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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통보 늪에 빠진 대체조제", 2월부터 클릭 한번에 '끝'

  • 이정환 기자
  • 2026-01-26 06:00:59
  • 전화·팩스 대신 전산 입력...약국 사후통보 부담 줄었다
  • 저가약 대체조제율 1.37%, '간소화 제도' 만나 시너지 예고

[데일리팜=이정환 기자] 정부가 지난해 개정 공포한 약사법령이 본격 시행되는 2월 2일을 기점으로 대체조제 사후통보 간소화·전산화가 시작된다.

지금까지는 대체조제 내역을 약사가 의사에게 전화·팩스·이메일 등을 매개로 직접 통보해야 하지만, 앞으로는 심사평가원 정보시스템에 입력하는 것 만으로 사후통보가 가능해지면서 '간접 통보' 방식이 도입되는 것.

약사가 의사 처방약을 대체조제 할 때 사후통보하는 수단이 지금보다 늘어나고 방법도 간편해지면서 과거 저조했던 대체조제율이 크게 늘어날 환경이 조성됐다는 평가다.

다만 대체조제 사실을 환자에게 미리 알리고, 의사가 처방전에 대체조제 불가 표기와 함께 임상적 사유를 구체적으로 기재한 경우 약사 대체조제가 금지되는 규정은 간소화 제도 시행과 상관없이 동일하게 유지된다.

25일 보건의료계는 개정 약사법령 시행으로 '약국 대체조제=의사 직접 사후통보'란 공식이 흐릿해지고 '간접 통보·정부 전산화' 환경이 구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약사, 의사 직접 통보 아닌 '정부 시스템' 입력 가능해져

대체조제 사후통보를 과거 대비 간소화하는 입법이 추진된 배경은 간단명료하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처방약 수급이 불안정한 품절약 사태가 빈번해졌고, 환자가 처방전을 들고 약국을 찾아가도 약이 없는 상황이 크게 늘어나자 정부가 대체조제 간소화를 해결책으로 낙점한 결과다.

비대면진료 허용으로 처방 의료기관과 조제 약국 간 물리적 거리가 늘어나면서 처방약이 약국에 없는 사례가 늘어난 것도 대체조제 간소화 입법에 힘을 더했다.

동일성분·함량·제형 의약품의 경우 약국이 대체조제 사후통보를 의사가 아닌 보건복지부가 운영하는 심평원 정보시스템으로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게 새 제도 핵심이다.

결과적으로 전화나 팩스, 이메일로 약사가 의사에게 직접 사후통보 내역을 전달하는 절차를 밟지 않고도 심평원 정보시스템에 입력·통보할 수 있게 된다.

약국 사후통보 부담이 이전 대비 크게 줄어들 것이란 약사사회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

사후통보 정부 전산화로 시스템 안정성·보안 향상

나아가 일각에서는 약사법령 개정 의미와 영향력을 단순히 대체조제 사후통보 방식이 편리해지는 점에만 국한해선 안 된다고 지적한다.

정부 정보시스템 가동으로 과거 대체조제 사후통보가 주로 전화나 팩스 등 아날로그 방식으로 이뤄졌던 시대에서 디지털 방식으로 전환된 부분에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정부 시스템으로 사후통보가 전산화하면서 약사와 의사는 대체조제 내역에 대한 시스템적 안정성과 강화된 보안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실제 약국 현장에서 약사들은 처방의료기관 전화번호나 팩스번호가 없어 대체조제를 꺼리거나, 사후통보를 제대로 완료하지 못해 고발당하는 등 위법 가능성에 대한 '찜찜함'을 해소하기 어려웠다고 말한다.

정보시스템 사후통보가 보장되고 대체조제 내역이 디지털로 저장되면서 앞으로 약사들은 이런 법적 모호함이 불안정한 보안성으로부터 자유로워지게 된다.

복지부 역시 정보시스템 사후통보 제도화로 처방 의사와 조제 약사가 상호 대체조제 현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될 것이라고 평가한다.

결과적으로 의사 처방약이 없는 상황에서 약사 대체조제 자율성이 크게 향상되고 '불안정하고 불완전한' 아날로그식 사후통보 문제점이 대폭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의사들도 지금까지 '건 바이 건'으로 통보받았던 대체조제 내역을 전산망(정보시스템)을 통해 확인할 수 있게 되면서 명확성이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증가세 올라탄 대체조제율…간소화로 시너지 예상

대체조제 간소화로 약국 대체조제율은 더 늘어날 수 있는 긍정적인 환경에 놓이게 됐다.

특히 간소화 시행 시기가 길어지고 대체조제 취지에 대한 국민 인식이 확대될 수록 대체조제율은 더 증가하게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복지부가 건강보험재정 절감 수단으로 대체조제를 낙점할 경우 간소화 제도 실효성은 급등하게 된다는 기대도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수 년째 지속되고 비대면진료가 허용되는 과정에서 대체조제 취지에 대한 국민적 인식이 확대되면서 이미 자연스레 대체조제건수가 꾸준히 늘어나는 국면에 진입한 만큼 복지부 대체조제 활성화 정책이 도입되면 처방·조제 환경에 또 한 번 큰 변화가 생길 것이란 얘기다.

실제 이미 저가약 대체조제율은 꾸준히 증가세다. 국내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확인되지 않았던 2019년 대체조제율은 0.3%였는데, 국내 첫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고 팬데믹으로 확산하기 시작한 2020년부터는 대체조제율이 매년 늘고 있다.

구체적으로 대체조제율은 2020년 0.41%, 2021년 0.46%, 2022년 0.84%, 2023년 1.25%, 2024년 1.37%로 집계됐다. 지난해 6월까지 확인된 대체조제율도 1.33%로 늘어난 대체조제율이 유지되는 양상이다.

이런 상황에서 복지부가 건보절감 수단으로 대체조제를 활성화하는 정책을 수립하면 간소화는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저가약 대체조제 인센티브 강화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현재 약사가 의사 처방약보다 가격이 싼 약으로 대체조제하면, 약가 차액의 30%를 인센티브로 약사에게 지급한다.

약사사회는 대체조제 간소화와 함께 저가약 인센티브 등 지원 정책을 강화하거나 새로운 활성화 대책을 모색해야 간소화 의미가 한층 빛날 것이란 분석이다.

이광민 대한약사회 정책부회장은 "간소화 제도 시행 시기가 길어지고 대체조제 취지와 본질에 대한 국민 인식이 확대될수록 대체조제율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사후통보 간소화에 이어 복지부가 건보재정 절감 수단으로 대체조제 활성화를 선택하면 상호 시너지를 통한 대체조제 증가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광민 부회장은 "국가 필수의약품에 대한 제한적 성분명 처방 같은 제도 역시 대체조제 사후통보 간소화와 맞물릴 수 있다"며 "간소화 법제화로 복지부는 대체조제를 공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행정적 환경이 마련됐고, 약사사회 역시 성분명 처방 등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에 진입하게 됐다"고 부연했다.

서울에서 약국을 운영중인 한 약사도 "사후통보 간소화와 함께 약사가 대체조제를 더 적극적이고 선제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과 정부 정책이 마련되면 대체조제율 급등 기폭제가 될 것"이라며 "저가약 대체조제 약국 인센티브 등이 대표적"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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