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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서기' 삼성에피스, 비만약에 항체도 탑재…신약 투자 가속

  • 차지현 기자
  • 2026-07-11 06:00:40
  • 요약
  • 프로티나와 최소 418억 기술도입 옵션…권리확보형 계약 세 번째
  • 지투지·중국 R&D센터까지 후보 발굴망 확대…신약 성과 입증 과제
삼성바이오에피스 전경 (자료: 삼성바이오에피스)

[데일리팜=차지현 기자] 인적분할 이후 홀로서기에 나선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신약 오픈이노베이션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3년 인투셀과 항체약물접합체(ADC) 공동연구를 시작한 이후 중국 프로트라인 바이오파마, 지투지바이오에 이어 프로티나까지 3년 새 외부 신약 협업이 4건으로 늘었다. 바이오시밀러를 넘어 신약 성과를 입증해야 하는 상황에서 외부 협력을 통해 초기 신약 후보물질 확보 속도를 높이는 모습이다.

프로티나와 기술도입 옵션…세 번째 기술도입 계약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최근 프로티나와 개량항체 공동기술개발 과 기술도입 옵션계약을 체결했다. 프로티나가 보유한 SPID(Single-molecule Protein Interaction Detection) 플랫폼 기반 국책과제 공동기술개발을 수행하고 해당 플랫폼으로 개발되는 신규 물질에 대한 라이선스인 옵션을 확보하는 게 골자다.

이번 계약은 삼성바이오에피스와 프로티나, 서울대 생명과학부 백민경 교수 연구팀이 지난해 10월부터 수행 중인 보건복지부 주관 '인공지능(AI) 모델을 활용한 항체 바이오의약품 개발 및 실증' 국책과제의 후속 계약이다. 계약 기간은 2025년 10월 1일부터 2027년 12월 31일까지다.

양사는 2027년까지 AI로 설계한 항체 신약 후보물질 발굴을 목표로 한다. 프로티나는 후보물질 발굴과 검증을 담당하고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임상시험계획(IND) 신청 전까지의 전임상 연구를 주도한다. 션 행사 시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임상 개발과 상업화를 추진하고 프로티나는 마일스톤과 로열티를 받는 구조다.

계약에는 물질이전에 따른 선급금, 개발 및 판매 마일스톤, 매출에 따른 로열티 조건이 포함됐다. 전체 계약 규모와 구체적인 조건은 양사 합의에 따라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공시에 따르면 이번 계약 금액은 삼성바이오에피스 2025년 연결 기준 자기자본 2조2303억원 또는 매출액 1조6720억원의 2.5% 중 작은 금액 이상에 해당한다. 두 기준 중 낮은 매출액 기준을 적용하면 이번 계약은 최소 418억원 이상 규모로 추정된다.

이번 프로티나 계약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세 번째 기술도입이다. 앞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25년 10월 중국 프로트라인과 ADC 협력 계약을 맺으며 프로트라인이 보유한 페이로드 한 건에 대한 독점적 실시권을 확보했다. 해당 페이로드를 삼성바이오에피스 다른 개발 제품에도 적용할 수 있는 권리다. 당시 계약은 인투셀과 ADC 공동개발 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특허 리스크를 해소하고 후속 ADC 개발 기반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추진됐다.

이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올 3월 지투지바이오와 3자 공동연구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에피스넥스랩은 지투지바이오 장기지속형 미세구체 약물전달 기술을 활용해 비만치료제를 개발하기로 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장기지속형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을 포함한 신약 후보물질 2종의 개발·상업화 권리를 확보했고 추가 후보물질 최대 3종에 대한 우선협상권도 얻었다.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이와 별도로 지투지바이오가 발행하는 2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에도 투자했다.

기술도입뿐 아니라 공동개발 협업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23년 인투셀과 최대 5개 항암 타깃을 대상으로 ADC 후보물질을 검증하는 공동연구계약을 체결했다. 인투셀은 고유 링커·약물 기술을 제공하고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이를 활용해 ADC 물질 제조와 특성 평가를 수행하는 방식이다.

독립 이후 신약 성과 과제…시밀러 현금창출력 기반 신약 사업 가속

이 같은 행보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인적분할 이후 신약 성과를 보여줘야 하는 상황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5월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과 바이오시밀러·신약개발 사업을 분리하는 인적분할 계획을 발표했다. CDMO 고객사와 경쟁 사업을 함께 운영한다는 잠재적 우려를 해소하고 성격이 다른 두 사업의 기업가치를 시장에서 각각 평가받기 위한 조치다.

인적분할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DMO 사업을 맡는 존속회사로 남고 신설 법인 삼성에피스홀딩스는 바이오시밀러와 신사업 자회사를 지배하는 투자 지주회사로 출범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삼성에피스홀딩스 핵심 자회사로 편입돼 바이오시밀러 개발·상업화와 신약 개발을 맡고 있다. 에피스넥스랩은 차세대 바이오 기술 플랫폼 개발을 담당하는 신설 자회사로 배치됐다.

삼성바이오에피스에 주어진 과제는 바이오시밀러 이후 신약 개발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12년 설립 이후 총 11종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글로벌 상업화하며 안정적인 현금창출 기반을 갖췄다. 올 1분기 삼성바이오에피스 매출은 454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0% 증가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440억원으로 13.0%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31.7%를 기록했다. 회사는 이 같은 바이오시밀러 사업 체력을 바탕으로 신약 개발과 외부 기술 도입에 투자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현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신약 파이프라인은 ADC 중심으로 윤곽을 드러냈다. 가장 빠른 파이프라인은 Nectin-4 ADC 후보물질 'SBE303'이다. SBE303은 인투셀과 공동개발 중인 후보물질로 삼성바이오에피스 자체 항체에 인투셀 링커 기술과 프로트라인 관련 페이로드 기술을 결합한 ADC 신약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 1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아 글로벌 임상 단계에 진입했다.

후속 파이프라인으로는 EGFR-HER3 ADC 후보물질 'SBE313'을 보유했다. SBE313은 프로트라인과 공동개발 중인 후보물질로 EGFR과 HER3를 표적하는 ADC다. 현재 전임상 단계 연구를 진행 중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투지바이오와 협력으로 비만치료제까지 개발 영역을 확장했고 이번 프로티나 계약으로 신규 항체 신약 후보물질 발굴까지 확장하게 됐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항체 바이오시밀러 개발 경험을 통해 항체의약품 개발·공정·인허가 역량을 쌓아온 만큼, 외부 플랫폼으로 발굴한 후보물질을 자체 신약 파이프라인으로 연결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중국 첫 해외 R&D센터까지 가동하며 후보물질 발굴 거점도 넓혔다.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지난달 30일 중국 베이징시 창핑구에서 Samsung Bioepis(China) 개소식을 열고 본격적인 연구개발 활동에 들어갔다. 중국 R&D센터는 삼성에피스홀딩스 첫 글로벌 연구개발 거점으로, ADC 중심 기술 플랫폼 확보와 신약 후보물질 발굴을 맡는다. 회사는 현지 바이오 생태계와 연구 인프라를 활용해 후속 ADC 후보물질 발굴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신약 후보물질 확보 속도가 앞으로 더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매년 1개 이상 신약 후보물질을 임상 단계에 진입시키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궁극적으로 바이오시밀러 중심 사업구조를 신약 개발 중심으로 확장하겠다는 포부다. 외부 기술도입과 공동개발, 해외 R&D 거점 구축 등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이 구체화되면서 후속 파이프라인 확보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기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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