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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질환 가이드라인과 학술대회의 진일보이제 학술대회가 개최되면, OO학회가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심심찮게 접할 수 있다. 지난 한해 역시 춘추계 시즌을 맞아, 몇몇 학회들이 새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거나 업데이트를 예고했다. 그런데, 이는 최근 몇년간 형성된 기조다. 불과 5년전 만 하더라도 가이드라인의 업데이트 소식은 드물었다. 일단 고무적인 현상이라 할 수 있겠다. '직결된다'까지는 아니지만 가이드라인의 활발한 업데이트는 우리나라 의대 교수들이 그만큼 공부도 많이 하고 해당 질환 영역에서 입지 구축에 힘쓰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가이드라인은 우리말로 '진료지침'이다. 어떤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에 대해 어떻게 진단하고 중증도에 따라 어떻게 치료해야 하는지를 최고 전문가 집단인 학회가 관련 의사들에게 전하는 '권고' 메뉴얼이다. 당연히 1차의료기관인 일선 개원가의 진료 등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간 우리나라의 가이드라인은 미국이나 유럽의 것을 그대로 수용하는 수준이 대부분이었다. 모든 학회가 그렇다는 얘기는 아니다. 우리나라 외과 수술 실력은 세계 의사들도 인정하고 있고 약제 처방이 많은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는 영역이 있다. 다만 만성질환을 중심으로 한 대중적인 질환 영역에서 어느정도 국내 학계의 게으름이 있었던 것도 맞다. 하지만 학회들이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해외 가이드라인에서 권고하고 있다 하더라도 이를 수용하지 않거나, 또 반대로 해외 가이드라인에서 권고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약제 사용을 우리가 새롭게 만드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이에 발맞춰 이제는 국내 학술대회에서 우리나라 환자들을 대상으로 약제의 효능을 살핀 임상, 메타분석 등 다양한 데이터들이 발표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자체적인 의지를 갖고 우리나라 환자들에게 약이 유효한지, 안전성에 문제는 없는지 확인하려는 것이다. 제약사의 지원금의 투입 유무를 떠나서 이같은 연구는 긍정적인 의미가 있다. 진료 가이드라인은 제약업계 뿐 아니라 정부 급여정책 등에까지 영향력을 행사한다. 앞서 언급했 듯 강제력이 없는 '권고' 사항일 뿐인데도 위력은 충분하다. 그만큼 수많은 의학적 판단의 근거가 된다는 뜻이다. 가이드라인에 따라 한 '의약품의 운명'이 결정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가이드라인이 향후 아시아를 넘어 세계 국가들의 지침 재정에 참조가 되길 바란다. 추가로 이렇게나 중요한 가이드라인인 만큼 순수하게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제정이 이뤄져야 하겠다. 이득을 위해 환자의 건강을 해치는 의사는 없다고 믿지만 이득을 위해 편향적 처방을 일삼는 의사는 아직 존재하기 때문이다.2019-01-03 06:15:01어윤호 -
