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사를 찾으시나요?
닫기
2025-12-22 06:03:08 기준
  • #제품
  • 약국 약사
  • 허가
  • #제약
  • 글로벌
  • 의약품
  • #염
  • GC
  • 유통
  • AI

승승장구하는 국내 제약계

  • 데일리팜
  • 2009-03-19 06:44:50

제약회사만이 독야청청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이 과연 맞는가. 일단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크다. 올 2월 상위제약사들의 원외처방 현황을 보면 지표상으로는 전혀 불경기라고 체감하기가 어렵다. 상위권 10대업체중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한 업체는 단 한 곳도 없을 뿐만 아니라 비약적으로 성장한 업체들이 오히려 여러곳 눈에 띤다. 동아제약이 무려 41.3%나 성장해 적이 놀라게 했고 종근당은 27.9%, 녹십자는 23.7%, 유한양행은 19.2% 등의 성장률을 시현해 고성장 대열에 끼었다. 한미약품(10.2%)과 대웅제약(9.2%)도 양호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국내 제약사들은 유독 불황과 무관해 보이는데, 글로벌 위기에 비하면 야릇하지만 어찌됐든 반가운 수치다. 상대적으로 외자제약사들은 국내사들 보다 성장률이 낮아 주춤하는 양상이니 더더욱 그렇다.

총량으로도 6498억원의 청구액을 보여 전년 같은 달 대비 9.3% 늘었다. 전년대비 원외처방 시장 사이즈 자체가 줄지 않고 성장했다는 것은 제약산업의 특수한 시장상황을 보여주는 바로미터다. 물론 전년대비 2월 영업일수가 1월 설 연휴로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소폭 감소했다고는 하지만 의미 없는 수치다. 왜냐하면 1월과 2월 합산한 누적 처방액이 전년 동기대비 6.8% 증가했기 때문이다. 올 들어 원외처방 시장규모가 전년 보다 확실하게 증가했다는 것이다. 특히 상위제약사들의 두드러진 성장은 의미가 깊다. 이는 주도적인 제약사들이 위기에 정면도전하면서 영업을 능동적이고 효율적으로 한 결과로 보여지기 때문이다. 제약 전체경기로 봐서 대단히 긍정적인 실물흐름이다.

원외처방은 의약분업 이후 처방에 목을 매온 제약사들에게 사활이 걸린 마켓이다. 따라서 원외처방액 수치는 제약사들의 영업결과와 함께 성장동인을 가늠하는 지표다. 그래서 제약사들이 원외처방 시장에서 선전을 하고 있는 것은 위기경제하에서 보면 의미를 찾을 요소가 있다. 다시 말해 경기불황으로 환자가 감소한 것이 분명한데도 의약품 사용량이 늘었다면 제약사들이 경쟁력 있는 제품에 대해 '선택과 집중'을 매우 효율적으로 했다고 봐야 한다. 실제로 경제 위기를 맞으면서 주요 제약사들의 마케팅 타깃은 주력제품에 쏠렸다. 잡화점식으로 구색 마케팅을 하던 전통적 영업관행이 전향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경제위기의 정점에서 다행스럽게 그리고 시나브로 제약사들이 만든 '자가발전 기회요인'이다. 업체별로 전진 배치한 주력품목들이 제역할을 하면서 업체별 색깔이 눈에 보이고 있는 것은 숱하게 거론돼 온 제약산업의 전문화, 특성화 전략 차원에서 바람직하다.

대표적으로 동아제약만 봐도 주력품목이 효자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국산신약의 기린아로 떠오른 천연물 신약인 위염치료제 '스티렌'이 29.1%나 성장해 여전히 제몫을 단단히 하고 있다. 플라빅스 제네릭인 항혈전치료제 '플라비톨', 고혈압치료제 '오로디핀'은 각각 87.4%와 56.1%라는 놀라운 증가세를 보이며 기염을 토했다. 플라비톨은 출시 후 초고속 성장 품목으로 동아제약의 간판 제네릭이라는 점에서 불황에도 끄떡없는 강한 품목의 반열에 확실히 올랐다. 플라비톨은 심평원 EDI 기준으로 지난해 270억원의 청구실적을 올려 제네릭 품목 군에서 이미 왕좌(1위)를 거머쥐기도 했다. 오로디핀 역시 수많은 암로디핀 계열 중에서 단연 초고속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제품이다. 동아제약의 선택과 집중이 돋보인다.

처방금액으로 1위를 차지한 대웅제약을 비롯한 한미약품, 유한양행, 종근당 등도 주력제품에 집중하면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물론 그 중심에는 제네릭이 많이 포진해 있다. 그만큼 국산 제네릭이 오리지널에 못지않은 경쟁력을 불황기에서 더더욱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그 덕택에 국내 제약사들의 원외처방점유율이 5개월 연속 70% 이상을 유지하는 시장 선방을 잘 해내고 있다. 특히 동아제약은 6개월 연속 증가율 1위에 올라서면서 국내시장 방어에 맏형 역할을 했다. 반면 분업 이후 의기양양하게 공격영업으로 파죽지세의 성장가도를 달려 온 다국적제약사들은 국산 제네릭이 뜨고 불황까지 겹치면서 많이 의기소침한 모습이다.

지금까지의 실적은 사실 시작이다. 아직 좋아하기는 이르다. 그런데 2월까지의 원외처방 증가율이 앞으로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으니 국내 제약계에는 반갑기 그지없는 소식이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원외처방 시장이 6% 성장률을 유지할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전망이 나온다. 만약 이 같은 성장률이 유지된다면 제약계는 특별히 불황이라고 해서 걱정할 것이 없다. 아니 엄밀히 불황이 아닌 셈이다. 오히려 올해는 영업체질 변화와 유통혁신이라는 제약계의 해묵은 때를 말끔히 씻고 갈 호기다. 이를 통해 업체별로 경쟁제품을 확고히 교통정리하고 구색품목의 과당경쟁을 지양하는 업그레이드 된 경쟁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제약협회가 오는 31일 아주 각별한 행사를 개최한다. 이름부터가 아주 거창하다. '제약산업 대국민 보고대회'라는 타이틀이 기대를 걸게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관심이 가는 것은 제약경영인들의 4대 의결사항 선포식이다. 투명경영, 일자리 창출, R&D투자 촉진, 수출활성화에 매진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다지는 날이다. 그런데 투명경영은 유통혁신이 없으면 불가능하고, 유통혁신은 중복되는 구색품목의 과감한 정비가 따라야 한다. 올해는 바로 그 선택과 집중의 총체적인 해라는 것이고, 그것이 1~2월에 성과로 나타났으니 반드시 지속시켜 가야 한다. 일자리 창출은 그런 바탕위에 성장률 유지가 지속되면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과제이고, R&D투자 역시 성장이라는 자신감의 바탕이 받쳐줘야 가능해진다. 수출활성화 또한 경쟁력 있는 제품의 보유여부에 달렸다. 국민들에게 보고할 사항은 결국 업체별 '특성화'와 '전문화'에 걸맞은 강하면서도 독특한 제품을 개발하고 육성하는 것으로 귀결된다. 이 과제가 제약사들의 승승장구를 계속하게 하는 기본 키워드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 해주세요.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운영규칙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