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등재 제네릭 생동해야 하나"…약가인하 속타는 제약사들
- 천승현 기자
- 2026-03-31 06: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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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지부, 기등재 제네릭 약가인하 공식화
- 최고가 제네릭 매출 16% 증발...생동미실시 제네릭 21%↓
- 기준요건 충족 약가인하 최소화 고심
- 기허가 제네릭 생동 촌극 악순환 재현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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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제약업계는 기등재 제네릭의 약가인하에 따른 손실 파악에 분주한 분위기다. 정부가 낮아지는 약가 산정률을 기등재 제네릭에 적용하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하면서 제약사들의 막대한 손실이 예고됐다.
제네릭 산정률 하락과 최고가 요건 확대로 생물학적동등성시험을 수행하지 않은 제네릭의 약가가 20% 이상 낮아진다. 제네릭 약가인하를 모면하기 위해 기허가 제품을 대상으로 생동성시험을 수행하는 촌극이 또 다시 펼쳐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복지부, 기등재 의약품 약가인하 공식화...제약사들, 막대한 손실 현실화
보건복지부는 지난 26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국민건강보험 약가제도 개선방안을 의결하면서 기등재 의약품을 개정 산정률 기준 약가로 조정하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개편 약가제도에서는 특허만료 의약품과 제네릭 모두 특허만료 신약의 53.55%에서 45%로 내려간다. 복지부는 기존 의약품을 2012년 이전과 이후 등재된 그룹을 구분해 개정 산정률 45%까지 단계적으로 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제네릭과 제네릭 등재 특허만료 오리지널 의약품이 약가인하 대상이다.
복지부는 신약개발 동력 유지를 위해 혁신형제약과 준혁신형 제약에 대해 한시적 특례를 부여한다. 혁신형제약사를 대상으로 기등재 제네릭의 약가산정률을 49%로 4년, 준혁신형제약사는 3년간 47%로 특례를 부여한 이후 45%에 도달하는 시나리오다. 혁신형과 준혁신형에 포함되지 않은 제약사도 4년에 걸쳐 약가인하가 이뤄진다. 내년 49%로 떨어지고, 2028년 47%, 2029년에 45%로 낮아지는 방안이 유력하다.
제약사 입장에서는 기등재 제네릭의 약가 인하에 따른 손실이 가장 큰 고민이다. 예를 들어 연 매출 100억원 규모의 제품이 53.55%의 약가가 45%로 내려가면 산술적으로 연간 16억원의 매출이 감소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1개 제품의 영업이익이 16억원 증발하는 셈이다.
생동성시험 수행과 등록 원료 사용 등 최고가 요건을 기등재 제네릭에 적용하면 약가인하 폭은 더욱 커진다.
개편 약가제도에서 최고가 요건 미충족시 적용되는 인하율은 15%에서 20%로 확대된다. 2020년 7월부터 제네릭 제품은 생동성시험 직접 수행과 등록 원료의약품 사용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만 최고가 53.55%를 받을 수 있는 기준 요건이 도입됐다. 한 가지 요건이 충족되지 않을 때마다 상한가는 15%씩 내려간다. 2개 요건 모두 충족하지 못하면 27.75% 인하되는 구조다. 15% 인하율을 적용하면 제네릭 최고가 산정 기준 53.55%가 1개 요건 미충족시 45.52%, 2개 요건 미충족시 38.69%로 내려간다.
제네릭 산정 기준 45%와 최고가 요건 미충족 인하율 20%를 적용하면 최고가 요건 1개 미충족 제네릭은 36%, 2개 미충족 제네릭은 28.8%로 낮아진다. 최고가 요건 1개 미충족 제네릭의 약가는 현행보다 20.9% 인하되고 2개 미충족 제네릭은 현재보다 25.6% 내려간다.

제약사 입장에서는 생동성시험 미수행 제네릭은 20.9%의 약가인하를 감수해야 하는 처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위탁 제네릭의 경우 생동성시험을 수행하면 약가 인하 폭을 줄일 수 있어 기등재 제네릭의 생동성시험 수행이 실익이 있는지 따져봐야 하는 상황이다”라고 토로했다.
제약사들은 자체 보유 제네릭 제품 중 생동성시험 미수행으로 약가인하 폭이 큰 제품의 수익성을 살펴보는 작업에 착수했다. 예를 들어 기준 요건 미충족 제네릭의 약가인하율을 수용했을 때 수익성이 크게 훼손되는 제품에 대해 생동성시험 수행 등으로 약가인하를 최소화하는 전략을 강구할 수 있다.
2023·2024년 제네릭 약가재평가로 8천여개 인하...약가유지용 생동시험 촌극 재현 우려
업계에서는 2023년 9월과 2024년 3월 두 차례에 걸쳐 제네릭 8000여개 품목의 약가가 인하되면서 발생한 혼선이 재현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2023년 9월 5일부터 제네릭 7355개 품목의 약가가 최대 28.6% 인하됐다. 지난 2020년부터 추진한 제네릭 약가재평가의 1차 결과다. 지난 2020년 6월 보건복지부는 최고가 요건을 갖추지 못한 제네릭은 2023년 2월 말까지 생동성시험 수행과 등록 원료의약품 사용 자료를 제출하면 종전 약가를 유지해주는 내용의 약제 상한금액 재평가 계획 공고를 냈다. 제네릭 약가재평가는 2020년 7월부터 시행된 새 약가제도를 기등재 제네릭에 적용하기 위한 정책이다.
