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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두커피 강자 '제약업'에서도 챔피언 꿈꾼다"

  • 이탁순
  • 2018-05-03 06:25:26
  • 이은정 한국맥널티 대표 "제약 진출 10년, 이제 성공이 보인다"
  • 희귀약 피르페니돈 제제로 첫 직접영업 도전
  • 무색소 어린이시럽 '원조'…소비자 중심 경영

이은정 대표가 자신의 집무실에서 맥널티가 개발한 무색소 어린이 시럽제를 들고 사진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내 원두커피 시장점유율 1위 기업 한국맥널티가 제약사업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 특발성폐섬유증치료제 '피르페니돈' 제제의 품목허가를 계기로 B2B(기업 간 거래)에서 직접 병원영업까지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이은정 한국맥널티 대표는 지난달 25일 케냐 원두 커피향이 가득한 신촌 맥널티빌딩에서 가진 데일리팜과의 인터뷰에서 "제약업에 진출한지 10년이 넘었지만, 이제야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제약 비전공자로서 앞으로 환자와 소비자 입장을 고려한 의약품 개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맥널티가 제약업에 진출한 건 지난 2006년 디디에스텍을 인수하고 나서다. 이후 천안에 신공장과 수원 영통에 연구소를 세우며 본격적인 사업을 전개했다.

이 대표는 "처음 제약업을 시작한다 했을때 주변에서 반대가 심했다"면서 "당시 강화된 GMP 규정, 포지티브 약가제도로 전환하면서 사업전망이 불투명했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모든 사람이 안 된다고 하니까 오히려 오기가 나더라"며 "특히 커피처럼 의약품도 꾸준한 아이템이니까 미래 성장동력으로서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며 사업진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하지만 진입장벽이 높은 제약업이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시설·인력 확보부터, 제조·유통까지 그의 말대로 큰 대가를 치뤘다. 이에 주위에서는 곧 맥널티가 제약업을 포기할 거란 부정적인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공장·연구소 직원 70명이 의기투합해 할 수 있다는 분위기를 만들었고, 이 대표의 생각도 긍정적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제약사업부 회의에 들어가면 어지럼증이 날 지경이었어요. 비전공자다 보니 용어도 익숙치 않았고, 커피사업과는 달랐으니까요. 그래서 공부도 나름 열심히 했습니다"

비전공자였지만, 커피사업을 하면서 익힌 경영수완이 제약업에도 도움이 됐다. 특히 소비자 중심의 마인드는 제품개발에서도 빛이 났다.

"현재 어린이용 무색소 시럽 제제는 저희가 개발하기 전까지 없던 아이템이에요. 그전까지는 까만병에 오렌지색 또는 핑크색의 제품이 주류였어요. 어린이 건강을 생각해서 색소를 뺄 수 없을까 고민했는데, 엄격한 식약처 심사를 거쳐 저희가 제일 먼저 해냈죠. 포장도 깨지지 않는 플라스틱으로 바꿔 여러 제약사에 납품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시장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고 미국에도 수출되고 있어요. 2016년에는 미국FDA 실태조사도 받았습니다."

어린이용 시럽제뿐만 아니라 내용액제, 고형제 등을 생산해 여러 제약에 납품하고 있다. 짜먹는 덱시부프로펜 제품도 맥널티에서 생산하고 있다.

최근에는 제제개발 기술을 바탕으로 퍼스트제네릭 시장에도 적극 진출하고 있다. 현재 피르페니돈 제제인 피레스파 제네릭뿐만 아니라 항궤양제 알비스D 제네릭도 개발을 진행중이다. 시장 조기 진출을 위해 적극적인 특허도전도 진행하고 있다.

특히 피르페니돈 제제인 '피르엠정'을 지난 3월 품목허가를 받으면서, 직접 영업도 준비하고 있다. 병원 영업부를 신설해 병의원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경쟁이 심한 일반 제네릭 시장이 아닌 오리지널에 상응하는 특화된 시장에서 영업을 시작할 계획"이라며 "피르페니돈 외에도 다른 제품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약개발도 진행중이다. 작년부터 연세대 출신 벤처인 큐라클과 손잡고 신장섬유증 치료제 공동연구를 시작했다. 기존 다발성경화증치료제를 신장섬유증으로 리포지셔닝 개발하는 첫 시도다.

지난 4월에는 조직수복용 생체재료 의료기기 과제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신개발 의료기기 제도'에 선정돼 제품개발을 지원받게 됐다. 내시경 시술시 쓰이는 의료기기로, 현재 국내외 특허 등록을 준비 중이다.

이 대표는 "제약 사업은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외부 오픈이노베이션을 활발히 진행하고, 제제개발 등 우리만 할 수 있는 길을 개척해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환자의 아픔을 먼저 생각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면서 "멀지 않은 미래에 회사매출의 절반 수익을 내는 안정적 포트폴리오를 구축해내겠다"고 말했다.

작년 한국맥널티의 제약사업 매출액은 약 85억원으로, 회사 매출의 26%를 차지하고 있다.

이 대표는 "한미약품도 처음에는 10명도 안 된 직원으로 시작했을 것"이라며 "단기간 성공 모델도 있기 때문에 실력을 겸비하면 작지만 강핸 맥널티가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1964년생인 이은정 대표는 홍익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30대 초반 나이에 한국맥널티를 설립한 대표적인 여성 기업인이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제8대 한국여성벤처협회 회장을 역임하기도 한 그는 2015년 한국맥널티를 코스닥에 상장하며 자수성가형 여성기업인으로서 성공신화를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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