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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국 강의에 1천명 소개팅...24시간 모자란 MZ 약사

  • 강혜경
  • 2023-03-24 09:18:06
  • '야생의 토끼'로 활동하는 금릉 곰돌이약국 박진현 약사
  • MBTI 변론가-통솔자형 "내가 궁금하고 필요한 것 나누니 시너지"
  • 소개팅 통해 결혼 성공한 커플도 탄생

박진현 약사.
[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약국 운영에 개국 강의, 소개팅까지 24시간이 모자란 재기발랄 MZ약사가 있다.

약국이라는 한정된 장소에서 환자를 맞는 일이 지루할 법도 하지만 박진현 약사(30·이화여대)의 목소리는 지치는 기색 없이 늘 하이톤에 눈 웃음을 장착하고 있다. 마스크를 끼고 있음에도 그가 환하게 웃고 있으리란 표정이 짐작된다.

경기도 파주시 금촌동에서 금릉 곰돌이약국을 1년째 운영하는 그는 온라인에서 이미 '야생의 토끼'로 유명하다. '내가 궁금한 것은 남들도 궁금할 것'이라는 생각에 그는 개국을 준비하는 과정부터 약국을 운영하며 겪는 에피소드와 세무·노무 관련 부분들을 아낌없이 공유하면서 유명해졌다.

"졸업 후에 3년 간 근무약사를 해왔지만 처음 하는 개국은 막막하기만 했어요. 약국에서 일은 해봤지만 약국을 해본 적은 없다 보니 약국 자리를 찾는 법에서부터 막혔죠."

'약국자리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고 여겨질 만큼 어렵고, 중차대한 일이지만 정작 약사들이 관련한 정보를 얻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학술 강의는 여기저기에서 들을 수 있지만 좋은 자리는 '지인 찬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폐쇄적이고 알음알음 이어지는 분위기이고, 개국한 선배나 친구에게 밥을 사주면서 물어보기에도 돈 얘기가 상당 부분을 차지하다 보니 궁금한 걸 솔직하게 다 물어보기에는 한계가 있더라고요. 다른 약사님들은 정보를 좀 더 쉽게 얻으셨으면 하는 마음에 제가 개국 준비할 때 알고 싶었던 부분들을 글로 풀게 됐고, 네이버 카페 '개국을 준비하는 모임(개준모)'에서 야생의 토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또 전자책인 '약국약사 리얼 실전 가이드북'도 펴냈다. 처음부터 책을 펴내야겠다는 다짐이 있었다기보다는 약사들과 함께 스터디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나왔던 질문과 궁금증들을 모아 김서우 약사와 함께 책으로 출간하게 됐다.

약국약사 리얼 실전 가이드북은 ▲약국 구직할 때 필수 체크 리스트가 있을까요? ▲신입약사인데 이력서는 어떻게 작성하나요? ▲면접 팁이 궁금합니다 ▲약국에 처음 출근할 때 가져가야 할 준비물이 있을까요? ▲상시 4인 이하가 일하는 약국은 어떤 법이 적용되나요 ▲연차 휴가에 대한 법적 규정이 어떻게 되나요와 같은 '약국 구직 전 알아두기'와 ▲조제 시 자주 하는 실수 유형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약국에서 쓰면 편리한 아이템이나 어플 추천해 주세요 ▲전화 문의는 어떻게 대처하면 될까요? ▲임산부·수유부이신 경우 참고해 볼 만한 사이트가 있을까요? 등과 같이 '약국에서 일하면서 알아두면 좋을 것들' 파트로 나뉜다.

"신입 약사나 약국에서 처음 근무하는 약사들이 궁금할만한 내용들이 담겨 있어요. 실제 제가 궁금했던 내용들도 포함돼 있죠. 또 신입 때 알았으면 좋았겠다 하는 내용도 있어 어렵지 않게 읽어볼 수 있어요."

박진현 약사의 또 다른 재능(?)은 소개팅 주선이다. 핑크 빛 연애를 꿈꾸는 20~40대 약사들의 신청을 받아 지역과 나이, 출신학교, MBTI, 종교 등을 감안해 상대를 매칭 해 주고 있으며 현재까지 1000명이 넘는 약사들이 프로필을 보내 소개팅을 신청했다. 소개팅을 통해 많은 커플이 매칭 됐으며 올해 2월에는 결혼에 성공한 커플도 탄생했다.

네이버 폼을 통해 약사 소개팅을 주선하고 있으며, 부부가 된 커플도 탄생했다.
"약사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끼리 서로 가장 잘 이해해 줄 수 있고, 함께했을 때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사실 소개팅은 그의 사심에서 비롯됐다. 막상 졸업해 보니 모임이 많지 않고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약국-집-약국-집이 반복됐다. 그는 '좋은 분을 만나고 싶다'는 마음에 소개팅을 생각하게 됐고, 네이버 폼으로 신청을 받다 보니 소문에 힘입어 홍보하지 않아도 금세 매진되는 이벤트가 돼버렸다.

"이제는 사심은 버리고, 열심히 약사님들께서 원하는 조건들을 찾아 매칭하고 있죠. 네이버 폼에 제시된 나이, 성별, 거주지, 원하는 상대방 나이, 종교, MBTI, 취미 등을 일일이 엑셀로 작업하고 있으며 가장 먼저 지역별로 분류를 하고 세부 조건을 반영해서 찾게 됩니다. 한 번 매칭한 경험이 있는 분들은 다음 매칭에서 똑같은 파트너와 매칭되지 않도록 해야 하다 보니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지만 그래도 약사사회에 기여한다는 생각으로, 재미있게 하고 있습니다." 지원자 가운데는 1988년에서 1993년생이 가장 많다.

박 약사의 MBTI는 ENTP(논쟁을 즐기는 변론가)와 ENTJ(대담한 통솔자)다. 검사를 할 때마다 한 번은 ENTP로, 한 번은 ENTJ로 결과가 나온다. "재미있고 니즈가 맞물리는 일, 저는 여기에 관심이 많은 것 같아요. 제가 가지고 있는 걸 공유하고 어딘가 보탬이 될 수 있는 일에 보람을 느낍니다. 가만히 있으면 확장성이 없잖아요."

그는 전자책을 시작으로 기회가 돼 강연을 하고, 강연장에서 여러 약사들과 소통하면서 지속적인 시너지 효과가 나고 있다고 말했다. "에너지와 체력이 가능한 한 지금처럼 원하는 방식으로, 매일 살고 싶은 대로 살고 싶어요. 약국에서도 약국 밖에서도 열심히 활동하다 보면 후회 없이 살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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