당시 약가인하 7355개 품목은 대부분 15% 인하율이 적용됐다. 생동성시험을 수행하지 않아 약가가 15% 인하되는 제품이 속출했다. 인하율이 20%를 상회하는 제품은 145개에 달했다. 125개 품목은 인하율이 27%를 상회했다. 약가재평가 기준 요건 2개 모두를 충족하지 못하면서 30%에 육박하는 약가인하를 감수했다.
이때 총 179개 업체가 약가인하로 손실이 발생했다. 한국휴텍스제약이 154개 품목이 약가인하 대상에 포함됐다. 하나제약과 대웅바이오가 각각 122개, 104개 품목이 약가가 내려갔고 일화는 101개 품목의 상한가가 인하됐다.
2024년 3월에는 제네릭 약가재평가의 두 번째 결과로 의약품 948개 품목의 약가가 최대 27.9% 떨어졌다. 제네릭 약가재평가 대상 중 주사제와 같은 무균제제 등 동등성시험 대상으로 새롭게 편입된 의약품에 대해 추가로 약가인하가 적용됐다.
당시 애엽에탄올연조엑스 성분 의약품 125개 품목의 약가가 최대 27.4% 인하됐다. 125개 품목의 평균 인하율은 14.5%다. 애엽에탄올연조엑스는 쑥을 기반으로 개발된 천연물의약품으로 스티렌이 오리지널 제품으로 급성위염과 만성위염의 위점막 병변, 출혈, 발적, 부종 등의 개선에 사용된다. 스티렌투엑스는 주 성분의 용량을 60mg에서 90mg으로 늘려 1일 2회 복용하는 고용량 제품이다.
스티렌 제네릭 94개 품목과 스티렌투엑스 제네릭 31개 품목의 약가가 인하됐다. 스티렌과 스티렌투엑스 제네릭 제품들은 생물학적동등성시험이 아닌 비교 용출과 비교 붕해 방식으로 허가받았다. 제네릭 약가 최고가 요건 중 하나인 생물학적동등성시험을 수행하지 못해 제네릭 전 제품의 약가가 내려갔다. 약가인하 제품 125개 중 108개 제품이 생물학적동등성시험 수행 요건 미충족으로 약가가 15% 내려갔다.
제약사들은 생약제제 특성상 유효 성분의 혈중농도를 비교하는 생물학적동등성시험으로 동등성을 입증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생물학적동등성시험 수행을 포기했고 약가인하를 수용할 수 밖에 없었다.
제약사들은 약가제도 개편 이후 제네릭 약가가 더욱 낮아지기 때문에 약가유지를 위한 생동성시험 수행 움직임이 또 다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제네릭 약가재평가에서는 많이 팔리지 않는 제네릭은 생동성시험 수행을 포기하고 15% 약가인하를 감수했지만 제네릭 최고가가 크게 낮아지고 생동성시험 미수행시 약가인하율이 커지기 때문에 약가유지를 위한 불필요한 비용을 지출하는 악순환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다.
실제로 지난 제네릭 약가재평가가 진행되면서 제약사들이 약가유지를 목표로 생동성시험에 착수하면서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 낭비가 초래됐다.
식약처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생동성시험 승인 건수는 178건을 기록했는데 2020년 323건으로 2년 만에 81.4% 증가했고 2021년에는 505건으로 3년 전보다 3배 가량 확대됐다.
제약사들은 약가인하를 회피하기 위해 기허가 제네릭 제품에 대해서도 생동성시험에 착수하는 기현상이 펼쳐졌다. 제제 연구를 통해 제네릭을 만들어 생동성시험을 진행하고 동등 결과를 얻어내면 변경 허가를 통해 약가인하를 회피하는 전략이다. 이때 위탁제조를 자사 제조로 전환하면서 허가변경을 통해 생동성시험 실시 요건을 충족하고 약가인하를 모면하는 방식이다. 2020년과 2021년 생동성시험 승인 건수가 급증한 배경이다.

제네릭 약가재평가가 종료되면서 2022년과 2023년 생동성승인 건수는 296건, 229건으로 감소세로 돌아섰고 2024년 197건, 지난해 199건으로 예년 수준으로 회귀했다.
제약사들은 기허가 제네릭의 생동성시험 수행에 대해 “불필요한 비용 낭비”라는 불만을 쏟아냈다.
이미 정부로부터 안전성과 유효성을 인정받고 문제 없이 판매 중인데도 단지 약가유지를 위해 또 다시 적잖은 비용을 들여 생동성시험을 진행하는 것은 소모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생동성비용 1건당 많게는 5억원 이상의 비용이 소요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제약사마다 많게는 수십억원을 기허가 제네릭의 생동성 비용으로 투입한 셈이다.
제약사 한 관계자는 “지난 제네릭 약가재평가 당시 생동성시험을 실시하지 않고 약가가 내려간 제품을 대상으로 약가인하율과 매출 규모를 계산해 생동성시험 수행 여부를 검토하고 약가인하에 따른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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