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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1조 안착했지만…리브스메드, 혹독한 코스닥 데뷔전

  • 차지현 기자
  • 2025-12-26 12:05:35
  • 수요예측 경쟁률 231.9: 1, 기관 확약 비율 17%…에임드·알지노 '흥행주'와 대조
  • 공모가 대비 10%↓…'풀 스펙트럼' 매출 본격화·27년 흑자전환 약속 이행 과제

[데일리팜=차지현 기자] 올해 바이오 기업공개(IPO) 시장 '조(兆) 단위 대어'로 기대를 모았던 첨단 수술 기구 전문 기업 리브스메드가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상장 첫날 공모가를 밑돌아 마감한 데 이어 거래 이틀째에도 주가가 공모가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공모 과정에서 제기됐던 고평가 논란에 더해 수요예측 경쟁률과 기관투자자 의무보유 확약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점이 상장 직후 수급 부담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리브스메드는 상장 이후 첫 거래 재개일인 이날 오전 11시 4분 기준 주가가 5만7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상장 첫날인 24일 종가 4만9600원 대비로는 소폭 반등했지만 공모가 5만 5000원에는 여전히 못 미치는 흐름이다. 현재 시가총액은 1조2588억원으로 확정 공모가 기준 예상 시가총액 1조3564억원보다 낮은 수준이다.

출발은 화려했다. 시초가는 공모가보다 20% 높은 6만6000원에 형성됐고 개장 직후 매수세가 몰리며 7만1000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고점을 찍은 뒤 기관과 외국인의 대규모 동반 매도세가 이어지며 주가는 약세로 전환했다. 이날 거래량은 약 1250만 주로 공모 주식 수 247만주의 5배가 넘는 손바뀜이 일어났다. 리브스메드는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10% 하락한 4만9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기술특례 방식으로 코스닥에 신규 상장한 바이오·헬스케어 기업 가운데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아 마감한 곳은 그래피에 이어 리브스메드가 두 번째다. 올해에는 총 15개사가 기술특례 방식으로 코스닥에 입성했는데 이 가운데 두 곳을 제외한 나머지 기업은 모두 상장 첫날 공모가를 웃도는 주가 흐름을 보였다.

특히 연말 상장 업체의 경우 상장 직후 상장 직후 주가가 빠르게 치솟는 등 상승 흐름이 두드러졌다. 이달 초 상장한 에임드바이오는 상장 첫날 '따따블'을 기록한 데 이어 이튿날에도 상한가를 이어가며 화려한 데뷔전을 치렀고 알지노믹스 역시 18일 상장 이후 5거래일 만에 주가가 공모가 대비 약 668% 급등했다. 이런 흐름과 대조적으로 리브스메드는 상장 첫날 공모가를 밑돌며 매서운 신고식을 치른 셈이다.

리브스메드 복강경 수술기구 '아티센셜' (자료: 리브스메드)

리브스메드는 척추·관절 임플란트와 최소침습(MIS) 수술기구 등을 개발·제조하는 정형외과 전문 의료기기 업체다. 상·하·좌·우 90° 관절 가동 범위를 구현한 독자적인 다관절 다자유도 원천 기술이 이 회사의 핵심 경쟁력이다. 복강경 수술기구 '아티센셜', 혈관봉합기 '아티실', 수술용 스테이플러 '아티스테이플러', 복강경 카메라 '리브스캠' 등을 대표 제품으로 보유했다.

앞서 회사는 IPO 과정에서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으로는 이례적으로 조 단위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공모가는 희망 범위 상단인 5만5000원으로 확정됐고 이를 기준으로 산정한 시가총액은 1조3564억원에 달했다. 이는 전체 업종을 통틀어 올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기업 가운데 최대 규모이자, 2023년 '파두 사태' 이후 기술특례상장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조 단위 몸값을 인정받은 사례다.

시장에서는 리브스메드의 주가가 상장 첫날 부진했던 원인으로 공모 과정에서 제기됐던 고평가 논란과 더불어 기관투자자 수요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던 점을 꼽는다.

리브스메드는 공모가 산정 당시 ▲메드트로닉(Medtronic) ▲스트라이커(Stryker) ▲인튜이티브서지컬(Intuitive Surgical) 등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을 유사기업으로 제시했다. 리브스메드가 선정한 유사기업 3곳의 작년 지배주주 순이익은 각각 메드트로닉 6조5263억원, 스트라이커 4조836억원, 인튜이티브서지컬 3조1689억원으로 수조원대 순이익을 내는 대형 업체다. 리브스메드의 지난해 순손실은 256억원으로 회사가 사업 단계와 수익 구조에 차이가 큰 기업의 주가수익비율(PER)을 적용한 점을 두고 공모가 다소 높게 책정됐다는 지적이 상장 전부터 제기됐다.

여기에 기관투자자 수요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던 점도 상장 첫날 주가 흐름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리브스메드는 상장 이후 주가 흐름이 양호했던 에임드바이오, 알지노믹스 등과 비교해 수요예측 경쟁률과 기관 의무보유확약 비중이 낮았다. 리브스메드의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경쟁률은 231.9대 1로 올해 기술특례 상장 바이오·헬스케어 기업 가운데 하위 3위권에 머물렀다. 기관투자자 의무보유 확약 비율도 17%에 그쳤고 이 중 6개월 이상 확약 비중은 4%에 불과했다. 에임드바이오와 알지노믹스의 기관 확약 비율이 각각 74%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기관 수급의 온도 차가 뚜렷했다는 평가다.

리브스메드의 남은 과제는 상장 과정에서 제시한 성장 전략을 실제 실적으로 증명하는 것이다. 회사는 내년부터 복강경 수술기구 외에도 혈관봉합기, 스테이플러, 복강경 카메라 등 4개 제품군이 동시에 매출을 내는 풀 스펙트럼을 본격화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한 바 있다. 회사는 현재 복강경 수술기구에 매출이 집중돼 있는데 내년부터는 신규 제품군의 매출 가세로 전체 매출 성장 속도가 가팔라질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또 리브스메드는 시장 침투율 확대와 해외 직판 체계 구축을 통해 성장 속도를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국내 복강경 수술 시장에서 아티센셜 침투율은 15% 수준인데 회사는 아직 일자형 기구가 사용되는 나머지 시장을 대체 수요로 흡수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일본·독일 등 주요 시장에서는 직판 조직과 공동구매 조직(GPO) 계약을 기반으로 병원 진입 속도를 높이고 있으며 이를 통해 해외 매출 비중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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