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약사들을 위한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해설
- 데일리팜
- 2026-06-01 12: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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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률사무소 리오 이일형 대표변호사(약사 · 변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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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 개설과 운영에는 막대한 자본이 투입된다. 권리금만 수억 원에 이르는 경우가 허다하고, 보증금과 월세 부담도 상당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약사님들이 임대차 계약의 법적 지식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 것이 현실이다.
필자는 변호사이자 약사로서 약국 현장의 임대차 분쟁을 직접 다루며, 조금만 일찍 알았더라면 막을 수 있었을 피해들을 목격해왔다. 이 글에서는 약사님들께서 반드시 숙지해야 할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이하 '상가임대차법')의 주요 조항들을 실무적 관점에서 해설한다.
1. 상가임대차법이란 무엇인가
상가임대차법은 임차인인 상인(약사 포함)이 임대인에 비해 경제적·사회적으로 열위에 있다는 전제 하에 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해 제정된 특별법이다. 이 법에서 임차인에게 유리한 내용은 통상 강행규정(당사자 간의 합의로도 배제할 수 없음)으로 적용되며 임차인에게 불리한 특약은 효력이 없다. 다만 이 법의 보호를 받으려면 '환산보증금' 개념이 핵심적인 분기점이 된다.
2. 환산보증금: 보호의 ‘강도’에서 차이를 만드는 중요한 기준점
환산보증금이란 '보증금 + (월차임 × 100)'으로 계산한 값이다. 이 금액이 지역별 기준액 이하인 경우에만 상가임대차법의 전면적 보호를 받으며, 기준액을 초과하는 경우 일부 조항의 적용이 배제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서울에서 보증금 5,000만 원, 월세 500만 원인 약국의 환산보증금은 5,000만 원 + (500만 원 × 100) = 5억 5,000만 원이 된다. 환산보증금 기준이 얼마인지는 매년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인터넷 검색을 통해 최신 정보를 확인해야 한다. 특히 강남 문전약국이나 대형 메디컬 빌딩 입점 약국은 환산보증금이 기준액을 초과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실무 포인트】 일반적으로 환산보증금 초과 약국의 경우 아무런 보호를 받지 못한다고 생각하시는 임차인 또는 약사님들이 많이 계신다. 그러나 환산보증금이 기준액을 초과하는 경우에도 대항력·계약갱신요구권·권리금 회수기회 보호는 적용된다. 다만 차임증액 5% 상한은 적용되지 않으므로 유의가 필요하다.
3. 대항력: 건물 주인이 바뀌어도 나는 계속 영업한다
대항력이란 임대인이 건물을 제3자에게 양도하더라도 임차인이 새로운 소유자에게 임대차 관계를 주장할 수 있는 권리다. 쉽게 말해, 건물 주인이 바뀌어도 계속 약국을 운영할 수 있는 법적 권리다.
대항력은 '건물 점유(인도) 개시 + 사업자등록 신청'을 마친 다음 날부터 발생한다. 따라서 약국 개국 첫날 또는 임대차 계약 직후 즉시 사업자등록을 신청해야 한다.
한편 상가임대차법의 경우 주택임대차법과 달리 전입신고가 아닌 사업자등록이 요건인 점도 유의해야 한다.
【주의사항】 사업자등록 신청일의 다음 날부터 대항력이 생기므로, 그 사이에 건물에 근저당이 설정되면 임차인이 후순위가 될 수 있다. 의외로 이러한 피해 사례가 종종 발생하고는 한다. 당일 저당권이 설정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현재로서는 없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계약 당일 신청이 최선이다.
4. 우선변제권: 경공매에서도 보증금을 지킨다
우선변제권은 임차 건물이 경매 또는 공매에 넘어갈 경우, 후순위 권리자보다 먼저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권리다. 이를 위해서는 대항력 요건(건물 점유 + 사업자등록) 외에 관할 세무서에서 '확정일자'를 받아야 한다.
환산보증금이 기준액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확정일자를 통한 우선변제권이 인정되지 않는다. 이 경우 보증금을 안전하게 보호받으려면 임대인과 협의하여 '전세권’이나 ‘근저당’을 설정해두는 것이 최선이다. 이는 임대인의 협조가 필요하다.
【실무 포인트】 계약 당일 임대차 계약서 원본을 지참하여 세무서에서 확정일자를 받아야 한다. 확정일자는 신청 당일 효력이 발생하며, 이날 이후 설정된 근저당에 우선한다.
