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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인력난 희귀·필수센터, 공공보건의료 구축 선도

  • 김민건
  • 2019-03-13 06:17:41
  • 약국서 환자 상담, 조제·투약까지…아픈 마음 어루만지는 '쉼터'로 변신

서울시 중구 을지로1가로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가 이전했다. 센터는 환자들이 편안히 머물 수 있는 약국을 마련해 운영 중이다.
작년 한해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는 적은 예산과 인력, 업무를 하기에 턱없이 좁은 공간. 모든 것이 부족했다. 부실한 의약품 관리 인프라가 화두였다. 그동안 곯아왔던 문제가 한번에 터진 것이다.

그러나 올해 최초로 대마 성분 의약품 수입 본격화에 앞서 희귀필수센터는 달라졌다. 예산과 인력 모두 늘었다. 위치도 서울의 한가운데로 옮겨 접근성을 확보했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다. 장비와 시설도 수준을 올렸다. 직접 환자를 맞아 상담·조제·투약이 가능한 '약국'도 센터에 있다. 이전에는 생각지 못했던 환경이다.

다만 당초 희귀필수센터가 원했던 수준은 아니다. 공공보건의료와 국가필수의료 체계 정상화를 위한 첫 단계를 시작했다는데 의의가 있다.

12일 희귀필수센터는 대마 성분 의약품 4종에 대한 수입을 본격화했다. 이달 중 전국 거점 약국을 둘 예정이다. 서울과 수도권은 물론 지방 거주 희귀난치질환 환자 약료 서비스를 앞두고 있다.

의약품 복약지도에서 언제든 찾아가는 쉼터까지

희귀필수센터 약국은 환자들이 쉴 수 있도록 책상과 의자를 준비하고, 안내센터 직원들이 절차를 알려준다.
희귀필수센터는 지난 1월 14일 서울시 중구 을지로1가로 옮겼다. 220평 규모에 항온항습기, 의약품냉장보관고 등 중견 도매업체 이상의 시설을 갖췄다.

센터를 방문한 환자와 보호자가 제일 많이, 자주 찾게 되는 곳이 약국이다. 약국에는 안내해주는 인원을 비롯해 직접 투약과 조제·복약지도까지 가능하다. 상담 공간은 칸막이로 둘러 약사와 환자가 편안한 분위기에서 대화할 수 있게 했다. 뒤편에는 소파와 책상이 구비돼 신청서를 작성하거나 쉬도록 배려했다.

냉장의약품실과 마약보관실은 항상 20도 이하로 유지한다. 1대당 2500만원에 달하는 항온항습기가 설치된 덕이다. 우려됐던 냉장의약품 보관 문제는 말끔히 사라졌다. 지난 2월부터 의약품전문유통업체 지오영이 냉장약 배송을 맡고 있다.

의약품 냉장보관고
항온항습기는 의약품냉장보관실과 마약보관실 온도를 항시 20도 이하로 유지해준다.
이중장금장치가 된 금고. 대마·마약 의약품이 보관된다.
의약품 배송 안전은 센터의 특장점이다. 우선 의약품 입·출고 과정에 두 개의 이중문이 무분별한 출입을 막는다. 마약보관실에는 각 1톤에 달하는 이중잠금장치 금고가 있다. 대마 등 마약류는 이 금고에 안전하게 보관된 뒤 환자에게 전달된다. 보안관리자로 지정된 인원만 해당 구역을 드나들 수 있다.

희귀필수센터는 국가필수의료체계 실현, 인재들 속속 모여

국가필수의료체계 실현이란 목표에서 인재도 모여들고 있다. 센터에는 총 35명의 인력이 근무하고 있다.

우선 대마 의약품 전담 인력 6명(5명 약사·1명 행정)을 특별 채용했다. 단순 약사 인력이 아니다. 희귀난치질환 환자 치료에 특화 훈련과 교육을 받은 약사들이다. 다만 예산 문제가 있었다. 약사 2명은 단기 채용 인력으로 뽑았다. 이들은 국·내외에서 대마 등 마약류를 다룬 경험이 있다.

