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지식 먼저 공부해 고객에게 파는 게 약사 역할"
- 정혜진
- 2019-08-23 10:4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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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약국에서 써 본 약 이야기' 4권 출간한 박정완 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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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업으로 인한 약국 혼란의 흔적이 남아있던 2008년, 박정완 약사의 '약국에서 써본 약 이야기'가 약국가의 큰 환영과 호응을 받았던 데에는 이러한 배경이 있었다. 이야기하듯 술술, 이해하기 쉽게 약의 기전과 유례를 설명해놓은 '약 이야기'는 10년 넘도록 약사들에게 '약물 교과서'로 자리 매김했다.
박정완 약사(70, 조선대 약대)의 '약국에서 써 본 약 이야기' 네번째 책이 발간됐다. 첫 번째 1번부터 시작한 약 이야기 중 177번째 '뇌전증의 새로운 빛 Levetiracetam(케프라)'부터 222번째 'INN(국제일반명) 훔쳐보기'까지 총 46가지 약 이야기가 담겼다.
"학창시절 배운 학문적인 약물학과 약국에서 실전에 활용하는 약물학에는 간극이 존재합니다. 이런 간극을 좁히는 작업을 하고 싶었어요. 학문적 약물학을 실전용 약물학으로 번역하는 거죠. 그래서 이야기하듯 서술하고 이해를 돕기 위한 비교와 예시를 풍부하게 담아 쓰기 시작한 게 10년 넘게 쓰게 된 겁니다."
박 약사는 첫 번째 약 이야기를 내던 당시까지도 이 책을 네 번째까지 쓰게 될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약은 산업이며 경제이기 때문에 끊임없이 변화하고 발전한다. 새로운 약이 생겨나고 옛날에 쓰던 약이 사라지기도 한다. 박 약사는 "새로운 정보를 확보하고 그 변화를 따라잡다 보니 어느새 네 번째까지 쓰고 있더라"라고 말했다.
"대한민국 땅 안에 약사는 20대부터 70대까지, 거의 2세대가 공존합니다. 70대가 20대 시절에 익혀온 약물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약물학도 우주를 넘나드는 학문만큼 깊어 감히 쉽게 범접하기 어렵습니다. 단백질 약물의 시대 라는 말도 나옵니다. 세 번째 약이야기를 탈고한 후 7년이 지났습니다. 감히 새로운 시대를 여는 여러 약물에 도전장을 내보았습니다. 어렵기도하고 잘못 쓰여지지 않았나하는 부담감도 느껴집니다."
"약물학을 공부하고 이걸 쉽게 풀어쓰기 위해 원고를 쓰면 쓸수록 '약사는 알아야 할 게 많다'고 느낍니다. 의사는 자신의 전문과만 깊이 있게 공부하면 되지만, 약사는 모든 약을 알아야 합니다. 정형외과 앞 약국이니 정형외과 약만 알면 된다고 생각하는 약사가 있나요?"
박 약사는 모든 약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 약사들이 공부하는 분위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책이 많이 읽힌다는 것은 약국들이 살아있다는 뜻'이라고도 말했다.
박 약사가 1주일에 네 번 'Let’s make a better pharmacy!'로 시작하는 약물학 정보를 올리는 단체카톡방에는 1000여명의 약사가 모여 공부하고 있다. 서울시약 수 천명의 회원에게, 기타 여러 지역 약사회도 박 약사의 약물학 정보를 주기적으로 연재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약사로서 그가 '지식소매상'임을 확인시켜 준다.
"유시민 작가가 쓴 '지식소매상'이라는 말에 약사만큼 적합한 직업이 없는 것 같습니다. 새로운 지식을 제일 먼저 떼다가(공부해) 소비자들에게 판매(전파)하는 것이 약사 직능의 본질 아닙니까."
박 약사는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이 더 좋은 약국, 부지런한 지식 소매상이 되고자 하는 약사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교정을 도와준 약사 스터디 그룹 '시냅스'에도 감사하다는 인사를 잊지 않았다.
"어려운 난관이 눈앞에 바로 있으면 열고 들어가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일단 열어보면 머릿속에 오솔길을 보여주는 책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사뿐 사뿐 오솔길을 걷다보면 어렵지만 한편으로는 '이 어려운 길에 도전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게 합니다. 이 책을 읽으시고 두꺼운 책에 도전해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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