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립스비엔씨, 베테랑 인재 품고 글로벌 신약 개발사로
- 이탁순 기자
- 2026-07-09 06:00:46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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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업이익 작년 19.5억원 달성해 흑자전환, 올해 30억원 목표…백신 CRO 점유율 76% '독보적'
- BD·DM·PV 분야 핵심 전문가 대거 영입으로 CRO 비즈니스 전주기 서비스 고도화
- 자체 신약 개발 가속화… MRSA 백신 1상 준비 및 윤부줄기세포 치료제 조건부 허가 가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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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이탁순 기자] 국내 임상시험수탁기관(CRO) 클립스비엔씨가 안정적인 CRO 사업을 기반으로 바이오 신약개발 기업으로의 성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9일 회사 측에 따르면 클립스비엔씨는 2025년 수주 249억원, 매출 288억원, 영업이익 약 20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2024년 영업손실에서 벗어나 수익성을 입증한 데 이어, 2026년에는 수주 300억원, 매출 250억원, 영업이익 30억원을 목표로 제시했다.
클립스비엔씨의 전략은 단순한 CRO 외형 확대가 아니다. 백신 임상에서 축적한 수행 경험과 인허가 대응 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임상 서비스를 확장하고, 동시에 MRSA 백신과 윤부줄기세포 치료제 등 자체 파이프라인 개발을 병행하는 구조다. 회사는 이를 통해 ‘매출을 내는 CRO’와 ‘미래 가치를 만드는 신약개발사’의 성격을 결합한 사업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백신 임상에서 구축한 독보적 CRO 입지
클립스비엔씨의 가장 큰 강점은 백신 임상 분야에서의 수행 경험이다. 클립스비엔씨는 2014년부터 2024년까지 국내 IND 승인 임상 건수 기준 백신 임상 수행 점유율 76%를 기록했다.
국내 최대 규모인 3000명 이상의 대상자를 등록하는 대규모 코로나19 백신, BCG 백신, 인플루엔자 백신 등 다국가 임상을 클립스비엔씨에서 직접 관리해 필리핀, 베트남 등과 함께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이는 동남아시아 파트너사들과의 공고한 협력을 기반으로 이뤄낸 성과이다. 임상시험 주기가 짧은 백신 임상에서 빠른 대상자 등록 및 개발 비용 절감을 통해 의뢰사의 만족도를 높임으로써, 지속적인 다국가 임상 수주가 이어지고 있다.
핵심 인재 영입으로 CRO 비즈니스 전주기 서비스 고도화
회사는 이 같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CRO 비즈니스의 완성도를 극대화하기 위해 사업개발(BD), 데이터·통계(DM&STAT), 약물감시(PV) 부문에 핵심 인재를 전격 영입했다.
우선 사업개발 조직을 총괄할 신임 BD실장으로 2010년부터 주요 CRO에서 활약해 온 강성학 이사를 영입해 전주기 서비스 기반의 수주 경쟁력을 한층 강화했다. 또한, 임상 데이터 및 통계 역량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기존 조직을 'DM&STAT 본부'로 격상하고 국제백신연구소(IVI) 등을 거친 장나윤 본부장을 선임했다. 약물감시 부문에는 글로벌 제약사 PV 컨트리 리드(Country Lead) 출신의 손민영 팀장을 합류시켜 자체적이고 전문적인 PV 서비스를 본격화했다.
흑자전환으로 확인한 사업 체력
2025년 실적은 클립스비엔씨 사업 모델의 경쟁력을 보여준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회사는 2024년 매출 208억원, 영업손실 18억원에서 2025년 매출 288억원, 영업이익 20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수주 역시 2024년 155억원에서 2025년 249억원으로 증가했다.