[기자의 눈] 신약개발, 기다림과 인내심의 미학연휴기간 TV 채널을 돌리다 우연히 '창업 신들의 배틀, 스타트업 빅뱅'이란 제목의 프로그램을 보게 됐다. 연령대부터 경력, 창업 분야 등 천차만별인 스타트업 대표들이 출연해 경합을 펼치는 오디션 프로그램이었다. 쉽게 말해 '창업판 쇼미더머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교육부, 국방부 4개 부처가 공동 개최하고 108개국, 총 5770팀이 참여하는 데다 총 상금이 18억원에 달한다는 점에서 제법 화제성을 갖춘 프로그램이었다. 43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본선에 진출한 각 스타트업 대표가 자신의 아이템을 소개하면 투자, 컨설팅, 엑셀러레이터 등 현업에 종사 중인 기업 대표들이 심사위원으로 출연해 촌철살인의 질문을 던진다. 개인적으로 프로그램에 흥미를 갖게 된 건 신약개발 스타트업 메디노 주경민 대표의 오디션 장면 때문이었다. 성균관의대 교수를 겸하고 있는 주 대표는 자체 개발한 신경줄기세포치료제를 소개하기 위해 심사위원들 앞에 섰다. 치료유전자를 발현함으로써 손상된 신경조직을 재생시키고, 퇴행성 신경질환의 원인을 교정하는 혁신형 치료제가 주 대표의 창업 아이템이다. 심사위원들은 성공할 경우 상당한 시장성이 보장되는 혁신치료제에 높은 관심을 표하면서도 장기 연구와 고액 투자를 요하고, 실패 시 위험부담이 크다는 바이오산업의 특성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스타트업에 목숨을 걸었다면 학교를 그만두셔야 하는 거 아닌가요?", "신약개발은 10년 넘게 걸리는 일이다. 불확실성도 높은데 투자자나 다른 직원들에 대해 책임질 자신이 있나"와 같은 날카로운 질문도 쏟아졌다. 주 대표는 질문세례에 진땀을 빼면서도 신약후보물질이 뇌에서 거부반응을 일으키지 않는 원리와 전임상 결과 등을 차분히 소개한 끝에 최종 입상 10팀에 선정되는 성과를 냈다. 이러한 프로그램의 방영은 최근 몇년새 대한민국에 불고 있는 '스타트업 붐'을 반영한다. 2000년대 당시 IT 업종이 창업 열풍을 주도했다면, 오늘날에는 신약개발 전문의 바이오기업으로 무게중심이 옮겨졌다. 객관적 수치로도 드러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이달 초 발표한 '2017 바이오 중소·벤처 통계'에 따르면 작년 한해 동안 300개가 넘는 바이오기업이 창업한 것으로 집계됐다. 479개가 창업한 2016년의 창업 열기가 이어진 셈이다. 바이오업종에 관한 투자업계의 관심도 뜨겁다. 10월 기준 올해 벤처캐피털 투자액은 7016억원으로 지난해 총 투자액(3788억원)보다 8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1월 말까지 역대 최대치인 바이오기업 13곳이 기술특례상장으로 코스닥에 진입했고,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20개 기업(10월 기준) 중 10곳이 바이오기업으로 조사됐다. 제약바이오산업을 향한 관심은 분명 긍정적인 변화다. 비록 일부 계약이 파기되는 아픔은 있었지만, 2015년 한미약품을 시작으로 올해 유한양행의 폐암신약 기술수출에 이르기까지 연구개발 성과가 가시화하면서 국내 기업의 성공 가능성에 대한 꿈도 영글어가는 분위기다. 하지만 여전히 갈 길은 멀다. 신약개발은 호흡이 긴 산업이다. 의약품의 효능을 미리 가늠할 수 있는 대리평가변수를 활용하고, 패스트트랙을 도입하는 등 심사절차를 간소화 하려는 보건당국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신약개발은 필연적으로 불확실성을 동반한다. 최근 10년 중 최대치였다는 2017년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신약허가건수는 46건에 불과했다. 그만큼 하나의 신약이 탄생하기 어렵다는 의미일 것이다. 올 하반기 금융당국은 제약바이오기업의 연구개발비 자산화 시점을 신약에 대해서는 '임상3상 개시 승인', 바이오시밀러에 대해서는 '임상1상 개시 승인'으로 제시했다. 신약개발이 평균 15년 넘게 걸리고 성공률이 0.01%에 불과한 고위험 분야라는 이유에서다. 