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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이찌 순환기 주력품목 연쇄 공급난…현장 혼선 가중

  • 손형민 기자
  • 2026-07-28 12:00:10
  • 요약
  • '릭시아나'·'세비카HCT'·'에피언트' 수급 불안
  • 해외 제조소 정비 여파…한 달여 물량 부족

[데일리팜=손형민 기자] 한국다이이찌산쿄의 주요 순환기 치료제 수급 불안 여파로 의료 현장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해외 제조소 정비작업으로 생산과 출하 일정이 지연되면서 항응고제 '릭시아나(에독사반)'를 비롯해 고혈압복합제 '세비카HCT(올메사르탄·암로디핀·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와 항혈소판제 '에피언트(프라수그렐)'가 동시에 공급 차질을 빚고 있다.

품목과 용량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일부 제품은 유통 단계에서 재고를 찾아보기 어려운 수준까지 공급 상황이 악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병·의원과 약국에서는 처방을 유지하기 위해 대체 품목을 검토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릭시아나와 세비카HCT, 에피언트의 공급 불안은 지난달부터 지속되고 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릭시아나', '세비카HCT', '에피언트'

한국다이이찌산쿄는 독일 제조소 정비작업으로 제품 생산과 출하 일정이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제조소 이슈는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의 제품 공급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다이이찌산쿄 관계자는 "제품들이 완전히 품절되지 않았지만 시장 수요를 충족할 만큼 충분한 물량을 유통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점차 공급 이슈가 나아지고 있는 상황으로 판단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가장 수급 상황이 심각한 품목은 릭시아나다. 릭시아나 15mg과 30mg은 시중 재고가 사실상 소진됐으며, 상대적으로 물량이 남아 있던 60mg도 공급 여력이 거의 남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일부 의료기관에는 환자별 처방 물량에 맞춰 제한적인 수량만 공급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요 거점 도매업체는 물론 공동판매를 담당하는 대웅제약 유통망에서도 충분한 재고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의료기관의 주문에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릭시아나는 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전신색전증 위험 감소와 심재성 정맥혈전증·폐색전증 치료 등에 사용되는 직접경구용항응고제(DOAC)다. 항응고제는 환자가 장기간 지속적으로 복용하는 경우가 많아 공급이 중단되면 동일 계열의 다른 성분으로 처방을 변경해야 하는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세비카HCT와 에피언트도 용량별로 공급 상황에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주문 물량을 충분히 공급하기 어려운 상태로 알려졌다.

세비카HCT는 올메사르탄 기반 3제 고혈압복합제, 에피언트는 급성관상동맥증후군 환자 등의 혈전성 심혈관 사건을 예방하는 데 사용하는 항혈소판제다.

세 품목 모두 심혈관질환 환자가 지속적으로 복용해야 하는 치료제라는 점에서 공급 차질이 장기화할 경우 의료현장의 부담도 커질 수 있다. 특히 동일 성분의 다른 제품이나 대체 치료제가 있더라도 환자 상태와 기존 치료 반응을 고려해 처방을 변경해야 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릭시아나 15mg과 30mg은 사실상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고 60mg도 남아 있는 재고가 많지 않다'며 "병원에서 필요한 수량을 주문해도 일부만 공급하거나 환자별로 필요한 최소 물량만 납품하는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어 "도매업체뿐 아니라 공동판매사에도 재고가 충분하지 않아 특정 유통 단계의 문제가 아니라 제품 자체의 공급이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며 "공급 차질이 한 달 이상 이어지고 있지만 정상화 시점이 명확하지 않아 현장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사업 전략 변화 영향 해석도…공급 정상화 시점 관심

이번 사안을 두고 시장에서는 일시적인 생산 차질이라는 설명과 함께 다이이찌산쿄의 사업 우선순위 변화가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해석도 일부 제기된다.

릭시아나 제네릭의 하반기 급여 진입으로 시장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다이이찌산쿄가 최근 항체약물접합체(ADC) 등 항암사업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이이찌산쿄는 '엔허투(트라스투주맙데룩스테칸)', '다트로웨이(다토포타맙데룩스테칸)'를 중심으로 글로벌 항암사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후속 ADC의 개발과 상업화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에 따라 특허 만료를 앞둔 순환기계 품목의 생산·공급 우선순위가 과거보다 낮아진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나오는 것이다.

다만 이번 공급 지연이 국내에 국한되지 않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동시에 발생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특허 만료나 국내 영업 전략과 직접 연결해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제조소 정비와 생산 일정 지연이 확인된 상황에서 의도적으로 국내 공급을 줄였다고 판단할 근거는 부족하다는 평가다.

향후 관건은 구체적인 공급 정상화 시점이다. 공급 차질이 장기화하면 의료기관과 약국의 대체 처방 부담이 커질 뿐 아니라 장기간 같은 치료제를 복용해 온 환자의 불편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다이이찌산쿄는 제조소 정비 완료 시점과 제품별 출하 일정을 바탕으로 국내 공급 재개 시점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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