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사제 등 일반약, 편의점 판매 확대됐더라면 어쩔 뻔했나"
- 강혜경 기자
- 2026-07-09 06: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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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현진 약준모 회장, 편의점 업계·소비자 요구에 '우려'
- "지사제 안전하다 주장, 현실 앞에서 무책임성 실증…확대 재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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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강혜경 기자] 포타겔, 스타빅 등 디옥타헤드랄스멕타이트 제제의 소아 적응증 삭제가 현실화되면서, 편의점 안전상비의약품 품목 확대 논의 역시 재검토 돼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사제는 제산제, 화상연고와 함께 안전상비약 확대 1순위로 꼽히는 대표 품목으로, '지사제는 오남용 소지가 적은 안전한 약'이라는 편의점 업계와 소비자단체의 주장에 어폐가 있음이 사실로 드러났다는 주장이다.
약사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 박현진 회장은 '편의점 안전상비의약품 확대 명분의 재검토'를 주제로 한 약료정책보고서에서 이번 사례를 심층 분석했다.

박현진 회장은 "2012년 안전상비약 편의점 판매가 허용된 핵심 명분은 심야 및 공휴일에 약국을 이용하기 어려운 국민 불편 완화였지만, 14년이 지난 현재 약국 기반 야간·휴일 인프라가 크게 확대됐고, 24시간 연중무휴 영업 편의점 역시 빠르게 해제되고 있다"고 전제했다.
이어 "시민사회와 편의점 업계가 확대 1순위 품목으로 요구해 온 지사제는 원료 중 납 검출 문제로 2019년 만2세 미만·임부 사용이 금지된 데 이어 2026년에는 소아·청소년 적응증 삭제 절차가 진행돼 19세 미만 사용이 사실상 전면 제한되기에 이르렀다"고 전제했다.
국민의 야간·휴일 의약품 접근 불편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제도 도입 당시의 예외적 목적에 맞게 축소·정비·재정령 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전국에 공공심야약국 220곳= 안전상비의약품 판매 제도는 일반의약품 유통 자유화가 아닌, 약국 접근 공백을 보완하기 위한 예외적 제도라는 데서 출발한다.
2012년 제도 도입 당시만 해도 '야간·휴일에 약국이 문을 닫아 국민이 불편하다'는 주장이 반복돼 왔지만, 현재는 공공심야약국이 전국 단위로 확대되는 등 제도 환경 자체가 달라졌다는 설명이다.
박현진 회장은 "2025년 공공심야약국은 220개소로, 전국에 분포하고 있으며 달빛어린이병원 같이 소아 야간·휴일진료기관 연계 약국 역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의 경우 2026년 기준 25개 자치구에 39개 공공심야약국이 운영, 작년 한 해 동안 24만9029건의 판매 실적을 기록했으며 구매 유형별로는 비처방약 79.5%, 처방약 11% 순이었다.
이는 곧 심야약국 수요가 실제로 존재하고, 약국 기반 접근체계가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인천시 역시 2023년 공공심야약국을 27개소로 확대하면서 '시민 누구나 반경 3km 안의 공공심야약국을 15분 내 이용할 수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는 것.
반면 제도적 전제로 명시된 '24시간 연중무휴 영업 편의점'은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2013년 8월 가맹사업법 개정 이전까지 편의점 가맹본부는 계약을 통해 24시간 영업을 강제할 수 있었고, 심야영업 중단은 그 자체로 계약 위반이었으나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 심야 매출 부진, 구인난 등이 겹치면서 24시간 영업을 포기하는 점포는 매년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2018년 3월 가맹사업법 시행령 개정으로 심야시간대 3개월 영업손실만 입증하면 심야영업을 중단할 수 있게 되면서 이같은 추세는 더욱 가속화됐다는 것.
업계 1위인 GS의 경우 24시간 영업하지 않는 점포 비율이 2019년 15.0%에서 2024년 23.6%까지 상승했으며, 이마트24의 경우 심야영업 여부를 점주 자율에 맡기고 있다는 설명이다.
편의점의 양적 성장도 정체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2024년 주요 4개 편의점 업체 합산 점포 수가 전년 대비 68곳 감소해 업태 도입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는 분석이 제시됐으며, 이는 곧 편의점을 무한히 확장되는 24시간 생활 인프라로 보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한다는 주장이다.
◆"오남용 소지 적은 안전한 약" 주장 근거는?= 박현진 회장은 디옥타헤드랄스멕타이트 소아 사용금지 사례에 대해서도 문제를 지적했다.
지사제는 제도 도입 직후부터 시민사회 일각와 편의점 업계, 일부 정치권이 안전상비의약품 확대의 대표 품목으로 지속 요구해 온 효능군으로, 2018년 안전상비약 지정심의위에서도 제산제와 함께 효능군 추가 필요성이 논의됐으며 구체 품목으로 '스멕타'가 유력하게 거론되기도 했다는 설명이다.
박 회장은 "2019년 만2세 미만 소아, 임부·수유부에 대한 사용 금지로 '가장 안전한 지사제'로 불리며 편의점 판매 후보 1순위에 올랐던 품목이 영아 사용 금지 조치를 받은 데 이어 또 다시 소아·청소년 적응증 삭제와 19세 미만 사용 제한이라는 조치가 내려졌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편의점 '위해의약품 판매차단시스템'의 경우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품목 전체를 회수 대상으로 지정하는 경우'라는 가장 극단적인 시나리오 하나만을 상정하고 설계돼 있어, 이번 조치와 같이 '성인은 가능, 19세 미만은 금지'라는 연령 조건부 허가 변경은 시스템 밖에 존재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만약 2018년 지정심의위 또는 이후 확대 요구가 관철돼 디옥타헤드랄스멕타이트 제제가 편의점 안전상비약으로 지정됐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며 "'지사제는 안전하니 편의점에서 팔아도 된다'던 시민사회 일각과 업계의 오랜 주장은 해당 품목이 소아에게 전면 금지되는 현실 앞에서 그 무책임성이 실증됐다"고 꼬집었다.
이는 특정 단체를 비난하기 위함이 아니라, 의약품 안전관리의 본질적 속성을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재평가·품질검사·해외규제 동향 등에 따라 이를 즉시 흡수할 수 있는 채널은 약사가 개입하는 약국 뿐이라는 주장이다.
박현진 회장은 "상비약 품목 확대 논의는 '지금 안전해 보이는가'가 아니라 '안전성 정보가 변동할 때 그 채널이 대응할 수 있는가'를 기준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국민이 심야·휴일 의약품 접근에 불편을 느낀다는 사실이 편의점 품목 확대로 정당화돼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접근성 부족의 명분이 약한 낮 시간대와 평상시에 대해서는 고찰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결론에서 "국민의 야간·휴일 의약품 접근 불편은 약국 접근성이 절대적으로 낮다는 증거라기 보다, 평상시 높은 약국 접근성이 국민의 기대수준을 높인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며 "비전문가 의약품 판매 채널 확대가 아닌 공공심야약국, 휴일지킴이약국 정보 접근성 강화, 취약지역 중심 약료 인프라 보완, 약국 기반 야간·휴일 약료체계 확충이 답이 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현진 회장은 "편의점 안전상비약 제도는 의약품 접근성의 예외적 공백을 보완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일 뿐, 비전문가 의약품 판매를 일반화하기 위한 제도가 아니라"라며 "현재의 정책환경을 고려할 때 편의점 의약품 확대는 낡은 처방이며, 오히려 제도 도입 취지에 맞게 축소·정비·재정렬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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