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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탈모약 12만원"…구매대행업체, 전문약 무차별 유통

  • 김민건
  • 2020-08-30 14:33:24
  • 피나스테리드 600정, 12만원에 구매대행
  • 국내 소비자 "값싸고 양 많아 만족"
  • 영국-한국어 사이트 개설...홍콩-접수, 인도-배송

[데일리팜=김민건 기자] "핀페시아 600정 12만원, 아보다트 복제약 12만원 배송비 포함, 탈모치료제 구매대행합니다."

의약품 구매대행 A사가 홈페이지에서 광고하는 내용
SNS를 통해 약사법과 관세법의 경계선을 파고드는 의약품 해외 구매대행이 여전히 활발하다.

해외에 본사를 둔 의약품 구매대행 업체인 A사는 약국을 연상케 하는 '○Pharm'을 업체명으로 사용하며 SNS에 한국어 계정을 만들었다. 이를 통해 프로페시아·아보다트 등 탈모치료제 해외 구매대행을 알선하고 있다.

A사는 '한국은 약사법이라는 국내법이 있어 전문약은 의사 처방전이 꼭 필요, 외국은 약사법이 없어 의사 처방전 없이 구입할 수 있다'라는 게시물도 올려 적극적인 구매대행을 유도하고 있다.

A사는 주로 두타스테리드와 피나스테리드 등 탈모 치료제 제네릭, 최근 코로나19로 유명세를 탄 클로로퀸 등을 구매대행한다. A사는 "인도 제약사와 직접 거래하기 때문에 100% 정품을 보장한다"고 밝히고 있다.

(위)의약품 구매대행 업체 A사와 (아래)B사에서 구매할 수 있는 의약품과 가격
또 다른 업체인 B사도 SNS를 통해 피나스테리드나 두타스테리드, 여드름 치료제 등 해외 의약품 구매대행을 홍보 중이다. B사 또한 "인도 각 제약사의 100% 정품만 취급하는 라이센스를 가진 공급처를 통해 최고의 품질을 자랑한다"며 믿을 수 있는 제품임을 강조했다.

국내 소비자들이 해외 의약품 구매대행에 발길을 들이는 이유는 처방전 없이 저렴하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A사에선 피나스테리드 제네릭 600정을 12만원에 살 수 있다. 200건이 넘는 구매 후기와 문의가 올라와 그 관심을 반영했다. 소비자들은 "저렴하게 많은 양을 구매해서 만족스럽다"는 반응이다.

그러나 이들이 구매대행하는 탈모치료제 등은 합법과 불법 사이에 있다. 인터넷을 통한 의약품 판매와 구매는 불법이라는 약사법과 특정 수량 이하는 자가치료 목적으로 허용하는 관세법 틈새로 해외 전문약이 들어오는 것이다.

국내에서 전문약은 처방전이 필수지만 관세법은 오남용 우려의약품은 처방전 기준, 진단서가 없을 경우에 의약품 6병(초과 시 3개월 복용량 기준), 건기식 6병을 일반수입신고로 들여올 수 있도록 돼 있다. 여기에 구매액 150달러 이하는 관세와 부가세도 면제받는다.

의약품 구매대행업체 B사가 SNS를 통해 홍보하는 게시물
관세법을 이용한 해외 의약품 구매대행이 활성화되면서 관세청은 지난해 개인통관고유번호를 반드시 적도록 했지만 대행업체들은 통관부터 배송, 결제 방법까지 세세하게 안내하고 있다. 오히려 A사는 "자가치료용 전문약 수입은 합법이다. 경우에 따라 관련 서류 준비를 도와주겠다"고 밝히고 있다.

A사에서 탈모치료제를 구매대행 구입한 국내 소비자들의 후기
의약품 부작용 피해나 환불 등 피해가 발생할 시 구매대행은 국내에서 구제받기가 어렵다.

A사 홈페이지 도메인은 영국이며, 홍콩에서 접수를 받아 인도에 있는 사무실에서 배송과 고객서비스를 맡는 구조다. 결제 또한 온라인 송금 업체인 페이팔이나 현금을 별도 계좌로 입금하는 '결제 대행'을 해야 한다. B사도 일반 상업용 주소인 'com'이나 'net'이 아닌 비영리기구가 사용하는 'org'를 쓰고 있어 그 실체를 알기 어렵게 하고 있다.

지난해 8월 한국소비자원이 해외 불법사이트와 구매대행 사이트15곳을 통해 유통되는 전문약 실태를 조사한 결과 부정확한 용법·용량에 따른 오·남용 우려, 성분 함량 불분명한 제품이 확인됐다.

식약처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판매나 판매 알선을 못하도록 강화했지만 단순히 사이트는 연결하는 역할만 한다면 그 부분은 법원에서 규모나 고의성, 기간 등을 따지는 판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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