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이전으로 약국 매출 타격…법원 "약정된 권리금 줘야"
- 김지은 기자
- 2026-10-08 11:59:30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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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 조제료 기준 권리금 산정 특약 놓고 양도-양수 약사 간 분쟁
- 법원 "2023년 6월까지 지급 명확…시설투자 대가도 포함"
- 병원 이전 따른 가치 하락에도 "지급의무 발생 이후 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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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약국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면서 월 조제료를 기준으로 권리금을 산정해 지급하기로 했다면 이후 약국의 가치가 달라졌더라도 이미 발생한 권리금 지급 의무를 피할 수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특히 법원은 약국 임대차계약 특약에 권리금 지급 시점과 산정방식이 명확하게 기재돼 있고 임차인이 기존 시설을 그대로 이용해 약국을 운영했다면 해당 권리금에는 시설 투자에 대한 대가도 포함돼 있다고 판단했다.
부산지방법원은 최근 권리금 청구소송 항소심 판결에서 피고인 B약사(양수 약사)가 제기한 항소를 기각하고 1심 판단을 유지했다.
이번 사건의 쟁점은 약국 임대차 과정에서 작성된 특약과 화해조서에 담긴 권리금 지급 약정에 있었다.
계약 특약에는 B약사가 2023년 6월 30일까지 A약사(양도 약사)에게 권리금을 지급하도록 하면서 월 조제료가 1000만원 이상이면 조제료의 10배, 2000만원 이상이면 15배를 권리금으로 산정하도록 했다. 양측은 월 조제료는 임대차계약 종료 직전 3개월 평균으로 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앞서 1심 법원이 인정한 사건의 약국 권리금 액수는 1억6550만1800원이었다. 양도 약사 측 손을 들어준 것이다.
하지만 B약사는 이번 항소심에서 계약 내용을 다르게 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대차계약이 체결된 경위와 특약, 화해조서 등을 고려하면 권리금 약정은 임대차계약을 갱신하면서 자신이 권리금을 지급하기로 선택했을 경우에만 적용되는 내용이라는 주장이었다.
B약사는 결국 권리금을 지급하지 않는 쪽을 선택했기 때문에 A약사에게 권리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맞섰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당사자 사이에서 계약 문서의 해석을 둘러싼 이견이 발생한 경우 문언의 내용뿐만 아니라 약정이 이뤄진 동기와 경위, 약정으로 달성하려는 목적과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전제했다.
이를 토대로 계약 특약과 화해조서에 따라 B약사에게 권리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특약에 B약사가 2023년 6월 30일까지 권리금을 지급한다고 명확히 적혀 있고 권리금 산정기준까지 구체적으로 규정돼 있다는 점이 판단의 근거가 됐다.
병원 이전으로 약국 가치 떨어졌지만…"이미 발생한 지급의무"
재판부는 권리금의 성격을 판단하면서 기존 약국 시설에 투입된 비용도 고려했다. A약사는 6795만원 상당을 투입해 약국시설을 갖췄고 B약사는 A약사가 마련한 시설을 이용해 별도의 초기비용 투입 없이 약국을 운영하며 수익을 얻었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다.
특약과 화해조서에는 A약사가 자동문과 약국 간판, 내부시설 등을 포함한 약국 인테리어의 소유권을 취득한다는 내용도 담겨 있었다. 재판부는 이 같은 사정을 근거로 문제의 권리금에는 A약사가 투자한 시설에 대한 대가도 포함돼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에서 주목된 부분은 인접 병원 이전 이후 약국 가치가 변동된 점을 법원이 어떻게 판단했느냐다. 사건이 진행되는 동안 해당 건물에 있던 병원이 이전했고 이에 따라 약국 가치에도 변화가 생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런 사정이 B약사의 권리금 지급의무가 발생한 이후에 벌어진 일이라고 판단했다. B약사가 두차례 권리금을 지급하겠다고 연락했음에도 A약사가 답하지 않은 점과 건물 내 병원이 이전해 약국 가치가 변동된 사정만으로는 이미 발생한 권리금 지급의무가 면제되거나 금액이 줄었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B약사는 이번 항소심에서 별도의 손해배상 주장도 내놨다. 임대인 C씨와 A약사가 권리보호를 빙자해 자신에 고통을 주려는 의도로 민사소송을 계속 제기했고 이로 인해 1억8106만6350원의 손해가 발생했다며 이를 A약사가 청구하는 권리금 채권과 상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법원은 이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법적 분쟁 해결을 위해 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정당한 행위이고 소송 제기가 불법행위가 되려면 주장한 권리나 법률관계에 사실적·법률적 근거가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소송을 제기하는 등 재판제도의 취지와 목적에 비춰 현저하게 상당성을 잃은 경우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C씨가 B약사를 상대로 상가 인도와 차임 증액 등을 요구하는 별도 소송을 제기한 사실은 인정됐지만 재판부는 이것만으로 해당 소송들이 공서양속에 반하거나 부당한 소송이라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결국 항소심 재판부는 1심 판결이 정당하다며 B약사의 항소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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