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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 벗고 마이크 쥔 약사들 "노래로 승부합니다"

  • 정흥준
  • 2023-12-08 17:55:58
  • 이지훈·박원희 약사, 그룹 '리프레인' 데뷔 앨범 발표
  • 경기 화성·경남 진주서 약국 운영...매주 모여 공연 활동
  • 내년 오디션 방송·경연대회 등 계획..."자작곡도 준비"

리프레인으로 데뷔한 박원희 약사(왼)와 이지훈 약사.
[데일리팜=정흥준 기자] 누구보다 음악에 진심인 30대 두 약사가 '리프레인'이라는 남성 듀오 그룹으로 데뷔해 가수로서의 인생에 첫 발을 뗐다.

이들은 멜론 등 각종 음원 플랫폼에 싱글 앨범 ‘답장’을 발매하며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거리와 무대를 가리지 않고 공연을 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오디션 방송과 경연대회 등을 통해 활동 범위를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이지훈·박원희 약사(충북대·35)는 동구, 알로라는 새로운 이름을 지어 본격 프로의 세계에 뛰어들었다. 이들은 약사 출신 가수라는 특별한 이력보다 음악성으로 대중들에게 사랑받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데일리팜은 새로운 꿈에 도전하는 리프레인을 만나 이들이 만들어가려는 제2의 인생에 대해 들어볼 수 있었다.

동구라는 활동명을 쓰는 이지훈 약사.
충북약대 밴드 동아리에서 인연을 맺기 시작한 두 약사는 현재 경기 화성과 경남 진주에서 각자 약국을 운영하고 있다. 7~8년차 약국장이지만 이들에게 음악은 늘 가슴 한 켠에 고대하던 하던 꿈이었다.

이지훈 약사는 “어머니 영향을 많이 받았다. 어렸을 때부터 지역 가요제에 나가 여러차례 상을 받아오셨다. 외할아버지도 아코디언 공연을 다니셨는데 그런 걸 보며 영향을 받았던 것이 아닐까 싶다”고 했다. 학창시절 음악시간이면 선생님으로부터 늘 합창단 권유를 받으며 소질을 확인하기도 했다.

박원희 약사는 “초등학교 때는 피아노를, 중학교 때는 기타를 배웠다. 당시 뉴에이지가 유행이었는데 관심이 많아 연주를 자주 했었고, 평상시 영화음악이나 OST를 좋아했다. 대학교 때는 밴드활동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충북약대 밴드 동아리인 ‘패딕스’에서 음악을 매개로 친해진 두 사람은 졸업 후 각자의 진로를 선택하며 흩어졌다. 이 약사는 화장품 회사와 약국가로, 박 약사는 병원을 거쳐 약국가로 옮겨오는 과정에서 약 십여년이 흘렀다. 돌아보니 두 약사 모두 7~8년차 약국장이 돼있었다.

다만 돌아보니 후회와 아쉬움이 남았고, 가수로서의 삶을 살아야겠다고 마음을 먹게 된 사건들이 이들을 움직였다.

이 약사는 “약사로서 일을 하면서 버티며 살고 있다는 염세주의적인 생각이 들었다. 약국 대상으로 한 보험사기 피해도 겪고 부정적인 생각들이 많았다”면서 “작년에는 길 가다 쓰러져서 응급실에 실려가 수술을 한 적도 있다. 그때서야 인생이 유한하다는 생각이 크게 와닿았다”고 말했다.

올해부터 본격 공연 활동을 시작했다. 내년에는 방송과 경연으로 확대해간다는 계획이다.
이 약사는 “박 약사에게 우리가 좋아했었고, 하고 싶어했던 것들을 같이 해보자고 제안했다. 본격적으로 올해 7월부터 버스킹과 무대를 찾아다니며 공연을 시작했다”면서 “전문가 프로듀싱을 받아 첫 앨범인 ‘답장’을 냈다. 발매하고 수백번을 들었다. 기쁘면서 동시에 부담을 갖고 있다. 앨범을 내고 사라지는 가수들이 되지 않으려 한다. 다음엔 자작곡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약사는 “대학 때도 같이 밴드활동을 했기 때문에 익숙하고 편한 부분이 많다. 의견 차이나 성향이 다른 부분도 많지만 함께 활동하는데 있어 서로의 생각이나 상황을 존중해주고 있다”면서 “기회가 된다면 여러 공연이나 경연에 참여하고 싶고, 좋은 노래들을 편곡해 우리만의 스타일로 표현해보고도 싶다. 또 자작곡과 더불어 영상음악 제작도 해볼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 약사는 김광석과 양희은을, 박 약사는 류이치사카모토를 좋아하는데 비슷한 듯 다른 음악적 성향이 오히려 시너지가 되고 있다.

박 약사는 토요일 진주에서 올라와 공연을 하거나 연습을 하고 일요일에 내려가는 일정을 반복하고 있다. 육체적으로 고된 일정이지만 그만큼 음악에 진심을 갖고 있다는 의미다.

이 약사는 “약국을 운영하다보니 시간을 내기가 어렵다. 또 약국에서 에너지를 쏟고 나서 활동을 해야 하니까 체력적으로 힘에 부치는 면은 있다. 그래도 좋아하는 마음이 크기 때문에 그걸로 이겨내고 있다”고 했다.

이 약사는 “둘 다 계속 음악을 배우고 있다. 취미가 아니라 본격적으로 프로로 활동하려고 하기 때문에 끊임없이 배워야 할 거 같다”면서 “약사로서의 일도 애정을 갖고 있지만, 음악만 할 수 있게 된다면 좋겠다. 사람들이 내 노래를 많이 좋아해줬으면 좋겠다. 약사인데 앨범을 내서 신기해 하기 보다 노래가 좋아서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내년에는 자작곡 발표 외에도 경연대회나 방송 출연 등도 도전한다. 서서히 활동 영역을 넓혀갈 예정이다.

이 약사는 “힘들 때 위로를 많이 받는 노래들이 있다. 노래를 하는 나도 스스로 위로를 받고, 듣는 사람들한테도 위로가 될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다”면서 “앞으로 공연을 할 수 있는 곳이라면 다 나갈 거고, 내년에는 음악 오디션 방송 출연이나 경연대회에도 나갈 것”이라고 했다.

박 약사는 “함께 연주하고, 창작하는 즐거움은 또 다른 분야라 꾸준히 하고 싶다. 음악은 오래할수록 나이가 들수록, 어려워지는 부분도 있지만 깊이가 더해지는 부분도 있다. 평생 제대로 즐기고 싶다”고 밝혔다.

끝으로 이 약사는 그룹명에 담긴 의미를 설명하며 새로운 도전에 대한 진심을 전했다. 이 약사는 “돌아보면 조금씩 후회되는 일이 있다. 다시 돌아가서 새 삶을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리프레인은 규칙적으로 반복되는 후렴이라는 뜻이 담긴 음악용어인데 돌아가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을 담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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