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 '아동학대 신고의무자' 지정…실효성은 '갸우뚱'
- 강혜경
- 2021-01-05 21:3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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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24개 직군 외에 약사·위탁가정 부모 등 추가
- 약사들 "취지 공감하나 직접 발견 쉽지 않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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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어제(5일) 국무총리 주재 아동학대 대책 장관회의를 열고 아동학대 관련 24개 신고의무자에 약사와 위탁가정 부모 등 아동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직군을 신고의무자로 추가했다.
신고의무자를 확대해 아동학대를 조기 발견하겠다는 취지다.
약사가 '아동학대 신고 의무자'가 되면 아동학대처벌법 제10조 제2항에 따라 직무를 수행하면서 아동학대범죄를 알게 된 경우나 그 의심이 있는 경우에 아동보호전문기관 또는 수사기관에 신고해야 한다.
만약 이를 신고하지 않을 경우 아동학대처벌법 제63조 제1항 제2호, 제10조 제2항에 따라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약국은 정인이 사건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가 높고 재발돼서는 안된다는 측면에서 제도 취지 자체에 공감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약국에서 직접적으로 학대 아동을 발견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분위기다. 또한 과태료 역시 부담이 갈 수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다.
아동학대법에 따르면 학대는 유형에 따라 신체학대(구타나 폭력에 의한 멍, 화상, 골절, 장기파열, 기능 손상), 정서학대, 성학대, 방임 등으로 나뉘어지고, 신체적 징후 역시 발생 및 회복에 있어 시간차가 있는 상처, 사용된 도구의 모양이 그대로 나타나는 상처, 뜨거운 물에 잠겨서 생긴 화상자국, 팔·다리·목 등에 묶은 줄 자국의 화상 등을 꼽고 있다.
이와 관련해 수도권의 A약사는 "제도의 취지에 대해서는 깊이 공감한다. 하지만 정인이 사건을 마지막에 신고한 소아과 전문의 등의 발언에 따르면 대부분 학대가 보이지 않는 부위를 중심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약국에서 직접적으로 이를 발견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인이 사건에서도 마찬가지로 허벅지 안쪽, 왼쪽 쇄골, 입 안 등에 상처가 있었듯이 직접 진료 행위를 하는 소아과 의사나 아이와 비교적 진솔하게 대화할 수 있는 다른 직군들과 달리 약국에서 외관상 모습만 보고 이를 판단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는 게 이 약사의 얘기다.
또 다른 약사도 "이번 사건을 보며 굉장히 가슴이 아팠고 약국에서 관심을 가져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학대 종류도 다양하고, 학대 후 제대로 치료를 하지 않거나 학대행위자가 직접 와 약을 구입해 갈 경우 이를 파악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아 실효성에는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약국이 아동학대를 알고도 신고하지 않는 행위에 대해 과태료가 부과되는 것이기는 하나, 500만원의 과태료 부과가 조금은 부담스러운 측면도 있다"고 토로했다.
대한약사회도 과태료 부과 등 아동학대신고자에 약사가 추가된 것을 부담이지만, 정인이 사태가 사회적 이슈가 된 마당에 반대 입장을 내기고 힘든 상황이다.
약사회 관계자는 "아동학대 부모나 보호자가 약국에 약을 구입하려고 방문했다고 해도 약사가 이를 아동학대로 인지하기 힘들다"며 "실제 약사가 아동학대를 인지하고 있었는데 신고를 하지 않았다면 불이익이 있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처벌 대상이 아닌 것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정인이 사건이 터지자 정부가 아동학대 예방을 위해 약국에 협조를 요청한 것은 약국의 사회적 역할이 강조된 측면도 있다"며 "아동학대 방지에서 실질적인 약국의 역할을 찾기 위한 지원 방안 등도 검토를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정인이 사건을 마지막에 신고한 소아과 전문의는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3번이나 아동학대 신고가 들어갔다는 사실만으로 설사 조사과정에서 법적인 뚜렷한 물증이 없었다고 해도 어떤 방식으로든 적절한 조치가 취해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아동학대는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99%라고 하더라도 사실일 가능성 1%에 더 무게를 접근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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