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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슈진, 임상실패·자금난·주가 급락…모기업 곳간도 한계

  • 차지현 기자
  • 2026-07-27 06:00:58
  • 요약
  • TG-C 첫 3상 실패로 개발 장기화 가능성…추가 자금 부담 확대
  • 코오롱, 티슈진에 6년간 2661억 투입…코오롱, 현금 자산 39억
  • 티슈진 현금성자산 1221억…10월 2차 3상 이후 추가 조달 변수

[데일리팜=차지현 기자] 코오롱그룹 바이오 자회사 코오롱티슈진이 무릎 골관절염 치료제 임상 3상 첫 번째 시험에서 유효성 입증에 실패하면서 상업화 일정과 향후 자금 운용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허가 절차 재정비와 상업화 지연에 따른 추가 자금 관리, 전환사채(CB) 상환 부담이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면서 재무 전략을 둘러싼 셈법도 복잡해진 모습이다.

매출 없이 버틴 5년…코오롱 지원·CB로 임상자금 충당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별도 기준 코오롱티슈진은 현금성자산은 1221억원으로 집계된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 949억원과 단기금융상품 272억원 등을 합한 결과다.

코오롱티슈진이 보유한 현금성자산 1221억원은 지난해 회사가 집행한 연구개발비 1240억원과 맞먹는 규모다. 이 회사 연구개발비는 무릎 골관절염 치료제 후보물질 'TG-C' 미국 임상 3상 환자 투약을 재개한 2021년을 기점으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2020년 157억원이던 연구개발비는 이듬해 355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고 2022년 324억원에서 2023년 623억원, 2024년 987억원, 지난해 1240억원으로 확대됐다. 5년 만에 연구개발 비용이 8배가량 증가한 것이다.

현재 보유 현금은 지난해 수준 연구개발비가 이어진다고 가정할 때 다른 운영비를 제외하고도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다. 다만 미국 임상 3상 환자 투약이 이미 종료돼 향후 연구개발비가 지난해 수준보다 감소할 가능성이 큰 만큼 당장 유동성이 부족한 상황은 아니다.

문제는 코오롱티슈진이 자체적으로 현금을 창출할 수 있는 사업 기반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회사는 신약개발사 특성상 매출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연구개발비가 지속적으로 발생해 매년 영업손실을 내고 있다.

코오롱티슈진 매출은 2022년 95억원에서 2023년 37억원으로 61.1% 감소한 뒤 2024년 51억원으로 37.8% 증가했고 지난해에는 52억원으로 2.0% 늘어나는 데 그쳤다. 영업손실은 2022년 163억원에서 2023년 205억원, 2024년 220억원, 지난해 223억원으로 확대하며 적자를 지속 중이다.

회사는 TG-C 미국 임상 3상에 필요한 자금 대부분을 외부 자금 조달에 의존해 왔다. 최대주주 코오롱을 대상으로 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와 기관투자자 대상 CB 등 메자닌 채권 발행을 통해 임상 비용을 충당해 왔다.

가장 큰 자금줄은 최대주주인 코오롱이다. 코오롱은 코오롱티슈진이 미국 임상 3상 투약을 재개한 2021년부터 매년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단독으로 참여했다. 2021년부터 올해까지 여섯 차례에 걸쳐 코오롱이 코오롱티슈진에 출자한 금액은 총 2661억원에 달한다.

구체적으로 코오롱은 2021년 코오롱티슈진이 실시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단독 참여해 355억원을 투입했다. 이후 같은 방식으로 2022년 388억원, 2023년 400억원, 2024년 478억원, 지난해 441억원을 출자했다. 올해도 600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임상과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했다. 코오롱티슈진이 신주를 발행하고 최대주주가 이를 전량 인수하는 방식으로 그룹 차원의 자금 지원과 지배력 유지를 동시에 이어온 셈이다.

코오롱티슈진은 최대주주 대상 유상증자뿐 아니라 CB 발행을 통한 외부 자금 조달도 병행했다. 2022년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330억원 규모 CB를 발행한 데 이어 2024년에도 245억원을 조달했다. 2025년 2월에는 유진투자증권과 한양증권,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565억원 규모 CB를 발행했다.

같은 해 9월에는 조달 규모를 더욱 키워 스톤브릿지 500억원, 스틱인베스트먼트 300억원, IBK·카스피안 컨소시엄 325억원, 신한벤처투자 100억원 등 총 1225억원 규모 CB를 발행했다. 2022년 이후 코오롱티슈진이 CB 발행으로 확보한 자금은 총 2365억원 규모다.

코오롱티슈진은 자체 사업으로 돈을 벌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최대주주 지원과 CB 발행을 통해 임상에 필요한 자금을 지속해서 확보해왔는데 이번 임상 3상 실패로 허가 전략 재정비와 추가 시험 가능성, 상업화 지연에 따른 운영비 등 새로운 자금 수요가 발생하면서 자금 운용 부담이 한층 커졌다는 평가다.

