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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첨부문서 모두 교체"…표시기재 대란

  • 천승현
  • 2009-08-17 06:29:50
  • 요약
  • 표시기재 의무화 확정…제약, '비용·시간적 부담' 토로

[이슈분석]의약품 표시기재 지침 제정 후폭풍 및 전망

의약품 포장 및 첨부문서 기재사항의 글자크기 및 줄간격, 쉬운용어 병기를 의무화하는 의약품 표시기재 지침이 윤곽을 드러냈다.

이에 따라 제약업체들은 10개월 남짓한 기간 동안 의약품의 포장과 첨부문서를 모두 교체해야 하는 부담을 고스란히 떠 안게 됐다는 이유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글자크기·줄간격 준수, 쉬운용어 표기 등 법제화

식약청은 지난 13일 의약품 표시기재 지침 제정 고시안을 입안예고하고 내년 6월 20일부터 일반의약품부터 단계적으로 표시기재 의무화를 적용키로 했다.

앞서 지난 6월 복지부는 표시기제 법제화를 포함한 약사법시행규칙을 개정안을 공포했으며 후속조치로 식약청, 제약업계, 소비자단체 등이 TF를 구성한 이후 세부내용을 확정한 것.

최근 소비자단체들이 의약품 포장 및 첨부문서에 기재된 내용의 어렵고 글씨가 작아 한 눈에 파악하기 어렵다고 연이어 지적한 이후 추진된 표시지침 의무화가 마침내 구체적인 윤곽을 드러낸 셈이다.

주요 내용으로는 외부 포장 및 용기의 사용상 주의사항 등의 글자크기는 7포인트 이상, 줄 간격 0.5포인트 이상으로 기재해야 한다. 첨부문서는 일반의약품은 7포인트, 전문의약품은 6포인트 이상으로 기재토록 했다.

이와 함께 일반의약품은 쉬운 용어 표기도 의무화됐다. 예를 들어 ‘구강’을 ‘입안’으로, ‘골수’를 ‘뼈속질’ 등으로 기재하되 기존에 사용하던 소위 ‘어려운 용어’도 병기토록 했다.

단 제약업체들의 부담 경감을 위해 전문의약품과 내용액제는 시행시기를 각각 2013년, 2012년으로 유예했다. 일반의약품 중 해열진통제 등은 2010년, 소화제 등은 2011년부터 시행한다.

표시기재 의무화를 준수하지 않을 경우 해당품목의 판매업무정지 1개월의 행정처분이 내려진다.

10개월내 포장·첨부문서 모두 교체…제약, 부담 토로

제약업계는 외부포장 및 첨부문서 등을 소비자가 이해하기 쉽게 개선해야 한다는 취지는 공감하면서도 전반적으로 적잖은 부담을 토로하고 있다.

특히 일반의약품은 쉬운용어 736개를 기존 용어와 병기해야 한다는 것은 곧 포장과 첨부문서의 전면 교체를 의미하기 때문에 비용 및 시간적 측면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일반의약품의 표시기재 의무화 시기는 2010년 6월 20일이다. 약 10개월 이내에 포장 및 첨부문서의 교체작업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렇지만 포장 등의 교체에 막대한 비용이 투입될 수밖에 없으며 특히 이 기간내에 포장 등의 교체작업이 마무리되기는 시간이 촉박하다는 게 공통적인 반응이다.

식약청이 표시기재 지침 제정과 함께 공개한 규제영향분석에 따르면 업체별로 표시 변경에 약 30억원 정도 투입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검토기간은 품목별 15일로 계산하면 업체별 2년 정도 필요하다고 식약청은 분석했다.

추가 장비 구입 및 업체별 실질적인 보유 품목 수 등의 변수를 감안하면 총 수천억원의 추가 비용이 투입될뿐더러 변경 시간도 현실적으로 부족할 수밖에 없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때문에 제약업체들은 벌써부터 포장 등의 교체 일정을 짜느라 분주한 분위기를 띠고 있지만 시행시기가 다가올수록 제약업계의 불만은 더욱 고조될 수밖에 없어 자칫 ‘표시기재 대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앞서 지난해 말 일반약 외부포장에 사용상 주의사항 등을 모두 기재토록 하자 제약업계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불만을 토로했으며 결과적으로 외부포장 전부기재는 무산된 바 있다.

국내사 한 실무자는 “지금부터 품목별 개정작업에 착수할 예정이지만 주어진 시간이 너무 촉박해 시행시기 이전에 표시 변경을 마무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추진시기 유예 가능…품목정리 가속화

식약청은 오는 9월 3일까지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절차를 거쳐 규제개혁위원회의 심의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하지만 식약청의 규제영향보고서에서 드러났듯 표시변경에 소요되는 비용과 시간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일정상 변경 가능성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단 약사법시행규칙에 시행시기를 내년 6월 20일로 못 박았기 때문에 최초 시행시기는 변경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단 업계의 부담을 고려해 분야별 시행시기는 충분히 유예가 가능할 전망이다.

제약업체들은 구체적인 개정 내용과 시행시기가 윤곽을 드러낸 만큼 당장 품목별 재고현황 등을 고려해 표시변경 스케줄을 짜야 하는 상황이다.

그렇지만 주어진 시간이 충분치 않으며 적잖은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에 주력품목의 변경 작업부터 진행해야 하며 결국 매출이 크지 않은 품목의 정리작업도 병행돼야 하는 상황이다.

결국 포장 및 첨부문서를 모두 교체해야 하는 대규모 작업의 준비기간을 불과 10개월만 부여함에 따라 제약업계 전체가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게 된 셈이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소비자들의 의견에 밀려 제약업계의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시행 일정을 지정하는 바람에 제약사들이 막대한 부담을 떠 안게 됐다”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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