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공간과 장소 그리고 토포필리아
- 정석원 이사
- 2023-10-10 19: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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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석원 부광약품 마케팅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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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나 게오르게 장편소설 ‘종이약국’ 속 주인공 페르뒤 씨의 말입니다. 소설은 상심한 마음과 상처를 지닌 사람들을 치유해 주는 서점 주인의 이야기 입니다. 저에게는 소설 속 서점이 ‘종이약국’으로 불린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소설 속의 ‘약국’은 소비자가 원하는 책을 판매하기 보다는 소비자의 현재 마음 상태를 파악해 치료가 되고 위로가 될 만한 책을 권유하여 판매하고 있습니다. 즉, 이 ‘약국’에서는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마음대로 살 수 없습니다. 상식적으로 소비자의 불만사항이 높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종이약국’은 소비자의 재방문이 높습니다. 고객의 의지대로 구매할 수 없음에도 충성고객이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저는 지역약국과 세일즈 콘텐츠라는 주제 아래 지금까지 여러분들께 저의 생각을 말씀드리고 있습니다.
먼저 약국이라는 공간이 갖는 의미와 지역약국의 실질적인 매출을 발생시키는 세일즈 콘텐츠에 대해 제가 생각하는 정의를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실무를 담당하시는 약사님들과의 FGI(Focus Group Interview)를 통해 약국에서 필요로 하고 개선되어야 할 세일즈 콘텐츠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이를 통해 3가지 지역약국에 필요한 세일즈 콘텐츠를 제안했습니다.
첫째, Time-Share를 통한 고객의 약국 체류시간을 늘리는 것. 둘째, 약국이라는 Place에서 소비자의 경험/체험을 확대하는 것. 셋째, 소비자의 개별화 된 Occasion에 대한 커뮤니케이션과 상담.
이렇듯 지역약국에서 실질적인 세일즈를 일으키는 구체적인 콘텐츠들을 약국이라는 ‘공간’의 디자인을 통해 구현하는 것이 세일즈 콘텐츠의 핵심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저는 위의 세 가지 세일즈 콘텐츠가 실현된다면 ‘토포필리아’가 생성된다고 생각합니다. 토포필리아(Topophilia)는 인문지리학자인 Yi-Fu Tuan이 제안한 개념입니다. 그 뜻은 사람과 장소 또는 배경의 정서적 유대를 말합니다.
Yi-Fu Tuan은 ‘공간’과 ‘장소’를 구분하여 말합니다. ‘공간’은 소비자의 움직임이 허용되는 곳이고, ‘장소’는 소비자의 정지가 일어나는 곳이라는 것입니다. 누군가에게는 그저 커피를 마시며 쉬어가는 ‘공간’인 카페가 누군가에게는 자신의 첫 소설이 탄생하게 된 ‘장소’일 수 있습니다.
즉, ‘장소’는 사건이 일어나는 곳입니다. 사건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시간(Time-share)이 필요합니다. 그곳에서 일정 시간을 보내야만 합니다.
고려대학교 김정우 교수는 ‘광고의 토포필리아 활용 양상’이라는 논문에서 맥도날드의 광고사례를 통해 토포필리아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드라이브 스루 매장에서 주문하는 운전석의 아빠는 늦은 밤 마이크에 속삭이며 주문합니다.
“빅맥세트 2개요.” 그 말이 잘 들리지 않은 종업원은 다시 한번 얘기해달라고 하지만, 소비자는 다시 속삭이며 얘기합니다. 빅맥세트 2개를 전달하는 종업원은 이제 속삭이며 “주문하신 빅맥세트 2개 나왔습니다”라고 얘기합니다. 뒷좌석의 카 시트에 잠들어 있는 아기를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소비자의 마음(Occasion)을 얻은 맥도날드는 그 젊은 부부에게는 버거킹과는 다른 특별한 그들만의 ‘장소’가 되었을 것입니다. 이러한 ‘장소’에 대한 특별한 경험(Place)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맥도날드를 찾게 되는 요소로 작용할 것입니다.
저는 ‘동네서점’의 토포필리아 실현 사례를 통해 지역 약국의 활성화를 위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1983년 마스다 무네아키는 고객에게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한다는 컨셉으로 ‘쓰타야서점’을 개점하였습니다. ‘쓰타야서점’의 콘텐츠를 지역약국에 필요한 3가지 세일즈 콘텐츠의 항목과 비교한다면 다음과 같습니다.

‘종이약국’의 부록에는 주인공 페르뒤 씨의 책 처방전을 기재해두었습니다. 그 처방전의 제목 밑에는 이렇게 쓰여있습니다.
“감정 혼란의 증상이 경미하거나 또는 어느 정도 심각한 경우에 정신과 마음을 빠르게 진정시켜주는 약! 다른 처방이 없으면, 소화하기 좋은 분량(약 5~50쪽)으로 여러 날에 걸쳐 나눠 복용한다.”
소비자가 ‘체험’할 수 있는 콘텐츠를 통해 소비자의 ‘시간’을 확보하며 소비자의 마음을 ‘공감’하는 전문가(약사)가 있는 공간인 ‘약국’은 이제 소비자에게 나만의 ‘종이약국’이라는 장소가 될 것입니다.
- 고려대 문화콘텐츠학과 박사 - 논문: 지역약국(Community Pharmacy) 활성화를 위한 세일즈콘텐츠 개발 연구 - 부광약품 마케팅 이사 - 세일즈 콘텐츠 및 헬스 커뮤니케이션 등 연구
필자 약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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