첫 번째 3상 유효성 입증 실패…상업화 일정도 차질

코오롱티슈진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TG-C'

앞서 코오롱티슈진은 지난 20일 공시를 통해 무릎 골관절염 치료제 후보물질 'TG-C' 미국 임상 3상 첫 시험에서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코오롱티슈진은 TG-C 미국 임상 3상 첫 번째 시험 'TGC-15302'에서 공동 1차 평가지표인 통증시각척도(VAS)와 골관절염 증상평가지수(WOMAC) 모두 위약 대비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VAS 통증 점수는 기준선 대비 TG-C군에서 평균 38.7점, 위약군에서 39.2점 감소했다. 두 군 간 차이는 0.5점으로 p값은 0.8322였다. WOMAC 총점은 TG-C군에서 27.6점, 위약군에서 26.5점 감소했으며 군 간 차이는 -1.1점, p값은 0.5701로 집계됐다.

회사는 위약군에서 예상보다 높게 나타난 통증 완화 반응(플라시보 효과)이 통계적 유의성 확보 실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오는 10월 두 번째 3상 시험(TGC-12301) 결과가 발표되는 만큼 두 시험 결과를 종합적으로 분석하겠다는 입장이다. 향후 분석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국 규제당국과 미팅을 거쳐 허가와 상업화 전략을 재정비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상업화 일정 지연은 피할 수 없게 됐다. 당초 코오롱티슈진은 내년 1분기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신청(BLA) 제출과 2028년 미국 상업화 작업에 착수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으나 이번 임상 결과 분석과 보완 절차가 추가되면서 일정 변경이 불가피해졌다.

전승호 코오롱티슈진 대표는 TG-C 미국 임상 3상 첫 번째 시험 결과 공개 직후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시험에서는 위약군과의 차이를 확인하지 못했기 때문에 예상했던 일정은 다소 지연될 것 같다"며 "충분한 원인 분석을 거쳐 어느 정도 결론이 나오면 일정을 다시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허가 절차 재정비와 상업화 지연 등이 맞물리면서 재무 불확실성도 커진 상황이다. FDA 협의 결과에 따라 추가 임상이나 보완시험이 필요해질 경우 연구개발비가 다시 늘어날 수 있고 상업화가 늦어지는 동안 인건비와 운영비도 계속 발생할 예정이다.

주가 급락에 추가 조달 '빨간불'…CB 상환 부담도 변수

개발 기간이 늘어날 가능성이 커지면서 그간 자금 지원을 담당해 온 코오롱의 고민도 깊어지는 분위기다. 코오롱의 지난 3월 말 별도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39억원이다. 과거 코오롱이 코오롱티슈진 유상증자에 한 차례당 400억~600억원을 투입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로서는 지주사가 내부 유보 현금만으로 같은 규모 추가 출자를 감당하기는 어려운 수준이라는 얘기다.

주가 하락은 코오롱티슈진 자금 조달 여건을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코오롱티슈진은 TG-C 미국 임상 3상 첫 번째 시험 결과를 발표한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3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했다. 이 회사 주가는 21일 전 거래일보다 29.9% 내린 4만2900원으로 마감한 데 이어 22일 3만50원(-29.95%), 23일 2만1050원(-29.95%)까지 밀렸다. 시가총액은 20일 5조2002억원에서 23일 1조7886억원으로 불과 사흘 만에 3조4116억원이 증발했다.

이 회사 주가는 지난해 하반기 4만원대에 머물다가 작년 11월부터 급등세를 타기 시작해 올 5월 12일 14만9000원으로 고점을 찍었다. 이후 조정을 받던 주가는 임상 결과 공개를 앞둔 지난 13일부터 낙폭이 가팔라졌다. 13일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4.9% 하락한 7만6600원에 거래를 마쳤고 14일에도 4.8% 내린 7만2900원으로 밀렸다. 15일 6.9% 반등해 7만7900원을 기록했지만 이튿날 다시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지난 10일 9만원에서 16일 6만2100원으로 4거래일 만에 31.0% 하락했다.

24일에도 급락세는 이어졌다. 코오롱티슈진은 24일 전 거래일보다 28.7% 내린 1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52주 최고가인 14만9000원보다 89.9% 낮은 수준이다.

주가가 크게 낮아진 상태에서 CB나 유상증자를 추진할 경우 기존 주주 지분 희석 부담이 커지고 투자자 모집도 이전보다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동일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더 많은 주식을 발행해야 하는 데다 전환가액도 낮아져 향후 희석 규모가 커질 수 있어서다. 임상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과거와 같은 조건으로 메자닌 투자자를 확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여기에 CB 조기상환 부담도 잠재적 위험요인으로 꼽힌다. 코오롱티슈진은 현재 1475억원 규모 미상환 CB를 보유 중이다. 주가가 전환가액을 밑도는 상태가 장기화할 경우 투자자의 주식 전환 유인이 낮아지면서 향후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 행사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특히 2027년부터 풋옵션 행사 기간이 순차적으로 도래하는 만큼 회사가 추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경우 현금 상환 부담이 유동성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결국 오는 10월 공개될 두 번째 미국 임상 3상 결과가 향후 자금 조달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두 번째 시험에서 확실한 유효성을 입증하고 FDA와 허가 협의를 이어갈 명분을 확보한다면 차입이나 외부 투자 유치를 통한 추가 자금 지원에도 다시 탄력이 붙을 수 있다. 반대로 두 번째 시험에서도 유효성을 확인하지 못하면 추가 임상 시행 여부부터 개발 전략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임상 기간과 연구개발비가 더 늘어나는 동시에 외부 투자자의 신뢰까지 약화할 수 있어 코오롱의 추가 부담이 한층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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