미국제약바이오업계 통계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임상3상 개시 승인 이후 정부의 최종 승인율은 약 50%에 그쳤다. 실제 올 한해 국내사들의 글로벌 진출성적을 돌아봐도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2종이 FDA 허가를 받은 반면, 연내 허가 기대를 받아온 GC녹십자의 혈액제제와 SK바이오팜이 기술수출한 수면장애 신약 등은 심사일정이 지연돼 아쉬움을 남긴 바 있다. 시청자들의 흥미를 끌었던 창업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당당하게 최종 10팀으로 선정된 바이오기업의 성과가 반가우면서도 마음 한켠 조심스러움을 지울 수 없는 이유다. 제품 개발부터 상업화까지 10년에 가까운 기다림을 요구하는 바이오업종과 짧은 순간 상품의 매력을 어필해야 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매칭이 과연 적절했을까 하는 의구심도 남는다. 국내 개발 신약의 미국시장 진출 꿈을 내년으로 미루게 된 지금, 제약바이오산업을 바라보는 투자자들과 정부를 향해 던지고 싶은 주문은 인내심과 기다림이다.2018-12-31 06:15:48안경진 -
[기자의 눈]타미플루 부작용 설명은 누구의 몫인가지인이 A형 독감에 걸려 논란(?)의 타미플루를 복용했다. 그 역시 병원과 약국에서 타미플루를 받아서 나오기까지 부작용에 대한 안내를 전혀 받지 못했다고 했다. 그뿐이었을까. 여중생 투신 소식이 알려지기 전까지 전국에서 타미플루를 처방받은 환자 중 과연 몇 명이나 복약지도를 '제대로' 받았을까. 부산 연제구보건소는 해당 약국에 과태료를 부과하겠다고 했다. 복약지도 미준수가 이유다. 해당 약사는 부작용을 설명하지 않았다고 시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약국가에선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과태료 처분을 전한 기사에서 약사로 추정되는 많은 네티즌이 댓글을 달았다. 이들은 대부분 억울함을 호소했다. 억울함은 분노의 형태로 표출됐다. 처방은 의사가 했는데 왜 약사가 책임을 지느냐고. 약사뿐 아니라 의사도 부작용을 설명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 아니냐고. 이들의 심정이 짐작가지 않는 바 아니다. 복약지도 미준수가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이 아닌 것은 확실하다. 인과관계로 연결짓는 프레임에 빠져선 안된다. 해당 약사에 대한 마녀사냥은 지양해야 함이 물론이다. 그렇다고 해서 복약지도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을 감쌀 수도 없는 노릇이다. 복약지도는 법에 명시된 약사의 의무이며, 복약지도료의 대가다. 그 전에 약사라는 배타적 권리(면허)를 가진 전문인이자 직능 본분의 역할이다. 사람이 죽었다. 백퍼센트 정확하게 인과관계를 밝히기란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다. 그래서 누군가 하나를 콕 집어서 책임을 묻기도 힘들다. 부작용 없는 약을 만들지 못한 제약사를 탓할 수도, 약 처방 시 부작용을 설명하지 않은 의사를 탓할 수도, 그렇다고 복약지도를 제대로 하지 않은 약사를 탓할 수도 없다. 그러나 '왜 나만 갖고 그래' 식으로 억울해 해선 안 된다. 약사만의 문법으로 사건을 이야기해선 안 된다. 처방은 의사가 했으니 의사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논리는, 국민에게 전문 직능인인 약사의 존재를 스스로 부정하는 말로 들린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부여된 의무와 본연의 역할이 있다면 지키는 것이 마땅하다. 아무리 억울하다한들 소중한 딸을 잃은 유족의 억울함에 비할 수 있을까.2018-12-27 06:15:39김진구 -