바이오 업계에서 흑자 CRO 기반을 보유했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 다수의 신약개발 기업이 임상 비용과 연구개발비 부담으로 장기간 적자를 감수하는 반면, 클립스비엔씨는 CRO 사업에서 현금흐름을 창출하고 이를 자체 파이프라인 개발의 기반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26년 경영목표도 수익성 개선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회사는 수주 300억원, 매출 250억원, 영업이익 30억원을 목표로 제시했다. 매출 목표는 전년 대비 보수적으로 설정했지만 영업이익 목표는 확대했다. 이는 프로젝트별 손익 관리, 조직 운영 효율화, 부서 역량 강화, 생산성 향상 등을 통해 질적 성장을 추구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글로벌 CRO 확장…백신에서 항암제·의료기기로
클립스비엔씨는 국내에서 축적한 백신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CRO 시장 진출도 확대하고 있다. 회사는 태국 지점과 중국 합작법인을 운영하고 있으며, 태국 치앙마이대학교 의과대학과의 MOU 체결 등 필리핀·베트남·호주·태국·중국 등에서 글로벌 임상시험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향후 성장전략은 크게 세 가지 축으로 요약된다. 첫째, 글로벌 임상 수행 지역의 확대다. 동남아시아와 중국을 중심으로 해외 임상 수행 경험을 넓히고, 장기적으로 글로벌 전역으로 서비스를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둘째, 임상시험 적응증의 다변화이다. 기존 강점인 백신 임상을 기반으로 항암제, 면역치료제, 희귀의약품 및 의료기기 등 다양한 치료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것이다. 셋째, 서비스 영역 확장 및 내재화이다. Late Phase Study, 의료기기 임상, 데이터 관리, 통계 분석, PV 내재화를 통해 수익성을 강화할 전략이다.
국내 미용 임상 압도적 1위… ‘고부가가치 CRO’ 모델로 중국 대륙으로 무대를 넓히다
클립스비엔씨는 백신 분야에 이어 보톡스와 필러 등 미용의료 허가 임상시험 시장에서도 독보적인 경험을 갖추고 있다. 국내에서 자체 개발한 12개 보톡스 기업 중 10개사의 미간 주름 임상과 허가 컨설팅을 성공적으로 진행해 국내 최다 수행 기록을 세웠다. 아울러 HA, PN, PDRN 등 다양한 필러와 최근 급성장 중인 스킨부스터 임상까지 선도하며 시장의 선두 주자로 자리매김했다.
또한 연평균 30% 이상 성장 중인 중국 미용 주사제 시장을 겨냥해 3년 전부터 라이선스 중개 비즈니스를 준비해 왔으며, 그 결과 올해 2건의 필러·보톡스 라이선스 계약 성사를 앞두고 있다. 이번 비즈니스 모델은 단순 라이선스 연계를 넘어 중국 현지 임상시험 관리와 품목 허가 전략 컨설팅까지 책임지는 고부가가치 CRO 사업으로, 이를 통해 2026년부터 실질적인 매출과 경영 성과가 가시화될 전망이다.
MRSA 백신, 미충족 감염병 시장 겨냥
클립스비엔씨가 CRO를 넘어 신약개발 기업으로 주목받는 이유는 자체 개발 파이프라인에 있다. 가장 대표적인 후보물질은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MRSA) 예방 백신이다. MRSA는 전 세계적으로 의료관련 감염의 주요 원인균이자 항생제 내성균 감염 사망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병원성 세균이다. 아직까지 허가된 예방백신이 없어 글로벌 미충족 의료수요(Unmet Medical Need)가 높은 분야로 평가된다.
회사가 개발 중인 MRSA 백신은 LukS, LukAB, Hla, HlgA 등 네 가지 독소 항원을 조합한 다중항원 예방 백신이다. 다양한 독소를 동시에 중화해 보다 폭넓은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전략으로 설계됐다. 비임상 효능평가에서는 토끼 공격감염 모델에서 백신 투여군이 100% 생존한 반면, 대조군의 생존율은 20%에 그쳐 우수한 예방 효과를 확인했다.
