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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가 일반약 소비자가도 제시…약국 반응은 '복잡'

  • 김지은 기자
  • 2026-08-12 12:06:25
  • 요약
  • 신신제약, 타벡스겔 등 공급가 인상 공문에 소비자가 명시…업계 “이례적”
  • 현대약품 마이녹실 판매가 논란 이어 제약사 가격 개입 놓고 약사들 "권한 침해"
  • 일각선 "일반약 가격경쟁 심해진 상황, 최저 판매선 제시 오히려 편하다"
AI 생성 이미지. 

[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제약사가 일반의약품 공급가와 함께 소비자 가격까지 제시하는 이례적인 사례가 등장하면서 약국가의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현대약품이 약국을 대상으로 자사 특정 일반의약품의 판매가격 인하를 요구해 논란이 불거진 데 이어 최근 신신제약이 자사 제품의 공급가격 인상 사실을 알리는 과정에서 소비자가격까지 구체적으로 명시한 공문을 발송하면서 약국가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일반의약품의 실제 판매가격은 개별 약국이 결정하는 것이 원칙인 만큼 제약사가 공식 공문을 통해 소비자가격을 제시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다만 최근 창고형·마트형 약국 확산과 함께 일반의약품 가격경쟁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는 상황과 맞물리면서 약사들의 반응도 엇갈린다.

제약사가 약국의 가격 결정권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론이 여전한 가운데 한편에서는 무너진 일반약 가격 질서를 감안하면 일정 수준의 판매가격 가이드라인이 오히려 필요하다는 반응까지 나온다.

공급가 인상 공문에 '소비자가'까지…약국가 "이례적"

11일 약국가에 따르면 신신제약은 최근 거래처에 '타벡스겔, 복합파자임이중정 공급가, 소비자가 인상의 건'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발송했다.

신신제약은 공문에서 주성분 원료 수입가격과 지속적인 부자재·인건비 상승을 이유로 오는 9월 1일부터 해당 제품의 공급가격과 소비자가격을 인상한다고 밝혔다.

품목별 공급가 인상 폭은 타벡스겔 50g이 약 5.5%, 복합파자임이중정 10정이 약 5.6% 수준이다. 특히 신신제약은 이번 가격 인상 공문에서 공급가뿐 아니라 약국에서 판매할 소비자가격까지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약국가가 주목하는 것은 공급가 인상 자체보다 공문에 '소비자가'를 구체적인 금액으로 명시했다는 점이다.

통상 제약사가 원가 상승 등을 이유로 약국 공급가격을 조정하는 경우는 적지 않지만 일반의약품의 약국 판매가격까지 공식 공문을 통해 특정해 안내하는 사례는 흔치 않다는 게 현장 반응이다.

현행 의약품 가격표시제도에서도 의약품 판매가격의 결정과 표시는 약국 등 실제 판매자에게 맡겨져 있다.

때문에 일부 약사들은 제약사가 공식 문서를 통해 구체적인 소비자가격을 제시한 것을 두고 약국의 가격 결정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한 약사는 "제약회사에서 판매가격을 특정해 이야기하는 경우 자체가 드물다"며 "간혹 가격에 대한 이야기가 있더라도 공식 공문보다는 영업사원이나 담당자가 약국을 찾아와 전달하는 정도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약사는 "일반의약품 판매가격은 약국이 결정하는 것인데 제약사가 공식적으로 가격을 정해 내려보내는 것이 가능한 것인지 의문"이라며 관련 규정 위반 가능성을 지적했다.

"선 넘는다"던 약사들…"가격 무너진 지금은 차라리 편하다"

흥미로운 부분은 약국가의 반응이 과거와는 다소 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원칙적으로 제약사가 약국의 판매가격 결정에 관여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데 공감하면서도 최근 일반약 가격경쟁이 지나치게 심화되면서 일정 수준의 가격 가이드라인을 반기는 반응도 존재한다.

최근 마트형·창고형 약국이 확산되고 약국 간 일반약 가격경쟁이 심화하면서 일부 품목의 저가 판매를 둘러싼 약국가의 갈등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의 한 약사는 "공식적으로 발송한 공문에 이렇게 소비자 판매가격이 찍혀 있는 것은 처음 본다"면서도 "요즘 워낙 일반약 가격이 무너지는 문제가 크다 보니 오히려 달갑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예전 같았으면 가격 책정은 약사의 권한인데 제약사가 선을 넘는다고 생각했을 것"이라며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게 다가온다. 안타깝지만 가격경쟁이 워낙 심해지다 보니 최소한의 판매가격을 제시해 주는 것이 오히려 편하다고 느낄 정도가 됐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상황을 두고 업계에서는 최근 약국가에서 벌어지는 일반의약품 가격경쟁의 현주소를 가 여실하게 드러난다고 봤다. 

지역 약사회 관계자는 “약국의 자율적인 판매가격 결정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기존 원칙과 지나친 저가경쟁으로부터 일반약 시장의 가격 질서를 지켜야 한다는 현실적인 요구가 충돌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창고형·마트형을 중심으로 일반약 가격경쟁이 더욱 커지고 있는 만큼 관련한 논란이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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