[기자의 눈]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의 필요성우선 이 말부터 쓰고 싶다. "여러분, 지금도 늦지 않았어요. 빨리 달려가서 독감(인플루엔자) 예방접종 하세요!" 연일 독감 급증 기사가 쏟아지고 있다. 21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12월 9일부터 15일까지 외래환자 1000명당 독감 의심환자가 48.7명이었다고 한다. 독감 유행주의보가 발령된 11월 16일 당시 7.8명과 비교하면 6배 늘어난 수치다. 올해 독감 유행주의보가 발령됐을 때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걸 뼈저리게 후회 중이다. 어처구니없게 백신을 맞았더라면 예방 가능했던 A형 독감을 앓고 있다. 글을 쓰고 있는 현재(23일) 독감 4일 차다. 타미플루의 제네릭인 한미플루를 복용하고 있지만, 밤마다 고열과 함께 폐가 울리는 기침을 할 때면 '응급실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몇 번씩 들 정도다. 독감 증상은 알려진 대로였다. 내과 전문의들에 따르면 독감은 보통 1∼3일간 잠복기를 거친 뒤 고열을 동반하며, 콧물이나 재채기 같은 한 가지 증상이 아니라 두통, 근육통 등 전신적인 증상이 함께 동반된다. 지난주 수요일 오전부터 두통과 함께 재채기를 하더니, 목요일에는 이에 더해 걸음을 한 걸음씩 내디딜 때마다 근육통이 왔다. 운전할 땐 온몸을 바늘로 찌르는 느낌이었다.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판단이 들었다. 입에서 "아프다"는 말이 혼잣말로 나올 정도가 되자, 중소병원을 찾았고 고열로 독감 검사를 했다. 검사료는 비급여로 3만원이었다. 면봉같이 생긴 진단 키트를 코 안에 찌를 듯 넣고 뺀 다음 5분 정도 기다리니 A형 독감 확진이란다. 약국 처방전 이외 진통제와 해열제, 비타민 수액까지 처방 나와 2시간 동안 병원 응급실에서 링거를 맞았다. 비급여로 3만8000원이 추가 결제됐다. 성인이라면 주사 행위료와 약품비까지 포함해 의원에서 1만5000원~3만원 사이에 접종 가능한 독감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탓에 온몸의 고열과 근육통을 맛보고, 쓰지 않아도 될 비급여 약품비까지 지출했다. 여기서 끝나면 좋겠지만, 전신 증상이 사라지면 기침 또는 콧물, 인후통 등의 증상이 2주 이상 지속할 수 있단다. 내년 3~4월까지 독감이 유행한다고 하니, 이러한 고통을 겪지 않으려면 하루빨리 독감 예방접종을 하러 가까운 의원을 방문하길 권한다.2018-12-24 06:13:43이혜경 -
[기자의 눈] '직선제' 단점을 극복하는 유일한 방법요란했던 대한약사회장 선거가 끝났다. 새 회장이 당선됐고, 당선자들이 공약을 실현하겠다는 장밋빛 약속이 남았다. 한편으로는 직선제 시행 이후 최저 투표율을 간신히 면할 정도의 투표율과 '선거문자는 징글징글하다'는 뼈아픈 지적도 있었다. '회원 모두가 참여해 직접 대표를 뽑는 직접 민주주의의 꽃'인 직선제에도 명과 암이 있다. 회장이 되려는 사람은 선거운동 기간 동안 민초 약사를 속속들이 만나며 약심을 파악할 기회를 얻는다. 일선 회원들도 약사회장이 될 사람을 만나 직접 정책 제안을 하고 쓴소리도 할 수 있다. 그만큼 회장은 회원의 일상에, 회원은 회무에 관심을 갖게 된다. 이보다 좋은 선거제도가 또 있을까. 하지만 어찌 보면 이보다 나쁜 선거제도도 없다. 모든 일이 그렇듯, 직선제에도 명과 암은 존재한다. 운동기간 동안 수백, 수천, 수만명의 유권자를 만나기 위해, 무엇보다 '당선'되기 위해 후보자가 투자해야 하는 기간과 노력, 인맥과 비용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 매몰비용은 당선 후 회수하기 위해, 회장으로서 해서는 안될 일을 하게 만드는 빌미도 제공한다. 