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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시선] 접종률 80% 해낸 NIP, 다음 과제는?

  • 어윤호 기자
  • 2026-09-21 06:00:46
  • 요약

[데일리팜=어윤호 기자] 80%가 넘는다. 국내 65세 이상 고령 인구 대부분은 이미 인플루엔자 백신을 맞고 있다. 국가예방접종사업(NIP)을 통해 매년 무료접종이 이뤄지는 만큼 접종률만 놓고 보면 훌륭한 성적표라 할 수 있다.

많이 맞히는 데 성공했다면, 이젠 얼마나 보호하고 있는지 볼 차례다. 백신은 맞는 것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 말 그대로 질환을 '예방'하기 위함이다.

고령층 백신 접종을 들여다 봐야 하는 이유다. 노인은 노화에 따른 면역체계 변화, 이른바 면역노화로 백신 접종 후 면역반응이 감소할 수 있다.  복합만성질환을 동반하는 경우도 많아 인플루엔자 감염 이후 입원이나 중증화, 사망으로 이어질 위험도 상대적으로 높다.

실제 국내 8개 대학병원이 참여한 연구에서 2023~2024절기 65세 이상 고령층의 인플루엔자 백신 예방효과는 약 13.5%로 추정됐다.  특정 절기의 연구 결과를 전체 고령층에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기존 예방접종 체계의 보호 효과를 살펴볼 필요성을 보여주는 결과다.

접종률 80%와 예방효과 13.5%, 두 숫자를 단순 비교할 수는 없다. 의미하는 바도, 산출되는 방식도 다르다. 그래도 질문은 남는다.

고령층의 낮은 면역반응을 고려해 개발된 것이 고용량 또는 면역증강 백신 등 강화된 인플루엔자 백신이다. 고용량 백신은 표준용량보다 4배 많은 항원을 포함해 보다 높은 면역반응을 유도하도록 개발됐다. 65세 이상 약 3만2000명을 대상으로 한 무작위 임상시험에서는 표준용량 백신 대비 인플루엔자 예방에 있어 24.2% 높은 상대적 예방효과를 보였다.

해외에서는 이미 고령층의 연령과 위험도를 고려한 접근이 이뤄지고 있다. 미국은 65세 이상에서 고용량, 재조합 또는 면역증강 인플루엔자 백신을 우선 권고한다. 일본은 임상적 유용성과 비용효과성 등을 검토해 올해 10월부터 75세 이상을 대상으로 고용량 인플루엔자 백신을 국가예방접종에 포함할 예정이다.

적용 연령과 대상은 다르지만 고령층의 위험도를 고려해 우선 보호가 필요한 집단부터 공공 지원을 시작한다는 점은 공통적이다. 국내에서도 단계적 도입이 논의되는 만큼, 해외 사례는 우선접종 대상과 확대 방향을 검토하는 데 참고가 될 수 있다.

국내에서도 관련 논의는 이어지고 있다. 대한감염학회는 2023년 성인 예방접종 권고안에서 65세 이상 고령층에 고용량 또는 면역증강 인플루엔자 백신을 권고했다. 최근에는 대한노인회와 의료계, 국회에서도 고령층의 연령과 위험도를 고려한 예방접종 전략과 고면역원성 백신에 대한 국가 지원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도 검토에 들어갔다. 정통령 질병관리청 의료안전예방국장은 최근 국회에서 열린 초고령사회 고령층 인플루엔자 예방 정책 혁신 방안 정책 토론회에서 "국내 데이터 확보에는 일부 제한이 있지만 고면역원성 백신의 임상적 우월성은 명확하다"고 평가했다. 고령층의 면역 저하 특성을 고려한 적합한 백신으로의 전환 필요성에도 공감한다는 입장이다.

결국 문제는 재정이다. 새로운 백신을 NIP에 포함하는 데 임상적 근거만으로 결정을 내릴 수는 없다. 비용효과성과 재정 여건을 따져야 하고, 한정된 예산에서 누구에게 먼저 적용할지도 정해야 한다. 그렇다면 단계적 도입의 기준은 무엇이어야 할까. 우선접종 대상의 선정뿐 아니라 향후 적용 연령을 확대할 시점과 범위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도 필요하다.

언급했듯, 고령층은 이미 10명 중 8명 이상이 인플루엔자 백신을 맞는다. 그러나 같은 65세 이상이라도 연령과 기저질환, 감염 이후 중증화 위험은 같지 않다. 접종률이라는 하나의 지표만으로 서로 다른 위험을 가진 고령층의 보호 수준까지 설명할 수는 없다.

접종률 80%는 NIP의 성과다. 훌륭한 성적표를 챙겼다면, 다음 과목도 노려볼 때가 됐다.


어윤호 기자(unkindfish@dailyphar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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