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 적자 늪 탈출구는 '지불제도' 개혁…사회적 대타협 필요
- 이정환 기자
- 2026-04-17 06:00:59
-
가
- 가
- 가
- 가
- 가
- 가
- "정부, 의료 소비자·공급자 향해 재정 심각성 얘기할 때"
- 윤석준 "묶음 단위 수가 고민 필요"…장성인 "별도 건보재원 마련책 노력해야"
- 정형준 "동네 의원 타깃 건보계획 수립해야 재정절감 논의 가능"
- PR
- 잘 나가는 약국은 매달 보는 신제품 정보 ‘팜노트’
- 팜스타클럽

[데일리팜=이정환 기자] 초고령시대 의료이용 폭증으로 점점 말라가는 건강보험재정을 살찌우고 건전성을 확보하려면 분절된 급여지출 절감 정책 시행에만 매달릴게 아니라 정부가 '지불제도 혁신'을 향한 사회적 합의에 공격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게 다수 건보정책 전문가들의 제언이다.
의료 공급자와 수요자 모두 의료이용량을 통제하기 어려운 행위별 수가제를 그대로 둬서는 건보재정 지속성 강화란 목표는 요원하다는 취지다.
특히 정부가 건보종합계획을 수립할 때 상급종합병원 중심이 아닌 동네 의원급 1차의료에 대한 의료이용량 급여 지출분을 대폭 손질해야 실질적인 건보 절감 효과를 통한 지속성 향상이란 결과에 가까워질 것이란 지적도 있었다.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는 의료 소비자인 국민, 의료 공급자인 의사 양쪽 의견을 균형있게 조정해 국민 반발을 최소화 해 불필요한 과잉의료를 선택한 환자 본인부담금을 늘리고, 행위별 수가제를 넘어 초고령시대에 합리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식 수가제도, 즉 지불제도 개혁이란 성과를 동시 달성해야 하는 어려운 숙제를 안게 됐다.
16일 복수 건보 전문가들은 "재정 건전성 강화 해법은 이미 오래전부터 많은 자리에서 여러 차례 논의돼 왔고, 어느정도 해법도 나온 상태로 환자와 의료 공급자를 축으로 한 정부 정책 결정과 정치적 결단이 필요한 시기에 다다랐다"고 말했다.
인구구조가 급속히 고령화하면서 자연 발생적으로 크게 늘어나는 환자들의 의료이용량을 정부가 일방적으로 조절할 수 없으므로 정부, 환자, 의사가 한 자리에 모여 오늘날 건보재정 총액 대비 의료이용량이 심각한 수준이란 점에 대해 사회적 합의를 시작하는 게 건보재정 적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첫 발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공중보건 전문가 고려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윤석준 교수는 복지부가 시행하고 있는 지출 효율화 행정을 넘어 지불제도 혁신까지 과감하게 논의해야 할 상황에 직면했다는 견해다.
윤석준 교수는 "건보재정 적자 전환 등 건전성 문제가 부상한 근본적 이유는 의료 이용자(환자)나 의료 제공자(의사) 양쪽 모두 오늘날 우리나라에서 시행되고 있는 의료행위 볼륨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라며 "사회 전반적으로 국민들은 쉽게 의료를 이용하고, 의사도 특별한 비용 의식 없이 의료서비스를 되는대로 제공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결국 지불제도 혁신이 필요한데, 이 역시 오랫동안 논의됐다. 현재 95% 이상이 행위별 수가제로 이뤄져 있어서 의료 공급량을 줄이기 위한 동기부여가 잘 작동하기 어렵다"며 "외래진료 때 행위별 묶음 방식의 수가제도 수술을 의제로 사회적 대타협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교수는 "의료행위에 대한 건보 지불 단위를 지금처럼 건 당이 아니라 묶음 단위로 개선하면 의사나 환자 양쪽도 얼마나 의료를 이용하는지 알기 쉬워질 것"이라며 "의료이용을 둘러싼 도덕적 해이를 해결해야 건보재정이 건강해진다는 국민과 의료계 인식 개선이 선행된 뒤, 불필요한 의료에 대한 디스인센티브, 합리적 의료를 향한 인센티브 등 정책을 시행하면 건보 적자 문제 해결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피력했다.
장성인(연세의대 예방의학) 건강보험공단 연구원장도 현재 지출하고 있는 환자 의료급여를 정부 등 제3자가 일방적으로 통제하는 것은 국민 반발을 살 수 있어 비현실적이라고 했다.
이에 환자와 의사 즉 의료 소비자와 공급자가 자발적으로 건보재정 지속성을 걱정할 수 있도록 의료쇼핑을 멈추고 과잉 의료를 멈춰야 한다는 정부 차원의 대국민 홍보와 교육이 선행될 필요성을 제기했다.
특히 행위별 수가제 한계를 적시하고, 지불제도 쇄신으로 불필요한 건보재정 지출을 합리화 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모색하자고 했다. 초고령화로 인한 진료비 증가를 억누를 수 없다는 현실을 인정하고, 의료행위 관리 단위를 개선하는 동시에 건보 수입 확보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취지다.