민초약사에게까지 자신의 비전을 홍보하기 위해 들이는 이 엄청난 무형, 유형의 가치는 낙선자에게 특히 과도한 좌절감과 상실삼을 준다. 선거가 양자 대결일 경우 특히, 새 집행부가 들어선 후까지 분열된 약사사회가 원상복구되지 않기도 한다. 이 '뒤끝'의 길이에 비하면 회장 임기 3년은 결코 길다 할 수 없다. 그렇다고 약사회 선거를 간선제로 돌릴 수는 없다. 이미 약사회원들은 자신의 뜻으로 대표를 선출하는 직접선거제도에 익숙해졌다. 무엇보다 '회원이 대표를 직접 뽑는다'는 직선제의 대의명분을 이길 만큼의 가치가 간선제에 있다 할 수 없다. 우리는 어쨋든 불완전한 방식이지만 이 직선제를 운용해 나아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 보완점도 필요하다. 선거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고, 선거가 끝난 후 약사사회는 재빨리, 억지로라도, 반드시 화합을 도모해야 한다. 승자는 패자를 위로하고, 패자는 결과에 승복한 후 승자를 축하해줘야 한다. 선거가 끝난 지 일주일이 되었다. 회자되는 말들을 들어보니 일부 지역에서 직선제의 뒤끝이 생각보다 꽤 오래갈 지 모른다는 우려감이 든다. 한 표를 받기 위해 받들었던 회원들의 선택이라면 그 결과도 받들고 존중해야 한다. 그래야 약사사회는 단점이 많을지언정 직선제를 더 좋은 선거제도로 이끌고 나갈 수 있다. 그것이 약사사회가 앞으로 나아가는 유일한 방법이다.2018-12-20 06:00:28정혜진 -
[기자의 눈] 약사 괴롭힌 문자폭탄 이대론 안된다한달여간 치열하게 전개된 대한약사회, 16개 시도지부장 선거가 마무리 됐다. 결과는 나왔고 당선자들에게는 선거기간 연일 쏟아냈던 공약과 정책을 실천하는 과제가 남았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약사사회에는 또 하나 짚고넘어가야 할 과제가 있다. 한달여간 회원 약사들을 지겹도록 괴롭힌 전화 연락과 무차별 문자폭탄이다. 이번 선거에서는 선거법 개정으로 SNS 선거 등이 제한됐다. 더욱이 후보자의 약국 개별방문이 개표일을 10여일 앞두고 금지되면서 각 후보 선거캠프의 문자메시지, 전화유세는 더 극에 치달았다. 서울지역 약사만 하더라도 대한약사회장 후보 2명, 서울시약회장 후보 3명이 메시지를 보내니 하루 기본 5건 이상의 문자를 비롯한 전화연락을 받아야했다. 선거 후반으로 갈수록 전송 건수는 늘었고 메시지 내용은 회원 약사들을 더 힘들게 했다. 한 후보당 2~3건은 기본이고 그 내용은 점차 상대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나아가 지라시급 메시지로 변질돼 갔다. 메시지나 연락이 대부분 낮시간에 집중되다보니 약사들은 업무에 적지 않게 방해가 됐다는 반응들이다. 문제는 회원 약사들이 느끼는 피로감 뿐만은 아니다. 후보와 선거캠프에서도 문자메시지 전송으로 인해 느끼는 부담은 적지 않은듯 했다. 실제로 선거 시작 전부터 일부 후보나 후보 지지자들의 문자메시지 전송이 공론화되면서 경쟁적으로 후보 선거캠프에서는 문자를 전송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선거 후반에는 후보 선거캠프에서 할 수 있는 선거운동이 문자메시지, 전화연락에 한정되다보니 더더욱 그랬다. 그렇다보니 문자메시지 전송으로 적지 않은 선거비용이 사용될 수 밖에 없었다. 실제 데일리팜이 유권자 수와 지역 별 차이, 후보 별 문자 종류와 발송 횟수 등을 감안해 대한약사회장, 지부장 선거 문자 발송 비용을 산출한 결과 대략 3억원 정도가 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약사회장 후보 2명이 지출한 금액만 1억5000여만원이었다. 이는 선거운동 기간 한 후보가 유권자에 하루 한건의 문자를 보낸다는 가정이었다. 사실상 최소 비용 산출 방식이었단 점이다. 