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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터 약국 올때까지 왔다

  • 데일리팜
  • 2009-06-08 06:25:28

#무자격자의 의약품 불법 판매행위에 대한 단속이 이번에는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 정부가 약국의 #카운터 척결 기치를 내건 것에 비하면 만족스러울 정도는 물론 아니다. 그러나 전국단위의 조사 규모로 식약청과 지방자치단체가 합동으로 한 것 자체가 지난 2~3월 조사 당시부터 과거에 비하면 예사롭지 안았던 것이 사실이다. 조사의 시발이나 동기도 이른바 '몰카 고발' 사건으로 출발했었기에 정부가 일정부분 성과를 거두어야 하는 부담감이 작용한 '작심성' 조사였던 것이다. 그래서 특별약가감시에 성과를 기대했다. 나아가 적발약국들의 약국명, 소재지, 위반내역 등이 식약청 홈페이지를 통해 세간에 전면 공개된 것은 그 수위로 봤을 때 꽤 이례적인 조치다. 약국 개설자 이름은 가렸지만 보도자료와 함께 공개된 이들 적발약국들의 실명은 큰 충격을 주었다. 이 명단에는 대한약사회를 포함해 지역 약사회 현직 임원들이 무려 8명이나 포함돼 있었을 뿐만 아니라 그동안 모범적인 약국으로 이름난 곳도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식약청이 합동 단속결과를 발표한 것은 지난 1일이다. 이날 전국 443개소의 조사대상 약국중 79개소의 약사법 위반약국이 발표됐는데, 이중 39개 약국은 무자자격 의약품 판매행위를 한 곳이다. 위반 약국 모두는 관할 시·도에 형사고발은 물론 행정처분까지 의뢰됐다. 형벌과 행정벌을 동시에 단죄하고자 하는 정부의 신속한 강경대응이 뒤따른 셈이다. 이에 대한 약국가의 반응은 즉시 엇갈렸다. 전국 규모의 조사치고는 위반약국이 얼마 안 돼 겉핥기 조사였다는 비아냥거림이 우선 많았다. 반면 적발약국들을 중심으로 일부 지역약사회에서는 함정 단속으로 실적 올리기에 급급했다는 반발이 또한 거셌다.

그러자 이번에는 MBC가 지난 4일 보란 듯이 날을 세우고 나왔다. 시기적으로 보면 함정단속 논란에 대해 쐐기를 박는 듯 한 인상을 준 프로그램이다. 이미 '#불만제로' 프로그램을 통해 약국가의 무자격자 의약품 불법 조제·판매를 낱낱이 고발했던 게 얼마 안됐었기에 MBC의 '생방송 #오늘아침' 보도는 약국의 계속되는 불법행태가 시정되지 않고 있음을 정면 조준했다고 보여진다. 도무지 왜 시정되지 않는지 이해 못한다는 식의 논조다. 생활 주변의 불법이 생명까지 위협을 가하고 있는데 너무하는 것 아니냐는 진행자의 일침은 자극적이지만 카운터 약국들에게는 매우 뜨끔한 표현이었을 것이다. 거기다 약국의 불법 조제 실태를 적나라하게 고발한 과거의 불만제로 자료화면까지 그대로 보태 식약청의 단속에도 아랑곳 하지 않는 카운터 약국들의 뻔뻔스러움을 강한 뉘앙스로 질타했다. 결국 국민여론이 대단히 안 좋은데도 함정단속을 꺼내드는 항변은 그것이 일부 맞다 하더라도 전혀 분위기가 아니라는 것을 충고하고자 한다.