대마 의약품 전담팀. 약사 5명과 행정인력 1명으로 구성된다.
주 업무는 대마 의약품을 찾아 센터를 방문한 환자들에게 투약부터 기본적인 약물 복약법을 알려주는 것이다. 예로 뇌전증 치료제 에피디올렉스(CBD)는 액제를 주사기에 꼽고 반대로 뒤집어 입으로 먹는 내복약이다. 투여 용량은 서서히 증량해야 한다. 익숙하지 않은 환자에게 복약 전 교육은 필수다.

또, 약품설명서(인서트페이서)에 있는 부작용도 알려줘야 한다. 에피디올렉스는 개봉 후 12주 내 사용해야 한다. 지역별 거점 약국이 본격 시행되면 조제와 판매가 잘 이뤄지는지 확인하는 업무도 맡게 된다.

의약품 사전·사후 모니터링을 비롯해 행정업무를 담당하는 인력도 있다. 희귀필수약 수입부터 발주, 통관 등 업무와 대한약사회를 비롯한 유관기관과 긴밀한 협조를 유지하는 다리 역할을 한다.

필수·희귀약 수입보다 필요한 건 '인력·예산 지원'

센터는 대마, 향정, 마약에 필요하는 시스템과 프로그램을 구축해 최적의 보건의료 질을 유지한다는 목표를 제시한다.

대마 의약품 배송 논란이 일자 윤영미 센터장은 지역별 거점 약국 방안을 내놨다. 환자 편의성과 의약품 배송 안전성 사이에서 고민해 낸 해결책이다.

대마 의약품 수입과 지역별 거점 약국 시행 뒤 업무량은 기존 대비 월등히 늘어날 예정이다. 정부는 2020년까지 국가필수의약품을 500개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특히 희귀약 시장은 매년 두 자리수 이상 빠른 성장세로 글로벌 의약품 시장을 이끈다. 국가보건 방위와 국민보건 체계 확립이 국가필수약에 달려있다. 그 책임을 센터가 지고 있다. 센터는 희귀약 293품목과 국가필수약 315품목, 여기에 해외 대마·마약·향정 의약품 공급을 맡고 있다. 전체 의약품 관리 상당 부분을 센터가 맡는 셈이다.

국가희귀·필수약 수입부터 운영까지 모든 분야는 행정 인력이 담당하고 있다.
문제는 단순 '수'를 늘리는 게 아니다. 국내 보건의료 환경에 필수적인 국가필수약이 무엇인지 옥석을 골라야 한다.

연구를 수행할 전문인력이 필요하다. 정책은 근거 위에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사전·사후 상시 모니터링 수행 인원도 있어야 한다. 이들이 보고한 사항을 향후 정책에 보완·반영할 수 있다. 해외 희귀약 동향과 정보, 유통 상황도 알아야 보건의료 사각지대를 예방할 수 있다. 그러나 현 인력은 당초 요청했던 49명보다 적다. 공공보건의료 서비스와 접근성 확대에 '인력' 증원은 필수적 조건이다.

윤영미 센터장은 "결국 시설과 인력이다. 국가·국민 보건의료 체계가 중요한 상황에서 전방위적인 공공보건의료 역할을 요청받고 있는 게 희귀약과 국가필수약"이라며 "센터 모든 직원이 국가 보건을 책임진단 각오로 업무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건의료 공공성 확보를 위한 길에 나선 센터는 올해 업무 정상화 단계에 들어섰다. 기초 단계에서 인력, 예산, 시설을 마련했다. 윤 센터장은 "국가보건의료 체계 마련을 위해 갈 길이 멀다"고 강조한다.

센터는 간접적 케어 방법의 지역별 거점 약국안 외에도 훈련된 전문인력이 직접 돌봄 약료 서비스를 진행하는 권역별 거점센터 구축안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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