실제 후보별 문자메시지 전송에 사용한 금액은 이를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예측된다. 일부 회원 약사들은 이번 후보들의 연일 계속된 문자폭탄과 그 안에 담긴 네거티브전에 적지 않은 염증을 느꼈다는 반응이다. 이를 계기로 약사회장 선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자리잡았단 젊은 약사들도 있다. 과열된 경쟁때문이라고 후보들만 탓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회원 약사들이 더 이상 약사회는 물론 자신의 권리 행사인 약사회장 선거 투표에 회의를 느끼지 않도록 문자메시지만 허용한 선거 규정 개선이 시급해 보인다.2018-12-16 20:36:25김지은 -
[기자의 눈] 국내 제약사의 연말휴가와 남성 육아휴직얼마전만 해도 다국적제약사들의 조기 클로징은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12월초부터 문을 닫고 장기간 휴가를 가는 풍경은 우리나라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그저 해당 본사가 속한 문화적 배경의 차이라며 우리 현실을 자위하곤 했다. 하지만 이제 조기 클로징이 국내 제약사에도 정착되는 모습이다. 작년부터 연말휴가를 가는 제약사들이 소개되기 시작하더니 올해는 '두집 건너 한집' 꼴로 쉬는 제약사들이 늘어났다. 해당 제약사들은 "일찍 문을 닫는다고 해서 영업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며 "오히려 쉬면서 재충전하는 게 업무 효율성을 높일 것"이라고 전하고 있다. 연말휴가는 개인 연차소진을 전제로 한다. 임직원 입장에서는 당연한 권리를 쓴다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연차휴가는 있으나마나 였던 국내 산업계에 기업이 나서서 직원들의 권리를 보장한다는 점에서 국내 제약회사의 연말휴가 문화는 칭찬받아 마땅하다. 일과 삶의 균형이 중요시되는 이 시대에 국내 제약회사가 올바른 기업문화를 선도한다는 점에서도 바람직한 현상이다. 하지만 연말휴가가 정착된다 해서 국내 제약회사의 근무환경이 마냥 좋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아직도 권위적인 문화와 수직관계, 여성 권익 측면에서는 한참 부족하다. 최근 보도된 남성 육아휴직을 신청한 직원에게 퇴직을 종용한 제약사 사례도 연말휴가 이면의 국내 제약사의 어두운 모습을 담고 있다. 여전히 직원 복지와 근무환경보다는 실적에 얽매여 있는 회사가 다분하다. 실적을 위해서라면 당연히 누려야 할 임직원의 권리도 빼앗거나 묵살해버린다. 연말휴가 정착으로 '다니기 좋은 회사 이미지'를 만들어가는 지금 직원들의 다른 권익도 한번 챙겨보길 권한다. 최소한 법적인 테두리에서 말이다.2018-12-13 06:15:21이탁순 -
[기자의 눈]테마섹의 셀트리온 선견지명올해만 2조원 이상이다. 셀트리온 주식을 저렴한 가격에 확보한 후 막대한 수익을 내고 있는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 얘기다. 1974년 출범한 테마섹은 운용자산만 200조원에 달하는 세계적 펀드다. 테마섹은 올해 각 2차례씩 셀트리온 1조6497억원, 셀트리온헬스케어 4392억원 어치 주식을 블록딜(대량매매)했다. 방식은 100% 자회사 아이온인베스트먼트를 통한 시간외매매(블록딜) 및 장내매도다. 수익률은 취득원가의 수십배를 웃돈다. 셀트리온만 봐도 테마섹의 취득원가는 현 주가의 수십 분의 1 수준임을 알 수 있다. 테마섹은 2010년 5월 셀트리온 유상증자에 참여해 1223만주를 2079억원에 사들였다. 주당 매입가는 1만7000원이다. 2013년 6월에는 3차례 장외매수로 442만주를 1495억원에 확보했다. 장외매수 주당 평균가는 3만3788원이다. 결국 테마섹은 2010년과 2013년 셀트리온 주식 1665만주를 보유하는데 3574억원이 들었다. 