5. 계약갱신요구권: 최대 10년의 영업 안정
상가임대차법은 임차인에게 최초 임대차 기간을 포함하여 전체 10년의 범위에서 계약 갱신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한다. 처음 2년 계약을 했더라도 10년이 될 때까지는 매 만료 시마다 갱신을 요구할 수 있고, 임대인은 법이 정한 사유가 없는 한 이를 거절할 수 없다. 환산보증금 초과 여부와 무관하게 적용된다.
갱신요구권 행사 방법
임대차 기간 만료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 사이에 서면(내용증명 등)으로 갱신을 요구해야 한다. 이 기간을 놓치면 묵시적 갱신으로 전환될 수 있으나, 계약갱신요구권을 정식으로 행사한 것으로 보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반드시 기간 내 서면 통지가 필요하다. 특히 환산보증금 초과 약국의 경우 묵시적 갱신 시 민법 규정이 적용되어 임대인이 임의로 해지할 수 있는 상태에 놓이게 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환산보증금 초과 약국의 경우 반드시 서면을 통한 갱신이 필요하니 주의해야 한다.
【실무 포인트】 월세를 3회분 이상 연체하면 계약갱신요구권과 권리금 회수 기회를 동시에 잃을 수 있다. 재정적으로 어렵더라도 월세 연체는 반드시 피해야 한다.
6. 차임 증액 제한: 5% 상한선
임대인은 차임(월세)이나 보증금의 증액을 청구하는 경우, 청구 당시 금액의 5%를 초과하여 증액을 요구할 수 없다. 단, 이 조항은 환산보증금이 기준액 이하인 경우에만 적용된다.
7.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 약국 임차인의 핵심 권리
권리금이란 임차인이 영업시설, 거래처, 신용, 영업상 노하우, 지리적 이점 등의 유·무형 가치에 대해 지급하는 금액이다. 약국의 경우 문전약국의 입지 가치, 장기 단골 고객, 조제 처방 네트워크 등이 포함된다. 약국 권리금은 지역에 따라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에 이르며, 강남권 문전약국의 경우 조제료의 25~30배까지 형성되기도 한다.
상가임대차법은 임대인의 권리금 회수 방해행위를 금지하고 있으며 만약 권리금 회수를 방해한 경우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고 있다. 실무상 임차인에게 유리한 판결이 나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혹시라도 임대인의 ‘갑질’을 당하고 있으신 약사님들께서는 주저하지 말고 법적 대응을 검토하는 것을 권장 드린다.
【중요 개념】신규임차인 주선 의무: 권리금 보호의 선결조건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를 받으려면 임차인이 먼저 신규임차인을 찾아 임대인에게 주선해야 한다. 임대인이 '계약을 거절하겠다'는 의사를 명시적으로 밝힌 경우가 아닌 한, 임차인이 스스로 신규임차인을 찾지 않으면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없다.
【실무 체크리스트】 임대차 종료 6개월 전부터 신규임차인을 물색하고, 주선 사실을 문자·이메일·내용증명 등 ‘서면’으로 통보해야 한다. 임대인에게 신규임차인 소개 사실을 서면으로 통지하고 회신을 보관해야 하며, 권리금 계약서에 임대인 동의 조건도 명시하는 것이 좋다. 임대인에게 권리금 회수 방해가 인정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이 단계를 잘 설계해야 하므로 가급적이면 변호사와 상의하여 진행하는 것을 권장 드린다.
맺음말: 법을 아는 약사가 살아남는다
상가임대차법은 약사의 재산권을 지키는 든든한 방패다. 그러나 이 방패를 제대로 쓰려면 법의 내용을 미리 숙지하고, 계약 단계에서부터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임대차 분쟁은 발생 후 수습하는 것보다 미리 예방하는 것이 훨씬 쉽고 비용도 적게 든다.
특히 브로커나 공인중개사의 계약 검토에 의존하시는 약사님들이 계신대, 브로커나 공인중개사의 경우 기본적으로 계약이 체결되어야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주체라는 점에서 면밀한 계약 검토는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계약서 한 줄, 등기 하나가 수억 원의 권리금을 지키기도 하고 잃게도 한다. 만약 큰 규모의 계약(특히 문전 약국 등)이라면 임대차 계약 전 반드시 법률 전문가의 검토를 받기를 권해드리며 이 글을 마친다.
필자 약력
-영남대학교 약대
-부산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7기)
-주식회사 셀트리온
-법무법인 그루제일
-법무법인(유한) 대륜 제약바이오헬스케어 센터장
-(현)법률사무소 리오 대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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