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호르몬 함유 의약품 사후조치 1년 유예
- 이탁순
- 2009-12-29 06:2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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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약청, 업체와 사전교감…탤크약 조치와 대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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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청이 지난 석면 탤크 의약품과는 달리 환경호르몬 의심물질이 함유된 의약품에 대해서는 비교적 유연한 조치를 취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에 관련 업체도 부당함을 표시하기보다는 담담하게 후속조치를 이행할 태세다.
28일 식약청은 의약품 주성분이 아닌 부형제로 쓰이는 DBP(디프틸프탈레이트) 물질이 덴마크 의약품청으로부터 안전성이 경고됨에 따라 해당 물질이 함유된 37개 제품에 대해 1년 내 DBP를 빼거나 다른 물질로 대체할 것을 지시했다.
이 물질은 인체 내 호르몬의 작용을 방해하는 내분비계 교란물질, 즉 환경호르몬으로 의심되고 있다. 덴마크 의약품청은 DBP를 사용한 동물(쥐) 실험 결과, 생식력 감소 등 호르몬 교란이 확인됨에 따라 국내와 같이 의약품 내 해당 물질을 바꿔 생산할 것을 지시했다.
이번 사건을 보면, 지난 탤크 사태와 발단은 비슷하지만, 당국의 후속조치 해법은 완전히 다르다. 특히, 이번 DBP물질도 동물실험에서는 독성이 확인됐지만, 아직 인체 내 위험성은 알려진 사실이 없다는 점 또한 석면이 함유된 탤크와 맥을 같이 한다.
인체 내 위험성이 알려져 있지 않다는 사실은 이번 조치를 결정한 중앙약사심의위원회도 고민거리였다. 더욱이 덴마크말고는 DBP물질이 함유된 의약품을 사용중지한 국가는 없었기 때문에 이래저래 어려운 결정이었다는 설명이다.
식약청 관계자는 "비록 DBP 물질이 인체 내 위험성이 증명된 자료는 없지만, 앞서 덴마크 당국이 사용중지를 권고한데다 부형제로 교체에 대한 부담이 적다는 이유에서 이번 조치를 내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인체 위험이 확인되지 않은 물질을 교체하라는 지시 역시 해당 업체에겐 부담되긴 매한가지.
당장 해당 업체는 이 물질의 대체 물질을 찾아야 하고, 대체 물질이 있다 해도 전 제품과 의약품이 동등한지를 확인하는데 만만치 않은 돈과 시간을 투자해야 하기 때문에 식약청 지시를 울며 겨자먹기로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번 조치를 내리기 전 석면 탤크 사건 때와는 달리 제약사와 사전 교감이 있었다는 점에서 불만을 잠재울 수 있었다.
이번 조치대상 의약품이 포함된 한 제약사 관계자는 "비록 다른 국가에서는 사용 중지를 내린 사례는 없지만, 식약청이 결정을 내린 만큼 시한 내 지시사항을 이행할 예정"이라며 "사전에 식약청과 의견을 교환하면서 이 부분에 대해 동의를 가졌다"고 말했다.
식약청은 사전에 해당 업체의 의견을 물으면서, 1년동안 DBP물질을 바꿀 수 있도록 기간을 설정했다. 이 역시 탤크 사태 때 일방적 판매중지 결정과는 다른 조치다.
식약청 관계자는 "일단 방향이 DBP 사용중지로 정해진 상황에서 2~3년 유예기간은 이번 조치가 무의미하다고 판단, 최소한 업소가 대체 사용이 가능한 1년을 유예기간으로 주었다"며 "하지만, 강제성이 없는 권고사안인만큼 1년 후 지시사항을 점검해 재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식약청은 즉각 조치로 이번 덴마크 발표결과를 허가사항에 추가 지시해 업체와 국민으로하여금 선택의 길을 열어두었다.
식약청의 이러한 조치는 불량약이라는 오인된 꼬리표를 달지 않는데다 국민 안전을 무시한 소극적 조치라는 비판여론을 피해가는 적절한 조치였다는 평가다.
관련 제약사 한 관계자는 "이번 발표가 일반 소비자에게는 크게 어필하지 않는 사안인데다 제약사 스스로 고칠 수 있는 여유가 있어서인지 회사 내에서도 크게 문제화되지는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실제 몇몇 제약사 홍보 관계자는 이번 조치 안에 자사 품목이 포함됐는지조차 모르고 있는 경우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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