테마섹은 올해 두 차례 블록딜에서 셀트리온 주식을 각각 33만6700원, 24만7000원에 처분했다. 합쳐서 1조6497억원 어치다. 이번 대량매매에서 어떤 취득원가의 주식을 처분했는지는 알 수는 없지만 수십배의 시세 차익은 계산기를 두드려보지 않아도 쉽게 알 수 있다. 테마섹의 막대한 평가차익에는 냉철한 기업 가치 판단 속 리스크를 안고 투자한 과거가 있다. 테마섹의 셀트리온 유증 참여 시기는 2010년이다.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사업이 정착되기 전으로 불확실성이 높았던 때다. 이후 셀트리온은 존슨앤드존스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를 2012년 국내, 2013년 유럽, 2014년 미국에 차례로 출시했다. 모두 해당 국가에서 레미케이드 최초 시밀러다. 최근에는 로슈 리툭산 시밀러 트룩시마도 미국에서 첫 승인을 받았다. 셀트리온 주가도 급상승했다. 5년 기준으로 볼 때 2013년 12월 20일 3만952원으로 최저가를 찍은 후 2018년 3월 9일 39만2000원으로 최고가를 찍었다. 5년 사이에 10배 가까이 주가가 급등했다. 테마섹은 올해 두 차례 블록딜 이후에도 셀트리온 주식이 1199만2794주나 남아 있다. 7일 종가( 24만5500원) 기준 2조9442억원 어치다. 투자원금을 수십배 확보하고도 3조원 가까이 셀트리온 주식이 남아있다. 테마섹의 셀트리온 선견지명이 나은 결과물이다.2018-12-09 06:10:58이석준 -
[기자의 눈]홍남기와 원희룡, 여야 의료영리화 커넥션기어이 개설 허가가 났다. 영리병원 이야기다. 모든 논란의 파해법(破解法)이 그렇듯 '조건부'라는 단서가 붙었다. 외국인 의료관광객만을 대상으로, 진료과목 역시 성형외과·피부과·내과·가정의학과로 한정했다. 허가를 결정한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논란을 의식했다. 그는 "국내 공공의료 체계에는 영향이 없다"고 단언했다. 모를 일이다. 영리병원이 공공의료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그가 어떻게 안단 말인가. 그가 제시한 '조건'이 변함없이 존속할 것이라고 어떻게 단언한단 말인가. 빗장이 하나둘 풀리면서 밀려올 의료영리화에 대한 우려를 "조건부허가 취지·목적을 위반하면 허가 취소 등 강력한 처분을 하겠다"는 그의 한 마디로 불식하기엔 여러 모로 설득력이 떨어진다. 오히려 투자자들이 실망할 기색이라도 보이면 가장 먼저 빗장을 풀어헤칠 것으로 보이는 게 사실이다. 더구나 "제주도민의 뜻을 존중하겠다"고 한 지 겨우 한 달여 만에 말을 바꾸는 그이기에 설득력은 더욱 떨어진다. 앞서 제주도민을 대상으로 실시된 공론조사에선 응답자의 59%가 개설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원 지사가 개설 허가를 내기 하루 전으로 가보자. 홍남기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문제적 발언을 했다. 인사청문회에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을 강력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이 어떤 법인가. '의료민영화법'이라는 딱지가 붙어 2012년 발의된 후 지금의 야당조차도 본격적인 논의에 부담을 느끼는 법안이 아닌가. 일련의 상황을 보면 공교롭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홍 후보자와 원 지사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이 처음 발의됐던 2012년 당시 정부와 여당으로 합을 맞춘 사이다. 