프로그램의 타이틀 자체가 ''설마 내 단골약국이? 약사 없는 불법약국'이다. 일반의약품 '불법 판매' 보다는 전문의약품의 '불법 조제'에 초점이 맞춰져 생명의 위협을 가한다는 내용이 집중 부각됐다. 조제약 시럽에 의구심이 든다는 한 엄마의 입을 통해 약국이 어린아이 생명까지 위협한다는 분위기를 자아냈을 정도이니 잘 음미했으면 싶다. 약사 스스로도 참 보기가 민망했을 수위의 강한 톤이다. 범법행위에서 나아가 약사 모럴해저드 현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고 봐야 한다. 이를 본 국민들의 충격은 말할 나위가 없었을 것이다. 약사의 범법은 바로 생명의 존엄성을 훼손한 행위라는 시각이니 원론적으로 보면 틀리지 않다고 본다. 결국 약사들의 신뢰는 여지없이 땅에 떨어졌다. 그뿐만이 아니다. 가운을 입지 않은 카운터들이 약사라고 새빨간 거짓말을 천연덕스럽게 일삼는 행위가 앵글에 그대로 잡혀 '가짜약사'라는 표현이 결코 어색해 보이지 않았다. 가짜약사는 약사사회에서 잘 쓰지 않는 표현인데, 자연스러웠다는 것이다. 게다가 아무 때나 먹으라는 식의 위험한 복약지도 장면은 도무지 어이가 없었고, 그에 반해 한약을 조제하면서 의사 뺨치는 문진행위를 하는 것은 위험한 도를 넘은 것이 분명했다. 또 조제실수를 많이 했다고 태연스럽게 말하는 무자격자의 인터뷰는 국민들이 보면 오금이 절이는 충격발언 아닌가. 그럼에도 한 약사는 '약국 100% - 약사가 약을 다 주는데 있는지'라는 멘트를 보태 말문을 멈추게 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일각에서는 함정단속이라고 계속 항변하고 있으니 제정신인가. 설사 함정단속이라고 해도 적발된 것은 잘못이다. 지금은 그것을 항변할 때가 아니다. MBC 보도의 핵심 조준점은 단속된 약국들이 카운터 배짱영업을 그토록 줄기차게 포기하지 않는데 있었다. 따라서 함정단속을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고, 카운터들이 의약품을 불법 조제·판매하고 있는 약국의 실제 현장을 증명해 보이고자 한 의도가 그래서 확실하게 엿보였다. 그로인해 국민 여론은 약국 편에 결코 있지 않다는 것이다. 나아가 보건소의 단속이 이뤄지지 않는 현실을 그대로 노출시킨 것은 불법현장에 대한 개탄스러움의 우회적 표현이다. 적발된 현직 임원들은 자중하고 반성하는 것이 그래서 먼저다. 만약 억울한 사연이 있다면 거듭 강조하지만 개별 케이스로 대응하는 것이 맞다. 약사사회의 여론으로 확대된다면 오히려 여론의 역풍을 맞는다는 것을 명심했으면 한다. 아울러 카운터 약국들은 그만큼 버티기 어려울 환경에 다가섰다. 올 때까지 왔다는 것이다. 강제적인 단속이나 처벌 보다 국민들이 모두 아는 여론은 그렇게 무섭다.

식약청은 보도자료 배포 이튿날 즉각적으로 약사회에 '무자격자 의약품 판매 관련 협조요청'이란 공문을 보내면서 회원대상 교육 등 '적극적 조치'를 주문했다. 약사회는 이를 가볍게 보면 안 된다. 약국가의 대다수 여론조차 시장 통이나 대형 상가 등의 약국에 가면 카운터들이 즐비하다며 식약청의 전국 단위 단속치고는 형식에 그쳤다는 반응이 대세다. 이번 조사가 카운터 약국에 일시적이나마 면죄부를 주지 않을까 우려하는 마당이다. 대한약사회는 그런 점에서 확고하게 중심을 가져가야 한다. 현직 임원일수록 단호해야 한다는 것이다. 회원을 보호한다는 생각에 개국가 여론이나 국민감정을 등한시하면 착각이고 큰 일을 낸다. 섣불리 약사회 차원에서 카운터 약국을 비호하는 듯 한 인상을 조금이라도 풍기는 한심한 행동을 하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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