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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의 머리와 청년의 손'으로 봉사

  • 김정주
  • 2007-12-13 06:32:09
  • 4년째 '구슬땀' 동아제약 의료기기사업부 김은지 주임

알싸한 겨울에는 유난히 따뜻한 사람이 돋보이기 마련이다. 동아제약 의료기기사업부 김은지 주임(27)은 굳이 돋보이려 하지는 않지만 그 빛이 남달랐다.

김은지 주임은 노인요양소를 매주 한번 이상 돌며 독거노인들을 위해 손수 밥을 짓고 청소를 하며 낡은 창을 갈아준다.

이렇게 남모르게 선행을 베풀기 시작한 때가 2003년부터라니 벌써 만 4년이 넘었다. 경력과 내공으로만 따져도 ‘대리급 봉사’인 셈.

성당을 다니면서 봉사를 꿈꾸던 중, 한 인터넷 봉사 클럽에 가입하게 된 것을 인연으로 매달 4회 이상 아침 10시부터 저녁 6시까지 봉사활동을 묵묵히 해오고 있는 김 주임은 “이제 습관처럼 돼 버려 딱히 보람이라는 의미를 두는 것이 멋쩍다”고 겸연쩍어한다.

“혼자 사시는 노인 분들을 방문하는 것이라서 봉사 클럽에서도 인원을 한 회에 15명으로 제한하고 있어요.”

지원하는 젊은이들이 많더라도 봉사 장소가 협소해 배정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즐거운 경쟁’이 심하게 이뤄진다는 것.

이렇게 ‘치열한’ 경쟁을 뚫고 김 주임은 그간 독거노인뿐만 아니라 구세군에서 추천하는 고아원, 지체 장애우들을 위한 요양시설에서도 다양한 봉사로 이들과 사랑을 나눠왔다.

“하지만 봉사는 한 곳에서 오래 할 수 없답니다. 그래서 가급적 한달 이상은 가지 않아요.”

2005년 구세군의 집 봉사활동 모습.
낯선 ‘룰’에 대해 질문하자 “정이 쌓이게 되면 봉사를 받는 분들이 나중에 심적으로 힘들어지기 때문”이라는 뭉클한 대답이 돌아왔다.

김 주임이 지금껏 봉사를 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정성껏 지은 밥을 맛있게 드실 때”라고 말한다.

“콩나물을 길러 팔아 간간히 생계를 꾸리시는 분들이에요. 제가 지어드린 밥을 맛있게 드실 때가 가장 뿌듯할 수밖에요.”

마음은 얼굴을 아름답게 한다고 했던가. 웃는 김 주임의 모습이 해맑다.

김 주임의 봉사가 2003년부터 시작됐으니 봉사의 노하우도 웬만큼 쌓였을 터였다.

“그렇지도 않아요. 창을 떼어내고 청소한 후 다시 붙일 때에도 노인 분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 지를 정확히 알고 계세요. 생활 속의 지혜를 그분들을 통해 배우고 있답니다.”

이러한 탓에 김은지 주임은 2005년 동아제약 입사 시 ‘노인의 머리와 젊은 청년의 손으로 열심히 일 하겠다’는 내용의 자기소개서로 어필했다고.

이렇게 농익은 봉사 이력에도 이를 아는 동아제약 사원들은 많지 않단다.

“회사 연수 때 봉사를 기획하게 된 적이 있었는데, 그때 알게 된 분들이 있긴 하다”는 김 주임의 말에 쑥스러움이 배어 나온다.

습관처럼 해온 봉사가 언 4년이 넘어가지만 굳이 돋보이려 하지 않고, 그럴수록 한 켠에서 빛을 발하는 김은지 주임의 사랑나누기가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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