홍 후보자는 기획재정부 정책조정국장으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을 주도한 장본인이고, 원 지사는 같은 시기에 18대 국회의 지식경제위원회(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활동한 바 있다. 시간은 흘러 정권이 두 번 바뀌었다. 당시 여당 소속이던 젊은 정치인은 지사는 야권의 주요 인사가 됐다. 홍 후보자는 현 정부의 핵심 인물이 되기 직전이다. 어제의 동지가 여야로 갈라져 오늘의 적이 된 셈이다. 그러나 둘의 끈끈한 우정은 변하지 않은 듯하다. 의료민영화라는 암울한 미래 앞에 경제부총리와 야권 성향의 정치인이 뜻을 모은 셈이다. 국민이 염원하던 여야 대화합(?)을 이뤄내기라도 했단 말인가.2018-12-06 06:13:07김진구 -
[기자의 눈]약대신설 약사회·약학계 '패싱' 자초한 정부정부의 약학대학 정원 증원과 약대 신설 계획에 약사회와 약학계가 시쳇말로 '멘붕'에 빠졌다. 약사회·약학계는 연일 반대 목소리를 높이며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정부는 이르면 내년 1월 중 심사에 통과한 신설 약대를 확정·공표한다. 새로 생길 약대 개수는 2개 내외다. 개국약사들은 정부가 이미 포화상태인 약사 인력을 제대로 된 근거없이 일방적으로 늘리려 든다고 비판한다. 약대 교수들도 약사 인력 추계의 미흡성과 함께 약대 신설 필요성 관련 약학계 의견을 전혀 수렴하지 않았다는 불만을 적극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이같은 주장에 복지부와 교육부는 '개국약사'가 아닌 '제약산업·병원약사' 양성을 위해 약대 정원 증가와 신설이 불가피하다는 논리를 내놨다. 구체적으로 복지부 약무정책과 관계자는 "약사 인력 확대는 갈등의제가 아닌 선택의제다. 산업·병원약사 수요는 꾸준히 제기된 문제"라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산업·병원약사 육성을 위해서는 기존 35개 약대 정원을 늘려주는 것 보다 새로 약대를 설립하는 게 합리적이란 결론을 도출했다"고 했다. 약대 정원 증가는 현직 약사와 약대생에게 예민한 의제다. 약대 신설은 약학교육 백년지대계를 내다봐야 할 만큼 중대한 사안이다. 약사를 늘리고, 약대를 신설하는 데 대한 견해는 정부나 약사회, 약학계 등이 각자 처한 상황에 따라 엇갈릴 수 있다. 다만 정부는 약사회와 약학회 더 나아가서는 사회 전체에 예민하고 중대한 이슈를 결정하는 데 있어 의견수렴 절차를 소홀히 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복지부는 2030년 약사 인력 수요 전망을 근거로 교육부에 약대 정원 60명 증원을 요청했다. 교육부는 늘어날 60명 정원을 소화하는 방법으로 약대 신설을 선택했다. 이 과정에서 제대로 된 의견조회 공지나 TF회의, 공청회 등 절차는 전혀 마련되지 않았다. 정부가 약대 신설이란 답안지를 미리 정해놓은 채 일방적으로 정책을 강행중이라는 비판이 일견 타당성을 얻는 이유다. 약사들은 청와대와 정치권의 요구를 복지부·교육부가 전향적으로 수렴해 약사 인력을 늘리는 데 반영했다는 주장마저 내놓고 있다. 결국 이번 약대 증원·신설은 정부가 형식적인 공식 의견수렴 절차조차 거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약사회·약학계 패싱' 비난을 자초했다. 해당 이슈가 갈등 의제라면 정부가 갈등과 오해 최소화에 앞장서야 한다. 선택 의제라면 약대 증원·신설이 불가피한 이유를 앞세워 정부가 약사·교수 설득에 나설 일이다. 약대 신설 후 건전성 강화 방안을 설명하는 것 역시 정부의 의무다. 약대 신설은 결정됐다. 이제부터 정부는 약사회·약학계 내부 전문가 중 약대 심사위원을 선정해 신설 약대 신청서 검토에 나서야 한다. 정부와 약사회·약학계 간 상호 오해를 최소화한 약대 정책이 요구되는 때다.2018-12-02 18:51:49이정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