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사 함께 하는 봉사, 기쁨도 두배"
- 홍대업
- 2007-12-24 06:3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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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몰래 무료투약 봉사하는 박은희 약사(마천사랑약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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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원장의 뒤에는 10살이나 많은 여약사가 있다. 바로 박은희(52·조선대) 약사. 서 원장과 함께 벌써 1년 넘게 외국인 노동자들의 처방내역을 점검하고 조제해왔다.
2005년 겨울, 서 원장이 송파구의사회가 주축이 돼 진행하는 ‘외국인 무료진료 활동’과 관련된 포스터를 마천사랑약국에 부착해달라는 부탁을 받은 게 계기였다.
처음에는 누추한(?) 송파구청 지하 노인정에서 시작했지만, 지금은 송파체육문화회관에서 자리를 내줘 비교적 훌륭한 시설에서 봉사를 하고 있다.
처음 몇 달은 매월 둘째주 토요일 오후에 봉사활동을 벌였다. 하지만, 외국인 노동자들의 근무여건 때문에 토요일 진료가 어려워 일요일 오후로 시간을 옮겼다.
무료진료를 받으러 오는 외국인은 스리랑카인과 조선족 등이다. 이런 탓에 무료진료나 무료투약시 의사소통이 쉽지 않다. 서 원장이 영어를 하고 간호사 1명이 일손을 돕고 있지만 만만치 않은 것이다.
그러나, 봉사란 함께 하는 것. 의사소통은 서울국제학교 최지원 학생과 한영외고 유승민 학생이 돕고 있다.
의사소통도 그렇지만, 일손이 바빠 투약도 쉽지 않은 상황이 이어진다. 일요일 오후 2시부터 오후 4시30분까지 2시30분 동안 진행되는 무료진료 및 투약에는 외국인 노동자 30여명이 찾기 때문이다.

이들 제약사로부터는 무료투약에 필요한 의약품을 지원받기도 하지만, 직원들이 스스로 봉사활동에 참여하는데 대해 박 약사는 흐뭇하고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곳을 찾는 외국인들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진료를 받기에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이런 탓에 입소문을 통해 하나 둘씩 모여드는 것이다. 지난주에는 몽골인들이 처음으로 여럿 몰려오기도 했다.
이들이 주로 찾는 것은 파스다. 육체노동을 하기 때문. 대개 근육통 환자에게 파스 15장을 제공한다. 이밖에도 일종의 풍토병이라고 할 수 있는 기침감기나 고혈압, 당뇨 등의 환자도 적지 않아 장기처방 환자도 많다.
현장에서 간단한 진료와 투약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경우 서 원장은 자신의 병원으로 환자를 부르거나 송파구의사회 소속의 다른 진료과 의사를 소개시켜 준다.
이런 정성이 외국인노동자들을 감동시켰을까. 지난 봄에는 스리랑카인들이 감사의 뜻으로 양고기가 들어간 카레를 준비해 왔다.
“그네들의 음식도 먹을만 하더군요. 감사의 뜻으로 준비해온 음식이니 더욱 그랬겠죠.”
박 약사도 서 원장의 부인과 함께 진료를 기다리는 그네들을 위해 간단한 다과를 준비해 간다. 빵과 과일이 전부다. 고기류의 음식은 문화·종교적 특성 탓에 그들이 먹지 않기 때문이다.
박 약사는 스리랑카인 가운데 한명을 기억하고 있다. 지난 여름, 한국에서 알뜰살뜰 모은 돈으로 스리랑카에서 사업을 하겠다고 되돌아간 ‘파스니’씨다. 그는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했고, 다른 동료들을 위해 통역을 열심히 해주었다.

박 약사의 약국은 겨우 5평이다. 나홀로약국이다. 그동안 봉사활동을 할 기회가 없다고 했다. 좁은 공간에서 진종일 조제업무를 하고 나면 파김치가 되기 일쑤였고, 주변을 돌아볼 여유조차 없었다. 그렇다고, 드러내놓고 봉사활동을 하는 것도 남우세스러웠다.
하지만, 기회가 왔을 때 선뜻 나설 수 있는 용기만 있다면 누구나 ‘나눔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다고 박 약사는 강조했다.
“의사와 약사, 간호사, 제약사 직원들, 여학생들이 십시일반 자신의 능력을 덜어내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즐겁고 행복한 일입니다. 아주 우습게도 남모르게 하는 봉사가 웬지 더 즐거운 것 같아요.”
처음 인터뷰 요청을 했을 때 선뜻 승낙하지 않았던 박 약사였다. 바로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생각 때문이었을 게다. 깊어가는 겨울, 키 작은 이웃에게 한번쯤 손을 내밀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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