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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릭, 약값 높고 사용량은 적어…정책 유인 부족"

  • 김진구
  • 2019-06-15 06:26:26
  • 변지혜 심평원 부연구위원 "R&D 비용 감소세"
  • 제약업계 "재정절감 효과 적다는 해석 안 돼"…복지부 "앞으론 사용량 관리할 것"

글로벌에서 국내 제네릭의 위치는 어느 정도일까. 약가를 기준으로는 상위권, 사용량을 기준으로는 중위권에 위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변지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정책연구부 부연구위원은 14일 한국보건사회약료경영학회 학술대회에서 '국내 제네릭 현황과 약가제도 변화'를 주제로 발표하며 이같이 소개했다.

그는 지난해 발간된 캐나다(PMPRB) 보고서를 인용했다. 캐나다를 1로 뒀을 때 한국의 제네릭 가격은 1.56이었다. OECD 평균은 0.67이었다. 한국의 제네릭 약가는 OECD에서 4위에 해당했다. 멕시코(2.25), 칠레(1.96), 스위스(1.69)만이 한국의 앞에 위치했다.

그러나 사용량은 16위로 조사 대상 28개국 가운데 중위권을 차지했다. 한국의 제네릭 사용량은 56%였다. 미국이 82%로 가장 높았고, 독일 76%, 캐나다 74% 등이 뒤를 이었다.

제네릭 약품비는 조사대상 28개국 중에 3위였다. 제네릭 약품비 비중을 기준으로 43%로, 칠레(50%)·폴란드(49%) 등이 앞에 있었다.

이를 두고 변지혜 부연구위원은 "약품비는 높고 사용량은 많지 않다"며 "제네릭 사용에 대한 정책적 유인 요인이 부족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현행 약가제도가 국내 제약산업의 경쟁력을 오히려 약화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는 2012년 일괄약가 인하 전후로 제약사의 연구개발비 비중을 비교했다.

한국은행의 기업경영분석 통계자료를 분석한 결과 손익계산서를 기준으로 연구개발비의 연평균 증가율은 2009년~2012년 24.6%였지만, 2013~2017년의 경우 9.68%로 줄었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2015년 4.9%에서 2017년 4.7%로 감소했다.

그는 "당초 정부는 일괄약가인하를 통해 제네릭 가격경쟁을 유도하려 했지만, 예기치 않은 부작용이 생겼다"며 "개발을 외주화하면서 동일한 공장에서 생산된 의약품이 각각 포장돼 서로 다른 가격표로 붙여 소비자에게 전달된다"고 지적했다.

"책상 빼지 말아달라" vs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나"

업계를 대표해 참석한 김기호 CJ헬스케어 상무는 발사르탄 사태와 제네릭 품질을 연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발사르탄 사태는 원료약의 관리 문제"라며 "제네릭 품질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더 이상 침소봉대하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

발사르탄 사태를 제네릭 품질과 결부시키는 것은 오히려 의료계의 제네릭 신뢰도·선호도 제고에 악영향을 끼칠 뿐이라는 지적이다.

그는 "오리지널 약가 인하에 따른 재정절감은 고려하지 않고, 오리지널 약가 인하 이후의 상황만 비교해 약가 차이가 크지 않다는 결론을 낸 뒤, 이를 토대로 재정절감 효과가 적다고 해석하는 것은 또 다른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내 제약사들은 과거에 정부가 원하는 수준만큼 공부(연구개발)를 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앞으로도 공부를 못할 것으로 예단하고 제약산업에 기회를 주지 않겠다는 것은 가혹하다. 책상을 치우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김진현 서울대 교수는 김기호 상무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지난 30년간 공부를 하지 않았는데 앞으로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느냐"며 "이런 경우엔 공부를 접고 다른 길을 찾는 게 낫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비교우위가 확실한 약만 생산하면 된다. 모든 약을 생산해야 할 필요는 없지 않나"라며 "굳이 R&D를 할 필요가 없다. 제네릭이라도 잘 만들자. 저렴하면서도 고품질의 제네릭을 잘 만드는 회사가 있으면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우지 못할 이유가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몇가지 대안을 제안했다. 그는 "건보공단이 보험자로서 저가로 제안된 몇 제품만 계약하는 방식은 현재 다른 나라에서 많이 사용한다"며 "혹은 저가로 들어오는 제품을 1차로 처방하도록 급여기준을 조정하는 방식도 고려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배은영 교수는 "최근 여러 연구를 보면 공통적으로 한국의 제네릭 가격이 높다는 결론이 나온다"며 "한국은 비싼 약이 더 많이 팔린다. 가격경쟁이 안 된다. 계단형 인하든 일괄 인하든 마찬가지다. 어떤 제도에서든 비싼 약이 더 많이 판매됐다"라고 힘을 보탰다.

그는 "지금은 제네릭을 굳이 쓸 이유가 없다"며 "정부가 인위적으로 가격을 낮추는 방법도 있겠지만, 시장에서 경쟁이 되도록 수요정책을 같이 써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송영진 보건복지부 사무관은 "선별등재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과연 취지에 맞게 운영돼왔냐고 물으면 그렇지 않다"며 "제네릭의 경우도 신청만 하면 건강보험에 등재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그 결과로 현재 등재 품목수가 2만개가 넘는다. 발사르탄 사태 때 극단적으로 드러났다. 외국과 달리 한국은 발사르탄 품목이 200개에 달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정 부분 정부도 책임이 있다"며 "일괄인하 당시 53.55%의 틀 안에서 자연스럽게 가격 경쟁을 유도하길 바랐지만 결과적으론 실패했다. 정책 실패라면 받아들이겠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가격뿐 아니라 사용량을 관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그간 너무 가격 측면에만 포커스를 맞추고 진행했다. 재정 관리를 위해선 사용량도 앞으로 관리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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