현재 회사는 2026년 비임상 독성시험을 완료하고, 2027년 1쿼터(1분기) 글로벌 임상 1상 진입을 목표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아직 임상 단계에 진입하기 전인 만큼 개발 리스크는 존재하지만, 다중항원 기반의 차별화된 백신 설계와 오랜 백신 임상 개발 경험이 결합될 경우 경쟁력 있는 파이프라인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최근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 릴리(Eli Lilly)가 동일한 콘셉트의 다중항원 MRSA 백신 기술을 보유한 림마텍 바이오로직스(LimmaTech Biologics)를 7억8000만달러(한화 약 1조1천억원 규모)에 인수하면서 MRSA 백신 시장에 대한 글로벌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클립스비엔씨의 MRSA 백신 기술 역시 시장에서 잠재적 가치가 재조명되는 분위기다.
윤부줄기세포치료제, 조건부허가 가능성 주목
세포치료제 분야에서는 윤부줄기세포치료제가 핵심 파이프라인이다. 윤부줄기세포결핍증은 각막과 결막의 경계 부위인 윤부의 줄기세포가 손상되면서 각막 혼탁, 신생혈관 형성, 심한 경우 실명까지 이어질 수 있는 희귀·난치성 안과 질환이다.
클립스비엔씨는 자가 윤부줄기세포치료제의 임상 1상을 완료했으며, 현재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회사는 2026년 4분기 임상 2상 투약을 완료한 뒤 2027년 1분기 조건부 품목허가를 신청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동종 윤부줄기세포치료제는 2025년 4분기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을 획득하며 후속 파이프라인도 함께 확대하고 있다.
회사는 해당 치료제가 기존 치료제 대비 안전성과 치료 효능은 물론 생산 효율성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동물유래 첨가물을 사용하지 않고, 줄기세포를 별도로 분리하지 않은 상태에서 윤부 조직을 직접 배양하는 공정을 적용해 제조 과정을 단순화하고 생산원가 절감과 품질 균일성을 동시에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탄탄한 플랫폼 기술력
클립스비엔씨의 또 다른 경쟁력은 독자적인 플랫폼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다. 회사는 유전자 조작 기반 항원 전달 플랫폼인 'pMyong2 Shuttle Vector'를 자체 개발했으며, 이를 활용해 재조합 결핵백신(Enhanced BCG)을 비롯해 HIV 백신, 대장암 치료백신, 방광암 면역치료제 등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개발하고 있다.
이 플랫폼은 하나의 원천기술을 다양한 감염병 및 항암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확장성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특히 동일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신규 파이프라인을 지속적으로 발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연구개발 효율성과 기술사업화 가능성을 동시에 높여주는 핵심 기반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CRO 수익 기반으로 신약개발 선순환 구조 확립

클립스비엔씨의 성장전략은 CRO 사업의 안정성과 신약개발의 성장성을 결합하는 데 있다. CRO 사업은 지속적인 매출과 현금흐름을 창출하고, 이를 자체 파이프라인 연구개발에 재투자함으로써 신약개발의 성공 가능성과 기업가치를 동시에 높이는 전략이다. 이러한 사업 구조는 외부 자금조달 환경의 영향을 줄이는 동시에 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CRO 부문에서는 글로벌 수주 확대와 함께 수익성 개선이 요구되며, 신약개발 부문에서는 MRSA 백신의 비임상 독성시험 결과와 글로벌 임상 1상 진입 여부가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또한 윤부줄기세포치료제의 임상 2상 결과와 조건부 품목허가 승인 여부 역시 기업가치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지준환 클립스비엔씨 대표는 "최고 수준의 임상시험 인프라와 수행 경험을 통해 창출한 안정적인 현금을 기반으로 자체 신약 개발의 성공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높여가고 있다"며, "2026년에는 생산성과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한편, 글로벌 기술이전(L/O) 및 파트너십 추진을 통해 진정한 글로벌 바이오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전문적인 임상 노하우와 혁신적 R&D 역량을 유기적으로 결합한 클립스비엔씨의 '성장 2막'에 향후 제약·바이오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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