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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대 6년제에 대한 새해 소망

  • 데일리팜
  • 2010-01-04 06:39:38
  • 심창구 서울대 약대 교수

어김없이 또 한 해를 새해로 맞으며 약학계에 대한 나의 소망을 정리해 본다. 새해는 약대 6년제 형식이 재검토되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지금 추진되고 있는 6년제 (개방형 2+4년제)는 누구나 공감하듯 많은 문제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현 제도는 나쁘게 말하자면, 과거 4년제 때보다 두 살 이상 더 나이 먹은 학생들에 대해 4년간 약학을 교육하는 제도에 지나지 않는다.

수업연한이 2년 이상 연장되었지만 약학 자체를 가르치는 기간은 예전처럼 4년인 제도이다. 현 제도의 또 하나 큰 문제점은 대학 학부 교육 전반에 파행을 야기할 것이란 것이다.

특히 자연대, 공대 학생들은 학부 2학년을 마치면 약대 입시에 매달리게 될 것이고, 약대로 빠져 나가지 않고 남은 학생들은 학부 4년을 마치면 의학전문대학원 입시에 매달리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 결과 학생들은 학부 4년 내내 자기 전공에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우왕좌왕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자연대와 공대 만의 문제가 아니다. 인문 사회계열 학과도 비슷한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다.

아무 학과나 2년 이상만 수학하면 약대로 진학할 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때문에 까딱하면 우리나라의 대학 학부 교육 전반이 근본부터 무너질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은 사실 약대 6년제나 의학전문대학원제 도입 시점부터 충분히 예상된 일이다. 6년제 추진 당시 약대 측은 소위 통6년제 (고등학교 졸업생을 약대에서 뽑아 6년간 약학을 가르치는 제도, 폐쇄형 6년제라고도 함)의 도입을 원하였다.

필자 약력

전 식품의약품안전청장 서울대 약대 교수 한국의약품법규학회 감사 대한약학회 이사 한국약제학회 이사 한국과학기술 한림원 정회원 약사국시위원장 (국시원) 국시원 이사 아시아 약대협의회 (AASP) 이사

그러나 당시 교육부는 이러한 제도를 도입함으로써, 즉 대학 입시 과열의 주범인 의대, 약대 입시를 없앰으로써 고등학생 들의 입시 지옥을 완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 관심을 가졌다. 약학교육의 업그레이드 자체에는 관심을 갖고 있지 않아 보였다.

일본의 경우에는 21세기 의료 수준을 업그레이드 시킬 필요성을 인식한 후생성이 주도적으로 약대 측을 설득하여 6년제 (4+2년제)를 도입하였다. 반면, 우리나라는 거꾸로 약대 측의 수십 년간에 걸친 6년제 도입 요청을 복지부와 교육부가 큰 선심 쓰는듯한 태도로 마지못해 허용하였다.

그나마 대학 측의 의견을 제도에 반영한 일본과 달리, 약대 측이 요청한 통6년제를 묵살하고, 이를 살짝 비튼 현재의 6년제 (개방형 2+4년제)를 도입하였다. 약대 측은 당연히 이 안에 불만이었지만, 어쩔 수 없이 현 제도를 받아들이게 되었던 것이다.

분명한 목표를 갖고 대학의 입장을 반영하여 6년제를 추진했던 일본 정부와, 단지 대학입시지옥을 완화하기 위해 수동적으로 6년제를 허용한 우리 정부의 자세에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가 있었던 것이다.

새해에는 이런 기형적인 6년제를 정상적인 6년제로 수정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기를 소원한다. 이미 전국 대학의 자연대학장들은 6년제 도입 공청회에서 현6년제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우려의 의견을 표명한 바도 있다.

정부도 대학교육 전반을 무너뜨리고 약학 교육에도 큰 도움이 되지 않는 현6년제 (개방형 2+4년제)의 개선을 진지하게 고려해 주기 바란다. 현6년제는 통6년제나 적어도 일본식 4+2년제로 바뀌어야 한다. 새해에는 약대를 비롯한 대학 측의 분명한 의사 표명과 함께 이에 따른 정부의 겸허한 경청이 있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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