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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만에 새단장, 약국은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곳"

  • 강혜경
  • 2021-07-26 15:12:22
  • 경기 부천 '함께 살아가는' 바른손약국 김유곤 약사
  • 24h 약국 잠시 중단했지만 여전히 6:30am-11pm 운영
  • 코로나 종식되면 드링크 카페 운영할 계획"

점심시간이 끝나자 마자 밀려드는 환자들을 응대하는 김유곤 약사.
[데일리팜=강혜경 기자] '24시간 운영 약국'과 '사랑 나눔'으로 약사사회에서 익히 알려진 경기 부천시 바른손약국 김유곤 약사(61·중앙대 졸).

바른손약국이 30여년 만에 새단장을 마치고 훤하고 쾌적한 공간으로 최근 다시 태어났다. 옆 상가까지 확장해 공간을 확대함으로써 약국 한 켠에는 약사와 환자가, 환자들끼리 편히 앉아 상담하고 이야기 꽃을 피울 수 있는 공간도 생겨났다.

확장공사를 진행한 약국(왼쪽)과 리모델링 이전 형태의 약국.
약국이 이렇게 변화하게 된 계기는 92년부터 운영했던 약국 건물 리모델링 때문이었다. 리모델링 공사로 인해 2년 전 김 약사는 '잠시' 현재의 자리로 이전을 하게 됐지만 중간에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상황이 생겨 옆 상가까지 임대해 약국을 확장하게 됐다. 가벽을 철거하는 일요일 하루를 제외하고는 비닐을 치고 계속 환자들을 맞았다.

동네를 옮겨 볼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지난 30년간 상동을 벗어나본 적이 없었기에 옆 상가까지 터서 보다 쾌적하게 약국을 운영하고자 결심했고, 달라진 약국에 단골들도, 김 약사도 편안해졌다.

약사가 두 다리를 뻗고 쉴 수 있는 침대와 싱크대, 냉장고 등이 들어왔다.
물론 동선을 바꾸고, 제품을 진열하느라 여전히 앉아서 쉬는 시간 보다 움직이는 시간이 훨씬 많지만 두 다리를 채 펼 수 없었던 쪽방식 휴식공간에는 다리를 편히 뻗고 잠을 청할 수 있는 침대와 싱크대, 가스레인지, 냉장고까지 들어왔다.

역곡남부시장 옆에 위치한 이번 자리 역시 의원 하나 없는 매출을 만들어 나가야 하는 위치다. 하지만 그럼에도 많은 약국들 중에 바른손약국을 찾아와 주는 단골들로 약국은 북적이고, 이 단골들로 인해 김 약사는 힘을 얻는다.

'1시부터 2시까지 점심시간입니다. 2시까지 돌아오겠습니다'라는 안내문구에 발길을 돌릴 법도 하지만 단골들은 널따란 차광막 아래서 약국이 열리기를 기다린다. 36℃를 웃도는 무더위에도 허리가 구부정한 어르신은 "약국 오려고 20번도 더 쉬었다"며 그제서야 허리를 편다. 김유곤 약사는 어르신을 의자에 앉으시라고 하고 선풍기를 고정해 드린다.

"약국을 옮겨서 좋은 점도 있지만 단골분들이 오시기 어려워진 건 매우 아쉽죠. 거리가 엄청 먼 건 아니지만 요즘같이 더운 날씨에는 어르신들이 몇 번씩 쉬어가며 오셔야 하거든요. 다른 약국도 많으니 그 약국을 가시라고 해도 '여기만 온다'는 분들이 계셔 죄송하고 또 감사하죠."

단골고객들이 선물한 리모델링 기념 축하화분.
약국 한 가운데는 커다란 테이블과 긴 의자들이 놓여 있었고, 화분들이 나란히 자리잡고 있었다. "버려진 의자와 쇼파를 가져다 천갈이를 하니 감쪽같이 새 의자, 새 쇼파가 됐어요. 이건 단골들이 가져다 주신 화환이고, 특히 제약사분들이 많아 도와주신 덕분에 금세 정리가 됐어요. 솜씨 좋은 제약사 직원분이 직접 앵글을 사다 조립까지 해주신 덕에 적은 비용으로 약국이 환골탈태 됐죠."

김유곤 약사는 가정사로 인해 지난해 4월부터 '24시 심야약국'은 일시 중단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곧 심야약국을 재개하겠다고 말했다. "지금은 새벽 6시30분에 문을 열어 밤 11시까지는 약국에 있어요. 이제 부천분들은 바른손약국은 항상 열려 있는 약국이라는 인식이 생겨 늦은 밤에도 '문 열었죠?'하고 전화를 주세요. 그럼 부천시 공공심야약국을 안내해 드리기도 하고, 바로 근처라면 오시라고 말씀도 드리죠."

'함께 살아가는' 바른손 약국.
새 보금자리에서의 꿈은 단골들의 바램처럼 '사랑방'으로 자리매김 하는 것이다. "전에는 공간이 좁다 보니 단골분들이 앉을 만한 공간이 마땅치가 않았지만 이제는 공간이 생긴 만큼 코로나만 끝나고 나면 약국이 쉬었다 가고, 대화하고, 상담받고 할 수 있는 공간이 되면 좋겠어요. 약국은 판매처이기 전에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공간이지요. 만나서 얘기를 하다 보면 건강과 관련한 얘기가 나올 수도 있는 거고 필요한 약을 구입할 수 있는 거죠."

더 나아가 꿈꾸는 바가 있다면, 카페식 약국을 운영하는 것이다. 드링크를 믹스해 먹을 수 있는 '드링크카페' 내지는 '드링크바'를 구상하고 있다.

"저희 약국은 바른손약국이 아닌 '함께 살아가는 바른손약국'입니다. 지역사회에서 함께 숨쉬고 만나고 도울 수 있는 훌륭한 장소가 됐으면 좋겠어요. 약사는 그저 약이 필요한 사람들 곁에 있어주는 존재일 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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