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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성·윤리의식이 세운 빗장…신뢰가 약사 생존의 열쇠"

  • 강혜경 기자
  • 2026-08-07 06:04:23
  • 요약
  • "선배약사가 보는 면허대여, 평생의 주홍글씨"
  • "현실 반영 못하는 약사법 재정비…약사회원들과 중지 모으겠다"

[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약국 성지', '최저가 할인' 같은 박리다매식 마케팅을 앞세운 대형 창고형 약국, 투자라는 이름으로 자본을 등에 업고 높은 연봉을 제시하며 개설을 부추기는 검은 손들이 약사사회가 쌓아온 약국·약사에 대한 신뢰와 근간을 흔들고 있다.

모든 창고형 약국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자본이 부족한 새내기 약사, 혹은 급전이 필요한 기성세대 약사들에게 면허를 대여해 주는 대신 월  1500~2000만원 급여 제안은 꽤나 솔깃할 수밖에 없다.

면허 대여라는 부담과 죄책감을 줄이기 위해 최근에는 지분투자나 공동운영이라는 조건을 옵션으로 제시하며 핑크빛 청사진을 제시하는 경우도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하지만 면허 대여라는 달콤한 유혹이 덫이 되기까지는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약사면허 빌려주는 순간 자신을 겨누는 흉기된다', '면허대여의 뿌리, '자본 종속 구조' 해부', '약국 시장, 외부 자본을 막는 3개의 빗장', '신뢰 받는 약사로 서기 위한 길' 4편의 특별기고를 연재한 김위학 서울시약사회장은 창고형 약국이 최대 이슈가 된 현재를 '약국과 약사의 생존을 논해야 하는 시기'로 규정하고, 신뢰받는 약사가 되기 위해서는 전문성에 더해 윤리의식과 도덕성이 갖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렴한 가격이 약사와 약국의 신뢰를 담보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그는 면허대여라는 주홍글씨가 평생 꼬리표처럼 따라붙을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스스로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Q. 4편의 기고를 관통하는 핵심 메시지는 약사와 약국의 생존이다. 현주소에 대해 어떻게 진단하고 있나?

A. 단순한 경쟁의 문제를 넘어 약사와 약국의 생존 자체를 논해야 하는 엄중한 시기다. 생존을 논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모습을 되돌아 보고, 어떤 목표를 향해 갈 것인지를 정해야 한다.

규모가 크다고 무조건 제어할 대상이라고 볼 수 없고, 규모가 작다고 해 위협적이지 않다고 할 수 없다는 것을 지난 1년여간 지켜봤다.

사건이 사실이 되고, 그 사실이 반복되면 트렌드가 되며, 결국 문화로 정착된다. 불법적이고 기형적인 약국 형태가 문화로 정착하기 전에 강력한 지향점을 제시해야 한다.

보건의료는 질 관리(Quality), 접근성(Access), 가격(Cost) 세 축이 균형을 이뤄야 한다. 하지만 최근 난립하는 창고형 약국은 오직 '가격'에만 몰두해 복약지도와 약물관리라는 질적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

현행 약사법에는 의약품을 사입가 이하로 판매하지 말라고 규정하고 있다. 과도한 경쟁을 하지 말라는 것이 법에 담긴 함의의자 취지다.

약을 단순 소비재로 보느냐, 엄격히 관리돼야 할 치료 목적 공공재로 보느냐에 따라 약국과 약사의 미래가 달라질 수 있다.

Q. 외부 자본의 불법적 침투와 창고형 약국 문제 해결을 위해 제시한 '3대 빗장'이란 무엇인가?

A. 자본이 투입되면 자연스럽게 수익 극대화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결국 의약품 오남용을 유발하고 국민 건강에 위해를 가하게 된다.

이를 제어하기 위해 개설, 운영, 광고라는 3가지 분야에 강력한 허들을 만들어야 한다.

개설 빗장: 약국 개설 사전 의무화 및 약사회 의견 제출권 확보
운영 빗장: 자본 종속 및 불법 면허대여 차단을 위한 하위법령 및 운영 규제 정비
광고 빗장: 메가, 성지, 할인 등 자극적인 문구 제한 및 약국광고심의위원회 설치 법제화

서울시약사회는 100여차례 현장조사를 토대로 국민신문고와 관계기관에 40건의 신고를 접수했으며 이 가운데 34건에 대해 업무정지·수사의뢰 등이 이어졌다. 행정심판이 제기된 건까지 포함할 때 신고 건에 대한 불법이 확인된 셈이다.

현실을 미처 반영하지 못하는 약사법에 대해 촘촘하게 울타리를 치고,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Q. 법적·제도적 규제만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내부적인 대안이 있나?

A. 아무리 튼튼한 빗장도 안에서 문을 열어 주는 손이 있다면 무용지물일 수밖에 없다. 즉, 법이 바깥의 침입을 막는 울타리라면 그 울타리를 지탱하는 것은 약사 개개인의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일련의 사태를 지켜보며 느낀 안타까움은 점차 윤리의식과 도덕성이 퇴색되고 있다는 점이다. 약사의 전문성과 약국의 신뢰는 전문성에 윤리의식이 합해질 때 완성될 수 있다. 가격 경쟁만으로는 신뢰받는 약사, 신뢰받는 약국이 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서울시약사회 38대 집행부는 회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정책, 회원들이 가고자 하는 방향에 귀 기울이며 함께 답을 찾아나가고자 노력하고 있다.

정책용어공모전을 통해 회원의 견해를 묻고, 복약지도와 약물관리의 개념을 기존 약사법의 제한적 범위를 넘어 재정의하고 있다. 또 약사정책 최고위과정을 통해 정책 역량을 강화하고 함께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또 근거 중심 회무로 '데이터-근거-정책-국민'이라는 연결성을 가져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Q. 후배들에게 혹은 회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약국이 단순히 처방 조제와 약을 판매하는 공간을 넘어 보건의료 최일선으로서 올바로 작동할 수 있어야 한다. 초고령화사회 약료와 돌봄 역시 앞으로 강조돼야 할 약국의 일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가격이 경쟁력이 되는 것이 아니라 대체될 수 없는 전문성, 흔들리지 않는 도덕성, 홀로 무너지지 않도록 곁을 지키는 공동체가 어우러질 때 비로소 자본도 넘볼 수 없는 마지막 빗장이 완성된다.

여러 병원을 오가며 받아 온 약들이 서로 충돌하지 않는지 가려내고, 어르신들이 스스로 삼키기 어려운 제형을 알아채며 말로 다 하지 못한 불안을 눈빛에서 읽어내는 것은 약사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화려한 간판은 자본이 하루아침에 세울 수 있지만 국민이 오래도록 신뢰하는 이름은 오직 약사 한 사람, 한 사람의 손으로 지켜낼 수 있다.

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선배들의 헌신과 노력으로 이뤄온 약국의 신뢰가, 약사에 대한 믿음이 빛을 잃지 않게 함께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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