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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주주 손 안 빌린다"…바이오, 투심 회복에 투자기관 유증 활발

  • 차지현 기자
  • 2026-04-20 06:00:48
  • 올해 들어 30건, 7300억 규모 조달…제3자 배정 유증 93% 쏠림
  • 이뮨온시아·지투지바이오 등 상장 1년 미만 기업 '런웨이' 확보 사활

[데일리팜=차지현 기자] 최근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의 유상증자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자금을 모집하는 공모 방식 대신 특정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제3자배정 방식이 확대하는 양상이다. 상장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새내기 업체가 줄줄이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선 점도 눈에 띈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셀비온은 지난 15일 25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방식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번 유상증자는 전환우선주(CPS) 76만2859주를 발행하는 방식이다. 발행가액은 주당 3만2771원으로 이사회 결의일 전일 종가(3만1416원) 대비 4.3% 할증한 수준이다.

같은 날 셀비온은 250억원 규모 전환사채(CB) 발행도 병행하기로 했다. 해당 CB는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이 모두 0%인 무이자 구조다. 만기는 2031년 4월 23일이며 투자자는 내년 4월 23일부터 2031년 3월 23일까지 보유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다. 전환가액은 주당 3만6048원으로 설정됐다. 향후 주가 하락 시 전환가액이 조정되는 리픽싱 조항도 포함됐다. 전환 시 최대 69만3519주의 신주가 발행될 수 있다.

이번 유상증자와 CB 발행에는 한국투자증권, 대신증권, LS증권 등 주요 증권사와 삼호그린인베스트먼트, 현대투자파트너스 등 투자사가 참여했다. 셀비온이 유상증자와 CB 발행을 통해 조달하는 총 자금은 500억원에 달한다. 이 회사는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시설 투자와 연구개발(R&D)을 포함한 운영자금에 투입할 계획이다.

에스바이오메딕스도 유상증자와 CB 발행을 동시에 추진한다. 이 회사는 178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62만9724주 CPS를 발행한다. 발행가액과 전환가액은 모두 주당 2만8266원으로 이사회 결의일 전일 종가(2만8200원)보다 0.2% 할증한 수준이다.

에스바이오메딕스가 함께 발행하는 CB는 222억원 규모로 표면·만기이자율 0%의 무이자 구조다. CB 전환가액 역시 주당 2만8266원으로 동일하게 설정됐으며 전환 시 최대 78만5395주의 신주 발행이 가능하다. CB 만기는 2031년 4월 22일이다. 이를 통해 회사가 확보하는 총 자금은 400억원 수준이다.

유상증자 확대 흐름은 이들에 그치지 않는다. 최근 한 달간 뉴라클사이언스, 셀레믹스, 지놈앤컴퍼니, 뉴로핏 등이 연달아 유상증자에 나서면서 자금 조달 행렬에 합류했다. 뉴라클사이언스는 지난달 19일 총 213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183억원 규모 CPS 발행에 더해 30억원 규모 추가 증자를 병행한 구조다. 셀레믹스는 같은 달 31일 116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고 지놈앤컴퍼니는 이달 3일 7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나서면서 자금 확보에 나섰다. 뉴로핏의 경우 160억원 규모 CB와 16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동시에 추진, 총 320억원을 확보한다.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의 유상증자는 최근 들어 증가하는 추세다. 월별 흐름을 보면 1월 4개 업체가 총 1564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고 이어 2월에는 5개 업체가 1887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나섰다. 3월에는 11개 업체가 3121억원 규모로 유상증자를 추진하면서 정점을 찍었고 4월에도 보름 만에 9개 업체가 727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발표하면서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이로써 올해 들어 4월 중순까지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이 진행한 유상증자는 총 30건으로 조달 규모는 7299억원에 달한다.

유상증자 방식 측면에서는 제3자배정 쏠림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올 초부터 현재까지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이 발표한 유상증자 30건 가운데 93%에 해당하는 30건이 제3자배정으로 진행됐다. 일반 공모는 이뮨온시아와 아미코젠 단 2건에 불과했다.

이전까지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이 빈번했다. 지난해의 경우 차바이오텍이 2500억원 규모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 유상증자를 추진했다. 기존 주주를 대상으로 2314만8150주의 신주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구조로 이는 증자 전 발행주식총수(5631만4443주)의 41.1%에 해당하는 대규모 물량이다.

지아이이노베이션도 지난해 800억원 규모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발행 신주는 1164만4800주로 증자 전 발행주식총수(4430만4799주)의 26.3%에 해당하는 규모다. 부광약품도 작년 3월 1000억원 규모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발행 신주는 3021만주로 증자 전 발행주식총수(6845만4671주)의 44.1%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올해 들어 제3자배정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진 것은 바이오 섹터에 대한 투자심리가 회복되며 자금이 유망 기업 중심으로 선별 유입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공모 방식과 달리, 전문 투자기관이나 전략적 투자자(SI)로부터 기술력과 파이프라인 가치를 직접 검증받고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는 시각이다.

상장한 지 1년이 안 된 새내기 기업이 줄줄이 유상증자에 나선 점도 눈길을 끈다. 로킷헬스케어는 지난 3월 625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5월 기술특례방식으로 코스닥에 상장한 이후 약 10개월 만에 추가 자금 조달에 나서며 상장 직후부터 추가 자금 수혈에 나선 모습이다.

이뮨온시아도 지난 2월 대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 회사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약 1053억원 규모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다. 당초 약1200억원 규모로 추진됐으나 발행가액이 7130원에서 6260원으로 낮아지면서 최종 조달 규모가 축소됐다. 이뮨온시아는 지난해 6월 기술특례를 통해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는데 상장한 지 약 9개월 만에 기업공개(IPO) 조달 금액의 4배에 달하는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이외 올해 유상증자를 결정한 지투지바이오, 뉴로핏 등도 모두 최근 상장 기업이다. 지투지바이오는 작년 8월 코스닥 상장 이후 7개월 만인 올 2월 75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뉴로핏의 경우 작년 7월 기술특례로 코스닥에 입성했다. 뉴로핏은 상장한 지 9개월 만에 추가 자금 조달에 나섰다.

금융당국의 상장 심사 강화로 기업들이 IPO 과정에서 기대만큼 실탄을 확보하지 못하자 상장 기업의 자금 조달 시기가 앞당겨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른바 '파두 사태' 이후 당국은 기술특례 기업의 실적 추정치와 사업 계획의 현실성을 더욱 엄격하게 검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과거보다 공모가 산정이 보수적으로 이뤄지고 IPO 단계에서 확보할 수 있는 자금 규모도 축소되는 흐름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변화가 상장 직후 유상증자나 CB 발행 등 후속 자금 조달로 이어진다고 보고 있다.

상장 기업의 조기 자금 조달 현상은 관리종목 리스크를 피하기 위한 선제 대응으로도 풀이된다. 기술성장 기업은 최근 3년간 2회 이상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법차손)이 자본의 50% 초과하면 거래소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이 요건은 상장 연도 포함 3년 동안 적용이 유예된다. 적자 탈피가 쉽지 않은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이 이를 피하기 위해 CB나 유상증자 등으로 미리 자본을 확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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