장성인 원장은 "급여 영역에서 불필요한 지출이 무엇인지 판단하기란 쉽지 않다. 건강, 생명과 직결된 의료 특성상 최선의 의료를 받고 싶어하고 공급하길 원한다"며 "다만 환자와 의사가 의료 가격에 대한 고민을 직접 할 수 있도록 사회 문화와 인식을 만들어 나갈 필요는 있다. (적자 전환 땐)국민이 건보료를 더 내거나 그게 아니면 의료비 지출을 아껴야 한다는 인식 개선을 위한 홍보에 나선 뒤 환자가 선의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구체적인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장 원장은 "환자 의료이용을 합리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방안으로는 주치의 제도가 될 수도 있고, 의료 어드바이저 같은 형태로 환자 판단에 도움을 주는 방식도 고민해 볼 만 하다"며 "분명한 건, 정부가 위기의식을 조장할 필요는 없지만 건보재정 적자 문제가 우리 피부와 맞닿아 있다는 점을 국민에게 이야기 할 때가 됐다는 사실"이라고 했다.
아울러 "건보재정 수입을 늘리는 부분에 있어서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새로운 수입원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건보재정과 연동되는 추가적인 세원정도는 마련해야 한다는 얘기"라며 "건보지출과 연결되는 모든 분야 즉, 건보 산업, 병원, 제약사 등으로부터 목적세 비슷한 재원 일부를 거두는 방식을 고민하고 협의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진녹색병원 대표원장을 맡고 있는 정형준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은 복지부의 건보종합계획 초점이 지나치게 상급종합병원 중심으로 맞춰져 실질적인 건보재정 건전성 강화 효과를 얻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의료전달체계 정상화를 통한 건보재정 절감을 실현하려면 동네 의원급 1차의료기관에 대한 과도한 의료이용을 손질하는 건보계획을 짜야하는데, 타깃이 대형 상급종병으로 쏠려 있어 의원급 단위 재정 누수를 건드릴 수 없다는 비판이다.
특히 건강보험은 당해년도 수입과 지출을 관리하는 단기 회계 보험인데도 불구하고, 정부는 장기 보험 방식으로 건보를 운영하는 불합리도 문제라고 했다.
정형준 정책위원장은 "정부가 건보재정 계획을 수립하는 거버넌스부터 틀렸다.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건보계획이 최종적으로 수립되는데, 사실상 정부가 원하는 방향대로 결정된다"며 "일본이나 대만은 우리나라처럼 정부가 건보정책을 수립하면 대중 저항이 상당히 커서 그럴 수 없다. 복지부가 5년짜리 건보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부족함이 몹시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잉 의료, 의료쇼핑은 결국 1차의료기관 정책을 세워야 해결되는데, 건보계획은 응급·중증·필수의료 내용만 있고 1차의료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런 계획으로는 건보절감을 논의할 수가 없다"고 했다.
정 위원장은 "의료전달체계를 바로잡기 위한 기본은 바텀 업이다. 동네 의원부터 시작해서 2차 병원, 3차 상급종합병원으로 가는 제도를 설계해야 하는데, 거꾸로 됐다"며 "지금이라도 건보계획을 짤 때 65세, 75세 이상 고령층을 타깃으로 주치의제를 적용하고, 과잉진료는 본인이 부담하는 제도를 설계해야 재정효율화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건보재정 흑자폭 유지, 적자 전환을 걱정하는 자체가 난센스일 수 있다. 건보는 연단위 회계다. 연금처럼 장기간 쌓아뒀다가 지급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한 해 건보료율을 정하고, 수입에 맞춰 지출 계획을 짜는 방식으로 1년 살림살이만 따지면 된다"면서 "그런데 우리나라는 장기보험처럼 운영하다 보니 건보료가 깎이지 않고 계속 오르기만 하면서 흑자냐 적자냐만 따지며 다소 불합리한 운영이 반복돼 문제"라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
건보 흔드는 27조 약제비...고가신약·제네릭 정책 골든타임
2026-04-16 06:00
-
약값 1조 아끼면 뭐하나...사무장병원·면대약국 3조 누수
2026-04-15 06:00
-
의료쇼핑→과잉진료→다제약물 처방...재정누수 3대 축
2026-04-14 06:00
-
지출액 100조 돌파…늙어가는 한국, 쪼그라드는 건보 곳간
2026-04-13 06:00
- 익명 댓글
- 실명 댓글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오늘의 TOP 10
- 1건보 적자 늪 탈출구는 '지불제도' 개혁…사회적 대타협 필요
- 2표제기 이부프로펜 감기약 속속 등장…종근당 모드콜도 가세
- 3이노엔·대웅·제일, P-CAB 적응증 강화…후발주자 견제
- 4바이오헬스, 수천억 CB 발행…주가 훈풍에 자금조달 숨통
- 5씨투스 제네릭 발매 1년만에 점유율 30% 돌파
- 6"바이오시밀러 선택한 환자 인센티브"…처방 활성화 추진
- 7보령, 내달 카나브젯 급여 등판...복합제 라인업 강화
- 8[기자의 눈] 무색해진 판결…실리마린에 꽂힌 정부의 집요함
- 9㉖ 최초 원발성 lgA 신병증 항체치료제 '시베프렌리맙'
- 10여의도역 Vs 영등포역 상권 의원·약국 매출 지형도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