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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특이하다구요?"…약대졸업반의 창업 도전기

  • 김민건
  • 2019-11-19 20:17:52
  • [인터뷰] 충북 약대 6학년 윤다빈·이범호 학생
  • 빅데이터 기반 맞춤형 영양제 제품 '하루한포'로 'K-스타트업 2019' 결승 진출

(왼쪽)윤다빈 학생과 이범호 학생이 경진대회 입상 인증서와 자신들이 개발한 제품을 앞에 놓고 사진을 찍고 있다.
[데일리팜=김민건 기자] 대부분 약대생이 안정적인 직장을 찾아 근무약사나 개국을 선택할 때 창업에 나선 20대 예비약사 청년들이 있다. 올해 충북대학교 약학대학 졸업반(6학년)에 재학 중인 윤다빈(27세, 14학번), 이범호(25세, 14학번) 씨가 주인공이다.

벤처캐피털(VC) 투자 발표에서도 거침이 없는 이들은 작년부터 올해까지 여러 창업대회에 도전했다. 그 결과 윤다빈 씨는 처방전 기반의 맞춤 영양제 정기배송 서비스로 창업아이템 경진대회에서 준우승했다. 이범호 씨는 나이와 성별, 생활패턴을 고려한 맞춤형 영양제로 전국 대회 결승전에 진출했다.

약사 국가고시가 코앞이지만 각자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직접 창업동아리를 만들고 비즈니스 아이템을 제작하며 사업가로서 가능성을 보인 두 사람을 충북대 약학관에서 만났다. 며칠 전 졸업시험을 마친 두 명은 "우리가 특이한가요"라며 웃었다. 예비약사이자 스타트업 CEO에 도전하는 꿈 많은 두 청년이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했다.

빅데이터로 나이, 성별, 생활패턴 맞춤 영양제...2000팀 중 최종 60위 들어

이 씨는 올해 교육부가 주관하는 학생창업유망팀300(유300)에 참가하기 위해 그대의약국 팀에서 나와 창업동아리 ' Your Nutrients Curator(YNC)'를 만들었다.

YNC는 빅데이터 기반의 맞춤형 영양제 제품 '하루한포'를 들고 참가한 2019 산학협력 엑스포에서 창업 페스티벌 '도전! K-스타트업 2019' 결승에 올랐다. 교육부 외에도 중기부, 국방부, 다른 시도 주관 대회에 참가한 전국 2000곳의 동아리가 토너먼트 방식으로 겨루는 범부처 리그 대회다.

YNC는 본선에 오른 팀 중 최종 60위 안에 들며 결승까지 진출한다. 하루한포는 어떤 아이템이길래 심사위원들의 눈을 사로잡았을까.

이 아이템은 약국 실습 과정에서 나왔다. 영양제를 찾는 소비자가 실제 어떤 성분의 함량을 가진 제품을 먹어야 하는지 알기 힘든 부분에서 발견했다. 그는 "종합영양제를 단순히 간이나 피로에 좋다는 이유로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똑같이 먹고 있다"며 "당장 어떤 영양제를 먹어야 하는지 모르는 소비자를 위해 FDA 등 기관 자료로 파악한 빅데이터로 성별과 나이, 생활패턴을 분석, 원하는 효능·효과를 가진 제품만 한포 안에 구성해준다"고 말했다.

특히 20대와 30대가 실제적으로 원하는 효능·효과가 다르다는 점에 주목했다. 예로 회식과 야근이 많은 30대는 항산화 성분과 실리마린 등 간 보호 성분을 특화한 제품을, 피부에 민감한 20대 여성에겐 콜라겐 성분을 넣은 제품을 원한다. 이를 통해 겉표지만 봐도 알 수 있게 '30대의 하루한포', '20대의하루한포'로 '애주가의 한루한포', '애연가의하루한포' 등으로 디자인을 특화했다.

이 제품은 내년 사업자등록을 마친 뒤 청주 시내 약국에 우선 공급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지난 8일 일산 킨텍스에 참가한 그대의약국팀과 (맨 오른쪽)최유길 충북대 링크플러스 지도교수
복용 의약품 기반의 영양제 구독 서비스로 경진대회 준우승

윤 씨는 '그대의 약국'이라는 창업동아리를 만들고 작년 12월 창업아이템 경진대회에 처방전 정보 기반의 맞춤 영양제 추천 서비스 'BECARE'로 준우승을 차지했다.

