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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치료제 '프로페시아'가 우울증 유발한다?

  • 로이터 보도 후 국내 논란 확산…부작용 이슈 확대 생산
  • 한국·유럽 등 허가사항 이미 반영…직접 인과관계 입증 無

[데일리팜=어윤호 기자] 탈모약 '프로페시아'의 우울증 유발 논란이 또 불거졌다. 이번엔 미국발이다.

시작은 로이터통신의 기사였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3일(현지 시각) 프로페시아의 부작용과 관련해 뉴욕 브루클린연방법원에 제기된 소송 자료를 입수, 2009년부터 프로페시아(피나스테리드) 복용자 중 우울증 발생 사례가 200건 이상 접수됐고 개발사인 MSD(미국 머크)가 이 사실을 은폐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보도 이후 한국에서 난리가 났다. 수많은 언론이 해당 내용을 전파했고 사실상 프로페시아가 우울증, 나아가 자살까지 유발할 수 있다는 확대 해석 기사까지 쏟아졌다.

한마디로 '오버'다. 예측이 논란을 유발하고, 논란이 사실의 곡해를 유발하고 있다.

'프로페시아가 우울증을 유발한다.' 현 상황에서 아무도 '참'이라 규정할 수 없는 명제다. 이번 이슈는 말그대로 'MSD가 보고된 이상반응 사례를 숨겼고 해당 내용이 미국의 허가사항에 반영되는 것을 막았는가'에 대한 문제다.

그런데, 이상사례 보고는 제품과의 인과관계를 증명하지 못한다. 약을 복용한 후 이상사례가 발생했다는 사실만으로, 그 약이 해당 이상사례의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이와 관련한 연구들도 존재하지만 명확한 답을 보여주진 않는다. 가령 미국 브리검여성병원에서는 남성 우울증 환자가 5알파-환원효소에 의해 생성되는 알로프레그나놀론 수치가 낮다는 점을 근거로 해당 효소를 억제하는 기전의 프로페시아가 우울증과 연관성이 있을 수 있다는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반면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발표된 유전적으로 제2형 5-알파 환원효소가 결핍된 환자들을 대상으로 추적한 연구에서는 일반인과 해당 환자군 간 우울증이나 자살빈도 등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최광성 대한모발학회 회장(인하대병원 피부과 교수)은 "외신 기사에서 언급된 프로페시아 이상반응 보고는 1998년 미국 출시 후 전세계에서 약 10년간 발생한 우울증과 관련된 자발적 보고의 누적된 수치이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우울증이나 자살 위험과 같은 이상 반응은 의학적 요인 외에 사회적, 심리적, 경제적인 요인들에 의해 복합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데, 현재까지 발생한 우울증 관련 사례는 단순히 약의 복용 중 발생한 사례 혹은 자발적으로 보고한 사례 뿐이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MSD가 정말 사실을 '은폐'했을까? 진실을 확인할 순 없지만 어려운 얘기다.

제약사가 보건당국으로부터 약의 시판 승인을 획득하고 유통한 이후 이사반응 사례를 수집하고 보고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의무'다.

실제 제약사에서 이상반응을 수집해 올리는 WHO의 글로벌 이상반응 데이터베이스인 'VigiBase'에도 프로페시아의 우울증과 기분변형 사례가 이미 보고돼 있다.

더욱이 로이터통신에서도 언급했듯, 이미 유럽과 캐나다에도 이상반응 보고 사례가 허가사항 및 제품설명서에 반영돼 있으며 우리나라 식약처 역시 지난 2017년 '우울증 및 자살생각을 포함한 기분변형이 보고됐다'는 문구를 삽입했다. 또 어떤 나라도 프로페시아가 우울증이나 기분변형을 유발한다고 규정하고 있지 않다.

이를 종합해 보면 MSD는 이미 다수 나라에 반영돼 있는 허가사항에 삽입된 문구를 유독 미국에서만 은폐했다는 얘기가 된다. 그것도 무려 20년이 넘게 처방돼 온 약물이다.

제약사의 편을 들자는 얘기가 아니다. 만약 MSD가 사실을 의도적으로 숨겼다면 그 도덕성을 지탄받아야 마땅하다. 다만 신중해야 한다. 국내에서도 수많은 탈모인이 프로페시아를 복용중이며 이번 논란으로 불안감에 떨고 있다.

최광성 회장은 "프로페시아는 전문약이다. 탈모질환은 전문의에 의한 진료와 처방에 의해서 효과적이고 안전하게 치료될 수 있으며, 부작용 역시 진료를 통해 관리한다. 부작용에 대한 과도한 두려움이나 검증되지 않은 주장에 의해 탈모 치료를 중단하거나 잘못된 치료를 받는 것이 더 피해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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