들이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너네 거 아니어도 살 거 많다'는 자본주의 사회 물자의 풍족이 수반돼서 가능한 일이지 싶다. 구매력이 가장 강력한 무기이자, 기업 입장에선 가장 두려운 단체행동이 되면서, 한 기업의 리스크는 경쟁사의 '기회'가 되었다. 이번 옥시 사태에서도 연관 제품인 스트렙실과 개비스콘이 집중 공격을 받고 있다. 많은 약사들이 불매운동에 동참하고 있고, 서둘러 불매 공지를 사진 찍어 SNS에 공유하고 있다. 약사들의 행동은 개인 선택이다. 그렇다고 불매운동을 하지 않는 약사를 비난할 수는 없다. 그러나 경쟁사라면 다르다. 같은 업계 비슷한 제품을 생산, 마케팅하는 입장에서 '저 회사는 나쁘니 대신 (이 기회에) 우리 것을 사달라'고 노골적으로 영업하는 것은 결코 좋아보이지 않는다. '어차피 옥시가 잘못한건데, 뭐가 문제냐'고 할 사람이 있을 지 모른다. 실제 이 영업사원의 홍보 문자를 받은 한 약사는 '입장바꿔 생각해봐라. 당신이 RB영업사원이고, 경쟁사 직원이 그런 문자로 영업하는 걸 봤을 때 심정이 어떻겠는가. 제약사는 모두가 제품 위험성에 대한 리스크를 안고 있다. 경쟁사에는 이런 일이 영원히 없으리라 어떻게 보장할 건가'라고 따져물었다. 이 약사가 불필요한 정의감에 불타는 것일까? 아니라 본다. 이를 테면 이웃 약국이 영업정지를 받았다고 주로 처방전이 나오는 의원 출입구부터 엘리베이터, 계단까지 'ㅁㅁ약국은 조제를 잘못해 영업정지됐으니 당분간 우리 ㅇㅇ약국으로 오세요'라는 안내문(?)을 붙인 꼴이다. 눈앞의 욕심에 불쾌한 영업을 펼친 영업사원, 경쟁 약국의 곤란은 안중에도 없이 본인부담금 할인, 사입가 미만 의약품 판매로 환자만 끌어오기 바쁜 약국. 이들 심리의 기저에는 '공감 능력' 부족이 있다. 남의 불행을 나의 기회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혹은 나의 기회를 위해 남의 불행을 모른척하는 사람들. 국민 건강을 위해 일한다고 이름을 올리기 부끄럽지 않은가.2016-04-28 12:14:52정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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