윤 씨는 "고객이 실제 복용 중인 처방전 정보를 인터넷으로 입력하면 맞춤형 영양제를 추천해주는 서비스"라며 "한달치를 매달 정기배송하고 이를 토대로 미FDA 등 해외 공신력 있는 기관을 통해 건강정보와 약품, 질환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도 기획 중"이라고 말했다.

핀테크 구독경제라는 신개념이다. 매월 구독 비용은 1만4900원이다. 직접 영양제를 생산하지 않고 재포장하는 방식으로 기존 제품의 시판가가 첫 번째로 고려해야 할 요소였다. 이를 위해 종합영양제의 경쟁력을 분석했다.

그는 "시판 중인 종합영양제 가격 대비 얼마를 책정해야 경쟁력이 있을지 분석했다"며 "대중적으로 소비하는 종합영양제 월 가격이 1만5000원 수준인 걸 분석해 마진을 맞추는 합리적인 가격을 정했다"고 말했다.

이 서비스를 만들게 된 이유는 약대생임에도 어떤 영양제를 골라야 할지 모를 정도로 관련 정보가 넘쳐나 혼란을 주고 있어서였다. 그는 "통계를 찾아보니 너무 많은 정보로 선택이 어렵단 문제가 있었는데 실제 소비 패턴을 보면 온라인 구매보다 단순 지인 추천이나 일반 광고를 통해 선택하는 경향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사업 아이템은 올해 초 창업진흥원의 아이디어 부트캠프 교육사업과 청주시 지원사업(청년뜨락오구오구)에 선정됐다. 오송 기반 창업지원기관인 청년창업베이스캠프와 충북대 링크플러스( LINC+) 사업단 지원사업에도 선발된다.

현재 베타테스터를 모집 중으로 양질의 데이터를 확보해 실제 창업으로 이루는 게 최종 목표다.

약대 실습실에서 (왼쪽)이범호 학생이 하루한포, 윤다빈 학생이 그대의 약국 시제품을 들어보이고 있다.
약대생이라고 창업 못할 것 없어…주위 응원이 힘

두 사람의 도전에는 충북대 약대 이미경 교수와 산학협력단 최유길 교수의 보이지 않는 도움도 컸다.

또한 그대의약국팀에는 충북대 약대 이새벽(28세 4학년, 14학번, ), 맹건호(29세 3학년, 14학번) 학생과 IT전공인 진석준(25세, 3학년, 15학번) 학생, 디자인학과 권정원(20세, 19학번) 학생이 함께 하고 있다. YNC에는 정보통계학과 김명균(24세, 15학번), 약대 김희중(25세, 14학번) 학생, 공업화학과 정현진(25세, 13학번) 학생이 참여하고 있다.

두 사람은 미래를 위한 현재의 도전에 후회는 없다고 입을 모은다. 처음에는 반대했던 부모님도 이제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주고 있다.

윤 씨는 "약사라는 안정적 직업 대신 사람과 부딪치려는 일을 왜 하냐고 부모님이 걱정하셨지만 (이제는)젋을 때 아니면 도전할 수 없다고 격려해준다"며 "학교 교수님을 비롯해 주변에서도 긍정적 반응을 보여줘 힘을 얻는다"고 말했다.

이 씨도 "대외 활동을 많이 하해 학점이 안 좋아져서 공부나 하라는 얘기를 들었지만, 이제 대회에 계속 진출하면서 자랑스러워하신다"고 말했다. 그는 "친구들도 처음에 힘들게 왜 이런 걸 하지라는 반응에서 이제는 멋있는 거 한다는 얘기를 한다"고 달라진 반응을 전했다. 오히려 약대 5학년만 되도 더 많은 지원을 받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윤 씨는 향후 약사 전문 경력을 기반으로 벤처투자사에서 일하고 싶다는 소망을, 이 씨는 대학원에 진학해 심도 있는 학문이나 특허·지식재산권을 공부하는데 관심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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